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과 장재원은 정희주와 하현우의 관계를 이용해 몇 개의 사업을 시작으로 지금의 부자로 된 것이다.하씨 집안의 일을 미리 알고 재빨리 하씨 집안에서 결재하지 못한 부분을 받아왔다.4천만 원의 손실은 있었지만 크지 않았다.장재원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정희주를 욕했다. 옛날에는 하현우가 부자라서 이태호를 버리고 하현우를 선택한 것이다.지금은 하현우가 몰락하고 이태호가 득세하니까 사랑을 되찾겠다는 말을 지껄이고 있었다. 낯짝이 얼마나 두꺼워야 이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을까.장재원은 속으로 욕을 했지만, 김지영과 정희주의 사이가 좋아서 그냥 웃어주었다."이건 좀 어렵지 않나? 너 하현우를 따라간 것도 모자라 결혼식에서 이태호에게 창피를 주었고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했어. 이런 일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너를 다시 받아들이지?"하지만 정희주는 말했다."안 해보면 어떻게 알아? 옛날에는 나 때문에 감옥까지 갔잖아. 마음속으로 나를 너무 사랑했다는 증거야. 나를 잊지 못하고 있을지도 몰라. 나를 받아들인다면 난 첩 해도 돼."옆에 있던 김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이태호의 생각을 잘 모르기 때문이었다.김지영은 잠깐 생각하더니 정희주를 향해 말했다."희주야, 지금 이태호가 너를 좋아하는지는 네가 가서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 우리를 찾아와도 아무 소용이 없잖아."장재원도 따라서 말했다."맞아, 이태호가 너를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이태호한테 물어봐. 우리도 잘 모르잖아."정희주는 인제야 부끄러워 말을 꺼냈다."내가 지금 찾아가면 나를 안 만나주겠다고 하면 어떡해? 그래서 찾아온 거야.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필요해. 너희들이 전화해서 보자고 하면 무조건 만나줄 거야."말을 마친 정희주는 김지영의 팔을 잡고 가여운 척 붕붕 흔들었다."지영아 나 좀 도와줘라, 응? 너희들이 아니면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어!"정희주를 본 김지영은 마음이 약해졌다."좋은 방법이 생각났어. 오늘 저녁 서건우가 해외에서 돌아와서 동창 몇 명과 함께
하현우와 정희주는 돈도 많고 뽐내는 것을 좋아해서 번마다 계산을 대신 해 주었다. 그래서 김지영과 친구들은 둘을 자주 불렀다.지금 정현주는 하현우와 헤어졌고 하현우는 가난해졌다. 하현우는 어제도 찾아와서 돈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거절했다.그래서 이제는 계산해 줄 능력이 없는 정현주를 안 부른 것이다. 옛날에 주문할 땐 값싼 것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이번 모임은 김지영과 장재원이 주최한 것이라서 정희주를 부르기가 싫었다. 계산도 못 해주고 비싼 술만 주문할 게 뻔했으니까.당연히 곧이곧대로 말하면 안 되었다. 김지영은 잠시 주춤하더니 난처하게 웃으며 말했다."희주야, 우리는 너와 하현우가 방금 헤어져서 기분이 안 좋을 것 같아서 안 부른 거야."장재원도 맞장구를 쳤다."그래 너도 서건 알잖아. 학교 다닐 때 너를 엄청나게 따라다녔는데 네가 안 좋아했잖아. 우리는 너를 생각해 줘서 네가 만나서 난처할까 봐 안 부른 거야.정희주는 이 말을 듣고 조금 감동했다."고마워, 내 기분을 생각해 줘서.""에이, 우리 사이에 그럴 것 없어. 