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때문이라고요? 그게 저랑 어떤 연관이 있는 거죠?”이도현이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흥, 자꾸 묻지 말아요. 자꾸 그러면 깨물어버릴 거에요!”조혜영은 부끄러워 미칠 지경이었다.게다가 아까 이도현이 나갈 때 자신도 그의 발기를 느껴서 잠옷이 젖은 거라고는 차마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어쨌든 그녀도 여자이다. 비록 이도현에게 자신의 몸을 허락할 수는 있어도, 그런 부끄러운 말은 차마 말하기가 어려웠다.“그래요, 더는 묻지 않을게요. 여자들은 진짜 번거로운 것 같네요. 잠잘 때조차도 잠옷으로 갈아입고, 심지어 묻지도 말라고 하잖아요. 저희 남자들 좀 봐요. 잠잘 때 팬티 한 장이면 끝이에요!”이도현이 입을 삐쭉이며 말했다.“어디 한번 계속 말해봐요…”이윽고 조혜영이 입을 벌려 이도현의 팔을 물었다.그러나 그녀의 그 액션은 키스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고, 단지 부위만 잘못되었을 뿐이었다.두 사람은 한동안 티격태격했고, 이도현은 그녀의 가슴을 만질 수 있게 되었다. 그는 그 기회에 그녀의 가슴 크기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 뒤에야 두 사람은 옷을 제대로 입고 방에서 나왔다.그 시각, 조씨 가문의 집안은 깨끗이 청소되어 있었고 바닥이나 벽에도 피의 흔적 따위는 없었다. 거기에는 오직 파손된 로비와 공기 중의 피 냄새만이 남아 있었다. ‘지난 밤에 여기서 많은 사람이 죽었겠네.’한편, 문지해와 도광은 거기서 한참 전부터 기다렸다. 어젯밤에 그 둘은 서 씨 가문의 그 노인을 어떻게 죽일지에 대해 연구했다. 결국에는 그 노인에게 불행한 죽음을 안겨주었고, 한밤중에 그 자리에서 바로 증발해버리게 했다. 조 씨 가문에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신영 성존도 곧바로 달려왔다.“주인님!”신영 성존이 이도현에게 인사를 건넸다.“그래, 왔어? 고생 많았어.”“아니에요, 주인님. 제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만 주세요!”신영 성존은 이도현의 관심에 살짝 우쭐해졌다.지금의 신영 성존은 이도현이 준 단약으로 종사 급을 돌파했다. 그
그는 이 단약이 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수련 또한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그래. 둘이서 열심히 연습해. 수련 수준이 향상되면 내가 태허산 공법도 가르쳐 줄게.”이도현은 그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었다.사람의 마음을 사는 건 언제든 필요한 것이다. 문지해든 도광이든, 누군가 당신을 위해 일을 했는데 그들에게 아무런 이익도 주지 않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이지 않은가?서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면, 굳이 같이 일할 필요가 있을까?“진, 진짜죠? 저 속이는 거 아니죠?”도광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무술계 전체가 태허산의 실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고 있다. 태허산에서는 곤륜옥을 들어가는 열쇠를 제어하고 있으며, 수많은 무인이 그것을 얻으려고 노력해왔다.수천 년 동안 모든 세대의 무인들은 태허산에서 곤륜옥의 열쇠를 찾고 싶었지만, 아무리 강력한 무인들이라 할지라도 태허산 앞에서는 실패했다.세간에서 떠도는 태허산 무인이나 제자 중에서도 곤륜옥의 열쇠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아마 태허산의 무술이 너무 강해서 이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태허산의 무술이 강하지 않았다면, 수천 년 전에 멸망하고 오늘날까지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그래, 너희들의 표현만 좋으면 안 될 게 뭐가 있겠어?”“그래요, 본인 입으로 말씀하셨으니 지키셔야 해요! 나 도광은 오늘부터 도현 님 사람입니다. 시키는 건 다 할 수 있고, 아기를 낳으라고 해도 방법을 생각해서 낳아드리겠습니다. 그때 가서도 저한테 무술 비법을 가르쳐주지 않으면, 저도 더는 참지는 않을 겁니다.”도광이 진지하게 말했다. 그의 작은 눈은 열정으로 가득 찼다.“꺼져!”이도현은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아기를 대신 낳아 준다는 게 말도 안 되는 소리였으니 말이다.이제는 본인 성별마저도 까먹은 걸까?이도현은 도광을 더는 상대하지 않고 조혜영에게 말했다.“혜영 씨, 조 씨 가문은 아직도 혜영 씨가 돌봐야 할 것 같아요. 만약 여기 있기 싫으면 완성으로 가도 되고
