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그때 하마터면 놀라 죽을 뻔했어!"왕사모는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듯이 말했다. "앞으로 우리 신씨 가문에 돈이 많으면 경호원을 더 많이 뽑아야겠어. 돈 절약하려고 몇 명만 두면 안 되겠어!"신민석도 그 말에 찬성했다. "맞아요. 지금 이 추세로 나아가면 2년이 안 지나서 2류 명문가의 대렬에 오를 수 있어요. 그때 가면 정말 고수들 몇 명이 자리를 지켜야 해요. 지금 우리 집에 고수들이 별로 없잖아요!""맞아, 하도 태호가 솜씨가 좋아서 말이지, 아니면 오늘에 큰 코 다칠 뻔했어!"왕사모는 감개무량해 하며 술잔을 들었다. "자, 여러분 술잔을 듭시다. 어찌됐던 앞으로 우리 신씨 가문의 앞날이 기대되네!""건배!"다를 일어나서 술잔을 들고 건배했다.곁에 있던 신은재도 잔에 채워진 과일즙을 들더니 어른들을 따라서 건배를 외쳤다."너 이 녀석!"이태호는 자신의 귀여운 딸의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딸의 포동포동한 얼굴에 뽀뽀했다.하지만 신은재는 싫은 티를 내면서 이태호를 밀어냈다. "아빠 수염이 은재를 찔러, 수염 깎아야 해!""하하, 그래, 그래, 아빠 좀 있다 돌아가서 수염 깎을 게!"이태호는 입이 삐죽하게 나온 신은재의 얼굴을 보고 되게 기뻐했다. 이 녀석이 정말 갈수록 귀여워진다 생각했다.다들 술잔을 비우고 착석하자 왕사모는 다시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 "태호야, 너 어차피 지금 할 일이 없으니 그 성주부의 백지연 있잖아, 비록 천진난만해도 네가 그녀하고 친구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구나. 뭐 네가 기회를 잡아 그녀하고 결혼까지 한다면 우리는 두 손들어 찬성이야!"왕사모는 여기까지 말하고 잠시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 "그리고 그 제갈집의 제갈용녀 있잖아, 너보고 시간 나면 가서 할머니 병을 봐달라고 했지. 그 댁의 할머니가 약간 편두통이 있으신 거 같은데 이런 병은 웬만한 병원도 치료하지. 그런데 굳이 너를 부르는 이유는 너랑 잘 지내고 싶어서야. 아마도 네 능력을 인정해서 그런 거니 시간 될 때, 아니다, 좋기는
이태호으 속은 또다시 철렁했다. 약 상자? 자신의 손마디에 끼워진 드래곤 링이 사물함에 해당해서 많은 물건을 저장할 수 있는데 뭔 약 상자가 필요한가?드래곤 링은 진정한 강자, 진정한 수련자만이 알아볼 뿐, 신민석 같은 매일 놀고먹기만 하는 금수저는 이런 보물을 본적이나 있겠는가?하지만 이내 이 자식을 골탕 먹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그건 별문제 없어요. 하지만 내 약 상자가 조금 무거운데 들 수 있겠는지 모르겠네요!""웃기지 마, 나 그래봐도 남자인데 그걸 하나 못 들겠어?"신민석은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 "넌 정말 내가 닭 잡을 힘도 없는 부잣집 자제로만 생각해? 나 그래봐도 남자야, 비록 힘쓰는 일은 별로 안 해봐도 약상자 같은 걸 들 수 있거든!""정 그러하시다면 내일에 데리고 갈게요. 굳이 절 도와 힘쓰시겠다는데 데려가야죠."이태호는 웃으며 바로 동의했다."하하, 그럼 내일 아침 일찍 자네를 찾아갈게. 갔던 김에 아우디 A8에 앉아보는 것도 좋지!"신민석은 신나서 웃으며 말했다.