너를 도울 능력이 되면 꼭 도와줄 거야."김지영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정희주는 이 틈을 타서 말했다."그게, 지영아 요즘 나 좀 힘든데 2천만 원만 빌려줘라. 내가 돈이 생기면 꼭 갚아줄게."이 말을 들은 김지영은 순간 얼굴이 딱딱해졌다. "희주야, 이건 좀 어려울 것 같아. 너도 알다시피 우리는 하씨 집안과의 거래로 먹고 살아. 지금 하씨 집안이 망하는 바람에 우리도 몹시 어려워. 몇천만 원의 빚이 있고 자금조달이 안돼서 고생하고 있어. 빌려줄 돈이 없어."장재원은 정희주의 목과 팔에 걸치고 있는 목걸이와 굵은 금팔찌를 보며 말했다."희주야, 돈이 모자라면 그 액세서리들을 팔면 돼. 그리고 집에 명품 가방들도 있잖아. 그것도 팔면 꽤 나올 거야."정희주는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럴 수밖에 없다.""그래 오늘 저녁 여덟 시, 술집 앞에서 만나자."김지영은 고민하더니 정희주를 향해 말했다
"저녁 시간이 다 돼 가는데 이태호한테 올 수 있는지 전화해 보지 그래?"이태호가 식사 자리에 나타나지 않을 까 불안했던 정희주는 재차 김지영에게 조르고 있었다."알았어, 재원아, 저녁 시가 다 돼 가니까 이태호한테 전화나 걸어 봐."김지영은 고개를 끄덕이곤 말을 덧붙였다."동창들끼리 모여서 모임 좀 가지자는데 설마 막 인정머리 없이 거절하진 않겠지?"장재원은 그제서야 스피커 버튼을 누르고 이태호에게 전화를 걸었다.신수민을 데리고 집에 막 도착했던 이태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전화벨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장재원인 걸 확인한 그 순간 의아해졌다. 비록 같은 학교에서 다녔었긴 해도 줄곧 연락도 뜸했었던 그를 지난 번 정희주 결혼식에서 마주쳤었다. 그 당시 소란이 잠잠해진 후 그와 김지영의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가 어느 정도의 경제력을 과시하며 은근 우쭐대는 태도로 얘기를 하고 있었던 기억이 새삼 생각났던 것이다.반면 김지영은 결혼식 사건 이후 본인에게 진심으로 타이르며 걱정도 해 줬었던터라이태호는 전화를 받기로 결정했다."여보세요, 재원이구나, 무슨 일로 연락했어?"이태호는 자연스레 인사를 건넸다.그의 목소리를 들은 정희주는 바짝 긴장해졌다.장재원은 식사를 초대했다."다름이 아니라 서건우도 막 귀국했거든, 오랫동안 못 본 동창들끼리 어디 가서 한 잔 할 까 하는데 시간 괜찮으면 나오지 않을래?""그래, 알았어."곰곰히 생각해 보니 저녁에 다른 약속이 잡혀 있지 않았던 이태호는 흔쾌히 응했다."저녁 여덟시니까 지각하지 마, 제대로 한 번 마셔보는 거다."기분이 좋아진 장재원은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진짜로 온대! 너무 잘 됐다."김지영은 미소를 지으며 정희주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너 말대로 너희들이 연애를 삼년이나 했고 너 말이라면 끔뻑 죽는 시늉도 할 정도로 이태호가 얼마나 지극정성이었냐, 저번 결혼식에서도 아직 너에 대한 마음이 남아 있으니까 난장판을 버린 걸수도 있잖아, 어찌보면 오늘 밤이 너에게 있어서는 최고
아무튼 본인이 이태호라면 한 번 배신했던 여자를 다시 사랑할 리가 없을 것이다.정희주는 실실 웃고 잇었다."그치? 나한테 마음이 있어 보이지? 오늘 밤 꼭 이태호를 쟁취해야 되니까 얼른 가서 메이크업 좀 다시 수정하고 있을게, 애당초 내가 하현우 같은 쓰레기랑 결혼까지 하고 왜 그렇게 멍청했는지 모르겠어,"곧이어 신세를 한탄했다."휴, 이태호를 끝까지 기다렸으면 지금쯤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을 건데.""