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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하현우와 정희주는 돈도 많고 뽐내는 것을 좋아해서 번마다 계산을 대신 해 주었다. 그래서 김지영과 친구들은 둘을 자주 불렀다.

지금 정현주는 하현우와 헤어졌고 하현우는 가난해졌다. 하현우는 어제도 찾아와서 돈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거절했다.

그래서 이제는 계산해 줄 능력이 없는 정현주를 안 부른 것이다. 옛날에 주문할 땐 값싼 것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번 모임은 김지영과 장재원이 주최한 것이라서 정희주를 부르기가 싫었다. 계산도 못 해주고 비싼 술만 주문할 게 뻔했으니까.

당연히 곧이곧대로 말하면 안 되었다. 김지영은 잠시 주춤하더니 난처하게 웃으며 말했다.

"희주야, 우리는 너와 하현우가 방금 헤어져서 기분이 안 좋을 것 같아서 안 부른 거야."

장재원도 맞장구를 쳤다.

"그래 너도 서건 알잖아. 학교 다닐 때 너를 엄청나게 따라다녔는데 네가 안 좋아했잖아. 우리는 너를 생각해 줘서 네가 만나서 난처할까 봐 안 부른 거야.

정희주는 이 말을 듣고 조금 감동했다.

"고마워, 내 기분을 생각해 줘서."

"에이, 우리 사이에 그럴 것 없어. 너를 도울 능력이 되면 꼭 도와줄 거야."

김지영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정희주는 이 틈을 타서 말했다.

"그게, 지영아 요즘 나 좀 힘든데 2천만 원만 빌려줘라. 내가 돈이 생기면 꼭 갚아줄게."

이 말을 들은 김지영은 순간 얼굴이 딱딱해졌다.

"희주야, 이건 좀 어려울 것 같아. 너도 알다시피 우리는 하씨 집안과의 거래로 먹고 살아. 지금 하씨 집안이 망하는 바람에 우리도 몹시 어려워. 몇천만 원의 빚이 있고 자금조달이 안돼서 고생하고 있어. 빌려줄 돈이 없어."

장재원은 정희주의 목과 팔에 걸치고 있는 목걸이와 굵은 금팔찌를 보며 말했다.

"희주야, 돈이 모자라면 그 액세서리들을 팔면 돼. 그리고 집에 명품 가방들도 있잖아. 그것도 팔면 꽤 나올 거야."

정희주는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 오늘 저녁 여덟 시, 술집 앞에서 만나자."

김지영은 고민하더니 정희주를 향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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