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내가 도와 주겠다는데 왜 싫다고 하는 건가?"왕몽은 전창민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물었다.전창민이 답했다."제 두 손으로 그 놈을 죽이고 싶어서요, 내 딸을 막 납치한 이태호를 갈기갈기 찢어버려도 시원찮을 것 같습니다, 제 원수를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제 손으로 직접 처치하고 싶습니다."그러나 의심이 많기로 타고난 왕몽은 하지 말라고 하는 일을 기어코 하는 심성이라는 걸 전창민은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왕몽은 미소를 지었다."내가 직접 나서진 않고 그냥 옆에서 지켜만 보도록 할 게요, 무슨 배짱으로 당주님의 딸을 납치했는지, 그 놈이 어떻게 죽어가는지 제 눈으로 똑똑히 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네요."피도둑도 고개를 끄덕였다."나장로님과 같이 가도록 하세요, 이태호를 죽이고 나서 용의당을 없애 버릴 대책도 세우려면 나장로가 태성시에 간 김에 그쪽 형세도 좀 파악해야 되기도 하고요, 제일 중요한 건 추후 태성시의 어둠의 세력들을 우리 손아귀에 장악해야 돼요, 게다가 오늘 서전왕 급의 인물이 태성시에 도착했으니 꽤 시끌벅적할 겁니다."피도둑은 고민을 하다 말을 이었다."이태호가 택한 무덤의 장소가 아주 마음에 드네요, 성밖에 숲속이라니, 거기에서 죽으면 바로 땅파서 시체를 처리하면 되니 편리하기 그지 없으니 말이에요, 도성 안에서 살인이 일어나는 날엔 서전왕이 제대로 조사를 할 수도 있으니 엄청 골치 아플 수도 있는거니까요."왕몽이 즉시 입을 열었다."당주님도 참, 설마 서정왕이 이런 사소한 일에 참견하겠어요? 기껏해야 두 도성사이에 일어난 작은 다툼일 뿐인데 그저 눈 감아 주시겠죠."피도둑은 천천히 머리를 끄덕거렸다."그렇긴 한데 서전왕이 태성시 같은 작은 곳에 방문했다는 게 너무 의외이기는 해, 굳이 만나야 될 사람이 없다면 거기까지 행차했을 이유가 없으니 말이야."왕몽은 비웃으며 말했다."태성시에 건드려서는 안 될 거물이라도 있다는 거예요? 혹시 당주님 이태호가 두려우신 거예요?"왕몽은 아주 확신에 찬 듯 말을 이었다."하,
전창민이 출발했을 시각 이태호와 신씨네 가족들은 백씨네 집에 들어섰다.백씨네 넓은 마당에는 수십 개의 상이 차려져 있었고 값진 선물들을 손에 들고 축하하러 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서고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씨네가 준비한 귀중하다 못해 기품이 좔좔 흐르는 고화를 보자 손님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이런 건 복제가 안 되는 하나밖에 없는 고귀한 보물이니 말이다."어머, 어르신, 점점 더 젊어지시는 것 같네요, 요즘 신씨네 사업이 월등하게 발전하고 있던데 너무 축하 드려요."몇몇 사업가들은 어르신에게 다가와 신씨네 발전 앞날을 칭찬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엇다.그렇게 어르신과 다른 가족들은 손님들과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이태호는 아무도 없는 곳을 찾아 혼자 담배를 피우던 그때선글라스를 낀 중년 남성이 걸어왔다.그는 꼿꼿한 자세로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지만 왕좌의 자태를 감추진 못했다.이태호는 다가오는 그를 보자 담담하게 웃고 있었다."자식, 감히 몰래 도망을 나와?""헤헤, 심심하기도 하고 사부님이 너무 그리워서 참을 수가 있어야지요."소전은 히죽히죽 웃더니 휴대폰을 꺼내 이태호와 사진을 찍고 나서 말을 이었다."사부님, 애들이 이 사진을 보면 부러워서 미치겠죠?"어이가 없어진 이태호는 소전에게 일깨워 주었다."사진은 괜찮은데 유출되면 안 되니까 조심해야 돼, 명성이 자자한 군신과 찍은 사진이 다른 사람 눈에 들어가면 내 신분을 의심하게 될 테니까."소전은 싱글벌글 웃고 있었다."명성이 자자하다니요? 사부님이 없었으면 소전이란 사람도 없었을 건데요? 근데요, 어느 분이 사모님이세요? 몰래 사진 한 장 찍고 다른 군신들한테 자랑 좀 하게요."이태호는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이내 신수민을 가르켜 주었다."저기 흰색 치마를 입은 분이셔.""사모님 미인이시네요."소전은 또 한 번 휴대폰을 꺼내 촬영하고 있었다."솔직히 저는 사부님이 너무 부러워요.""나를? 높은 지위에 있고 모든 사람들의 존중을 받는 너가 왜 나를 부러워해?"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넷은 사부님 축하주를 꼭 마실 거니까 결혼식을 비밀리에 할 생각은 접어두시는 게 좋을 거예요."