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는 거절할 수 없어 함께 밖으로 향했다.“우리도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운백호와 차진석, 강정수 등 사람들은 이태호가 떠나려 하자 하나둘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강선욱과 차주원 두 사람은 맨 뒤에 서서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들은 음험하게 히죽 웃었다.“강선욱 씨, 두 선배는 밖에 있는 건가요?”차주원은 걸으면서 강선욱에게 몰래 작게 물었다.강선욱은 고개를 끄덕였다.“차주원 씨, 걱정하지 마세요. 이제 곧 재밌는 일이 벌어질 거니까요. 이태호가 이제 곧 나올 거라고 그들에게 메시지를 보냈어요.”차주원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강선욱 씨, 앞으로 당신은 풍월종 제자예요. 그것도 내문 제자. 들어가자마자 내문 제자라니, 참 부럽네요.”강선욱은 웃으며 말했다.“하하, 다 운이죠. 우리 집안에서 풍월종에게 바친 수련 자원이 얼만데요. 그것들이 아니었다면 저도 내문 제자가 되지 못했을 거예요.”차주원은 부러운 듯 말했다.“휴, 풍월종이라는 뒷배가 있어서 든든하겠어요. 저희는 기회를 얻고 싶어도 그들이 기회를 주지 않겠죠?”강선욱은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차주원 씨, 너무 겸손하시네요. 차주원 씨 집안에는 뒷배가 없나요? 그저 다들 자기 집안의 뒷배가 누군지 알리고 싶지 않은 것뿐이죠. 안 그런가요?”말을 마친 뒤 강선욱은 뭔가 떠올린 듯 차주원에게 당부했다.“참, 차주원 씨. 우리 집안의 뒷배가 풍월종이라는 사실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마요. 알겠죠?”차주원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요. 우리 두 집안의 관계가 있는데 제가 왜 그걸 멋대로 발설하겠어요? 앞으로 풍월종에 가게 되면 열심히 수련해요. 거기에 발을 붙이게 되면 절 잊지 말라고요.”“그건 무슨 뜻이죠?”강선욱은 상대방의 말뜻을 이해했지만 일부러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차주원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때가 되면 내 얘기 좀 해줘요. 내부에서 추천하면 저도 풍월종에 가입하여 풍월종의 제자가 될 수 있을 테니 말이에요. 당신에게 재능이 있으면
“하하, 젊은 나이에 크게 성공하는사람들은 너무 쉽게 헛바람이 들어요. 안 그래요?”강선욱은 호탕하게 웃으며 감개하듯 말했다.“사람은 겸손해야 해요. 너무 나대면 언젠가 자신이 건드리지 말아야 할 존재를 건드리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태호처럼 말이죠. 감히 풍월종 사람을 죽이다니, 죽음을 자초하는 꼴이잖아요?”차주원은 냉소했다. 강선욱은 천홍성 성주의 아들로 예전에는 아주 건방졌다. 특히 밖에서 겸손하게 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 이젠 사람이 겸손해야 한다고 말하니 참 우스웠다.하지만 차주원은 자신이 앞으로 성과를 내려면 강선욱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니까요. 사람이 너무 거만하면 안 되죠. 그러다가는 정말 큰코다칠 테니까요.”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면서 어느샌가 밖의 광장에 도착했다.“이태호 씨, 전 여기까지만 배웅할게. 시간 있으면 와서 차라도 마셔요!”황성현은 이태호를 향해 예를 갖췄다.옆에 있던 신명식이 말했다.“이태호 씨, 앞으로 며칠 동안 신세 좀 져야겠어요. 내가 지내는 곳의 위치는 메세지로 보냈어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신 군주님. 앞으로 나흘 뒤 완벽하게 나을 겁니다.”“하하, 난 이태호 씨 의술을 믿어요!”신명식은 호탕하게 웃었다.“이 자식, 죽으려고!”그런데 바로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이 거리 맞은편에 서 있는 게 보였다. 남자는 순식간에 그들 쪽으로 날아왔다.“죽어라, 이놈! 감히 우리 풍월종의 사람을 죽이다니, 오늘이 네 제삿날이다!”육명준은 손바닥을 뒤집어 보검을 꺼내더니 검을 들고 곧장 이태호에게 덤벼들었다.“저 사람!”그런데 바로 그때, 그의 등 뒤에 서 있던 백정연이 단번에 이태호를 알아보고 화들짝 놀랐다.“그만 해요!”백정연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녀는 순식간에 그쪽으로 날아가 손바닥을 내밀었다.그 순간, 엄청난 영기가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왔다.“쿵!”굉음과 함께 육명준의 공격이 백정연
