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 당신이 중주왕을 안다고?” 이도현은 이 말에 거의 숨이 막힐 뻔했다. 눈을 크게 뜨고 눈앞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고 그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중주왕에 대해 그는 신영성존에게 오랫동안 조사하게 했지만 중주왕의 털끝조차도 알아내지 못해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 오민아가 그 사람을 안다고 하니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어쨌든 오민아는 신영성존에 비해 훨씬 뒤처져 있었고 이 둘은 같은 급이 아니었다. 신영성존도 조사하지 못한 사람을 오민아가 안다고? 이게 말이 되는가. “히히! 왜, 나 못 믿어요?” 오민아는 이도현의 표정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민민! 농담하면 안 돼요! 나한테 정말 중요한 일이예요!” 이도현은 다시 한 번 확실히 말했다. “오빠! 내가 어떻게 이런 일로 장난을 치겠어요. 내가 누구를 속여도 내 남편을 속이진 않죠. 나 정말 알아요, 다만 그건 오래전 일이예요. 나도 우연히 들었거든요. 방금 오빠가 말하지 않았다면 나도 정말 기억해내지 못했을 거예요!” 오민아는 다시 한 번 이도현의 무릎 위에 앉아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중주왕이 어디에 있는데요!” 이도현의 눈이 차갑게 변했다! 차가운 기운에 품 안의 오민아의 몸이 갑자기 떨렸고 무의식적으로 두 다리를 오므리고 두 손으로 이도현을 꽉 끌어안았다. 잠시 생각한 후 그녀가 말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그 해에 할아버지가 몇 백 년 된 인삼을 구해서 운산에 있는 중주왕에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이 관계는 반드시 잘 유지해야 한다고 했거든요!” “운산!” “네! 그 일이 있은 지 오래됐어요. 지금도 거기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오민아가 말했다. “있든 없든 난 가야겠어요!” “민민! 나 지금 당장 떠나야 할 것 같아요! 당신은 어쩔 거예요?” 이도현이 물었다. “오빠! 서두르지 마요! 먼저 내가 사는 곳에 가보면 거기 할아버지가 남긴 책과 노트가 많이 있어요. 우리가 뒤져
이도현은 약간 들뜬 상태에서 오민아와 함께 서재로 들어갔고 거기서 큰 상자 안에서 책과 노트를 가득 쏟았다. 이 책들은 모두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고 노트들도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다. “이게 우리 할아버지의 모든 책과 노트예요. 오빠, 우리가 이 노트들을 뒤져서 오빠가 필요한 정보를 찾아봐요!” “그래요!” 이도현은 말하면서 안에서 노트 한 권을 꺼내 펼쳐보기 시작했다. 그가 찾는 것과 관계없는 내용들은 대충 훑어봤다. 특히 오민아의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 연애에 관한 내용들은 더더욱 관심이 없었다. 더군다나 손녀 앞에서 그녀의 할아버지의 연애사를 보는 건 좀 지나친 일이다. “아이고! 할아버지가 어쩜 이렇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이도현이 난감해하고 있을 때 오민아는 얼굴이 빨개져 손에든 노트를 옆으로 던지며 투덜거렸다. 보아하니 뭔가 아이들에게 부적절한 내용을 본 것 같았다. 아니, 이 할아버지란 사람도 참 그걸 했으면 그걸로 끝이지 왜 또 노트에 적어놨을까. 노트에 적었으면 적었지 돌아가실 때 그걸 태워버리지도 않았다. 이걸 자기의 소중한 유산으로 삼아 후손들에게 남겨두기라도 하려는 건지 참으로 이상한 취향이 아닐 수 없다. 이도현은 얼굴이 빨개진 오민아를 보고 눈치를 채고 이유를 묻지 않았고 마치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 척하면서 계속해서 뒤적이기 시작했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노트를 상당히 많이 뒤졌고 이 노트들을 통해 이도현은 정치계와 경제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돈이 귀신도 부릴 수 있다는 게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는 일이었고 한 가문이 부상하여 최고 가문이 되는 과정의 어둠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도현이 감탄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오민아가 기쁘게 말했다. “찾았다! 찾았어요, 오빠! 여기 봐요!” 이도현은 급히 오민아의 손에 들린 노트를 받아들었고 그 위에는 운산, 중주왕 저택, 천년 고찰 등의 단어가 적혀
