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 형, 농, 농담하는 거죠? 3억이나 되는데!"소민식은 잘못 들었는가 해서 깜짝 놀랐다. 그는 이만한 액수의 돈을 여태껏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런 돈을 이태호가 준다고? 믿기지가 않았다."내가 뭐 너하고 농담하겠냐?"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 "확인해 보자, 3억이면 충분해?"소민식은 침을 삼키며 말했다. "그럼요, 충분하죠, 그리 많지 않아도 돼요. 외곽 쪽으로 작은 평수에 방이 세 칸짜리 한 채가 1억 4천만 정도에 4천만 추가해도 2억이면 충분해요!"그는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 "사촌 형, 3억은 너무 많으니 1억 만 빌려줘요, 여자 집 결혼 예물에 4천만, 나머지 6천만은 집 계약금으로 하면 돼요, 이후에 돈 벌면 빨리 꼭 갚을게요!"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 "안 갚아도 돼, 말했잖아, 그냥 주는 거지 빌려주는 거 아니라고. 2억이면 모자랄 거야, 집 사고 결혼 예물 주고 인테리어도 해야 하고 또 결혼식장 비용도 있잖아? 어림잡아도 3억은 있어야 돼!""이게, 태호야, 이렇게 많은 돈을 정말 우리 집에 준다는 말이냐? 안 돼, 너무 많아, 그냥 빌리는 걸로 할게!"소영식과 연초홍도 놀라서 황급히 거절했다.그들은 모두 성실한 농민이었다. 한 평생 이리 많은 돈을 듣도 보도 못했는데 이태호가 준다고 하니 어찌 감히 받는다는 말인가!이태호는 두 내외간을 지그시 보더니 연초홍을 향해 말했다. "작은 이모, 예전에 이모 집이 농촌에 있을 때 매번 돼지를 잡으면 고기를 베어다가 저희 집에 가져왔잖아요. 저희 집을 잘 대해준 걸 저는 기억해요. 2억 남짓한 돈 저한테는 아무것도 아니고 게다가 동생도 저하고 사이가 좋잖아요!"이태우도 따라 웃으며 말했다. "흠, 사돈님들, 어서 받으세요. 태호가 지금 넘쳐나는 게 돈이에요, 살고 있는 별장도 160억 남짓하고 이번 식사 비용도 2억 넘어요. 태호는 은혜를 베풀 줄 아는 사람이죠!"보다시피 지금 이태우는 열정적으로 변하여 끊임없이 태호의 장단을 맞췄다."식사 비용이 그렇게 많아요?"소영
"하하, 마누라가 이리도 귀여우니 딸아이도 당연히 귀엽지!"이태호는 쾌활하게 웃으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신수민은 되레 살며시 이태호의 허벅지를 꼬집었다.일행은 식사를 마친 후 이태호의 별장을 구경하러 갔다.별장에 도착하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본 일행들은 입이 떡 벌어졌다."이거 너무 호화스러운 거 아닌가요!""그래요, 별장이 정말 크네요. 헐, 이런 곳에 이렇게 으리으리한 별장이라니, 그러니 100억 넘어 하지!"뭇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저기 미녀 여섯 명은 태호가 고용한 경호원인가? 쯧쯧, 지금은 경호원들도 이리 예쁘다는 말인가?"이태우는 미녀 경호원들을 바라보며 절로 군침을 삼켰다. 그녀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젊고 활력이 넘쳤으며, 그중 몇몇은 짧은 청바지를 딱 붙게 입어 섹시하고 긴 다리를 그대로 노출하니 보는 자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그는 속으로 이태호 이 자식이 사적으로 만나는 애인들을 모아놓은 건 아닌지 의문스러웠다. 필경 경호원이라면 이리도 예쁠 수는 없겠는데 말이다!뭇사람들이 별장을 어느 정도 돌아보고 난 후 이태호는 돈을 이체하기 위하여 소민식 보고 은행 계좌 번호를 달라고 했다.그 말을 들은 기타 친척들의 표정은 참으로 각양각색이었다.그중 자신은 돈 빌리려다가 퇴짜 맞았지만 소민석한테는 3억씩이나 빌려주는 걸 본 이무발의 얼굴은 이미 잿빛 덩어리가 되었다.일행들은 두세 시간 돌아보고 나서 하나둘씩 핑계를 찾아서 떠났다.다만 이태호가 생각지 못한 것은 다들 떠난 후에도 이태우 이 인간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그는 또다시 이태호의 앞에 다가와서 웃으며 말했다. "태호야, 내가 보기엔 너 오늘 정말 잘 했어!"이 말을 들은 이태호는 약간 어리둥절했다. 오늘따라 이 인간이 그의 비위를 맞춰주고 특별히 그를 칭찬하려고 남았을까? 그럴 리 만무했다!"그런가요? 큰 아버지도 그렇게 생각하세요?"이태호도 웃으며 이무발의 속셈을 알면서도 시치미 떼며 말했다.이태우는 웃으며 답했다. "당연하지. 네가 은혜를
