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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작가: 골든트리
“아...... ”

이도현의 손끝이 닿자마자 배동민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의 손바닥은 구멍이 뚫려 피투성이가 되었다.

“이 미친놈! 어디서 까불고 있어?”

배동민은 마치 토끼를 본 호랑이처럼 이도현의 머리를 향해 달려갔다. 이도현을 이 자리에서 죽일 셈이다.

“곱게 늙어야지, 이러다 다쳐, 조심해야죠!” 이도현은 비웃으며 말하고 배동민이 날려온 장풍에 맞서 그의 팔을 힘껏 쳤다. 배동민의 비명소리에 이어 팔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픔과 수치스러움도 잠시 잊고 남은 팔로 다시 이도현을 향해 날려갔다. 이도현을 죽이고 싶은 마음에 종사 실력까지 뽐내 온몸의 힘을 모아 힘껏 날렸지만 이도현의 발차기 한 방에 날려 깃털처럼 쓰러졌다.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죽어도 싸!”

배동민은 이 발차기 한 방에 모든 기운이 빠져 바람이 빠진 풍선처럼 바닥에 널브러졌고 경련이 온 것처럼 계속 떨고 있었다. 무술을 하는 자에게 기운이 빠진다는 거는 구술이 없는 구미호처럼 죽을 날만 기다리는 거다. 배동민도 마치 혼이 나간 것처럼 늙어 보였다. 이도현이 목숨을 살려준다 하더라도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계속 지켜보던 사람들도 불통이 자기한테 트일까 봐 무서워 이도현한테 덤빌 수가 없었다. 무도 단계까지 가려던 종사급 강자를 한 방에 해결한다는 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다시 한번 이도현의 실력에 감탄스러워했다.

“이게 말이 되냐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 하는지, 이게 사람이야?”

“배씨 장로님을 한 방에 해결하다니, 더 이상 이놈을 누가 이겨?”

“배동민은 배씨 가문의 장로님인 데다 실력으로는 손에 꼽힐 정도인데, 이렇게 죽다니?”

이 모든 걸 지켜보던 남자들은 이도현의 무술 실력에 감탄하고 충격받았지만, 여자들은 오히려 더 자극받은 것 같다.

