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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게다가 몸 상태로 인해 더 이상 출산이 불가능한 아버지는 딸을 더 극진히 사랑했던 것이었다. 그런 아버지가 홍성으로 시집을 보낼 생각을 한다는 게 백지연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자 백진수가 입을 열었다. "홍성은 여기 강성보다 면적이 두세배는 훨씬 넓은 대도시야. 전체적인 실력은 물론이고 일류 명문의 자녀까지 우리 성주부보다 더욱 강대하단 말이야, 너가 그쪽으로 시집만 가면 인생에 꽃길이 피는 건데 왜 마다하려고 해."

머뭇거리다 이내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너가 말하는 외딴 곳이 아니잖아, 차로 한 두시간 거리밖에 안 되고 우리도 거기에 사업이 있는데다 아빠가 보고싶으면 그쪽에 있는 별장으로 우리가 이사가면 되잖니, 더 나아가서 너가 시집을 가면 우리의 사업 또한 번창해질 거고."

백지연은 썩소를 지었다. "아빠, 그게 무슨 말이야? 설마 내 결혼으로 아빠 사업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거야? 나 백지연의 결혼은 거래가 아니라고."

백진수는 반응이 점점 격렬해지는 백지연을 보고 다소 누그러진 말투로 답했다. "으이고, 바보야, 누가 거래라고 했나, 아빠는 너가 실력, 인격, 세력을 모두 한 몸에 지닌 그런 놈을 선택해야 너와 어울리는 사람이니까 그러지."

"그만 좀 해, 이젠 잘 거야, 아직 나이도 어린데 자꾸 결혼 얘기를 왜 하는 거야, 나중에 다시 얘기해."

그 말만 남기고 백지연은 위층으로 올라갔다.

같은 시각, 홍성의 혈인당 당주 피도둑은 몇몇의 장로와 부사장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였다.

중심 위치에 자리 잡은 피도둑은 안색이 몹시 어두워졌다.

"당주님, 이 밤중에 우리를 여기로 부르시고,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긴거예요."

피도둑의 엄숙한 표정에 불안해진 한 여성이 이마를 찌푸렸다.

홍성에서 어둠의 세력들 중 가장 높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혈인당은 고수들도 많이 소유하고 있으니 혈인당의 사람을 부딪치기라도 하면 다들 고개를 숙이고 피해 다녀야만 했다.

그러니 피도둑이 이토록 머리 아파 하는 모습은 극히 드문 일이다.

피도둑은 그들에게 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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