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이 장로, 왜 그래? 누구한테 맞았어?”자신이 지내는 곳으로 돌아온 염설희 등 사람들은 남악성 성주 윤석준과 장로 몇 명을 만났다. 윤석준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대장로는 미간을 팍 구겼다.“무슨 상황이지? 이 장로, 당신은 3급 무왕인데 누가 당신을 이렇게 만들었어? 설마 남운시의 대단한 집안을 건드리기라도 했어?”이 장로는 답답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둘째 사모님이 괴롭힘을 당해서 복수해달라고 저희를 데려가셨어요. 그런데 그 자식이 그렇게 강할 줄 몰랐어요. 5급 무왕과 비슷한 수준인 것 같아요. 5급 무왕인지 아닌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저보다는 강했어요!”“5급 무왕이라고!”대장로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는 성주부에서 최강자였지만 겨우 4급 무왕이었다. 그래서 상대가 정말 5급 무왕이라면 그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누가 내 여자를 건드린 거야?”윤석준은 그 말을 듣자 화가 나서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는 앞으로 나서서 염설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자기야, 그 자식이 무슨 짓을 한 거야? 설마 당신을 희롱하기라도 했어? 혹시 당신한테 그런 짓을 한 거야?”그는 염설희의 외모에 꽤 자신 있는 듯했다.이태호의 잘생긴 얼굴을 떠올린 염설희는 생각이 달랐다. 만약 이태호처럼 젊고 잘생긴 남자가 그녀를 얻으려 한다면 강요할 필요가 없었다. 심지어 그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기꺼웠다.그러나 염설희는 이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여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이 장로가 말한 괴롭힘은 그런 종류가 아니에요. 그냥 절 모욕했어요. 사실 어제 저희가 별장을 보러 갔을 때...”염설희는 이내 그에게 사실을 얘기했다.“흥, 이 자식 정말 괘씸하네. 세력을 등에 업고 사람을 괴롭히는 거잖아!”윤석준은 얘기를 들은 뒤 코웃음을 쳤다.“그 정도 내공이면 무적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나 윤석준은 비록 겨우 남악성의 성주이긴 하지만 앞으로 군주가 될지도 모른다고. 내가 군주가 되면 수많은 가문과 내공을 가
그 사람은 당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발견하고 마지막에 재빨리 주얼리와 현금을 챙겨 태성시를 떠났던 이영호였다.이씨 집안 사람들은 태성시를 떠난 뒤 남운시에서 발전했다.현재 이씨 집안은 100억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집과 차를 사고 난 뒤 남은 돈은 작게 사업할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비록 평범한 사람들보다 형편이 훨씬 나았지만 당시 태성시에 있을 때와는 천지 차이였다.지금 그는 자신이 매우 무능력하게 느껴졌다.현재 그는 매일 밤 꿈에서도 이태호를 죽이고 싶었다. 이태호가 아니었다면 그는 이렇게 힘든 나날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옷 하나 사는데도 한참을 고민해야 하고 술을 마시러 바에 가지도 못하고 돈을 아껴서 써야 하니 말이다.“정말 그들이네요. 저들이 남운시에는 왜 온 거죠?”이영호의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이씨 가문의 한 장로였다. 그는 미간을 구기고 말했다.“도련님, 당분간은 좀 조심해야겠어요. 어쩌면 여행을 온 거라 며칠 뒤에 떠날지도 몰라요. 요 며칠은 외출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만약 저들이 우리를 발견해서 죽이려 한다면 큰일이니까요.”“이건 기회이기도 해요. 이태호를 죽일 기회 말이에요. 전 이 기회를 그냥 날려버리고 싶지 않아요!”이영호는 이를 악물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원망이 가득했다.맞은편의 남자가 말했다.“하지만 도련님, 이태호는 전투력이 엄청나요. 아마 무왕일 겁니다. 우리 이씨 가문에서 내공이 가장 강한 사람도 겨우 기사에 불과해요. 그의 상대가 될 리 없어요. 그를 죽이는 건 어려울 거예요.”“신수민의 뒤를 밟아서 그들이 지내는 곳의 주소를 제게 보내줘요. 전 이태호를 죽일 수 없지만 장씨 가문은 가능해요!”이영호는 이를 악물고 결단을 내렸다.“하지만 도련님께서는 장씨 가문의 아가씨를 싫어하지 않나요? 장씨 가문의 아가씨는 돼지처럼 뚱뚱해서 되도록 피하려고 하셨잖아요.”맞은편의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이미 뭔가 눈치챈 듯했다.이영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갑게 웃었다.“이태호를 죽일 수