이태우는 제자리에 선채 입가에 심한 경련을 일으켰다. 청운당에서 돈을 빌려? 그쪽 사람들 잘못 건드렸다가는 뼈도 못 추리다는 걸 그도 잘 알고 있었다.다시 말해 이태호 한테서 돈을 빌리려는 것은 이자는 물론이고 천천히 갚다가 아예 갚지 않으려는 속셈이었다. 이게 아니면 체면 무릅쓰고 이태호 돈을 빌리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제기랄, 괜히 발라맞춰주는 말 많이 했네!"결국에 이태우는 이를 앙다무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애꿎은 먼지만 잔뜩 일으키며 시동을 걸고 떠났다.소영식 일가족은 이내 돌아갔다. 이태호가 3억이나 빌려주겠다는 사실 때문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그리 가벼울 수가 없었다.가는 길에서 소민식은 흥분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소영식과 연초홍을 향해 말했다. "아빠, 엄마, 나 여리를 찾아가서 알려야겠어요, 청혼할 수 있다고!""가봐, 얘가 아주 신바람이 났네!"연초홍은 자신의 아들이 이토록 흥분하는 것을 보고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그러고는 소민식에게"너 사촌 형 은덕을 꼭 기억해라, 알겠지? 그 은덕 우리 평생 갚아도 부족해!"라고 귀띔했다.소민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엄마, 걱정 마세요. 이후에 사촌 형이 저를 부르면 이 한 목숨 바친대도 원 없이 달려갈 거예요!"말을 마치고 소민식은 이내 여자친구한테 전화해서 자주 만나는 공원에서 보자고 했다.얼마 안 지나 하여리는 캐리어를 들고 나왔다."여리야, 너 이게?"캐리어를 들고 온 하여리를 보고 소민식은 미간을 찌푸렸다.하여리는 누가 뒤쫓아 오는 마냥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누군가 없음을 확인하고 그제야 소민식을 향해 긴박한 말투로"자기야, 나 결정했어. 우리 도망치자. 아빠 엄마 꼭 집을 사라고 하는데 어쩌겠어. 자기 금방 졸업하고 어디서 그 많은 돈을 구해, 우리 아예 도망치는 게 어때?"라고 말했다."도망친다고? 그러면 너 엄마 아빠 엄청 속상해하시겠다!"소민식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따뜻해졌다."자기 지금 하는 일 그만두면 섭섭하지 않아? 일도 괜찮잖아, 장
바로 이때 그의 핸드폰이 진동을 울렸다.그는 핸드폰을 보더니 흥분하여 말했다. "봐봐, 여리야, 봐봐, 사촌 형이 돈을 이체했어. 진짜야, 거짓말하는 거 아니었어!"하여리는 핸드폰을 건네받아 자세히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진짜로 3억이란 돈이 이체된 것을 확인하고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러내렸다.한편 신씨네 집!신민석은 왕사모한테 다가와 분에 겨워 말했다. "할머니, 신수민이 오늘 또 휴가 냈어요. 며칠 출근했다고 또 휴가 내요? 뭐 새집에 들었다고 집들이한다나. 게다가 걔 지금 권력 남용해요. 걔 아버지한테 조기 퇴직 시키고 회사의 퇴직 보너스도 챙기고 말이에요."여기까지 말하고 잠시 있다가 화가 풀리지 않은 듯 계속 말했다. "걔 지금 출근한 지 며칠 됐다고 회사 직원 몇 명을 사퇴해 버렸어요!"뜻밖에도 왕사모는 그저 웃으며 말했다. "그 일은 수민이가 이미 나하고 말했어. 그 몇 사람 다 네 사람이라며? 회사에서 하는 일도 없고 능력도 없고 가짜 장부나 만들고. 게다가 자주 밖에 나가 놀고먹고는 마음대로 정산 받고 말이다."이 말을 들은 신민석의 입가에는 심한 경련을 일으켰다. 원래는 신수민에 대해 불평을 토로하려 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신수민이 할머니한테 미리 얘기해버렸으니 말이다.그는 즉시 억울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 "그래요? 전 왜 모르죠? 애초에 그 사람들 모두 성실하게 일했어요. 아마도 새로 부임한 사장이 마음에 안 들어 고의로 그랬겠죠!"말을 마치고 그는 이내 화제를 돌려 말했다. "할머니, 쇼요 지역 프로젝트 개막식이 이제 3일 밖에 안 남았어요. 그런데 이태호는 움직이는 티가 안 나요. 이 자식 혹시 저희를 속이는 건 아닌가요? 만약 저희를 속여서 쇼요 지역 입주권을 못 따온다면 어쩌죠?"왕사모는 그 말을 듣고 차갑게 웃었다. "걔들 부부 보니 금슬이 좋은 게 신수민이 진짜 이태호랑 같이 살려는 모양이더구나, 게다가 이태호는 용의당 용로하고 사이가 좋으니 입주권 못 따온대도 내가 인정해 준다 했으니 우리 신씨네 사
얼마 안 지나 이태호와 신수민 일행들이 실내에서 걸어 나왔다."할머니, 오실 때 말씀하시지 그랬어요."왕 사모도 같이 온 것을 보고 신수민은 이내 반겨주며 말했다. "할머니, 어서 안으로 들어가시죠!"함께 있던 신민석과 신승민의 얼굴 표정이 가라앉았다. 신수민이 아예 그 둘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니 약간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아이고, 사모님, 도련님, 주인장님. 어서 들어와요. 정말 귀한 손님이 왔네요!"연초월이 다가와 반기는 얼굴을 하며 말했다. 그제야 그들 둘의 낯색이 좀 나아졌다."이 별장 정말 넓어, 정말 으리으리하구나!"왕 사모는 이 큰 별장을 한편으로 둘러보면서 한편으로는 연신 감탄했다.얼마 안 지나 신수민의 인솔하에 일행은 거실에 도착하여 각자 자리에 앉았다."할머니, 오늘 무슨 바람이 불어서 오셨어요?"신수민은 일행들에게 차를 따르면서 물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할머니가 주동적으로 찾아오시니 그녀는 속으로 못내 기뻤다.왕 사모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별거 아니고, 그냥 갑자기 와 보고 싶었어. 