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태성시, 저런 작은 곳에서 왔는데도 감히 군주부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거예요?”염설희가 말하자 염설연도 웃어댔다.“이것은 내가 들은 농담 중 가장 웃기는 농담이에요!”뒤에서 그들이 데리고 온 사람들이 하나같이 배를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소지민은 갑자기 화가 나서 이를 갈았다. 그녀는 체면을 가장 중요시했는데,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비웃음을 당하자, 화를 내며 말했다.“다들 왜 웃어요? 내 말은 모두 사실이에요, 이 사람은 내 사위인데 내일이 지나면 모레 남군의 군주가 될 거예요. 그때가 되면, 우리 여기가 바로 군주부라고요!”“하하, 웃기네요. 새로운 군주는 모두 여기의 성주 중에서 뽑는다는 걸 설마 모르는 건 아니죠? 게다가 99%는 몇 개의 큰 도시의 성주 중에서 뽑아요, 도시의 발전 외에도 이 성주의 집에는 고수들도 좀 더 많아야 하고요. 게다가 군신 어르신과의 관계도 좋아야 기회가 있다고요!”염설희가 크게 웃으며 시큰둥하게 소지민을 향해 말했다.“그러니, 당신들 같은 태성시 성주부는 꿈도 꾸지 말아요!”“언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그냥 때려!”염설연은 조금 짜증이 나서 염설희를 향해 말했다.“괜찮아, 어쨌든 난 상관없어. 그냥 이들에게 알려주려는 것뿐이야.”염설희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우리 남악성은 매우 잘 발전했어요. 백여 개의 도시 중 상위권에 있다고 할 수 있죠. 중요한 건 제 남편은 운백공 어르신과 함께 식사까지 했던 사이라는 거예요.”“겨우 밥 한 끼 먹은 거 아니예요? 우리는 군신과 더 친하거든요!”소지민이 이를 악물고 다시 한번 말했다.이태호는 군신이 그의 제자라는 사실을 소지민이 다 말할까 걱정돼 곧 말을 가로챘다.“어머님, 이런 하찮은 여자한테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저런 여자들이 뭘 알겠어요!”“아, 그냥 때리라니까!”그러자 염설희가 참지 못하고 미친 듯이 말했다.“다 덤벼!”무왕의 내공을 지닌 세 사람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달려들
“하하, 성주부도 아니었다니. 조금 전에 당신 장모님이 당신이 군주가 될 거라고 허풍을 떨던데, 큰소리친 거였네!”염설연은 팔짱을 두르고 경멸의 눈초리로 소지민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떤 사람들은 정말 뻔뻔하게 거짓말을 한다니까!”“두 사람 정말 매를 버네!”이태호는 주먹을 어루만지며 두 여자를 바라봤다.“흥, 두고 보자고!”염설희는 겁을 먹고 뒤로 두 걸음 물러서더니 곧바로 돌아서서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이태호는 두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하하, 우리 왔어요!”이태호가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가려는데 밖에서 누군가 들어왔다.이태호는 고개를 돌렸다. 뜻밖에도 연희가 오상호 등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겨우 십여 명뿐이야?”이태호는 눈앞의 사람들을 보며 궁금한 듯 물었다.연희는 그제야 말했다.“당연히 아니죠. 우리 파벌의 사람들이 하나둘 이곳으로 옮겨오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거점을 마련했어요!”말을 마친 뒤 연희는 또 웃으며 말했다.“조금 전에 범용 씨와 전창민 씨에게 물으니 두세 시간 뒤에 도착한대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일단 와서 자리부터 잡아. 우선은 사고 치지 말고 사람 관리 잘해. 그리고 내 도움이 필요하면 나한테 연락하면 돼!”“네, 알겠어요!”연희는 웃으며 말했다.“왜 우리한테 들어오라고 하지 않아요?”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그래, 맞네. 너희도 오느라 힘들었을 텐데 얼른 들어와 앉아!”그렇게 이태호는 사람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집안에 들어선 뒤 이태호가 말했다.“참, 며칠 뒤에 날 찾으러 와. 너희에게 줄 좋은 물건이 있어!”“하하, 좋아요. 그러면 기대하고 있을게요!”연희는 저도 모르게 웃었다. 이태호의 맞은편에 앉은 그녀는 이태호를 바라보는 눈빛이 유독 밝았다.옆에 있던 소지민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다가 신수연을 데리고 나갔다.밖으로 나온 뒤 소지민은 신수연에게 말했다.“수연아, 연희라는
