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남자한테 돈 쓰는 걸 본 적이 없다. 그들은 여자한테 돈을 많이 써줘도 웃는 얼굴을 보기도 힘들 때가 많다. 뭐 부잣집 아줌마가 젊은 남자를 기르는 거면 모르겠는데 그래도 한 번에 400억까지 쓰는 사람은 보기 힘들다.게다가 이렇게 이쁘게 생긴 젊은 여자가 한 남자를 위해 400억을 망설임 없이 쓰다니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이에 비해 아무런 매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똑같은 남자로 태어나 어쩜 이렇게 다른 삶을 사는지 모르겠다. 이건 너무 불공평했다. 사실 뭐 남자들끼지 차이 난다고 하더라고 그 10cm 내에서 고만고만할 건데 여자들 마음속에서는 그게 아닌가보다.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한소희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소유정은 한소희보다 늦게 결제해 발만 동동거렸다. 사실 이번에는 자기기 제안해 자기가 결제하려고 했는데 한소희한테 뒤처지다니 말도 안 된다.뭔가 뺏긴 거 같았다.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눈빛을 본 한소희는 그들이 이도현의 능력을 몰라서 그렇지, 황성에서 한 일들을 알게 되면 400억은커녕 4,000억이라도 여러 사람이 대신 내줄 것이다.“한소희 씨, 이게 무슨 일인가요? 너무 민망스럽네요.” 이도현은 어쩔 수 없는 듯 말했다.“아닙니다, 제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요. 그럼 좀 더 즐기시고 저는 그만 가볼게요.” 그리고 한소희는 웃으면서 떠났다.이게 부자 집에서 자란 여자다. 타이밍을 잘 맞추고 자기가 언제 어디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제기랄. 내가 네놈보다 훨씬 잘생겼는데 왜 나한테 아니고 너한테 돈을 써주는 거지? 이게 말이 안 되는데, 저분 혹시 어디 아프신거 아니야?”“있을 수 없는 일이야. 너 같이 감나무에서 떨어진 얼굴이 어떻게 나보다 잘 생길 수 있어. 어디 문제가 있는 게 확실해.” 옆에 있던 현동자는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이도현을 쳐다보았다.현동자는 자기가 여러 여자를 겪어 본 사람으로서 저 이쁜 여자가 어떻게 자기를 무시하고 이도현한테 그렇게 큰돈
하지만 그도 이해가 안 되는 거는 아니다. 자기한테는 별로지만 다른 사람한테는 보물이다. 이 세상에서 자기 같은 요물이 몇 없을 거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춘 사부님도 없을 거다.단약 경매가 끝나고 또 여러 물건을 경매하고 드디어 마지막 고전 정이 올라오게 되었다.조혜영의 말에 두 여자분은 발이 세게 달린 자그마한 정을 들고 무대로 올라갔다. 현장의 모든 사람의 눈길을 끌게 되었고 몇백 쌍 눈은 보기에 별 쓸모없는 정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이 정이 얼마큼의 효력을 가졌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경매장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물건은 무조건 좋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그래서 이 물건에 대해 알든 모르든 그들의 열정을 감출 수 없었다.특히 야노시는 정을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그 정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맞아, 맞아, 그게 맞아. 그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그걸 가져야해.” 야노시는 흥분되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모든 사람이 그녀의 눈빛을 보게 되자 바로 자리에 앉았지만, 마음 속의 긴장감은 여전히 가라앉을 수 없었다.“여러분! 이건 고전 수련자의 묘에서 나온 정입니다. 이걸 찾았을 때 정에서 신비스러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햇빛을 보고 나니 보통 정과 다름이 없어 보입니다. 저도 이 정이 어떤 곳에 쓸지도 모르겠지만 서재에 기록한 걸 보면 이 정의 이름은 신농정이라고 합니다.”“아마 저보다 여러분이 이 정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말 더 필요 없이 경매 시작하죠. 최저 가격은 1,500억입니다.”“1,600억!”“1,700억!”“1,800억”정말 돈이 돈 같지 않은지 있는 입이라고 계속 가격을 올리고 있었다. 그래도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있었고 2,500억까지 올렸다. 이 정을 꼭 가지겠다는 거다.염나라 사람들은 정에 대해 특별한 감정이 있다. 정은 염나라의 사람 마음속에서는 신비스럽고 우러러봐야 하는 존재다.도가에서 보면 정인 다리가 3개 있어 도가의 만물은 음을 등에 지고