“이도현 오빠! 이러지 마세요... 지금은 대낮이에요...” 오민아는 부끄러워하며 이도현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네! 지금은 대낮이니까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요!” 이도현은 장난스러운 미소로 말했다. 중주왕을 찾았고 또 혈살의 본거지를 찾아낸 것에 너무 흥분해서 그는 순간 장난기가 발동했다. “아... 오빠, 오빠는 정말... 정말 얄미워요, 사람만 괴롭히고... 나... 나는 오빠랑 안 놀 거예요...” 오민아는 이도현의 의도를 오해해서 더욱 부끄러워져 어디론가 숨고 싶을 정도였다. “하하! 부끄러워하지 마요, 어차피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잖아요! 민민, 운산으로 나를 데려다줘요!” “내가 직접 데려다줄게요! 오빠와 더 오래 함께 있고 싶어요!” 이런 말을 들으니 이도현은 꽤 감동했다. “좋아요! 그럼 지금 바로 가요!” 이도현은 조금도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오래 찾아다니다가 이제야 드디어 찾아냈으니 그는 혈귀와 중주왕에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그들은 하나는 자신의 여자를 납치하고 여러 번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암살 조직이었고, 또 하나는 아홉번째 선배를 거의 죽일 뻔 한 배후의 인물이었다. 그는 이 둘을 절대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운산! 매우 특별한 곳이었다. 산세가 거대하고 보호구역에 속해 있어서 사람들의 출입이 항상 금지된 곳이었다! 이도현과 오민아는 운산의 산자락에 도착했고 울창한 숲이 우거진 산을 보니 웅장한 기세가 느껴졌다. 지금은 이미 가을이라 멀리서 바라보면 산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경치는 아주 아름다웠지만 이곳에는 한 명의 관광객도 없었다. 이도현은 차에서 내려 눈앞의 큰 산을 바라보며 눈을 감고 주위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는 눈을 떴고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는 무사가 있는 기운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이상하네! 설마 산세가 너무 커서 중주왕이 내 감지 범위 밖에 있는 건가?” 이도현은 중얼거렸다. 그는 이
“뭔가 이상해! 이건 장치인가?” 이도현은 급히 앞으로 나아가 살펴보았다. 그 거대한 돌덩이의 한쪽이 매우 매끄러웠고 장기간 마찰이 일어난 흔적이 분명했다. “이건 분명 장치야. 혹시 중주왕이 이 산 속에 숨어 있는 건가?” 이도현은 중얼거리며 주위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으나 한참을 찾아도 장치가 있는 곳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는 이어서 이 돌덩이를 옮기려고 시도했지만 아무리 힘을 써도 돌덩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자세히 관찰한 후에야 이 산이 다른 산과 특수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큰 산에 걸려 있어서 밀어내려면 산 전체를 옮겨야만 했다. 이도현이 대단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눈앞에 있는 이 산을 움직일 수는 없었다. 만약 움직일 수 있다면 정말로 천하무적일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포기할 이도현이 아니었다. 순간! 음양검이 이도현의 손에 나타났다! 보검을 쥐고 이도현은 몇 걸음 뒤로 물러선 다음 거대한 바위를 향해 한 칼을 내리쳤다. “쿵!”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그의 앞에 있던 거대한 돌덩이가 산산조각이 났다! 먼지가 가라앉고 산에는 거대한 동굴 입구가 나타났고 동굴 안쪽에서는 빛이 새어 나오고 있어 안쪽에 또 다른 공간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도현이 자세히 관찰할 틈도 없이 동굴 안에서 갑자기 분노에 찬 외침이 들려왔다. “누구냐, 감히 중주왕 앞에서 무례를 저지르다니!” 그 목소리와 함께 수십 명이 안에서 뛰쳐나왔고 강력한 기세에 주위의 나무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가 중주왕이 있는 곳인가? 너희들이 중주왕의 사람들인가?” 이도현이 냉랭한 목소리로 물었다. “젊은이! 너는 누구냐? 여기가 중주왕부인 줄 알면 어서 항복하여 죄를 인정하지 못하겠느냐!” 한 사람이 말했다. “그렇다면 다 죽어라!” 말이 끝나자마자 이도현의 손에 들린 음양검이 갑자기 한 번 휘둘러졌고 한 줄기 검기가 뿜어져 나와 몇 사람을 향해 날아갔다. 푸슉! 중주왕부의 몇몇 강
중주왕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려 있었고 가슴은 분노로 인해 끊임없이 요동치고 있었다. 누군가가 그의 은거지를 강제로 침입해 들어왔고 사람까지 죽였다. 이게 무엇인가? 이는 그 중주왕의 권위에 대한 도발이었다. 수백년 동안 아무도 감히 이렇게 그에게 무례하게 굴지 않았다. 비록 그가 은거한 지 오래되었지만 중주왕이라는 그의 이름과 위엄은 여전히 굳건했고 그는 금기와 같은 존재였다. 아무도 그를 도전하려 하지 않았고 하물며 그의 집에 쳐들어올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강자였으나 강호에서의 끊임없는 싸움과 살육에 지쳐 세상과 격리된 이 외딴 곳에서 은거하며 세상과 다투지 않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수십 년 동안 아무도 그의 생활을 방해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는데 이제 누군가가 그의 집을 찾아왔다니, 이는 정말로 문제를 일으키려는 것이 아닌가? 