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때 우리는 그저 태허산의 보물이라고만 생각했지 곤륜옥의 열쇠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당시 18개의 선학신침을 보물로 삼아 각자 집에 가서 연구하게 몇 개씩 나눠주었다! 하지만 후에 태허산에 대해 잘 알게 되면서 점점 선학신침은 고대로부터 모든 무사들이 꿈꿔 온 곤륜옥의 열쇠라는 것을 알았다.“하지만 사실인지 아닌지는 너희 태허산 사람들 만 알 거야! 이것이 내가 아는 전부이다. 이젠 날 놓아줄 수 있겠나?”서문길은 떨면서 말했다.“그때 낭굼 가문을 죽인 사람이 누군지 알아?”이도현이 물었다.“선진 가문, 준씨 가문, 천길의 수령, 그리고 유명의 지장도 참석했다…”그 말을 듣고 이도현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 늙은이가 자신과 지국의 야노 가문을 속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리고 이도현은 야노 가문이 쓴 명단을 품속에서 꺼내며 물었다.“명단 위에 있는 사람 중에 몇 명이 향진성에 있어!”서문길은 빼곡히 적힌 명단을 보고 “어떻게 알았어!”라고 물었다.“쓸데없는 말이 참 많구나! 명단 위에 몇 명이 향진성의 사람이냐고 물었다!”이도현은 차갑게 말했다.“고전 무술 왕족의 강유종이 줄곧 향진성에 있었다! 또한 배씨 가문의 배당정과 구씨 가문의 구길림 그리고….”서문길은 여러 사람들의 이름을 연거푸 말했다.“좋아, 정말 많구나. 해결하는 김에 함께 해결해야겠다! 그해 우리 사부님의 일가를 죽인 가문들을 내가 하나하나 다 찾아내겠다. 그들한테 가문의 학살은 어떤 결말을 초래하는지 느끼게 해주겠다!”“당신들이 우리 사부 일가를 학살할 때 몇 살짜리 아이들도 가만두지 않았다. 내가 스승님의 복수를 대신 갚아줄거다. 네가 죽기 전에 방금 나에게 알려준 모든 것을 답례하게 위해 너에게도 비밀을 하나 알려줄게! 그것은 바로 내가 이 명단에 적혀 있는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겠어. 그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들도 죽여버릴 거야!”“그 해 우리 사부님 가족 살육에 참여한 자는 내가 반드시 온 집안을 망하게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가다…”이도현
서문길은 겁에 질려 빌면서 말했다.“이도현…. 나를 죽이지 마. 나를 죽이지 않는다고 했잖아!”“내 무공은 너 때문에 없어졌고 나는 지금 폐인이고 나이도 많아서 몇 년 더 살지도 못하고 죽겠는데 안죽이면 안돼?”“내가 지금까지 모아둔 돈, 금, 금, 보석 그리고 수련 재료 보물을 모두 너에게 줄게!”“여자! 이쁜 미인도 많아, 내 손녀도 줄게 날 죽이지 마!”“나를 죽이지만 않는다면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줄 테니 제발 나를 죽이지 마… 부탁해, 무릎을 꿇으라면 꿇을 게… 부탁이야…”서씨 가문의 장로가 살기 위해 이도현한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고 꼬리를 흔들며 동정을 구하는 모습은 정말 상상하기 어렵다.이도현은 혐오스럽게 그를 쳐다보더니 주저 없이 뺨을 후려쳤다.이 주먹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고 서문길의 천령에는 깊은 손바닥 자국이 났고 이어서 일곱 개의 구멍에서 피가 흐르더니 눈을 부릅뜬 상태로 죽어버렸다.공포에 떨어 죽은 그는 불안하게 죽었다.그리고 이도현은 바닥에 있는 두 시신을 보고 밀실에서 나왔다.아까 그가 말한 것처럼 그는 단 한 명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설사 적이라 할지라도 그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고 그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당시 그는 혈기 왕성한 소년이었는데 강설미처럼 연약한 여자에게 허리를 찔린 것은 다 교훈이다!삶이 그에게 준 교훈은 적에게 절대 마음이 약해지면 안된다는 것이다. 만약 마음이 약해지면 되돌아 오는 건 잔인함 뿐이다.그래서 이도현한테는 이 적이 3살짜리 아이라도 적이라면 서슴지 않고 죽이겠다고 마음 먹었다.이유는 묻지마라. 어린아이는 언젠가는 크고 지금은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어른이 되면 당신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고 당신 주변의 가족을 해칠 가능성도 크다.그렇기 때문에 그는 서문길처럼 폐인이 된 사람도 가만두지 않았다.