백정연은 그제야 육명준에게 말했다.“사형, 이 사람은 죽이면 안 돼요. 이분은 제 목숨을 구해주신 은인이에요. 이분이 저를 구해줬어요.”“이 사람이 사매를 구했었다고?”육명준은 그 상황을 전해 듣자마자 이태호를 죽일 수 없음을 직감했다. 백정연의 신분은 그렇게 간단치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육명준의 내공이 조금 더 높다지만 대부분 백정연의 뜻에 따라야 했다.백정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이분은 제 은인이에요. 그러니 죽일 수 없어요! 게다가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아직 확실하지도 않잖아요. 일단 물어보고 다시 얘기해요.”“그래. 사매 말대로 할게!”육명준은 그다지 내키지는 않았지만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백정연은 싱긋 웃은 뒤 이태호를 향해 걸어갔다.이태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유독 반짝였다.“이태호 씨, 절 기억하세요?”백정연은 이태호를 바라보며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그럼요. 숲속에서 제가 당신을 구했었죠!”“그래요? 그럼 다행이네요. 전 보답하고 싶었는데 그때는 제게 기회를 주지 않으셨죠!”백정연은 얼굴을 붉히며 살짝 미소 지었다. 육명준은 백정연의 모습을 보자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백정연은 다른 남자 제자들에게 이렇게 부드러운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설마 이태호가 그녀를 구한 적이 있어서 그에게 설렌 걸까?그런 생각이 들자 육명준은 당장이라도 이태호를 죽이고 싶었다. 그는 엄청난 미모를 자랑하는 백정연을 오랫동안 탐냈었고, 이제야 어렵사리 백정연과 사이가 좋아졌으니 절대 남에게 양보할 수 없었다.“하하, 당신을 구할 때 보답을 바란 건 아니었으니 괜찮아요.”이태호는 웃으며 대답했다.“두 사람은 누구지?”운백호가 걸어 나와서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조금 전 육명준의 공격 속도와 상황을 본 그는 두 사람의 내공이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적어도 그와 비슷하거나 심지어 더 강할 수도 있었다.“두 사람은 누구지? 왜 우리 남군 군주를 공격하려는 거지? 죽고 싶어서
“무려 무황 내공의 강자라니!”황성현의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그의 이마에는 어느샌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고 있었다.무황 강자, 그것도 2급 무황이니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협력해도 그의 상대가 되지 않을 듯했다.게다가 정말 싸우게 된다면, 비록 고수가 많다지만 누가 감히 앞에 나서겠는가? 다들 지금껏 힘겹게 내공을 쌓아서 오늘날의 성과를 이룩했으니 당연히 목숨을 아꼈다.사람들의 반응에 육명준은 무척 만족스러웠다.그는 웃으며 이태호에게 질문했다.“이태호라고 했죠? 솔직히 얘기해 봐요. 왜 우리 종문의 제자들을 죽인 거죠? 당신이 내 사매를 구해주지 않았다면 난 지금 당장 당신을 죽였을 거예요!”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아, 그 네 명 말하는 거예요? 하하, 그들은 내게 2품 중급 단약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내 단약을 빼앗으려고 했어요. 게다가 내 여자를 탐냈죠. 그런 상황에서 내가 반항하지 말았어야 하나요?”신수연도 곧바로 일어나며 육명준에게 말했다.“그러니까요. 우리 형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그랬어요. 당신 종문의 사람들이 먼저 선을 넘었거든요!”백정연은 그 얘기를 듣고 말했다.“그렇군요. 그 네 명은 죽어도 싸요!”백정연은 씩씩거리면서 말했다.“하산하기 전에 장로께서 당부했었어요. 산에서 내려가면 할 일만 하고 절대 말썽을 피우지 말라고요. 또 높은 내공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속세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라고 하셨죠. 그런데 그 네 명은 그 말씀을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남의 여자를 탐내기까지 했군요!”옆에 있던 육명준은 할 말이 없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 와중에 종문 제자들의 문제임이 밝혀졌으니 이태호를 죽일 수 없었다. 게다가 그가 이태호를 죽이려고 해도 백정연이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었다.“사매 말이 맞아!”결국 육명준은 멋쩍게 웃으며 한마디 했다.“이태호 씨, 저보다 나이가 좀 많으시죠? 그러면 오빠라고 부를게요!”백정연은 잠깐 생각한 뒤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는 어깨를 으쓱
이태호는 조금 머쓱했다. 그는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이 그를 9급 무왕이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조용히 지내기는 어려울 것 같았는데 백정연의 말까지 더해지니 큰일이었다. 이제 몇 명이 그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그를 스승으로 모시겠다고 한다면 정말 멋쩍을 것 같았다.이태호는 곧바로 손을 저었다.“아니, 아니. 어떻게 너와 비교할 수 있겠어. 넌 종문이 있으니 수련 자원도 풍부하고 재능도 뛰어나서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내공을 많이 쌓은 거지. 나 같은 산수는 겨우 두 달 사이에 그렇게 많이 내공을 쌓지 못해.”