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령!” 이도현은 잠시 멍해졌다.갑자기 툭 튀어나온 정체불명의 존재는 정말 난생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뭐지? 가서 확인해 볼까?”이도현이 말하면서 바깥으로 유유히 걸어 나갔다.이때 신영성존도 그 뒤를 따르면서 서둘러 물었다.“무슨 일입니까, 스승님?”“글쎄? 가보면 알겠지!”뒤이어 세 사람은 산장 정문에 다다랐다.밖에는 검은색 SUV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한 중년의 남성이 심각한 얼굴로 손에 백호 머리가 찍힌 종이를 들고 차량 앞에 떡하니 서 있었다.이도현이 다가오는 것을 본 그 남성이 큰 소리로 외쳤다.“이도현! 나는 백호의 집행관 이혁이다. 백호령을 전달하라는 명을 받았다. 이제 나는 백호 사법기관을 대표해 이도현 당신의 죄를 낱낱이 밝히겠다!”“죄목 첫 번째! 잔인한 수법으로 완성의 강씨 가문을 무고하게 파멸시킨 죄! 죄질이 악하다!”“죄목 두 번째! 너는 서북후를 죽였다! 국가 공무원을 죽인 죄! 용서받지 못할 죄다!”“죄목 세 번째! 지국의 노구치 가문 무도관에 침입해 살인을 저지르고 건물을 파괴한 죄! 이웃 나라 간의 평화를 깨트린 죄다!”“죄목 네 번째! 무고한 자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죄!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다!”….이혁은 종이를 들고 위에 적힌 내용에 따라 이도현의 죄를 한 줄 한 줄 조목조목 읽었고, 그 전후로 총 12개의 죄목이 적혀 있었다.이도현은 듣자마자 어이가 없었다. 그는 이 죄목 중에 서북후를 죽인 것을 포함해서 자신이 저지른 죄는 바로 인정했다.하지만 제일 최악이었던 것은 바로 성폭행이었다! 여자를 호텔로 납치해서 성폭행했다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가장 최악은 뭐니 뭐니 해도 그가 노파를 성추행했다는 것이었다.‘내가 얼마나 게놈이었으면 이 정도로 옹졸하게 보였지? 게다가 노파를 성추행할 정도로 여자가 고팠다고? 내 취향이 언제부터 이렇게 독특해졌는지 나조차도 몰랐다고?’이도현이 멘탈이 반쯤 나갔을 때, 이혁이 옆에서 엄숙하게 말했다.“죄인 이도현, 백
이도현은 말하면서 기화영이 준 동해 용왕을 상징하는 토큰을 꺼내 들어 손에 힘을 힘껏 주어 토큰을 한 줌의 가루로 만들었다.그러고는 손을 이리저리 흔들며 분말가루를 내던졌다.“스승님!”신영성존은 하늘에 흩날리는 가루를 보고 깜짝 놀랐다.“용왕님!”자연이도 충격으로 소리를 질렀다.그녀 역시 깜짝 놀라 이도현을 빤히 쳐다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두 사람이 정신을 차렸을 때 이도현은 이미 대문 안으로 들어갔고 그들은 서둘러 다시 따라갔다.방으로 돌아온 후 신영성존이 안타까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스승님, 용팀 동해 용왕의 신분을 정말로 포기하실 겁니까?”그는 용팀 동해 용왕의 위상이 수백만 병력을 지휘하는 성존인 자신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사실을 알기에 이 상황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동해 용왕, 그것은 정말 왕과 같은 존재였다. 왕이란 곧 그만큼의 황금 가치가 있는 존재였다.이도현은 이제 겨우 20대에 불과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와 더 나아가서 어떤 무궁무진한 존재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조건을 이도현은 하필이면 원하지 않았다.이런 대범함은 신영성존 그에게는 없었다.자연이는 여전히 놀란 얼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앙증맞은 입으로 침을 꼴깍 삼키고 겨우겨우 입을 열었다.“용왕님! 용팀의 동해 용왕 토큰을 파괴하는 것은 그렇게 쉽게 넘어갈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이 토큰은 염황 님께서 친히 내리신 거라고요! 그리고 백호 사법기관의 백호령도 이에 만만치 않습니다. 용왕님, 진짜 이러다 큰일 나십니다!”자연이가 말하는 순간에도 그녀는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보아하니 그녀는 진심으로 이도현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이도현은 별로 개의치 않은 모습이었다.“괜찮아! 이 모든 건 애초에 화영 선배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거였어. 화영 선배만 아니었다면 그깟 용팀? 백호? 참나, 어이가 없네!”이도현의 말은 진심이었다. 그는 다섯 번째 선배, 기화영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용팀이든 백호든