옆에서 바둑을 두던 붉은 옷을 입은 사람도 이때 자리에서 일어났고 붉은 삿갓 아래의 얼굴은 걱정으로 가득 찼다. 그의 마음속에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고 오늘 일이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이 들자 그의 눈꺼풀이 저절로 떨리기 시작했다. 이 붉은 옷의 사람은 다름 아닌 혈귀의 통솔자, 혈존이었다! 그는 원래 지난 대전 이후 이도현에게 겁을 먹고 은거해 있었다. 최근에는 슬그머니 나와서 현재 외부 상황을 알아보려 했고 마지막으로 중주왕을 찾아와 이 오래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바둑을 두고 있었는데 하필 이런 일이 발생하고 만 것이었다. 분노한 중주왕은 날카롭게 외쳤다. “감시 카메라를 켜라!” 곧 하인이 화면을 가져와 로자 앞에 펼쳐두고 위치를 이 입구 쪽으로 고정시켰다. 화면은 지금 동굴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비추고 있었고 화면 속에는 한 젊은이가 손에 보검을 들고 그의 호위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감시 화면 속에서 이 젊은이는 살벌하고 결단력 있게 싸우며 매우 사나웠고 그의 부하 무사들은 누구도 그의 한칼을 막아낼 수 없었다. 그는 마치 하나의 사신과
“젠장! 이 죽일 놈이! 어떻게 이곳을 찾아낸 거야?” 혈존은 극도로 당황한 나머지 계속해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긴장해 어쩔 줄 몰라 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내가 왜 나왔던 거지! 내가 왜 나왔던 거야! 이제 어쩌지! 끝났어! 다 끝났어... 이번엔 정말 끝장이다! 이도현은 마귀 같은 놈이야, 그가 한번 죽이러 오면 우리 중 그 누구도 도망칠 수 없을 거야. 이번엔 정말 끝장났어...” 혈존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이곳은 천연의 대협곡이었고 사방은 하늘에 닿을 듯 한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하나뿐인 출입구는 지금 이도현이 막고 안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그는 도망칠 곳이 없었고 도망칠 길이 없었다. 그는 지금 마치 뜨거운 냄비 위의 개미처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원래 분노와 당황에 빠져 있던 중주왕이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고 그의 웃음소리와 함께 그의 표정도 사납게 변했다. “하하하! 좋아! 이 어린놈이 잘 찾아왔어. 나는 다음에 그를 어떻게 죽일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가 스스로 찾아왔군! 지금이야말로 가장 좋은 기회다! 그가 스스로 죽으러 왔다! 그를 죽이면 나는 그의 머리를 들고 공작제국으로 가서 떳떳하게 고무계로 들어갈 수 있다. 하하하, 좋은 기회야...” 한편 조급한 혈존은 중주왕의 이러한 말을 듣고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데 이 로자가 아직도 자기 좋은 생각만 하고 있다니. “중주왕! 농담할 때가 아니야, 지금이 어떤 때인데 너는 아직도 그런 일을 생각하니?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도망치는 거야. 네가 이도현의 머리를 가지고 고무계로 들어가려는 기회를 노린다니,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여기서 바깥으로 통하는 비밀 통로가 있긴 하냐, 지금 우리가 떠나면 아직 늦지 않았어!” 혈존은 정말로 여기서 단 1분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1분이라도 더 머물면 1분만큼 더 위험해지고 목숨은 1분씩
혈존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고 그는 순간적으로 기운이 심상치 않은 것을 느꼈다. 그의 머릿속에는 50년 전의 그 장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그때 그는 겨우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청년이었고 당시 그는 아직 주씨 가문의 장남이었고 혈존이라는 자객은 아니었다.그때 그는 스승의 인도로 한 전쟁을 목격했는데 그 전쟁의 주인공이 바로 중주왕이 말한 그 인물이었다!당시 천하의 거의 모든 강자들이 모였으나 그 인물에게 눌려 고개도 들지 못했다. 당시 천하의 최강자는 제국급 강자였으나 그때는 제국급 강자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왜냐하면 많은 천재 강자들이 이 경지에 도달하기도 전에 고무계의 문벌로 끌려갔기 때문이다.그래서 세속세계에는 제국급 강자가 거의 없었고 제국급 이상의 강자는 더더욱 없었다. 