결국 7,500억까지 올라가자, 가격을 올리는 사람이 몇 없었다. 조혜영이 마무리 지으려고 하자 야호시는 일어나 말했다. “1조 5,000억!” 한마디에 다들 놀랐다. 1조 5,000억이라니 이게 1억 5천이 아니라 1조 5,000억이다. 이 정이 1조 5,000억이라고? 말이 되냐고? 아무리 돈 있어도 이렇게 쓰는 건 아니지.모든 사람의 놀라운 표정을 보고 야노시의 얼굴에는 의기양양한 웃음이 가득하였다. “이건 제 것이니 다들 가질 생각마세요.”야노시의 말은 별로 살갑지는 않았지만, 집안 재력에 비해 쉽게 맞댈 수 없었다.“1조 5,000억이라니!”현장에 있는 사람 중에 이렇게 많은 돈을 본 사람이 몇 안 될 거다. 이게 보통 사람에 의하면 그냥 계량 단위지 절대 가질 수 없는 돈이다. 뭐 꿈에서나 볼 수 있을까?“저게 지국 년이 미친 거 아니야? 1조 5,000억이라니? 돈이 저렇게 많아? 이걸로 뭐 하려고 하는 거지?”“젠장! 저년이랑 비교하면 난 그냥 거지다,거지.” 한 재벌이 말했다.1조 5,000억은 듣기에도 무서운 금액이다.하지만 어떤 사람한테는 그냥 숫자일 뿐일 거다.“여러분, 저분이 1조 5,000억까지 올렸는데 가격 더 올릴 사람 없으면 이 정은 저분 겁니다.”조혜영은 너무 흥분되 떨릴 것만 같았다. 손에 쥐고 있는 망치도 떨기 시작해 떨어질 것만 같았다. 1조 5,000억이라는 가격은 완성에서 처음으로 나온 경매가격이라 흥분될 수밖에 없었다.다들 야노시가 이 정을 가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어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3조”“아!” 아까 놀라움 속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도현자는 이도현의 말을 듣고 그냥 바닥에 주저 앉게 되었다. “미친놈! 제정신이야? 어디 아픈 거 아니지? 뭐 폼을 잡아? 조씨 가문은 그냥 호락호락하지 않아, 있는 척 그만하고 그냥 여기서 끝내!”“3조. 너...... 돈 있어? 너를 팔아도 이렇게 많은 돈 구하기 힘들어. 뭐 장난인 줄 알아? 이거 진짜 돈이라고!”“알아, 그러
“어디서 그렇게 돈 많은 부자 사모님을 만날 수 있어? 있다면 나한테 좀 알려줘!” 한 무사가 말했다. “꺼져! 나도 찾고 싶어. 이렇게 좋은 일이 있으면 뭐 하러 힘들게 일해!”“저놈 그냥 구라 까는 거 아니야?”“그렇겠지. 이 염나라에서 이렇게 쉽게 3조를 낼 수 있는 몇 사람들은 내가 거의 다 만나봤는데 저놈은 본 적도 없어. 그냥 꺼지라고 해!”“구라깐거면 웃기겠다. 이따 어떻게 마무리할지 궁금하네. 조씨 가문에서 주최한 경매인데, 아무리 종사라도 여기서 장난칠 주제가 아닌 거 같은데, 저놈 오늘 잘 걸렸다.”“미친놈. 그냥 똥폼 잡기는, 이러다 혼자 감당 못 하고 지랄하겠지. 3조 5,000억을 내고 그 정을 가져가든 아니면 그냥 대가리 내놓아야지.”모든 사람들은 이도현이 장난치는 줄 알고 3조 5,000억을 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 경매장에서 이도현을 걱정하는 사람은 세 사람뿐이었다. 현동자 외 한소희랑 소유정이었다. “어떻게? 지금 어떻게? 이선생님이 이렇게 많은 돈이 있을지? 혹시 없으면 어떻게?” 소유정은 걱정스러워 말했다. “소희야, 지금 돈 얼마 있어? 우리 둘 합치면 3조 5,000억 될까?” “언니, 미쳤어요, 우리가 아무리 돈 있어도 지금 100억, 200억이 아닌 조가 넘는 금액인데, 우리 둘 팔아도 그 돈 못 구해요.”한소희는 한심해하며 말했다. 사실 그녀도 너무 걱정되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집에 돈이 있어도 두 여자가 그렇게 많이 들고 다닐 수는 없다. 3조 5,000억은 그들 집안에서도 큰돈이다. “그럼 어떻게? 이선생님 이번에 크게 당할 것 같은데. 아니면 할아버지께 전화 할까? 할아버지는 방법이 있겠지.”“그래. 우리도 너무 걱정하지 말자. 이선생님의 실력으로는 이렇게 쉽게 당하지 않을 거야. 혹시라도 무슨 일 있어도 그분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3조 5,000억?”야노시도 놀라워했다. 아무리 돈이 있어도 이 금액을 듣고 그만 있을 사람은 없다.그녀는 이도현
이도현이 14조를 부르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놀라움에 벗어나지 못하고 그를 쳐다보게 되었다. 어떤 여자분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이도현을 쳐다보는 표정은 참 가관이었다.“미쳤어, 미쳤어! 이게 장난이야?”“저놈 오늘 죽겠다. 여기서 이런 난장판을 만들다니 어떻게 감당하려는지?”“볼거리 생겼네, 경매장에서 누구 하나 잡는 거 오랜만에 보겠네.”하지만 그들은 이도현이 왜 이렇게 당당한지 모를 거다. 이도현과 야노시의 경쟁은 마치 뭐에 씐 것 같았다. 야노시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도현을 보면서 소리 질렀다. “그럴 일 없어. 네가 어떻게 14조가 있어?”“쟤 분명히 거짓말한 거야, 죽여버려!”“거짓말이니 빨리 죽여버려, 이건 경매 현장을 망가트리는 일입니다.”“저놈 재산 꼭 검증해야 합니다. 만약에 14조가 없다면 죽여버리고 저 정은 1조 5,000억으로 나한테 넘겨야 해요.”야노시는 미친 것처럼 이도현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원수를 보는 듯 독기가 가득했다. 신농증은 오늘 꼭 가져가야 하며 야노 가문에서도 꼭 가져가야 한다. 사실 그녀의 신분으로는 7조가 맥시멈이었고 14조는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경매를 참가하러 올 때 가족 어르신의 말씀대로 3조 이상 쓰면 안 된다고 하셨다. 아까 7조억도 할 수 없이 부른 건데 7조보다 더 높은 돈을 들여 이 신농증을 가져가면 자기 능력을 의심할 게 뻔하다. 어쩌면 벌을 받을지도 모른다.조혜영의 표정도 안 좋았다. 사실 경매를 주최하는 사람으로서 가격이 높으면 좋은 건데 14조라는 가격은 어쩌면 난장판을 피우려는 거 같았다. 조씨 가문에서도 수많은 경매장을 겪어왔지만 14조라는 가격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이도현의 의도가 의심되어 말했다. “혹시 본인 재산을 검증할 수 있을까요?”조혜영은 이도현을 보고 말하며 재산을 검증하러 안내했다. “당연하죠.” 이도현은 아무 표정 없이 말했다.“협조 고맙습니다. 그럼 무대에 올라와 본인이 소유한 카드를 제시해 주세요.”이도현은