그의 산장이 있는 완성으로 돌아온 이도현은 한지음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집에는 여전히 예쁘게 차려입은 열몇 명의 하녀들만 있었다. 예전에는 그들을 봐도 별 감흥이 없었지만 지금은 아마도 교룡의 척추뼈가 마지막으로 융합될 때가 다가와서인지 그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었다.그래서 그는 지금 이 하녀들을 보면서 왜 자꾸 눈길이 가는지 알 수 없었다. 특히 그 중 풍만한 부분에 자신도 모르게 자꾸 눈길이 갔다. 그리고 보고 있으면 그의 몸도 이상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고 그것은 그를 실수하고싶은 충동을 느끼게 했다.그의 작은 물건도 점점 더 통제하기 어려워졌고 매번 이럴 때면 검을 뽑아 들고 전투를 벌일 준비를 했다. 이도현은 지금 너무 꽉 끼는 바지를 입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그런 바지를 입으면 그를 곤란하게 만들기 쉽다!하루 종일 길을 걸으면서 바지 속에 막대기를 넣고 다니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지 않은가. 또 이 많은 여자들 앞에서 그곳에 큰 텐트를 치고 있는 것은 도발이나 전쟁 선포와도 같았다. 이는 두 나라 관계를 긴장하게 만들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은 그는 약간 넉넉한 바지를 입었다. 이는 많은 문제를 피할 수 있었다. 이도현은 충동을 억누르며 하녀들을 내려 보냈다!그녀들이 떠난 뒤에도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조금 나아졌다.이는 그가 지금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세 번째 선배가 했던 말이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 교룡 척추뼈는 언제든 융합될 수 있었고 어느 날 갑자기 욕망에 지배당할 수도 있었다. 그때 그는 어떤 모습이 될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이도현은 음마가 되고 싶지 않았다, 여자를 보면 이성을 잃고 덤벼드는 음마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점잖은 남자인데 음마가 된다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그가 벌거벗은 채 거리를 누비며 여자를 쫓아다니는 음마가 될 것을 생각하니 이도현은 두려웠다. 어젯밤, 조혜영에게 받은 자극을 생각하자 거의 참지
“특히 혈살의 두목을! 그들의 본거지를 정확히 찾아내면 찾기가 쉬워질 거야!”이 말을 들은 신영성존의 얼굴이 크게 변하며 놀라서 물었다. “주인님! 혈살은 그렇게 쉬운 조직이 아닙니다! 이 암살 조직은 천 년 가까이 이어져 온 거대한 조직입니다. 주인님, 정말로 혈살을 공격하려는 건가요?”신영성존은 매우 걱정스러웠다. 다른 사람들은 혈살이라는 암살 조직을 피하기 바쁘다! 혈살에 한 번 찍히면 끝없는 암살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가족들까지도 연루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혈살 때문에 집안이 망한 경우도 많았다.이도현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생각하기에 내가 선택의 여지가 있다고 보느냐? 혈살은 이미 나를 주시하고 있다. 내가 그들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나를 봐줄 것 같아?”“그들은 이미 여러 차례 나를 죽이기 위해 사람을 보냈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손을 댔다. 내가 먼저 나서지 않으면 그들은 더 강하게 나올 것이다. 이번에는 그들의 본거지를 알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혈살 조직을 유령처럼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 거다.”“알겠습니다, 주인님. 지금 바로 실행하겠습니다!” 신영성존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명령을 받았다.“잠깐!”“주인님, 또 무슨 명령이 있으십니까?”“네가 데려온 그 36명의 아이들을 매우 은밀한 장소에 데려가서 안배해라. 저녁에 네가 나를 데리러 와라! 내가 그곳으로 갈 것이다.”이 36명의 아이들을 그는 특별 훈련을 시켜서 자신에게 충성하는 부하로 만들 계획이었다. 이는 비밀 사항이므로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게 하고 싶었다.“알겠습니다!”신영성존은 명령을 받고 신속히 실행에 옮겼다. 신영성존이 떠난 후, 이도현은 바로 산장의 지하실로 향했다. 이번에 백상국에 가서 부주산에서 많은 약재를 구해왔기에 그는 단약을 제조할 계획이었다.밤이 되어서야 이도현은 지하실에서 나왔다!열몇 명의 하녀가 차려준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신영성존이 도착하자 두 사람은 산장을 떠났다. 신영성존은 이도현을
“주인님! 이 36명의 아이들은 부하가 3,000명의 아이들 중에서 주인님의 지시에 따라 신체조건, 체질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선발한 아이들입니다!” 신영성존은 이도현이 눈을 뜨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도현은 아무 말 없이 그저 36명의 아이들을 눈여겨보았다. 아이들은 제자리에 서서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들며 이도현을 똑바로 바라보았고 몸을 꼿꼿이 세우고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이 상황은 반시간 동안 지속되었고 아이들은 한 치도 움직이지 않았다, 분명 그들은 이미 훈련을 받은 것이었다.인내심과 끈기 면에서 이도현은 만족스러웠다! 그는 냉정하게 말했다. “너희는 고아다! 부모에게 버림받았든, 집안이 변화가 생겼든, 어쨌든 지금 너희는 의지할 곳이 없다! 또한 아무런 미련도 없다!”“너희가 하루 종일 떠돌아다닌 이유는 그저 한 끼 배부르게 먹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안다, 이제 내가 너희에게 한 끼 식사를 제공하겠다!”