그래서 중주왕 곁에 있던 그 인물은 단번에 천하의 영웅들을 눌러버렸고 그 전투 이후로 중주왕의 지위가 확립되었으며 천하에서 침범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원래 그 사람이 고무계와 세속세계의 교류가 끊겼을 때 이미 고무계로 돌아간 줄 알았는데 그가 여전히 여기에 남아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시간으로 따져보면 그 사람은 이제 아마도 몇백 살이 되었을 것이다.몇백 살의 강자라니, 이게 도대체 어떤 존재, 어떤 경지일까. 늙은 괴물인가?...이때, 바깥에서는 이미 이도현이 동굴 안으로 돌입해 통로를 따라 분지 내부로 들어갔다. 통로 전체가 피로 물들었고 널브러진 시체들이 원래 넓었던 통로를 좁게 만들어버렸다.중주왕의 부하들은 이도현의 무서움에 온몸이 떨렸다. 그들은 사람을 죽이는 걸 본 적도 있고 잔혹한 사람도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잔인한 사람은 본 적이 없었으며 그는 정말로 한 명도 놓치지 않고 모두 죽였다.그의 앞을 가로막는 사람이라면 그는 망설임 없이 제거해 버렸다.이 좁은 공간에서의 격투 끝에 이도현의 몸 역시 피로 물들었다! 이것은 그가 사람을 죽이며 처음으로 적의 피로 전투복이 붉게 물든 것이다.마침내 이도현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중주왕의 왕부
분노에 찬 목소리와 함께 중주왕이 뒷마당에서 걸어 나왔다. 그의 곁에는 핏빛 긴 두루마기를 입고 삿갓을 쓴 혈존이 함께 있었다.“전하! 전하께서 오셨다!”“전하!”이도현에게 겁을 먹고 얼굴이 창백해진 호위 무리들은 중주왕이 나타나자 마치 의지할 기둥을 찾은 듯이 이전처럼 겁먹지 않았다.“네가 중주왕인가?” 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맞다! 바로 나다! 이놈아! 네 간도 참 크구나!” 중주왕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비웃으며 대답했다.“그렇다면 다행이군!”말을 하며 이도현의 시선은 옆에 서 있는 혈존에게로 옮겨갔다. “네가 혈귀의 통솔자, 혈존인가!”혈존은 삿갓을 쓰고 있어 그의 모습과 표정을 알아볼 수 없었지만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놈아! 나와 너는 하늘 아래 함께할 수 없는 원수다. 오늘 네가 여기 오지 않았다면 몇 날 며칠은 더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네가 스스로 지옥에 발을 들인 것이니 내가 너를 보내주마!”이도현은 그 말을 듣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 따위가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주제에 감히 내 앞에서 큰소리 치다니!”“우린 오랜 적수였지, 오늘 내가 한번 보겠다. 천하제일 암살 조직의 통솔자가 어떤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받아라!”이도현의 말이 떨어지자 그는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 그의 몸은 유령처럼 혈존 앞에 나타나 손바닥으로 곧바로 혈존의 얼굴을 향해 내리쳤다.혈존은 깜짝 놀라며 이도현의 속도에 경악했다.그는 암살자, 게다가 암살 조직의 통솔자였으며 그를 천하제일의 암살자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다. 암살자가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암살과 속도다.암살자의 가장 큰 두 가지 능력은 속도와 잠복의 인내심이다. 그들은 한 사람을 암살하기 위해 같은 곳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오랫동안 기다리며 최적의 순간을 찾아 가장 빠른 속도로 한 번에 죽인 후 천 리를 달아난다.그래서 속도는 암살자의 가장 큰 능력이다. 그러나 지금 혈존은 이도현의 속도에 놀랐다. 방금 전까지 그는 이도현이 어떻
한 발짝 한 발짝 느리면서도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마치 사신이 노크하는 것처럼 태양신전 사람들의 귀에 들어왔다. 그들은 영혼마저도 발걸음 소리에 따라서 두근거렸다.현장은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강한 압박감 때문에 그들은 호흡마저 가빠졌다.성지는 비록 사람을 잡아먹는 곳이긴 하지만 태양신전처럼 세력이 강한 사람들은 그나마 편안하게 지냈다.강대한 종파의 비호를 받아 감히 그들을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이건 손 장로가 이도현을 거느리고 태양신전에 들어올 때 만났던 사람들만 봐도 보아낼 수 있다.그래서 성지에 있는 기타 사람들이 싸움하느라 한창 바쁘게 지낼 때도 태양신전의 사람은 편안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사실이 말해주다시피 어떤 강자든지 편안한 삶을 너무 오래 살면 마음속의 예기가 마멸되고 죽음에 대해 두려운 마음이 생기게 된다.이도현이 이처럼 강력하게 손을 쓰자 엥겔스 마법사와 같은 강자가 단번에 죽어 나가는 것을 보자 그들은 두렵지 않을 수가 없었다.감당 능력이 낮은 몇 사람은 이미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으며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들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했고 심장은 이미 짙은 무서움으로 가득하였다.아무도 그들을 비웃지 못했다. 