필경 여기 별장 나도 부러워 할 수 밖에 없구나. 예전에 다들 이곳 별장에 한 번 들어보면 원이 없겠다 했어. 그만큼 신분 지위의 상징이었지."신수민은 웃으며 말했다. "할머니가 여길 마음에 들어 하시면 왔던 김에 며칠 묵으세요. 여기 조용해서 살기 좋아요. 공기도 깨끗하고요!"왕사모는 연신 손을 저으며 말했다. "됐어, 됐어. 저쪽 집에 사는 게 습관 돼 그래. 게다가 여기는 많은 가족들이 살고 있는데 폐를 끼치면 안 되잖아?"반나절이 지나도 여기 온 목적을 말하지 않자 신민석은 인내심을 잃고 옆에서 말했다. "수민아, 쇼요 지역 그 일은 말이야 어떻게 됐어? 희망은 있어 보여?"이태호가 아직 신수민과 얘기하지 않아 그녀는 아직 구체적인 상황을 몰라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 "이건 저도 잘 몰라요, 태호 말하기를 꼭 된대요!""태호가 말했어? 허허, 입만 뻥긋하는 게 뭐가 되겠어? 3일밖에 안 남았어. 만약 지금까지 정하지
가장 중요한 것은 이태호가 신씨 집안사람들의 인정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신수민도 신씨 그룹 사장 자리에 발을 붙인 것이다."흠, 이 자리가 좋구나. 이후에 우리 신씨 가문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겠네. 다만 초기 입주 비용이 꽤나 높구나!"이토록 커다란 평수를 신씨네를 줬으니 왕 사모는 한편으로 기쁘기는 한데 초기 투자도 많았으니 걱정이 앞섰다.뜻밖에도 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 "지금 보니 초대장에 많은 조목이 있네요, 여기 한장 더 있어요!"이태호는 말을 마치고 또 한 장 꺼내들었다. 초대장에 적힌 글자도 똑같이 황금색이었다."두 장? 모두 황금색이라고? 입주권이 두 장이라고? 내가 잘못 본 건 아니지?"그걸 본 왕 사모의 혼탁한 두 눈은 어느새 생기로 넘쳐흐르기 시작했다.두 장의 입주권이라. 꿈에도 생각지 못한 것이다."불가능해. 이놈 이거 진짜 맞아? 가짜지? 어찌 두 장이나 줄 수 있어?"신민석은 어지간히 놀랐다. 그가 용지혜를 찾아갔을 땐 보기 좋게 거절당했으니 말이다.하지만 이태호가 갔다오니 두 장의 입주권을 걸머지고 온 게 아닌가? 이태호의 손에 들고 있는 것이 가짜라고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이태호의 손에 쥐어진 한 장의 초대권을 낚아채더니 깐깐히 훑어보았다. "가짜야, 분명히 가짜야, 이 입주 정원은 위치도 좋고 평수도 많은데 어찌 두 장이나 준다는 말이야? 이런 건 기타 2류 명문가도 안 될뿐더러 1류 명문가가 온대도 이런 대우를 못 받아!"신민석이 이렇듯 들고 볶으니 왕 사모 얼굴의 웃음도 갑자기 사라지더니 굳어져 버렸다. 설마, 이 초대장이 가짜라고? 이태호가 사기 치는 건가?하지만 이태호는 여전히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허허, 이게 가짜 인지는 저도 몰라요. 어찌 됐든 용지혜, 용씨 큰 아씨가 직접 저한테 건네 준거에요. 직접 가서 물어봐요. 진짜인지 가짜인지!"신승민은 그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틀림없이 진짜야. 용씨 큰 아씨가 직접 줬는데 가짜일리가 없잖아. 분명히 진짜 맞아!""태호야, 너
당일 저녁, 신씨네 가족들은 축하파티 하러 호텔로 향했다.이태석, 연초월 부부와 몇몇 사람들도 자연스레 그 뒤를 따라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다.잘 해결된 프로젝트에 몹시 기분이 좋았던 어르신은 밤새 신수민이 사람 보는 눈이 아주 훌륭하다는 둥, 이태호가 유능한 사람이라는 둥, 칭찬을 금치 못했다.허나 어르신의 이러한 태도에 이태호는 담담하게 웃을 뿐 그닥 개의치 않고 있었다.그는 신씨 집안을 위해 발벗고 나선 게 아니라단지 신수민을 괴롭힌 신민석에게 사람 잘못 건드린 대가로 되갚아 주어 수민이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게 하려고 했던 것 뿐이니 말이다.이 일로 입가에 미소가 걸린 신수민의 얼굴을 들여다 보고 있으니 이태호는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었다.저녁 식사를 마친 후 모두들 집으로 돌아갔다.신수민은 볼살이 빨개질 정도로 술을 마셨다.그녀는 집에 도착해 신은재를 재워 놓고 기지개를 펴며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하려고 했다.이층으로 올라와 이태호의 방 문을 지나치다 그녀는 문득 발길을 멈추고 오늘 아침 신은재가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두 사람의 키스 분위기를 망쳤던 걸 회상하며 입가에 달콤한 미소가 더해졌다.멍하니 서 있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방으로 들어선 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미쳤나 봐, 지금 무슨 상상을 하고 있는 거야?"다음 날 아침, 일찍 잠에서 깬 이태호는 길거리로 나가 여기저기 둘러보려고 했다.그는 집을 나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밖의 인물, 구운장을 마주치게 되었다.이태호인 걸 확인한 구운장은 요염한 차림의 아름다운 여인을 품에 안고는 쌀쌀하게 웃으며 걸어와 그의 앞을 가로 막았다."어머, 도련님 아니세요?"지난 번 구운장이 구맹에게 고자질하여 구씨 집안 경호원들이 신씨네 집으로 들이닥쳐 따졌던 그날 일이 눈앞에 아련아련했던 이태호는 눈살을 찌푸렸다.신씨네를 처음 방문했던 그 날, 피를 보는 그런 흉악함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이태호는 어쩔 수 없이 용의당의 범용의 신분을 내세우며 현장을 수습했었던 것이다.
