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럼 간다!"신수민은 뒤로 한걸음 물러서며 조그마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고는 이태호를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이태호가 손을 까닥거렸다."자기야, 덤벼!""자기야, 나 그래도 못하겠어!"신수민은 주먹을 꽉 쥐었지만,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꼭 해야 해, 어서!"이태호가 재촉했다."걱정하지 마, 나 다치지 않아!""알겠어, 그럼 간다!"신수민은 이를 악물고 용기를 내어 주먹을 꽉 쥐고는 이태호의 배를 공격했다."퍽!"조금 둔중한 소리가 나더니 신수민이 손을 마구 흔들었다."세상에, 너 몸이 왜 이렇게 딱딱해. 손이 아프다!"이태호는 기뻐하며 미소를 지었다."대단해. 천년 묵은 영지버섯의 효과가 좋은데. 먹기 시작한 지 며칠밖에 되지 안됐는데 거의 1급 종사야!""정말? 너무 좋다, 나 곧 1급 종사야?"신수민은 그의 말을 듣고 흥분되어 방방 뛰었다.이태호는 신수민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정말이야. 자기야, 내가 돌아올 때쯤이면 넌 이미 종사로 됐을 거야. 그때 몇 급 종사인지 다시 테스트해 보자, 서프라이즈를 기대할게!""이제 4일이면 추석이야. 언제 떠나는데?"이태호가 떠나는 것을 생각하자 신수민의 기분이 가라앉았다.이태호는 다가서서 신수민의 손을 잡았다."자기야, 나 내일 떠나. 어쩔 수 없어, 스승님 그 미친 어르신이 거기에 꼭 가봐야 한다고 하셨어. 큰 기연이 있을 거라고 하는데, 이렇게 좋은 일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잖아.""응, 그럼 걱정하지 말고 잘 다녀와, 부모님과 은재는 내가 잘 챙길게!"신수민이 고개를 끄덕였다.이태호는 사무치는 감동에 신수민을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입술을 겹쳤다.그녀의 입술을 한참 동안 탐한 이태호는 몸이 달아올라 참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이때 신수민이 그를 밀어냈다."뭐가 이리 급해? 나 아직 안 씻었어, 나 씻고 올게!"신수민은 얼굴을 붉히며 말을 계속했다."같이 씻으려고 했는데, 네가 벌써 다 씻고 기다리고 있는 줄 몰랐어!"이 말을
"저리가! 밝히기는!"신수민은 바꿔입을 슬링 잠옷을 챙기고 관능적인 자태로 이태호를 뒤돌아보았다.이태호는 신수민이 입으로 가라고 했지만, 속마음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의 눈빛에 욕정이 감돌고 있었기 때문이다.신수민은 샤워하러 들어갈 때 문을 꼭 잠그지 않고 손바닥만 한 틈을 남겨두었다.이태호는 음흉하게 웃더니 문을 열고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자기야, 내가 왔어! 나 내일이면 떠나는데, 오늘 저녁에는 당신을 제대로 맛봐야겠어!"말을 마친 이태호는 문을 잠그고는 옷을 벗어 던졌다.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가 한동안 끊이지 않았고 서로를 탐하면서 들끓는 욕정을 불태웠다.이튿날 아침, 신수민의 얼굴은 한결 환해 보였고 홍조를 띠었다."잘 다녀와,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아침 식사를 마치고 신수민은 아쉬워하며 이태호의 차 옆에서 그를 배웅했다.이태호는 그녀에게 웃어 보였다."걱정하지 마, 빨리 돌아올게!"말을 마친 이태호는 차에 올라타 태성시를 떠났다.신수민과 가족의 안전에 대하여 그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신수민과 가족 옆에 6명의 미녀 경호원이 있었고 그녀들은 모두 무왕급 내공을 가진 소장군이었다. 비록 등급이 높지 않지만, 무왕인 만큼 태성시에서는 두려운 것이 없었다.그래서 그는 마음 놓고 떠날 수가 있었다.서씨 집안 쪽은 걱정할 것이 없지만, 서건우가 벚꽃 나라 한칼당의 사람을 다시 찾아올까 봐 걱정되었다. 이태호는 벚꽃 나라의 한칼당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서건우가 미녀 경호원들의 실력을 모르고 있기에 한칼당에 연락해도 그다지 강한 고수가 올 것 같지 않아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성문밖에 도착하자 이태호는 차를 세우고 지도를 꺼내서 펼쳐보았다.지도에서 볼 때 드래곤 아일랜드는 보통 먼 거리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운전해서 도착할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은 낙성시 라는 곳이고 거기서부터 산을 하나 넘으면 미지의 숲이있고 그 숲의 뒷면이 바다였다. 드래곤 아일랜드는 거기에 있는 군도의 중간 지점에 자리하고 있었다.
