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낳기 직전인 것 같은데. 미색아, 진통이 자주 오더냐?” 할머니가 물었다.미색이 침대에 누워 손에 달걀부침을 말아 입에 넣으며 질문에 대답했다. “아직 전과 똑같은데요. 약간 무엇인가 빠질 것 같이 아파요.”“그럼, 진통은?” 할머니가 물었다.미색이 달걀부침을 꿀꺽 삼켰다. “진통이요? 진통이 어떤 거예요? 아픈 건가요? 아주 아프진 않은데. 약간 올라갔다 떨어졌다 하는 느낌이에요.”다들 어안이 벙벙했다. 미색이 전혀 고통스럽지 않게 계속 달걀부침을 먹는데, 하나 먹고 나면 다음 걸 또 집어서 먹는 게 아무 일도 없는 사람 같았다. 산파와 할머니 말에 따르면 지금은 진통이 빈번하게 올 때고 초산이기 때문이라 했다. 할머니는 아이를 낳을 때 별로 힘들어하지 않는 사람을 여럿 봤지만 미색처럼 이렇게 담담한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올라갔다 떨어졌다 하는 느낌 말고 또 어떤 느낌이 있더냐?”미색이 착실하게 대답했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요..”“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할머니가 순간 눈치채고 말을 이었다. “가지 마, 가면 안 돼, 어서 누워!”“하지만 가고 싶은데요.. 진짜 못 참겠어요.” 미색은 곤혹스러워해 보였다. 그럴 줄 알았으면 이렇게 많이 먹는 게 아니었다며 후회했다. 산파가 많이 먹어서 힘을 비축해 둬야 밤에 애 낳을 때 힘을 쓸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노비가 얼른 사람을 시켜 변기를 가져와 병풍 뒤에 두라고 하자 산파가 답했다. “아직 손가락 10개만큼 벌어지지 않았지만 열리는 게 빨라서 한 시진 안에는 낳으실 겁니다. 왕비 마마 가려면 어서 다녀오세요.”“그래!” 미색이 얼른 이불을 젖히고 내려서자 산파가 부축하려 하니 산파의 손을 뿌리치며, “됐어, 화장실 가는 건데 나 혼자 갈 수 있어.”회왕이 어쩔 줄 몰라하며 걱정되어 물었다. “배 아픈 거 아냐?”“그렇게 안 아파요!” 미색은 거친 풍파를 거쳐온 사람인데, 올라갔다가 떨어졌다 하는 느낌 정도가 뭐가 대수겠나!“그래도 역시 조심해야지. 태자비도 두 번째 출산
아이가 이미 나와버린 것이다. 머리가 비친 게 아니라 아이가 완전히 다 나온 것으로 미색은 탯줄을 늘어뜨리고 어쩔 줄 몰라 하며 서 있었다.노비는 혼절할 것 같은 충동을 간신히 억누르고 쭈그리고 앉아 부들부들 떨며 아이를 받아 들었고, 할머니는 손에 가위를 들고 들어왔다.할머니가 오랫동안 의사 생활을 보냈는데 산전수전 안 겪어 본 게 있을까? 하지만 임산부가 다리 사이에 아이를 받쳐 들고 있는 장면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한편 아이를 노비 손에 넘겼는데 뜻밖에도 울지 않았다. 산파는 미색을 들쳐 안고 얼른 침대로 갔는데 얼떨결에 괴력을 발휘하는 모습에 다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노비는 아이 성별을 확인할 겨를도 없이 얼른 침대에 눕히자, 할머니가 와서 탯줄 상처를 처리했다. 뜨거운 물이 아직 준비되지 않아 일단 닦아 주는 수밖에 없었다.노비는 전신에 식은땀을 흘리며 새삼 벌벌 떨었다. 만약에 변기에 아이를 낳았으면 태자비 때 아리를 낳던 것보다 더 웃음거리가 되었을 것이다.노비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러다 할머니가 아이를 배냇저고리로 감쌀 때 쓱 보고 노비의 가슴은 기쁨으로 벅차올랐다. 아들이다!후사를 이을 수 있다니! 회왕이 출산 준비 분부를 마치고 산실로 들어서려 하자 노비가 소리 질러 쫓아냈다. 회왕이 다급한 듯 얼른 물었다. “왜요? 무슨 일이에요?”