“너희가 여기까지 온 것은 너희가 충분히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한다. 왜 여기까지 왔는지 너희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무엇을 알고 있든, 왜 여기까지 왔든, 나는 너희에게 다시 한 번 선택의 기회를 주겠다!”“지금부터 내가 할 말을 잘 들어라, 다 듣고 난 후에 신중히 생각해라. 이는 너희의 인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지금부터 두 가지 길을 주겠다! 첫째, 여기 남아서 나를 따르며 내가 무공을 가르쳐줄 것이다. 나는 너희가 평생 동안 영화를 누리고 먹고 입는 걱정 없이 사람다운 삶을 살게 할 것을 보장한다!”“둘째, 만약 여기 남기 싫다면 지금 한 걸음 앞으로 나와라! 곧바로 사람을 시켜 너희를 떠나게 해줄 것이며 돈도 줄 것이다! 그 후로는 너희가 무엇을 하든, 아무도 너희를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지금! 너희들은 선택을 해라, 가고 싶은 사람은 앞으로 한 걸음 나와라! 저기 돈이 있다! 네가 가질 수 있는 만큼 가져가라, 전부 너희 것이다!”이도현이 말하며 신영성존에게 미리 준비된 상자를 열게 했다, 여러 개의 상
“좋아! 그럼 보자꾸나! 너희가 정말로 할 수 있는지!”말하면서 이도현은 신영성존에게 손짓했다. 신영성존은 이해하고 한쪽 구석에서 30여 개의 단검을 꺼내 아이들 앞에 던졌다. 이도현은 차갑게 말했다. “지금, 내가 명령한다! 땅에 있는 단검을 들어 자신의 왼손을 잘라라!”“뭐라고…”“주인님! 이건 안 됩니다…”이도현의 말에 모든 아이들이 깜짝 놀랐고 신영성존조차도 약간 놀랐다. 그러나! 사람들이 놀라는 동안, 열두세 살로 보이는 한 소녀가 달려 나와 단검을 집어 들고 망설임 없이 자신의 왼손을 내리쳤다. 퍽!즉시 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소녀의 손이 땅에 떨어졌다. 소녀는 고통에 얼굴이 창백해졌지만 이를 악물고 소리 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빗물처럼 흘러내렸고 그녀의 왜소한 몸은 고통으로 떨리고 있었다. 이도현은 그녀 앞에 다가가 물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소녀는 결연한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이름이 없습니다. 태어나서부터 팔려 다녔고 결국 버려졌습니다. 저는 이름이 없습니다!”이도현은 고개를 저으며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부터 너는 이름이 있다. 지금부터 너는 학일이다. 그리고 이제부터 너는 이 아이들의 대장이 될 것이다!”“네!” 소녀는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도현과 소녀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또 몇몇 아이들이 자신의 왼손을 잘랐다. 손을 들어 칼을 내리치는 그들의 모습은 점점 더 단호해졌다. 어떤 아이들은 고통에 비명을 질렀고 어떤 아이들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절반의 아이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은 잘린 손을 보고 두려움에 떨며 단검을 집을 용기가 없었다.이도현은 아무 말 없이 그들을 바라보며 마지막 시간을 주었다. 꼬박 3분이 지났는데도 이 아이들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이도현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몇 개의 은바늘을 튕겨 아이들의 머리에 꽂았다, 그리고 신영성존에게 말했다.“그들을
이어 이도현은 이 아이들의 잘린 팔을 모두 연결해 주었다. 그의 은바늘 덕분에 아이들의 팔은 빠르게 회복되었다. 이로 인해 열여덟 명의 아이들은 신처럼 이도현을 숭배하고 경외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마음속에서 이도현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깊어졌다.반시간 후, 이도현과 신영성존은 비밀 기지에서 나왔다. 이제부터 이 아이들은 비밀 기지에서 수련하도록 배치되었다, 먹고 자는 모든 것이 비밀 기지 안에서 이루어지며 이도현의 수련 기준에 못 미치면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비밀 기지에서 밖으로 나왔을 때, 신영성존의 몸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더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도현의 훈련이 너무나도 가혹했기 때문이다. 백만 대군을 통솔하는 준급 강자인 그도 이도현의 훈련을 보고 온몸이 떨렸다.신영성존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만약 자신이 그런 훈련을 받는다면 견딜 수 있을지. 만약 이도현이 자신에게 팔을 자르라고 했다면 그대로 따를 수 있을지. 여러 번 자문했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자신이 그렇게 할 수 있을지,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그 열여덟 명의 아이들 중 가장 큰 아이도 고작 열다섯 살이었다, 그들은 망설임 없이 자신의 팔을 잘라냈다. 특히 지금은 학일이라 불리는 소녀, 그녀의 결단은 신영성존에게 조차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그런 잔인한 심성을 가진 소녀가 이도현의 가르침을 받고 성장한다면 얼마나 무서운 존재가 될 것인가. 그녀의 자신에 대한 잔인함만으로도 앞으로 그녀가 성장하면 전 세계를 떨게 할 존재가 될 것이다.“주인님! 이런 훈련 방식은 정말 너무나도 무섭습니다!” “이 열여덟 명의 아이들이 성장한다면 아마 이 세상을 뒤집어 놓을 것입니다, 누가 그들의 상대가 될지 상상도 가지 않습니다!”이도현은 그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아이들의 발전 방향에 대해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이 열여덟 명의 아이들은 앞으로 그에게 가장 든든한 조력자이자 가족의 경호원이 될 것이다! 그들이 존재하기에 이도현은 다른