비행은 영기를 소모하기 때문에 먼 거리를 이동할 수가 없었다.이태호는 저녁이 되어서야 태남시라는 곳에 도착했다. 날이 이미 어두워져서 여기서 하룻밤 묵고 내일 아침 출발할 계획이다.완전히 모르는 곳이고 아는 사람도 없어서 이태호는 주변에서 주차장을 찾아서 주차했다.이태호는 인제야 배가 고파진 것을 느끼고 식사를 한 후 호텔에서 푹 쉬기로 했다."태남시의 영기는 우리 태성시보다 훨씬 농후하군! 참 좋은 곳이야!"어둠이 깃든 길가를 걷고 있는 이태호는 이 도시의 영기를 느끼면서 감탄했다.태남시는 태성시와 도시 이름이 딱 한 글자 차이지만 실력 차이는 엄청났다. 도시의 크기만 해도 태성시의 7배가 넘었고 거기에 영기도 훨씬 더 농후했다.이태호는 이 성안에 아마 무왕급 존재가 있을 거로 추측했다.이태호도 여기가 처음이고 그냥 추측일 뿐이니까 없을 가능성도 있다.바로 이때 포르쉐 한대가 길가에 주차되었고 미니스커트를 입고 롱 웨이브 헤어스타일을 한 미녀가 차에서 내렸다."부릉!"이때 이태호의 뒤에서 벤츠 한대가 갑자기 속도를 올려 그 여자를 향해 질주했다.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는 본능적으로 달려가 그 여자를 안고 옆으로 피했다. 속도가 너무나도 빨라 그가 방금 서 있던 자리에 몸의 잔영만 남겼다."부릉!"그 벤츠는 두 사람을 비껴가더니 앞의 코너에서 사라져 버렸다."꺅!"미녀는 너무 놀라 이태호의 품 안에서 소리 질렀다. 이런 자세로 남자의 품에 안긴 적이 처음이라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이태호는 그녀 몸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를 맡고 순간 설렜다. 하지만 재빨리 그녀를 놓아주었다."젠장, 어떻게 된 거야! '분노의 질주' 찍냐? C, 음주운전 아니야?"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미녀가 정신을 차리자마자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상대방이 의도적으로 저지른 거야. 저기서부터 속도를 올려서 너를 향해 달려갔어. 명백한 모살이야!""설마!"미녀는 이 말을 듣고 기함했다.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졌다.
"맞다. 저기, 이름이 뭐예요? 아까는 정말 고마웠어요!"미녀는 한참 동안 멍하게 서 있더니 정신을 차리고 이태호를 향해 웃었다. 볼에 보조개가 두 개 옴폭 패어있는 어여쁜 미소였다.이태호는 옅게 웃으며 대답했다."나는 이태호라고 해, 너는?"미녀는 방긋 웃었다."나는 이비안이라고 해. 우리 다 이씨네요!"미녀는 말을 계속했다."우리는 참 인연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둘 다 이씨고 나를 구해주기도 했잖아요."미녀는 말을 하다가 눈썹을 치켰다."이태호, 조금 전 나를 구해준 거 내가 어떻게 보답해야 하지?"이태호는 웃기만 했다."괜찮아, 그냥 보이는 김에 도와준 것뿐이야. 신경 쓰지 않아도 돼!""멋있다. 너는 진짜 고수 같아!"이비안은 이태호를 찬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나이도 젊은데 속도가 엄청 빠르잖아. 아까 1초만 늦었어도 난 아마 저세상 구경하러 갔을 거야. 우리 이씨 집안에는 경호팀 팀장만 이런 속도를 낼 수 있을걸. 다른 경호원들은 다 너보다 못할 거야!"이태호도 그녀를 바라보았다. 입은 옷과 옆에 주차된 포르쉐가 그녀가 부자이고 집안이 적어도 부유한 상인 집안이라는 것을 증명했다.하지만 이런 사람이 나오면서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았다? 너무 방심한 거 아닌가?"방금 너희 집 경호팀장이 나와 비슷한 능력이 있다고 했는데, 왜 나오면서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았어?"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며 쓴웃음을 지었다.이비안은 부끄러워서 웃었다."나는 다른 사람의 원한을 산 적이 없어. 너무 늦기도 했고. 절친이 요 앞에서 잠깐 밥만 먹고 집에 가자고 했길래, 경호원을 안 불렀지."그녀는 말을 마치고 눈썹을 찌푸렸다."아, 짜증 나, 도대체 누구길래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거야?"이태호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서 이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다음부터는 조심해야 해, 알겠지? 지금 당장 경호원을 부르는 게 좋겠어. 그 사람이 다시 찾아올 가능성도 있으니까!"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주의를 줘서