“어머, 이 장로, 왜 그래? 누구한테 맞았어?”자신이 지내는 곳으로 돌아온 염설희 등 사람들은 남악성 성주 윤석준과 장로 몇 명을 만났다. 윤석준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대장로는 미간을 팍 구겼다.“무슨 상황이지? 이 장로, 당신은 3급 무왕인데 누가 당신을 이렇게 만들었어? 설마 남운시의 대단한 집안을 건드리기라도 했어?”이 장로는 답답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둘째 사모님이 괴롭힘을 당해서 복수해달라고 저희를 데려가셨어요. 그런데 그 자식이 그렇게 강할 줄 몰랐어요. 5급 무왕과 비슷한 수준인 것 같아요. 5급 무왕인지 아닌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저보다는 강했어요!”“5급 무왕이라고!”대장로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는 성주부에서 최강자였지만 겨우 4급 무왕이었다. 그래서 상대가 정말 5급 무왕이라면 그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누가 내 여자를 건드린 거야?”윤석준은 그 말을 듣자 화가 나서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는 앞으로 나서서 염설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자기야, 그 자식이 무슨 짓을 한 거야? 설마 당신을 희롱하기라도 했어? 혹시 당신한테 그런 짓을 한 거야?”그는 염설희의 외모에 꽤 자신 있는 듯했다.이태호의 잘생긴 얼굴을 떠올린 염설희는 생각이 달랐다. 만약 이태호처럼 젊고 잘생긴 남자가 그녀를 얻으려 한다면 강요할 필요가 없었다. 심지어 그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기꺼웠다.그러나 염설희는 이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여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이 장로가 말한 괴롭힘은 그런 종류가 아니에요. 그냥 절 모욕했어요. 사실 어제 저희가 별장을 보러 갔을 때...”염설희는 이내 그에게 사실을 얘기했다.“흥, 이 자식 정말 괘씸하네. 세력을 등에 업고 사람을 괴롭히는 거잖아!”윤석준은 얘기를 들은 뒤 코웃음을 쳤다.“그 정도 내공이면 무적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나 윤석준은 비록 겨우 남악성의 성주이긴 하지만 앞으로 군주가 될지도 모른다고. 내가 군주가 되면 수많은 가문과 내공을 가
그 사람은 당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발견하고 마지막에 재빨리 주얼리와 현금을 챙겨 태성시를 떠났던 이영호였다.이씨 집안 사람들은 태성시를 떠난 뒤 남운시에서 발전했다.현재 이씨 집안은 100억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집과 차를 사고 난 뒤 남은 돈은 작게 사업할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비록 평범한 사람들보다 형편이 훨씬 나았지만 당시 태성시에 있을 때와는 천지 차이였다.지금 그는 자신이 매우 무능력하게 느껴졌다.현재 그는 매일 밤 꿈에서도 이태호를 죽이고 싶었다. 이태호가 아니었다면 그는 이렇게 힘든 나날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옷 하나 사는데도 한참을 고민해야 하고 술을 마시러 바에 가지도 못하고 돈을 아껴서 써야 하니 말이다.“정말 그들이네요. 저들이 남운시에는 왜 온 거죠?”이영호의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이씨 가문의 한 장로였다. 그는 미간을 구기고 말했다.“도련님, 당분간은 좀 조심해야겠어요. 어쩌면 여행을 온 거라 며칠 뒤에 떠날지도 몰라요. 요 며칠은 외출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만약 저들이 우리를 발견해서 죽이려 한다면 큰일이니까요.”“이건 기회이기도 해요. 이태호를 죽일 기회 말이에요. 전 이 기회를 그냥 날려버리고 싶지 않아요!”이영호는 이를 악물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원망이 가득했다.맞은편의 남자가 말했다.“하지만 도련님, 이태호는 전투력이 엄청나요. 아마 무왕일 겁니다. 우리 이씨 가문에서 내공이 가장 강한 사람도 겨우 기사에 불과해요. 그의 상대가 될 리 없어요. 그를 죽이는 건 어려울 거예요.”“신수민의 뒤를 밟아서 그들이 지내는 곳의 주소를 제게 보내줘요. 전 이태호를 죽일 수 없지만 장씨 가문은 가능해요!”이영호는 이를 악물고 결단을 내렸다.“하지만 도련님께서는 장씨 가문의 아가씨를 싫어하지 않나요? 장씨 가문의 아가씨는 돼지처럼 뚱뚱해서 되도록 피하려고 하셨잖아요.”맞은편의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이미 뭔가 눈치챈 듯했다.이영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갑게 웃었다.“이태호를 죽일 수