다른 사람은 이들처럼 비참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오줌을 참고 있었으며 언제 바지에 지릴지 모른다.모든 사람이 극도의 두려움에 떨고 있었을 때 태양신전의 다른 마법사 한 분이 더는 이런 압박을 참지 못하고 분개하면서 앞으로 나서며 소리를 쳤다.“제기랄. 더는 못 참겠어.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거뿐이잖아. 두려울 게 뭐가 있어. 몇백 년을 살았는데 죽는 게 두려울까 봐? 난 성지에서도 알아주는 흉악한 놈이야. 어떻게 이렇게 너 같이 별 볼 것 없는 놈한테 굴욕을 당하고만 있겠어?”“난 너랑 목숨 걸고 싸울 거야.”“형제들. 이렇게 굴욕을 당하고만 있을 거야? 여차하면 지옥으로 가서 사탄을 만나고 말지. 두려울 게 뭐가 있어?”“이 짐승 놈한테 모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엥겔스 마법사님...”사람들은 제자리에 굳은 채 소름이 돋았고 놀란 토끼 눈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수년 동안 태양신전에 이렇게 강한 적이 나타난 적이 없다. 그들은 마치 차디찬 얼음물을 맞은 것처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이미 비 맞은 오리가 되었다.그들은 표정이 굳은 채 바닥에 떨어진 머리를 보면서 꼼짝도 하지 못했고 앞으로 나서서 엥겔스 마법사를 위해 복수할 용기는 더더욱 없었다. 이도현의 검은 그들의 모든 용기를 단칼에 싹 잘라냈다.이도현은 손을 휘둘러 보검을 거두고는 눈길을 장로와 마법사들에게 돌렸다.그러고는 그들을 향해 한 발짝씩 다가갔다.이들이 이도현을 이곳으로 유인해 온 것은 단지 이도현의 몸에 있는 물건을 빼앗고 싶어서였다. 이도현과 아무런 원수가 없는 그들은 이도현의 보물이 갖고 싶어서 그를 죽여 보물을 뺏으려는 생각이었다.사실 이 세상에서 제일 밑층에 있는 사람들만이 자기 마음속의 선의를 꾹 지키고 한계를 접촉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사람들 외에 조금이라도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자기의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어떤 관원들은 목적을 위해서 살인 방화 가리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눈을 깜짝하지도 않고 살인 방화를 지를 수 있다.무사의 세상에서 약육강식은 더욱 흔한 일이다. 자기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살인 방화는 다반사고 그들의 세계관에서 실력만 있으면 아무도 자기를 속박할 수 없으며 제멋대로 사람을 죽여도 된다.사람은 죄가 없더라도 보물을 지니면 없던 죄도 생겨난다.이 말은 정말 틀린 곳이 하나도 없다. 평범한 사람은 원래 아무런 죄가 없지만 보물을 지니고 내놓지 않으면 그것이 죄가 된다.그래서 언제든지 강한 자의 말이 곧 도리가 된다. 그러니 상위자만이 진정으로 인간 가죽 탈을 쓴 짐승이다.그들은 도덕으로, 국법으로 일반인을 구속한다. 하지만 도덕과 국법은 그들에게 있어서 씨알만도 못한 것이다. 그들이 구구절절 윤리 도덕을 얘기하지만 하는 짓은 정말 짐승만도 못하다.이
결국 엥겔스 마법사가 나섰다. 깊이 숨을 들이쉰 엥겔스 마법사가 화를 가라앉히고 얘기했다.“이도현, 이번 일은 여기까지 하지. 모든 건 우리 태양신전의 잘못이야. 너를 건드린 걸 진심으로 사과하마. 미안하다. 하지만 너도 원하던 선학신침을 찾았으니 선학신침을 사죄의 선물로 받고 이대로 태양신전을 떠나라.”엥겔스 마법사는 이 일을 조용하고 빠르게 처리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도현의 표정을 보아하니 여기서 끝내고 싶지 않다는 뜻인 것 같았다. 이도현은 미간을 약간 구기고 엥겔스 마법사를 쳐다보았다.선학신침으로 일을 무마하려고 하다니. 선학신침은 이미 이도현의 손에 있는데 선학신침으로 거래를 하려고 하는 건 바보짓이다.“하하하, 정말 웃기지도 않는 소리네요. 선학신침이 당신들 손에 있는 것도 아니고. 당신들 손에 있다고 해도 난 언제든지 당신들을 다 죽이고 빼앗아 갈 수 있어요. 이제 와서 일을 무마하기에는 늦은 것 같지 않나요? 정말 멍청한 인간들 같으니...”이도현이 비웃으면서 얘기했다. 아무리 참아도 욕설을 참을 수가 없었다.“너... 이도현! 선 넘지 마!”엥겔스 마법사는 이도현의 말에 창피해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선을 넘는다고요? 제 행동에 문제라도 있나요? 아무렇지 않은 것 같은데. 쓸데없는 얘기는 그만하고 몸의 대화나 시작하죠. 어떡할 겁니까. 지금 공격하지 않으면 제가 먼저 공격할 겁니다.”이도현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이 짐승 같은 놈...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널 죽일 거다!”한 장로가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들었다.“죽는 한이 있어도... 그래요. 어디 한 번 해보세요.”이도현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그저 웃으면서 공격을 받아냈다.음양검의 기운이 엥겔스 마법사에게 닿았다. 엥겔스 마법사는 즉시 피를 토하면서 얘기했다.“이 자식아, 정말 내가 널 죽이지 못할 것 같아? 지금 당장...”푸슉,엥겔스 마법사의 목에 붉은 선이 그어지더니 검의 기운이 그곳으로 스며들었다.엥겔스 마법사는 믿을 수