"쓸모없는 것!"전화기 너머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됐어, 이렇게 된 이상 다음에 기회를 찾아봐야지. 너는 먼저 돌아가 봐! 이미 경각심을 높여줘서 일이 어렵게 됐어!""네, 아가씨!"그는 상대방이 전화를 끊은 후에야 운전하고 떠났다.이비안은 미소를 지으며 이태호를 바라보았다."맞다, 태호씨, 무슨 일을 해요? 아니면 무슨 집안의 재벌 2세 같은 거야?"이태호는 작게 웃었다."난, 나는 그저 백수야!""농담하지 마. 네가 입은 옷을 봐. 보통 가격이 아닌데!"이비안은 말을 하며 이태호와 함께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내 절친 두 명과 다른 친구 몇 명이 있어. 그들이 밥 먹자고 나를 불렀어. 이따가 내가 소개해 줄게!"이태호가 어색하게 웃었다."그럴 필요 없어. 나는 그냥 여기를 지나가는 것뿐이야. 나는 낙성시로 가는 길이야!""지나가는 거야?"이비안이 웃었다."그러면 더더욱 인연이 있는 거네. 마침 지나가다가 나를 구한 거잖아."여기까지 말한 이비안은 머뭇거렸다."그럼, 우리 연락처 교환할까? 어때? 나중에라도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날 찾으면 돼!"이태호는 적극적인 미녀를 거절할 수가 없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연락처를 교환했다.연락처를 교환하는 사이 두 사람은 이미 룸 앞에 도착했다."비안아, 왜 이제야 왔어?"두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 남자가 일어서며 이비안을 불렀다."맞아, 비안이 한참 전부터 출발했잖아, 왜 이제야 와?"한 여자가 덩달아 말을 덧붙였다.이태호는 들어오자마자 안에 있는 3녀 2남의 표정을 빠르게 훑었다. 한 여자의 표정만이 다른 사람들과 달리 미세하게 눈썹을 찌푸린 것이다.그 여자는 재빨리 표정을 가다듬고 웃으며 이비안에게 말했다."비안이 늦었으니까 벌주 3잔이다!"비록 한순간이지만 이태호는 예쁘게 웃고 있는 그녀의 표정에서 억지와 내키지 않음을 읽었다.그의 입가에 작은 호선이 그려졌다. 그는 무언가를 확신했다. 이비안이 여기 부근에서 걸어올 거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마
나소희는 이태호가 이비안을 구해 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비안이 도착하기 전에 그녀가 룸에서 나가서 전화를 한 통 받았기 때문이다.그래도 그녀는 일부러 짓궂게 물었다."비안아, 누구야? 혹시 남자친구야? 잘 생겼는데 우리한테 자세하게 소개해 줘라!"이비안은 얼굴이 빨개지더니 나소희를 향해 눈을 흘겼다."뭐라는 거야? 방금 알게 된 사이야!"이태호는 침묵하며 여기에 있는 사람들을 관찰했다. 양혁이라는 사람은 이비안의 변명을 듣고 수심이 가득 찬 얼굴이 눈에 띄게 환해졌다.이태호는 양혁이 이비안을 좋아하는 것을 단번에 알아봤다."아닌 것 같은데. 이비안, 오늘은 친한 친구들만의 모임이야. 방금 안 사이를 여기로 데려온다고? 우리 속이는 거 아니지? 남자친구인데 말하기 부끄러운 거 아니야? 쯧쯧, 비밀 연애하려고?"또 다른 한 명의 별로 똑똑해 보이지 않는 남자가 히죽거리며 말했다.아니나 다를까 양혁은 이 말을 듣고 얼굴을 굳혔다."김준, 그만해. 이분의 이름은 이태호라고 해. 아까 아래서 날 구해줬어. 이분이 아니었다면 난 이미 차에 치여 죽었어!"이비안은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친구들에게 알려줬다.친구들은 그녀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나소희는 작위적으로 말했다."비안아, 누가 널 해치려고 하는 거지? 괜찮아? 나 좀 봐봐, 나 정말 간 떨어질 뻔했다. 누가 우리 착하고 귀여운 비안이를 해치려고 하는 거야, 내가 알아내기만 한다면 꼭 죽여버릴 거야!"나소희는 달려와 이비안의 손을 꼭 쥐고 그녀를 걱정스레 살펴보았다.이태호는 여자의 이런 작태를 보고 구역질이 났다.하지만 이비안은 너무 단순해서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오히려 나소희를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나소희, 나 괜찮아!"나소희는 이비안의 손을 놓고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정말 감사합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비안이는 아마 차에 치여서 봉변을 당했을 거예요."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었다."에이, 나한테 감사하면 안 되지. 내가 안 왔을 땐 몰라도, 이미 와버려서
한 여자가 나서서 말렸다.이태호는 김준이 이들 중 돈이 제일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래서 말이 거침이 없는 것 같았다."태호씨, 농담하는 거지?"이비안은 친구 중에 범인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어릴 때부터 같이 놀면서 큰 친구들이니 말이다.하지만 이태호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임시로 연락받고 여기로 온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여기로 온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여기에 있는 이 5명밖에 없었다.이태호는 나소희를 향해 말했다."내가 막말을 해? 그럼 증명해 줄게. 네 휴대폰을 우리에게 보여주면 금방 알 수 있을 거야! 이비안이 출발하기 직전에 킬러와 연락했지?"이 말을 들고 나소희는 깜짝 놀랐다."네가 뭐라도 되니? 왜 휴대폰을 보여줘야 하는데? 내 프라이버시야!""하, 아무것도 없다면 왜 못 보여주는 건데? 찔리니까, 그렇지?"이태호는 웃으며 말을 계속했다."이비안이 너를 절친으로 생각하는데, 설마 네가 범인인 줄은 몰랐어. 네가 왜 그랬는지 정말 이해가 안 돼!""나소희, 정말이야?"이비안은 나소희의 당황한 기색을 읽고 순간 멍해졌다. 사람의 눈빛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만약 나소희가 정말 아무것도 안 했더라면 왜 휴대전화를 보여주지 않는 거지? 왜 꺼내볼 용기도 없는 걸까?"나소희, 네가 아니라면 왜 두려워하는 건데? 휴대폰을 우리한테 보여줘. 킬러를 연락한 기록이 없다면 내가 경호원을 시켜서 당장 이 자식을 죽여버릴게!"김준이 말을 이었다."나는 너를 믿어, 넌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거야. 그렇지?"하지만 양혁은 나소희를 의심하기 시작했다."나소희, 가져와서 보여줘!""지금 나를 의심하는 거야? 너무 실망이다. 나를 의심하다니!"나소희는 휴대전화를 꺼냈다."그래, 보여주면 되잖아? 가져가!"사람들은 순간 당황했다. 자기가 잘못 생각했나? 나소희가 범인이라면 휴대전화를 꺼낼 리가 없지 않은가?하지만 나소희는 말을 마치고 휴대전화를 있는 힘껏 바닥으로 내던졌다."가
