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우가 다시 일어날 때는 이미 두 시간이 지난 후였다.아까 일을 생각하느라니 그는 화가 치밀어 정주희 이 여자를 죽이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이 여자는 정말 믿음이 안 갔다. 감히 그에게 오쟁이 지게 하다니, 그는 하 씨 집안 도련님으로서 용납할 수 없었다.그리고 지금 와서야 이 도령이 왜 그에게 술을 권했는지 알았다. 취하게 만든 후 그의 여자를 탐하려는 것이었다.하지만 그는 알고 있다. 지금 내려가봤자 별 소용이 없고 이영호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을.그래도 어쩔 수 없이 마음속의 분노를 애써 참으며 내려갔다.내려가 보니 이영호와 정주희 두 사람은 아직도 마당에서 시시덕거리며 차를 마시고 있었다."오빠 깨났어? 아까는 오빠 술에 취해 도련님이 좀 쉬라고 했어. 생각지도 못하게 오빠 한번 자니 여태까지 잤네!"정주희는 하현우가 내려오는 것을 보고 즉시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속이 좀 켕기는지라 자기라고 부르는 말투가 여간 부드럽지 않았다.하지만 이 소리는 하현우의 귀에서는 그렇게 거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아, 나 주량이 너무 약해. 몇 잔 안 마시고 뻗어 버렸으니, 정말 낯이 깎이네."그는 말을 마치고 이영호에게 귀띔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도련님, 술상에서 약속한 일 아직 유효하죠?"이영호는 이내 웃으며 말했다."그럼 됐어요, 이 도련님, 그럼 실례합니다.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하현우는 상대방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이 도령도 일어나서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우리 친구 아닌가, 실례할 게 뭐가 있다고 그래. 이후에 시간 되면 자주 와서 술 한잔하며 회포를 풀게!"하현우의 이놈의 자식이 속셈이 뻔한데 그들 보고 자주 놀러 오라니라고 생각하니 화가 나서 입가에는 약간의 경련을 일으켰다."그래요, 시간 되면 또 찾아와서 뵙죠!"하현우는 웃으며 이내 정주희를 차에 태워 떠났다.정주희가 차에 오르는 뒷모습을 보며 이영호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듯이 입을 다셨다.하현우는 한참 차를 몰다가
정주희는 순간 놀라 아연실색했다. 하지만 이내 이를 악물고 말했다. "오빠,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언제 오빠한테 오쟁이를 졌다고, 증거도 없이 함부로 청백한 사람을 헐뜯어!""퉤!"하현우는 화가 정수리까지 치밀어 그녀를 꼬집어 죽일 생각도 생겼다. "네가 청백한 사람이라고? 너는 내가 술 취한 후 네가 이영호하고 뭘 했는지 모를 줄 알아? 다만 너한테 체면을 줬을 뿐이야, 이 천박한 년아!"일이 이 지경이 되니 정주희는 멍해졌다. 아까 방사를 마치고 나올 때 하현우가 분명 깊은 잠에 들어 모를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다 알고 하는 소리 같았다.정주희가 말이 없는 것을 본 하현우는 더욱더 쓴웃음을 지었다. "저번에 이태호가 우리 결혼식에 난리 피우길 잘했어. 지금 보니 다시 할 필요 없겠어. 아직 결혼 증도 발급받지 않았는데 너 아직 마누라도 아니야, 그저 놀다 버릴 여자일 뿐, 너 같은 여자는 나 하현우 여자로서 자격이 없어, 부인은 더더욱 안돼!"이 말을 들은 정주희는 소스라치게 놀라 황급히 하현우를 붙잡고 말했다. "오빠, 내 말 들어봐, 오빠 생각하는 것처럼 그런 거 아니야.""퉤, 내가 뭘 생각했는데? 그게 뭔데?"하현우는 실망스러운 나머지 쓰겁게 웃으며 말했다. "천박한 년아, 일찌감치 생각했어. 너 애당초 내 돈 보고 명문가에 시집 오려고 이태호를 떠났지. 그러니 지금도 돈을 위해 나를 떠나는 게 맞잖아."그는 말을 마치고 한숨 돌리더니 계속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허허, 2류 명문가 도령에 외동아들인 저놈이 너를 왜 좋아해? 그러면 시집갈 수 있으려니 했어? 꿈 깨, 방탕한 행동을 일삼는 저놈은 그냥 너를 갖고 노는 거야, 저놈이 진짜 좋아하는 건 신수민이야, 어리석게도 너인 줄 알았어?"정주희는 순간 억울한 느낌이 들어 그를 향해 말했다. "하현우, 너 진짜 바보야, 너까지 그리 말하면 안 돼. 누가 좋아서 그랬어? 네가 취하지 않고 이영호가 협박하지 않으면 내가 미쳤다고 그러게. 이영호가 말했어, 만약 제안을 거절하