그중 오민아는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다리까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흥분도 되고, 경악도 되고, 충격도 받은 데다 이 오만가지 감정이 섞여 마치 감전된 것처럼 찌릿찌릿해 터질 것만 같았다. 이도현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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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람의 경악을 뒤로한 채 주계상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아버지께 전화를 걸어 도움을 구했다.“아버지한테 이를 거면 당당하게 전화해, 쥐새끼처럼 행동하지 말고!”“걱정하지 마, 조용히 있으면 가만둘 거니까, 동방명우 오기 전까지 난 여기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을 테니까.” 이도현은 지금 눈에 보이는 게 없다.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아 와인을 마시면서 고위 자들의 눈빛도, 신경도 쓰지 않았다.주계상은 더 이상 숨기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아버지, 여기로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호영이가 죽었어요...” 몇 마디 안 하고 주계상은 또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장인어른, 호영이가 살해당했어요. 네 맞아요, 경매 현장에서요. 그리고 그놈도 여기 있으니 애들 데리고 오셔야 할 것 같아요...”전화를 끊고 주계상은 계속 이도현을 째려봤지만, 아무런 말도 못 했다. 그 외 다른 중사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이도현 근처에서만 맴돌았다.농담이 아니라 배동민까지 죽인 자를 누가 쉽게 건드릴 수 있는가? 당사자인 이도현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혼자서 와인만 즐기고 있었다. 약 30분 뒤 입구 쪽 소란 소리가 들리더니 한 어르신이 위풍당당하게 걸어 들어왔다.“어느 새끼야! 내 손자를 죽인 놈이 누구야! 내가 네놈 조상까지 파헤쳐 다시 죽여버릴 테니까!”이 어르신은 자기가 황제인 줄 아는가 봐, 입만 열면 조상까지 파헤치다니.“아버지!” 어르신을 보자 주계상은 바로 달려갔다. 어르신도 무사이자 천급의 초반 단계지만 그 아우라는 마치 오랫동안 최상 단계에 있었던 것처럼 기가 너무 셌다.“어르신 오셨다.”“주씨 가문의 어르신이 오셨으니까 이도현 오늘 죽었어.”“이도현, 오늘 끝장이다.”주씨 가문의 어르신은 천급 강자지만 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그가 이도현을 강압할 수 있다는 걸 의심하지 않았다.오민아는 걱정한 눈빛으로 이도현을 쳐다봤다. 마음속으로는 그 누구보다 급했다.주씨네 어르신이 너무 강해 이도현을 상대로 맞선다면 이도현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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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이도현의 말에 경악을 참지 못하고 경직해 있었다. 주씨 가문의 어르신인데 어디서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 있는가? 비록 이미 퇴직했지만 주씨 가문의 실세는 이 어르신이다. 그래서 대놓고 어르신을 상대로 맞서는 사람은 없었다. 염나라의 귀족은 많지만, 실세를 가진 사람은 별로 없다. 이도현이 무슨 수를 쓴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대놓고 주씨 어르신을 무시하고 심지어 저세상에 보낸다고 말한다는 사람은 생전 처음이다. “너...... 제정신이야?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주씨 할아버지한테 무슨 말이야? 너...... ”오민아는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어 이도현한테 귀띔했다.주씨 어르신도 화를 참고 이도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 너 참 잘났구나! 내가 이 나이에 뭔들 모르고 뭔들 못 봤겠어. 어디 한번 해봐! 나를 저세상으로 보낸다고? ”어르신은 이미 화에 벅찼고 주변 사람들도 다 이 싸한 분위기를 느끼고 있었다.“그래? 당신은 뭐 어디 대단한 줄 아는가 봐? 너무 나대지 마시지, 이러다 나중에 다쳐! ” 이도현은 무덤덤한 말투로 말했다.“어허허허, 그래 좋아, 내가 대체 누구고, 대체 어디가 대단한지 한번 보여줄게.” 주씨 어르신은 너무 어이없어 오히려 웃음만 나왔다. 이어서 급히 다운된 목소리로 말했다.“이 새끼야! 내가 뭐 어디 잘난 거는 없지만 말 한마디에 개미 밟듯이 너를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게 할 수 있어. 그뿐만 아니라 너랑 관계있는 모든 사람도 같이 사라지게 해주지. 너희 집 쥐새끼도 가만두지 않겠어.”“지금 내 말 한마디면 수십만 대군이 움직일 수 있고, 그들이 너를 이 세상에 살아온 흔적도 없게끔 만들 수 있어! 그리고 수많은 무사를 동원해 너를 죽일 때까지 괴롭힐 수 있어, 이래도 뭐가 어째? 너를 상대하기는 충분하지! ”주씨 어르신은 이도현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면서 말했다. 마치 그의 아우라로 이도현을 삼킬 거처럼 같았다.“다시 기회를 줄게, 이래도 나를 한 방에 보내겠다고? ” 주씨 어르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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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일은 차차 알게 될 거다. 지금은 모르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이 세 개의 선학신침은 네가 가져가서 정제하도록 해. 그리고 내가 얻은 소식에 의하면 선진 가문 진씨 가문도 똑같이 선학신침을 세 개 갖고 있다고 해. 되찾아 올 수 있을지는 네 능력에 달렸다.”“원래는 내가 가서 너 대신 찾아오려고 했다. 하지만 스승님께서 반드시 네가 직접 해야 하는 일이라고, 남이 너 대신 나서면 오히려 너를 해치는 것이라고 얘기하셔서 감히 끼어들지 못하겠다.”염황이 계속해서 말했다.“진씨 가문이 선학신침을 3개 갖고 있다는 소식은 아마 확실할 거다. 하지만 나머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단서가 없다. 우리 자매들이 너 대신 찾아보기는 하겠지만 마지막에는 결국 너한테 달렸다.”“고마워요. 선배.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요.”이도현이 감격해 하며 말했다.“나쁜 자식. 나한테 예의를 차리기는. 돌아가서 무슨 일이 있거나 인력이 필요하면 네 다섯째 선배와 여덟째 선배한테 찾아가. 그리고 스승님이 네게 준 오천 여 신위 토큰, 만약 쓸 일이 있으면 원력을 동원하여 토큰을 움직이면 돼. 그럼 여 신위의 수령이 그걸 감지하고 곧바로 너에게 찾아갈 거다.”“이 오천 명은 처음부터 너에게 남겨 준 거다. 네가 미인을 좋아하는 것을 알기에 몇 년 전에 대선배인 내가 너에게 오천 미녀 호위대를 준비해 놨다. 네가 알아서 동원해.”장난기가 가득한 염황의 말에 이도현은 낯이 뜨거워졌다. 선배의 말속에 숨겨진 뜻이 있는 것처럼 이도현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오천 명의 미녀 신위? 나를 뭐로 생각한 거지?’“이건... 사실 필요 없어요. 선배. 아니면 제가 토큰을 도로 돌려드릴게요.”이도현은 어색한 나머지 앉아있지를 못할 것만 같았다.“나에게 줘서 뭐해? 스승님이 너에게 교룡 척추골을 갈아줄 당시, 교룡이 호음한다고 들었어. 만약 교룡의 독살스러운 기운을 꺾지 못하면 네 주변에 여자가 많아야 한다고 들었어. 그래서 준비한 거야.”“다행히 네가 조화가 커서 후배들의

