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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03화

명원제는 상처받고 지친 마음으로 우문호와 다시 장문전으로 돌아갔다. 모든 사건을 조사하는데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진비의 수법은 조금도 뛰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데도 진비가 이미 목적을 달성했다는 게 명원제는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럽고 한스러웠다.

명원제는 잘 알고 있었다. 자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진비를 무시해 왔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방 안에서는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고, 안에서도 쥐죽은 듯 아무런 기척이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것이 그대로 멈춰 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명원제와 우문호는 안에서 생사의 사투가 벌어지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구사는 아직 조사 중으로 비록 진비가 이미 자백했다고는 하나 이 일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연루되었는지 진비가 누구를 매수했는지 분명하게 조사해야 했다.

황후와 적귀비가 사람을 보내 상태를 물어보는데 장문전이 평소엔 쓸쓸하기 그지 없는 곳이지만 오늘밤은 오히려 불빛이 환했다.

원경릉은 황귀비에게 반신마취를 해서 정신은 깨어있고 통각만 느끼지 못할 뿐이었다. 황귀비가 긴장해서 계속 고개를 들어 내려다 보려고 하는 것을 호비와 노비가 머리를 눌러서 황귀비를 지키고 있었다.

수술은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됐고 신생아를 꺼내니 여자 아이로 힘은 있어 보였다. 얼굴과 몸이 다 파랗게 질린 것이 조금만 늦었어도 산소 결핍을 일으켰을 것이다.

“황귀비 마마, 공주님이십니다. 이제 다 괜찮습니다!” 원경릉이 아이를 안고 황귀비에게 보여주는데 황귀비가 한없이 아이를 바라보더니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자리에 있던 호비와 노비 및 산파도 모두 안도했다. “다행이다. 살았어.”

원경릉은 바로 신생아에게 산소를 흡입하게 했다. 호비가 신생아를 깨끗하게 닦아 속싸개로 싸서 포대기로 감쌌다.

봉합하는데 원경릉도 체력이 받쳐주지 못하는 것을 느꼈다. 본인도 아이를 가지고 있어 배가 남산만한 상태로 움직이기 힘들었다. 게다가 땀을 비오듯 흘려 몸이 끈적거리는 게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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