이태호는 일부러 감개하는 척 말했다.“휴, 그리고 9급 무왕에서 1급 무황이 되는 건 경지에 비약적인 변화가 생긴 것이니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지.”육명준은 곧바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사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사매는 우리 종문에서 재능이 가장 뛰어나. 그리고 사매에게는 영원히 동나지 않을 수련 자원이 있지. 산수인 저 사람과 사매를 어떻게 비교해?”육명준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렇죠. 날 여러분과 비교할 수는 없죠!”이태호는 넉살 좋게 웃었다.“이미 무황이 되었다니 정말 부럽네요.”“그래요? 전 저보다 태호 오빠가 내공이 더 높을 거라고 생각했어요!”백정연은 미간을 구겼다. 사실 믿기지는 않았다. 그녀가 아는 바로 이태호는 재능이 있었고 어쩌면 무황이 되었을지도 몰랐다.“참, 오빠. 저번에는 오빠가 절 구하셨고 이번에는 마주치기까지 했으니, 이건 저희가 인연이라는 뜻이 아닐까요?”백정연은 지금 이런 얘기를 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저번에 이태호가 떠난 뒤, 백정연은 돌아가서도 그의 잘생긴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그런데 지금 이태호를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어쩌면 하늘이 정해준 인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에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적어도 일단 이태호와 좋은 친구가 되고 싶었다.이태호는 그 말을 듣자 이상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그렇지
이태호는 당연히 소지민에게 다른 속셈이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소지민에게 말했다.“장모님,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저는 사람을 구할 때 보답을 바란 적이 없어요. 제가 보답을 원했다면 아마 구하려고 하지도 않았겠죠! 전 당시 그저 길을 가다가 불의를 지나칠 수 없었을 뿐이에요!”그러나 소지민은 그를 흘겨봤다.“그 입 다물어. 난 지금 정연 씨랑 얘기하는 거니까 끼어들지 마!”이태호는 어이가 없었고 소지민은 백정연에게 말했다.“정연 씨,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풍월종에 수련 자원이 많다면서요? 그러면 쉽죠. 우리 태호와 내 딸이 풍월종에서 수련받을 수 있도록 추천 좀 해줘요. 어때요? 추천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아요?”백정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신수민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엄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나랑 수연이는 내공이 약해요. 우리는 수련 재능도 없는데 그곳에 가라고요?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백정연은 이태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이 일은 제가 도울 수 있어요.”백정연의 뒤에 서 있던 육명준은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 그는 백정연이 정말 이태호를 좋아하게 된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이태호만 가입시킨다면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쨌든 이태호는 재능도 있고 내공도 높으니 말이다. 그러나 여자는 수련 재능조차 없는데 그녀마저 가입시키려고 하다니...“이것 봐. 정연 씨가 도와줄 수 있다고 했잖아. 거기 가보고 싶지 않아?”소지민은 자기 딸을 위해 곧바로 웃으며 말했다.그러나 이태호는 쓰게 웃으며 말했다.“마음은 고맙지만 우리는 종문에 가입할 생각이 없어. 그리고 내게는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 그러니 이 일은 도와줄 필요 없어. 우리 장모님이 헛소리한 거니까 마음에 두지 마.”“내, 내가 헛소리를 했다니?”소지민은 화가 나서 발을 굴렀다.백정연은 그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래요. 종문에 가입하고 싶지 않다고 하니 알겠어요. 산수들은 뭐든 혼자 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 자유로운 삶을