다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더라면! 신영성존은 분명 그 사람을 정신병자로 취급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한 사람이 이도현이었기에 그는 전적으로 믿었다.이도현과 함께 지내면서 그는 점점 더 이 남자에게서 어떤 신비한 마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마치 그 누구든 그의 곁에 있으면 강해지는 듯했다!예를 들어 자신도 그랬다, 이도현과 처음 접촉했을 때 그는 겨우 종사에 도달한 상태였다. 그때 그는 천하무적이라 생각하며 모든 것에 대항했다. 이도현이 그의 사생 아들을 죽였을 때, 그는 이도현을 죽여 아들의 복수를 하려 했다. 그러나 이도현과 맞붙었을 때, 이도현의 한 손에 거의 죽을 뻔했다. 그가 살려달라고 애원하지 않았다면 그의 무덤에는 이미 풀이 자라 있었을 것이다.그 후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그는 체면을 무릅쓰고 이도현을 주인으로 모셨다. 그 이후로,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그는 겨우 종사에 도달한 무사에서 종사의 최고봉에 이르러 무도의 문턱에 들어섰다. 얼마 전 이도현이 그에게 준 담약 덕분에 그는 종사 최고봉을 넘어 준급 경지에 완전히 들어섰다. 만약 이도현이 없었다면, 그는 죽지 않았다 해도 평생 종사 경지에 머물렀을 것이다.이 점을 생각하니, 신영성존은 그날 체면을 무릅쓰고 이도현 앞에 무릎 꿇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그날이 있었기에 지금의 그가 있는 것이다.“이 기간 동안 네가 맡고 있는 일을 가능한 한 미루고 네 자신의 내공을 잘 다져라. 그리고 이 아이들이 잘 수련하는지 감독해라! 네 내공이 안정되면 내가 다시 담약을 줄 테니, 그럼 너는 또 한 번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이 말을 듣고 신영성존은 크게 기뻐하며 급히 무릎을 꿇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주인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그가 한 단계만 더 나아가면 왕급에 도달할 것이다, 왕급은 그가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경지였다. 이제 그것이 이렇게 쉽게 도달할 수 있다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이 경지가 약물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도현 씨! 전에 약속했잖아요! 우리한테 아이가 생긴다면 도현 씨가 아이의 양아버지가 되겠다고. 지금 이렇게 아이를 안아 왔어요! 도현 씨가 싫지 않다면 우리 아이를 양아들로 받아주시죠!”주현진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도현에게 말했다.“이건...”이도현은 조금 난감했다.만약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양아버지가 되는 건 별문제가 없었을 것이었다. 배은망덕한 사람만 아니라면 양아버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문제는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원수가 수없이 많았다. 만약 원수들에게 그한테 양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지게 된다면 노영식네 가족은 괴롭힘을 당할지도 모른다.만약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도현은 그들의 은인이 아니라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 될 것이었다.“형수, 먼저 일어나세요! 이 일은 제대로 말해두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는 형수네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이도현은 허리를 숙여 주현진을 일으켜 세웠다.“영식이 형, 형수, 두 사람은 저의 처지를 모르세요. 모든 걸 얘기해 드릴 수는 없지만, 저한테 많은 원수가 있다는 것만 알려드릴 수 있어요. 그 사람들이 저를 건드릴 수는 없지만, 형네 가족을 괴롭힐까 봐 걱정이에요!”“제가 형네 가족을 하찮게 여겨서 형의 아이를 양아들로 삼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저는 두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 봐, 이 아이에게 피해를 줄까 봐 걱정되어서 그래요!”이도현은 잔잔하게 얘기를 꺼냈다.이 말을 들은 노영식 부부는 서로를 마주 보더니 이어서 단호하게 말했다.“도현 씨, 우리는 두렵지 않아요!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도 다 도현 씨가 만들어 준 것이잖아요. 도현 씨와 우리는 이미 정해진 운명인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형수의 이 말은 오해의 여지가 컸다.‘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이 내가 만들어 준 것이라니... 무슨 말을...’“저기... 형수... 형! 저는 정말로 두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요. 이런 말을 하면