“진짜예요?”장혜정은 무척이나 흥분하여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녀는 비록 아주 뚱뚱했지만 일부 부잣집 도련님들은 장씨 집안의 사업과 그녀가 외동이라는 점을 노렸다. 그래서 노력할 생각이 없는 젊은 청년들은 그녀를 쫓아다니기도 했다.하지만 장혜정은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 그녀는 얼마 전 이영호를 만나게 되었고 그에게 한눈에 반했다.이영호가 그녀의 신분을 모르는 상태에서 장혜정은 그에게 말을 걸었고 이영호는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그녀를 친구처럼 대하며 대화를 나눴었다. 그래서 장혜정은 그가 좋은 남자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당연하죠. 하지만 그를 죽이는 건 쉽지 않을 거예요. 실력이 아주 강하거든요. 무왕 정도의 내공이 아니라면 그의 상대가 되지 않을 거예요!”잠깐 고민하던 이영호는 장혜정에게 귀띔해 줬다.장혜정은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잠시 뒤에 무왕 몇 명 데리고 가서 반드시 당신을 도와 그를 죽여줄게요!”십여 분 뒤 이영호가 있던 카페 입구에 차 세 대가 멈춰 섰다. 맨 앞쪽에 있던 차에서 뚱뚱한 장혜정이 내렸고, 그녀는 이내 이영호의 앞에 섰다.“영호 씨, 그 말 진짜예요? 내가 영호 씨를 위해 사람을 죽이면 우리 집안의 데릴사위가 될 거예요?”장혜정은 들뜬 얼굴로 이영호를 바라봤다.이영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자식 때문에 우리 이씨 가문이 파산해서 쥐새끼처럼 도망쳐서 남운시로 왔어요. 난 반드시 그를 죽여야 해요. 날 도와 그를 죽인다면 당신과 결혼할게요!”“너무 좋아요!”장혜주는 아이처럼 기뻐했다. 그녀는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이번에 무왕 여섯 명을 데려왔는데 그중 내공이 가장 높은 사람은 3급 무왕이에요. 어때요? 영호 씨 원수를 죽이기는 쉽겠죠?”이영호는 그 말을 듣자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그는 이태호의 내공이 대체 어떤 수준인지 알지 못했다. 예전에 킬러 몇 명을 불러 이태호를 죽이려 했었는데 전부 실패했었다. 하지만 그는 이태호의 내공이 기껏해야 7, 8급 또는 9급 기사라고 여겨 무
장혜정은 이영호가 거짓말하고 있단 걸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얘기했다.“영호 씨가 날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감정이라는 건 키우면 되니까요. 앞으로 우리 천천히 감정을 키워가면 돼요!”말을 마친 뒤 장혜정은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영호 씨, 영호 씨는 나한테 복수를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러면 영호 씨 성의를 표현하기 위해 나한테 키스 한 번 해주면 안 돼요?”이영호는 어이가 없었다. 그는 조금 전 마셨던 커피를 토할 뻔했다.이영호는 지레 겁을 먹고 황급히 설명했다.“그, 그러면 진도가 너무 빠르지 않아요?”장혜정이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그녀는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아니죠. 나도 이젠 스물여섯이고 이건 내 첫 키스예요. 전혀 빠르지 않아요.”이영호의 입가가 살짝 떨렸다. 그는 장혜정에게 말했다.“장혜정 씨, 우리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키스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카페에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소문이라도 나면 어떡해요? 누군가 보기라도 한다면 장혜정 씨 명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요. 그렇죠?”고민하던 장혜정은 이영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영호 씨 말이 맞아요. 그러면 이렇게 해요. 우리는 먼저 차에 타고 차 안에서 키스해요. 걱정하지 말아요. 내 차는 창문을 다 닫으면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아요. 안에서 다른 걸 한다고 해도 아무도 모를 거예요!”장혜정은 점점 더 쑥스러워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밖으로 향했다.“그, 그...”이영호는 무척이나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떠올린 그는 이를 악물고 밖으로 나가 그녀를 따라 차에 올랐다.차 문을 닫은 뒤 이영호는 복잡한 심경으로 눈앞의 뚱뚱한 여자를 바라봤다.그러나 그는 결국 눈을 감고 재빨리 입을 맞췄다.“했어요. 이제 됐죠?”“이, 이렇게 빨리요?”장혜정은 무척 흥분했다.“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 이건 내 첫 키스예요. 난 아직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