소전은 생글생글 미소를 지었다.의외로 이태호는 반대를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수민이가 나 때문에 몇 년동안 수많은 빈정거림을 당하며 힘들게 버텨 왔으니 제대로 보상해 주고 싶어, 그러니 너희들이 꼭 와야 돼, 남군 전체가 부러워할 여자로 결혼식을 성대하게 준비할 계획이야.""하하, 그거 좋네요, 날짜를 미리 저희에게 전해 주시면 바로 달려오도록 할 게요."소전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언니, 저기 선글라스를 낀 남자 있잖아, 너무 멋스럽지 않아? 문제는 선글라스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쿨하기까지 하잖아."신수민과 담화를 나누던 신수연은 이태호 옆에 있는 남자를 보며 신수민에게 묻고 있었다.신수민도 힐끔 쳐다보곤 멍해졌다."그러게, 어떻게 묘사해야 될 진 모르겠으나 서 있는 자태만 봐도 범잡을 수 없는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것 같아.""서전왕의 경호원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장군일 수도 있겠네."신수연은 그의 신분을 추측하고 있었다.한켠에 있던 서전왕은 여러 명과 인사를 나누고 나서야 한 숨을 돌릴 수 있었다.잠시 마음을 추스린 그는 소전이 있는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자 옆에 서 있는 스무여댓 돼 보이는 젊은이가 소전의 사부라는 걸 눈치챘다."저 사람이 바로 군신들이 언급했던 사부였구나? 이렇게나 젊으신 분이었다니? 꽤 나이가 있을 줄 알았는데 참으로 별난 괴짜일세."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태호를 자세히 살펴보곤 서전왕은 감개무량해졌다.은근 낮가리는 성격만 아니었어도 그는 당장이라도 이태호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고 싶은 심정이었다.곧 술자리가 마련되었다.서전왕은 자연스레 백진수, 백진운을 포함한 일류 명문 집안의 가주님들과 한 자리에 앉게 되고신씨네 가족들은 다른 술상에 배치되었다.한참이 지나서 서규산은 백진수의 귓가에 대고 수근거리더니 백진수는 빈번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그러곤 백진수는 자
"잠깐만, 오전에 간다고? 점심, 저녁에다 하룻밤을 묵기까지? 그러니까 내일 하루 동안을 신씨네에서 지내겠다는 건가?"서전왕의 일정을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크게 한 숨을 들이마시고 있었다."서전왕이 내일 신씨네로 간다니! 신씨네는 대체 무슨 운빨이 저렇게 좋은 거야?"서문옥은 분노가 치밀어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이게 말이 돼? 서전왕이 거의 점심시간이 다 됐을 때 백씨네로 왔었는데 내일은 이보다 더 일찍 신씨네로 도착한다는 거잖아? 그럼 백씨네보다 신씨네에 있는 시간이 더 길텐데.""그러니까 말이야, 아침을 마치자마자 신씨네로 바로 발걸음을 옮기겠다는거네."몇몇 누리꾼들도 경악하고 있었다."저희 집으로 방문해 주신다니 참으로 신씨네 집안 영광입니다, 내일 성심성의껏 모시도록 하겠습니다."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어르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전왕을 향해 두 손 모아 경의를 표했다.백진수가 멈칫거리다 말을 이었다."자, 다음의 일정입니다, 서전왕님께서 모레 점심에 용씨네 집으로 향해 식사를 하기로 결정하시고 오후에는 비행기로 태성시를 떠나실 겁니다."서전왕의 일정에 본인들의 집안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에 용우진과 용건우를 비롯한 용씨 집안 가족들은 열광의 빛이 여려 있었다.반면 서전왕의 선택을 받지 못한 같은 일류 명문 집안인 방씨네와 제갈씨네는 실망스러움과 불쾌한 감정들이 교차하고 있었고방문장을 건네 줬지만 기회조차 없을 거란걸 미리 예측했던 다른 집안 사람들의 탄식도 끊이질 않았다.그렇게 분위기가 우울하던 때 서규산이 자리에서 일어나 입을 열었다."여러분들, 우리가 사무가 다망하다 보니 이번에 시간을 촉박하게 잡고 태성시를 들르게 됐네요, 그러니 아쉽게도 몇몇 분들의 방문장을 받고도 일일이 찾아뵐 수가 없게 되어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다만 이번의 계기로 태성시 주민들의 열정을 몸소 느끼게 되어 아주 뜻깊은 추억이 될 듯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제대로 시간을 널리 잡고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명성이 혁혁하고 대중의 존중을