전에 사부님이 이 카드가 무제한이라고 얘기해 이도현도 14조라는 가격을 부를 수 있었다. 자기 돈이 아니니 마음 아파 할 리가 없다.“이 카드는......”조혜영은 이도현의 카드를 받고 놀라워했다.이 골드 카드는 전 세계 하나뿐인 카드다. 가족의 명의로 경매장 일을 맡게 될 때 첫 번째로 알아야 하는 게 이 카드의 히스토리이었다.몇 십 년동안 여러 경매를 겪으면서 이 골드 카드는 처음이었다. 오늘 여기서 이 카드를 보게 되다니, 정신 차리고 두 손으로 공손하게 카드를 다시 이도현한테 돌려줬다.“이 선생님, 카드 잘 받으세요. 검증할 필요 없습니다.”“네.” 이도현은 왜 검증이 필요 없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카드를 건네받았다. 속으로는 혹시 조혜영이 이 카드에 대해 알고 있는 물어보고 싶었다. 그는 참았지만, 다른 사람은 참지 못하고 물어보았다.이도현의 추악한 모습을 보려고 기다리던 야노시가 분해서 조혜영한테 손짓하며 물었다. “왜 검증 안 하는 거죠? 무슨 뜻인가요?”“혹시 조씨 가문에서 뭔가를 감추려고 하는 게 아닌가요? 두 사람 몰래 거래한 게 아닌가요? ”“14조 내지 않으면 우리 야노시 가문에서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야노시의 말에 조혜영은 표정이 굳어져 매서운 눈빛으로 그녀를 향해 말했다. “지금 우리 조씨 집안을 의심하는 건가요?”야노시는 화에 미쳐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어떻게 조씨 가문을 의심하다니.“저기 지국에서 온 여자, 그리고 일행 다 쫓아보네, 더는 완성 조씨 집안의 경매장에 출입하지 못하게끔 해!”“네!”조혜영의 명에 여러 종사급 무사가 나타나 그들을 밖으로 내보냈다.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조혜영은 아무 일 없는 듯 이도현을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 “이 선생님, 여기서 결재하시면 됩니다.”그리고 안내를 하며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방안에는 아무도 없이 이도현과 조혜영 둘뿐이었다. 이도현이 말하려고 하자 조혜영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이 선생님, 혹시 14조까지 써서 이 정을 구매하려는 이
"이 선생님 농담도 잘하셔라. 전 진심으로 이 선생님을 대하는 겁니다. 이 선생님은 진짜로 이 정이 무슨 용도인지 모르십니까?""알죠! 단약을 만들때 쓰이는 것이 아닙니까? 아가씨가 아까 경매할 때도 말했잖아요. 이 정은 도를 수련자의 무덤에서 발굴한 거라고요.""수련자가 사용하는 정은 단약을 만드는 데에 쓰이는 게 아닌 건가요?""하하. 이 선생님 진짜 농담도 잘하시네요. 근데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게 맞아요. 이 정은 단약을 만드는 데에 쓰이는 거랍니다.""사실은 우리 조씨 가문이 이 정을 발견했을 때 그 옆에 단약을 만드는 방법도 있었어요.""오. 또 그런 좋은 일이 있었군요?"이도현이 놀라며 말했다.그러나 조혜빈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근데 이 무덤이 너무 오래되어 우리 가문의 사람이 그 단약 만드는 방법이 든 종이를 만졌을 때, 만진 부분이 이미 녹아서 없어졌어요. 마지막엔 그저 베낄 수밖에 없었죠. 그 중요한 종이가 훼손됐어요.""너무 아쉬운데요."이도현은 조금 어이없었다.조씨 가문은 이제까지 전문 도굴을 하는 걸 이어온 가문으로 아주 전문가들인 걸로 알고 있었는데 말이다.이번의 일은 전문가 답지 못했다.몇천 년 전의 무덤 안에 있던 물건은 손을 대도 심지어 바람이 조금 불어도 없어지는 게 당연했다.이런 저급한 잘못을 하고 말하고 다니다니...일반인이었으면 이미 욕 먹었다."이 선생님. 이 단약 제조 방법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신농정도 선생님께 드릴게요. 1000억도 안 받겠습니다.""당연히 저희도 조건이 있겠죠?""들어봅시다."이도현은 궁금했다.천억도 싫고, 물건과 그 제조 방법도 무료로 준다지. 뭐 하자는 거지?진짜 그가 멋있어서 이러는 건가?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단 말인가?그는 한 번의 경험으로 족하다.더 이상 또 다른 강설미를 만나고 싶지 않다.신장은 다시 재생도 안 되고, 그도 스승을 만나는 그런 행운이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조혜빈은 이도현이 경계하는 것을 보아내고 해명했다.
