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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이태호는 조금 머쓱했다. 그는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이 그를 9급 무왕이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조용히 지내기는 어려울 것 같았는데 백정연의 말까지 더해지니 큰일이었다. 이제 몇 명이 그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그를 스승으로 모시겠다고 한다면 정말 멋쩍을 것 같았다.

이태호는 곧바로 손을 저었다.

“아니, 아니. 어떻게 너와 비교할 수 있겠어. 넌 종문이 있으니 수련 자원도 풍부하고 재능도 뛰어나서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내공을 많이 쌓은 거지. 나 같은 산수는 겨우 두 달 사이에 그렇게 많이 내공을 쌓지 못해.”

이태호는 일부러 감개하는 척 말했다.

“휴, 그리고 9급 무왕에서 1급 무황이 되는 건 경지에 비약적인 변화가 생긴 것이니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지.”

육명준은 곧바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사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사매는 우리 종문에서 재능이 가장 뛰어나. 그리고 사매에게는 영원히 동나지 않을 수련 자원이 있지. 산수인 저 사람과 사매를 어떻게 비교해?”

육명준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죠. 날 여러분과 비교할 수는 없죠!”

이태호는 넉살 좋게 웃었다.

“이미 무황이 되었다니 정말 부럽네요.”

“그래요? 전 저보다 태호 오빠가 내공이 더 높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백정연은 미간을 구겼다. 사실 믿기지는 않았다. 그녀가 아는 바로 이태호는 재능이 있었고 어쩌면 무황이 되었을지도 몰랐다.

“참, 오빠. 저번에는 오빠가 절 구하셨고 이번에는 마주치기까지 했으니, 이건 저희가 인연이라는 뜻이 아닐까요?”

백정연은 지금 이런 얘기를 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저번에 이태호가 떠난 뒤, 백정연은 돌아가서도 그의 잘생긴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런데 지금 이태호를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어쩌면 하늘이 정해준 인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에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일단 이태호와 좋은 친구가 되고 싶었다.

이태호는 그 말을 듣자 이상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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