  • 마왕귀환   제1352화

    어찌 됐든 그 사람들은 모두 대선배 밑에 있는 부하 관원들인데 이도현이 죽였으니 선배에게 미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내가 언제 네 탓을 한다고 얘기했어? 솔직히 말하면 네가 한 일들은 나에게 도움이 되기도 했어. 그 사람들, 고전 무술 가문들은 자기의 가족 세력만 믿고 관리 통제를 따르지 않았어. 나는 그 사람들의 공로를 생각해서 과하게 처치하지 못했는데 네가 그놈들을 죽였으니 나를 도와 그 고민 덩이들을 해치운 셈이야.”“지금은 상황이 많이 좋아졌어. 지금 사람들은 말을 잘 들어. 정령이 떨어지면 예전보다 효과가 많이 좋아졌다. 그러고 보니 내가 너에게 고맙다고 얘기해야겠네.”“아니...”이도현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그 뒤로 선후배 두 사람은 웃고 떠들며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동안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이도현도 처음에 행동이 딱딱하던 데로부터 후에는 점점 더 편해졌다.“나쁜 놈. 네 손안의 일이 거의 다 처리가 되면 돌아와서 날 좀 도와줘. 나 혼자서 정말 힘들어. 어때?”염황은 얼굴색이 불그스름한 것이 살짝 취한 것만 같았다.“네. 선배 앞으로 내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세요. 제가 꼭 선배를 도와 해결할게요. 사람을 죽이는 일이든 뭐든 다 할게요.”이도현은 가슴을 툭 치며 말했다.“꺼져. 나는 상제이지 도적이 아니다. 너더러 사람을 죽이라고 할 필요는 없다.”염황이 애교스럽게 말했다.“하지만 얘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지국의 그 일은 네가 잘 처리했다. 네 덕에 많은 일이 해결되었어. 그리고 남한나라도 감히 예전처럼 그렇게 건방을 떨지는 못하고 지금 매우 얌전해졌다.”“감히 건방을 떠는 사람이 있으면 저한테 알려주세요. 제가 가서 그 나라의 임금을 해치울게요. 그러면 감히 건방을 떨지 못할 거예요.”이도현도 살짝 취해서 입만 열면 아무 말이나 해댔다.“하하하. 못하는 말이 없구나. 어디 네가 말한 것처럼 그렇게 쉽나? 어떤 일에 있어서 네가 마지노선을 건드리지 않아서 그렇지 네가 그 선을 넘