"그래! 약속하지!"이도현이 바로 답했다.조혜빈이 듣더니 기뻐하며 급히 신농정을 잘 포장하고 또 단약 제조 방법이 든 종이를 이도현에게 건넸다.이도현이 그 종이를 받아서 보니, 위에 모두 고대어로 적혀있었다.그는 그 종이를 주머니에 넣었다.이도현이 떠나자, 조혜빈은 사람을 불렀다."다시 한번 말해봐. 네가 이도현이 황도 경매회에서 사왕 기황현을 이기는 것을 직접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했었지?""네. 아가씨. 제가 똑똑히 봤습니다. 그때 종사급 강자가 몇 명 있었지만, 이도현 공격 한 방에 죽었습니다. 사왕 기황현은 그의 상대가 안 됩니다. 제가 느끼기엔 그때 이도현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그 사람은 조혜빈에게 깍듯하게 황도 경매회에서 벌어졌던 일을 말했다."아가씨 그날 이도현이 경매회에서 죽인 건 모두 큰 인물이에요. 만약 일반인이었다면 몇백 명은 쉽게 죽였을 겁니다. 후에 조 선생님은 명령을 받들어 한 마디로 주 씨 어르신과 사왕 기황현을 재빨리 떠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현장의 모든 사람은 어디에서도 이 말을 발설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아가씨. 이도현 뒤에 분명히 큰 인물이 있을 것입니다."이 말을 할 때, 남자는 아주 긴장했다.왜냐하면 그날 모두가 비밀을 발설한 자는 죽는다고 약속했기 때문이었다."허태산의 사람이 진짜로 이렇게 무섭다고? 무도도 이렇게 대단한데 의술까지 할 줄 알고.""설마 전설로 전해지는 허태산이 곤륜옥의 물건을 얻었다는 것이 진짜는 아니겠지?"조혜빈이 놀라며 조금 이도현에게 기대했다.이도현은 이미 경매회장을 떠났다.현동자는 아직 가지 않고 밖에서 이도현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래도 괜찮은 놈이었다."드디어 나왔네. 난 네가 안에서 죽은 줄 알았어.""네 모습을 보니 또 그런 것 같지도 않아. 상태를 보아하니 그 여자한테 당했구나!""야, 알려주는데 절대로 너네 선배한테 알려주면 안 돼. 아니면 넌 죽었어.""기회를 한 번 주지. 나한테 1억을 주면 이 일은
이도현은 형수가 차린 밥상을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밥을 먹다가 문제라도 생길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형수, 저 먹고 왔어요! 번거롭게 차리지 않으셔도 돼요!”이도현은 말을 마치고 급히 노문호에게 눈길을 돌렸다.그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수유 중인 형수의 가슴이 너무도 풍만하여 이도현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 기세는 이도현이 침을 놓을 때보다 더 매서웠다.“노 선생, 그동안 잘 계셨나요? 집안에도 별일 없으시죠?”이도현은 급히 화제를 돌렸다.“그럼요, 무탈합니다! 그저 한의원이 너무 바쁠 따름이죠. 게다가 도현 씨의 명성이 자자하여 한동안 많은 사람이 도현 씨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다가 없다니까 그냥 돌아갔어요.”“그래도 우리 한의원이 이제 많이 유명해져서 예전보다 훨씬 바빠졌어요. 도현 씨가 오지 않았더라면 이 늙은 몸이 곧 쓰러졌을 거예요.”“좋은 소식이네요. 이건 노 선생의 의술이 뛰어나기에 백성들이 다 믿고 맡긴다는 거잖아요.”이도현이 웃으며 대답했다.“에잇! 놀리지 말아요! 저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도현 씨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른 가서 좀 쉬다가 일하러 와요! 저는 계속 일해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요. 도현 씨가 돌아온 걸 축하할 겸 우리 저녁에 영식이네 집에 모여서 밥 먹어요!”“그... 괜찮을까요? 또 형수를 귀찮게 해야 하는데.”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형수 집에 가서 밥 먹고 싶지 않았다. 형수의 요리가 맛없는 것도 아니고, 꽃무늬 이불이 푹신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그저 형수가 무서울 뿐이었다.“귀찮을 게 뭐 있어요. 도현 씨는 아이의 양아버지이고, 한집안 식구끼리 이런 말을 하면 섭섭하죠! 계속 그런 말을 하면 저희를 무시하는 거로 여길 거예요!”이도현이 거절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형수가 다급하게 말했다.이도현은 형수가 다급하게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고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더 거절하면 그가 찔리는 것이 있어서 초대에 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도현 씨, 현진