이태호는 낯색이 어두워지며 말했다. "형부 차는요?""난 택시 잡으면 돼, 직접 운전하는 게 얼마나 귀찮다고!"신민석은 비위 좋게 웃으며 말했다.신씨 집안사람들은 파티에서 먹고 마시고 하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신민석은 이태호의 연줄을 타서 제갈용녀랑 친해지려고 내숭을 떨면서 이태호에게 몇 잔 권했다. 그리고 자신의 계획대로 제갈용녀의 연락처도 얻어냈다.한편 청운당의 당주 보청운은 성주부를 찾았다.백진수와 백씨네 몇몇 강자들은 면전에 있는 몇몇 사람들을 바라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허허, 보 당주, 어찌 되어 여기를 찾아왔는가? 이 인삼은 가져가시오. 나 백진수가 한 것도 없이 함부로 그대의 물건을 받는 게 아니지 않소?"보청운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백진수는 성주부에서도 청렴결백하기로 소문난 사람이라는걸. 하여 상대방이 거절한대도 예상한 바였다.보청운은 겸연쩍게 웃으며 말했다. "백성주, 이건 그래봐도 500
보청운은 본인 머릿속의 생각이 처음 접해보는 백진수가 낱낱이 꿰뚫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웠다.역시 현재의 권력을 지닌 성주부의 백진수가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건 틀림 없다.보청운은 미소를 짓고는 솔직한 마음을 내보였다. "하하, 그쪽이나 저나 뭐 두려운 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 까놓고 말할게요, 용의당이 성주부든 우리한테든 어느 쪽에 먼저 손을 쓰게 되면 서로 도와주는 걸로 합의보는 게 어때요?"백진수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그렇게 막무가내로 나오진 않을 겁니다, 용의당이 향무당을 덥친 것도 어쩔수 없는 하책이었으니까요, 저희는 그쪽 같은 어둠의 세력과 동맹을 맺고 싶지 않거든요.""진심인가요? 비록 다른 도시에서 성주부가 최고의 권력으로 통치하고 있겠지만 강성에서는 용의당이 성주부를 간발의 차이로 따라잡고 있는 것도 잘 알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 청운당이 어느 날 사라지게 된다면 용의당 세력도 커질거고 그 다음으로 공략할 대상은 무조건 성주부 당신들일건데 괜찮겠어요?"보청운은 호탕하게 웃으며 일어나 명함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 놓았다. "백성주님, 제 명함이에요, 위에 전화번호도 쓰여 있으니 언제든 필요하시면 연락해 주세요, 너무 깊게 고민하시진 마시고 그저 연락이나 주고 받으며 지내 보자는 거예요."말을 마친 보청운은 고개를 돌려 자리를 떠났다.밖을 나서자 보청운 뒤를 따르던 한 노인이 물었다. "당주님, 백진수는 성주부보다 용의당의 세력이 커지는 게 전혀 긴장되지도 않은 가봐요? 이러다 저희하고 동맹을 안 맺으려고 하면 어떡하죠?"보청운은 씩 웃으며 답했다. "그럴리가, 저자도 당연히 두렵지만 체면이 있으니 내색을 안 하는 것 뿐이야, 명함을 꺼내서 놓는데 제지하지도 않은 걸 보면 모르겠어, 아직 기회는 있다는 말이지, 근데 저자들이 먼저 용의당을 덮치려고 할 수도 있어."얘기를 듣던 노인은 곰곰이 생각해 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당주님 말씀이 일리가 있네요, 제 생각엔 용의당이 야심만만해서 성주부를 덮치려는 낌새만 보이면