“여러분은 천홍성에서 살고 있는 건가요?”백정연은 붉은 입술을 달싹이며 이태호에게 물었다.“우리는 남운시에서 살아요. 우리 태호가 남군 군주거든요. 정연 씨, 태호를 보고 싶으면 남운시로 우리를 찾아와요.”소지민이 한발 앞서 대답했다.“알겠어요. 아주머니, 시간 나면 제가 놀러 갈게요.”백정연은 자신이 오늘 조신하지 못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여기서 자신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 이태호가 조신하지 못하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되어 말했다.“그러고 보면 다 오해였네요. 그 풍월종 제자들은 죽어 마땅했어요. 돌아가면 제가 보고를 올릴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풍월종은 이 일에 관해 더 따지지 않고 그냥 넘어갈 거예요.”“다행이네, 고마워!”이태호는 싱긋 웃었다. 비록 그는 풍월종이 두렵지 않았지만 풍월종이 시비를 걸까 걱정했다. 그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았고 이곳에서 또 4일을 허비해야 했으니 말이다. 12개 파벌 중 이제 겨우 다섯 곳만 찾았고 남은 일곱 곳은 찾지 못했으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그냥 정연이라고 불러주세요!”백정연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그래, 정연아!”이태호는 머쓱하게 웃은 뒤 그녀의 뜻대로 이름을 불러줬다.다정한 부름에 백정연은 달콤한 기분이 들었다.“그럼 저희는 먼저 가볼게요!”“잘 가!”이태호는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가요, 사형!”백정연은 고개를 돌려 육명준을 보았고 곧이어 그를 데리고 그곳을 떠났다.“이태호 씨, 저 백정연이라는 사람 내공이 낮지 않아요. 옆에 있던 남자는 더 강하죠. 백정연은 풍월종에서 재능이 가장 뛰어난 제자이니 전도가 유망할 거예요. 상대방이 이태호 씨가 풍월종에 들어갈 수 있게 추천해 주겠다고 했는데 왜 승낙하지 않은 거죠? 종문에 가입하면 수련 자원이 많아 발전 공간이 훨씬 넓어지는데 말이에요.”바로 그때, 뜻밖에도 양무진이 앞으로 나서며 이태호를 설득했다. 그는 이태호가 종문에 가입할 기회를 붙잡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이태호는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
“여러분, 저희는 먼저 가볼게요!”이태호는 상대방을 향해 예를 갖추고는 신수민 등 사람들과 함께 운전해서 떠났다.“후, 형부, 조금 전에 백정연 씨가 도와줘서 다행이에요. 그렇지 않았다면 귀찮아졌을 거예요. 그 뚱보가 2급 무황의 강자일 줄은 몰랐어요.”호텔 앞에 차를 세운 뒤 신수연은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네 형부도 참 바보 같아. 저렇게 큰 종문에 들어가면 좀 좋아?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풍월종 제자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라던데 말이야.”소지민은 저도 모르게 원망했다.“그리고 백정연 씨는 수민이, 수연이 너도 추천해 줄 거라고 했잖아. 남들은 꿈에도 바라는 일인데 그걸 거절하다니. 비록 난 수련에 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이런 큰 세력에 가입하는 건 분명 좋은 일일 거야.”이태호는 그제야 말했다.“장모님 전 사숙과 약속을 했고 이제 열 달도 안 남았어요. 아직 7개 파벌을 찾지 못했는데 당연히 풍월종에 가입할 수 없죠.”신수민은 이태호의 편을 들었다.“엄마, 이 일은 쓸데없이 신경 쓰지 마세요. 태호 씨도 생각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상대방도 태호 씨가 자신을 구한 적이 있어서 거절하기 어려워 승낙한 걸지도 모르잖아요. 그리고 추천한다고 해도 우리가 꼭 들어갈 거라는 보장도 없고요.”신수연도 말했다.“그러니까요, 엄마. 제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전 알고 있어요. 제가 9급 종사가 될 수 있다면 그게 제 한계일 거예요. 저처럼 재능이 없는 사람들은 평생 그 정도 수준이라고요. 백정연 씨는 풍월종의 엘리트 제자잖아요. 비록 백정연 씨가 재능이 뛰어나다지만 그녀가 추천한다고 해도 풍월종의 장로들은 형부가 가입하는 것만 허락하겠죠. 저랑 언니는 절대 안 돼요!”“휴!”소지민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오늘 일은 알겠어. 이 세상은 강한 사람이 주도해. 충분히 강하지 않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괴롭힘당할 수도 있고, 죽임당할 수도 있어. 그러니까 수민아, 수연아. 나도 너희가 강해지기를 바라.”옆에 있던 백지연은 줄곧 아무 말
대허공전송부의 가격은 외부 시장에서 천정부지로 솟아올랐다.지금 이태호가 들고 있는 옥부를 밖에서 판다면 필연코 수많은 사람이 앞다투어 뺏으려고 할 것이다.완전한 대허공전송부를 깨뜨리면 순식간에 천리 밖으로 보낼 수 있는 목숨을 부지하는 신기(神器)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 물건을 만들기가 까다로웠다. 구천의 청기(淸氣)를 채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성왕급 수사가 자신의 도운을 융합해서 공간계의 전송 부문(符文)을 새겨야 한다. 전후로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어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지금 창란 세계에서 여러 성지와 상고 세가(世家) 외에 다른 곳에서 이런 전송부를 보기가 어려웠다.태일종은 천남 지역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고 선우정혁 같은 7급 성왕 경지의 강자가 있더라도 이런 전송부가 없었다.