“이것 봐! 내가 뭐라고 했어! 내가 방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 이 젊은이는 부귀의 상이고 걸음걸이도 씩씩한 데다가 온몸에서 은은한 보라색 빛을 반짝이고 있어. 딱 봐도 부귀영화를 누릴 상이지, 절대 그렇게 소질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이제야 믿겠어? 내 말이 맞는다는 거!”제일 먼저 반응한 할아버지께서 나서서 이도현을 가리키며 듣기 좋은 단어만 골라서 칭찬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계속 입을 삐죽거렸다. 바로 이 할아버지께서 조금 전까지 그를 파렴치한으로 몰았는데, 지금에 와서 말을 바꾸다니 참으로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이었다.“그러니까! 나도 그랬지. 이 젊은이는 딱 봐도 복이 있고 부귀한 사람이라고. 근데 너희는 귓등으로 듣기만 했어!”다른 사람도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신의, 만나서 반갑네. 난 이춘식이야. 우리 같은 이씨로서 오백 년 전에 한 가족이었을 거야. 넌 정말 우리 이씨 가문에 큰 체면을 세워줬어!”“이신의, 난 김두만이라 하고 나의 외할아버지도 성이 이씨야. 우리도 한 집안이라고 볼 수 있어!”“이신의, 나도 이씨 성을 가진 외할아버지가 있는데, 자네와 똑같이 생겼어!”수염이 새하얗고 이가 싹 빠진 한 할아버지가 말했다.이도현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연세가 이렇게 많으신 분이라면 이분의 외할아버지는 진작에 돌아가셨을 건데, 이렇게 나와 친한 척한다고! 자기 외할아버지더러 날 저승으로 데려가라는 거야 뭐야!’ “퉤! 뻔뻔스럽기는! 고아 주제에 어디 감히 외할아버지가 있다고 이신의와 친한 척하려고 해! 우리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야말로 이씨야!”뻔뻔한 사람이 또 한 명 나타났다.이도현은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 어르신들이 너무 무서웠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할뿐더러 그럴듯하게 말하여 진짜인 줄 알았다. 이것도 모종의 경지라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이도현은 황급히 한의원 안으로 도망쳤고 그제야 고요함을 되찾았다.“도현 씨, 돌아왔군요! 하하하... 이 자식, 왜 이제야 돌아왔
이도현은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쭈뼛쭈뼛하게 내디딘 걸음을 도로 거두었다. 그는 성급 고수보다 눈앞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이도현이 자신이 이곳의 의사라고 설명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노영식이 한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걸어 나왔다.“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만 떠드세요! 다 진료해드릴 테니까 새치기하지 말고 줄 서서 기다리세요.”“신의 양반, 우리가 진료 보는 데 방해하려고 떠들어댄 것이 아니라, 반반하게 생긴 도시 사람이 염치없이 새치기하려고 해! 규칙을 어기려고 해!”한 할아버지가 울분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도현은 이 말을 듣고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이런! 내가 언제 염치없이 굴었어?’“새치기! 누가 새치기했어요?”노영식이 물었다.“이 사람이요!”“바로 저 젊은이예요. 도덕심이라고는 일도 없어요!”“맞아요! 염치가 전혀 없어요! 우리가 온 오전 줄을 서도 새치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저 사람은 오자마자 새치기했어요. 그러고도 도시 사람이라고! 퉤!”또 한차례의 비난을 받은 이도현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냥 들어가서 일하려는 것뿐인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벌써 세 번이나 욕을 먹었어. 게다가 한의원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설사 내가 진짜 진료받으러 왔다고 해도, 새치기하면 어때서? 한번 욕하면 그만이지, 끝없이 욕할 줄이야. 시골 사람이 제일 순박하다고 들었건만 왜 이 어르신들은 이렇게 다르지?’“이도현 씨... 돌아왔어요...”노영식은 이도현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기뻐하며 그에게 달려갔다.이도현은 손을 뻗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오늘 운이 안 좋았다.“언제 돌아온 거예요? 미리 전화하지 그랬어요. 저희가 알았으면 마중하러 가는 건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삼촌이 이도현 씨를 오랫동안 그렸어요... 그리고 저의 아내도 거의 매일 밤 이도현 씨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가 돌아오기만 하면 아이의 양아버지로 모시겠다고!”노영식은 감