“강유종! 인과응보다!”강유종은 소리를 듣고 몸을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그의 사무실은 28층인데 창문 밖의 허공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넌 누구야?”강유종은 무도 고수이고 세상 물정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침착하게 창밖에 서있는 이도현을 보며 물었다.이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갑자기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더니 창문의 유리가 와르르하고 갑자기 깨지더니 이도현이 뛰어들어왔다.그는 강유종 앞으로 한걸음 한걸음 다가왔다!강유종은 미간을 찌푸렸고 싸늘한 눈빛으로 이도현을 보며 “너... 너.... 넌 누구야?”라고 물었다.이도현은 웃으며 말했다.“마음속으로 이미 알고 있잖아!”“이도현.... 너... 역시 이도현이구나! 여긴 웬일이야! 나는 너와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왜 창문을 부수고 이렇게 무례함을 저지르지?”“아무런 원한도 없다고? 내가 누군지 알면 내 사부가 누군지 알 거고 남궁 가문의 억울함을 내가 대신 복수하려고! 목숨을 내놔라!”이도현은 말을 하면서 화가 나서 손을 대려고 했다.“이놈 정말 건방지구나! 죽으려고!”강유종은 일찌감치 준비를 했고 항상 이도현을 경계하고 있었으며 이도현이 손을 대자 그도 공격을 하려고 했다.한밤중에 창문으로 사람이 들어오는데 그가 미리 준비를 안 했을 리가 없었다! 이렇게 죽으려고 직접 찾아왔는데 죽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강씨 집안도 체면이 있고 어쨌든 그는 강씨 집안의 늙은이 중 한 명이었다! 죽으려고 직접 자기 발로 찾아온 사람을 그는 가만둘 수 없었다.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공격을 했고 두 주먹은 공중에서 부딪쳤다.쾅!격렬한 소리와 함께 아주 강한 힘이 두 사람 사이에서 폭발해 나왔다. 거대한 힘은 강유종의 사무실 책걸상을 날아가게 했고 벽에 부딪혀 사분오열되었다.“죽어라!”이도현은 공중에서 몸을 뒤척이다가 강유종의 뒷덜미를 호되게 걷어찼다. 컥 하는 소리와 함께 강유종의 목은 순식간에 내려앉았고 목덜미는 산산조각이 났다. 소리도 내지 못하고 곧바로 죽었다.그리고
배당정은 자신의 아들을 죽인 범인에게 뼈저리게 원한을 품고 있었고 그의 머릿속에는 이도현의 모습이 항상 기억되고 있었다. 바로 언젠가 이도현을 죽이고 아들을 위해 복수하는 것이 그의 평생 소원이였다.다만 예상치 못한 것은 이도현이 스스로 찾아온 것이다. 잠시 놀란 후 그의 표정은 사납게 변했다.“이놈! 내 아들을 죽이고 감히 여기를 오다니! 죽으려고 온 거냐?”배당정은 차갑게 말했고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몸을 떨었다.이도현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너를 죽이려고!”그는 공중으로 뛰어올라 손을 댔다.“야비한 놈! 죽으려고!”배당정도 화가 났고 자신의 이미지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욕설을 퍼부으며 공격했다.하긴! 이 장면을 보면 어느 누구도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여기는 어떤 자리인데?여기는 배당산장이고 향진성의 배당 집안의 구역이고 배당정이 본거지이다.근데 이도현은 아무 말도 없이 쳐들어 왔고 다짜고짜 죽이겠다고 했다.그 어느 누구라도 화가 날 것이다!죽일 것이나 아니면 협조할 것이냐.사람들은 반응을 하기도 전에 이도현과 배당정 두 사람의 주먹은 이미 공중에서 부딪쳤다.“아....”배당정은 비명을 질렀고 이도현과 맞붙은 팔은 그대로 끊어졌다.이도현은 이 주먹에 배당정을 한 방에 해치우기 위해 온 힘을 다 썼다. 그에게 쓸데없는 소리를 할 시간을 주기 싫어서였다.엄청난 힘 때문에 배당정의 팔이 끊어진 것으로 멈추지 않았고 그의 가슴을 뚫어 순식간에 배당정은 목숨을 잃었다.모든 사람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 어쩔 바를 몰라 했다. 이 모든 사건은 너무 순식간에 발생했고 반응할 틈도 없었다.왜냐하면 이 세상에 감히 배당산장에 갑자기 쳐 들어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많은 고수들 앞에서 배당가문의 책임자를 죽였으니 더더욱 믿을 수가 없었다.듣자 하니 농담 같겠지만 사실이다!이도현은 배당정의 시신을 힐끗 보고 머리를 돌려 자리를 뜨려고 했다.그는 전에 남궁 가문의 사람을 죽인 모든
“나는 너희들을 죽이고 싶지 않다! 죽으려고 작정을 하지 마!”배당 가문의 사람들의 기세는 강했지만 이도현을 꺾을 수는 없었다. 마치 이도현 혼자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압도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도현의 눈빛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도현의 눈빛을 피했다.이도현의 차가운 눈빛은 마치 죽음의 신 같았다.하지만 여기는 배당산장이고 이도현을 이렇게 보내면 배당 가문은 창피해서 앞으로 어떻게 지낼 수 있겠는가?그 남자는 노발대발하며 소리를 질렀다.“이놈! 네가 우리 배당 가문의 대표를 죽였으니 떠날 생각을 하지 마!”“내가 말하는데 오늘 어떤 일이 있든 이곳을 나갈 수 없다. 우리 배당 가문에 손을 댄 이상 우리 고전 무술 왕족과 적이 되는 것이다. 넌 반드시 죽는다....”