대허공전송부에서 시선을 거둔 후 이태호는 옆에 있는 약간 마르고 짙은 살기와 검은 기운을 내뿜은 혼돈 마수를 바라보았다.그가 신식으로 자세히 살펴본 후, 눈앞의 혼돈 마수에 팽배한 생명력이 내포되어 있으며 부패하고 피비린내 나는 날카로운 살기도 느낄 수 있었다.이태호는 만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 혼돈 마수에 아직 이렇게 강한 위력이 있는 사실에 놀랐다.어떻게 이런 일이!“아쉽지만 난 마공을 수련하지 않아. 나에게 쓸모가 없는 물건이야!”마도 수사가 이 혼돈 마수를 가지게 된다면 그의 자질을 순식간에 향상시킬 수 있고 앞으로 각종 마구를 수련해도 수련 속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다.심지어 각종 사악한 공법을 수련할 때도 혼돈 마수의 도움을 받으면 위력을 많이 높일 수 있다.그러나 이태호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할 수 없이 혼돈 마수를 사물 반지에 넣고 이후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대전을 둘러본 후 다른 물건을 발견하지 못하자 이태호는 궁전 밖으로 나가서 기타 미지의 곳을 탐색하였다.반나절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이 폐허가 된 동부, 그리고 주변의 궁전을 모두 자세히 탐색한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고 다시 제단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그
진법은 이태호의 주먹 한 방을 먹었지만 끄덕하지도 않았다.표정이 어두워진 그는 바로 단전에서 적소검을 꺼냈다.장검이 칼집에서 나오자 어두운 공간에서 검빛이 번쩍 빛났고 날카로운 검빛이 공간을 갈기갈기 찢었다.검빛이 번쩍이면서 싸늘한 기운을 발산했고 마치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검기가 적소검에서 뿜어져 나오면서 광막에 매섭게 내리쳤다.“콰르릉!”격렬한 폭발음이 천둥처럼 울렸고 거친 충격파는 땅에 있는 황사와 먼지를 일으켜서 사방으로 날렸다.불빛이 사라지자 이태호는 그 광막 위에 드디어 구멍이 뚫린 것을 보았다.이에 이태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손을 빠르게 놀렸다.“촤악! 최악! 촤악!...”여러 가닥의 검기가 날아와서 광막을 산산조각으로 깨뜨렸다. 결국 대전 밖의 진법은 이태호의 공격을 감당할 수 없어서 붕괴하였고 폭파하였다.진법을 해결한 후 이태호는 다급히 신식을 방출해서 대전 내부의 상황을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대전에 들어간 후 대전의 중앙에 높은 단상 두 개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단상 위에는 금제가 있는데 연한 푸른색의 광막은 그 위에 놓인 물품이 세월의 침식을 받지 않도록 잘 보관하고 있었다.이태호는 첫 번째 단상 위에 놓인 먹물처럼 새까만 팔뚝을 보았다. 팔뚝에서 주변의 공간마저 뒤틀어지게 만들 수 있는 짙은 살기(煞氣)를 내뿜었다.혼돈 마수가 정말 존재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무척 기뻐했다.그러고 나서 그는 신식으로 다른 단상에 놓인 물건을 살펴보았다.다른 단상에는 손바닥만 한 청록색 옥부(玉符)가 놓여 있었다.옥부 위에 고대 전서(篆文)이 새겨져 있다. 마치 상고 시대에 있는 천지의 이치처럼 짙은 도운을 발산하였고 범상치 않아 보였다.이태호는 신식으로 한바퀴 둘러보고 나서 대전에서 아무런 위험도 발견하지 않자 성큼성큼 대전 내로 들어갔다.그는 두 단상 앞에 다가가서 손바닥에 많은 영기를 내뿜고 허공에서 큰 손을 형성하였다. 그러고 나서 보물을 보호한 방어 금제를 부수고 두 물건을 꺼냈다.손바닥만 한 옥부를
이태호가 구유이화를 정복한 후 제자리에서 잠시 쉬었다.정력을 회복하고 정신을 가다듬은 후, 그는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동부의 다른 곳을 계속 살펴보았다.조광학의 설명에 따르면 이 동부에 이태호가 알고 있는 구유이화 외에 혼돈 마수도 있다.이태호에게 이 혼돈 마수는 소용이 없지만 가치가 높은 물건이었다. 유명과 황천 두 성지의 천교 제자들이 마구(魔軀)를 수련해 내야만 혼돈 마수를 형성할 수 있었다.이것을 가질 수 있다면 나중에 팔아도 일부 7급 영약, 심지어 8급 영약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이태호는 당연히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그가 하늘로 올라간 후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았다.동시에 그는 손바닥을 뒤집고 다섯 손가락을 오므리자 크기가 머리만 한 불덩어리가 손바닥에 나타났다.밝은 불빛을 빌어서 주변의 어두움을 천천히 몰아냈고 이태호는 동부를 점점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이 동부는 웅장하고 거대하며 약 수 리나 되는 공간을 차지했다.그의 발밑에 있는 검은 제단 외에 주변에 10여 개의 대전이 있는데 ‘품(品)’ 자 모양으로 제단을 겹겹이 감싸고 있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이 대전들을 차례대로 탐색하였다.이윽고 그의 신식은 수 리 밖에 떨어진 한 대전 앞에서 방해를 받았다.금제 진법의 존재를 느낀 이태호는 속으로 기뻐했다.