비밀스레 얘기를 나누자는 이 노인을 보며 백지연은 이마를 찌푸리곤곧장 어르신을 따라 아무도 없는 장소로 이동했다.그제야 어르신은 백지연의 팔목을 놓아 주었다."아가씨, 저희 다 알아요, 이태호를 많이 좋아하고 있죠?"어제 술김에 내뱉은 속심말을 술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기억하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나자 백지연은 땅틈이라도 파고 들어가서 숨고 싶을 정도로 쑥스러워 볼색이 후끈 달아 올랐다.그녀는 이내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하루만 못 봐도 자꾸 생각나서 미치겠어요, 좋아 죽겠는데 오빠는 저하고 거리를 두려고 해요, 딱마치 좋아해 주는 남자가 없어서 고독해 빠진 여자마냥 오빠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만 있으니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잘 모르겠어요."백지연의 마음을 확인하자 흐뭇해진 어르신이 말을 이었다."오늘 오전에 수민이한테 아가씨가 시집을 오게 되면 동의할 거냐고 물어봤었거든요.""네? 그런 질문을 하셨어요?"이러한 물음을 직설적으로 던졌다니, 신씨네 집안 사람들 성격이 시원시원하네!하긴 방금 이태호한테 마음이 있냐고 물을 때부터 어르신이 단도직입적이더라니! 백지연은 아름다운 두 눈을 번쩍 뜨며 묻고 있었다."그래서 언니가 뭐라고 했는데요?"어르신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지연은 가슴이 쿵쾅거렸다.함께 생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태호와 신수민이 서로 애틋하게 사랑한 다는 건 눈에 훤히 보이는 사실이었다.그런 둘 사이에서 신수민이 심하게 소란을 피우며 거절의 의사를 표한다면 이태호도 그런 아내의 심정을 고려해 그녀와 선을 확실히 끊게 될 텐데 그러면 기회조차 없을 것이니 백지연은 불안해졌던것이다."수민이는 아가씨가 좋은 여인이라며 칭찬을 했었어요."어르신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덧붙였다."근데 딱 한가지 요구가 있대요, 시집을 와도 자신이 정부인을 할 것이고 아가씨는 섭섭할 지언정 첩으로 들어와야 된다고요, 이 제안 괜찮겠어요?"백지연은 그 말에 펑펑 뛰며 기뻐하고 있었다."진짜요? 이태호와 결혼만 할 수 있다면 명분
"저한테 어느 정도는 감정이 있다는 말씀이세요?"백지연은 실오리 같은 희망이 눈앞에 보였다.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옛말에 백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지금 이태호가 아가씨에 대한 감정이 나쁘진 않으니 아가씨가 견지만 하면 이태호도 마음을 열 거예요."백지연은 문득 깨우쳤다."어르신 말씀은 이태호한테 계속 달라붙으라는 거예요?"어르신이 웃으며 답했다."맞아요, 충동적으로 아내를 들일 정도의 호감은 아니여도 이태호의 지금 마음속에 있는 좋은 감정들을 끊임없이 강화하고 확대시키면 반드시 성공할겁니다."어르신의 확신에 백지연은 다시금 흥분해졌다."어르신의 말씀을 들으니 자신감이 충만됐어요, 고마워요."말을 마치고 백지연은 이태호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백지연을 확인하자 듣지 말아야 할 얘기들이 누설될까 소전은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누구네 집 경호원이 내 남자 옆에 서 있는 거야? 태호 오빠와 얘기해야 되니까 방해하지 말고 딴 곳으로 비키지 그래?"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경호원이 눈에 거슬렸던 백지연은 큰 소리로 그를 내쫓았다.백지연이 감히 명성 높은 사대 군신인 소전에게 이따위로 말을 하다니? 상대가 군신이란 걸 알았어도 이리 무례했을까? 놀라서 기절했을 수도 있겠네,이태호는 괴이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난생 처음 이런 말을 들어 본 소전도 땀이 삐질 흘렀다.다만 백지연의 말에 섞인 단어들을 회상하며 소전은 이태호에게 말을 건넸다."어머, 태호 형한테 이렇게 예쁜 여사친도 있었네."이태호는 급급히 해명했다."저 계집애 말에 신경 쓰지 마,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백지연도 질세라 말을 덧붙였다."아무 사이도 아니라니요? 마음이 흔들린 적 없었다고 백프로 보장할 수 있어요? 돌맹이가 아닌 이상 나한테 설레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말을 마친 백지연은 치맛자락을 조심스레 끌어당기더니 한 바퀴 휙 돌고는 이태호에게 질문했다."오빠, 이거 아까 갈아입은 치만데 내가 입으니까 유별나게 아름답지 않아요?