너희는 삼년을 함께 했고 신수민은 이태호의 애를 낳은 것 외에 같이 생활한 시간을 다 합쳐도 기껏해야 한달일걸, 현실적으로 봤을 때 누가 이태호와 사랑이 더 깊겠냐?"김지영은 마치 군사마냥 정희주를 도와 분석하고 있었다."하물며 너희들이 얼마나 천진난만한 시기에 연애를 시작해서 서로에 대해 솔직하고 애틋하고 그랬었는데, 내가 봤을 때 이태호가 책임감이 강한 남자라서 자신의 애를 힘들게 낳아 준 신수민에게 보답도 해야 되고 워낙 예쁘기도 하니까 선택한 걸거야, 더욱이 신씨네 집안이 나날이 발전해 가고 돈도 많고 하니 어찌보면 자신의 힘을 키워 나가는 또 하나의 계단인 걸 수도 있어."그녀의 꼼꼼한 분석에 정희주도 성공이 바로 눈 앞에 있는 것만 같았다.정희주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네 말이 맞아, 날 웬만큼 사랑하지 않았으면 하현우를 건드려서 감옥에 가지도 않았을 거야, 밖으로 표출하진 않아도 이태호가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나를 사랑하고 있을 거야, 오늘 나한테 돌아 오게 만들어야 돼."그러곤 정희주는 말을 덧붙였다."날 진심으로 도와줘서 너무 고마워, 집에 가서 꾸미고 올거니까 저녁에 봐.""그래, 저녁에 보자."김지영은 손을 흔들며 작별했다.정희주가 나가자 장재원이 입을 열었다."참나, 너흰 무슨 자신감으로 이태호가 받아 줄거라고 믿고 있는 거야?"김지영은 즉시 낯빛이 어두워졌다."무슨 뜻이야? 잘못을 뉘우치고 이태호랑 다시 잘해보고 싶다는 내 절친을 적어도 너는 옆에서 응원해줘야 되는 거 아니야?"장재원은 썩소를 지었다.
"누가 자기더러 오라는데? 백지연이 벌써 잠에서 깬거야?"이태호가 전화를 끊자 신수민이 묻고 있었다.이태호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 동창인데 한 친구가 귀국했다고 저녁에 술집에서 한 잔하자고 그러네, 휴, 가고 싶진 않은데 안 가면 성가셔서 말이야."잠시 주춤하다 이태호는 신수민에게 제안했다."자기도 같이 갈래? 우리 예쁜 와이프를 소개도 시켜 줄 겸, 내 옆에 최고의 미녀가 함께 하면 나도 체면이 제대로 설 것 같은데."신수민은 의외로 거절하고 있었다."당신 친구들과는 친한 사이도 아니여서 분위기만 망칠 거야, 나는 안 갈래, 집에서 은재랑 놀면서 기다리고 있을 게, 재밌게 놀다 와."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곤 천년묵은 영지버섯을 신수민에게 건넸다."아쉽구만, 이건 엄지손가락만한 크기로 썰어서 보관해 둬, 마실때마다 한 조각씩 우려서 마시면 돼, 부모님은 연세도 있으시니까 딱 한 조각만 마시면 되고 자기는 두 조각씩 우려서 마시도록 해, 처음엔 몸에 적응이 잘 안 돼서 좀 쑤실 거야, 일반적인 현상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알았지?"신수민은 새침하게 이태호를 흘겼다."알았어, 그리고 시간 될때 전에 얘기했던 발차기나 주먹질을 가르쳐 줘야 돼, 까먹지 마.""넵, 명 받들겠습니다, 근데 우리 자기 진짜로 수련을 시작하게 되면 일에 대한 태도마냥 엄청 부지런 할 듯, 사람들이 말하길 당신은 거의 일 중독이라고 하던데?"이태호는 히죽히죽 웃었다.신수민은 우쭐거렸다."당연한 거 아니야? 난 뭐든 진지하게 열심히 하는 사람이야."그 시각 백지연은 신씨네 집에서 깨어났다."어, 여긴 어디지?"백지연은 낯선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벌떡 일어나 걸터앉았다.회상을 해보니 신씨네에서 술을 한두잔 들이키다가 취했다는 사실외에 중도에 벌어진 많은 일들은 전혀 생각이 나질 않았다.안정을 찾은 후 신발을 신고 시간을 확인한 백지연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했다.그러나 계단 입구까지 걸어온 백지연은 신수연과 소지민이 본인 얘기를 속닥속닥