그 순간 몇십 명의 노인들이 날아올라서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장로와 마법사들은 다 나이가 있었다. 그만큼 실력도 대단했다. 가장 강한 사람은 이미 영급이었다. 실력이 가장 약한 사람도 제국급이었다.이렇게 많은 고수들이 한 번에 덤빈다면 공격은 수백 배로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공격을 다 막아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다만 이도현은 날아오는 그들을 향해 다가가더니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음양검을 든 채 그 자리에 서서 그들을 지켜보았다.어느새 이도현은 태양신전의 고수들에 의해 포위되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강한 기운을 내뿜으며 이도현을 압박하려고 했다.강한 기운에 하늘도 검게 물들었다.하지만 이도현은 그런 고수들을 마주하고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아무리 강한 기운을 내뿜어봐도 이도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사람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수염 가득한 한 노인이 두 눈을 부릅뜨고 이도현을 보면서 차갑게 얘기했다.“이도현, 우리 태양신전은 너와 더 얽히고 싶지 않아. 만약 네가 지금 떠난다면 우리는 너를 봐줄 수 있어. 네가 대단한 건 우리도 인정하지만 그래도 기억해. 이곳은 성지고 태양신전이야. 동양인이 와서 설칠 곳이 아니란 말이야. 지금 당장 떠나면 오늘 있었던 일은 없던 일로 해주지.”그 말을 들은 이도현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이 상황이 잘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네요. 만약 내가 떠나지 않으면 어떡할 거죠?”“떠나지 않는다고? 그러면 영원히 이곳을 빠져나갈 수 없을 거다. 그러니 깊이 생각하고 선택하는 게 좋을 거다. 이 애송이여!”또 다른 늙은이가 얘기했다.“깊이 생각했습니다. 역시나... 당신들을 다 죽이고 가야겠어요.”말을 마친 이도현은 빠르게 움직였다. 태양신전의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진 이도현을 찾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을 때, 이도현은 이미 아까 그 노인 앞에 서 있었다.이도현이 검을 휘두르자 노인이 큰 소리를 질렀다.“너 이 자식이 감히...”노인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이도현은 그의
그들은 눈앞에서 사람이 터지는 것을 처음 보았다. 그리고 시체가 터져서 기름이 흐르는 것도 처음 보았다.“우웩...”“오마이갓...”그 충격적인 장면을 보면서 사람들은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기도했다.에릭이 질 거라는 것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그래도 직접 눈앞에서 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용기는 가상했지만 에릭의 실력은 정말 개보다도 못했다. 그러니 이도현에게 죽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다만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것은 에릭이 한 방에 죽었다는 것이다. 이도현은 에릭에게 잘난 체하는 시간도 남겨주지 않고 바로 단숨에 에릭을 베어버렸다.그리고 시체도 남기지 않고 터뜨려버렸다.죽은 에릭을 보면서 사람들은 이도현이 더욱 두려워졌다. 기세등등하던 그들의 의지가 순식간에 꺾어졌다.그들은 이도현의 자료를 찾아보면서 이도현의 별명 중 하나가 마왕이라는 것을 들었었다. 그때는 그게 그저 장난으로 지은 별명인 줄 알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이도현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이도현은 마왕일 뿐만이 아니라 마귀, 악마 같았다. 시체 처리와 매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바로 시체를 터뜨려 주니까 말이다. 태양왕은 에릭의 죽음에 놀라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그제야 태양신전이 얼마나 큰 위기에 놓였는지 깨닫게 되었다.“뭐 하고 있는 거야! 다들 달려들어서 저 자식을 죽여버려! 얼른! 내 명령이다! 빨리 저 자식을 죽여서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서 짐승들에게 던져버려. 얼른!”태양왕이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울부짖으며 소리 질렀다. 일그러진 얼굴은 그가 느끼고 있는 절망이 얼마나 큰지 알려주는 듯했다.그러자 머뭇거리던 태양신전의 마법사와 장로들은 태양왕의 고함에 지금은 도망칠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지금 이도현을 처리하지 않으면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다 이도현의 손에 죽을 것이다.결국 이러나저러나 죽을 목숨이라면 최소한 부딪혀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한배를 탄 것과 마찬가지다. 그들은 이 배가 뒤집어지지 않게 노를 저어
