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은 이태호가 신씨 집안사람들의 인정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신수민도 신씨 그룹 사장 자리에 발을 붙인 것이다."흠, 이 자리가 좋구나. 이후에 우리 신씨 가문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겠네. 다만 초기 입주 비용이 꽤나 높구나!"이토록 커다란 평수를 신씨네를 줬으니 왕 사모는 한편으로 기쁘기는 한데 초기 투자도 많았으니 걱정이 앞섰다.뜻밖에도 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 "지금 보니 초대장에 많은 조목이 있네요, 여기 한장 더 있어요!"이태호는 말을 마치고 또 한 장 꺼내들었다. 초대장에 적힌 글자도 똑같이 황금색이었다."두 장? 모두 황금색이라고? 입주권이 두 장이라고? 내가 잘못 본 건 아니지?"그걸 본 왕 사모의 혼탁한 두 눈은 어느새 생기로 넘쳐흐르기 시작했다.두 장의 입주권이라. 꿈에도 생각지 못한 것이다."불가능해. 이놈 이거 진짜 맞아? 가짜지? 어찌 두 장이나 줄 수 있어?"신민석은 어지간히 놀랐다. 그가 용지혜를 찾아갔을 땐 보기 좋게 거절당했으니 말이다.하지만 이태호가 갔다오니 두 장의 입주권을 걸머지고 온 게 아닌가? 이태호의 손에 들고 있는 것이 가짜라고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이태호의 손에 쥐어진 한 장의 초대권을 낚아채더니 깐깐히 훑어보았다. "가짜야, 분명히 가짜야, 이 입주 정원은 위치도 좋고 평수도 많은데 어찌 두 장이나 준다는 말이야? 이런 건 기타 2류 명문가도 안 될뿐더러 1류 명문가가 온대도 이런 대우를 못 받아!"신민석이 이렇듯 들고 볶으니 왕 사모 얼굴의 웃음도 갑자기 사라지더니 굳어져 버렸다. 설마, 이 초대장이 가짜라고? 이태호가 사기 치는 건가?하지만 이태호는 여전히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허허, 이게 가짜 인지는 저도 몰라요. 어찌 됐든 용지혜, 용씨 큰 아씨가 직접 저한테 건네 준거에요. 직접 가서 물어봐요. 진짜인지 가짜인지!"신승민은 그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틀림없이 진짜야. 용씨 큰 아씨가 직접 줬는데 가짜일리가 없잖아. 분명히 진짜 맞아!""태호야, 너
당일 저녁, 신씨네 가족들은 축하파티 하러 호텔로 향했다.이태석, 연초월 부부와 몇몇 사람들도 자연스레 그 뒤를 따라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다.잘 해결된 프로젝트에 몹시 기분이 좋았던 어르신은 밤새 신수민이 사람 보는 눈이 아주 훌륭하다는 둥, 이태호가 유능한 사람이라는 둥, 칭찬을 금치 못했다.허나 어르신의 이러한 태도에 이태호는 담담하게 웃을 뿐 그닥 개의치 않고 있었다.그는 신씨 집안을 위해 발벗고 나선 게 아니라단지 신수민을 괴롭힌 신민석에게 사람 잘못 건드린 대가로 되갚아 주어 수민이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게 하려고 했던 것 뿐이니 말이다.이 일로 입가에 미소가 걸린 신수민의 얼굴을 들여다 보고 있으니 이태호는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었다.저녁 식사를 마친 후 모두들 집으로 돌아갔다.신수민은 볼살이 빨개질 정도로 술을 마셨다.그녀는 집에 도착해 신은재를 재워 놓고 기지개를 펴며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하려고 했다.이층으로 올라와 이태호의 방 문을 지나치다 그녀는 문득 발길을 멈추고 오늘 아침 신은재가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두 사람의 키스 분위기를 망쳤던 걸 회상하며 입가에 달콤한 미소가 더해졌다.멍하니 서 있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방으로 들어선 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미쳤나 봐, 지금 무슨 상상을 하고 있는 거야?"다음 날 아침, 일찍 잠에서 깬 이태호는 길거리로 나가 여기저기 둘러보려고 했다.그는 집을 나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밖의 인물, 구운장을 마주치게 되었다.이태호인 걸 확인한 구운장은 요염한 차림의 아름다운 여인을 품에 안고는 쌀쌀하게 웃으며 걸어와 그의 앞을 가로 막았다."어머, 도련님 아니세요?"지난 번 구운장이 구맹에게 고자질하여 구씨 집안 경호원들이 신씨네 집으로 들이닥쳐 따졌던 그날 일이 눈앞에 아련아련했던 이태호는 눈살을 찌푸렸다.신씨네를 처음 방문했던 그 날, 피를 보는 그런 흉악함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이태호는 어쩔 수 없이 용의당의 범용의 신분을 내세우며 현장을 수습했었던 것이다.