구운장은 잠시 멈칫하다 이태호를 보며 쌀쌀맞게 웃었다. "범용의 어머님 병도 다 치료됐으니 너의 이용가치가 없잖아? 설령 전화해도 소용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지금 혼자 상대하려는 거 아닌 가?"이태호는 담담하게 웃으며 답했다. "이깟일로 범용이를 귀찮게 할 필요가 있을 려나?""하하, 뒤지고 싶어 환장했구나 너, 부를 자격도 없는 주제에, 얘들아, 저 새끼 다리 부러뜨리고 평생 남자 구실 못하게 만들어 버려, 그러면 신수민도 그런 병신을 떠날 거니까."뒤로 한 발짝 물러선 구운장은 부하들에게 손짓을 하며 덮치라는 명령을 내렸다."명 받들겠습니다, 도련님."부하들은 하나같이 주먹을 문지르며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이태호를 노려 보았다.구운장에게서 이태호의 싸움 실력이 강하다는 얘기를 들은 그들도 한 번 그와 맞장을 떠 보고 싶었었는데 며칠이 채 지나지도 않아 겨룰 기회가 오게 되다니 너무 흥분스러웠다."하하, 흥미진진하겠는데."이태호는 둘러싼 경호원들을 두려워하기는 커녕 입꼬리에 미소가 걸렸다.돌연 그는 눈을 비스듬히 뜨고 빛의 속도로 한 줄기 잔영이 되어 움직이고 있었다."조심해."번쩍하고 사라진 이태호의 속도에 한 경호원이 황급히 동료들에게 소리 질렀다.그러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응할 준비도 못한 채 그들의 가슴으로 무거운 펀치가 훅 하고 들어왔다."펑펑펑."묵직한 공격 소리들로 몇 초정도 흐른 뒤 최상급 실력이라는 여섯 명의 무사들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으악."그들은 갈비뼈가 부러져 피까지 토하며 몸소 느껴지는 고통스러움에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순식간에 그의 실력을 깨달은 그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그들 중 이태호를 괴물 보듯 바라보던 몇몇 사람들은 혹여 살인이라도 당할 까 가슴을 웅켜쥐고 손으로 땅을 짚으며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에이, 시시하게, 실력이 강하다고 하지 않았나? 몇 십명을 한 명이서 다 무너뜨릴 수 있다고 큰 소리 떵떵 치더니 너무 별 볼일 없는 수준이잖아."말을 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이태호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맞아요!”그는 태일종의 종주 선우정혁에게 숨기지 않고 스스럼없이 말했다.아니나 다를까 선우정혁은 이태호가 신통을 수련해서 이상 현상을 일으킨 것을 알게 된 후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넌 정말 운이 좋군. 이화 성왕의 무기(武技)를 성공적으로 수련했다니.”감개무량한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눈앞의 이태호가 얼마나 대단한 괴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이화 성왕의 청련 신통은 하늘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불길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것은 과거에 천남을 뒤흔든 무기로서 천품 무기 중에서도 최상급 존재였다.만 년 전에 이화 성왕이 성황 경지로 돌파할 때 실패하고 좌화한 후로부터 수많은 수사가 기대를 가득 품고 이 공법을 찾으려고 애썼다.당시 성왕급 수사도 청련 신통이 탐내서 찾아다녔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무도 이화 성왕이 좌화한 동부의 입구를 찾지 못했다.얼마 전에 창망산맥에서 이상 현상이 나타나면서 성왕의 유적지가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났다.이 유적지에서 이태호가 공법을 전승받은 후 지금까지 몇 달밖에 안 되었다.며칠 전에 이태호가 종문의 미션궁에서 천지의 영화를 찾는다는 소식을 발표한 사실도 선우정혁은 알고 있었다. 지금 보니 그때가 바로 이태호가 청련 신통을 수련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선우정혁의 칭찬을 들은 이태호는 수줍게 웃으면서 대전에 안내하였고 시녀에게 따뜻한 차를 올리라고 하였다.반듯하게 의자에 앉은 이태호는 따뜻한 차 한 모금을 마신 후 말했다.“종주님께서 무슨 일로 요광섬에 오셨나요?”이에 선우정혁은 수염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우리 이태호 천교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 현상을 일으켜서 어떻게 된 일인지 보러 왔지.”선우정혁의 말에 이태호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선우정혁이 무슨 요건이 있어서 찾아온 줄 알았는데 이상 현상 때문에 올 줄이야.그는 웃으면서 말머리를 돌려서 10일 후에 열릴 성공 전장을 언급했다.“종주님, 성공 전장이 곧 시작하는데 제가 조씨 가문과 깊은
