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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매우 똑똑하고 유능해 보이는 외모에 몸매가 아주 좋고, 오피스룩을 입고 있었는데, 밑에는 검은 스타킹이 드러나 있어 신비롭고 섹시한 느낌을 줬다. 이 사람은 바로 이곳의 영업부 매니저, 김은아였다!

“김 매니저님! 이분이 스무 채를 사겠다고 하시며 담을 쌓아야 한대요. 온 가족이 함께 입주할 거라.”

김은아가 다가오는 것을 본 수정이는 약간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김은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곧 자신의 명함을 꺼내 공손히 이태호의 앞에 내밀었다.

“이태호 씨, 저는 이곳의 매니저입니다. 당신 같은 고객이라면, 인력을 배치해 별장 주위에 담을 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 할인해 드릴 수도 있어요.”

말을 마친 그녀는 흥분하며 말했다.

“아니면, 제가 모시고 실물 보러 갈까요?”

이태호는 수정이가 눈살을 찌푸리는 것을 보고 뭔가 깨달았다. 보아하니 김은아가 이 공을 빼앗아 오려고 하는 것 같았다. 일이 성사되면 성과를 그녀 것으로 만들려는 생각이다. 그래서 그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김 매니저님은 됐어요. 수정 씨가 처음부터 우리를 접대했으니 수정 씨가 안내하도록 해요. 수정 씨, 가요.”

“아, 네, 이태호 씨 이쪽으로 오세요!”

어안이 벙벙해진 그녀는 미처 반응하지 못한 채 황급히 앞에서 길을 안내했다. 그녀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은아는 예뻤는데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집을 사려는 남자 고객들을 몰래 불러 딴짓을 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김은아의 회사 성과급은 보통 높은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부하들은 그녀에게 고객을 빼앗긴 후에도, 감히 화를 내지 못하고 스스로 재수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그녀는 자신의 고객도 빼앗길 것으로 생각했지만, 고객이 상대방을 거들떠보지 않을 줄은 몰랐다.

문을 나서는 세 사람을 바라보며 김은아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김은아는 몸매가 좋다고 자처했고, 조금 전 이태호를 향해 눈을 깜박이며 암시를 줬는데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을 선택하지 않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녀가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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