풍성한 요리에 술안주도 많이 장만했다. 그리고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좋은 술을 오늘 특별히 두 병이나 샀다.물론 형수는 이도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커서 이처럼 진수성찬을 준비한 것이었다.이도현은 이 집안의 가장 큰 은인이라 할 수 있었다. 두 사람에게 아이가 생기고 이 한의원에서 일할 수 있게 한 일등 공신이었다.지금 매달의 수입은 이 집안 예전의 일 년 수입에 가까웠다. 요 몇 개월 동안 그녀는 이미 이삼백만 원정도 모았다.이삼백만 원이 도시에서는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그들이 생활하는 시골에서는 목돈이었다.게다가 그 금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그들은 집에서 일하고 평소에 돈 쓸 곳도 별로 없었기에 한 달 생활비는 십만 원이면 충분했고 나머지는 전부 저축했다.그녀는 행복해지는 길에서 희망을 찾은 것 같았고, 집안의 살림살이도 갈수록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이도현이 그녀에게 가져다준 것이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품어서는 안 될 생각 외에 무엇보다 이도현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노영식 부부의 아이는 노영식의 부모가 돌보고 있었다. 두 노인이 고대하던 손자가 세상에 태어난 거라 두 사람은 아이를 엄청 애지중지했다.두 노인이 계속 아이를 돌보았기에 노영식 부부는 아이를 안고 싶어도 안을 수 없었다. 주현진이 아이에게 수유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동안 거의 두 노인이 아이를 돌보았다.두 사람은 이도현이 온 것을 보고 보살님이 강림하신 것처럼 대했다. 그들은 하마터면 이도현 앞에서 무릎 꿇고 그를 맞이할 뻔했다.영감은 이도현이 자기 집안의 큰 은인이자 구원자라고 하면서 집에서 억지로 이도현에게 장생의 위패를 하나 세워주었다. 그러고는 매일 향을 피워 이도현을 위해 축복을 빌었고 그가 오래오래 백 살까지 살 수 있기를 기도했다.이도현은 저주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현재 내공으로는 몇백 살까지 거뜬히 살 수 있건만, 백 살까지 살라는 것은 수명을 단축하는 것이었다.이도현도 당연히 이것이 그들의 제일 진심
이도현은 형수가 차린 밥상을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밥을 먹다가 문제라도 생길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형수, 저 먹고 왔어요! 번거롭게 차리지 않으셔도 돼요!”이도현은 말을 마치고 급히 노문호에게 눈길을 돌렸다.그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수유 중인 형수의 가슴이 너무도 풍만하여 이도현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 기세는 이도현이 침을 놓을 때보다 더 매서웠다.“노 선생, 그동안 잘 계셨나요? 집안에도 별일 없으시죠?”이도현은 급히 화제를 돌렸다.“그럼요, 무탈합니다! 그저 한의원이 너무 바쁠 따름이죠. 게다가 도현 씨의 명성이 자자하여 한동안 많은 사람이 도현 씨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다가 없다니까 그냥 돌아갔어요.”“그래도 우리 한의원이 이제 많이 유명해져서 예전보다 훨씬 바빠졌어요. 도현 씨가 오지 않았더라면 이 늙은 몸이 곧 쓰러졌을 거예요.”“좋은 소식이네요. 이건 노 선생의 의술이 뛰어나기에 백성들이 다 믿고 맡긴다는 거잖아요.”이도현이 웃으며 대답했다.“에잇! 놀리지 말아요! 저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도현 씨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른 가서 좀 쉬다가 일하러 와요! 저는 계속 일해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요. 도현 씨가 돌아온 걸 축하할 겸 우리 저녁에 영식이네 집에 모여서 밥 먹어요!”“그... 괜찮을까요? 또 형수를 귀찮게 해야 하는데.”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형수 집에 가서 밥 먹고 싶지 않았다. 형수의 요리가 맛없는 것도 아니고, 꽃무늬 이불이 푹신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그저 형수가 무서울 뿐이었다.“귀찮을 게 뭐 있어요. 도현 씨는 아이의 양아버지이고, 한집안 식구끼리 이런 말을 하면 섭섭하죠! 계속 그런 말을 하면 저희를 무시하는 거로 여길 거예요!”이도현이 거절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형수가 다급하게 말했다.이도현은 형수가 다급하게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고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더 거절하면 그가 찔리는 것이 있어서 초대에 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도현 씨, 현진