“헉!”이영호는 헛숨을 들이켰고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장혜정은 무척이나 진지한 얼굴로 마지막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는 그녀가 농담하는 것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만약 그가 약속을 어긴다면 장혜정은 정말 그럴지도 몰랐다.하지만 이태호를 죽이고 신수민을 얻게 될 거라는 생각과 앞으로 장씨 가문에 기대어 돈을 펑펑 쓸 나날들을 머릿속에 그린 이영호는 결국 이를 악물고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약속은 꼭 지킬 거예요. 이따가 이태호를 죽이면 오후에 같이 영화 보러 가요. 하지만 그런 일은 결혼 날까지 기다려요!”거기까지 말한 뒤 이영호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어갔다.“아무래도 혜정 씨가 처음이니까 우리 신혼날밤에...”“좋아요, 그러면 그렇게 할게요!”장혜정은 웃으면서 차창을 내렸다. 그녀는 밖에 서서 담배를 태우고 있는 여섯 명의 고수들에게 말했다.“이제 출발해도 돼요. 가요!”곧 세 대의 차가 별장 밖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린 뒤 이영호는 별장 밖에 담장이 있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겼다.“이곳에 여행이나 출장하러 온 거 아니었나? 왜 이렇게 별장을 많이 샀지? 담장을 만들어 따로 둘러놓은 것 같은데 여기서 계속 지낼 생각인 건가?”“영호 씨 원수 돈이 좀 많나 봐요. 여기 별장을 이렇게 많이 산 걸 보면요.”장혜정은 씩 웃으며 말했다.이영호는 그녀를 끌어안으며 말했다.“하하, 태성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잘 사는 편이었죠. 하지만 여기는 남운시예요. 장씨 가문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죠!”“가요. 내 남자에게 밉보인 게 얼마나 멍청한 짓이었는지 그 사람에게 보여줘야죠!”이영호의 품에 안긴 장혜정은 무척이나 즐거웠다.그들은 곧 안으로 들어갔다.같은 시각, 이태호 등 사람들은 이제 막 점심을 먹었고 신수민 등 사람들과 마당을 거닐고 있었다.신수민과 신수연, 소지민 세 사람은 대화를 나누다가 그들이 다가오는 걸 발견했다.“이영호!”그중 한 사람이 이영호를 알아봤다. 소지민과 신수민은 시선을 맞춘 뒤
4대 군신마저 이태호를 스승이라고 부르는데 이태호가 얼마나 강할지는 충분히 예상이 갔다.소지민이 좋은 마음으로 귀띔해 줬으나 이영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하하, 일깨워 줘서 고맙네요. 하지만 오늘의 전 더 이상 예전의 제가 아니에요. 오늘의 전 예전처럼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고요!”“이영호 씨, 우리 말을 듣지 않겠다고 하니 저희 형부를 불러와야겠어요!”신수연은 이영호가 이번에 찾아온 건 아마 뒷배가 생겨서일 거로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저렇게 뚱뚱한 여자와 함께 오지 않았을 것이다.“형부, 형부, 이영호가 사람을 데리고 찾아왔어요!”신수연은 재빨리 별장 안으로 들어가 아래층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 이태호를 불렀다.“이영호?”이태호는 미간을 구기며 의아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이 자식 전에는 날 무서워해서 밤새 도망쳤었잖아요. 그런데 감히 제 발로 찾아왔다고요? 하하,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보네요. 지금 보니 죽이지 않으면 앞으로 성가시겠어요!”“형부, 그 사람 뒷배를 찾은 것 같아요. 뚱뚱한 여자를 옆에 끼고 왔어요!”신수연이 이태호에게 귀띔해 줬다.“알겠어요!”이태호는 말하면서 성큼성큼 걸어갔다.마당에 있던 이소아 등 사람들은 그곳 상황을 보고 곧바로 따라갔다.“하하, 이태호, 이곳에서 널 만날 줄은 몰랐어!”이태호는 그들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하하, 그러게. 난 꿈에서도 널 갈기갈기 찢고 싶었다고!”이영호는 호탕하게 웃었다. 그의 눈빛에는 악랄함이 가득했다.그는 다른 설명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신수민을 좋아해서 이태호와 원한이 생겼다는 걸 장혜정이 알게 되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여러분, 부탁드려요. 이 자식과 그의 여섯 명의 미녀 경호원들을 전부 죽여주세요!”“라 장로, 손 써요!”장혜정이 곧바로 말했다.“이영호, 잘 생각해 봐. 이건 네 마지막 기회야. 지금 떠나면 보내줄게. 그렇지 않으면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