"악, 죽어버려!"나소희는 휴대전화가 망가지지 않은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굳어지고 말았다. 다들 채 반응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대전화를 받아내다니, 믿기지 않았다.궁지에 내몰린 나소희는 머리가 윙윙 울렸다. 갑자기 나타난 이 남자만 아니었다면 이비안은 지금쯤 이미 죽어버렸고 자기도 이런 상황에 내몰리지 않았을 것이다.그녀는 달려가서 휴대전화를 향해 덮쳤지만, 이태호는 그녀에게 아무런 기회도 주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살짝 밀쳤다. 그러자 나소희는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이비안은 통신 기록의 연락처 이름을 확인했다. 나소희의 최근 통화기록 마지막 이름이 떡하니 '킬러'라고 저장되어 있었다.문자 기록을 훑어보니 죄다 어떻게 자신을 죽일지를 문의하고 상의하는 내용들이었고 또 나소희가 상대방에게 1억을 보내준 기록도 있었다.이비안은 눈시울을 붉히며 휴대전화를 김준과 옆에 있는 친구들에게 건네주었다. 그녀는 나소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나소희, 범인이 너일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어. 왜? 도대체 왜 그랬어?"말하는 사이 이비안의 참았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나소희, 나는 너를 가족처럼 생각했어. 왜 나한테 이러는 건데?""나소희, 이 미친년, 왜 이런 짓을 벌인 거야?"친구들은 문자 내용을 확인한 후 이를 갈며 소리쳤다. 나소희가 이런 사람인 줄을 꿈에도 생각 못 했다.양혁은 화를 주체할 수 없어 나소희의 뺨까지 후려쳤다."양혁, 지금 날 때린 거야? 하, 역시 나는 너한테 아무것도 아니지. 너한테는 이비안만 소중하고 내가 아무리 잘해줘도 본 체도 안 하잖아. 역시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어!"나소희는 얼굴을 감싸고 엉엉 울었다.양혁은 이를 갈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비안이 입을 열었다."나소희, 너 미쳤니? 양혁이 나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거야? 진짜 미쳤구나! 나 양혁 안 좋아하는 거 알잖아!""너 양혁 안 좋아하는 거 알아. 그런데 네가 있는 한 양혁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을 거야. 너를 죽이기
호족은 이번에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몰래 그 지도를 통해 기연을 찾으려고 했는데 성공 전장에 들어서자마자 여경구를 만났고 그에게 빼앗겼다.여경구는 지도를 얻은 후 3대 성역에 들어가서 찾으려고 했지만 청구 호족의 추격을 받게 되었다.여경구의 말을 들은 후 이태호는 여경구의 폭발적으로 좋은 운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아무나 만난 요족 수사에게서 이런 기연을 얻을 수 있으니.그를 더욱 흥분하게 만든 것은 여경구의 말에 따르면, 이 기연은 수백 년 전에 창란 세계를 뒤흔든 신비로운 산수가 남긴 것이라는 것이었다.그는 태일종에서 나봉과 얘기할 때 수백 년 전에 창란 세계를 뒤흔든 신비로운 산수가 바로 그의 스승인 미친 어르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그는 자신과 대장로 등을 데리고 창란 세계에 온 소흑초도 아마 이 성공 전장에서 나온 것이고 심지어 선계와 관련이 있을 것이고 의심했다.이런 생각에 이태호는 지체할세라 이 자주색 옥간을 이마에 바짝 대고 지도에 있는 정보를 확인하였다.잠시 후에 이태호의 입술을 타고 짙은 숨결이 흘러나왔다.옥간 위에 새겨진 글씨체를 보자, 그는 단번에 이 옥간은 확실히 어르신이 남긴 필기라는 것을 알아챘다.옥간의 기록에 따르면 어르신은 북두 고성(北斗古星)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을 찾을 수 있는 물건을 두었다고 한다. 당시에 그는 바로 이 물건을 빌어 기연을 얻고 신선으로 비승했다는 것이다.“북두 고성, 성공 고전... 보아하니 성공 전장에 많은 비밀이 숨어 있군.”이태호는 머리를 흔들고 사색을 멈춘 후 정중하게 옥간을 사물 반지에 넣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상처를 치료 중인 여경구를 보면서 차분하게 말했다.“확실히 큰 기연이네요. 여 사제, 빨리 상처를 치료하고 같이 북두 고성으로 갑시다. 보물을 발견하면 한몫 챙겨줄게요.”이태호는 절대로 탐욕스러운 사람이 아니었다. 천재지보를 발견하면 자기는 큰 몫을 챙기고 채유정과 여경구에게는 작은 몫이라도 챙겨줄 것이다.이 기연은 여경구가 발견한 것이고 자
