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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장

이태우는 제자리에 선채 입가에 심한 경련을 일으켰다. 청운당에서 돈을 빌려? 그쪽 사람들 잘못 건드렸다가는 뼈도 못 추리다는 걸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다시 말해 이태호 한테서 돈을 빌리려는 것은 이자는 물론이고 천천히 갚다가 아예 갚지 않으려는 속셈이었다. 이게 아니면 체면 무릅쓰고 이태호 돈을 빌리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제기랄, 괜히 발라맞춰주는 말 많이 했네!"

결국에 이태우는 이를 앙다무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애꿎은 먼지만 잔뜩 일으키며 시동을 걸고 떠났다.

소영식 일가족은 이내 돌아갔다. 이태호가 3억이나 빌려주겠다는 사실 때문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그리 가벼울 수가 없었다.

가는 길에서 소민식은 흥분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소영식과 연초홍을 향해 말했다. "아빠, 엄마, 나 여리를 찾아가서 알려야겠어요, 청혼할 수 있다고!"

"가봐, 얘가 아주 신바람이 났네!"

연초홍은 자신의 아들이 이토록 흥분하는 것을 보고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그러고는 소민식에게"너 사촌 형 은덕을 꼭 기억해라, 알겠지? 그 은덕 우리 평생 갚아도 부족해!"라고 귀띔했다.

소민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엄마, 걱정 마세요. 이후에 사촌 형이 저를 부르면 이 한 목숨 바친대도 원 없이 달려갈 거예요!"

말을 마치고 소민식은 이내 여자친구한테 전화해서 자주 만나는 공원에서 보자고 했다.

얼마 안 지나 하여리는 캐리어를 들고 나왔다.

"여리야, 너 이게?"

캐리어를 들고 온 하여리를 보고 소민식은 미간을 찌푸렸다.

하여리는 누가 뒤쫓아 오는 마냥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누군가 없음을 확인하고 그제야 소민식을 향해 긴박한 말투로"자기야, 나 결정했어. 우리 도망치자. 아빠 엄마 꼭 집을 사라고 하는데 어쩌겠어. 자기 금방 졸업하고 어디서 그 많은 돈을 구해, 우리 아예 도망치는 게 어때?"라고 말했다.

"도망친다고? 그러면 너 엄마 아빠 엄청 속상해하시겠다!"

소민식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자기 지금 하는 일 그만두면 섭섭하지 않아? 일도 괜찮잖아,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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