  • 마왕귀환   제1351화

    염황이 얘기할 때, 조 선생이 마침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그는 염황의 말을 듣고 정말 까무러칠 정도로 깜짝 놀랐다.그는 당장에서 굳어져 버렸다.‘황위를?’그건 함부로 내놓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조 선생은 자신이 이미 이도현이 염황의 마음속에서의 지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이 말해주다시피 과소평가했다.염황의 심복인 그는 당연히 염황에 대해서 무척 잘 알고 있었다.염황이 이런 말을 내뱉었다는 것은 정말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뜻했다.이 사실이 조금이라도 밖으로 새어 나간다면 아마 염국뿐만이 아니라 온 천하가 깜짝 놀랄 것이다.하지만 이도현은 그저 웃으며 말했다.“선배. 농담하지 마세요. 제가 선배보다 더 바빠요. 수많은 사람이 저한테 시비를 걸려고 저를 찾고 있어요. 저는 사람을 죽이는 것만으로도 하루 24시간이 모자라요.”“저한테 시비를 거는 사람들을 해결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저는 우리 사문에서 전승하는 선학신침도 찾아야 해요. 스승님께서 잃어버린 18개의 양침을 이재 6개밖에 찾지 못했어요. 그리고 스승님의 따님이 옛날에 남궁 가문에서 멸문을 당했어요. 그 따님이 요행히 살아남았는데 저는 그분을 반드시 찾아서 스승님과 한자리에 모이게 할 거예요.”이도현의 말을 들은 염황은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네 이 나쁜 놈은 정말 나를 하나도 아끼지 않는구나. 내가 고생을 하는 것을 뻔히 보면서 하나도 수고를 덜어주지 않는구나.”“하지만 네가 하려는 일도 맞는 일이지. 선학신침은 마땅히 찾아야 하고 스승님의 딸도 반드시 찾아야 해. 우리 태허산의 중책도 네가 이어받아야 해. 말하고 보니 네 놈도 고생이 많네.”“그렇지만 난 그래도 너에게 잔소리 좀 해야겠다. 살육을 적게 저지르고 될수록 사람을 죽이지 않아도 되면 죽이지 마. 그 당시에는 후련한 일이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면 후회하게 될 거다.”“어찌 됐든 모두 생생히 살아있는 생명이잖아. 살육을 너무 많이 저지르면 결국에는 자신에게 영향이 미치게 될 거

  • 마왕귀환   제1350화

    이도현은 의심을 거두고 염황에게 빠르게 다가가 절을 하며 말했다.“후배, 이도현. 대선배님을 뵙습니다. 선배님, 만수무강하시길 바랍니다.”염황은 웃음을 터뜨리며 몸을 살짝 떨었다.“하하하. 너 이 자식, 언제 이렇게 착해졌어? 만수무강하라니... 나 웃겨서 죽이려고 그래? 누가 이런 걸 가르친 거야?”“선배님은 대제국의 황제시니까요. 텔레비전에서 보니까 황제를 만나면 다 이렇게 인사하던데요?”이도현이 머쓱해하며 말하자 염황이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정말 날 웃겨 죽이려고 작정했구나. 너한테는 그냥 선배일 뿐이지 염황이 아니다. 그러니 선배라고 불러.”“대선배님!”이도현이 공손하게 염황을 불렀다.“옳지. 착하다.”염황이 손을 뻗어 이도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조 비서, 술과 음식을 준비해. 후배한테 거하게 대접해야지.”“알겠습니다. 폐하!”조철이 명령을 받고 한숨을 쉬며 자리를 떴다.조금 전 그 장면을 다른 사람들이 봤다면 아마 경악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었다.피도 눈물도 없는 염국의 염황이 이도현에게 대놓고 애정을 표현했다.모든 규칙이 이도현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조철이 자리를 뜨자 뒤뜰에는 이도현과 염황만이 남았다.이도현은 염황을 마주하며 강렬한 압박감을 느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그저 자리에 앉아 착한 아이처럼 행동했다.“하하하, 녀석. 사고는 잘만 치면서 왜 내 앞에서는 이렇게 조용해? 내가 다른 선배들보다 불편해서 그래?”염황이 웃으며 물었다.“그... 그게 아니라... 선배님은 폐하시잖아요. 존경받아야 마땅하니...”이도현이 머뭇거리며 답했다.“하하하! 녀석, 하하하!”염황은 이도현의 말에 체면 차리지도 않고 웃음을 터뜨렸다.염황은 본래 아름다운 미인이었고 몸매도 흔들렸다.웃을 때마다 가슴도 살짝 흔들리니 이도현은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특히 황금색 곤용포를 입고 있으니 더 강렬한 느낌을 주었고 정직하다고 자부하는 이도현마저 한 곳에 열이 몰리는 것 같았다.“악동 같은 놈. 나