“진짜예요?”장혜정은 무척이나 흥분하여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녀는 비록 아주 뚱뚱했지만 일부 부잣집 도련님들은 장씨 집안의 사업과 그녀가 외동이라는 점을 노렸다. 그래서 노력할 생각이 없는 젊은 청년들은 그녀를 쫓아다니기도 했다.하지만 장혜정은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 그녀는 얼마 전 이영호를 만나게 되었고 그에게 한눈에 반했다.이영호가 그녀의 신분을 모르는 상태에서 장혜정은 그에게 말을 걸었고 이영호는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그녀를 친구처럼 대하며 대화를 나눴었다. 그래서 장혜정은 그가 좋은 남자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당연하죠. 하지만 그를 죽이는 건 쉽지 않을 거예요. 실력이 아주 강하거든요. 무왕 정도의 내공이 아니라면 그의 상대가 되지 않을 거예요!”잠깐 고민하던 이영호는 장혜정에게 귀띔해 줬다.장혜정은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잠시 뒤에 무왕 몇 명 데리고 가서 반드시 당신을 도와 그를 죽여줄게요!”십여 분 뒤 이영호가 있던 카페 입구에 차 세 대가 멈춰 섰다. 맨 앞쪽에 있던 차에서 뚱뚱한 장혜정이 내렸고, 그녀는 이내 이영호의 앞에 섰다.“영호 씨, 그 말 진짜예요? 내가 영호 씨를 위해 사람을 죽이면 우리 집안의 데릴사위가 될 거예요?”장혜정은 들뜬 얼굴로 이영호를 바라봤다.이영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자식 때문에 우리 이씨 가문이 파산해서 쥐새끼처럼 도망쳐서 남운시로 왔어요. 난 반드시 그를 죽여야 해요. 날 도와 그를 죽인다면 당신과 결혼할게요!”“너무 좋아요!”장혜주는 아이처럼 기뻐했다. 그녀는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이번에 무왕 여섯 명을 데려왔는데 그중 내공이 가장 높은 사람은 3급 무왕이에요. 어때요? 영호 씨 원수를 죽이기는 쉽겠죠?”이영호는 그 말을 듣자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그는 이태호의 내공이 대체 어떤 수준인지 알지 못했다. 예전에 킬러 몇 명을 불러 이태호를 죽이려 했었는데 전부 실패했었다. 하지만 그는 이태호의 내공이 기껏해야 7, 8급 또는 9급 기사라고 여겨 무
장혜정은 이영호가 거짓말하고 있단 걸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얘기했다.“영호 씨가 날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감정이라는 건 키우면 되니까요. 앞으로 우리 천천히 감정을 키워가면 돼요!”말을 마친 뒤 장혜정은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영호 씨, 영호 씨는 나한테 복수를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러면 영호 씨 성의를 표현하기 위해 나한테 키스 한 번 해주면 안 돼요?”이영호는 어이가 없었다. 그는 조금 전 마셨던 커피를 토할 뻔했다.이영호는 지레 겁을 먹고 황급히 설명했다.“그, 그러면 진도가 너무 빠르지 않아요?”장혜정이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그녀는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아니죠. 나도 이젠 스물여섯이고 이건 내 첫 키스예요. 전혀 빠르지 않아요.”이영호의 입가가 살짝 떨렸다. 그는 장혜정에게 말했다.“장혜정 씨, 우리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키스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카페에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소문이라도 나면 어떡해요? 누군가 보기라도 한다면 장혜정 씨 명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요. 그렇죠?”고민하던 장혜정은 이영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영호 씨 말이 맞아요. 그러면 이렇게 해요. 우리는 먼저 차에 타고 차 안에서 키스해요. 걱정하지 말아요. 내 차는 창문을 다 닫으면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아요. 안에서 다른 걸 한다고 해도 아무도 모를 거예요!”장혜정은 점점 더 쑥스러워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밖으로 향했다.“그, 그...”이영호는 무척이나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떠올린 그는 이를 악물고 밖으로 나가 그녀를 따라 차에 올랐다.차 문을 닫은 뒤 이영호는 복잡한 심경으로 눈앞의 뚱뚱한 여자를 바라봤다.그러나 그는 결국 눈을 감고 재빨리 입을 맞췄다.“했어요. 이제 됐죠?”“이, 이렇게 빨리요?”장혜정은 무척 흥분했다.“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 이건 내 첫 키스예요. 난 아직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