그들이 떠나자 백씨 집안의 몇몇 고수들과 백진수는 침묵했다.그런 분위기가 지속되다 어느 한 중년 여성이 백진수에게 입을 열었다. "성주님, 아까 보청운이 한 얘기도 틀린 말은 아니에요, 용의당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어요."백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용의당은 호락호락하진 않은 상대인 건 맞는데 성주부가 어둠의 세력인 청운당이랑 동맹을 맺어서 용의당을 상대한다는건 우리 체면을 깎는 일이기도 해, 알려 지면 너무 쪽팔리잖아, 게다가 용의당이 향무당을 꿀꺽하고도 전혀 다른 움직임도 없고."그 중년 여성은 잠시 고민하다 말을 덧붙였다. "성주님, 지금 수많은 명문 집안에서 우리한테 매년 수익의 백분의 십을 납부하고 있잖아요, 다른 도시의 성주부들은 백분의 이십을 공양으로 받아 들인다는데, 우리는 너무 관대한 거 아니에요? 우리도 백분의 이십으로 올리는 게 어때요?""성주님,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지금은 우리가 용의당을 짓누를 만한 능력이 되지만 용의당이 청운당을 삼키기라도 하면 우리가 컨트롤 할 수가 없어져요, 공양금으로 백분의 이십을 받으라는 백우장로님의 의견을 들어보는 게 어떨 까요, 비록 성주부가 부유하긴 하지만 돈을 더 많이 받으면 실력이 그만큼 더 강한 고수들을 모셔 올 수도 있잖아요, 그래야만 우리 성주부의 세력을 유지할 수도 있는 거고요."생각에 잠겨 있던 한 노인이 말했다."아휴, 명문 집안들이 돈 버는 게 쉬운 것도 아니고, 요즘은 불경긴데 너무 몰아세우는 것도 상책은 아니잖소."그들의 토론을 듣고 있다 백진수가 답했다. "이번에 용씨 집안에서 우리 소요 지역에 위치도 좋은 3개의 입점을 줘서 이윤이 두둑할 거니까 일단 기다려 보죠, 제 생각엔 용의당 태도와 어느 정도의 야심을 지니고 있는지 한 번 초대해서 접대해 보는 것 또한 좋을 것 같아요.""아, 범용과 몇몇 고위층 간부들을 요청해 반응을 살펴 보는 게 좋긴 하겠네요."그 중년 여성 백우도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을 표했다.바로 그때 밖에서 쇼핑을
"당연히 괜찮은 놈이죠, 아빠, 그 놈 스카웃하는 건 저한테 맡기세요, 제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태호를 경호원 팀장으로든 다른 직위로든 우리 집안에 들여 볼게요, 월급을 높게 부르면 될 거예요."백지연은 아주 단순한 표정으로 히죽히죽 웃으며 답했다.그러자 백진수는 시원스레 웃으며 되물었다. "어머, 우리 딸 그 놈한테 관심 있는 거 아니야?"부끄러워진 백지연은 얼굴이 빨개졌다. "아빠, 무슨 헛소리야, 날 구해 줘서 친구라도 되고 싶어서 그러는데, 문제는 사례금도 마다하는 게 너무 귀엽지 않아요?"곧이어 눈살을 찌푸린 백지연은 몸을 돌려 두 손을 뒤로 짊어지고 자신만만하게 말을 덧붙였다. "그것도 그런데 나처럼 이렇게 예쁜 여인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는 놈은 처음이란 말이에요."한 사람에게 관심이 생겼다는건 사랑의 입싹이 피어나고 있다는 걸 백진수는 잘 알고 있었다.그는 이마를 찌푸리며 진심 어린 표정을 하고 백지연에게 말했다.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겨나고 있다면 얼른 접어, 알았어? 너가 잠깐 본 걸로 실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하는 것도 너무 이르니까."