조금 거친 섬섬옥수로 능수능란하게 계산기를 눌렀는데 그런 진지한 모습이 여자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듯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노영식의 아내, 이도현의 형수였다.한의원이 확실히 아주 바빠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를 낳은 지 몇 달도 안 되는 형수가 이렇게 나와서 일을 도울 리 없었다.그러나 형수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것을 보아하니 그녀가 이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긴 한의원에서 일하면 한 달에 오십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게다가 지금 월급이 올랐을지도 모른다. 이건 농촌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일자리였다.그리고 지금 부부가 모두 한의원에서 일하기에 한 달에 최소 백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정도는 무조건 농촌에서 고소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더군다나 부부가 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가정을 돌볼 수 있었다. 일도 지체하지 않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이 일자리는 그야말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것 못지않았다.이도현은 이 부부가 하는 일이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잔뜩 받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질투에 눈이 멀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이 부부도 충분히 빡세게 살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형수는 아이를 낳은 지 겨우 몇 달밖에 안 되는데 벌써 일하러 나왔다.백성들은 역시나 응석받이로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1년은 쉬었을 것이었다.물론 도시 사람들의 생활 조건이 좋으니 휴식을 많이 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거 아니겠어?이도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의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겨우 두 발짝 걸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에잇! 거기! 앞에 총각! 너 뭐 하는 거야! 양심이 있다면 뒤에 가서 줄을 서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 서고 있는 게 안 보이냐? 빨리 가서 줄 서!”“맞아! 맞아! 뒤에 가서 줄 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을 서는 거 못 봤냐! 어디서 새치기야! 뒤에 가서 얌전히 줄 서! 참! 요
이도현은 이 가족의 감사 인사를 마다하고는 남자에게 앞으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앙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어떤 일이든 도가 지나치면 본연의 가치를 잃기도 하는데 좋은 마음에서 출발한 일도 나쁜 일로 만들 수 있었다.특히 이번 일처럼, 만일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면 그것은 신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해치는 것이었다.이튿날 아침이 되자마자 남자는 사람을 불러 아내와 아이를 들것에 싣고 산에서 내려왔다. 떠날 때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절의 스님을 쳐다보았다.그 표정은 마치 앞으로는 이곳에 두 번 다시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고, 돈을 어디에 쓰든 절대 너희 같은 양심 없는 가짜 스님에게 바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이도현도 떠나갔다. 그는 재물을 탐내고 하마터면 사람까지 죽일 뻔한 이곳에 1분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머무르다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질까 두려웠다.물론 그는 아무것도 폭로하지 않았다. 마치 하늘과 땅에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천지의 도리를 이루었다.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만약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면 이 세상은 완전하지 못할 것이었다.만물이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도리가 있는 법이고, 하물며 나쁜 사람은 그들보다 한층 더 나쁜 사람에게 응징받을 것이기에 이도현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이도현이 보기에는 이 스님들이 구제 불능한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어젯밤 이도현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임산부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었다. 게다가 스님이 이 모든 것을 초래한 것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결국은 여자의 남편이 너무 미신을 믿어서 출산을 앞둔 아내를 데리고 부처님께 예배드리러 왔다가 이런 일이 생겼던 것이었다.누가 옳은지 그른지, 또 누구의 책임인지 분명히 따질 수 없었다. 다행
