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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91화

Author: 유애
우문호가 열 받아서 소리쳤다. “그게 무슨 헛소리야! 내가 왜 셋째 형 생각을 안 해? 하지만 그 일이 있은 지 얼마나 됐다고. 셋째 형이 앞으로 혼인하고 첩을 다섯을 두든 일곱을 두든 내 알 바 아니지만 지금은 안 돼. 이 일이 조용히 그냥 지나갈 거 같아?”

“어쨌든 이 일은 내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네가 직접 형이랑 얘기해. 난 물어볼 일 없으니까.”

“가운데서 나쁜 짓 꾸미고 있는 거 아니지?” 우문호가 의심가는 표정으로 묻자 안왕이 불쾌한 듯 대답했다. “내가 무는 짓을 꾸미긴 뭘 꾸며! 왜? 내가 주 아가씨를 형 침상에 보낼까 봐? 넌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 넌 태자지만 아직 황제가 아냐. 이렇게 남일에 참견하는 게 좋으면 초왕부나 잘 관리하셔. 다른 사람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우문호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그 말은 두 사람이 이미 엎어진 물이란 소리야?”

안왕이 뒷짐을 지더니 모르는척 했다. “난 몰라,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셋째 형과 주 아가씨 일에 관해 내가 알고 있는 건 주 아가씨가 도망치는 형을 쫓아다니며 형이 아니면 혼인하지 않겠다고 한 것 뿐이야. 아, 주 지부도 나한테 중간에서 중매를 설 생각 없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 한 번 그래 봤는데 그것 때문에 위왕한테 쫓겨났다고 했지.”

“쫓겨났다고? 그럼 셋째 형은 그런 뜻이 아니라는 거네?” 우문호는 그제서야 마음이 좀 놓였다. 하지만 곧 눈살을 찌푸리며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었다. “근데 본인한테 그럴 마음이 없으면 경성에는 왜 데리고 오는 건데?”

“아마 주 아가씨가 쫓아올 거야. 셋째 형은 너도 알다시피 거절을 잘 못하잖아. 고작해야 거들떠보지 않는 정도지. 게다가 상경 길은 아가씨는 아가씨대로 형은 형대로라 쫓아 보내기 쉽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이 일에 네가 뭘 그렇게 서둘러? 게다가 열까지 받을 필요가 있는 거야?” 안왕이 우문호의 말투가 누그러진 것을 듣고 태도를 약간 바뀌었다.

우문호가 안왕을 흘끔 보았다. “원 선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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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았으니까, 중간에서 선동이나 하지 마.” 셋째 형이 주 아가씨에게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안 우문호는 상당히 안심하고 안왕과 더는 말을 섞지 않은 채 일어나 나왔다.그러자 안왕이 입을 삐죽거렸다. 우문호 입에서 뭔가를 좀 캐내려고 할 생각이였는데 이렇게 되버리니 상심이 컸다.안왕은 솔직히 불안했다. 아바마마께서 뒤늦게 잘잘못을 따질 가능성이 그렇게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지난 난국을 거치며 안왕도 나라를 위해 힘을 보탰고 한 쪽 팔도 잃었으니, 아바마마께서도 과거의 일을 다시 들출 일은 없을 것이다.물론 안왕도 다른 상황은 일어나지 않길 바랬다. 빠르든 늦든 언젠가는 일어나긴하겠지만 아직 아바마마는 젊으시니까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이내 역시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장년의 황제가 스스로 퇴위하는 경우가 어딨어? 예전에 태상황 폐하도 병환이 중해서 아바마마께 선위를 하신 거잖아.’마음속이 번잡했다. 역시 경성은 강북부처럼 편하지 않다. 귀영위가 열심히 말을 달려 사정을 알아보고 이틀이 못 돼서 금방 소식을 가지고 왔다.“태자 전하께 아룁니다. 위왕 전하는 혼자 경성으로 돌아오고 계시나 뒤에 멀지 않은 곳에 확실히 여자가 말을 타고 따라오고 있으며 대략 400m정도 거리를 두고 있사옵니다.”“위왕께는 물어봤느냐?” 우문호가 물었다. 귀영위가 대답했다. “여쭤보았습니다. 위왕 전하께서 그 여자의 성은 주 씨라 하고 강북부 지부의 딸로 자신을 따라 경성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사옵니다.”“그런데도 쫓아내지 않았다고?”“쫓아냈었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주 아가씨께서 경성에 친척을 만나러 간다고 해서 어쩔 수 없으셨다고 합니다.” 그러자 우문호가 살짝 눈쌀을 찌푸렸다. ‘셋째 형은 어쩌자고 이렇게나 바람둥이가 된거야? 나도 안 그런데 말이야.’“위왕이 경성에 도착하려면 아직 얼마나 남았지?” 우문호가 물었다.“곧 도착하십니다. 그저 반나절 차이라 밤에는 경성에 도착하실 겁니다.”우문호는 귀영위를 내보내고 소월각으로 가서 원 선생