“후~ 이것이 바로 청련 신통인가?”이태호는 채색 청련을 바라보면서 탁한 기운을 길게 내뱉었다.그는 4급 성자 경지의 수사일지라도 청련 신통의 일격을 맞으면 중상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지금 다시 조광학, 조해룡 등과 마주하게 된다면 혼돈 검영을 사용할 필요 없이 청련 한 송이만 던지면 그들을 재로 태워버릴 수 있다.이태호는 흥분한 심정을 가라앉히고 나서 입을 벌리자 채색 청련이 순식간에 작아져서 그의 입으로 날아들어 단전 내로 돌아왔다.그러고 나서 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두 가지 영화만 융합했는데 4급 성자 경지의 수사를 다칠 수 있는 수준이니 세 번째 영화와 융합하면 위력이 더 대단하겠지? 그때 가서 5급 성자 경지의 수사라도 무서워할 필요가 없을 거야!’그는 벌떡 방석에서 일어나서 손가락을 짚으면서 성공 전장이 열릴 시간을 계산하였다.“아쉽지만 성공 전장이 열릴 시간이 며칠밖에 안 남아서 세 번째 영화를 찾을 겨를이 없네.”며칠의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수 있기에 새로운 영화를 찾기엔 부족했다.게다가 천지의 영화는 수량이 적고 형성한 조건도 까다로워서 창란 세계에서 보기 드문 영물이었다.과거에 천남을 주름잡던 이화 성왕 같은 성왕급 대능력자도 겨우 네다섯 가지 영화만 융합하였고 청련 신통을 대성의 경지까지 수련하지 못했다.그러나 이태호는 자기에게 충분한 시간을 준다면 청련 신통을 천지를 파멸시킬 수 있는 대성 경지까지 수련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그는 이미 두 가지 영화를 융합하였기에 이제부터 다른 영화를 천천히 찾으면 된다.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이태호는 문을 열고 정원으로 나왔다.그가 나오자마자 신수민, 대장로 등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요광섬에 있는 이들은 당연히 방금 나타난 이상 현상을 보았다.이태호가 폐관해서 청련 신통을 수련하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었다. 이상 현상이 나타난 것은 그가 성공적으로 청련 신통을 수련했고 실력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대장로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말했다.“태호
이와 동시에 제1봉, 제2봉, 제3봉에서...지금 아홉 봉우리의 대전 내에서 9대 봉주들은 연달아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들고 하늘에 나타난 이상 현상을 바라보았다.제7봉의 맹동석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경탄을 금치 못했다.“설마 이 도우가 또 돌파한 건가?”지난번에 요광섬에서 천지의 이상 현상이 나타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 또 나타나서 맹동석은 이태호가 천도(天道)의 아들이 아닌가는 의심까지 들었다.제6봉의 윤하영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아름다운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정말 괴물 같은 녀석이야. 어떻게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 현상을 일으킬 수 있지?”사실 윤하영은 이태호가 상고 시대의 진선(眞仙)이 인간계로 내려와서 환생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이태호가 입문한 지 1년밖에 안 되었는데 이미 네다섯 번의 이상 현상을 불러일으켰으니까.이태호가 신체(神體)를 각성했지만 신체가 돌파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눈앞에 펼쳐진 천리까지 뒤덮을 수 있는 이상 현상을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역시 잘난 사람과 비교하면 화가 날 수밖에 없다.윤하영은 과거에 자기가 돌파할 때 나타난 상황을 돌이켜 보니, 성자 경지로 돌파할 때 천둥번개를 일으킨 것 외에 모두 정상이었다.이태호처럼 자주 하늘을 가득 찬 이상 현상을 일으킨 적이 없었다.충격을 받은 9대 봉주들은 정신을 차린 후 모두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부러운 눈빛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한편으로 제1봉의 대전 내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선우정혁은 눈을 꼭 감고 있었고 그의 주변에 있는 공간이 어렴풋이 뒤틀어져 있었으며 그의 청색 장포는 광풍에 휩쓸 듯 팽팽하게 펄럭거렸다.두 갈래의 하얀 안개가 선우정혁의 앞에서 소용돌이치면서 허공의 틈새에서 드러난 지수풍화(地水風火) 등 원소를 삼키고 토해내면서 신기한 광경을 이루었다.그는 갑자기 눈을 번쩍 뜨고 고개를 들었다. 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허공을 꿰뚫어 볼 수 있듯이 만리나 높은 고공에서 발생한 자주색 기운의 이상 현상을 바라보았다