구운장은 잠시 멈칫하다 이태호를 보며 쌀쌀맞게 웃었다. "범용의 어머님 병도 다 치료됐으니 너의 이용가치가 없잖아? 설령 전화해도 소용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지금 혼자 상대하려는 거 아닌 가?"이태호는 담담하게 웃으며 답했다. "이깟일로 범용이를 귀찮게 할 필요가 있을 려나?""하하, 뒤지고 싶어 환장했구나 너, 부를 자격도 없는 주제에, 얘들아, 저 새끼 다리 부러뜨리고 평생 남자 구실 못하게 만들어 버려, 그러면 신수민도 그런 병신을 떠날 거니까."뒤로 한 발짝 물러선 구운장은 부하들에게 손짓을 하며 덮치라는 명령을 내렸다."명 받들겠습니다, 도련님."부하들은 하나같이 주먹을 문지르며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이태호를 노려 보았다.구운장에게서 이태호의 싸움 실력이 강하다는 얘기를 들은 그들도 한 번 그와 맞장을 떠 보고 싶었었는데 며칠이 채 지나지도 않아 겨룰 기회가 오게 되다니 너무 흥분스러웠다."하하, 흥미진진하겠는데."이태호는 둘러싼 경호원들을 두려워하기는 커녕 입꼬리에 미소가 걸렸다.돌연 그는 눈을 비스듬히 뜨고 빛의 속도로 한 줄기 잔영이 되어 움직이고 있었다."조심해."번쩍하고 사라진 이태호의 속도에 한 경호원이 황급히 동료들에게 소리 질렀다.그러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응할 준비도 못한 채 그들의 가슴으로 무거운 펀치가 훅 하고 들어왔다."펑펑펑."묵직한 공격 소리들로 몇 초정도 흐른 뒤 최상급 실력이라는 여섯 명의 무사들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으악."그들은 갈비뼈가 부러져 피까지 토하며 몸소 느껴지는 고통스러움에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순식간에 그의 실력을 깨달은 그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그들 중 이태호를 괴물 보듯 바라보던 몇몇 사람들은 혹여 살인이라도 당할 까 가슴을 웅켜쥐고 손으로 땅을 짚으며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에이, 시시하게, 실력이 강하다고 하지 않았나? 몇 십명을 한 명이서 다 무너뜨릴 수 있다고 큰 소리 떵떵 치더니 너무 별 볼일 없는 수준이잖아."말을 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이태호는 순간 다리를 들어 상대방의 중요 부위를 내리치려고 했다.그의 행동에 겁을 먹은 구운장은 다리에 힘이 풀린 채 무릎을 꿇었다. "형님, 제가 뭔가에 홀렸나 봅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형님이 용서만 해 주실수 있다면 제가 스스로 뺨을 멈추라고 할 때까지 때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만은 안 돼요, 저 나중에 결혼도 해야 되는 데 한 번만 봐 주세요."전에 그의 품에 안겨 있던 여인도 멀리 숨어 벌벌 떨고 있었다."하하, 뺨? 뺨 맞는 건 이젠 별 재미가 없는거 같은데?"이태호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아까 너가 제안했었던 그거 하면 용사할 만 하긴 한데, 엎드려서 신발 핥는 그거.""그럴게요, 할 수 있어요."구운장은 이태호 같은 꼴통을 상대하는 게 제일 무서웠다. 쥐 뿔도 없는 그보다 지켜야 할 것들이 많은 구운장은 혹여 그로 인해 평생 남자구실을 못한다해도 그 대가로 아버지가 이태호 같은 인간을 살해하게 만드는 건 너무 빚 지는 장사였으니 말이다.그는 고민도 잠시 곧장 이태호에게 엎드려 신발을 핥고 있었다.자존심도 없는 그런 모습에 혐오감을 느끼며 싫은 기색이 역력했던 이태호는 뒤로 두 발 물러섰다. "그만해, 넌 배짱도 없어? 명색의 도련님이란 놈이 시킨다고 그대로 해? 그런 놈이 내 여자를 넘 볼 생각을 하다니, 웃기지도 않는다야, 우리 수민을 보는 것도 수치스러울 정도야 알아?"말만 남기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이태호는 자리를 떠났다.그제야 구운장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한참 후에야 숨을 돌린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통스러워하는 경호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최상급 실력의 무사라고 하지 않았어? 여섯 명이나 돼 가지고 이태호 하나를 못 이겨? 창피하지도 않아?""도련님, 그 놈 실력이 일급 종사도 아닌 삼급이나 사급 종사인 게 틀림없어요, 저희들도 싸움 실력으론 인정받는 사람들이에요."경호원들 중 한 놈이 구운장을 향해 입을 열었다."삼급이니 사급이니 하는 건 잘 모르겠고, 너희들 그 놈한