그 말을 듣고 이도현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너의 배당 가문은 고전 무술 왕족을 대표할 수 없다. 네가 고전 무술 왕족을 대표한다 한들 어쩌겠냐, 고전 무술 왕족도 조만간 찾아갈 것이다.”“너희들이 다 같이 공격을 해도 난 두렵지 않아.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게. 꺼져! 그렇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살 생각하지 마!”이도현의 한 마디에 모두가 겁을 먹었다. 배당 가문의 기세등등했던 사람들의 기세도 사라졌다.결국 누구든 죽는 것은 두려웠고 그들의 장로도 모두 이도현의 손에 말라죽었다.이도현을 포위하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랑 다를 바 없었다.그들이 방금 염치를 불고하고 이도현을 에워싼 것은 일시적인 용맹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이도현은 떠났다!이도현이 떠난 후 그들은 급하게 핸드폰을 들고 이곳에서 벌어진 일을 위에 보고했다.불과 몇 분 만에 이도현이 향진성에서 했던 일들이 고전 무술 가문에 퍼졌다. 특히 예전에 남궁 가문의 일에 관여한 가문들이 모두 움직이기 시작했다.무도 경계의 고수들 중 몇 명이 이도현에게 죽임을 당했으니 무사들 사이에서는 큰 소동이 아닐 수 없었다.이때 향진성에 있던 구길림도 소식을 들었다.그
고풍스러운 정원의 문이 열리고 구길림의 시선 아래 한 젊은 소년이 대문 앞에 나타났다.구길림의 표정은 어두워지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넌 누구야!”그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그는 계속 구길림을 쳐다보고 있었다.구길림도 그를 바라보았고 이도현이 방으로 들어와서야 비로소 그의 모습을 알아보고 놀라며 말했다.“이도현이구나!”“그래!”이도현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왔으니 넌 이제 갈 때가 되었다!”“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그때 당시 남궁 일가의 억울한 원한을 아직도 못 풀고 너무 오래 기다렸기 때문에 이젠 그 벌을 받아야 한다!”그 말을 하고 이도현은 바로 공격 자세를 취했고 그가 움직이자 방 안에서 강렬한 기류가 흘렀다.구길림은 얼굴빛이 변했고 급하게 물러나며 “이도현! 네가 나를 찾아왔다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 알 것이고 넌 자기 발로 죽으러 온 거야!”라고 말했다.말하는 동안 그는 벽을 세게 치자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벽 사방에는 수많은 블랙홀이 나타났다.곧이어 씽씽 소리가 들리더니 금으로 만든 화살이 사방에서 이도현을 향해 날아왔다.사면팔방에서 날아오는 화살을 이도현은 근본 피할 수 없었다.이도현은 마음을 움직이자 체내의 선학신침이 음양갑을 불러내 순식간에 그의 온몸을 뒤덮었다.음양갑의 힘은 화살을 다 부숴버렸다! 이도현은 조금도 다치지 않았다.구길림은 놀란 표정으로 벽의 한곳을 더 눌렀고 덜거덕 소리가 들렸고 거대한 강철로 만든 큰 철장이 하늘에서 떨어져 이도현을 가두었다.“허허허! 이놈! 어때! 네 무도가 강하다 해도 내 앞에서는 그저 죽을 길 하나다. 그전에 말을 다 하지 못했는데 내가 강한 것은 무공이 아니라 기관의 술법이야.”“내가 떠나려고 했는데 하필 죽으려고 자기 발로 찾아오다니. 심지어 내가 몇 년을 공을 들여 만든 구역으로 오다니!”“이 철장은 천외현철로 만들어졌으니 날개가 달렸다 해도 도망가기 어려울 거야!”“하하하! 천하와 서문길을 죽인 사람은 어느 만큼
이번에 이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자신감이 지나친 사람은 실제 행동으로 보여줘야지 이 세상에는 불가능한 많은 일들은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오른손을 한 번 돌리자 그의 손에 낡은 부채가 나타났다.“하하하! 이도현, 설마 이 쓰레기 같은 부채로 천외현철 문을 열려는 건 아니지?”구길림은 비웃으며 말했다.하지만 그의 표정은 금세 굳어졌다.이도현이 부채를 들고 철문 위를 가볍게 몇 번 두드리더니 쨍그랑 소리와 함께 철문이 얼음 방망이처럼 순식간에 십여 마디로 부러져 땅바닥에 떨어졌다.“말... 말도 안 돼.... 너.....”구길림은 귀신을 보든 철문으로 나오는 이도현을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말도 안 돼! 이 세상에 천외현철 문을 끊일 수 있는 건 없어. 말... 말도 안 돼....”구길림은 어쩔 줄을 몰랐고 계속 후퇴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 한번 기계를 작동시켜 벽에 난 문구멍으로 빠져나오려 했다.가는 길이 막히자 구길림은 노발대발하며 “이놈! 너 죽을래....”라고 외쳤다.그리고 그는 주먹으로 이도현의 가슴을 내리쳤다.이 한방은 이도현의 가슴을 내리쳤지만 이도현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는 표정으로 자리에 서있었다!하지만 구길림은 그렇게 홀가분하지 않았다. 주먹으로 이도현의 가슴을 칠 때 그는 마치 철판을 맞는 것처럼 느껴졌고 엄청난 힘이 느껴졌다! 그의 주먹 뼈 전체가 산산조각이 났다.“아!”심한 통증으로 구길림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이도현은 그를 그냥 놔두지 않았고 구길림의 가슴을 세게 내리쳤고 그는 바닥에 넘어졌다. 이도현은 그의 가슴을 발로 디뎠다.이 발은 천근 무게처럼 느껴졌고 그는 오장 육부에 큰 상처를 입었다. 그의 입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다!방금까지만 해도 기승을 부리던 구길림은 죽은 개처럼 이도현에게 밟혔다. 다소 불쌍해 보였다.“죽이지 마... 이도현... 부탁이야... 제발 날 죽이지 마....”“내가 정말 많은 보물을 줄게, 돈도 많이