“낳았어, 낳으려고 해!” 노비는 정신이 없다는 듯 답했다. “뜨거운 물은 준비 됐어? 얼른 가지고 들어오너라 아들아, 아랫사람들에게 일 좀 빠릿빠릿하게 하라고 해”회왕이 순간 당황해서 물었다. “낳을 거라고요? 뜨거운 물을 막 준비시켜서 이렇게 빨리는 안 되는데.... 아니다, 제가 직접 가서 볼 게요!”회왕은 이 뜨거운 물을 도대체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지만 뜨거운 물이 없으면 아이를 못 낳는 줄 알고 뜨거운 물이 엄청 중요한 거니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생각했다. 다른 건 도울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지만 뜨거운 물은 반드시 제대로 준비해 놓을거라 다짐했다. 회왕이 얼른 달려 나
원래는 미색이 침대에 초췌한 모습으로 누워 있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자연스레 앉아서 달걀부침을 먹고 있었다. 머리가 약간 흐트러진 걸 제외하면 안색 조차 그다지 창백하지 않았다.심지어는 아이를 낳지 않았을 때와 완전히 똑같아 보였다. “미색아, 괜찮아? 안 아파?” 회왕이 걱정되어 껴안으려 했으나 미색은 먹는 데만 정신이 팔려서 회왕의 두 손을 뿌리치고 투덜댔다. “일단 좀 먹고요, 배고파 죽겠어요.”“이거 먹지 마. 탕을 끓여오라고 할게!’ 회왕이 얼른 고개를 돌아서 분부했다. “왕비에게 삼계탕을 끓여오너라. 어서!”시녀가 당황했다. ‘막 아이를 낳았는데 삼계탕을 먹으신다니? 노비 마마는 전에 그렇게 분부하지 않으셨는데 말이다.’ 노비 마마 말로는 아이를 낳으면 적어도 한참 있어야 음식을 먹을 기력을 차릴 수 있고, 너무 일찍 탕을 끓이면 졸아서 맛이 없다고 했기 때문에 이제 막 재료를 솥에 넣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미색이 답했다. “뜨거운 거 먹기 싫어요. 지금 전신에 열이 나서 시원한 게 먹고 싶으니까, 물 좀 어서 가져다주세요. 차가운 물로!”미색은 시녀의 동작이 너무 굼뜨다고 느껴서 직접 이불을 걷고 회왕을 밀치고 내려왔다. 회왕도 자신보다 행동이 더욱 빠른 미색을 보고는 머리카락이 쭈뼛해져 곤두서는 기분이 들었다.산파가 처리를 마치고 와서 축하 인사를 올렸다. “왕야 감축드립니다. 왕자님과 공주님이시랍니다!”“헉......” 회왕은 주름이 지도록 웃는 산파의 얼굴을 보며 이게 정말 꿈인가 싶었다. 용과 봉황이라니 정말 그럴 수 있는 거였다니!다행히 노비가 사전에 미리 준비해 두었다. 이런 일은 산파에게 감사 봉투를 듬뿍 주는 게 마땅하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서 바로 봉투를 찔러주니 산파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감사 인사를 하고는 다시 일을 보러 갔다.미색이 아이를 곧 낳을 거라고 기다리던 동서들이 회왕부에 왔을 때는 용과 봉황 쌍둥이가 이미 태어난 뒤로 심지어 벌써 초유도 먹기 시작했다.미색도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사람들과
진비는 냉궁에 갇힌 뒤로 울고불고 소리치며 요 부인에게 군주들을 데리고 자신을 보러 오라고 했다. 요 부인은 원래 가고 싶지 않았지만 진비가 심하게 난리를 쳐서 군주를 연루시킬까 봐 입궁할 수 있도록 성지를 청했다.명원제는 목여태감에게 요 부인과 함께 냉궁으로 가서 사단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목여태감이 같이 냉궁으로 가서 문밖에서 기다리고, 요 부인 혼자 안으로 들어갔다.요 부인은 원래 진비가 그런 짓을 한 뒤 이미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더 심하게 죽기를 두려워하며 요 부인을 보더니 한 마디로 명령 질이었다. “네가 어떤 방법을 쓰든 반드시 폐하께서 내 죄를 면해주셔야만 해. 