이도현이 백호 사법기관의 집행관 따귀를 마구잡이로 때렸다는 소식은 날이 밝을 때쯤 이미 염국의 백호 사법기관 본부에 전해졌다.그 시각, 백호 사법기관에서 7~8명의 남자가 암울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서 그 문제를 논의하고 있었다. 이 사람들 외에도 주변에는 40~50명의 사람이 서 있었다.이 사람들은 전부 백호 사법기관의 고위층 구성원으로 그들 중 가장 약한 사람도 종사급 경지에 이르렀고 각각 모두 신영성존이 돌파하기 전의 실력에 필적했다.하지만 그들에게는 앉을 의자 하나가 없었고 앉아서 발언할 자격조차 없었다.다부진 체격에 무표정한 얼굴의 한 중년 남성이 테이블을 세차게 탁 내리치며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미쳤구먼! 이놈의 이도현! 간덩이가 부었구먼! 감히 이렇게 건방을 떨다니, 염국에서 감히 우리 백호 사법기관 집행관을 마구잡이로 폭행해? 어찌 이럴 수가, 정말 말도 안 돼!”백호 문! 백호 사법기관의 법관이자 염국의 권력자 중 한 명으로 일명 백호 왕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다.그 순간, 그는 노발대발하며 마음속 분노가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다.그의 곁에는 하얀 붕대로 얼굴을 꽁꽁 싸맨 채 눈과 입만 드러낸 한 남자가 서 있었는데 그는 다름 아닌 이도현에 의해 입술이 부르터진 이혁이었다.속담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바로 이도현을 말했다. 이혁은 비록 큰 직책은 아니지만 그는 그래도 백호 왕 백호 문의 부하였다. 이도현은 뜻밖에도 그를 무시하고 이혁을 이렇게 무차별하게 폭행했다. 이것은 그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이때 이혁의 밖으로 드러낸 한 쌍의 눈빛에는 분노와 원한으로 가득 차 있었고 백호 문을 바라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법관님, 억울합니다! 반드시 저를 위해 복수해 주셔야 합니다!”“이도현, 이놈은 정말 건방져요! 제 면전에 대고 감히 우리 백호 사법기관을 모욕했습니다. 염국 사람이면서 감히 우리의 통제를 거부했습니다! 이건 엄연히 국가 권위를 도발하는 행위이고 염황 님을 무시하는 행동이며, 곧
백호 왕의 즉시 처형하라는 말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백호 사법기관의 문이 스르륵 열리더니 한 여자가 서릿발 같은 얼굴로 살기등등하게 걸어 들어왔다.“허허허! 우리 대단하신 백호 왕, 지금 누구를 즉시 처형하시려는 거죠?”여자의 서늘한 말 한마디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집중되었다.이 여자는 그 자리에 참석한 대부분 대부가 잘 아는 인물로 바로 용팀 팀장 기화영이었다.“기화영! 간덩이가 부었구나!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통보도 없이 우리 백호 사법기관에 쳐들어와? 아주 무서운 게 없구나?”백호 문은 성난 표정으로 기화영을 노려보며 크게 호통을 쳤다.기화영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살기 어린 어투로 말했다.“내 간덩이가 부어요? 도현이를 잡아다가 심판을 받게 하고 도현이를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는데, 지금 날 무시하는 건가요? 누누이 말하지만 누가 감히 도현이를 건드린다면 그게 누구든 간에 그놈의 온 가족까지 싹 다 죽이겠습니다. 백호 문, 당신을 포함해서요! 내 말 못 믿겠으면 어디 한 번 해보시든가! 도현이 머리털 끝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당신, 백호 문부터 시작해서 전체 백호 사법기관 아래 부하들까지 아무도 살아남을 생각 마요!”기화영의 냉정한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감히 말을 잇지 못했다.이 여자는 겉모습은 꽤 예쁘장하지만 실제로 손을 쓴다면 정말 말한 대로 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었다.그녀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여자가 정말이지 돌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를 사지로 밀어붙이면 어떤 일이든 저지를 수 있었다.“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백호 문의 얼굴은 어두워졌고 차가운 목소리로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말했다.“협박하면 또 어쩔 거예요? 어디 한 번 해봐요!”기화영은 조금도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옆에 있던 이혁이가 다급하게 외쳤다.“화영 씨, 이도현은 국법을 무시하고 염황을 모욕했으며 그 죄질이 상당히 나빠요! 또한 법 무서운 줄 모르고 무차별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등 완전 무법천지라고요. 이도현의