“정말 용감하네요. 우리가 그동안 착각했습니다. 에릭 님은 아부만 떠는 게 아니었습니다. 실력 차이가 있다고 해도 먼저 나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에요. 감동입니다.”에릭이 나서서 태양왕을 위해 이도현을 머리를 베어오겠다고 하자 그 자리에 있던 장로와 마법사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은 평소에 입만 나불거리던 에릭이 이렇게 중요할 때 먼저 용기를 내서 앞장설 줄은 몰랐다.그들은 에릭이 그들과 같은 급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아부에서 온다고 생각했다. 태양왕을 기쁘게 만들어주니 이러한 상이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처럼 중요한 상황에, 아무도 이도현에게 싸움을 걸지 못하자 에릭이 먼저 나섰다.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그 용기만큼은 대단했다.“에릭... 좋아! 역시 내가 널 잘못 본 게 아니었어. 너는 충신이야.”태양왕도 의외라는 듯 말했다.다른 사람이 나올 것은 예상했어도 가장 먼저 뛰쳐나오는 사람이 에릭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에릭이 어떤 사람인지 태양왕이 모를 리가 없었다. 아부를 잘하는 능력 덕분이 아니었다면 에릭은 이 바닥에서 진작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태양왕은 가장 먼저 뛰쳐나온 사람이 에릭일 줄은 죽어도 몰랐다. 가장 먼저 나서서 이도현과 싸우는 사람이 에릭이라니.너무도 감동적이었다. 태양왕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만 같았다. 에릭에 대한 편견이 완전히 사라졌다.원래는 에릭을 개노릇을 잘하는 짐승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에릭은 용기 있고 신념 있는 충신이었다.모든 사람들은 에릭의 용기에 놀라서 대단하다는 표정으로 에릭을 쳐다보았다.물론 이렇게 나서는 에릭이 미친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미치지 않고서야 지금 같은 상황에서 영웅 놀이를 하지 않으니까 말이다.정말 권력을 위해 목숨까지 거는 사람이라니.심지어 상대는 동양에서 온 마왕, 이도현이었다. 방금 태양대전을 부순 사람 말이다.다른 사람들은 태양신전이 얼마나 강한지 알기에 태양신전 앞에서 벌벌 기었다.하지만 이도현은 오히려 하늘을
이도현이 차갑게 웃었다.“놀랍지? 너희가 이런 허접한 수로 나를 붙잡아둘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을 거야. 아까는 그저 이 태양대전의 불을 흡수하려고 가만히 있은 거니까. 그렇지 않았으면 진작에 이곳을 엎어버렸을 거야. 하하. 다들 겁을 먹었네? 왜 그래? 아까까지만 해도 아주 자신만만하지 않았어? 내가 멀쩡하게 나왔으니... 이제는 너희들 차례야.”말을 마친 이도현이 음양검을 꺼내 들었다.음양검의 강렬한 기운이 하늘을 뒤덮듯 다가왔다. 이윽고 이도현이 태양신전의 사람들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죽어.”차가운 목소리는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의 목소리 같았다.음양검에서도 흉흉한 기운이 나오고 있었다.강렬한 기운에 하늘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이도현이 바로 검을 휘둘렀다.“이런 위력을 갖고 있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저게 진짜 사람 맞아?”“사람이 어떻게 이런 검술을... 너무 무서워!”“오마이갓, 얼른 피해야 해.”“오마이갓, 이런 괴물이 존재한다니... 이렇게 강한 사람이...”태양신전의 사람들은 얼른 음양검을 피하려고 도망치려고 했다.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응이 느려서 이미 검기에 짓눌려 핏덩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이도현은 한방에 태양신전의 몇십 명 장로의 목숨을 앗아갔다. 바닥에도 깊은 검자국이 생겼다. 그 한방에 태양신전 사람들은 놀라서 굳어버렸다.“얼른 막아!”“달려들어 죽여라! 얼른 저자를 죽여!”태양왕이 놀라서 도망치면서 소리를 질렀다.이도현이 검을 휘둘렀을 때, 태양왕은 바로 알 수 있었다. 본인이 이도현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걸 말이다.만약 이도현과 싸운다면 검 한 방에 죽을지도 모른다.“이 자식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은 태양신전의 대호법으로 명하겠다. 바로 태양신전의 2인자가 되는 거다! 그러니 얼른 죽여라!”태양왕은 겁을 잔뜩 먹은 채 소리를 질렀다.대호법이라니.그건 태양신전의 2인자 자리였다. 바로 태양왕 이외의 모든 사람보다 권력이 많다는 뜻이다.오래전 태양신전에