  • 명의 왕비   제 2893화

    우문호가 다시 원경릉을 째려보며 물었다. “내가 지금 고민하는 거 안 보여?!”우문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끙끙 앓았다. 매번 원 선생과 큰 일을 앞두고 기대하고 있을있을 때 결국 흐지부지해지게 되어 얼마나 짜증 나는지 모른다. 우문호는 순탄하고 기쁘게 원 선생을 진정한 아내로 맞아들일 수 있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전에도 얘기했잖아? 인생에는 형식이 필요하다고. 우문호는 혼례라는 형식이 중요하다는데 어쩔 거야?’원경릉은 우문호의 걱정을 잘 알고 있었기에 우문호의 손을 꽉 잡고 위로를 건넸다. “쓸데없이 너무 걱정하지 마. 그냥 주 아가씨의 일방적인 사랑이잖아. 우리도 정화 군주의 수용력을 함부로 무시하지 말자. 위왕을 포기하고 아이들을 잘 키우기로 했으니 아마 쉽게 무너지지 않을 거야.”“그런데 당신은 왜 그렇게 화가 났는데?”“당연히 화가 나지! 위왕이 정말 여자를 데리고 경성으로 온다고 생각하니까. 솔직히 위왕이 정말 혼인하겠다면 우리도 관여할 수 없긴 하지만... 그저 경성으로 데려오지 말기를 바랄 뿐이야. 적어도 정화 군주에게 몇 년의 시간은 줘야 하는 거 아냐?”우문호가 동의한다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도 정화 군주가 걱정돼. 하지만 내가 제일 걱정하는 건 역시 우리 혼사에 마가 끼지 말았으면 하는 거야. 천지신명에게 빌고 싶다 진짜.”원경릉이 크게 폭소했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 우리 현대에서도 이미 결혼했잖아.”그러자 우문호의 잘생긴 얼굴에 아주 커다랗게 ‘불만’이라고 쓰여 있었다. “원칙적으로 그건 혼례라고 할 수 없어. 그냥 일가가 같이 밥을 먹은 거지. 당신이 그랬잖아,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다 혼례에 참석하기를 바란다고. 그게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야.”그 누구도, 그 어떤 일도 우문호를 말릴 수 없었다.그리고 한 번쯤은 자신을 위해 이기적이게 굴어도 되니깐. 원경릉은 우문호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위왕이 경성에 도착하기 전에 얼른 정화 군주에게 이 사정을 알려 나중에 갑자기 남을 통해 듣

  • 명의 왕비   제 2894화

    원경릉은 정화 군주가 애처롭게 느껴졌지만 이렇게 얘기하는 걸 듣자 은근 위로가 되었다. “네, 그럼 제가 온 게 허탕은 아니었네요.”정화 군주가 미소를 지었다. “이 일로 다들 놀라셨죠? 지금 제 마음이 온통 아이들에게 가 있어요. 둘째 형수가 와서 우리 둘이 안타깝다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지난 일은 되돌릴 수 없고 돌아갈 수 없다고요...”원경릉이 마음이 울컥해졌다. 평생이라고 생각하니 순간 침울한 기분이 들었다. “흠, 그래요. 혹시, 아직 과거로 돌아갈 수 있나요?”“그건 이제 불가능해요.” 정화 군주가 말했다.원경릉은 정화 군주의 담담한 얼굴을 보며 물었다. “제일 원망스러운 건 고지가 당신의 아이를 해치려는 걸 알면서도 위왕이 저지하지 않은 것 때문이에요. 그쵸?”“맞아요.” 정화 군주의 눈가가 붉어져 급히 고개를 돌렸다. “됐어요, 그 얘기는 그만해요. 사람을 시켜서 차 싸놓으라고 할 게요!”“네!” 원경릉이 밤도 깊어져서 더 머물지 않고 싸준 찻잎으로 들고나왔다.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불편했다.초왕부로 돌아오자 우문호가 물었다. “어떻게 됐어? 정화 군주 반응은 어때?”“나쁘지 않아, 받아들일 수 있대. 어쨌든 위왕이 정말 그 주 아가씨랑 잘 지내는 것도 아니니깐.” 원경릉이 억지로 웃으며 말하자 우문화가 걱정되어 물었다 “그럼 잘 된 거 아냐? 당신 영 마음이 무거운 얼굴인데?”원경릉이 우문호에게 기대 고개를 흔들었다. “그냥…. 위왕이 그때 왜 그랬을까 싶어서.. 길이 다 막혀서 조금의 여지도 남아있지 않았잖아.”우문호도 우울한 낯빛이였다. “어쩌면 두 사람은 반드시 만나지만 결코 함께 할 수 없는 운명인 거 아닐까? 그때 억지로 정화 군주를 데려온 걸 이제 와서 안타까워해 봤자 무슨 소용이야? 생각을 말아야지. 자자.”원경릉은 일단 알았다고는 했지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애써 억지로 눌러도 자꾸만 다시 떠올랐다.‘안 된다니까!’과거로 돌아가 사건을 바꾸는 건 나비효과를 일으켜 지금 많은 일이 달