그 중 한 남자가 긴장한 나머지 침을 꿀꺽 삼키며 다른 한 남자에게 물었다. "도련님이 우리더러 저 놈 죽이라고 한 사람당 이천만 원씩 대가로 지불했는데 이제 어떡하지? 구씨 집안에 팀장급이나 되는 경호원, 그것도 여섯명이나 덤볐는데도 전부 쓰러지고 말았잖아, 그런 놈을 우리 둘이서 어떻게 상대해? 이건 그냥 목숨 바치러 가는 거잖아?"지난 번 이명호는 하현우와 서문옥에게 두 명의 킬러를 고용해 이태호를 죽여 버리겠다고 신신당부하며 십 억이나 갈취했었다.집으로 돌아와 고민 끝에 그는 킬러 대신 싸움 잘하는 두 명의 경호원에게 돈 이천 만원씩 쥐어주며 이태호를 죽이라고 명령했던 것이다.나머지 구 억 육 천만원은 고스런히 본인이 챙긴 그는 돈도 벌고 이태호의 전 여자친구인 정희주라는 여자와 밤도 보내고 게다가 그녀의 섹시한 몸매를 떠올리는 매 순간마다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모든 게 순리롭게 잘 끝날줄 알았겠지만 명을 받든 두 경호원들이 방금 일어난 일들을 목격하게 될 줄은 몰랐다."가자, 그깟 이천 만원 벌려고 목숨을 바치는 건 너무 부질없는 짓이야, 철퇴하자."듣고 있던 다른 한 명의 경호원도 눈 딱 감고 차에 올라 이씨 집으로 향했다."돌아왔어? 일 처리는 잘 끝났고?"등나무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던 이영호는 중급 무사 경호원들이 문에 들어서는 걸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한 경호원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도련님, 이태호 실력이 너무 강해요, 저희는 그 사람 못 이길 것 같아요.""싸웠어?"이영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돌상 위에 올려 놓았다.경호원이 답했다. "저희하고 맞장 붙진 않았아요, 구씨 도련님이 데려온 여섯명의 경호원 팀장들이 동시에 이태호에게 돌진하는 걸 목격했는데 전부 다 이태호에게 얻어 터져 쓰러져 버렸어요."다른 한 경호원도 맞장구를 쳤다. "정말이에요, 결국엔 이태호에게 위협을 느낀 구씨 도련님이 엎드려서 이태호 신발도 막 핥았는 걸요.""뭐라고."그의 말에 이태호는 숨을
하현우의 물음에 이영호는 썩소를 지었다. "너보다 내가 더 급하거든? 이태호가 없어지지 않는 한 신수민이 내 곁에 올수 없단 말이야, 알아?"그러던 그는 옆에 놓여진 의자들을 보며 말을 이었다. "앉아서 얘기해, 킬러들을 다 고용해 놓은 상태니까 이삼 일 정도 지나면 이태호는 어차피 죽을 목숨이야.""정말요?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네요."이태호에 대한 원망이 참으로 깊었던 하현우는 그제야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그와 정희주는 어제 병원에 들러 검진을 해 봤지만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검진 결과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붙어 다니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을 옆에 두고 마치 그쪽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 마냥 전혀 의욕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이 현실이 어찌 화가 안 날수가 있겠는가 말이다.그는 이 모든 게 이태호의 수작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단 본인이 괴로워하는 과정을 즐기며 죽음에 이르게 하려는 이태호의 의도를 파악했다고 여기는 그는 절대 이태호한테 치료를 받지 않으려 하는 건 분명했다."우리 집에 아주 좋은 술 몇 병 있는데 같이 한 잔 하지 않을래?"정희주의 섹시하고 길쭉한 다리를 몰래 훔쳐보며 마음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이영호는 하현우에게 술을 권했다."좋죠, 도련님과 함께 술을 마시게 되다니 제 영광입니다."하현우는 눈빛을 반짝이며 서둘러 답했다.삼류 가문 문아귀에도 들지 못하는 하현우는 이류 가문인 하씨 도련님과 사이가 돈독해질 수만 있다면 본인 집안 사업에도 도움이 될테고 더 나아가 가문이라는 명문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그러나 지켜보던 정희주는 불안한 마음에 이마를 찌푸렸다.세 사람은 곧장 어느 한 별장에 들어와 이층 거실에 나란히 앉아 몇몇 술안주들로 술을 거들기 시작했다."어때? 술 맛이 아주 고급지지?"이영호는 하현우를 향해 배시시 웃으며 물었다."네, 끝맛이 예술이에요, 아주 흔하지 않은 고급진 술이네요."하동현은 해맑게 웃고 있었다. "이태호 그 자식은 마주치기만 하면 너무 눈에 거슬려
