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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신씨 가족들은 이태호가 지연이와 결혼해 백씨네와 돈독한 관계를 이어 가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걸 신수민도 바보가 아닌 이상 다른 명문들조차도 꿈에 그리는 백익무해한 일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백지연의 취중고백 이후 깊은 고뇌에 빠졌던 것이다. 필경 감옥까지 다녀온 이태호가 아가씨의 환심을 사게 될 줄은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일이었다.

이 세상에서 수많은 권력과 재력을 가진 명문 집안의 도련님들은 아내와 첩을 원하는 만큼 둘 수 있다는 게 바로 현실이다.

다만 워낙 승부욕이 강한 신수민은 쥐뿔도 없는 이태호가 자신과 결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복에 겨운 거라고 믿고 있었다.

허나 세월이 지나 실력을 키워 오던 이태호가 천천히 쌓아 올린 인맥 덕분에 신씨네 사업이 확연히 눈에 띄게 급부상하게 되었고

구씨네 산업마저 신씨네 손에 짊어지게 되었으니

며칠 동안 고민에 잠겨 있던 신수민도 어느 정도 마음을 내려 놓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태호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만 확고하고 딸을 보호할 능력만 충분하다면 백지연이 시집을 온다 해도 허락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어르신이 먼저 그 말을 꺼냈다는 게

신수민은 조금은 의아했지만 이내 답했다.

"지연 아가씨가 뭐든 직설적으로 내뱉는 시원시원한 성격이라 누구에게나 사랑을 듬뿍 받을 여자인 건 충분하죠, 이렇게 착하고 좋은 아가씨가 태호에게 시집 온다면야 거절할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 다만 제가 처음으로 태호와 혼약을 맺었으니 정부인 자리는 제가 앉을 거예요, 그러니 백씨 신분을 갖고 있는 아가씨가 첩의 자리를 받아 들일 수 있다면 전 괜찮아요."

신수민의 말에 이태호는 멍해졌다.

사실 마음속으로 다소 불편할 지언정 신씨네와 본인 미래를 위해 타협을 하기로 결정한 속도 깊고 착한 신수민 같은 와이프를 얻었다는 생각에

이태호는 이번 생에 여한이 없을 정도로 감격스러웠다.

"진짜야? 아가씨가 태호를 좋아하는 마음이 엄청나게 깊어 보이던데 첩이라도 넙쭉 받아 들일걸? 성주님에게는 따님이 하나라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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