  • 명의 왕비   제 289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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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맛이고 나발이고 없어요. 기억도 안 나. 어서 와서 먹어요, 빨리 먹고 나가게. 강북부 상황이랑 그쪽 도시 얘기도 들어야해서 바빠요.” 우문호가 말했다.위왕이 강북부와 그쪽 도시 사이에서 바쁘게 일하며 단출하게 살고 있었고 딱히 추구하는 것도 없었다. 위왕은 보따리 몇 개를 들고 벌떡 일어섰다. “가자, 가는 길에 먹으면 되지!”우문호는 위왕의 옷이 질박한 데가 행동도 극히 거친 것을 보고 그쪽 생활이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일단 천천히 먹어요, 먹고 가면 되니까.”“그럴 필요 없어. 우리 전에 행군할 때도 늘 이랬잖아.” 위왕이 우문호를 끌고 나갔다.길에서 위왕은 그쪽 도시의 현황을 대략 설명해 주었다. 풍습은 사납고 북당에 불만이 많아 원주민들은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데 찢어지기에 가난하다 보니 그저 조정에 기대서 연명하고 있다고 했다.위왕이 마지막 말에 열이 받는지 씩씩거리며 얘기했다. “진짜 다 쫓아내고 싶다니까. 그냥 전부 북막으로 꺼지라고 할 걸, 이 도시를 얻어낸게 진짜 큰 손해야.”우문호가 말했다. “이건 일종의 과정이에요. 어쨌든 그 사람들은 북막 사람이잖아요. 그 도시를 받아들이고 다스리는 데 정책적 추진이 필요하죠. 지금 강북부랑 그쪽은 서로 통관돼요? 백성들이 그쪽으로 가려고 합니까?”“가려는 사람이 있기는 있어. 강북부도 어쨌든 조건이 안 좋으니까 그쪽에 가서 고산 식량을 재배할 수도 있고, 산림이 울창하니 산나물을 캐거나 사냥을 해서 팔 수도 있거든.”우문호가 말했다. “흠, 이참에 조정에서 정책적으로 통혼과 무역을 추진해야겠어요. 최대한 그들을 북당화하는 거죠. 어떤 나라 백성이든 잘 먹고 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죠. 살기 좋아지면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도 줄어들 겁니다. 물론 그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30년~50년 동화돼서 지내다 보면 가능할 거예요.”그러자 위왕이 탄식했다. “그쪽은 상당히 살기 어려워. 사실 전에는 호 대장군도 속으로 불만이 있었지. 아바마마께서 처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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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왕과 위왕이 연달아 경성에 도착했고, 평남왕도 경성으로 와서 원래 살던 숙왕부에서 태상황 일행과 함께 묵었다. 우문호와 원경릉도 몇 번 갔지만 거기는 오래 머물 곳이 못 되는 게 하루가 멀다고 밤마다 음주·가무에 고기를 구워 먹어서 오래 있다가는 사람이 다 망가지기 십상이었다.하지만 태상황 일행은 만년을 즐기고 있어 손자뻘인 우문호 부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삼대 거두도 전처럼 과묵하지 않고 활기차고 가벼워졌고, 상선마저 움직임이 좋아져서 그날 갔을 때는 벽을 짚고 100m 정도나 혼자 걸어 의지력이 진짜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었다.늙을 만큼 늙었는데 두려울 게 뭐가 있나?그리고 우여곡절을 거쳐 명원제도 마침내 매화장에 비취가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명원제는 사람을 시켜 매화장을 수리하게 했는데 안풍 친왕이 팔기 전에 한번 새 단장을 했지만, 사용한 자재가 아무래도 좀 질이 떨어져서 우아하고 대범한 기운이 부족해 돈을 들여 고치기로 했다. 사람을 불러들이는 김에 비취 한 덩어리를 캐서 품질이 어떤지 살펴보고자 했다.그런데 나와 있던 담청색에 녹색을 띤 돌을 제외하고 땅에서 나온 건 전부 한백옥으로 심지어 담청색인 돌조차 염색이 지워져 큰비가 내린 뒤 희끄무레한 녹색만 남아 보는 사람 속이 쓰렸다.구사가 돌아와 명원제에게 보고할 때 명원제는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했다. 처음 든 느낌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큰아버지가 어떻게 이런 사기를 칠 수 있지? 큰아버지는 우문씨 집안에서 가장 능력자로 큰아버지 한마디면 나라도 좌지우지할 정도잖아.’명원제는 구사에게 더 파보라고 하며 한 덩이를 궁으로 가져오게 시켰다. 그리고 냉정언과 아들들, 궁 안의 옥 장인도 소집해서 확인했는데, 그렇게 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큰아버지가 자신에게 사기를 쳤을 리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결국 꺼내놓은 것만 돌 겉을 약간 조잡하게 염색한 것으로 쪼갠 뒤에도 그럴 거라는 확실한 보장은 없었다.조잡한 황색이 들어간 엷은 흰 돌이 흙도 아직 깨끗하게 씻기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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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이리 나리 마음속에 ‘땡’하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황제라는 장인은 무슨 일이 생기지 않고서야 자신을 부르는 일이 없었기에 입궐하면서도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그런데 지금 큰처남얼굴의 간사한 미소와 다른 친왕들과 냉대인의 표정, 그리고 밖에 놓여 있는 돌덩어리를 보니 순간 연상되는 것이 있었다. 이리 나리는 대충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점점 직감했다.우선 장인과 처남들에게 예를 갖춰 인사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기로 했다. “아바마마, 매화장의 옥 광산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하문하고 싶으신 게 아닙니까?”이 물음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놀란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역시 사업가라 담력과 베짱이 대단했다.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모든 결과를 책임질 수 있으니 말이다. 