“헉!”이영호는 헛숨을 들이켰고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장혜정은 무척이나 진지한 얼굴로 마지막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는 그녀가 농담하는 것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만약 그가 약속을 어긴다면 장혜정은 정말 그럴지도 몰랐다.하지만 이태호를 죽이고 신수민을 얻게 될 거라는 생각과 앞으로 장씨 가문에 기대어 돈을 펑펑 쓸 나날들을 머릿속에 그린 이영호는 결국 이를 악물고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약속은 꼭 지킬 거예요. 이따가 이태호를 죽이면 오후에 같이 영화 보러 가요. 하지만 그런 일은 결혼 날까지 기다려요!”거기까지 말한 뒤 이영호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어갔다.“아무래도 혜정 씨가 처음이니까 우리 신혼날밤에...”“좋아요, 그러면 그렇게 할게요!”장혜정은 웃으면서 차창을 내렸다. 그녀는 밖에 서서 담배를 태우고 있는 여섯 명의 고수들에게 말했다.“이제 출발해도 돼요. 가요!”곧 세 대의 차가 별장 밖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린 뒤 이영호는 별장 밖에 담장이 있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겼다.“이곳에 여행이나 출장하러 온 거 아니었나? 왜 이렇게 별장을 많이 샀지? 담장을 만들어 따로 둘러놓은 것 같은데 여기서 계속 지낼 생각인 건가?”“영호 씨 원수 돈이 좀 많나 봐요. 여기 별장을 이렇게 많이 산 걸 보면요.”장혜정은 씩 웃으며 말했다.이영호는 그녀를 끌어안으며 말했다.“하하, 태성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잘 사는 편이었죠. 하지만 여기는 남운시예요. 장씨 가문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죠!”“가요. 내 남자에게 밉보인 게 얼마나 멍청한 짓이었는지 그 사람에게 보여줘야죠!”이영호의 품에 안긴 장혜정은 무척이나 즐거웠다.그들은 곧 안으로 들어갔다.같은 시각, 이태호 등 사람들은 이제 막 점심을 먹었고 신수민 등 사람들과 마당을 거닐고 있었다.신수민과 신수연, 소지민 세 사람은 대화를 나누다가 그들이 다가오는 걸 발견했다.“이영호!”그중 한 사람이 이영호를 알아봤다. 소지민과 신수민은 시선을 맞춘 뒤
4대 군신마저 이태호를 스승이라고 부르는데 이태호가 얼마나 강할지는 충분히 예상이 갔다.소지민이 좋은 마음으로 귀띔해 줬으나 이영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하하, 일깨워 줘서 고맙네요. 하지만 오늘의 전 더 이상 예전의 제가 아니에요. 오늘의 전 예전처럼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고요!”“이영호 씨, 우리 말을 듣지 않겠다고 하니 저희 형부를 불러와야겠어요!”신수연은 이영호가 이번에 찾아온 건 아마 뒷배가 생겨서일 거로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저렇게 뚱뚱한 여자와 함께 오지 않았을 것이다.“형부, 형부, 이영호가 사람을 데리고 찾아왔어요!”신수연은 재빨리 별장 안으로 들어가 아래층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 이태호를 불렀다.“이영호?”이태호는 미간을 구기며 의아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이 자식 전에는 날 무서워해서 밤새 도망쳤었잖아요. 그런데 감히 제 발로 찾아왔다고요? 하하,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보네요. 지금 보니 죽이지 않으면 앞으로 성가시겠어요!”“형부, 그 사람 뒷배를 찾은 것 같아요. 뚱뚱한 여자를 옆에 끼고 왔어요!”신수연이 이태호에게 귀띔해 줬다.“알겠어요!”이태호는 말하면서 성큼성큼 걸어갔다.마당에 있던 이소아 등 사람들은 그곳 상황을 보고 곧바로 따라갔다.“하하, 이태호, 이곳에서 널 만날 줄은 몰랐어!”이태호는 그들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하하, 그러게. 난 꿈에서도 널 갈기갈기 찢고 싶었다고!”이영호는 호탕하게 웃었다. 그의 눈빛에는 악랄함이 가득했다.그는 다른 설명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신수민을 좋아해서 이태호와 원한이 생겼다는 걸 장혜정이 알게 되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여러분, 부탁드려요. 이 자식과 그의 여섯 명의 미녀 경호원들을 전부 죽여주세요!”“라 장로, 손 써요!”장혜정이 곧바로 말했다.“이영호, 잘 생각해 봐. 이건 네 마지막 기회야. 지금 떠나면 보내줄게. 그렇지 않으면