발자국 소리와 함게 문밖으로 세 사람이 나타났다. 한 사람은 스님이었다! 민머리에 가사를 입고 손에 선장을 들고 있었다. 용모를 보면 자비롭고 인자한 모습은 없고 표독스러운 얼굴이었다.다른 한 명은 겉보기에는 조금도 볼품없어 보이는 평범한 노인이었다!또 다른 한 명은 여자였는데 엄청 늙은 여자였다!우아한 자태가 변함없는 50세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였다. 하지만 몸매는 서른 살 남짓한 젊은 부인 같았고 요염한 얼굴을 하고 있어 음탕해 보였다.이 조합을 보아서는 기괴해 보였다! 그들의 옷차림만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이었다.하지만 이 세 사람이 들어오자 이도현은 강한 압박감을 느꼈다! 그들이 들어오는 순간 이도현은 이 세 사람의 수행의 경지를 알아차렸기 때문이다.스님과 고상한 여인은 한 명은 왕급 중기이고 한 명은 왕급 후기이다! 그리고 그 노인은 뜻밖에도 이미 황급의 경지에 이르렀다.이들은 이도현은 산에서 내려온 후 만난 최고의 고수였다.이도현이 세 사람을 훑어보는 사이 세 사람의 시선도 이도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 사람의 표정은 엇갈리지만 입가에는 시큰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이도현을 보는 눈빛이 마치 개미를 보는 듯했다.세 사람이 나오자 죽어가던 구길림은 활개를 치며 “하하하! 이놈! 네놈의 죽음이 다가왔다. 이들이 누군지 아느냐?”라고 말했다.“내가 말하는데 이들은 지장왕이다!이 여자는 혈혼선자이고 전설의 천길조직의 둘째 주인이다!”그 말을 들은 이도현은 별 반응이 없었다. 이 몇 사람의 이름을 지장왕을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은 그가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지장왕! 네가 지장령을 내려 고전 무술 협회의 사람을 시켜 나를 죽이라고 했니?”스님은 오싹하게 웃으며 말했다.“아미타불! 시주님, 소승은 당신을 요괴의 환생으로 보았고, 소승은 사람을 시켜 당신을 고난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옳구나! 옳구나!"“색스님, 징그럽게 굴지 마! 빨리 이도현을 죽이고 나를 즐겁게 해라!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그새 칼이 녹쓴 건
“도현 씨! 전에 약속했잖아요! 우리한테 아이가 생긴다면 도현 씨가 아이의 양아버지가 되겠다고. 지금 이렇게 아이를 안아 왔어요! 도현 씨가 싫지 않다면 우리 아이를 양아들로 받아주시죠!”주현진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도현에게 말했다.“이건...”이도현은 조금 난감했다.만약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양아버지가 되는 건 별문제가 없었을 것이었다. 배은망덕한 사람만 아니라면 양아버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문제는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원수가 수없이 많았다. 만약 원수들에게 그한테 양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지게 된다면 노영식네 가족은 괴롭힘을 당할지도 모른다.만약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도현은 그들의 은인이 아니라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 될 것이었다.“형수, 먼저 일어나세요! 이 일은 제대로 말해두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는 형수네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이도현은 허리를 숙여 주현진을 일으켜 세웠다.“영식이 형, 형수, 두 사람은 저의 처지를 모르세요. 모든 걸 얘기해 드릴 수는 없지만, 저한테 많은 원수가 있다는 것만 알려드릴 수 있어요. 그 사람들이 저를 건드릴 수는 없지만, 형네 가족을 괴롭힐까 봐 걱정이에요!”“제가 형네 가족을 하찮게 여겨서 형의 아이를 양아들로 삼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저는 두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 봐, 이 아이에게 피해를 줄까 봐 걱정되어서 그래요!”이도현은 잔잔하게 얘기를 꺼냈다.이 말을 들은 노영식 부부는 서로를 마주 보더니 이어서 단호하게 말했다.“도현 씨, 우리는 두렵지 않아요!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도 다 도현 씨가 만들어 준 것이잖아요. 도현 씨와 우리는 이미 정해진 운명인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형수의 이 말은 오해의 여지가 컸다.‘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이 내가 만들어 준 것이라니... 무슨 말을...’“저기... 형수... 형! 저는 정말로 두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요. 이런 말을 하면