이태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채유정의 말에 동의하였다.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담담하게 말하였다.“채 도우의 말에 일리가 있어요. 지금은 요족 수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방금 여경구가 신선으로 비승하는 기연이 있다는 말에 이태호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참,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요족 수사의 추격까지 받았어요?”옆에 있는 채유정도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그녀는 전에도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았는데 이태호의 도움으로 살아났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이미 죽었을지 모른다.그녀가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은 이유는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우연히 지난번에 성공 전장이 열릴 때 들어온 명씨 가문 제자가 남긴 사물 반지를 발견했고 그중에서 유리선금과 관련된 단서를 얻었기 때문이다.성왕급 대능력자도 눈독을 들이는 유리선금이기에 채유정은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게 된 것이다. 지금 눈앞의 여경구도 분명히 그때의 자기와 비슷한 상황이었다.그녀는 속으로 여경구가 발견한 기연이 자기가 당시에 얻은 유리선금과 관련된 기연과 크게 뒤지지 않으리라고 추측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요족이 끈질기게 추격하지 않았을 것이니까.더더욱 살신 이태호을 알아보고도 이태호에게 여경구를 내놓으라는 압력을 넣지 않았을 것이다.여경구는 자신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시선을 느끼자 바로 사물 반지에서 옥간 하나를 꺼냈다.그는 공손히 이 자주색 옥간을 이태호에게 주면서 말했다.“태호 사형, 제가 성공 전장에 들어올 때 우연히 뇌택의 땅에서 온 요족 수사를 만났어요. 그 수사는 내공이 높지 않지만 많은 보물을 가지고 있어서...”이태호는 여경구의 이야기를 통해 이 옥간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여경구의 운도 정말 폭발적으로 좋았다.그가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우연히 우시월이란 요족 수사를 만났는데 뇌택의 땅에 있는 청구 구미호 일족의 소주였다.뇌택의 땅에서 사는 요족은 인간 세계와 완전히 다른 질서를 갖고 있다.그쪽은 혈맥의 힘을 가장 중요시했
이태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우여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고 벌레를 먹는 것처럼 괴로워했다.“좋아요. 이 도우가 저런 사람을 위해 우리 요족과 척지겠다고 하니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요.”그녀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쏘아붙였다. 가슴이 오르내리는 것이 분명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분노를 꾹 참고 있는 것이었다. 다만 이태호의 무서운 전투력 때문에 덤비지 못하고 으름장만 놓을 수밖에 없었다.“우리 요족과 원수가 되면 제명에 죽지 못할 거예요.”말을 마친 우여진은 결인을 하자 크기가 산만 한 성공 거수는 곧바로 멀리 날아갔다.잠시 후에 그녀와 성공 거수는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우여진이 떠난 것을 보자 얼굴이 백지장처럼 새하얗고 입가에 피를 흐르며 생명이 위태로워진 여경구는 탁한 기운을 내뱉은 후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원래 이태호가 자기를 구하기 위해 요족과 같은 대세력과 척지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다.그와 이태호는 친분이 별로 없는 일반 사형제의 관계였으니까.허무맹랑한 신선으로 될 수 있는 기연이라도 자신이라면 심사숙고했을 것이다.정신을 차린 여경구는 이태호를 향해 공손하게 포권을 취하면서 허리를 굽혔다.“목숨을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형이 나서지 않았다면 지금 저는 백골로 되었을 겁니다.”여경구는 거짓이 아닌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우여진의 내공이 자기보다 두 경지나 높은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또 두 부하와 성공 거수가 옆에 있어서 이제 내공을 완성한 2급 경지인 그로서는 절대로 반항할 수 없었다.여경구의 감사에 이태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상대방을 향해 손을 휘젓자 보이지 않는 힘이 허리를 굽힌 여경구를 부축해서 일으켰다.“괜찮소. 같은 동문 사형제 사이에 상부상조해야죠.”이태호는 미소를 머금고 사물 반지에서 상처 치료용 단약 두 알을 꺼내고 여경구에게 던졌다.이태호의 단약을 받은 여경구는 바로 입에 넣었다.순식간에, 순수한 약효가 팽배한 영력으