“하하, 날 얕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이태호는 피식 웃었다. 상대방의 공격을 마주한 그는 몸을 살짝 왼쪽으로 비틀며 손쉽게 상대방의 공격을 피했다.“뭐야!”상대방은 깜짝 놀랐다. 그의 속도는 아주 빨랐는데 이태호는 아주 쉽게 그의 공격을 피했다. 조금 전 같은 상황이라면 2급 무왕도 그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없었다.곧이어 그는 중력이 덮쳐오는 걸 느꼈고 이내 멀리 날아가 허공에서 피를 왈칵 토했다.“뭐야!”다른 다섯 명의 무왕 또한 그 광경을 보고 겁을 먹었다. 그것은 이태호의 내공이 2급 무왕에 다다랐을지도 모른다는 걸 의미했기 때문이다.“저 녀석 내공이 약하지 않아. 상황을 보니 우리 다섯 명이 함께 덤벼야겠어!”3급 무왕인 남자도 참지 못하고 미간을 구겼다. 그는 이태호가 만만치 않다는 걸 깨달았다.“하하, 처음부터 같이 덤비지 그랬어. 한 명씩 덤비면 내 시간을 낭비하게 되잖아!”이태호는 웃으며 말했고 그의 한 마디에 맞은편에 있던 다섯 명의 안색이 흐려졌다.다섯 사람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더니 이태호를 향해 돌진했다.“퍽퍽퍽!”안타깝게도 그들은 이태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들은 잠시 뒤 전부 바닥에 널브러진 채로 앓는 소리를 냈다.“세상에, 라서훈 장로도 이 남자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장혜정은 경악한 얼굴이었다. 그녀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태성시처럼 작은 곳에서 온 사람이 이렇게 실력이 대단할 줄은 몰랐다.“이영호, 미안하지만 아까 말했다시피 난 이번에 널 죽일 거야. 난 너에게 기회를 줬어. 그런데 넌 그걸 아끼지 않았지!”이태호는 히죽 웃으며 이영호에게 말했다.이영호의 안색이 삽시에 흐려졌다. 그는 겁을 먹고 잇달아 뒷걸음질 쳤다.그런데 이때 장혜정이 이영호의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당신 내가 누군지 알아요? 난 장씨 가문 아가씨예요. 영호 씨를 죽인다면 당신을 가만두지 않겠어요!”“하하!”그러나 이태호는 그녀의 말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장혜정 씨, 아까
그래서 이태호는 이번에 절대 봐주지 않을 생각이었다.그는 갑자기 번쩍하며 사라지더니 순식간에 잔상으로 변했다. 얼마나 빠른지 이영호는 미처 반응할 틈도 없었다. 이태호는 순식간에 이영호의 앞에 나타났다.“뭐야!”이영호는 화들짝 놀랐다.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태호는 그의 머리를 아주 가볍게 툭 쳤다.이영호는 순간 벼락을 맞은 듯이 곧장 날아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는 피를 왈칵 토하더니 몇 번 심하게 경련을 일으켰고 이내 숨이 끊어졌다.“당, 당, 당신! 감히 내 남자를 죽여?”장혜정은 화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녀는 장씨 가문의 외동딸로 어려서부터 사랑을 가득 받고 자랐기에 이렇게 화가 나본 적이 없었다.장혜정은 이태호가 자신이 데려온 사람들을 전부 쓰러뜨렸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제멋대로 구는 것이 습관이 된 그녀는 손을 들어 이태호의 뺨을 때리려 했다.“짝!”그러나 이태호가 그녀의 손을 살짝 쳐내며 그녀의 뺨을 때렸다.“내가 여자를 때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 꺼지라고 한 것도 자비를 베푼 거야. 다음에 또 날 찾아와서 성가시게 만든다면 후회가 뭔지 알려주지!”“감, 감히 날 때려?”장혜정은 멍청한 얼굴로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는 이 모든 걸 믿을 수 없었고 누군가 자신을 때렸다는 것도 믿을 수 없었다.“이렇게 뻔한 일을 물어보네?”이태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아가씨, 아가씨. 저희는 이만 가요.”이때 바닥에서 일어난 라서훈 장로가 황급히 장혜정을 한쪽으로 끌고 가서 작게 말했다.“아가씨, 저희는 일단 가요. 저 녀석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어떤 젊은이들은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일을 벌여요. 우리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해요. 혹시나 그가 정말 아가씨를 죽인다면 정말 큰 손해예요!”장혜정은 내키지 않았지만 이태호가 정말 순간 욱해서 결과 따위는 생각하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그녀는 이를 악문 뒤 바닥에 널브러진 이영호의 시체를 보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