한편 홍성시에는 피의당이란 이름을 가진 아주 큰 어둠의 세력이 있었다.이때 일남 일녀가 한 중년 남자와 몇몇 노인의 앞에 나타났다."어때? 태성시에 뭔 일 생겼어? 조사한 결과가 어때?"묻고 있는 사람은 그중 한 명의 노인이었다. 미간을 찌푸리고 낯색이 안 좋았다.저번에 피의당은 7명의 고수들을 파견해 향무당을 도와 용의당을 제거하는 대가로 일부 사업권을 나누어 가지려 했다.피의당은 이 기회를 발판 삼아 세력을 태성시에까지 뻗어 마지막엔 그쪽 어둠의 세력을 삼키려 했다. 그때 가면 태성시도 그들의 세력 범위에 속한다.아쉽게도 7명을 보낸지 얼마 안 되어 감감무소식인지라 이상한 낌새를 차려 이렇게 일남 일녀를 보내 조사하게 한 것이다.파견 가서 조사하고 온 남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확실히 문제 생겼습니다. 그 7명 전부 죽었고 향무당의 서진산과 소용도 모두 죽었습니다. 지금 용의당에서 되레 향무당을 삼키어 어둠의 세력 중 가장 강한 세력이 되었습니다.""뭐라고!"중간에 앉은 혈의당 당주 피도둑은 그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났다. "만사가 구비됐다 하지 않았냐? 그리 많은 강자들이 범용과 태수를 협공해도 안 됐어? 독약은 눈치챘더라도 그리 많은 사람들이 포위 공격해서 홍문연을 치러줘도 안 되더란 말이냐?이때 여인이 입을 열었다. "당주 님께 아룁니다. 저희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그날 범용과 태수 그리고 열몇 명 부하들을 빼고 또 한 명이 있었어요!" "한 사람이 더 있다라? 네 말은 이 사람이 나타났기 때문에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단 말이냐?"혈의당 당주 피도둑은 눈썹을 찡그리며 눈빛에는 무거운 기색이 감돌았다.여인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그렇게 의심하는 바입니다. 저희가 조사한 바는 그자 이름이 이태호라 합니다. 출소 한지 얼마 안 됐고 예전에는 별 능력 없이 지내다 어떤 일 때문에 감옥에 들어갔죠. 출소한 후에는 연적의 결혼식에 난리 쳤는데 일류 명문가 용씨 집에서 나서서 도와줬어요.""용씨 가문 사람들이 그 사람을 도
피도둑은 순간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장로, 설령 이태호를 죽인대도 뭐 이득이 될 게 없소. 우리가 용의당을 상대해야만 그들의 사업권을 얻을 수 있어 우리한테는 더 이득이 되오! 더욱이 상대방은 종사여서 우리도 수련을 깊게 한 고수가 맞서야 할 것이오!"나장로는 신비로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당주, 생각해 보시오, 용의당을 상대하는데 우리 손이 필요하겠소? 용의당이 향무당을 접수하고 나니 직접적으로 성주부를 위협하고 있소. 성주부가 원래 월등하게 강한 편이 아닌 데다 용의당이 지금 성주부하고 결줄만 한 실력이 되어가고 있으니 성주부는 그걸 가만 놓아둔다는 말이오?"대장로는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맞소, 맞소, 성주부 뿐만아니라 아마 청운당에서도 안절부절 못할 게오, 나장로 말이 맞소. 우리가 직접 나서지 않고 그들끼리 다툼하게 버려두면 될 것 같소!"나장로는 껄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그들이 세력 다툼하다 그중 한쪽에서 밀리기 시작하면 좋은 게요. 우리는 사람을 파견해서 그쪽 상황을 수시로 관찰하고, 만약 서로 다툼하다 쌍방이 게도 구럭도 다 잃는 상황이 오면 우리는 그때 출격하여 어부지리를 챙기면 되오!"피도독은 잠시 생각하더니 그래도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생각해 보면 그럴듯한데 만약 정말 그런 상황이 와서 직접 출격한다면 다른 세력들의 반대가 심할 게요. 필경 우리는 홍성시의 세력이라서 그쪽 세력들이 꼭 반대해 나설 것이오."나장로는 자신의 생각을 다시 어필했다. "당주. 내 뜻은 그게도 구럭도 다 잃게 되는 상황이 오면 직접 쌍방을 멸하는 것이 아니라 한쪽을 도와주는 대가로 톡톡한 보수를 받으려는 것이오. 막다른 골목에 이르면 그들이 꼭 많은 이익을 줄 터이니 먼저 그들 보고 이 제안을 받아들이게 하고 우리는 야금야금 그 이익을 챙기기만 하면 문제없을 것 같소!"피도독은 눈이 반짝 빛나며 나장로를 향해 말했다. "좋소, 둘째 장로, 정말 그대들은 우리 파벌의 군사요, 걱정 마오, 만약 일이 성사되면 내가 바로
