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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옆에 있던 강정수는 안색이 흐려졌다. 이태호를 도마에 올릴 생각이었는데, 뜻밖에도 이 녀석은 언변이 좋아 이 상황을 몇 번이고 해결했고, 심지어 상대방과 가까워졌다. 이때 노인 한 명이 나타나 웃으며 말했다.

“두 군주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우리는 모두 천홍주의 군주이니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서로 도와야 합니다. 누구처럼 몰래 나쁜 짓을 하면 안 돼요.”

이태호도 상대방의 말속에 다른 뜻이 숨어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예의를 갖춰 공손하게 말했다.

“선배님은 누구신지?”

윤석준이 황급히 말했다.

“이분은 서군 군주부의 군주 어르신인 신명식 씨입니다.”

그러자 이태호가 곧 입을 열었다.

“신 군주님이시군요.”

말을 마친 이태호는 상대방의 다리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신 군주님의 다리가...”

신 군주는 지금 지팡이를 짚고 있는데, 한쪽 다리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했다. 그가 가장 신경 쓰는 일도 이 다리였다. 걸을 때 항상 절뚝거릴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이태호가 하필 많은 사람 앞에서 다리 질환을 언급했다. 그의 얼굴에 떠올랐던 미소가 사라졌고, 표정도 순간적으로 어두워졌다.

“허허, 이 군주님, 정말 해서는 안 될 말만 골라 하네요. 일부러 신 군주님을 난감하게 하려는 거 아니에요?”

강선욱은 꼬투리를 잡을 기회가 있자 곧바로 나서서 이태호를 꾸짖었다.

신명식은 입꼬리를 씰룩였지만 체면 때문에 일부러 웃으며 말했다.

“허허, 괜찮아요, 어차피 오래된 일이에요. 그렇게 여러 해 동안 모두가 봐왔던 일이니 괜찮아요.”

이태호는 그제야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신 군주님, 다른 뜻은 없습니다. 군주님의 다리가 왜 이런지 묻고 싶었을 뿐이에요. 소인은 의술에 관해서도 조금 알고 있는데 제가 치료해 드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말을 듣자 신명식의 두 눈에 한 줄기 빛이 스쳤으나, 그 한 줄기 빛은 곧 사라지고 말았다.

그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 군주님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이 다리는 한두 해가 아니라 이미 10년이 지났어요. 전에도 수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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