  • 마왕귀환   제1349화

    이도현이 별로 신경 쓰지 않자 조철도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다.‘그래. 이분 기분 좋으면 그걸로 됐지 뭐.’“이도현 씨, 이쪽으로 오세요.”조철은 서둘러 이도현의 앞에서 길을 안내했다.이도현은 뒤뜰로 향했다. 먼 곳에 있는 정자 아래에서 그는 황금색 긴 치마를 입은 채 고귀하고 품위 있는 모습으로 강한 기운을 발산하여 위압감을 주는 여성을 발견했다.여자의 몸에서 발산되는 강대한 기운은 이도현조차 혀를 내두르게 했다.이도현은 많은 고수들을 봤고 그중 여성 고수들도 많았다. 윤선아와 인무쌍 같은 사람들도 모두 강력한 존재들이었다.그들의 기운도 강했지만 정자 아래 서 있는 여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특히 그녀가 내뿜는 고고하고 불가침한 위엄이 서린 기운은 윤선아와 인무쌍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다.여자는 마치 황제와 같은 존재처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존경심을 느끼게 했고 또한 저도 모르게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폐하, 이도현 씨 오셨습니다.”조철이 멀리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왔다는 말은 들었다.“여성의 목소리는 맑고 아름다웠다.하지만 말투에는 위엄이 묻어 있었다.부드러운 목소리에는 성지처럼 거부할 수 없는 느낌을 주었다.조철의 말에서 호칭을 들은 이도현은 그녀가 바로 염국의 여제, 염황임을 알 수 있었다.이도현은 염황의 뒷모습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신기를 사용해 그녀의 기운을 느꼈다. 염황이 그의 대선배인지, 태허산 무학의 특유의 기운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하하하. 녀석. 이렇게 대놓고 나를 살펴보다니. 불경죄를 저지를까 두렵지는 않으냐?”염황은 이도현이 자신을 살펴보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 듯 웃으며 물었다.그 말을 들은 이도현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지만 옆에 있던 조철은 사색이 되었다.‘정말 무서울 게 없는 놈이네. 다른 분도 아니고 염국의 여제인 염황인데... 천하에서도 몇 되지 않는 고귀한 분인데... 하... 보자마자 인사를 드리지는 못할망정 신기를 이용해 훑어보려 한다니. 이도현이기에 망정이지

  • 마왕귀환   제1348화

    천급 강자는 외부에서, 예를 들면 완성 같은 곳에서는 대가문의 봉헌 대상이었다.이도현은 자신이 처음 산에서 내려왔을 때를 희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천급 강자들은 일반인들에게 신처럼 여겨졌다. 그건 사람들이 여기에서는 군인이라는 신분으로 있었다.‘나의 실력이 시야를 결정하고 나의 부지런함이 실력을 결정한다는 말이 맞아.’확실히 그랬다.부동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사는 세계는 달랐다. 일반인들은 절대로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사는 세계를 볼 수 없었다.일반인들이 보는 비밀문서나 사건들은 고위층 사람들에게는 보잘것없는 것일 수도 있었다.또한 일반인들은 전설로 여기는 일들은 일정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일상적인 일이 될 수도 있었다.완성에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은 천급 강자를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로 여겼다.하지만 진정한 강자들의 눈에는 천급 강자는 지나가는 개미와 다를 바가 없었다.현재 이도현의 눈에도 천급 경지를 지닌 존재는 무시해도 될 존재로 보였다.손만 휘두르면 한 무리의 천급 강자를 없앨 수 있었기 때문이다.“토큰을 제시해 주세요.”이도현이 주위를 살펴보고 있을 때 한 병사가 손에 보검을 들고 다가왔다.그것은 총기가 아니라 보검이었다.병사는 무사였다. 강한 무사들에게 있어 총기보다는 신병 무기가 훨씬 강력했다.총기로 죽일 수 없는 적이라도 보검이 있으면 죽일 수 있었다.조철은 주머니에서 토큰을 꺼내 병사에게 건넸다.병사는 자세히 검사한 후 다시 조철에게 돌려주었다.“안녕하십니까. 저쪽에서 검사를 받아주세요.”“알겠습니다. 수고하십니다.”조철은 미소를 지으며 이도현과 함께 검사 구역으로 향했다.그들은 한 기계를 통과했다.하지만 이도현이 통화할 때 기계가 빨간빛을 내며 경고음을 울렸다.“안녕하세요. 몸에 지닌 철제 무기를 꺼내 주세요.”두 명의 병사가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이도현 앞에 서서 엄숙하게 말했다.“철제 병기요? 이걸 말하는 건가요?”이도현이 당황해하며 주머니에서 은침을 꺼냈다.