대전에 진법의 방어가 있다는 것은 필연코 무슨 보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여기에 매장한 마수 구상수는 나주 마문 성지인 유명 성지의 천교 성자(聖子)로서 죽을 때 7급이나 8급의 성자 경지에 이르는 내공을 갖고 있었다.이런 성자급 천교가 죽은 후에 사물 반지에 보관한 보물들은 일반 수사들이 눈독을 들이기에 충분했다.방금 이태호가 구상수의 유골 옆에서 살펴보았을 때 사물 반지와 같은 공간 영보를 발견하지 못했다.다시 말하면, 구상수가 죽기 전에 가치 있는 보물과 영물들을 다른 곳에 보관했다는 것이다.이태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그 대전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그 대전의 문 앞에 이르자 문득 연한 파
진선(眞仙)이 인간계에 내려와서 천마 해체를 직접 시전해서 몸이 10억의 혈자(血子)로 변하면 환생해서 다시 수련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이태호가 수련한 태허진해보전이나 태일보서는 이 유명마경에 비하면 크게 뒤떨어졌다.그리고 유명마경의 기록에 따르면 자질이 없는 일반인이라도 소성에 이르면 영체 등급에 도달할 수 있고, 대성에 이르면 신체(神體) 체질을 가진 천교에 필적할 수 있다.이태호는 유명마경의 내용을 다 읽은 후 다급히 옥간을 사물 반지에 넣었다.너무나 기괴하고 사악한 공법이었다.입문이 간단하고 수련 속도가 빠르며 목숨을 구할 방법도 많으며 적을 상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사악한 신통들도 많이 있다.이태호는 읽다가 저도 모르게 수련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다행히 그의 신혼이 강대해서 이 충동적인 느낌을 가까스로 억제할 수 있었다.마공이 좋지만 이태호는 그 속에 빠지면 필연코 주화입마(走火入魔)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정신을 차리고 나서 그는 황급히 검은 대전에서 물러 나왔고 멀리 있는 제단 쪽으로 걸어갔다.미션궁에서 그 제자가 보고한 정보에 따르면 구유이화가 바로 제단의 중심부에 있었다.아니나 다를까.그가 제단에 올라간 후 엄지손가락만 하고 연한 파란색의 불꽃이 반짝이면서 타오르고 있었다. 구유이화가 바로 코앞에 있는 것을 본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불꽃이 엄지손가락만 하지만 오직 천지 유명의 기운이 그윽한 곳에서만 탄생할 수 있고 신혼에 대해 강력한 억제 효과가 있다.일반 수사의 신혼, 특히 아직 성자 경지에 이르지 못한 수사들의 원신은 아직 양신으로 탈바꿈하지 못했기에 신혼은 공격받기 매우 쉬웠다.구유이화가 신혼에 대한 억제 효과는 풍씨 가문의 천교 풍민국의 서혼정보다 더욱 뛰어났다.이태호는 천천히 제단에 올라갔고 손을 살며시 휘젓자 온몸에서 천지의 힘을 뿜어냈다.그의 온몸에 있는 세포들은 순식간에 모두 성스러운 빛을 내뿜었고 천지의 힘을 삼키고 내쉬었다.그가 손을 들자 수많은 영기는 손바닥 형태를
검은 대전 문 앞.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신식을 방출해서 조심스레 탐색하였다.그는 대전 안에 해골 한 구만 있고 다른 위험한 요소를 발견하지 못하였다.아무런 잠재적 위험이 없음을 발견한 이태호는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대전 안에 자금색 줄이 있는 검은 장포를 입은 해골이 가부좌 자세로 방석에 앉아 있었다.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황금색 해골은 이미 부패되어 있었다.“성자, 성왕 경지 등 강대한 수사의 죽은 육신일지라도 세월의 침식을 이길 수 없군.”이태호는 탄식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신식으로 해골의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 드디어 그의 허리춤에서 현금색의 영패를 발견했다.영패는 손바닥만 하고 정면에는 해골 머리가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웅건한 필체로 ‘유명(幽冥)’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매우 놀랐다.‘아... 유명 성지의 사람이었군!’유명 성지는 나주의 마도 성지로써 삼만 가지의 술법이 있다고 한다.유명 성지는 나주의 황천과 함께 마도의 양대 성지로 불렸다.이 성지의 제자들은 모두 마수(魔修)이다. 천지의 영기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상한 사술들을 수련하였다.일반 수사들이 연시(煉尸), 연혼(煉魂) 등 사술들을 연마한 마수들을 만나면 거의 막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마수의 수행은 자질을 안 본다. 자질이 가장 낮은 수사라도 수천수만 명의 제자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만 하면 천교 성자로 될 수 있다.이 두 성지는 주로 이단적인 공법을 수련하고 또 제자들에 대해 방목식 관리를 진행해서 기타 지역의 수사들은 이 두 성지 출신 수사들을 배척하였다.만 년 전에 천남에서 정도 수사와 마수 간에 대전이 일어났는데 태일종은 바로 이 대전을 통해 천남 지역에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이 해골에서 시선을 거둔 후 그 검은 그림자의 괴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았다.동부 밖에 있는 수사들의 해골을 떠올리며 그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마도 수사들은 정말 악독하군. 수사의 신