이태호에게 아무 수단도 방법도 통하지 않는 것을 보자 우여진의 마음이 무거워졌다.그녀는 종래로 실패한 적이 없는 매혹술이 효과가 없는 걸 알아채자 가련한 척한 표정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고 냉혹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그녀는 어두운 안색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다시 성공 거수의 등 위에 서서 말했다.“이 도우, 정말 저런 2급 성자급 때문에 우리 요족과 적이 될 생각이에요? 이 도우가 명해성을 죽인 후 지금 명씨 가문에서 이미 추살령을 내렸어요. 심씨 가문도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황천성지에서 이 도우가 그들의 진전 제자 주용수를 죽인 것을 알고 엄청나게 진노했다는 말도 있다고요.”우여진은 여경구를 내놓으라고 이태호를 설득하려고 애썼다.여경구가 가진 그 지도는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가 남긴 전승과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공 고전(古殿)을 여는 단서와도 관련이 있으며 신선을 비승하는 기연과도 관련이 있다.이 지도를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요족 성녀의 자리를 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반대로 이 지도를 가지지 못하고 요족으로 돌아가면 벌을 받을 수 있다.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발밑에 있는 성공 거수는 갑자기 난폭하게 포효를 하였고 천둥과 같은 포효소리가 별하늘에 울려 퍼졌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경구는 우여진의 말을 듣고 온몸이 경직해졌다.‘내가 무슨 말을 들은 거지? 이태호가 명씨 가문의 소주 명해성과 황천성지의 진전 제자 주용수를 죽였다고? 이 두 사람은 모두 5급 성자급 천교가 아닌가? 이태호가 언제 이런 강자들을 죽일 수 있는 실력을 가지게 되었지? 성공 전장에 들어올 때 기껏해야 3급 성자 경지 초기가 아니었나?’속으로 이렇게 구시렁대는 여경구는 매우 곤혹스러웠다. 그러나 우여진의 표정을 보면 거짓은 아닌 것 같아서 그는 7~8할 정도는 믿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이 이태호를 본 순간 그렇게 당황하고 대경실색하지 않았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여경구의 마음에 거센 파도가 일어났고 호흡도 멈춘 듯하였다. 그는 눈을
여경구라도 친분이 별로 없는 동문 제자를 위해 선뜻 나서서 남과 싸우지 않을 것이다.이런 생각에 여경구는 가슴이 무거워졌다.‘이 지도를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것 같군. 신선으로 되는 기연은 역시 2급 성자급 수사인 나에게 너무 과분해...’지금 목숨을 부지하려면 오직 이 물건을 이태호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어쩌면 동문의 정을 봐서 조금이라도 챙겨주겠지.그는 속으로 결정을 내린 후 고개를 들고 이태호에게 말했다.“태호 사형, 절대로 저 요녀의 말을 믿지 마세요.이 기연을 사형에게 드리겠어요.”우여진은 여경구의 말을 듣자 눈살을 찌푸렸고 눈에서 날카로운 살기를 내뿜었다.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지금 여경구는 이미 우여진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 죽었을 것이다. 우여진은 속으로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라서 바로 여경구를 찢어버리고 상대방의 정신기를 깡그리 빨아먹고 고통스럽게 죽이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이태호가 바로 앞에 있어서 그런 용기가 없었다.여경구의 말을 들은 이태호의 마음이 흔들렸다.‘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 요족이 이렇게 중요시하고 기어코 뺏겠다는 물건이니 정말 비승하는 것과 관련된 기연이 아니더라도 높은 가치가 있겠지.’우여진은 이태호의 약간 관심이 생기는 듯한 표정을 보자 불시에 조급해졌고 아련하고 불쌍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도우, 소주와 성녀는 제가 임무를 완성하지 못하면 요골을 뽑아버리고 만 개의 화살로 가슴을 뚫는 가혹한 벌을 주겠다고 하셨어요... 이자를 저에게 넘기면 여진이는 이 도우의 어떤 부탁이라도 들어줄 수 있어요...”마지막에 우여진은 유혹적인 말을 하면서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이태호를 향해 쑥스러운 듯한 미소를 날렸다.안타깝게도 이태호는 오랫동안 신수민, 백지연과 같은 절세의 미인과 같이 지내서 이미 미색에 대해 면역력을 갖고 있었다.우여진의 가식적인 모습은 그의 눈에는 방탕한 여우에 불과했다.이태호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는 표정으로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내 앞에서 불쌍한 척하지 마오.