“이것 봐! 내가 뭐라고 했어! 내가 방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 이 젊은이는 부귀의 상이고 걸음걸이도 씩씩한 데다가 온몸에서 은은한 보라색 빛을 반짝이고 있어. 딱 봐도 부귀영화를 누릴 상이지, 절대 그렇게 소질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이제야 믿겠어? 내 말이 맞는다는 거!”제일 먼저 반응한 할아버지께서 나서서 이도현을 가리키며 듣기 좋은 단어만 골라서 칭찬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계속 입을 삐죽거렸다. 바로 이 할아버지께서 조금 전까지 그를 파렴치한으로 몰았는데, 지금에 와서 말을 바꾸다니 참으로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이었다.“그러니까! 나도 그랬지. 이 젊은이는 딱 봐도 복이 있고 부귀한 사람이라고. 근데 너희는 귓등으로 듣기만 했어!”다른 사람도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신의, 만나서 반갑네. 난 이춘식이야. 우리 같은 이씨로서 오백 년 전에 한 가족이었을 거야. 넌 정말 우리 이씨 가문에 큰 체면을 세워줬어!”“이신의, 난 김두만이라 하고 나의 외할아버지도 성이 이씨야. 우리도 한 집안이라고 볼 수 있어!”“이신의, 나도 이씨 성을 가진 외할아버지가 있는데, 자네와 똑같이 생겼어!”수염이 새하얗고 이가 싹 빠진 한 할아버지가 말했다.이도현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연세가 이렇게 많으신 분이라면 이분의 외할아버지는 진작에 돌아가셨을 건데, 이렇게 나와 친한 척한다고! 자기 외할아버지더러 날 저승으로 데려가라는 거야 뭐야!’ “퉤! 뻔뻔스럽기는! 고아 주제에 어디 감히 외할아버지가 있다고 이신의와 친한 척하려고 해! 우리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야말로 이씨야!”뻔뻔한 사람이 또 한 명 나타났다.이도현은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 어르신들이 너무 무서웠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할뿐더러 그럴듯하게 말하여 진짜인 줄 알았다. 이것도 모종의 경지라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이도현은 황급히 한의원 안으로 도망쳤고 그제야 고요함을 되찾았다.“도현 씨, 돌아왔군요! 하하하... 이 자식, 왜 이제야 돌아왔
이도현은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쭈뼛쭈뼛하게 내디딘 걸음을 도로 거두었다. 그는 성급 고수보다 눈앞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이도현이 자신이 이곳의 의사라고 설명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노영식이 한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걸어 나왔다.“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만 떠드세요! 다 진료해드릴 테니까 새치기하지 말고 줄 서서 기다리세요.”“신의 양반, 우리가 진료 보는 데 방해하려고 떠들어댄 것이 아니라, 반반하게 생긴 도시 사람이 염치없이 새치기하려고 해! 규칙을 어기려고 해!”한 할아버지가 울분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도현은 이 말을 듣고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이런! 내가 언제 염치없이 굴었어?’“새치기! 누가 새치기했어요?”노영식이 물었다.“이 사람이요!”“바로 저 젊은이예요. 도덕심이라고는 일도 없어요!”“맞아요! 염치가 전혀 없어요! 우리가 온 오전 줄을 서도 새치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저 사람은 오자마자 새치기했어요. 그러고도 도시 사람이라고! 퉤!”또 한차례의 비난을 받은 이도현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냥 들어가서 일하려는 것뿐인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벌써 세 번이나 욕을 먹었어. 게다가 한의원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설사 내가 진짜 진료받으러 왔다고 해도, 새치기하면 어때서? 한번 욕하면 그만이지, 끝없이 욕할 줄이야. 시골 사람이 제일 순박하다고 들었건만 왜 이 어르신들은 이렇게 다르지?’“이도현 씨... 돌아왔어요...”노영식은 이도현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기뻐하며 그에게 달려갔다.이도현은 손을 뻗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오늘 운이 안 좋았다.“언제 돌아온 거예요? 미리 전화하지 그랬어요. 저희가 알았으면 마중하러 가는 건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삼촌이 이도현 씨를 오랫동안 그렸어요... 그리고 저의 아내도 거의 매일 밤 이도현 씨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가 돌아오기만 하면 아이의 양아버지로 모시겠다고!”노영식은 감