온 장내가 쥐 죽은 듯이 고요했고 누구 하나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모든 시선이 활짝 열린 문과 떠난 기화영의 그림자에 머무른 채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이 여자, 정말 너무 우악스러워서 50~60명의 남자도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말도 안 돼! 이 천한 계집애! 못된 계집애!”백문 호는 화가 나서 이를 빠득빠득 갈았다. 그러나 그는 기화영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간절히 기다렸다가 마침내 못된 계집이라고 욕을 퍼부어 화를 풀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다소 경멸의 눈빛으로 자기 집안 우두머리를 바라보았다.‘방금까지 방귀 한 번 크게 뀌지 못하더니 이제 와서 무슨 욕지거리야?’‘그 여자가 당신 종놈 따귀를 때려죽일 때 입도 뻥긋 못하더니 멀리 가버리니까 뭐 천한 계집애라고 잘근잘근 씹어?’‘왜 이래? 우리 앞에서 뭐 자기 배짱을 보여주겠다는 거야, 뭐야? 누군 뭐 욕할 줄 몰라서 안 하나? 나라도 다 할 수 있겠다! 못된 계집애!’백호 문은 모든 사람의 시선을 느꼈는지 냉담한 눈빛으로 군중을 쓱 훑어보더니 코웃음을 치고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해산의 말 한마디도 없이 홀로 떠났다.다른 거물들은 뒤에 남겨진 채 허탈하게 서로를 쳐다보다가 결국 실소를 터뜨렸다. 이도현을 죽이기 위한 회의는 이렇게 허무하게 끝났다.그 이유는 역시 기화영의 협박 때문이었다.기화영의 광기를 아는 사람은 감히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단순한 위협일 수도 있지만, 그 여자는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 그녀는 한다면 정말 하는 여자였다.이 때문에 기화영을 경계하는 사람이 많았고, 심지어 이런 거물들도 그녀를 두려워했다.결국 업무상 사소한 일 때문에 가족을 해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았다.백호 문은 사무실로 돌아와 밀실로 들어가서 세컨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곧 연결되자 수화기 너머에서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하하하! 백호 형! 이게 몇 년 만이야? 드디어 이 동생이 다시 생각이 났나 봐? 무슨 일이야? 또 천길 조
”이건 전설 속 아이템이 아니고서는 달리 설명할 수 없어! 그놈이 아무리 악마라도 이런 일을 할 수는 없어! 8년 사이에 종사급 강자를 죽이고 이미 무도의 길에 들어선 조건희마저 죽였어! 이게 어떤 개념인지 생각해 봐.”수화기 너머로 긴 침묵이 흐른 뒤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확실히 악마적이네! 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 우리한테 중요한 건 바로 전설 속 그 아이템이야! 그것만 손에 넣으면 이 천하가 전부 우리 것이 될 거야!”백호 문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하하하! 식욕이 크시네! 난 염국 하나만 있으면 돼! 전 세계? 난 별로 흥미가 없어!”“하하하!”수화기 너머에서 큰 웃음소리와 함께 그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그건 당신의 야망이 너무 작은 거고, 분명 얻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왜 다 가지지 않아?”“이 문제는 나중에 다시 얘기해. 방금 입수한 소식인데 요 이틀 안에 그놈이 곧 향진성으로 가는데 크루즈 호로 갈 거야! 자네가 알아서 해! 국내에서는 이놈을 상대하기에는 일을 그르칠 수도 있어서 여전히 조금 조심스럽지만, 향진성에 도착하면 아무 문제 없을 거야! 이 일은 자네 천길 조직이 확실히 잘 처리할 수 있겠지?”수화기 너머에서 천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나 천하에게 그럴 힘이 있는지 없는지 백호 문, 당신이 아직도 몰라? 우리가 협력한 시간이 얼마나 오래됐는데, 매번 당신들이 싼 똥을 우리 천길 조직이 치워 주지 않은 적 있어? 그것도 매번 깔끔하게 처리했잖아! 게다가 이번에는 단순히 당신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천길 조직 이익이랑 관련이 있는데 잘못할 턱이 있나! 그래 안 그래? 백호 왕!”“흠, 이상한 짓 작작하고 자네는 지금 당장 향진성으로 떠나! 내가 백호 사수인 서 씨 장로를 그쪽으로 보낼 테니까 그때 자네가 협조해 줘! 이번에는 우리가 원하는 걸 꼭 얻어내고, 그 녀석은 그 자리에서 바로 처리해 버려! 못돼먹은 계집애, 감히 대놓고 나를 협박해? 내가 그 계집애 후배를 죽여서 아주 본때를 보여