명원제가 말했다. “맞네. 짐이 구사에게 돌을 하나 캐오라고 해서 마당에 뒀다네. 이리 와서 다 같이보세.”하지만 이리 나리는 고개를 저었다. “볼 필요 없습니다. 그건 그저 평범한 돌입니다. 매화장의 석산에서 제일 가치가 나가는 건 한백옥이지만 그것도 많지 않습니다.”명원제는 화들짝 놀라 순간 숨이 멎는듯 했다. “보통의 돌이라고? 근데 그렇게 한 번 쓱 보고 알수가 있나?”이리 나리가 단호하게 말했다. “한 번만 본 게 아닙니다. 매화장을 여러 차례나 갔었는데 매화장 전체와 모든 산에 값나가는 건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만일 있었으면 이미 풀 한 포기 안 남기고 싹 털어갔겠죠. 가치 있는 옥 광산이 있는데 채굴하지 않았을 리가 없습니다.”명원제의 코에서 뜨거운 콧김이 뿜어져 나왔다. “하나, 큰아버지께서 직접 땅 밑에 있는 건 옥 광산이라고 하셨네. 그게 어떻게 거짓일 수가 있나?”이건 인품의 문제였기에 모두 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그때 위왕이 입을 열었다. “아바마마, 어쩌면 큰할아버지께서도 속으신 거 아닌지요?”그러자 이리 나리가 허탈한 표정으로 웃었다. 때론 웃음만으로도 절망적인 태도를 표현할 수 있는데 지금 이리 나리가 그렇다.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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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여혜는 급히 전문가 팀을 호출하고, 이전에 LR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사람들도 함께 불러 모았다.하지만 현재 데이터로는 아무런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고, 우문호가 계속해서 검사받아야 한다는 결론만 나왔다.그래서 원경릉은 우문호에게 문제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확실히 확인하자며, 이곳에 며칠 더 머물도록 설득했다. 우문호가 바로 동의하긴 했지만, 원경릉과 함께 밖에 나가 놀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그도 어쩌다 이곳으로 왔으니,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고 싶어하는게 당연했다. 그리고 그는 적어도 부모님과 휘종제를 뵈러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원경릉은 연구소를 떠나면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했지만, 우문호가 그리 협조적이지 않자, 결국 양여혜와 상의해 하루만 외출하고 돌아와 검사를 계속 받기로 했다.양여혜가 말했다."그럼 가세요. 제가 멀리서 따라가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게요""수고 많으세요."원경릉이 답했다."어쩔 수 없죠. 그의 안전을 확실히 해야 하니까요."양여혜가 말했다.그녀는 잠시 멈칫하다, 원경릉을 위로했다."상태도 좋아 보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네, 괜찮을 거예요."원경릉도 최대한 낙관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양여혜는 그들에게 차를 준비해 준 후, 집에 있는 부모님을 잠시 들러서 보게 했다.원경릉의 부모님은 이미 퇴직했지만, 다시 병원으로 불려 가, 주 3일 진료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전만큼 바쁘지는 않았다.그들은 내년 계약이 끝난 후, 세계 여행을 떠날 계획이었다. 그리고 손자를 보기 위해 딸이 있는 곳으로 가서 한동안 지낼 생각이었다.사위와 딸이 돌아오자, 그들은 아주 기뻐하며 식사를 준비했다. 원경릉과 우문호가 바쁜 일정 속에서 시간을 낸 거라, 반나절만 들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들은 마음이 아팠다."앞으로는 바빠도 이렇게 급히 돌아오지는 말거라. 식사도 편히 못 하고, 차라리 집에서 푹 쉬어. 우리가 후년에 찾아가마."우문호는 이미 그들을 자기 부모처럼 여겼고, 그들의 걱정스러운 마음을 느끼며 답했다."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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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경릉은 결국 그를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이틀만 더 있지요. 혈액 검사를 한 번 더 해야 하고, 골수를 뽑아 상처도 아프지 않소?"“이미 다 나았네. 만져도 아무 느낌이 없소!”우문호는 당당하게 셔츠를 걷어 올려 상처를 보여줬다. 상처 위에는 아직 의료용 밴드가 붙어 있었기에, 원경릉은 될수록 물에 닿지 않게 그의 몸을 조심히 닦아주었다.“상처에 약을 발라야 하오.”원경릉이 말했다.그렇게 손을 뻗어 밴드를 찢었는데, 순간 화들짝 놀랐다. 상처가 거의 회복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어제 밴드 갈 때는 약간의 피가 고여 있었는데, 이렇게나 빨리 나았다니…?“이렇게나 빨리 나았습니까?”서일도 다가가서 살펴보며 매우 놀라워했다.우문호는 골수를 뽑고 나서, 상처가 아프다고 했는데, 서일은 그의 몸에 작은 구멍이 생긴 것을 보고 무서워했기 때문이다. “그래. 많이 나았다. 이번에 앓고 나니, 오히려 예전보다 정신이 더 맑아 졌다. 서일아, 내 머리 옆에 있던 흰머리도 사라지지 않았느냐?”우문호는 머리를 숙여서 서일이 볼 수 있게 했다.서일은 그의 머리카락을 자세히 살펴본 후, 그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흰머리뿐만 아니라, 눈가 주름도 없어졌습니다. 참 이상합니다. 폐하, 어찌 더 젊어진 것 같습니다. 아닙니까, 마마?”서일의 말을 들은 원경릉은 깜짝 놀라, 우문호를 자세히 살폈다. 그의 피부는 훨씬 더 맑아 졌다. 하지만 병을 앓고 나서 햇빛을 거의 보지 않아서 더욱 그런 것 같았다. 흰머리는 사실 뽑으면 그만이었다. 눈가 주름은 확실히 없어졌고, 피부의 탄력도 예전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예전에는 그가 30대 중반이었다고 느껴졌지만, 지금은 처음 그를 만났을 때처럼, 맑은 눈빛과 깔끔한 이목구비를 자랑하는 잘생긴 미남이었다.우문호는 거울을 보곤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그는 급히 원경릉을 끌어당겨 조용히 물었다.“혹시 휘종제처럼 그런 것을 한 것이오? 리프팅?”“무슨 소리요?”원경릉은 마음을 가라앉히며 웃음도 섞인 말을 했다.“어찌