풍성한 요리에 술안주도 많이 장만했다. 그리고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좋은 술을 오늘 특별히 두 병이나 샀다.물론 형수는 이도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커서 이처럼 진수성찬을 준비한 것이었다.이도현은 이 집안의 가장 큰 은인이라 할 수 있었다. 두 사람에게 아이가 생기고 이 한의원에서 일할 수 있게 한 일등 공신이었다.지금 매달의 수입은 이 집안 예전의 일 년 수입에 가까웠다. 요 몇 개월 동안 그녀는 이미 이삼백만 원정도 모았다.이삼백만 원이 도시에서는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그들이 생활하는 시골에서는 목돈이었다.게다가 그 금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그들은 집에서 일하고 평소에 돈 쓸 곳도 별로 없었기에 한 달 생활비는 십만 원이면 충분했고 나머지는 전부 저축했다.그녀는 행복해지는 길에서 희망을 찾은 것 같았고, 집안의 살림살이도 갈수록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이도현이 그녀에게 가져다준 것이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품어서는 안 될 생각 외에 무엇보다 이도현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노영식 부부의 아이는 노영식의 부모가 돌보고 있었다. 두 노인이 고대하던 손자가 세상에 태어난 거라 두 사람은 아이를 엄청 애지중지했다.두 노인이 계속 아이를 돌보았기에 노영식 부부는 아이를 안고 싶어도 안을 수 없었다. 주현진이 아이에게 수유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동안 거의 두 노인이 아이를 돌보았다.두 사람은 이도현이 온 것을 보고 보살님이 강림하신 것처럼 대했다. 그들은 하마터면 이도현 앞에서 무릎 꿇고 그를 맞이할 뻔했다.영감은 이도현이 자기 집안의 큰 은인이자 구원자라고 하면서 집에서 억지로 이도현에게 장생의 위패를 하나 세워주었다. 그러고는 매일 향을 피워 이도현을 위해 축복을 빌었고 그가 오래오래 백 살까지 살 수 있기를 기도했다.이도현은 저주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현재 내공으로는 몇백 살까지 거뜬히 살 수 있건만, 백 살까지 살라는 것은 수명을 단축하는 것이었다.이도현도 당연히 이것이 그들의 제일 진심
이도현은 형수가 차린 밥상을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밥을 먹다가 문제라도 생길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형수, 저 먹고 왔어요! 번거롭게 차리지 않으셔도 돼요!”이도현은 말을 마치고 급히 노문호에게 눈길을 돌렸다.그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수유 중인 형수의 가슴이 너무도 풍만하여 이도현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 기세는 이도현이 침을 놓을 때보다 더 매서웠다.“노 선생, 그동안 잘 계셨나요? 집안에도 별일 없으시죠?”이도현은 급히 화제를 돌렸다.“그럼요, 무탈합니다! 그저 한의원이 너무 바쁠 따름이죠. 게다가 도현 씨의 명성이 자자하여 한동안 많은 사람이 도현 씨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다가 없다니까 그냥 돌아갔어요.”“그래도 우리 한의원이 이제 많이 유명해져서 예전보다 훨씬 바빠졌어요. 도현 씨가 오지 않았더라면 이 늙은 몸이 곧 쓰러졌을 거예요.”“좋은 소식이네요. 이건 노 선생의 의술이 뛰어나기에 백성들이 다 믿고 맡긴다는 거잖아요.”이도현이 웃으며 대답했다.“에잇! 놀리지 말아요! 저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도현 씨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른 가서 좀 쉬다가 일하러 와요! 저는 계속 일해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요. 도현 씨가 돌아온 걸 축하할 겸 우리 저녁에 영식이네 집에 모여서 밥 먹어요!”“그... 괜찮을까요? 또 형수를 귀찮게 해야 하는데.”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형수 집에 가서 밥 먹고 싶지 않았다. 형수의 요리가 맛없는 것도 아니고, 꽃무늬 이불이 푹신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그저 형수가 무서울 뿐이었다.“귀찮을 게 뭐 있어요. 도현 씨는 아이의 양아버지이고, 한집안 식구끼리 이런 말을 하면 섭섭하죠! 계속 그런 말을 하면 저희를 무시하는 거로 여길 거예요!”이도현이 거절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형수가 다급하게 말했다.이도현은 형수가 다급하게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고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더 거절하면 그가 찔리는 것이 있어서 초대에 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도현 씨, 현진