  • 마왕귀환   제1347화

    갑자기 들린 소리에 이도현은 깜짝 놀랐지만 이내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챘다.이것이 바로 그가 집에 돌아올 때마다 신기를 펼치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이도현은 집에서는 신기로 모든 것을 파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집이라는 곳은 편히 쉬는 곳이었기에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하여 그는 집에 돌아올 때마다 산 아래에서 신기를 거두어들였다.집에 내공 경지가 강한 사람이 들어오지 않는 한 일반 사람이거나 내공이 낮은 사람이 들어오면 위협이 되지 않기에 아예 무시하고는 했다.평소와 같았다면 집에 사람이 들어왔다는 걸 바로 알아챘을 것이다.“조 선생, 무슨 바람이 불어서 우리 집까지 온 거야? 이게 얼마 만이야. 또 나쁜 소식 전하려고 온 건 아니지?”이도현은 장난스럽게 말하며 거실로 들어가서 방의 불을 켰다.멀지 않은 곳에 조철이 웃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조철은 이도현의 말을 듣고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무슨 뜻이야? 내가 나타나면 꼭 나쁜 일밖에 없다는 건가? 흥! 내가 나쁜 기운을 불러 모으는 사람도 아니고 만나기만 해도 재수 없어지기라도 한다는 말인가?’물론 이런 생각도 혼자 있을 때나 하는 거지 조철은 이도현 앞에서 차마 생각을 내비칠 수 없었다.이도현이 어떤 신분인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조철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는 태허산의 제자일 뿐만 아니라 그분의 제자이기도 했다.그 신분은 조철에게 엄청난 부담감이었다.“그럴 리가요. 이도현 씨, 저 여기서 몇 날 며칠이나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오셨네요.”“기다렸다고? 무슨 일인데?”이도현이 의아해하며 물었지만 짐작 가는 바는 있었다.“저는 염황 님의 명령을 받아 모시러 왔습니다. 염황께서 뵙고 싶어 하십니다.”“염황이 만나고 싶어 한다고? 음...”이도현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조 선생, 염황이 내 대선배는 아니겠지?”비록 이도현은 이미 결론을 내렸지만 확답을 듣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었다.“저를 곤란하게 하지 마세요. 저도 그 부

  • 마왕귀환   제1346화

    한동안 고무계의 크고 작은 모든 세력은 자미각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충격과 동시에 그들은 자연스레 태허산과 곤륜옥을 떠올렸다.이도현의 실력은 모든 사람의 질투심을 유발했고 곤륜옥의 비밀은 그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이도현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곤륜옥을 탐냈다.결국 사람은 탐욕으로 인해 끝을 맞이하는 법이었다.그 시각, 이도현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었다.이도현은 윤선아의 연묘궁에 들어 그녀를 만나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안타깝게도 연묘궁이 어디 있는지 몰라 결국 포기했다.시간이 남아돈 그는 귀령문을 찾아갔다.고무계에서 선학신침의 행방을 조사하라고 전달하기 위함이었다.인무쌍과 양주희가 고무계에서 선학지침을 발견한 만큼 하나만 있을 리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비록 그는 고무계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귀령문은 고무계를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귀령문도 그의 세력 중 하나가 되었으니 있는 자원을 이용하지 않는 건 낭비였다.임무를 맡긴 뒤 그는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셋째 선배 인무쌍과 여섯 번째 선배 양주희가 그를 위해 찾아온 선학신침을 빨리 제련해야 했다.최근 이도현이 마주하는 적들은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그는 가능한 한 빨리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언제 죽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물론 회도경지의 강자를 죽일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은 소유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그의 온전한 실력이 아닌 음양탑의 도움을 받은 결과였다.외부의 도움도 좋지만 본인의 순수한 실력이 아니기에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자신의 것이 아닌 것은 언제든 변수가 생길 수 있다.만약 어느 날 갑자기 음양탑이 그를 떠나기라도 한다면 큰일이었다.그래서 그는 외부의 도구에 너무 의지하지 않기로 했다.돌아갈 때 그는 이전처럼 태허산의 결계를 통해 나갔다.태허산 산 어구에 도착한 이도현은 스승님에게 전화를 걸었다.인무쌍과 양주희가 무사하다는 사실을 전하려 했지만 연락하고 보니 두 사람은 이미 산에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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