넌 방법이 있다는 걸 알아.”요 부인이 한참을 당황해서 쓴 웃음을 지으며, “진비 마마께서 절 정말로 과대평가하셨습니다. 전 그런 능력이 없을뿐더러 황자를 독살한 사람을 구할 방법은 더욱 없습니다.”진비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감히 내 말을 안 듣느냐!”마치 여전히 자신이 저 높은 자리에 있는 진비 마마이고, 요 부인은 그저 고개도 들지 못하던 과거의 며느리라고 여전히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과거의 요 부인은 도리상 진비에게 효를 다했을 뿐이었지만 그녀에게는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들만 남았다. 하지만 그래도 두 군주의 할머니라는 생각에 요 부인은 참을성 있게 대꾸했다. “이건 말을 잘 듣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그리고 사안이 엄중한 만큼 황자를 독살했으면 사형이라, 누구도 사정할 수 없습니다.”진비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죽은 건 호비의 아이야. 황귀비의 딸은 아무 일도 없잖아? 호비는 죽어 마땅해. 그러니 넌 호비를 증오해야지.”요 부인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답했다. “제가 왜 호비 마마를 증오해야 하죠? 진비 마마도 왜 호비 마마를 증오하셔야 합니까? 호비 마마께서 마마를 해친 적이 있나요? 호비 마마께서 누구를 해쳤나요? 우문군이 죽은 뒤 원망하는 마음을 더는 고집하지 않으실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왜 더 심해지셨나요? 그런 행
요 부인이 망토를 두르고 한 걸음씩 냉궁이란 황폐한 곳을 떠나는 길이였는데, 장문전을 지나자 잠시 망설이다가 도리는 도리라는 듯 황귀비에게 가 문안을 올리기로 했다.그런데 호비가 이 곳에 있을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한편 호비는 마치 올 것을 알기라도 했다는 듯 요 부인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부인, 진비 일은 고민할 필요 없네, 폐하께서 처리하실 거야.”요 부인이 답했다. “전에 고부간이었기에 마지막으로 한 번 뵀을 뿐입니다.”황귀비가 요 부인을 바라보더니 진비 일은 언급을 피하며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미색이 아이를 낳았다드던데 아주 수월했다고. 정말 잘 됐어.”요 부인이 웃으며 답했다. “그러게요. 제가 갔을 때는 벌써 아이를 낳았지 뭡니까? 저희 모두 다 깜짝 놀랐어요.”“잘 됐어. 고생할 필요도 없고!” 황귀비가 말했다.호비는 꼬마 공주님을 안고 와서 요 부인이게 보여주는데 호비 눈에서 사랑이 뚝뚝 떨어졌다. “공주님은 오늘 내내 손가락만 빨았어. 요 개구쟁이!”“어머 귀여워라!” 요 부인은 아기를 보자 순간 희성이 희열이 어릴 때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다. 방금 진비의 가시 돋친 악담은 완전히 기억에서 이미 날아갈 정도였다. 장문전을 떠나며 뒤를 돌아보니 호비와 황귀비가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황귀비가 웃으며 호비와 함께 공주를 쳐다보았다. 함께 어울린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요 부인이 출궁해서 원경릉에게 이 일을 얘기하자 원경릉이 말했다. “호비 마마가 입궁한 뒤로 황귀비 마마께서 계속 각별하게 돌봐주셨어. 매사에 일러 주시고 깨우쳐 주셨지. 안 그랬으면 과거 호비 마마의 거침없는 성격을 보면 벌써 온 후궁 마마들에게 밉보였을 거야. 호비 마마께서 총애를 받으셔서 마마를 해치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중에 누군가는 목적을 이룰 수도 있잖아. 하지만 후궁 마마님들 수단이 황귀비 마마보다 못 하거든. 황귀비 마마는 계략을 못 꾸미시는 게 아니라 그럴 가치가 없다고 느끼실 뿐이야. 허나