조금 거친 섬섬옥수로 능수능란하게 계산기를 눌렀는데 그런 진지한 모습이 여자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듯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노영식의 아내, 이도현의 형수였다.한의원이 확실히 아주 바빠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를 낳은 지 몇 달도 안 되는 형수가 이렇게 나와서 일을 도울 리 없었다.그러나 형수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것을 보아하니 그녀가 이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긴 한의원에서 일하면 한 달에 오십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게다가 지금 월급이 올랐을지도 모른다. 이건 농촌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일자리였다.그리고 지금 부부가 모두 한의원에서 일하기에 한 달에 최소 백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정도는 무조건 농촌에서 고소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더군다나 부부가 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가정을 돌볼 수 있었다. 일도 지체하지 않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이 일자리는 그야말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것 못지않았다.이도현은 이 부부가 하는 일이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잔뜩 받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질투에 눈이 멀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이 부부도 충분히 빡세게 살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형수는 아이를 낳은 지 겨우 몇 달밖에 안 되는데 벌써 일하러 나왔다.백성들은 역시나 응석받이로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1년은 쉬었을 것이었다.물론 도시 사람들의 생활 조건이 좋으니 휴식을 많이 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거 아니겠어?이도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의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겨우 두 발짝 걸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에잇! 거기! 앞에 총각! 너 뭐 하는 거야! 양심이 있다면 뒤에 가서 줄을 서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 서고 있는 게 안 보이냐? 빨리 가서 줄 서!”“맞아! 맞아! 뒤에 가서 줄 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을 서는 거 못 봤냐! 어디서 새치기야! 뒤에 가서 얌전히 줄 서! 참! 요
이도현은 이 가족의 감사 인사를 마다하고는 남자에게 앞으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앙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어떤 일이든 도가 지나치면 본연의 가치를 잃기도 하는데 좋은 마음에서 출발한 일도 나쁜 일로 만들 수 있었다.특히 이번 일처럼, 만일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면 그것은 신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해치는 것이었다.이튿날 아침이 되자마자 남자는 사람을 불러 아내와 아이를 들것에 싣고 산에서 내려왔다. 떠날 때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절의 스님을 쳐다보았다.그 표정은 마치 앞으로는 이곳에 두 번 다시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고, 돈을 어디에 쓰든 절대 너희 같은 양심 없는 가짜 스님에게 바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이도현도 떠나갔다. 그는 재물을 탐내고 하마터면 사람까지 죽일 뻔한 이곳에 1분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머무르다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질까 두려웠다.물론 그는 아무것도 폭로하지 않았다. 마치 하늘과 땅에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천지의 도리를 이루었다.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만약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면 이 세상은 완전하지 못할 것이었다.만물이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도리가 있는 법이고, 하물며 나쁜 사람은 그들보다 한층 더 나쁜 사람에게 응징받을 것이기에 이도현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이도현이 보기에는 이 스님들이 구제 불능한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어젯밤 이도현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임산부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었다. 게다가 스님이 이 모든 것을 초래한 것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결국은 여자의 남편이 너무 미신을 믿어서 출산을 앞둔 아내를 데리고 부처님께 예배드리러 왔다가 이런 일이 생겼던 것이었다.누가 옳은지 그른지, 또 누구의 책임인지 분명히 따질 수 없었다. 다행