  • 명의 왕비   제3197화

    다음 날 아침, 우문호는 골수 검사를 마친 후, 전신 검사를 진행했다.검사팀은 야근까지 하며 최대한 결과를 빨리 얻으려 노력했다.그동안 원경릉은 우문호가 걱정할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우문호는 어차피 건강을 회복했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검사가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서일과 함께 겨룰 수 있을 정도로 몸을 회복했기에 더 이상 문제가 없다고 믿어 마음을 놓고 서일과 함께 패드로 드라마를 시청했다.결과가 나오자마자, 양여혜는 바로 원경릉을 불렀다.“골수의 유전자 검사 결과… 돌연변이가 발견됐어요. 외부 자극이 아닌, 자가 자연 돌연변이에요. 또한, 발가락에 있는 그 덩어리, 조직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일종의 얼음 벌레와 비슷한 형태였어요. 이 얼음 벌레는 과거 사람 몸에서 발견된 적도 있어요.”“얼음 벌레? 그게 뭐죠?”원경릉은 조금 혼란스러웠다.“하지만 이전엔… 그 덩어리에서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나요?”“처음엔 발견되지 않았죠. 하지만 주진 씨가 조직을 채취해 검사를 해보니, 그 얼음 벌레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어요. 생명력이 굉장히 강하고 벌레라고는 하지만 사실 세균이죠. 이 얼음 벌레가 어떻게 번식하는지, 혹은 이 얼음 벌레가 그의 혈액 생성 기능에 영향을 주어 혈소판 수치를 낮추었는지는 아직 모르고,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해요. 그래서 우리는 이 얼음 벌레 세균을 배양해서 더 나은 발견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어요. 그 후에가 되서야 어떻게 억제하는지, 죽일 수 있을지 알게 될 거예요.”“이 얼음 벌레는 얼음 속에서 사는 건가요? 하지만 그가 물린 곳은 호수였잖아요.”“아니요, 이 얼음 벌레는 처음 발견된 곳은 얼음 속이었지만, 여러 곳에서 살거나 휴면 상태로 있을 수 있어요. 사람의 몸에 들어가는 기회를 엿보죠. 예를 들어 손으로 얼음 벌레를 만지거나, 작은 상처로 침투할 수 있죠. 하지만 이 얼음 벌레에 대한 많은 정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어요. 우리는 이 분야의 전문가와 이미 연락을 취했어요.”