이때 이도현은 이미 신성으로 가는 기차역에 도착해 있었고 한지음은 아쉬워하며 마지못해 그를 배웅했다.“지음아, 얼른 돌아가! 그동안 별다른 일 없으면 완성에 있지 말고 황성으로 돌아가. 돌아오면 내가 다시 연락할게!”이도현이 눈시울이 붉어진 한지음을 보는데 이상하게도 생 사이별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현이 오빠, 몸조심하고 일 끝나고 꼭 일찍 돌아와야 해요, 안 그러면 정말 보고 싶을 거예요!”한지음이 감정에 북받쳐 말했다.이 말을 듣는 이도현은 왠지 안락한 기분이 들었다.‘이런 게 바로 사랑이구나!’ 스물여섯 살이 되어서야 그는 이 기분을 누리게 되었다.이것은 원래 열일곱, 열여덟 살짜리가 들어야 할 사랑 고백인데 그는 이제야 비로소 듣게 되었고 그는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몰랐다.“걱정 마! 볼일 다 보고 최대한 빨리 돌아올게. 얼른 가! 곧 있으면 열차가 출발할 텐데 난 이만 가 볼게.”이도현이 다정하게 말했다.“그래!”한지음이 이도현을 멍하니 바라본 채 ‘그래’ 하고 짧게 단답형으로 대답했다.그러다 어디서 나온 용기인지 갑자기 단번에 달려들어 이도현의 품에 쏙 안기더니 두 손으로 이도현을 꽉 껴안고 그 섹시립으로 이도현의 입술에 키스했다.행복이 너무 갑작스럽게 다가와 이도현은 한동안 멍한 채로 눈을 휘둥그레 뜨고 한지음의 격렬한 키스를 받았다.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이도현은 여자가 이렇게 적극적인데 정작 본인은 아무런 표현도 없이 혼자 무뚝뚝하게 서 있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여자가 주도하고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데 모르쇠로 일관하면 남들은 여자가 나쁜 남자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꼴이라고 생각할 것이다.한지음의 명성과 체면을 위해 이도현은 이에 부응하기로 결심했다.깨달음과 동시에 그 장면은 그야말로 격렬했다.그 뒤 내용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기에 자세한 내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몇 분 뒤, 이도현은 온몸에 힘이 풀린 채 헐떡거리는 한지음을 풀어주었다.이 순간, 한지음의 눈은 이미 욕정에 흠
연진이가 한바탕 잔소리를 늘어놓자, 이도현이 당황한 채로 다급하게 말했다.“아니에요, 난 선배가 매일 보고 싶었는데요. 화영 선배나 연주 선배도 그렇고 선배들은 전부 다 내 가족인데 어떻게 선배들이 안 보고 싶었겠어요?”“쳇, 네 말 퍽이나 믿겠다! 역시 남자들은 다 똑같아, 욕심이 끝도 한도 없어! 사실대로 말해, 네가 지음이를 확 덮친 거지? 너 아직도 모태 총각, 맞아?”연진이의 엉큼한 말에 이도현은 지레 겁부터 먹었다.‘이게 무슨 선배야? 분명 내연녀를 잡는 본 처나 다름없잖아!’“…. 선배!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요! 덮치긴 뭘 덮쳐요, 그런 말은 듣기 너무 거북해요! 선배, 전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이도현은 골치가 아파졌다.그의 몇 안 되는 선배들이 하나같이 그를 골치 아프게 만드는데 그의 다섯 번째 선배, 기화영은 엉큼한 말은 안 해도 항상 말보다는 행동이 앞섰다. 지난번의 경험을 생각하면 그는 지금까지도 심장이 벌렁벌렁했다.“이 나쁜 놈아! 듣기 거북해? 하긴 했으면서 나는 말 못 하게 해? 너 딱 기다려, 나중에 만나면 넌 나한테 죽었어! 무정한 놈!” “알았어요, 알았어! 선배 말이 다 맞아요. 내가 잘못했어요. 내가 죽일 놈이에요.”이도현은 그저 살려달라고 애원할 수밖에 없었다.“알면 됐어! 사실 오늘 내가 전화한 이유는 네가 지금 위험하다고 알려주려고 전화한 거야. 내가 아까 백호 문과 천길 조직 보스 천하가 통화하는 걸 도청했는데 그놈들이 향진성에서 너를 처리한다 그랬어. 조심해! 화영 선배가 다른 사람은 걱정하지 말고 너한테 덤비는 놈은 다 죽여도 된다고 했거든.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 태허산 제자는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란 걸 보여줘! 화영 선배가 정 힘들면 대선배를 불러오면 된다고 했어! 첫째도 조심, 둘째도 조심! 못할 것 같으면 차라리 빨리 황성으로 돌아와! 우리는 당장 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자리를 비울 수 없어. 여기 일 끝나면 화영 선배나 다른 선배가 도와주러 갈 거야!”연진이가
태양왕의 실력이 어떤지, 제일 강한 기술이 뭔지를 보여줄 새도 없이 목숨을 걸 기회도 없이 태양왕은 이렇게 이도현의 손에 죽었다.정말 불쌍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안타깝다고 말할 수는 있다.태양왕은 온몸에 강한 내공을 지니고 있지만 최후의 결말은 일반인보다도 못하다. 왜냐하면 일반인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때 발버둥을 두어 번 칠 수가 있다.하지만 태양왕은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젠장...”이 광경을 본 사탄 지옥 조직의 사람들은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그들은 이도현이 이렇게 담이 크게 정말 태양왕의 목을 부서뜨릴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것도 지옥주의 얼굴 앞에서 대놓고 그런 짓을 했다.