이게 그들이 말한 보호란 말인가! 보호해 준다고 해놓고, 아내는 이 절에서 죽을 뻔했다니.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남자는 정말 후회스러웠다. 과거의 자신이 그저 미련한 바보 같았다. 자신의 월급 절반을 절에 바치고 돈을 그렇게 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었다. 바로 그때, 막 정신을 차린 여자가 배를 움켜잡고 비명을 질렀다. “여보. 나 배가 너무 아파. 아마 곧 낳을 것 같아. 여보 나 좀 살려줘.” 이도현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휴. 하느님! 당신이 나를 이렇게 시험에 들게 하시나요!” 그는 미칠 것만 같았다. 의술은 자신 있지만, 출산 경험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그는 남자다. 그러나 여기에서 의사라곤 그 혼자뿐이었다.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이 일은 그의 몫이었다. “세상에 대체 어떻게 이 타이밍에 애를 낳겠다는 거야? 조금만 더 참아서 내일 병원에서 낳으면 안 되나? 이 시점에서 출산이라니, 너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거 아니야?” 이도현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건 단순한 치료가 아니다. 그는 해본 적도 없는 출산을 도와야 했다. “신의여! 제발 제 아내를 구해주세요! 그녀가 곧 아이를 낳아요!” 남자는 이도현 앞에 달려와 애원했다. “어서 뜨거운 물을 다시 준비해라. 정말 너희 집안에 큰 빚을 져서 갚는 것 같은 기분이다! 너는 남고 나머지는 다 나가라!” 이도현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네.”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말을 못 하고 급히 방을 나갔고, 겁먹은 동생만 남았다. “뭐 하려고 멀뚱히 서 있어! 얼른 산모의 바지를 내려! 안 내리면 입으로 애를 낳게 하려는 거야? 아이고! 너도 여자이면서 아무것도 모르냐?” 이도현은 짜증을 내며 그녀를 나무랐다. 당황한 여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언니의 바지를 내렸다.그 후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침대 시트로 여인의 하체를 가렸다. 그는 여인에게 침을 놓으며 기를 돌게 했다. 정신없이 손을 움직인 지 약 30분
어떤 것들은 정말 믿을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번 그런 경험을 한 이도현은 지금은 깊이 믿게 되었다. 이런 것들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행히 이도현은 얼마 전 주씨의 아내와 그의 장인과 관련된 일을 겪고 나서, 미리 대비해 몇 가지 부적을 더 준비해 두었다. 음양탑에 보관해 두면 급하게 필요할 때 주사와 황지를 찾아다녀야 했다. 주사는 약국이나 특수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집에 비축해 둘 법한 물건이다. 그러니 대비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지금처럼 바로 쓸 수 있게 말이다. 이도현은 임산부의 동생을 돌려세우고 그녀를 방에서 잠시 나가게 한 후, 황색 부적 한 장을 꺼내 임산부의 몸에 대고 몇 번 그리며 주문을 중얼거렸다. 임산부의 기운이 변하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지자, 그는 비로소 멈췄다. 이 과정을 거친 그는 상당히 지쳤다. 몇십 분 동안 정신과 체력이 크게 소모되어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제 언니는 어떤가요? 왜 아직 깨어나지 않는 거죠?” 여동생은 이도현의 치료가 끝나자 조급히 물었다. “나는 의사이지, 신선이 아니야. 모든 일에는 과정이 있는 법이야. 가서 그녀의 남편을 불러 몸을 따뜻한 물로 닦아 주게 해.” 이도현은 피곤한 얼굴로 답했다. 그의 의술은 뛰어났지만, 이 여인의 상태는 이미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것은 억지로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고, 마치 염라대왕과 생명을 놓고 다투는 것과 같았다. 만약 그렇게 빨리 효과가 난다면, 그는 진정 신선이 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여동생은 무언가 할 말이 있었지만, 방금 이도현이 보인 위엄을 떠올리며 입을 다물고 언니의 남편을 불러왔다. 두 사람은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여인의 몸을 따뜻한 물로 닦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 덕분에 여인의 미약했던 숨소리가 점차 강해지더니, 마침내 여인이 신음하며 눈을 떴다. “살았다! 내 아내가 살아났어. 그녀가 죽지 않았어.” 남자의 격한 말에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