이태호가 백지연에게 말을 건넸다."아가씨, 저 사람 서전왕을 호위하는 경호원인 것 같던데 그냥 가라고 하면 어떡해요? 공항에서 보니까 서전왕과 가까이에서 친밀하게 대화가 오가던데 일반 경호원 느낌이 전혀 아니었어요, 그렇게 무례하게 저 분을 쫓아냈으니 기분이라도 상했으면 어쩌려고 그래요.""서전왕의 경호원이라고요?"경호원을 워낙 안중에 두지 않는 백지연은 소리를 내질렀던 사람이 서전왕의 경호원이라는 이태호의 말을 듣자 후폭풍이 밀려 올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불안한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태호에게 물었다."그냥 경호원일텐데 별일이야 있겠어요?""글쎄요, 서전왕의 바로 옆에서 하루종일 붙어 다니며 호위를 하는 사람이니 서전왕이 마음 놓고 믿을 수 있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방금 아가씨의 태도에 기분이 언짢아져 서전왕에게 백씨네에 대한 험담을 털어 놓기라도 하면 그 후과를 감당하실 자신 있으세요?"이태호는 자세하게 백지연에게 상황을 분석해 주자그의 말에 더욱 두려워진 백지연은 해결책을 묻고 있었다."이미 벌어진 일인데 어떡해요? 전 그냥 어느 별볼일 없는 집안의 경호원인 줄로만 알았지 서전왕의 수행 경호원인줄은 꿈에도 몰랐단 말이에요, 겁도 없이 실례를 범했으니 되돌릴 방법 없을까요?"왔다갔다하며 조급해하는 백지연의 모습이 너무 웃스러웠던 이태호가 방법 하나를 제시해 주었다."되돌리는 방법이야 있죠, 저 분한테 사과도 할 겸 가서 얘기를 나눠 봐요, 서전왕을 호위하면서 힘든 적은 없었느지, 보람을 느낀 적은 있었는지 등등 화제를 찾아 가면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친해질 수 있잖아요, 그래야 고자질하지 않죠, 안 그래요?""그래야 되겠어요!"백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휴, 미리 좀 귀띔이라도 해 주지, 짜증나게 시간 내서 경호원이랑 친해져야 하잖아요."그 계집애는 말은 귀찮다는 듯이 해도 여전히 소전쪽으로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한쪽으로 가서 한가하게 정원의 꽃과 풀들을 감상하고 있던 소전은 백지연을 보자 의아스러웠다."뭐예요
"어머, 나를 놀래킬 까봐 안 벗는다고요? 혹시 잘 생긴게 아니라 너무 못나서 제가 놀랠까봐 걱정인 거 아니에요?"본인이 친해지려고 왔다는 걸 완전히 까먹은 백지연은 두 손을 교차하고 고의적으로 상대를 도발하고 있었다.필경 백지연은 숨기면 숨길 수록 어떻게 생겼는지를 꼭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그러니 현재의 옷차림과 쭉뻗은 키로 봤을 때 풍기는 이미지가 이토록 멋스러운 그의 선글라스 아래에 감춰진 모습이 너무나 알고 싶었던 것이다."하하, 그냥 못났다고 생각하세요, 아무튼 보여드리진 않을 거거든요."소전은 속임수에 당하지 않고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너..."짜증이 확 난 백지연은 재차 손을 뻗어 상대의 선글라스를 벗기려고 하자소전은 신속히 움직여 뒤로 후퇴했다."아이고"백지연은 발이 미끄러져 우연찮게 소전의 품으로 넘어져 버렸다.피하게 되면 바로 땅에 철퍼덕 넘어질 백지연이 걱정 되어소전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게 되었다.얼굴이 붉어진 백지연은 즉시 일어서더니 욕설을 퍼부었다."감히 내 허리를 감싸다니! 완전 변태였구만."소전은 어이가 없었다."말은 똑바로 하셔야죠, 치마를 입어 놓고 땅에 넘어지기라도 해서 치마 안에 뭘 입었는지 여기 있는 사람들 눈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매우 난처하고 창피하게 되는 상황 아닌가요? 그래서 두 손 벌려 받아줬더만 고마워하지는 않을 망정 욕을 하고 계세요?"제멋대로인 성격에 사과할 리가 없는 그녀는 비록 소전의 말에 일리가 있는 걸 알고는 있어도 여전히 욕을 퍼붓고 있었다."아무튼 넌 변태야."소전은 명색의 군신이 한 계집애한테 변태라고 욕을 얻어 먹었다는게 황당하기만 했지만더 이상 변명하기도 귀찮아 그저 콧방귀를 뀌고 넘어갔다."태호형이 왜 싫다고 하는지 이제야 알겠다.""그게 뭔데?"이태호를 입에 올리자 백지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소전은 썩소를 지었다."아가씨처럼 귀하게 자라신 여자는 마음 내키는대로, 하고 싶은대로 생떼나 부리니 누가 좋아하겠어요.""하,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