‘어떻게 감히 이럴 수가 있지? 정말 두려운 게 없는 거야? 태양신전과 사탄 지옥 조직 이 두 패권자한테 다 밉보일 생각인 거야?’많은 사람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혐오스러운 벌레 같은 놈. 네가 감히...”지옥주는 크게 뒤통수를 맞았다.이도현이 이렇게 결연하게 일말의 안면도 안 봐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지옥주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도현은 바로 태양왕을 죽였다.이건 지옥주에게 시비를 거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도현은 지옥주의 말을 전혀 안중에 넣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네가 뭔데라는 말까지 했다.지옥주는 속에서 화가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수년 이래 그 누구도 감히 이렇게 그의 권위를 도발하지 못했다.심지어 태양왕도 그와 날카롭게 맞서 싸웠을 뿐이지 그를 도발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지옥주는 밖에서 온 새파랗게 어린놈한테, 그것도 동방에서 온 작은 개미 같은 놈한테 도발을 당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참을 수 없었다.지옥주의 얼굴에는 살기가 용솟음쳤고 분노 때문에 얼굴이 일그러졌으며 아주 무서워 보였다.하지만 지옥주가 이렇게 나올수록 이도현은 속이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그는 웃는 둥 마는 둥 하면서 태양왕의 시체를 땅에 버려두고는 발로 지옥주의 앞으로 찼다.“이놈을 달라고 했잖아. 이렇게 줄 테니 가져가도 돼.”이도현이 조롱하면서
“이도현! 지옥주를 뵀으면 무릎을 꿇어야지.”“짐승 같은 놈. 지옥주가 너더러 태양왕을 놓으라고 명령하잖아. 귀먹었어? 빨리 그 손을 놓지 못해?”“무릎 꿇어!”지옥주 뒤에 있던 노자 몇 분이 이도현을 향해 손가락질하면서 큰소리로 야단쳤다.조금 전까지 죽음의 위협을 느꼈던 태양왕은 지옥주가 자기를 구해줄 뜻이 있어 보이는 것을 보자 순식간에 좋아하는 연예인을 본 것처럼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커다랗고 파란 눈에는 순식간에 억울함으로 가득 찼고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아 보였다.“지옥주! 나를 구해줘... 빨리 나를 구해줘... 지옥주야...”“이 빌어먹을 짐승 놈이 나를 죽이려고 해. 우리 태양신전을 파멸하고 성지를 뒤엎으려고 해. 빨리 나를 구해줘. 지옥주야...”태양왕은 억울함이 가득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마치 술집에서 술을 먹고 떡이 된 아가씨가 이튿날 아침 일어나보니 홀몸으로 호텔 침대방에 있는데 들어온 사람이 자기 남자친구인 것을 보고 순간 억울해서 울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분명 잘못은 자기가 해놓고 억울해하는 그런 느낌이다.태양왕과 지옥주는 상대방을 서로 물어뜯고 싶어 안달 난 철천지원수다. 하지만 지금 그는 지옥주에게 구해달라고 청을 들고 있다.정말 세상 오래 살다 보면 별의별 일이 다 있다.지옥주는 씩 웃으면서 조롱하는 눈빛으로 태양왕을 한눈 보았다. 그는 태양왕의 말에 답변하지 않고 오히려 눈길을 이도현에게 돌렸다.“이도현! 그 손을 놓지? 난 너와 싸우고 싶지 않다.”“성지는 우리 사탄 지옥과 태양신전의 구역이야. 네가 성지에 와서 멀쩡한 성지를 개판으로 만들어 놨으니 죄가 크다.”“나는 원래 너를 지옥으로 보내서 제대로 속죄하고 참회하게 만들려고 했는데 네가 어렵게 내공을 수련한 것을 봐서 이번 한 번만 봐주지. 지금 태양왕을 놓고 나를 따라 사탄 지옥으로 가자. 그럼 네가 저지른 죄에 대해 속죄한 뒤에 너를 놓아줄게...”지옥주는 아주 거만하게 이도현을 전혀 안중에 넣지 않았다.그는 이도현이 태양왕의
담약은 이도현에게 있어서 제일 쓸모없는 것이다. 이도현이 직접 제련해낸 담약은 남이 꿈에도 그리는 물건인 것도 모자라 음양탑이 그에게 준 담약 세 병은 정말 무적의 정도다. 그 세 가지 담약에 비하면 나머지 담약은 쓰레기에 불과하다.여자. 여자라면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이 세상에 그의 선배보다 더 이쁜 여자가 있을까? 한지음보다 더 큰 여자가 있을까? 게다가 이도현은 동방 여자를 좋아하니까 서방의 여자들은 일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권력은 더더욱 개똥보다 못했다. 이도현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바로 권력이다. 쓸모없는 것들이다.“내가 네 물건을 마음에 들어 할 것 같아?”“게다가 내가 만약 정말로 네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원한다면 너를 죽인 다음 뺏는 것이 더 낫잖아.”