각 종문의 천교가 의식적으로 수련 속도를 늦추고 기초와 육신을 단련하려면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그러나 지금 이태호는 시간을 낭비하면서 기초를 단련하고 영기를 정제할 필요가 없었다.그가 청련 신통을 입문 수준으로 수련하기만 하면 시시각각 육신과 영기를 정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흥분한 마음을 더 이상 주체하지 못하고 곧바로 신식을 조종하면서 두 영화를 융합시키려고 노력했다.잠시 후에 두 영화가 마침내 사라졌고 오직 다채로운 빛을 발산한 채색 청련만 남아서 단전 내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순식간에 이 채색 청련에서 거대한 힘을 내뿜으면서 단전을 뒤흔들었고 파도가 높이 치솟게 하였다.“드디어 입문했다!”채색 청련이 형성된 것을 본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 그는 입문 후 외부의 하늘에 있는 무수한 천지의 힘이 밀물처럼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이런 팽배한 천지의 힘은 그의 경맥을 따라 움직였고 혈자리를 지나면서 사지로 퍼졌고 마지막에 그의 단전 내로 흘러 들어왔다.몇 주천(周天)을 운행한 사이에 그는 내공이 조금 늘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이에 이태호는 미친 듯이 기뻐하였다.“신통이 입문된 후 천지의 힘에 대한 깨달음과 흡수도 더욱 빨라졌어!”청련 신통은 천지의 영화를 흡수해서 수련한 것이고 천지의 영화는 천지 간에 탄생한 영물로서 자체의 도운과 규칙을 가지고 있었다.그래서 이태호가 천지의 영화를 흡수한 후, 천지의 힘에 대한 깨달음이 빨라졌다고 할 수 있다. 기쁨을 금치 못한 이태호는 가볍게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손가락을 오므리자 고온의 불꽃을 타오르는 채색 청련이 곧바로 그의 앞에 나타났다.청련 위에는 허공을 태울 수 있는 듯한 기류가 거세게 일렁거렸다. 바로 이때 요광섬의 상공에서 천지가 불시에 변색했다.허공에서 혼돈이 열리지 않는 상태에서 수많은 금련이 피어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이어서 하늘에서 꽃이 우수수 떨어졌고 금련이 솟아났으며 노을빛이 하늘에 가득 찼고
이를 본 이태호는 매우 기뻐했다.지금 구유이화와 대일진화는 이미 서로 융합하려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 머지않아 진정으로 천품 신통을 입문 수준으로 수련할 수 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면서 흥분한 마음을 진정시킨 다음 묵묵히 공법을 운행하면서 수련하기 시작했다.청련 신통은 이화 성왕이 창조한 것으로 천품 무기(武技)에 속한다.더욱 중요한 것은 이 신통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천지의 영화를 삼키고 흡수하기만 하면 허공을 파하고 천지를 뒤집히며 별과 달을 딸 수 있는 경지로 수련할 수 있다.과거에 이화 성왕이 바로 이 신통으로 천남 지역을 주름잡았고 중주 지역의 수사도 그의 명성에 대해 들은 바가 있었다.이화 성왕은 성황 경지로 돌파하다가 실패해서 마지막에 좌화(坐化)하였다. 만일 그의 자질로 성황급 수사로 되었다면 아마 명성이 창란 세계에 널리 알려졌을 것이다.이런 천품 무기 신통의 위력은 지극히 공포스러웠다. 심지어 이태호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한 비장의 무기인 혼돈 검영도 대적할 수 없었다.그의 혼돈 검영은 자체의 혼돈 검의와 대현황경금 검기가 융합하였고 수많은 천지의 힘의 도움을 받아서 탄생한 것이다. 이태호의 내공이 높아짐에 따라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이제 2급 성자 경지라 혼돈 검영의 위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다.다시 말하면, 혼돈 검영의 위력은 이태호의 내공 경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의 실력이 강할수록 혼돈 겸영의 위력도 강해진다.그러나 청련 신통은 이와 달리 천지의 영화를 많이 흡수할수록 위력도 강해진다.단전 내의 두 가지 영화가 서로 융합하자, 그가 가까스로 입문 경지에 수련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청련에서 무시무시하게 강렬한 기운을 발산하였다.시간의 흐름에 따라 두 가지 영화가 서로 융합하면서 금청색의 연꽃을 형성하였다. 그의 중급 영보와 비교할만한 육신은 지금 단전 내의 청련에 의해 단련되어서 온몸의 기혈이 들끓었으며 피가 세차게 흘렀