불길함을 직감한 정희주는 하현우를 말리고 있었다.이영호가 하현우에게 술을 들이켜 취하게 하려는 수작이라는 걸 알아챘던 것이다."남자들이 사업 얘기하고 있는 데 어디서 끼어들어, 조용히 하고 있어."그러나 그녀는 술 기운에 취해 있는 하현우가 본인을 무시하는 것도 모잘라 대놓고 소리를 질러대는 태도에 화가 치밀었다."도련님, 저하고 약속하시는 거예요."프로젝트 욕심에 하현우는 연속으로 술 세 잔을 들이키기 무섭게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전부 토해냈다.다시 자리에 돌아와 보니 머리가 훨씬 더 어지러워진 것만 같았다."하도련님, 제가 이따가 댁으로 모실테니 너무 걱정 마세요."이영호가 웃으며 말하던 그 시각 하현우는 이내 상 위에 엎드러져 버렸다.잠시 후 하현우의 옆구리를 찔러도 보았지만 제대로 자빠진 게 틀림없었다."도련님, 이 사람 참 주책이네요, 도련님께 폐를 끼치게 됐어요, 저희 이만 가 볼게요, 실례가 안 된다면 경호원분들을 불러주시겠어요, 저 혼자 부축해 나가기엔 좀 힘들 것 같아서요."여기에서 서둘러 떠나고 싶었던 정희주는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다.허나 이영호는 담담하게 웃었다. "뭐가 그렇게 급해? 그 날 일을 벌써 잊은 거야? 난 너 보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는데, 내 방으로 들어와.""도련님, 그건 안 돼요, 정말 안 돼요."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난 정희주는 나즈막한 목소리로 용서를 빌었다. "도련님, 그 날은 이태호를 죽여 달라고 부탁하느라고,,,, 그래서 제가,,,,,""그래서? 오늘은 그날이랑 뭐가 다른 건데?"이영호는 성큼성큼 걸어와 정희주의 손목을 잡고 어느 한 방으로 향하며 그녀를 위협했다. "잘 생각해, 오늘 나한테 잘 보이면 그 프로젝트 하현우한테 넘길거거든, 그럼 적어도 몇십억은 벌텐데 맨입으로는 안 되는 거 잘 알면서 그래."몇 십억이라는 거금과 이용가치도 없는 하현우, 게다가 방금 소리까지 지른 그 태도를 종합해서 고민에 빠져 있던 정희주는결심을 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근데 서두르셔야
하현우가 다시 일어날 때는 이미 두 시간이 지난 후였다.아까 일을 생각하느라니 그는 화가 치밀어 정주희 이 여자를 죽이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이 여자는 정말 믿음이 안 갔다. 감히 그에게 오쟁이 지게 하다니, 그는 하 씨 집안 도련님으로서 용납할 수 없었다.그리고 지금 와서야 이 도령이 왜 그에게 술을 권했는지 알았다. 취하게 만든 후 그의 여자를 탐하려는 것이었다.하지만 그는 알고 있다. 지금 내려가봤자 별 소용이 없고 이영호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을.그래도 어쩔 수 없이 마음속의 분노를 애써 참으며 내려갔다.내려가 보니 이영호와 정주희 두 사람은 아직도 마당에서 시시덕거리며 차를 마시고 있었다."오빠 깨났어? 아까는 오빠 술에 취해 도련님이 좀 쉬라고 했어. 생각지도 못하게 오빠 한번 자니 여태까지 잤네!"정주희는 하현우가 내려오는 것을 보고 즉시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속이 좀 켕기는지라 자기라고 부르는 말투가 여간 부드럽지 않았다.하지만 이 소리는 하현우의 귀에서는 그렇게 거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아, 나 주량이 너무 약해. 몇 잔 안 마시고 뻗어 버렸으니, 정말 낯이 깎이네."그는 말을 마치고 이영호에게 귀띔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도련님, 술상에서 약속한 일 아직 유효하죠?"이영호는 이내 웃으며 말했다."그럼 됐어요, 이 도련님, 그럼 실례합니다.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하현우는 상대방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이 도령도 일어나서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우리 친구 아닌가, 실례할 게 뭐가 있다고 그래. 이후에 시간 되면 자주 와서 술 한잔하며 회포를 풀게!"하현우의 이놈의 자식이 속셈이 뻔한데 그들 보고 자주 놀러 오라니라고 생각하니 화가 나서 입가에는 약간의 경련을 일으켰다."그래요, 시간 되면 또 찾아와서 뵙죠!"하현우는 웃으며 이내 정주희를 차에 태워 떠났다.정주희가 차에 오르는 뒷모습을 보며 이영호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듯이 입을 다셨다.하현우는 한참 차를 몰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