이 해골들의 입에서 귀에 거슬리고 등골이 오싹오싹할 만 기괴망측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낄낄낄...”적소검의 검기는 곧바로 괴물의 몸을 꿰뚫고 뒤에 있는 벽에 부딪혔다.적소검의 공격이 소용이 없는 것을 본 이태호의 안색이 굳어졌다.‘역시 수상한 곳이야!’이렇게 생각한 그는 영보 현황종을 꺼내고 머리 위로 띄우면서 방어를 진행했다.괴물들은 이태호를 본 순간 입에서 듣기 싫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면서 이태호를 향해 몰려왔다.부패한 시신이 썩은 냄새는 공기를 따라서 이태호의 콧속으로 파고들어 그는 토할 뻔했다.기괴한 괴물들이 모여오자 이태호는 성자급 기운을 뿜어냈고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한순간에 태양처럼 눈부신 금빛을 발산하였다.그가 사용한 무기(武技)가 바로 대일진권(大日眞拳)이었다. 이태호가 매섭게 주먹을 날리자 공간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음폭을 터뜨리면서 엄청나게 강한 힘을 지니고 날아갔다.“우르릉!”대지가 뒤흔들면서 대일진권에 맞은 기괴한 괴물들은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녹아버렸다.대일진권이 효과가 있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무척 기뻤다.그는 눈앞에 있는 이 무리의 괴물들이 햇빛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추측했다.자신의 대일진권은 마침 아침노을의 자주색 기운을 흡수하였고 대일진화(大日眞火)를 삼켜서 수련한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다시 주먹을 던졌다. 대일진권은 햇빛처럼 눈부시게 빛났고 온 동부의 공간을 밝게 비추었다.“으아악...”대일진권에 맞은 괴물의 검은 그림자는 극히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마지막에 녹아서 사라졌다.기타 괴물의 검은 그림자도 겁에 질려 바로 옆에 있는 해골 속으로 들어갔다.순식간에 거대한 해골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어? 영지(靈智)가 생긴 건가?”검은 그림자가 피할 줄 아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깜짝 놀랐다.그러나 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천지의 힘을 손에 들고 있는 적소검에 주입한 다음 해골들을 향해 달려들었다.날카로운 검빛이 번쩍이더니 예
산골짜기로 돌아온 이태호는 조광학 등의 죽음으로 조씨 가문이 아수라장이 될 줄은 몰랐다.그는 푸른색과 파란색이 섞인 독장을 지나서 조심스레 산골짜기의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다.산골짜기는 아주 광활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주변의 독장도 점점 많아졌다.산골짜기의 밑에 내려온 후 이태호는 절벽에서 1장 높은 입구를 발견했다.입구는 누가 뚫어놓은 것처럼 생겼고, 겉에는 풍화된 후 생긴 울퉁불퉁한 흔적으로 가득 찼다.이를 본 이태호는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수십 장 거리까지 간 후 뜻밖에 금제 진법에 가로막혔다.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안에 뭔가 있는 것 같군.’그는 팔을 들고 영기를 운행하자 손바닥에서 주먹만 한 불덩어리가 나타났다.그러고 나서 그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가니 통로 양쪽에 여러 구의 인간 해골이 놓여 있었고 불빛 아래서 반짝 빛나고 있었다.여러 구의 해골은 산화되어 수정처럼 투명해졌다.심지어 이태호는 그중에서 온통 황금빛을 발산한 해골 두 구를 발견했다.이것은 틀림없이 성자급 수사의 해골이었다. 성자급 수사는 육신을 단련할 때 온몸의 혈액을 수은처럼 제련했고 육신을 금신무구(金身無垢)로 전환한다. 온몸의 뼈와 혈액이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간 후에야 이런 특별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다. 이태호는 뼈의 풍화 흔적을 통해 이 해골들은 적어도 수천 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그는 감히 소홀히 하지 않고 다급히 경계 자세를 취하고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수십 걸음을 걸은 후 이태호는 한 금제 진법 앞에 도착했다. 그가 자세히 관찰하니 해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이 금제는 이미 만년 이상 운행했기에 위력이 많이 약해졌다.순식간에 이태호는 몸에서 성자급의 내공을 뿜어내면서 손을 들고 금제를 향해 내리쳤다.“쾅!”금제가 흔들리면서 얼마 후에 영광의 조각으로 되어 흩어졌으며 어두컴컴한 동부를 드러냈다.눈앞의 동부를