지금 이태호는 중주 태일성지의 ‘예비’ 제자로서 열심히 수련해서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기만 하면 중주로 갈 수 있다.이미 내공을 완성한 2급 성자의 경지라 반년이나 1년이면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종문 밖으로 나가지 말고 조용히 수련하면 되지 않는가?방금 선우정혁이 나서지 않았다면 이태호는 이미 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인 조정운의 손에 죽었을 것이다.성왕급 수사가 노하면 천지가 변색하고 시체가 산더미를 이루며 피가 강이 될 수 있으니까.어찌 성자급 수사 따위가 비교할 수 있겠는가?이태호는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번에 백수산맥에 가서 천지의 영화를 찾는 것은 청련의 신통을 수련해서 비장의 무기 하나를 더 가지기 위해서였다.천교들이 성공 전장에 구름처럼 모일 것이다. 이를테면 각 성지의 성자, 동황 상고 세가의 신자, 마문의 마자 등이 있다. 지금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이지만 방심할 수 없었다.이런 성대한 행사에서 반드시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살 수 있다.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태호를 보자 옆에 있는 남유하가 다가오면서 말랑말랑한 목소리로 말했다.“태호 씨가 무사히 돌아왔으면 됐어요.”이해심이 많은 남유하의 말을 듣자 이태호는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는 미안한 표정으로 아내들을 보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야.”근본적으로 말하면 자신의 실력이 너무 부족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자기가 성왕의 경지에 이르렀다면 조정운도 찍소리하지 못하고 몰래 화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조씨 가문은 천교가 죽었어도 직접 찾아와서 사죄했을 것이다.이런 생각에 이태호는 신수민 등 여인들과 얘기를 마친 후 폐관 수련하려고 연공방으로 갔다. 연공방에 들어온 후 그는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공법을 운행하면서 청련 신통을 수련하기 시작했다.“화르륵...”공법을 운행하면서 이태호의 몸에서 색깔이 다른 두 가지 불꽃이 나타났다.하나는 청람색의 구유이화인데 차가운 온도를 내뿜었고, 하나는 대일진권에서 제련된
육무겸이 마음이 동한 듯한 표정을 보이자 조정운은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신소문은 밑진 장사를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그가 신소문에 찾아오기 전에 이미 충족한 준비를 하였다.그래서 마교와 관련한 얘기를 해준 것이었다.태일종의 문 앞에서 선우정혁에게 제압당한 후 조정운은 이미 이성을 반쯤 잃은 상태였다.그는 이태호를 반드시 죽이겠다는 생각에 신소문에게 합작을 제안한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정운은 일어서서 대전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그리고 풍씨 가문도 이태호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 같소. 그때 가서 우리는 풍씨 가문도 끌어들일 수 있소. 우린 성왕이 4명이고 유명성지까지 합세하면 선우정혁의 실력이 아무리 강해도 이기지 못할 것이오!”조정운의 제안에 육무겸은 마음이 동해서 고개를 끄덕이었다. 전에 그는 선우정혁의 실력이 두려워서 선뜻 태일종에게 손을 쓰지 못했다.그러나 방금 조정운이 백수산맥의 일에 대해 말한 후, 육무겸의 마음속에 움츠리고 있던 야심이 불같이 활활 타올랐다.일단 태일종을 무너뜨리면 수많은 자원은 신소문으로 하여금 또 한 명의 성왕급 수사를 양성하기에 충분했다. 그때 가서 신소문은 천남의 제일 세력으로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더욱 중요한 것은 조정운이 말한 이 방법은 믿음성이 있고 안전해 보였다.성공하든 실패하든 이태호는 절대로 도망칠 수 없게 된다.이태호가 백수산맥의 마수(魔修) 유적에 갔다면 유명성지의 사람은 절대로 놓치지 않고 조사할 것이다.마수는 워낙 생각을 가늠하기 어렵고 사람을 쉽게 죽이기에 이태호가 혼돈 마수(魔手)를 가졌든 말든 중요하지가 않았다.여기까지 생각한 육무겸은 싱긋 웃으면서 일어서서 말했다.“그렇다면 난 이 거래를 하겠소.”그가 보기엔 이 일은 신소문에게 이득만 있고 위험이 없는 일이었다.이번 작전이 실패하더라도 제안한 자는 조정운이고 신소문과 관련이 없었다. 그러나 일단 성공해서 이태호가 죽으면 심운을 위해 복수한 셈이다.유명성지가 태일종을 적대시하여