신수연은 계속 해서 말을 이었다."근데 언니는 지금 어떤 마음인 걸까? 엄마가 보기엔 언니가 허락할 것 같아?"신수민의 동의만 있다면 이태호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한 백지연은 심장이 빨리 뛰고 있었다.백억상당의 선물덕에 어르신을 비롯해 소지민과 신수연도 반대를 하기는 커녕 오히려 잘 성사되기를 원하고 있으니 이젠 남은 건 가장 중요한 핵심인물인 신수민이다. 외모로 비교해 봤을 땐 신수민보다 본인이 좀 꿀리긴 해도나이가 어리고 활력이 넘쳐 흐르는 자신을 신수민만 괜찮다는 의사를 표해 준다면 이태호도 자신감 넘치는 본인을 좋아해 줄것이다.소지민은 한참을 침묵하고 있었다."글쎄, 수민이가 오늘 식사자리에서 불쾌하다는 티를 내지도 않았으니 대체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진 나도 잘 모르겠어, 다만 수민이 성격상 워낙 착하고 속이 좁은 여자도 아닌지라 신씨 집안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이태호가 백지연을 첩으로 들이는 거에 대해서 반대하진 않을 거야.""그랬으면 좋겠다."엿듣고 있던 백지연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 행복에 겨운 나머지 주먹을 힘차게 쥐고 있었다."아가씨 잠에 든 지 두시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깨어나지 않은 건가? 한 번 올라가 봐야 겠다."신수연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들려 왔다.화들짝 놀란 백지연은 까치걸음으로 사뿐사뿐 방으로 들어가 신발을 벗은 뒤 침대에서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방문이 열리자 방금 깨어난 듯한 모습으로 신수연을 맞이했다."어, 수연아, 나 왜 여기에서 잠에 든 거야? 여긴 어디야?"백지연이 깨어나자 신수연은 웃으며 답했다."아가씨 기억 안 나요? 오후에 우리 집에 와서 술을 엄청 마셔 가지고 몸도 가누지 못해서 형부가 여기까지 끌어안고 올라왔거든요.""뭐!"백지연은 겁에 질린 척했다."태호 오빠가 나를 끌어안고 올라왔다고? 어떻게 안았는데? 막 함부로 쓰다듬거나 그런 건 아니지? 난 아직 숯처년데 몹쓸 짓이라도 했으면 따져 물을 거야."신수연은 그의 헛추측을 부정했다."아니에요, 형부는 언니외에 여자를
신수연은 멈칫했다."아니, 그럴리가, 술에 취하고 나서 바로 잠에 들었어, 하하.""한시름 놓았네."사실상 신씨네 사람들이 소문이라도 낼 까 시험 삼아 물어 본건데 반응을 보니 당분간은 입밖에 내지 않을 거란 걸 확신하자 백지연은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두 사람은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나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어머, 아가씨 일어나셨네요."백지연이 내려오자 소지민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오후에 술을 좀 많이 마신 것 같아 제가 사람 시켜서 이층으로 부측하라고 했었어요, 아 참, 아가씨가 데려온 경호원들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어요."백지연은 생긋 웃으며 답했다."제가 실수했네요, 처음 식사 하러 온 건데 기분이 업돼 가지고 이렇게 폐를 끼치다니 참으로 죄송합니다.""별 말씀을요, 아가씨가 와 주는것만으로도 엄청 영광이었으니 연연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소지민은 자상한 웃음을 지었다."어머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너무 고마워요, 다음에 시간 날 때 또 올게요."