“이것 봐! 내가 뭐라고 했어! 내가 방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 이 젊은이는 부귀의 상이고 걸음걸이도 씩씩한 데다가 온몸에서 은은한 보라색 빛을 반짝이고 있어. 딱 봐도 부귀영화를 누릴 상이지, 절대 그렇게 소질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이제야 믿겠어? 내 말이 맞는다는 거!”제일 먼저 반응한 할아버지께서 나서서 이도현을 가리키며 듣기 좋은 단어만 골라서 칭찬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계속 입을 삐죽거렸다. 바로 이 할아버지께서 조금 전까지 그를 파렴치한으로 몰았는데, 지금에 와서 말을 바꾸다니 참으로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이었다.“그러니까! 나도 그랬지. 이 젊은이는 딱 봐도 복이 있고 부귀한 사람이라고. 근데 너희는 귓등으로 듣기만 했어!”다른 사람도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신의, 만나서 반갑네. 난 이춘식이야. 우리 같은 이씨로서 오백 년 전에 한 가족이었을 거야. 넌 정말 우리 이씨 가문에 큰 체면을 세워줬어!”“이신의, 난 김두만이라 하고 나의 외할아버지도 성이 이씨야. 우리도 한 집안이라고 볼 수 있어!”“이신의, 나도 이씨 성을 가진 외할아버지가 있는데, 자네와 똑같이 생겼어!”수염이 새하얗고 이가 싹 빠진 한 할아버지가 말했다.이도현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연세가 이렇게 많으신 분이라면 이분의 외할아버지는 진작에 돌아가셨을 건데, 이렇게 나와 친한 척한다고! 자기 외할아버지더러 날 저승으로 데려가라는 거야 뭐야!’ “퉤! 뻔뻔스럽기는! 고아 주제에 어디 감히 외할아버지가 있다고 이신의와 친한 척하려고 해! 우리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야말로 이씨야!”뻔뻔한 사람이 또 한 명 나타났다.이도현은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 어르신들이 너무 무서웠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할뿐더러 그럴듯하게 말하여 진짜인 줄 알았다. 이것도 모종의 경지라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이도현은 황급히 한의원 안으로 도망쳤고 그제야 고요함을 되찾았다.“도현 씨, 돌아왔군요! 하하하... 이 자식, 왜 이제야 돌아왔
이도현은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쭈뼛쭈뼛하게 내디딘 걸음을 도로 거두었다. 그는 성급 고수보다 눈앞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이도현이 자신이 이곳의 의사라고 설명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노영식이 한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걸어 나왔다.“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만 떠드세요! 다 진료해드릴 테니까 새치기하지 말고 줄 서서 기다리세요.”“신의 양반, 우리가 진료 보는 데 방해하려고 떠들어댄 것이 아니라, 반반하게 생긴 도시 사람이 염치없이 새치기하려고 해! 규칙을 어기려고 해!”한 할아버지가 울분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도현은 이 말을 듣고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이런! 내가 언제 염치없이 굴었어?’“새치기! 누가 새치기했어요?”노영식이 물었다.“이 사람이요!”“바로 저 젊은이예요. 도덕심이라고는 일도 없어요!”“맞아요! 염치가 전혀 없어요! 우리가 온 오전 줄을 서도 새치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저 사람은 오자마자 새치기했어요. 그러고도 도시 사람이라고! 퉤!”또 한차례의 비난을 받은 이도현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냥 들어가서 일하려는 것뿐인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벌써 세 번이나 욕을 먹었어. 게다가 한의원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설사 내가 진짜 진료받으러 왔다고 해도, 새치기하면 어때서? 한번 욕하면 그만이지, 끝없이 욕할 줄이야. 시골 사람이 제일 순박하다고 들었건만 왜 이 어르신들은 이렇게 다르지?’“이도현 씨... 돌아왔어요...”노영식은 이도현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기뻐하며 그에게 달려갔다.이도현은 손을 뻗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오늘 운이 안 좋았다.“언제 돌아온 거예요? 미리 전화하지 그랬어요. 저희가 알았으면 마중하러 가는 건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삼촌이 이도현 씨를 오랫동안 그렸어요... 그리고 저의 아내도 거의 매일 밤 이도현 씨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가 돌아오기만 하면 아이의 양아버지로 모시겠다고!”노영식은 감