곧 이도현의 차가운 시선이 절 안의 스님들에게 향했다. 그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사람을 살리는 동안 방해라도 한다면, 즉시 지옥으로 보내주겠다!”“내가 할 말은 여기까지다. 너희들이 듣든 말든 상관없지만, 감히 방해하려 한다면, 그 순간 너희의 마지막이 될 거다!”이도현은 말을 마치며 손을 휘저어 은침 하나를 던졌다. 은침은 대전 앞에 서 있는 돌사자를 명중했다.쿵!큰 소리와 함께, 거대한 돌사자가 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이 광경을 본 절의 스님들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서 있다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방금까지 하고 있던 생각들은 한순간에 머리 속에서 사라지고, 마치 귀신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뒤로 물러섰다.이 정도로 강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작은 침 하나를 사용했을 뿐인데 돌사자가 산산이 부서져 버리다니, 이게 그들의 몸에 닿기라도 한다면 무사할 리 없었다.아무리 그들이 뚱뚱하다 해도 이런 강한 힘을 버틸 수는 없었다.“뭘 멍하니 서 있느냐! 빨리 방을 찾아서 이 사람을 안으로 옮겨!” 이도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이도현의 위압적인 분위기 아래, 스님 몇 명이 거의 숨이 끊어질 듯한 여인을 한 방으로 옮겨놓았다.“모두 나가라! 그리고 따뜻한 물을 준비해라. 내 허락 없이 누구도 들어오면 안 돼!”“너는 따라 들어와라!” 이도현은 사람들 가운데 있는 한 여인을 가리켰다. 아마도 이 부부의 친척일 터였다.“저요?” 여인은 자신을 가리키며 놀란 듯 물었다.“들어와! 내가 하는 말 잘 듣고 따라 해! 산모와 어떤 사이냐?” 이도현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그녀는 제 언니예요.” 여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방금 돌사자를 산산조각 내는 이도현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몸을 떨고 있었다.대답을 들은 이도현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여인을 한 번 더 보고, 남편을 보며 더욱 할 말을 잃었다.아내가 이 지경인데,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아내와 처제를 데리고 산속으로 오다니, 대체
“스님. 제 아내는 아직 죽지 않았어요! 심장이 뛰고 있어요! 제발 그녀를 살려주세요...”남자는 거의 무너질 듯한 목소리로 떨며 외쳤다.보아하니, 아내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왜 이 사람은 이런 스님들을 믿는 걸까? 그리고 아내가 이렇게 배가 부른데, 병원이 아닌 이 산으로 온 이유는 뭘까?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를 낳으면서 병원에 안 가는 경우가 있을까? 산간 마을이라고 해도 최소한 마을 의사나 경험 많은 산파나 어르신을 부르기라도 할 것이다.이 남자는 참으로 용감한 건지 무모한 건지, 아내를 데리고 이 깊은 산속에 와서 아이를 낳으려 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걸까.“아미타불! 시주님, 이 여 시주는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음을 편히 하세요. 이번 생의 죄업은 이미 갚았고, 업보도 끝났으니, 다음 생엔 반드시 큰 부귀와 건강을 누릴 것입니다!”“시주님, 이제 길을 비켜주세요. 이 썩은 껍데기를 태워버리게 해주세요. 아미타불, 꽃이 피고 지고, 사람이 나고 죽고,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생로병사는 모두 정해진 법입니다. 이 모두가 전생의 업이고 현세의 결과입니다. 시주님, 왜 그리 집착하십니까?”스님은 두 손을 합장하고 눈을 감고선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 중얼거렸다. 이를 본 이도현은 속이 끓어올랐다. 대체 이게 무슨 허튼소리인가.스님의 신호를 받고, 젊고 힘센 스님 몇 명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남자를 억지로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여인을 다른 곳으로 옮겨 불태우려는 참이었다.이쯤 되자, 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이건 두 생명이 달린 일인데, 이렇게 두고 볼 수는 없었다.“멈춰!” 이도현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치며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단번에 여인을 태우려는 스님들을 발로 차며 막아섰다.“뭐 하는 거에요!” 여인을 태우려던 스님이 분노하며 소리쳤다.“뭐 하는 거냐고? 사람을 구하려는 거지. 저 여인은 아직 죽지 않았는데도 네가 사람을 태우려 하니, 정말 출가한 사람 맞는 거냐? 출가한 자는 자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