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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장

"빌, 빌려 안 준다고!"

이무발은 입가에 심한 경련을 일으켰고 그 표정이 가관이었다. 아까는 이태호가 체면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려주겠구나 하는 생각에 내 던진 말이었다. 약간은 강압적인 느낌도 있지만 돈만 빌릴 수 있다면 그까짓 게 뭐가 대수랴.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이태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주 직설적으로 거절한 것이었다.

"태호야, 너한테 놓고 말하면 4억이 많은 것도 아닌데, 잘 생각해 봐, 너 둘째 외삼촌이 처음으로 너한테 돈을 빌리는 거잖아! 우리 사이가 이토록 좋은데 굳이 그래야 하겠니?"

이무발은 애써 미소를 지으기는 했지만 말투에는 이미 퉁명스러운 느낌이 없지 아니했다.

"그래, 태호야, 너 어찌 네 사촌 형이 돈 때문에 집도 못 사고 결혼도 못 하는 걸 눈 뜨고 지켜본다는 말이냐? 이런 식이면 너무 하는 거 아니냐?"

이무발의 마누라도 차가운 얼굴을 하며 이태호한테 체면 같은 건 주려고 하지 않은 채 말했다.

"태호야, 너 지금 돈이 많잖아. 큰 이모네서 고작 1천만 원 뀌어줬는데 너는 6억이나 갚았잖아. 우리는 그냥 달라는 게 아니라 빌려달라는 거야. 4억이 너한테 놓고 말하면 별거 아닐 텐데 그래도 싫다는 말이냐?"

이태호의 사촌 형인 이호도 차가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술잔에 와인을 붓고는 천천히 마셨다. 그리고 술잔을 테이블에 올려놓더니 그제야 말했다. "알아요, 빌리는 거. 하지만 형 월급으로 언제 4억을 갚아요? 뭐 나한테 놓고 말하면 4억이 많지는 않죠. 간단한 일이고요. 그런데 왜 빌려줘야죠? 요 몇 년 간 우리 집에 몇 번 얼굴을 들이밀었어요?"

여기까지 말하고 나니 이태호도 약간 화가 났다. "저의 부모님이 20만 원 빌려달라 하니 없다고 할 때는 언제고 무슨 낯짝으로 4억을 빌려요? 저는 말이죠 은혜와 원한만큼은 구분 잘 해요. 저한테 잘 대해주면 두 배로 갚아주지만 반대로 대해준다면 그것도 잘 기억해요!"

"너..."

이호는 화가 나서 이를 꽉 물었지만 반박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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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최대우
왜 외삼촌이 연씨으니고 이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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