조금 거친 섬섬옥수로 능수능란하게 계산기를 눌렀는데 그런 진지한 모습이 여자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듯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노영식의 아내, 이도현의 형수였다.한의원이 확실히 아주 바빠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를 낳은 지 몇 달도 안 되는 형수가 이렇게 나와서 일을 도울 리 없었다.그러나 형수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것을 보아하니 그녀가 이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긴 한의원에서 일하면 한 달에 오십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게다가 지금 월급이 올랐을지도 모른다. 이건 농촌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일자리였다.그리고 지금 부부가 모두 한의원에서 일하기에 한 달에 최소 백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정도는 무조건 농촌에서 고소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더군다나 부부가 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가정을 돌볼 수 있었다. 일도 지체하지 않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이 일자리는 그야말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것 못지않았다.이도현은 이 부부가 하는 일이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잔뜩 받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질투에 눈이 멀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이 부부도 충분히 빡세게 살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형수는 아이를 낳은 지 겨우 몇 달밖에 안 되는데 벌써 일하러 나왔다.백성들은 역시나 응석받이로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1년은 쉬었을 것이었다.물론 도시 사람들의 생활 조건이 좋으니 휴식을 많이 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거 아니겠어?이도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의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겨우 두 발짝 걸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에잇! 거기! 앞에 총각! 너 뭐 하는 거야! 양심이 있다면 뒤에 가서 줄을 서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 서고 있는 게 안 보이냐? 빨리 가서 줄 서!”“맞아! 맞아! 뒤에 가서 줄 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을 서는 거 못 봤냐! 어디서 새치기야! 뒤에 가서 얌전히 줄 서! 참! 요
이도현은 이 가족의 감사 인사를 마다하고는 남자에게 앞으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앙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어떤 일이든 도가 지나치면 본연의 가치를 잃기도 하는데 좋은 마음에서 출발한 일도 나쁜 일로 만들 수 있었다.특히 이번 일처럼, 만일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면 그것은 신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해치는 것이었다.이튿날 아침이 되자마자 남자는 사람을 불러 아내와 아이를 들것에 싣고 산에서 내려왔다. 떠날 때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절의 스님을 쳐다보았다.그 표정은 마치 앞으로는 이곳에 두 번 다시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고, 돈을 어디에 쓰든 절대 너희 같은 양심 없는 가짜 스님에게 바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이도현도 떠나갔다. 그는 재물을 탐내고 하마터면 사람까지 죽일 뻔한 이곳에 1분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머무르다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질까 두려웠다.물론 그는 아무것도 폭로하지 않았다. 마치 하늘과 땅에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천지의 도리를 이루었다.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만약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면 이 세상은 완전하지 못할 것이었다.만물이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도리가 있는 법이고, 하물며 나쁜 사람은 그들보다 한층 더 나쁜 사람에게 응징받을 것이기에 이도현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이도현이 보기에는 이 스님들이 구제 불능한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어젯밤 이도현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임산부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었다. 게다가 스님이 이 모든 것을 초래한 것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결국은 여자의 남편이 너무 미신을 믿어서 출산을 앞둔 아내를 데리고 부처님께 예배드리러 왔다가 이런 일이 생겼던 것이었다.누가 옳은지 그른지, 또 누구의 책임인지 분명히 따질 수 없었다. 다행