  • 명의 왕비   제3196화

    서일이 뒤늦게 물었다.“이제 괜찮으신 겁니까?”“지금까지는 괜찮아요.”양여혜가 그를 한 번 보고 웃으며 말했다.“며칠 동안 잠도 못 주무셨는데… 검사하는 틈에 잠깐 주무시러 가세요.”서일은 그제야 마음이 놓인 듯, 서서히 졸음이 몰려왔다. 우문호가 검사를 받으러 옮겨지는 것을 보고, 그는 바로 우문호의 병상에 쓰러져 잠들었다.우문호가 검사를 받고 돌아왔을 때, 서일은 이미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원경릉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다른 곳에서 쉬지 않고 굳이 다섯째의 병상에 자는 것이 너무 당황스럽게 느껴졌다.우문호도 서일을 아끼고 있기에 원경릉에게 말했다.“깨우지 말고 그냥 자게 두시오. 정말 깜짝 놀랐을 것이오. 나한테 주사를 놓았으니, 나한테 혹시 위험이 생기면 황제를 해친 죄를 얻을 것이라는부담이 얼마나 컸겠소.”원경릉은 그만 실소를 터트렸다. 사실 따지고 보면 사실이 그러했긴 했다. 서일은 정말 적지 않게 일을 벌였다.옆 병실로 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검사 결과가 도착했다.폐렴은 크게 호전되었고, 각 항도 정상값으로 돌아갔지만, 혈액 속의 마커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다행인 점은 현재로서는 세포나 림프의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세균 보고서도 나왔는데, 이전에 발견된 적이 없는 세균으로 확인되었다.그리고 우문호 발에 있던 작은 두드러기는 시간이 오래 지난 데다, 오랫동안 물에 잠겨있어, 참고가 될 만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이전에 추측된 개미산도 없었다.모든 것은 마치 신비로운 사건처럼 맞물려 있었지만, 확실히 할 수 있는 것은 고열과 폐렴, 세균이 LR 주사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다만 LR이 세균 감염 상태를 악화시킨 가능성이 있었다.란오가 연구실을 떠나며 양여혜에게 우문호의 혈액 상태를 계속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그는 마커 외에도 다른 이상이 발견되면 바로 알려달라고 했기에, 우문호는 아직 이곳을 떠날 수 없었다. 당분간 계속 그의 상태를 지켜보며 혈액 검사를 기다려야 했다.5일째 되는 날, 우

  • 명의 왕비   제3195화

    양여혜와 란오는 우문호에게 약을 투여하기 시작했다.원경릉은 병실 밖에서 서일와 함께 유리창 앞에서 지켜봤다. 파란 약이 큰 병에 섞여 천천히 우문호의 혈관으로 흘러 들어갔다.약이 매우 느리게,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 마치 천천히 원경릉의 마음속에 스며드는 것 같았다. 그녀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 망연하게 느껴졌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했지만, 결국 해결 방법은 란오의 혈액뿐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란오의 신분에 대해 그녀 또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많은 사람들이 그를 좀비 왕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바이러스 연구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가 어떤 바이러스와 공생한다고도 했다. 그 바이러스는 그의 유전자와 세포는 물론,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세포는 분열하고 재생했고, 유전자는 끊임없이 자기 수정을 하며, 아주 이상한 방식으로 변화했다.그의 혈액에서도 실제로 바이러스가 검출되었고, 그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며 오직 혈액을 통해 퍼져나갈 수 있었다.과학적 탐구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알고 있는 일은 너무나 적었다.약을 투여한 후 1시간이 지나자, 다행히 호흡 곤란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되었고, 열도 40도에서 38.8도로 떨어졌다.그렇게 2시간 후, 드디어 열이 떨어졌다.이때, 큰 병에 담겨 있는 약을 겨우 삼분의 일정도 사용한 상태였다.지금 상황으로 보아, 상태는 괜찮아 보였다.그 후, 혈압도 서서히 회복되었고, 혈압도 70까지 올라갔다.약물 투여 3시간 후, 수혈이 병행되었다.밤이 되자, 혈액 검사를 진행하였고 혈색소와 혈소판 상승, 백혈구도 감소하였고, 중성구 또한 정상으로 돌아왔다.이것은 감염 상태가 강력하게 통제되었음을 의미했다! 하지만 원경릉은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고, 계속 그의 상태를 지켜봤다.상황이 다소 안정된 뒤, 호흡기가 제거 되었고, 원경릉도 안에서 그를 지킬 수 있었다.서일은 들어가지 않고 문 앞에서 계속 대기했다. 의술에 전혀 알지 못하는 그는 이틀 동안 정신을