그녀는 황급히 몸을 돌려 백진수에게 물었다. "왜요? 정말로 실력이 특출나다고 해도 좋아하면 안 되는 거예요?"백진수는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너보다 나이가 많잖니, 서로 가치관과 세계관도 다르고 더 중요한 건 와이프도 있는 신씨네 사위잖아, 너는 백진수의 딸이고, 아빠의 소중한 하나뿐인 딸인데 더 좋은 남잘 만나야 되지 않겠어?"그의 말에 기분이 꿀꿀해진 백지연이 물었다. "아빠, 만약 아빠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실력이 강한 사람이라면요?"백진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의술이 조금 뛰어나고 싸움 좀 잘하는 녀석이 나 백진수 딸 사위로 너무 부족해, 박식하고 경영에 재능이 있는 그런 사람, 일류 명문의 후계자면 더 좋고, 그래야 우리 딸에게 어울리는 사람이지, 그리고 아빠는 내 딸이 첩으로 사는 건 용납 못 해."백진수는 잠시 멈칫하다 말을 이었다. "그렇게 살기라도 하면 아빠 얼굴에 먹칠
게다가 몸 상태로 인해 더 이상 출산이 불가능한 아버지는 딸을 더 극진히 사랑했던 것이었다. 그런 아버지가 홍성으로 시집을 보낼 생각을 한다는 게 백지연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러자 백진수가 입을 열었다. "홍성은 여기 강성보다 면적이 두세배는 훨씬 넓은 대도시야. 전체적인 실력은 물론이고 일류 명문의 자녀까지 우리 성주부보다 더욱 강대하단 말이야, 너가 그쪽으로 시집만 가면 인생에 꽃길이 피는 건데 왜 마다하려고 해."머뭇거리다 이내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너가 말하는 외딴 곳이 아니잖아, 차로 한 두시간 거리밖에 안 되고 우리도 거기에 사업이 있는데다 아빠가 보고싶으면 그쪽에 있는 별장으로 우리가 이사가면 되잖니, 더 나아가서 너가 시집을 가면 우리의 사업 또한 번창해질 거고."백지연은 썩소를 지었다. "아빠, 그게 무슨 말이야? 설마 내 결혼으로 아빠 사업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거야? 나 백지연의 결혼은 거래가 아니라고."백진수는 반응이 점점 격렬해지는 백지연을 보고 다소 누그러진 말투로 답했다. "으이고, 바보야, 누가 거래라고 했나, 아빠는 너가 실력, 인격, 세력을 모두 한 몸에 지닌 그런 놈을 선택해야 너와 어울리는 사람이니까 그러지.""그만 좀 해, 이젠 잘 거야, 아직 나이도 어린데 자꾸 결혼 얘기를 왜 하는 거야, 나중에 다시 얘기해."그 말만 남기고 백지연은 위층으로 올라갔다.같은 시각, 홍성의 혈인당 당주 피도둑은 몇몇의 장로와 부사장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였다.중심 위치에 자리 잡은 피도둑은 안색이 몹시 어두워졌다."당주님, 이 밤중에 우리를 여기로 부르시고,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긴거예요."피도둑의 엄숙한 표정에 불안해진 한 여성이 이마를 찌푸렸다.홍성에서 어둠의 세력들 중 가장 높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혈인당은 고수들도 많이 소유하고 있으니 혈인당의 사람을 부딪치기라도 하면 다들 고개를 숙이고 피해 다녀야만 했다.그러니 피도둑이 이토록 머리 아파 하는 모습은 극히 드문 일이다.피도둑은 그들에게 알려 주었다.