이게 그들이 말한 보호란 말인가! 보호해 준다고 해놓고, 아내는 이 절에서 죽을 뻔했다니.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남자는 정말 후회스러웠다. 과거의 자신이 그저 미련한 바보 같았다. 자신의 월급 절반을 절에 바치고 돈을 그렇게 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었다. 바로 그때, 막 정신을 차린 여자가 배를 움켜잡고 비명을 질렀다. “여보. 나 배가 너무 아파. 아마 곧 낳을 것 같아. 여보 나 좀 살려줘.” 이도현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휴. 하느님! 당신이 나를 이렇게 시험에 들게 하시나요!” 그는 미칠 것만 같았다. 의술은 자신 있지만, 출산 경험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그는 남자다. 그러나 여기에서 의사라곤 그 혼자뿐이었다.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이 일은 그의 몫이었다. “세상에 대체 어떻게 이 타이밍에 애를 낳겠다는 거야? 조금만 더 참아서 내일 병원에서 낳으면 안 되나? 이 시점에서 출산이라니, 너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거 아니야?” 이도현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건 단순한 치료가 아니다. 그는 해본 적도 없는 출산을 도와야 했다. “신의여! 제발 제 아내를 구해주세요! 그녀가 곧 아이를 낳아요!” 남자는 이도현 앞에 달려와 애원했다. “어서 뜨거운 물을 다시 준비해라. 정말 너희 집안에 큰 빚을 져서 갚는 것 같은 기분이다! 너는 남고 나머지는 다 나가라!” 이도현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네.”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말을 못 하고 급히 방을 나갔고, 겁먹은 동생만 남았다. “뭐 하려고 멀뚱히 서 있어! 얼른 산모의 바지를 내려! 안 내리면 입으로 애를 낳게 하려는 거야? 아이고! 너도 여자이면서 아무것도 모르냐?” 이도현은 짜증을 내며 그녀를 나무랐다. 당황한 여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언니의 바지를 내렸다.그 후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침대 시트로 여인의 하체를 가렸다. 그는 여인에게 침을 놓으며 기를 돌게 했다. 정신없이 손을 움직인 지 약 30분
어떤 것들은 정말 믿을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번 그런 경험을 한 이도현은 지금은 깊이 믿게 되었다. 이런 것들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행히 이도현은 얼마 전 주씨의 아내와 그의 장인과 관련된 일을 겪고 나서, 미리 대비해 몇 가지 부적을 더 준비해 두었다. 음양탑에 보관해 두면 급하게 필요할 때 주사와 황지를 찾아다녀야 했다. 주사는 약국이나 특수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집에 비축해 둘 법한 물건이다. 그러니 대비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지금처럼 바로 쓸 수 있게 말이다. 이도현은 임산부의 동생을 돌려세우고 그녀를 방에서 잠시 나가게 한 후, 황색 부적 한 장을 꺼내 임산부의 몸에 대고 몇 번 그리며 주문을 중얼거렸다. 임산부의 기운이 변하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지자, 그는 비로소 멈췄다. 이 과정을 거친 그는 상당히 지쳤다. 몇십 분 동안 정신과 체력이 크게 소모되어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제 언니는 어떤가요? 왜 아직 깨어나지 않는 거죠?” 여동생은 이도현의 치료가 끝나자 조급히 물었다. “나는 의사이지, 신선이 아니야. 모든 일에는 과정이 있는 법이야. 가서 그녀의 남편을 불러 몸을 따뜻한 물로 닦아 주게 해.” 이도현은 피곤한 얼굴로 답했다. 그의 의술은 뛰어났지만, 이 여인의 상태는 이미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것은 억지로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고, 마치 염라대왕과 생명을 놓고 다투는 것과 같았다. 만약 그렇게 빨리 효과가 난다면, 그는 진정 신선이 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여동생은 무언가 할 말이 있었지만, 방금 이도현이 보인 위엄을 떠올리며 입을 다물고 언니의 남편을 불러왔다. 두 사람은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여인의 몸을 따뜻한 물로 닦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 덕분에 여인의 미약했던 숨소리가 점차 강해지더니, 마침내 여인이 신음하며 눈을 떴다. “살았다! 내 아내가 살아났어. 그녀가 죽지 않았어.” 남자의 격한 말에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