이도현이 장난스럽게 말했다.“너... 너 그러면 안 돼... 안 돼...”태양왕은 겁을 먹더니 눈을 부릅떴다. 그는 이도현이 이렇게 예상 밖으로 나올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그는 삽시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태양왕은 자기가 내놓을 수 있는 제일 큰 자본을 다 내놓았다. 하지만 이도현은 그가 중요시하는 것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이도현은 놀라며 당황해하는 태양왕을 보면서 그의 목숨을 앗아갈 준비를 했다.갑자기!노여움 소리가 밖에서 전해졌다.“자식! 담도 커라. 태양왕을 개 잡듯이 손에 잡고 있다니. 정말 무식한 것이야 아니면 죽으려고 덤비는 거야.”“지금 그를 놓아줘. 그는 오직 지옥주인 내 손에서 죽을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은 그를 죽일 수 없다.”갑자기 전해오는 목소리가 모든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그러자 한 무리 사람이 천천히 안으로 걸어들어오는 것을 봤다. 족히 몇백 명이 되었다.그들은 모두 검은색 장포를 입었고 장포에 검은색 모자가 달려있었다. 큰 모자가 머리에 씌어 있고 그들의 가슴 위치에는 주먹만 한 크기의 해골 모양이 수 놓여 있었다. 아주 흉측해 보였다.“사탄 지옥조직!”“지옥주?”“저 사람들이 어쩐 일로?”“지
이도현의 손에 잡힌 채 마치 죽은 개처럼 아무런 반항능력이 없는 태양왕을 보며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냉기를 들이마셨다.무섭다.너무 무섭다.이건 그들의 왕이자 성지 태양신전의 태양왕이다. 태양신전이 성지에서의 지위를 놓고 보아도 태양왕은 절대 성지에서 손에 꼽히는 왕이다.성지에서 태양왕이 방귀를 뀌기만 해도 구덩이를 크게 만들어낼 수 있다.하지만 지금 그렇게 강한 자인 태양왕이 지금 이렇게 남에게 목을 잡힌 채 공중에 떠 있다니.이건 무섭다 정도를 넘어서서 완전히 소름이 돋는 정도다.이도현은 태양왕의 목을 잡아서 들어 올린 것도 모자라 비아냥거리는 말까지 했다.‘정말 사람을 너무 업신여기는 거 아냐?’‘이건 사탄보다 더 무서운 악마네.’태양왕은 놀라서 혼이 나갈 정도다. 그는 질식할 것만 같았고 호흡이 점점 힘들어지더니 죽음이 들이닥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태양왕은 처음으로 죽음의 기운을 이렇게 심하게 느껴본다. 그는 죽음이 원래 이런 느낌이구나를 처음 느꼈다.죽음의 위협감 때문에 그는 결국 오줌을 지렸다. 급한 나머지 그는 이도현을 보면서 놀라서 소리쳤다.“안돼... 날 죽이지 마. 이 선생님... 나를 절대 죽이지 마. 우리 태양신전이 가진 물건이라면 다 드릴게. 제발 나를 죽이지 말아줘.”“천사국으로 가신다고 했잖아. 통로가 어딘지 내가 알고 있어. 그 전송진은 우리 태양신전과 사탄 지옥조직이 같이 틀어쥐고 있어. 내가 이 선생님을 그리로 데리고 갈 테니 나를 죽이지만 않으시면 뭐든지 다 드릴게.”“나는 이 선생님을 태양신전의 신왕으로 만들어주고 내가 가진 모든 수련자원, 신병 예기, 담약, 여자, 약자를 다 드릴 수 있어.”“그리고 태양신전. 나는 태양왕의 자리도 당신한테 내줄 수 있어. 앞으로 당신이 이곳 태양신전의 태양왕이 되는 거야. 그럼 온 태양신전을 다스리고 이곳 성지를 제패할 수 있어. 나를 죽이지만 않는다면 모든 것이 다 당신 것이 될 거야.”죽음 앞에서 태양왕은 목숨과 맞바꿀 수 있는 것들을 전부
세 번째...네 번째.......스무 번째...20여 명의 강자가 눈 깜짝할 사이에 모두 피 안개로 되어서 공중에서 흩어졌고 결국에는 땅에 떨어졌다.바닥은 언제인지 모르게 전부 빨간색으로 물들어졌다. 유독 이도현의 몸에는 피가 한 방울도 묻지 않았다.이도현의 검에 상대들은 피가 비처럼 흩날리지만 그의 몸에 하나도 묻지 않는다.잠시 뒤에 현장은 다시 고요를 되찾았다.이도현은 마치 사신처럼 제자리에 선 채 원래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몸에서 내뿜는 살기는 예전보다 조금 더 진해졌다.조금 전까지 이도현을 죽이려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과 태양신전에 있는 모든 사람은 순식간에 머리가 백지장처럼 새하얘졌다.얼떨떨한 눈빛으로 눈앞의 상황을 보면서 넋을 잃었다.‘하나님이시여! 이러고도 인간이야? 저놈이 정말 사람이긴 해? 저놈은 절대 사탄이 보내온 악마야. 절대로!’‘악마! 저놈은 무조건 악마야.’조금 전까지 태양신전에서 사람들이 이도현을 죽이겠다고 소리치면서 달려들었던 사람은 지금 한 명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신선이 와도 이도현의 몸에서 고기를 한 덩이 물어내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이도현이 신선보다 더 죽이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태양왕은 겁을 먹어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그는 정말 오줌을 지리기 직전이다.“누가 더 있어?”