“우리 조씨 가문의 가주가 고적을 찾아보다가 이 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고 혼돈 마수가 있다는 기록을 봤어.”조광학은 마음이 칼로 도려내듯이 아팠지만 혼돈 마수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었다.“날 살려준다면 혼돈 마수는 바로 네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구유영화가 바로 그 유적에서 탄생했으니까.그러나 혼돈 마수도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혼돈 마수는 마문 성지에 있는 최고의 공법이다. 혼돈 마수를 수련해 내면 타인의 자질과 근골을 뺏을 수 있어서 지극히 난폭하고 사악한 공법이라 할 수 있다.‘보아하니 이 산골짜기의 마수 유적은 범상치 않은 것 같군...’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영력을 운행하였고 적소검은 검의를 내뿜으면서 검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이태호, 내가 비밀을 알려줬는데 어찌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어?!”검빛이 덮쳐온 것을 본 조광학은 소스라쳐 놀랐다. 그는 다급히 방어 영보를 꺼내서 검빛의 공격을 피하면서 이태호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이태호는 귀를 후벼 파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살려준다고 약속한 적이 없는데?”이태호의 말에 조광학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방금 자신이 너무 황급히 말해서 이태호가 약속했는지 안 했는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을 인지했다.“네놈...”그는 계속 이태호와 거래하려고 했는데 곧 안색이 변했다.적소검이 어느새 그의 등 뒤로 날아왔고 날카로운 검빛은 무시무시한 위세를 지니고 등 뒤에서 그의 몸을 꿰뚫었다.그의 오장육부와 원신은 모두 공포스러운 검빛에 의해 파멸되었다.숨이 끊어진 조광학을 보고 이태호는 그제야 가볍게 손을 휘젓고 적소검을 소환했다.동시에 그는 잊지 않고 조광학의 사물 반지를 챙겼다.그가 신식으로 주변 수십 리를 훑어본 후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누구도 탈출하지 못한 것을 확인한 후 바로 왔던 길로 돌아갔다....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안 돼!!!”조명곤의 한이 맺힌 노성이 한순간에 딱 멈추었다.그의 몸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피안개로 되어 허공에서 사라졌다.이화 현황봉이 멈추지 않고 계속 떨어지면서 대지에 세게 내리쳤다.순식간에 발밑에 있는 대지는 대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쉴 새 없이 흔들렸고 갈라졌으며 수많은 골짜기를 형성하였고 갈라진 틈새로 용암과 검은 연기가 나왔다.마지막으로 조명곤이 원래 있었던 자리에 깊이를 알 수 없고 지름이 10리나 되는 큰 구덩이가 생겼다.큰 구덩이의 위에는 웅장한 불후의 신산과 같은 이화 현황봉이 우뚝 서 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조명곤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감지한 후 냉소를 머금고 이화 현황봉을 거두었다.그가 방금 조명곤과 잔소리를 많이 한 것은 조명곤과 무슨 옛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몰래 최상급 영보 이화 현황봉을 발동하기 위해서였다.조명곤 등을 모두 떠나지 못하게 하려면 이태호는 일격에 격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했다.이제 가장 강한 조명곤이 죽었고 나머지 조씨 가문의 제자들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이미 수십 리 밖으로 도망친 조광학 등을 보자 이태호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하면서 곧바로 추격하였다.그의 비행 속도가 지극히 빨라서 눈 깜짝할 사이에 조광학 등을 따라잡았다.점점 가까이 다가온 이태호를 보자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는 조광학의 공포심이 극에 달하였다. 그는 체내의 정혈을 불태워서 비행 속도를 순식간에 높였다. 그는 마치 화살처럼 날아갔고 지나가는 곳마다 공기에서 음폭이 터졌다.이를 본 이태호는 코웃음을 쳤다.“정녕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9급 존황 경지에 불과한 조광학이 온몸의 정혈을 다 불태워도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조광학과의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진 것을 보자 이태호의 앞에서 맴돌던 적소검이 번쩍이더니 수십 가닥의 검빛이 허공을 가르면서 날아가서 조광학 양측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을 모두 격살했다.조광학은 옆에 있는 동문 제자들이 하나둘씩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