백지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재빨리 발걸음을 욺직였다. 소지민과 신수연도 뒤를 따라 차에 탈 때까지 배웅해 주었다.운행하여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백지연은 경호원들더러 차를 길가에 세우라고 하고는 함께 하차했다."아가씨, 뭐 급한 일이라도 있어요?"경호원들은 갑자기 차를 세우라는 백지연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 보았다.그러자 백지연이 입을 열었다."오늘 점심에 밥 먹을 때 너희들이 옆에 있었지?""그럼요, 아가씨."경호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백지연은 생글거리며 명령했다."내가 술에 취해서 무슨 짓을 했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 자세하게 떠올려 봐, 당시의 상황을 재연하면 더 좋고.""그럼 제가 아가씨 역할을 맡을 게요."배우가 꿈이었던 한 경호원이 연기를 해도 된다는 기회가 찾아온 김에 재빨리 손을 번쩍 치켜 들었다.곧이어 경호원들은 거리 대복판에서 백지연에게 상황을 재연해 주었다.이태호의 허벅지를 껴안고 누워서 별소리도 해댔던 자신의 행동을 지켜보자 백지연은 표정
"후!"백지연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나를 미워하지만 않으면 괜찮아, 신수민은 질투를 하는 사람도, 속이 좁은 사람도 아니고 사람이 너그러워서 그나마 다행이야, 안 그럼 나중에 태호 오빠한테 시집을 갔었어봐, 고생길이 훤할 게 뻔하잖아."경호원들은 눈빛을 교환하며 괴이한 표정을 지었다.그렇게 경호원들과 백지연은 다시 차에 타서 집으로 향했다.백지연을 보자 정원에서 꽃에 물을 주고 있던 백진수는 이마를 찌푸렸다."지연, 술자리를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대낮에 술냄새를 풍기고 뭐하는 짓이야? 이태호한테 간 거 아니었어?"백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갔는데 집에 없었어, 물어 보니까 신씨네에서 점심 먹고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갔던 거야, 기분도 좋아졌으니까 그냥 한 잔 받은 것 뿐이야.""그래!"백진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딸을 교육했다."그래도 여자애가 밖에선 웬만하면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게 좋아, 얼마나 위험한 세상인데, 피치 못할 장소면 적당히 마시면 되고, 넌 주량도 약한데 사람 잘못 만나면 위험해 질수가 있잖아."백지연은 아버지를 째려 보았다."주량이 강해 지려면 술을 마셔야 될 거 아니야! 오늘은 그냥 기분이 좋아서 좀 마신 걸가지고 시시콜콜 잔소리는!"방에 돌아온 백지연은 샤워를 하고 나와 침대에 누웠다."태호 오빠가 나를 들어안고 윗층까지 올라갔다니.""나를 품에 안은 오빠가 심장이 두근거리긴 했을 까? 술에 취한 내볼에 몰래 뽀뽀라도 한 건 아닌가? 정말로 그랬으면 얼마나 좋아?""아닐 거야, 압뒤가 꽉 막힌 답답이라 그렇게 행동할 사람이 아니니까."부끄러웠다 달콤했다를 반복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백지연은 침대에서 뒹굴뒹굴하고 있었다.그 시각 집에 도착한 정희주는 옷장을 열고 섹시한 짧은 치마와 섹시한 블랙 스타킹을 골랐다.거울에 비춰보며 만족스러웠던 그녀는 매혹적인 메이크업까지 마치고 약속시간을 기다렸다."엄마, 아빠, 저녁엔 나가서 먹을 거야."시간이 다가오자 정희주는 아래층으로 내려와 부모님에게 밖으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