이도현은 눈길로 사람들을 흘겨보면서 차갑게 한마디 내뱉었다.그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귀에는 마치 청천벽력만 같았고 혼이 달아나게 했다.모든 사람은 다시 한번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 치면서 이도현과 거리를 두었다.이도현의 눈길은 사람들을 보다가 최종적으로 태양왕의 몸에 떨어졌다.“아직도 우리 동양인이 별 볼 것 없다고 생각해? 아직도 우리 염국 사람이 벌레 같아?”“만약 우리가 벌레라면 당신들은 뭔데? 당신들은 벌레만도 못해.”“다른 사람은 상관없고 이제는 당신 차례야.”말이 끝나자 이도현은 자리에서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곧이어 그는 태양왕
“버러지 같은 놈. 넌 정말 죽어야 해.”곱슬머리 마법사가 험난한 낯빛으로 말했다.그는 손에 마법 지팡이 같은 것을 들고 매섭게 이도현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마법 지팡이에서 검은색 빛이 번쩍이더니 부패의 기운을 내뿜었는데 아주 불편한 기운처럼 느껴졌다.“잡종 같은 자식. 가 죽어...”얼굴에 수염이 가득한 노자 한 분이 말했다. 새하얀 수염이 거의 얼굴을 반쪽 다 가렸고 그의 병기는 아주 기다란 송곳 같은 것이었다. 그는 소리를 지르면서 이도현의 심장을 향해 찔렀다.“죽여!”“저 벌어먹을 놈을 죽여!”노자 한 명이 손에 거대한 도끼를 쥔 채 이도현의 등을 향해 휘둘렀다.“죽어...”아주 넓적한 보검이 이도현의 어깨를 향해 내리쳤다.순식간에 몇십 명의 강자가 사방에서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날렸고 이도현을 아주 꽉 감싸 안았다.다른 강자들도 뒤에서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몸의 기운을 전부 내세운 채 수시로 치명적인 일격을 발동한 준비를 마쳤다. 그들은 앞으로 달려들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도무지 비빌 자리가 없었다.이렇게 많은 강자가 달려들었지만, 이도현은 중간에 선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손을 쓸 생각도 달아날 생각도 없어 보였다.마치 제자리에서 멍을 때리는 것처럼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겁을 먹었던 태양왕은 이 광경을 보고 갑자기 미친 듯이 대소했다.“하하하. 꼴 보기 싫고 보잘것없는 버러지. 아까는 엄청나게 셌잖아. 지금은 어때? 우리 태양신전의 강자를 보고 겁에 질렸지?”“난 또 네가 무척이나 강하고 센 사람인 줄 알았잖아. 그러고 보니 너도 그저 무섭게 생긴 벌레에 불과하구나.”“쓸모없는 놈.”“당신 같은 동방 사람, 염국 사람이 그렇다니까. 잠시 잠깐만 센 척을 했지 사실은 쓰레기야. 쓸모가 없는 폐물이라니까.”“몇백 년 전에 우리 서방 사람은 동방 사람과 싸워서 땅을 나눠 가지고 배상금을 얻으며 너희를 무릎 꿇고 빌게 했지. 지금도 똑같이 그렇게 할 수 있다. 하하하. 보잘것없는
한 발짝 한 발짝 느리면서도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마치 사신이 노크하는 것처럼 태양신전 사람들의 귀에 들어왔다. 그들은 영혼마저도 발걸음 소리에 따라서 두근거렸다.현장은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강한 압박감 때문에 그들은 호흡마저 가빠졌다.성지는 비록 사람을 잡아먹는 곳이긴 하지만 태양신전처럼 세력이 강한 사람들은 그나마 편안하게 지냈다.강대한 종파의 비호를 받아 감히 그들을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이건 손 장로가 이도현을 거느리고 태양신전에 들어올 때 만났던 사람들만 봐도 보아낼 수 있다.그래서 성지에 있는 기타 사람들이 싸움하느라 한창 바쁘게 지낼 때도 태양신전의 사람은 편안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사실이 말해주다시피 어떤 강자든지 편안한 삶을 너무 오래 살면 마음속의 예기가 마멸되고 죽음에 대해 두려운 마음이 생기게 된다.이도현이 이처럼 강력하게 손을 쓰자 엥겔스 마법사와 같은 강자가 단번에 죽어 나가는 것을 보자 그들은 두렵지 않을 수가 없었다.감당 능력이 낮은 몇 사람은 이미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으며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들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했고 심장은 이미 짙은 무서움으로 가득하였다.아무도 그들을 비웃지 못했다. 다른 사람은 이들처럼 비참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오줌을 참고 있었으며 언제 바지에 지릴지 모른다.모든 사람이 극도의 두려움에 떨고 있었을 때 태양신전의 다른 마법사 한 분이 더는 이런 압박을 참지 못하고 분개하면서 앞으로 나서며 소리를 쳤다.“제기랄. 더는 못 참겠어.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거뿐이잖아. 