그 중년 여성도 같은 뜻이었다. "맞아요, 번번이 우리 일을 망치고 있으니 없애버리는 게 옳아요, 근데 오장로도 그 놈한테 실력으로 안 되니 어떡하면 좋아요.""당주님, 그 놈 제가 가서 죽여 버릴게요."교룡처럼 불룩하게 부풀어오른 팔뚝 근육과 키는 무려 이미터나 되는 대머리 남자가 일어서며 투박하게 말했다."칠급 종사인 사장로가 나서면 그 놈 해결할 수 있을거예요.'피도둑은 일어선 대머리 남자를 훑어보니 확실히 믿음이 가는 인물이었다.그러나 대머리 남자의 말에 재빨리 답하진 않고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허나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종사 실력이 되는 몇몇 고수들과 같이 가는 게 좋을 듯하네."대머리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싸움이 붙으면 사람이 많은게 좀 유리하긴 하죠, 여러 사람들의 공격도 신경 써야 하고 주의력이 분산될테니까요, 그럼 다섯명의 고수들을 데리고 강성으로 가도록 할게요, 저 용전은 이태호의 머리, 꼭 따올 테니 제 소식 기다리세요."그래, 이태호 그 자식은 너한테 맡길게, 모든 비용은 당파에서 부담할 거고 성공하게 되면 보상도 두둑할 걸세."마지막으로 피도둑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용전을 향해 말했다. "용전아, 우리는 홍성에서 너가 돌아오길 기다릴게."그 시각 저녁을 마친 이태호와 신수민은 용안의 별장으로 돌아왔다.샤워를 하고 나온 이태호는 생각을 하다 신수민의 방문으로 향했다.신수민을 문을 열자 앞에 서 있는 이태호를 보고 순간 심장이 떨렸다."뭐, 뭐야? 이 밤에 나한테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얼굴이 확 빨개진 신수민은 자리를 비켜 이태호를 방으로 안내했다.방에 들어선 이태호는 침대에 앉아 신수민에게 물었다. "자기야, 백지연의 행동에 질투하는 건 아니지?"그의 말에 마음이 따뜻해진 신수민은 돌아서서 방문을 닫고 이태호를 향해 걸어왔다. "아니야~ 당신의 와이프가 그리 속 좁은 여자인 줄 아나봐? 전에는 당신이 감옥에서 나와 빈둥빈둥 살 까 엄청 불안했었는데 쭉 지켜 보니까 아버지의 역할로 묵묵히 잘 해
"자기야, 그날은 내 잘못이 커, 다시 한 번 사과할게, 하현동을 쥐어 박고 다음 날 무사히 넘어가지 못할 거라는 걸 분명 알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랑 그렇게 되었으니 말이야, 당신이 임신할 줄은 더더욱 예상밖의 일이었고, 힘들게 해서 내가 너무 너무 미안해."이태호는 신수민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내가 천천히 보상해 나갈게, 나만 믿어."신수민은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감옥에서 나오고 얼마 안 됐을 때는 여전히 미웠었어, 근데 오래 같이 지내다 보니까 당신이 생각보다 너무 괜찮은 사람인 거 같아, 정희주랑 하현우도 별 좋은 사람들은 아니니까, 모든 게 다 하늘이 맺어준 인연인 듯 싶어."생각에 잠겨 있던 이태호는 신수민에게 물었다. "그럼 아직도 내가 미워?"신수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당신은 좋은 아빠에 좋은 남편인데 미울리가, 게다가 능력도 특출나고, 요즘 당신이 내가 전에 생각했던 그런 나쁜 놈이 아니라는 것도 내 두 눈으로 확인했으니 이젠 많이 안심돼."그러곤 곧장 말을 이었다. "다만 한 가지 의문은 있어, 날 사랑하긴 하는 거야? 혹시 죄책감으로 나한테 잘해주는 건 아니고? 그냥 미안해서 보상하려고 잘해 주는 건 바라지 않거든."그의 말을 듣고 이태호는 신수민의 콧등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 보았다. "우리 마누라도 참,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데, 얼굴도 예쁘지 마음씨도 착하지, 거기다 상냥하기까지 한 데, 그런 여자한테 안 홀릴 남자가 있으려나? 감옥에 있는 동안 우리 부모님들도 잘 챙겨 주고 이렇게 예쁜 딸도 낳아 줬으니 이젠 당신이 곁에 없으면 안 될 정도로 너무 사랑하고도 남지.""아니, 내 말은 나를 바라볼때 심장이 두근두근하냔 말이야?"눈썹을 찡그리던 신수민은 약간 애교섞인 어조로 말하며 몸을 비틀고 있었다.이태호는 그녀의 손을 꽉 쥐었다. "그럼, 지금도 두근두근대서 미칠 것 같은데, 만약 이렇게 예쁜 미녀를 품에 안고 잠 들면 심장이 터질 수도 있지 않을 까?""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