  • 명의 왕비   제3194화

    “지난 두 차례 실험 결과는 어땠나요?”그러자 란오가 휴대전화를 꺼내 실험 데이터를 불러왔다.“직접 보세요.”두 사람은 데이터를 확인했고 결과는 매우 이상적이었다. 바이러스와 세균 억제율이 95%에 달했고, 3개월간의 관찰에서도 이상 증상이 없었다.“이렇게나 이상적인 데이터인데, 당신은 망설이고 있는 것 같군요.”원경릉이 란오를 보며 말했다.“네. 남편분 상태가 특별하기 때문이에요. 그는 LR를 주입했고, 어떤 세균에 감염되었는지 모르고 있어요. 게다가 그의 혈액에서 마커가 발견됐어요. LR는 접촉한 적 없지만, 여혜 씨와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어요. LR이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으니, 제 약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어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데, 그에 대한 선례가 없어서 확신할 수 없어요.”원경릉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연구소에서 이미 다섯째에게 최고의 항생제와 알부민을 투입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병세가 더욱 악화했다. 지금 상황에 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약은 하나도 없었다.양여혜가 그녀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말했다.“잘 생각해 보세요. 하지만 너무 오래 고민하지는 마세요. 그의 상태가 그렇게 좋진 않으니깐요.”원경릉은 떨리는 손으로 와인을 들고 단숨에 한잔을 전부 들이켰다.“… 사용하겠습니다!”원경릉은 의약 연구를 하는 사람으로, 이렇게 많은 약을 투여했는데 효과가 없다는 것은 그 약들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약들이 자신의 남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그녀는 란오를 보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만약 약을 사용한 후, 그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거나... 혹시... 당신이 그를 도와줬으면 합니다. 설령... 설령 그가 그렇게 되더라도.”란오는 잠시 침묵한 후 입을 열었다.“그렇게 결정을 내리셨다면 도울게요.”양여혜는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아요. 결국 란오의 혈액을 사용해야 할 상황이 오더라도, 예전처럼 되지 않을 거

  • 명의 왕비   제3193화

    양여혜는 바로 중환자실로 돌아가 전문가팀과 다음 계획을 논의했다.세균 감염과 약물 부작용이 원인일 가능성이 가장 컸지만, 둘 다 아직 명확하지 않았다.밤새 지켜봤지만, 우문호의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 혈압은 계속 올라가지 않았고, 고열도 가라앉지 않았다. 특효약도 폐렴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어, 그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될 것이 분명했다.다음 날 점심, 흉부 X-ray를 통해 폐렴이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호흡은 더욱 가빠져, 이제는 결국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원경릉은 버티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녀는 쉬지도 않고, 먹지도 않고 서일과 함께 침대 옆을 지켰다.양여혜도 오랜 시간 함께 있다가, 결국 자리를 떠나 란오에게 전화를 걸어 숨도 못 쉴 만큼 질문을 퍼부었다. “란오 씨, 일단 당신의 혈액이 조금 필요할지도 몰라요... 아직 확실한 건 아니고, 대비책으로 준비하려는 거예요. 지금 어디에 있어요? 어디에 있는 실험실이죠? 무슨 실험 중인가요? 당신의 혈액에서 바이러스를 추출했다고요? 확실한가요? 효과는 어때요? 잠시만 기다려요! 내가 바로 만나러 갈 테니, 직접 만나서 얘기해 봐요. 이쪽으로 와도 괜찮아요. 계속 기다릴 테니까 빨리 와주세요.”그렇게 세 시간 후, 검은색 세단 한 대가 연구소 앞에 멈춰 섰고 양여혜는 직접 나가서 맞이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정장 차림에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훤칠하고 잘생긴 남자였다. 그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풍기고 있었다. 마침 주진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밖으로 나온 원경릉은 그가 양여혜와 함께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았는데, 그 남자는 원경릉에게 묘하게 낯선 느낌을 주었다. 순간 원경릉의 머릿속에는 피로 물든 어떠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양여혜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누구?”“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상황 아니에요. 소개할게요.”양여혜가 그녀를 진정시키며 말했다.“란오 씨, 이쪽은 원경릉 씨예요. 서로 인사 나누세요.”란오가 손을