우여진은 그냥 한 인간을 추격해서 죽이려고 했는데 이태호란 살신(殺神)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명해성이 죽었다는 소식이 온 성공 전장에 퍼진 후 모두 이태호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다. 3급 성자 경지의 내공으로 5급 성자 경지의 명해성을 격살해서 명씨 가문에서 추살령까지 내렸다고 한다.그래서 수많은 내공이 5급 성자 경지의 천교들은 모두 암암리에 옆에 있는 호위나 부하들에게 절대로 이유 없이 이태호와 맞서 싸우지 말라고 분부했다.5급 성자 경지였던 명씨 가문의 소주 명해성도 단숨에 이태호에게 격살당했으니 자기와 같은 보잘것없는 실력으로 더더욱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차분한 표정으로 허공에 서 있는 이태호가 여경구를 도와주려고 작심을 한 듯 여경구의 앞에 막아섰다. 이를 본 우여진의 아름다운 얼굴에 처음으로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뇌택의 땅에 있는 요족 수사로서 그녀는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지만 성공 거수를 조종하는 능력 덕분에 5급 성자 경지 수준의 전투력을 가졌다. 일반 적수라면 그녀는 절대로 안중에도 두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하필이면 눈앞의 상대가 이태호였다.최근 이태호의 명성에 대해 이미 족인들을 통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우여진은 떨리는 가슴을 추스리고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고 나서 고개를 들고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도우, 저는 뇌택 구미호 일족의 성녀예요. 도우의 사제는 저희 호족의 중요한 보물을 빼앗아 갔으니 돌려주셨으면 좋겠어요.”그녀는 명성이 자자한 살신 이태호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거세게 몰아붙이지 못했다.게다가 방금 이태호가 눈앞의 여경구가 그의 동문 사제라고 하였다.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표정이 약간 어색한 우여진을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음, 내 사제가 요족의 무슨 보물을 빼앗아 갔단 말이오?”이에 우여진은 그대로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한 지도 때문에 여경구를 쫓아다닌 것이었다.그 지도는 200년 전에 그 신비로운 산수(散修)가 신선으로 비승한 후 성공
여경구는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을 찾기 위해 일찌감치 북두 성역에 들어온 것이었다.그러나 요족 수사들은 그의 일거일동을 진작에 주시하였고 그의 뒤를 밟고 북두 성역에 들어온 후 즉시 내공을 완성한 3급 성자 경지의 실력을 가진 성공 거수를 조종해서 그를 공격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여경구가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실력이 다소 강해졌지만 기껏해야 내공을 완성한 2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니 어찌 성공 거수의 상대가 될 수 있겠는가?더군다나 성공 거수의 등위에 있는 요족 수사 세 명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그는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한편으로 요족 수사들은 이미 궁지에 몰린 여경구를 보고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이 세 요족 수사 중, 우두머리는 녹색 장포를 입고 음산하면서도 아름다운 봉안을 가진 소녀였다. 그녀의 보라색 긴 머리카락은 바람에 휘날렸고 연보라색 눈동자는 차갑고 매혹적이었다.분명히 소녀인데 지극히 요염해 보였고 심지어 몸에서 기녀보다 더 음란한 기운을 풍겼다.우여진은 담담하게 말했다.“항복해. 그 기연을 내놓으면 목숨을 살려 줄게! 물론 죽을죄를 면할 수 있지만 벌은 피할 수 없지. 나와 하룻밤만 보내면 돼.”그녀는 말을 잠시 멈추고 농염한 붉은 입술을 핥으면서 유혹하였다.여경구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눈앞의 요족 수사들을 노리면서 냉소를 머금었다.“꿈 깨!”그동안 이 요족 수사들의 추격을 받으면서 그가 어찌 이들의 정체를 모를 수 있겠는가?모두 여우였다.눈앞에 있는 여우와 하룻밤을 지내다가 정기가 모두 빨려서 죽을지도 모른다.그런 괴롭힘에 시달리다 죽는 것보다 통쾌하게 죽는 것이 더 낫겠다.여경구의 말을 들은 우여진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흥! 주제넘은 놈!”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녀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해서 성공 거수에게 여경구를 죽이라는 지시를 내렸다.바로 이때, 그녀는 수상한 기운을 느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두 줄기의 빛이 빠르게 이