이게 그들이 말한 보호란 말인가! 보호해 준다고 해놓고, 아내는 이 절에서 죽을 뻔했다니.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남자는 정말 후회스러웠다. 과거의 자신이 그저 미련한 바보 같았다. 자신의 월급 절반을 절에 바치고 돈을 그렇게 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었다. 바로 그때, 막 정신을 차린 여자가 배를 움켜잡고 비명을 질렀다. “여보. 나 배가 너무 아파. 아마 곧 낳을 것 같아. 여보 나 좀 살려줘.” 이도현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휴. 하느님! 당신이 나를 이렇게 시험에 들게 하시나요!” 그는 미칠 것만 같았다. 의술은 자신 있지만, 출산 경험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그는 남자다. 그러나 여기에서 의사라곤 그 혼자뿐이었다.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이 일은 그의 몫이었다. “세상에 대체 어떻게 이 타이밍에 애를 낳겠다는 거야? 조금만 더 참아서 내일 병원에서 낳으면 안 되나? 이 시점에서 출산이라니, 너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거 아니야?” 이도현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건 단순한 치료가 아니다. 그는 해본 적도 없는 출산을 도와야 했다. “신의여! 제발 제 아내를 구해주세요! 그녀가 곧 아이를 낳아요!” 남자는 이도현 앞에 달려와 애원했다. “어서 뜨거운 물을 다시 준비해라. 정말 너희 집안에 큰 빚을 져서 갚는 것 같은 기분이다! 너는 남고 나머지는 다 나가라!” 이도현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네.”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말을 못 하고 급히 방을 나갔고, 겁먹은 동생만 남았다. “뭐 하려고 멀뚱히 서 있어! 얼른 산모의 바지를 내려! 안 내리면 입으로 애를 낳게 하려는 거야? 아이고! 너도 여자이면서 아무것도 모르냐?” 이도현은 짜증을 내며 그녀를 나무랐다. 당황한 여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언니의 바지를 내렸다.그 후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침대 시트로 여인의 하체를 가렸다. 그는 여인에게 침을 놓으며 기를 돌게 했다. 정신없이 손을 움직인 지 약 30분
어떤 것들은 정말 믿을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번 그런 경험을 한 이도현은 지금은 깊이 믿게 되었다. 이런 것들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행히 이도현은 얼마 전 주씨의 아내와 그의 장인과 관련된 일을 겪고 나서, 미리 대비해 몇 가지 부적을 더 준비해 두었다. 음양탑에 보관해 두면 급하게 필요할 때 주사와 황지를 찾아다녀야 했다. 주사는 약국이나 특수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집에 비축해 둘 법한 물건이다. 그러니 대비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지금처럼 바로 쓸 수 있게 말이다. 이도현은 임산부의 동생을 돌려세우고 그녀를 방에서 잠시 나가게 한 후, 황색 부적 한 장을 꺼내 임산부의 몸에 대고 몇 번 그리며 주문을 중얼거렸다. 임산부의 기운이 변하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지자, 그는 비로소 멈췄다. 이 과정을 거친 그는 상당히 지쳤다. 몇십 분 동안 정신과 체력이 크게 소모되어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제 언니는 어떤가요? 왜 아직 깨어나지 않는 거죠?” 여동생은 이도현의 치료가 끝나자 조급히 물었다. “나는 의사이지, 신선이 아니야. 모든 일에는 과정이 있는 법이야. 가서 그녀의 남편을 불러 몸을 따뜻한 물로 닦아 주게 해.” 이도현은 피곤한 얼굴로 답했다. 그의 의술은 뛰어났지만, 이 여인의 상태는 이미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것은 억지로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고, 마치 염라대왕과 생명을 놓고 다투는 것과 같았다. 만약 그렇게 빨리 효과가 난다면, 그는 진정 신선이 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여동생은 무언가 할 말이 있었지만, 방금 이도현이 보인 위엄을 떠올리며 입을 다물고 언니의 남편을 불러왔다. 두 사람은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여인의 몸을 따뜻한 물로 닦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 덕분에 여인의 미약했던 숨소리가 점차 강해지더니, 마침내 여인이 신음하며 눈을 떴다. “살았다! 내 아내가 살아났어. 그녀가 죽지 않았어.” 남자의 격한 말에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