  • 명의 왕비   제3192화

    원경릉은 곁에서 지켜보았는데, 다리가 몹시 떨리고 있었다. 이전에 그를 잃을 뻔한 고통을 겪은 적 있었기에, 이번 생에서는 절대 그런 일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채혈 검사를 마쳤지만, 또 여러 항목의 분석이 필요했다.바이러스 세균 팀의 한 전문가는 세균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세균인지 알아내려면 무조건 배양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결과를 바로 알 수는 없었다.고열은 계속되고 있었고, 호흡 곤란도 심해졌다. 만약 더 나아지지 않으면, 인공호흡기를 써야 할 상황이었다.원경릉은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아이들은 이 상황을 전혀 감지하지 못한 듯, 그녀와 어떤 의식 교류도 하지 않았다.이 점도 너무 이상한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약간 안심이 되기도 했다.아이들이 아버지에게 위험이 닥쳤음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우문호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일지도 모른다.그녀는 이런 부모와 자식 간의 의식 연결만으로 판단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믿음 없이는 견딜 수 없었다.다행히 우문호는 응급처치를 통해 목숨을 부지했다. 호흡은 점차 안정됐지만, 혈압은 여전히 오르지 않아, 집중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했다.X-ray 결과도 나왔고, 폐렴이었다. 그것도 매우 심각한 폐렴이었으며, 최소 일주일 이상 진행된 것으로 보였다.원경릉이 얼굴을 감싸며 울음을 터뜨리자, 양여혜가 서둘러 그녀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커피 한 잔을 건네줬다.그러고는 원경릉의 창백한 얼굴과 부어오른 눈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아무 일 없을 거라고 말했잖아요. 아직 방법이 남아 있어요. 최악의 경우가 아니라 쉽게 쓰지 않았을 뿐이에요.”“무슨 방법인데요? 왜 쓸 수 없어요?”원경릉은 절박한 표정으로 양여혜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지금 바로 써요! 그가 무사하다는 걸 확신하고 싶어요.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해요.”“알겠어요, 알겠어요. 너무 서두르지 말고, 일단 진정하세요.”“진정할 수가 없어요...”원경릉

  • 명의 왕비   제3191화

    돌아오자마자 그녀는 바로 양여혜에게 전화를 걸었고, 양여혜는 직접 헬리콥터를 보내 그들을 연구소로 이송해주었다.이송 중 우문호의 호흡은 점점 어려워졌고, 혈압도 심각하게 낮았으며 쇼크 지수도 무서우리만치 높았다. 원경릉은 내내 불안한 마음을 놓을 수 없었고 긴장한 탓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그녀는 자기 능력을 사용해 상황을 파악하려 했지만, 마치 보이지 않는 장벽이 가로막힌 것처럼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너무 초조해하지 마세요. 마음이 급하면 능력이 제어되지 않을 수 있으니깐요. 억제제를 한 대 놓을 테니 더는 무리하지 마세요. 얼굴이 다 창백해졌어요.”양여혜가 설득했다.“안 돼요! 능력을 유지해야 해서 억제제를 맞으면 안 됩니다.”하지만 원경릉은 곧바로 거절했다. 이런 상황에 능력까지 억제해 버린다면 그녀는 정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알겠어요. 하지만 진정하세요. 우리에겐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양여혜가 여전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어떤 방법인데요?”원경릉은 눈물을 닦으며 빨개진 눈으로 양여혜에게 물었다.“그 연구 데이터, 찢어진 적이 있었던 거죠? 무슨 문제가 생긴 건가요?”“지금 조사 중이에요. 실종된 그 전문가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찢어진 페이지에 대해서 일부 단서를 얻었어요. 그 페이지에는 약물이 세포 변이를 유발한다는 데이터를 담고 있었어요. 그녀 자신도 변이를 겪었기 때문에 그 페이지를 찢어버리고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아요.”원경릉은 경악했다.“변이요? 용량 문제 때문인가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나요?”“분명 용량 문제는 아닐 거예요. 우문호 씨에게는 얼마나 투여했죠?”“실험용 쥐에게 투여한 양의 두 배 정도요!”“그렇다면 용량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더욱 커져요. 아마도 다른 원인이 있을 거예요. 주사를 맞기 전에 어떤 증상이 있었나요? 혹은 평소에 가지고 있는 질환이라도 있었나요?”원경릉이 울먹이며 대답했다.“주사를 맞기 전 열이 났었어요.”“열이라면, 세균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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