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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9화

“이 방법 밖에는 없었습니다.” 원경릉이 한숨을 쉬며 어깨를 으쓱했다.

“잘 싸웠어요.” 우문령도 기왕비가 눈에 거슬렸다는 듯 맞장구를 쳤다.

“무모했네. 기왕비에게 미움을 사다니……. 앞으로 기왕비가 초왕 내외를 어떻게 대할지 걱정입니다.” 낙평공주는 고개를 저으며 탄식했다.

‘오늘 일이 아니라도, 기왕 내외가 우문호와 나를 가만뒀을까? 전에도 우문호를 암살하려고 했는데?’

이 말을 들은 원경릉은 고개를 돌려 낙평공주를 보았다.

“이미 엎어진 물입니다. 지금 제일 중요한 건 회왕의 치료니까, 거기에 몰두 할 겁니다.”

“일리가 있네요. 그럼 일단 치료에 몰두하세요. 근데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본궁은 도와줄 수 없어요.” 낙평공주가 원경릉을 보고 말했다.

“제가 도와줄게요!”우문령이 큰 소리로 외치며 손을 번쩍 들자, 낙평공주가 우문령의 이마를 한대 쳤다.

“너는 좀 조용히 있어라. 앞으로 어떻게 될 줄 알고 그러느냐!”

앞으로 황실에서 누가 권력을 쥐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에 낙평공주는 쉽게 나서지 않을 것이다. 원경릉은 낙평공주의 행동을 보고 그녀가 세상 돌아가는 일에 빠삭하다고 생각했다.

근데 우문령은 어려서 잘 모르는 걸까? 아니면 천성이 이런걸까? 원경릉은 후자가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노비가 회왕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원경릉이 다시 회왕부로 치료를 하러 들어갔을 때 회왕의 태도가 조금 바뀐게 느껴졌다. 하지만 원경릉 마음 한구석엔 이것도 잠깐이겠지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녀는 회왕이 약을 뱉어내는지 감시하느라 술시(戌時)까지 회왕부에 있었다. 날이 제법 어둑해지자 그녀는 초왕부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우문호가 데리러 오지 않자 원경릉은 왠지 모르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초왕부로 돌아가는 마차가 청석(青石) 길 위를 달리자 이리저리 흔들렸다. 원경릉은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장막을 걷고 “마차를 세워라!”라고 외쳤다.

마차가 멈추고 구사가 말에서 내렸다.

“왕비님 무슨 일이십니까?”

원경릉은 마차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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