이태호가 이렇게 대단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태일종에서 수많은 자원을 공급받을 수 있어서 아마 10년 이내에 꼭 성왕 경지로 돌파하게 될 것이다.이것은 육무겸이 가장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원래 태일종은 8급 성왕 경지의 선우정혁이 있어서 신소문을 제치고 천남 4대 종문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이후에 이태호도 성왕 경지로 된다면 신소문은 더 이상 따라잡을 기회가 없을 것이다.천남 4대 종문의 서열은 천남에 있는 각 종문의 자원 분할과 관련이 있다.서열이 높은 종문일수록 더 많은 자원을 얻을 수 있고, 자원이 많을수록 종문 제자들의 실력도 더 강해지게 된다.바로 이런 경쟁 상황에서 천남의 4대 종문은 줄곧 겉으로는 사이좋게 지낸 척하였지만 암암리에 보물을 쟁탈하기 위해 싸웠다. 그래도 이런 규칙에 따라서 수천 년 동안 무사하게 지냈다.그러나 지금 이태호에 의해 이 균형이 깨졌으니 육무겸이 어찌 초조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심사숙고한 후 육무겸은 고개를 들어 조정운을 보면서 물었다.“어떻게 합작할 생각이오?”이에 조정운은 입꼬리를 올렸다.육무겸은 밑진 장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기에 그는 충분히 준비하고 찾아왔다.조정운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우리 같이 태일종을 무너뜨립시다!”육무겸은 벌떡 의자에서 일어나서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조정운, 우리 신소문을 너무 높게 평가한 것 같군!”태일종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면 그가 진작에 손을 썼지 여태까지 가만히 있겠는가?당시 태일종이 창건됐을 때 천남의 4대 종문에서 자원을 쟁탈하기 위해 서로 싸웠다.게다가 태일종은 중주의 태일성지를 등지고 있고 역대 종주들도 강대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서 수천 년 동안 싸운 끝에 오늘날의 국면을 형성하였다.태일종은 절대로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육무겸의 반문에 조정운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다.“태일종이 태일성지를 등지고 있다고 해도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오.”“우리 조씨 가문의 한 선조가 백수산맥을 탐색
육무겸이 관심을 보이자 조정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신소문이 선우정혁이 두려워서 자기와 손을 잡지 않을까 봐 걱정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정운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으면서 엄숙하게 말했다.“육 문주, 솔직히 말하겠소. 지난번에 그쪽 신소문의 천교 심운이 죽은 사실도 신소문 내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을 것으로 생각하오.”이에 육무겸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반문하였다.“조 도우, 그게 무슨 말이오?”거래하자면서 왜 남의 아픈 곳을 들추는 거지?조정운의 말처럼 당시 천교 심운이 격살된 사실이 알려지자 신소문은 발칵 뒤집어졌다.많은 장로가 나서서 태일종을 찾아가서 따지자고 하였다.육무겸도 극도로 화가 났지만 고려야 할 것이 많아서 억지로 참았다. 그렇지 않으면 조정운처럼 사람들을 데리고 태일종에 찾아갔을 것이다.지금 조정운이 사실을 대놓고 까밝혀서 얘기하니까 육무겸이 아무리 눈치가 없더라도 상대방의 의도를 알아챘다.비록 얼마 전에 7급 성왕 경지로 돌파해서 실력이 많이 올랐지만 감히 선우정혁 앞에 가서 건방을 떨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래서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조정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에 조정운은 웃으면서 턱수염을 어루만지면서 침착하게 말했다.“육문주, 일단 진정하시오. 내가 이번에 확실히 거래하기 위해 찾아 왔소. 이태호 저놈은 흉악하고 거만해서 우리 두 가문의 천교를 죽였소. 저희 조씨 가문은 반드시 이 원수를 갚을 것이오.”조정운은 손가락으로 의자의 손잡이를 두드리자 둔탁한 뚝뚝 소리가 났다.“난 육 문주와 같이 그놈을 제거하고 싶소.”이 말을 들은 육무겸의 얼굴이 굳어지면서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조 도우는 자기 좋은 생각만 하네.”이태호는 태일종의 진전 제자이고 천교이며 선우정혁이 아낀 제자였다. 그를 죽이는 것은 쉽지만 신소문이 필연코 선우정혁의 노여움을 감당해야 했다.그가 이태호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 성왕급 수사가 손을 쓴다면 선배가 후배를 죽이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