사식이와 황귀비가 공주님을 낳고, 미색 또한 어여쁜 공주님이 있으니 우문호는 갈수록 원 선생 아이도 딸이 아닐까 바라게 되었다. 비록 다들 이미 딸이라고 말하지만 아이를 본 게 아니니 너무 큰 기대를 품어서는 안 되었기에 우문호는 매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자애든 여자애든 똑같이 사랑하고 공평하게 대할 거라는 마음의 준비 말이다. 하지만 소위 앉으나 서나 ‘아들일까? 딸일까’ 하는 생각 뿐이라 낮엔 아들을 낳을 거라고 생각하면 밤에 정말 아들을 낳는 꿈을 꿀 정도였다. 심지어는 꿈속에서 할머니가 아이를 안고 나와서 우문호에게 초왕부에 여섯째 공자님이 태어나셨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우문호가 웃으며 아이를 받는데 마음속으로 실망이 피어나며 한 마디 말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것이었다. ‘희망이 박살 났어, 박살 났다고. 내게 평생 딸은 없을거야..’놀라서 벌떡 일어나자 그게 꿈이었다는 걸 깨닫고 심호흡을 하고는 심장을 더듬거리며 조용히 생각했다. ‘아직 희망이 있어, 아직 희망이 있다고!’우문호는 원경릉 곁을 지키기 시작한 뒤로 그녀가 갑자기 낳을 거 같다고 할까봐 두려웠다. 왜냐면 쌍둥이를 낳을 때 쉽게 순풍 낳았고 미색도 이번에 순풍 낳았다니까 우문호의 잠재 의식 속에 원 선생은 세 번째 출산이니 쉽게 낳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전에는 새벽에 나가서 밤늦게 들어왔지만 지금은 점심때 나가서 해질 무렵이면 얼른 돌아왔다. 원 선생 곁을 떠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었다.하지만 한 해가 다 저물어 원경릉은 예정일이 거의 다 되다 못해 지났는데도 아이는 아직 나올 생각을 안 했다.우문호는 물론이고 온 초왕부 모두가 속으로 궁시렁댔다. ‘왜 아직 안 태어나?’태상황 쪽에서도 매일 사람을 보내 물었다. 지금 3대 거두는 다른 일은 일정 상관하지 않지만 아이를 낳는 경사만큼은 여전히 끼고 싶어 했다.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것을 보는 것만큼 사람을 기쁘게 하는 건 없었기 때문이다. 진비는 황귀비의 딸이 한 달
요 부인의 혼인은 완벽한 준비가 진행되어 정월을 지나 혼사날만 기다리고 있었다.정화도 너무 바쁘고 애들이 찰싹 달라붙어서 아무데도 갈 수가 없었기에 등불 축제에 오지 못했다. 그저 사람을 보내 동서들에게 즐겁게 놀고 오라는 말을 전했다.해질 무렵, 저녁 수라를 마치고 일행은 흥분된 마음으로 축제를 보러 출발했다.원경릉은 동서들만 불렀지만 각 집안 남자들도 같이 왔기에 우문호가 외로울 일은 거의 없었다.서일과 사식이도 사탕이를 데리고 외출하는데 아이가 아직 어려 사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게 쉽지 않았지만 서일은 딸이 흥겨운 축제를 놓치는 게 싫었다. 개인적으로든 공무를 보는 것이든 상관하지 않고 서일은 항상 딸을 데리고 다니고 싶어 했다.이렇듯 요 부인과 훼천은 군주 둘을, 손왕 부부는 희동이를, 제왕 부부는 보배를, 서일과 사식이는 사탕이를 데리고 나왔고 구사 부부는 아들 하나 딸 하나, 우문호 부부는 그야말로 아들 한 무더기를 데리고 함께 나갔다. 