모두 조급해할 때 커다란 소리가 또 이어져 왔다.태양신전의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확인하자 태양대전의 또 다른 한쪽 제단이 폭파했다.제단이 터지자 하늘에 떠 있던 불도 사라졌다. 태양 그림도 순식간에 정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아까까지만 해도 흉흉한 불을 뿜어내던 진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늘을 치솟을 듯한 불기둥도 모두 사라졌다.바닥에 그려진 태양 그림도 산산조각이 났다. 허공에 떠 있는 이도현은 정을 천천히 내려놓고 자세히 관찰했다.강렬한 영의 의식이 이도현의 머릿속에서 느껴졌다. 정이 이도현에게 말하고 있었다.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더 먹고 싶다고 말이다.이도현은 입을 비죽 내밀고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흘겼다.이 정은 끊임없이 흡수할 수 있는 것만 같았다. 태양신전의 태양대전을 모두 흡수해 버리고 제단까지 폭파했으면서도 아직 배고프다니.하지만 불을 많이 흡수할 탓인지 확실히 전과는 달라져 있었다. 정의 색깔도 더욱 밝아졌고 딱 보았을 때에도 더욱 신성해 보였다.이도현은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마치 어린아이가 순식간에 어른이 된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이윽고 이도현은 그 정을 음양탑 속으로 넣고 빠르게 날아올라 태양신전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그 순간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놀라서 마른침을 삼켰다. 정색한 표정의 그들은 이도현이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다들 이도현의 기운에 겁을 먹은 것이었다.손가람은 그대로 돌처럼 굳어버린 채 몸을 바르르 떨었다.같은 동양인, 염국인으로서 손가람은 진법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손가람은 태양대전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영급 고수가 들어가도 살아나오지 못할 곳에서, 이도현은 멀쩡하게 돌아왔다. 그것도 태양대전을 부수고 말이다. 게다가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이도현을 붙잡아두려고 애썼는데 이도현은 힘을 얼마 쓰지 않은 듯 여전히 강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그렇다면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첫 번째는 이도현의 정이 조건 없이 발동되어 자동으로 눈앞의
만약 정말 그렇게 된다면 태양왕은 지금처럼 편하고 호화로운 삶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태양왕은 사치스럽고 아부를 좋아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머리는 총명했다. 그는 본인이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권력에서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니 태양신전이 짓밟히게 되면 태양왕 또한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태양대전이 파괴되었습니다. 큰일입니다!”엥겔스 마법사가 놀란 눈으로 부서진 제단을 보면서 소리 질렀다.엥겔스 마법사는 태양대전을 만들어준 그 염국인이 한 말을 떠올렸다.태양대전의 제단이 무너지면 태양대전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말이다.그러니 제단이 무너지면 똑같은 재료로 똑같게 복구해야 한다고 했다.하지만 이도현이 만약 이 태양대전을 파괴한다면 그다음으로는 태양신전을 난장판으로 만들 텐데. 제단의 원재료가 무엇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이곳은 다 먼지로 변해버릴 것이다.그리고 찾는다고 해도 지금 당장 제단을 복구시켜 이도현을 계속 잡아둘 수 없는 법이다.게다가 태양대전을 만든 사람이 이곳에 없었다.태양신전의 보물인 태양대전을 만든 사람이 태양신전의 사람이 아니라니.얼핏 들으면 웃긴 얘기였다.“얼른, 얼른 방법을 대서 이 동양인을 죽여버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다 죽은 목숨이야. 얼른...”정신을 차린 엥겔스 마법사가 소리를 질렀다.“맞아! 이 동양인이 아직 제단에 묶여있을 때 죽여야 해. 모든 사람들은 힘을 다해서 저 구멍을 막아. 그리고 동양인에게 우리의 실력을 보여줘! 버러지 같은 놈. 저놈 때문에 우리 태양신전의 태양대전이 무너졌어. 그러니 무조건 본때를 보여줘야 해! 죽여라!”분노한 태양왕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이도현을 향해 외쳤다.“네, 전하!”태양왕의 명령을 받은 태양신전의 장로들과 마법사들은 얼른 날아가서 무너진 구멍 앞에서 서서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어느새 이도현의 머리 위는 오색찬란한 빛이 가득했다. 그건 장로들과 마법사들의 손끝에서 나오는 공격들이었다.하지만 그들은 본인의 공격이 진법에 닿는 순간 그 속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