이태호는 그 성공 거수를 조종한 자가 바로 요족 수사라고 확신하였다.요족 수사들의 기운은 모두 약하지 않았고 심지어 4급 성자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그들의 외모도 인류와 별반 다름이 없었다.하지만 이태호는 신식으로 상대방의 기운에서 요수, 흉수와 비슷한 혈맥의 기운을 감지했다.이들은 뇌택의 땅에서 온 요족임이 틀림없었다.뇌택의 땅은 동황 북쪽의 북해에 있으며 해외에 고립된 구역이었다.그들은 북해의 만족과 함께 북해 구역을 다스렸다.소문에 따르면, 뇌택의 땅에 있는 요족은 한때 창란 세계를 지배했던 패자(覇者)였는데 원고시대에 수많은 요족이 온 창란 세계를 통치했다고 한다.그때 인간은 미개했고 방금 야만적인 생활을 마쳤다. 연약한 인족(人族)은 강한 요족과 마주하면 당연히 저항할 힘도 없어서 요족의 먹이로 될 수밖에 없었다.후에 수련하는 인간이 많아졌고 점점 많은 인간이 수련을 통해 강대한 전투력을 가지게 되었다. 인족과 요족은 수차례의 대전을 진행하여 창란 세계는 쑥대밭으로 되었다.결국 기고만장했던 요족의 수가 급감했고 환경이 험악한 북해 경내에 있는 뇌택의 땅으로 물러가게 되었다.현재 창란 세계에서 요족 수사가 가장 적었는데 심지어 마문의 제자들보다 적었다.마문은 그래도 두 성지가 있고 건주, 나주 등 구역을 가지고 있으며 수많은 후손을 양성했다.이태호는 머릿속에 있는 요족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돌이켜 보면서 미간이 점점 좁아졌다.솔직히 말해서 여경구가 그들의 추격을 받은 것은 그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두 사람은 모두 태일종 출신의 동문 수사이지만 그가 모른 척하고 강 건너 불구경해도 상관이 없었다.그러나 북두 성역에 들어온 후 이태호는 기타 구역의 천교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지금 옆에 채유정 한 사람만 있어서 기세가 다소 약했다.반대로 중주, 동황 등 지역에서 온 대세력의 천교들은 많은 제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이런 생각에 이태호는 순식간에 결정을 내렸다.‘그래. 독불장군이 되면 홀로 기연을 차
이때, 이태호는 별하늘에서 가장 눈에 띈 한 줄기의 별빛을 포착했는데 바로 자기의 앞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거기서 발산한 빽빽한 별빛이 지극히 밝았다.특히 중심부에 있는 7개 별은 태양처럼 강렬하고 뜨거운 빛으로 주변 수만 리의 구역을 비추었다.무시무시한 구천강풍과 공간 난류도 그것의 눈부신 빛을 막을 수 없었다.이태호는 이곳이 바로 북두 성역의 중심, 북두칠성(北斗七星)이라는 것을 알았다.이 7개의 큰 별은 북두 성역에서 가장 유명한 별이었다. 그것이 발산한 별빛으로 인해 북두 성역에 성신신철과 같은 특수한 천재지보가 많이 생겼다.성공 전장이 열릴 때마다, 북두 성역은 많은 천교가 쟁탈전을 벌이는 주요 지점이었다.이렇게 많은 허공 틈새에서 시공의 도운을 깨달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귀한 성신신철을 얻을 수 있다. 운이 정말 좋으면 성황급 대능력자도 갖고 싶은 선금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흥분한 기색이 역력한 이태호는 다소 지쳐 보이는 채유정을 보자, 그제야 상대방의 상처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그래서 그는 다정하게 말했다.“채 도우, 우리 이미 북두 성역에 도착했어요. 잠시 좀 쉬세요.”어차피 지금 북두 성역에 도착했으니 급히 기연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이에 채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이 도우, 감사합니다.”그러고 나서 두 사람은 급히 북두 성역의 중심 구역으로 날아가서 근처에 있는 큰 별에 잠시 머물려고 하였다.그러나 두 사람이 막 날아가다가 계속 주변의 환경을 주시하고 있던 이태호는 갑자기 근처에서 전해온 치열한 전투의 여파를 느꼈다.그와 채유정의 몸이 즉시 굳어졌고 몰래 체내에 있는 천지의 영기를 운행하면서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는 곧 칼집에서 나올 신검(神劍)처럼 온몸에 수많은 날카로운 검의를 담았다.이태호는 신식을 방출해서 전투 여파가 전해온 곳을 탐사하였다.그는 신식을 통해 백여 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전투를 구경하였다.어느 한 큰 별 옆에 몸집이 산처럼 웅장하고 가죽이 검은 갑옷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