우문호는 다들 딸이 있는데 자기만 시커먼 남자들 뿐이라 마음이 웬지 모르게 섭섭했다. 특히 보배가 일곱째 가슴에 착 안겨서 애교를 떨며 귀여운 목소리로 ‘이거 사주세요! 저거 사주세요’!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온 몸에서 질투심이 흘러 나왔다. 희열이와 희동이는 나이가 조금 있으니 확실히 얌전하고 갈수록 대가집 규수 풍모가 보였다. 희성이는 아직 활발해서 보배랑 장난치느라 여념이 없다가 어쩌다 와서 사탕이를 보더니 또 이쪽 여동생을 데리고 노느라 신이 났다.떡들과 쌍둥이는 이렇게 시끌벅쩍한 곳에 오는 일이 거의 없었기에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 떡들 셋 중에서 경단이가 본인이 용돈을 저축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둘은 돈이 아예 없었다. 둘은 돈이 있으면 다 써버리는 성격으로 씀씀이가 아주 시원시원했다. 하지만 재미난 장난감이 보이면 돈이 없는 관계로 경단이 비위를 열심히 맟춰야 했다.경단이는 관념이 분명해서 동생에게는 사줄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안 되었다. 그리고 한 번 돈을 빌려주면
구경하며 앞으로 나가는데 아주 예쁜 상품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경단이가 ‘어머 이거 예쁘다’ 한마디만 하면 누군가가 바로 사다줬다.경단이는 단지 등롱 몇 개 값만 내고 등롱의 가치보다 엄청 큰 것들을 얻었다. 심지어 우문호마저 그 대열에 합류한 것이 경단이가 쌍둥이들에게 등롱을 사 준 것과 경단이 덕분에 사람들 앞에서 어깨가 으쓱했기 때문으로 그녀가 뭘 가지고 싶다고 하면 우문호는 두말 않고 얼른 원경릉에게 돈을 달라고 했다.원경릉은 경단이가 이 정도 능력이면 나중에 아마 장사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리 나리는 이미 늑대파와 자신의 장사를 이어 받도록 경단이를 점찍어 두기도 했다.원경릉은 그 생각이 나 이리 나리에게 물었다. “이렇게 일찌감치 경단이로 낙점해 두셨다가 나중에 이리 나리 본인 아이는요?”이리 나리는 아주 그 답게 대답했다. “늑대를 바꾸면 돼!’원경릉은 이렇게 강하고 힘있는 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이리 나리를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소리 지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사부님과 고모다!”모두가 돌아보니 흰옷을 입은 남다른 외모의 이리 나리가 우문령의 손을 잡고 천천히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게 보였다. 두 사람도 원경릉 등을 봤는지 걸음이 다소 빨라졌다.우문령이 기뻐하며 반겼다. “너도 왔어? 와, 장난감을 이렇게나 많이 샀어? 이 등롱 예쁘네. 어디서 산 거야?”보배가 옛된 목소리로 말했다. “경단이 오빠가 사줬어요.”경단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등롱을 우문령에게 주었다. “고모, 제가 고모 거 샀어요. 선물이에요.”우문령이 너무 좋아서 경단이를 안아 올쳤다. “어떻게 여기에 고모가 올 줄 알았어? 경단이 정말 착하네! 경단이 정말 이뻐 죽겠어.”경단이가 웃으며 답했다. “고모는 분명 올 거라 생각했어요. 고모는 떠들썩한 걸 좋아하시잖아요. 세상에, 고모 오늘 너무 예뻐요!”“우리 경단이는 말도 어쩌면 이리 달콤하게 할까? 가자 고모가 선물 사줄게!” 우문령은 웃음꽃이 활짝 피며 경단이를 내려놓고 손을 잡고 좌판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