두려울 게 뭐가 있어. 몇백 년을 살았는데 죽는 게 두려울까 봐? 난 성지에서도 알아주는 흉악한 놈이야. 어떻게 이렇게 너 같이 별 볼 것 없는 놈한테 굴욕을 당하고만 있겠어?”“난 너랑 목숨 걸고 싸울 거야.”“형제들. 이렇게 굴욕을 당하고만 있을 거야? 여차하면 지옥으로 가서 사탄을 만나고 말지. 두려울 게 뭐가 있어?”“이 짐승 놈한테 모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엥겔스 마법사님...”사람들은 제자리에 굳은 채 소름이 돋았고 놀란 토끼 눈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수년 동안 태양신전에 이렇게 강한 적이 나타난 적이 없다. 그들은 마치 차디찬 얼음물을 맞은 것처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이미 비 맞은 오리가 되었다.그들은 표정이 굳은 채 바닥에 떨어진 머리를 보면서 꼼짝도 하지 못했고 앞으로 나서서 엥겔스 마법사를 위해 복수할 용기는 더더욱 없었다. 이도현의 검은 그들의 모든 용기를 단칼에 싹 잘라냈다.이도현은 손을 휘둘러 보검을 거두고는 눈길을 장로와 마법사들에게 돌렸다.그러고는 그들을 향해 한 발짝씩 다가갔다.이들이 이도현을 이곳으로 유인해 온 것은 단지 이도현의 몸에 있는 물건을 빼앗고 싶어서였다. 이도현과 아무런 원수가 없는 그들은 이도현의 보물이 갖고 싶어서 그를 죽여 보물을 뺏으려는 생각이었다.사실 이 세상에서 제일 밑층에 있는 사람들만이 자기 마음속의 선의를 꾹 지키고 한계를 접촉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사람들 외에 조금이라도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자기의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어떤 관원들은 목적을 위해서 살인 방화 가리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눈을 깜짝하지도 않고 살인 방화를 지를 수 있다.무사의 세상에서 약육강식은 더욱 흔한 일이다. 자기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살인 방화는 다반사고 그들의 세계관에서 실력만 있으면 아무도 자기를 속박할 수 없으며 제멋대로 사람을 죽여도 된다.사람은 죄가 없더라도 보물을 지니면 없던 죄도 생겨난다.이 말은 정말 틀린 곳이 하나도 없다. 평범한 사람은 원래 아무런 죄가 없지만 보물을 지니고 내놓지 않으면 그것이 죄가 된다.그래서 언제든지 강한 자의 말이 곧 도리가 된다. 그러니 상위자만이 진정으로 인간 가죽 탈을 쓴 짐승이다.그들은 도덕으로, 국법으로 일반인을 구속한다. 하지만 도덕과 국법은 그들에게 있어서 씨알만도 못한 것이다. 그들이 구구절절 윤리 도덕을 얘기하지만 하는 짓은 정말 짐승만도 못하다.이
결국 엥겔스 마법사가 나섰다. 깊이 숨을 들이쉰 엥겔스 마법사가 화를 가라앉히고 얘기했다.“이도현, 이번 일은 여기까지 하지. 모든 건 우리 태양신전의 잘못이야. 너를 건드린 걸 진심으로 사과하마. 미안하다. 하지만 너도 원하던 선학신침을 찾았으니 선학신침을 사죄의 선물로 받고 이대로 태양신전을 떠나라.”엥겔스 마법사는 이 일을 조용하고 빠르게 처리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도현의 표정을 보아하니 여기서 끝내고 싶지 않다는 뜻인 것 같았다. 이도현은 미간을 약간 구기고 엥겔스 마법사를 쳐다보았다.선학신침으로 일을 무마하려고 하다니. 선학신침은 이미 이도현의 손에 있는데 선학신침으로 거래를 하려고 하는 건 바보짓이다.“하하하, 정말 웃기지도 않는 소리네요. 선학신침이 당신들 손에 있는 것도 아니고. 당신들 손에 있다고 해도 난 언제든지 당신들을 다 죽이고 빼앗아 갈 수 있어요. 이제 와서 일을 무마하기에는 늦은 것 같지 않나요? 정말 멍청한 인간들 같으니...”이도현이 비웃으면서 얘기했다. 아무리 참아도 욕설을 참을 수가 없었다.“너... 이도현! 선 넘지 마!”엥겔스 마법사는 이도현의 말에 창피해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선을 넘는다고요? 제 행동에 문제라도 있나요? 아무렇지 않은 것 같은데. 쓸데없는 얘기는 그만하고 몸의 대화나 시작하죠. 어떡할 겁니까. 지금 공격하지 않으면 제가 먼저 공격할 겁니다.”이도현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이 짐승 같은 놈...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널 죽일 거다!”한 장로가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들었다.“죽는 한이 있어도... 그래요. 어디 한 번 해보세요.”이도현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그저 웃으면서 공격을 받아냈다.음양검의 기운이 엥겔스 마법사에게 닿았다. 엥겔스 마법사는 즉시 피를 토하면서 얘기했다.“이 자식아, 정말 내가 널 죽이지 못할 것 같아? 지금 당장...”푸슉,엥겔스 마법사의 목에 붉은 선이 그어지더니 검의 기운이 그곳으로 스며들었다.엥겔스 마법사는 믿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