마장로는 만면에 웃음꽃을 피우며 이내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갔다.일남 일녀는 별장 안에서 걸어 나오다가 사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그중 여자가 물었다. "사부님, 뭐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요?"마장로 장봉은 절로 웃음이 나오며 말했다. "어떤 사람이 우리 피의당에게 도전장 내밀었어. 당주가 나를 파견해 임무를 수행하라고 했는데 마침 너희 둘도 따라가서 바람이나 쐬러 가자. 뭐 여행 가는 셈 치고!""그리 좋은 일이 있단 말씀이세요? 헤헤, 정말 좋아요!"젊은 남자와 여자는 모두 몹시 기뻐했다."하지만 우리의 적수도 종사를 수련했을 거다. 다만 1급인지 2급 종사인지는 모르니 너희들이 먼저 손을 봐줘, 정 안 된다 싶으면 내가 나설게!"장봉은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 임무 수행할 때 당주가 말했어. 임무만 잘 수행하면 마음대로 먹고 놀고 해도 된다 했어. 그 비용도 정산 처리해 준다 했어!""와, 공짜 여행에 공짜로 먹고 놀고, 아주 땡잡았네요!"젊은 여자는 그 말을 듣고 흥분에 겨워 순간 눈이 반짝거렸다."헤헤, 이거 좋은데요!"그 남자도 턱을 만지작거리며 낄낄댔다."그럼 너희들은 준비하도록 하고 내일 아침에 출발하자, 그리로 가서 점심을 먹으면 딱이야. 가서 먼저 며칠 동안 잘 놀다가 임무를 수행해도 늦지 않아!"장봉은 잠시 생각하더니 두 제자를 향해 말했다.......한편 이태호는 한가롭게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하지만 한가로움도 잠시뿐, 뜻밖에도 포르쉐를 타려던 젊은 미녀가 두 남자한테 핸드백을 뺏기는 걸 본 것이다."강도야, 강도야!"젊은 미녀는 놀라서 황급히 구조요청을 했다.두 남자는 상대방의 가방을 빼앗은 후 곧장 이태호의 방향을 향해 달려왔다. 보아하니 옆 골목으로 도망치려는 게 분명했다.이태호는 그걸 보고 불쑥 두 사람의 면전에 나타났다. "그 물건 어서 돌려줘!""죽고싶어?"이태호가 앞길을 막는 것을 보고 그중 한 놈이 스프링 칼을 꺼내들어 이태호를 향해 찔러왔다."아, 조심해요!"여자는 이 광경을 보고
이태호는 멈춰 서며 짜증 나는 눈빛으로 상대방을 보았다.백지연은 분해서 양손을 허리에 꽂고 말했다. "저 백지연이라고요!"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말하기만 하면 상대방은 꼭 놀랄 것이라 생각했다. 필경 그녀는 지위와 신분이 있는 사람이니 말이다.이태호는 상대방을 보고 또 보더니 담담히 말했다. "백지연? 처음 들어보네요, 백지영이 아니 길 정말 다행이네요!""저..."백지연은 어이가 없었다. 상대방이 자신을 알아 못 보다니, 게다가 놀리기까지 하다니. 이런 일은 그녀가 처음 겪는 터이다.이태호가 또 자리를 뜨려는 것을 보고 백지연은 아예 종종걸음으로 쫓아가서 이태호를 가로막았다."아가씨, 용건이 더 남았나요?"이태호도 어이가 없었다. 그한테 놓고 말하면 사소한 수고에 불과한데 상대방은 끈질기게 달라붙으니 말이다.백지연은 웃으며 말했다. "저는 말이죠 신세를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꼭 보답해야겠네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더니 농담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가씨, 그럼 뭐 그 한 몸 헌신이라도 하시려고요? 죄송하지만 저 와이프도 있고 딸아이도 네 살입니다!""저..."백지연은 아예 할 말을 잃었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요, 흥, 가져가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핸드백을 열더니 안에서 천만 원 되는 돈을 꺼내어 이태호한테 건네주었다. "아까 절 도와준 보수라 생각해요!"그녀는 이태호가 꼭 이 돈을 챙길 것이라고 짐작했다.하지만 이태호는 여전히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아가씨, 저는 단지 지나치다 도와줬을 뿐입니다. 만약 돈을 위해서라면 도와주지 않았겠죠!"백지연은 처음으로 이렇듯 특별한 사람을 만나서 약간 멍해졌다.그녀는 돈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는 말했다. "오빠 뭔가 멋있어요. 정 그러하다면 일자리를 원해요? 그럼 제 경호원 하세요, 솜씨도 있어 보이는데 높은 월급 줄 테니 제 경호원을 하는 게 어때요?""경호원이요? 그건 안돼요, 며칠 후에 일이 있어서 경호원은 힘드네요!"이태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상대방을 바로
앞에 있던 미녀는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지면서 이태호에게 "그럴 리가?적어도 일주일은 있어야 올 텐데, 헛소리 하지 마!"라고 말했다.말을 한 후 그녀는 손에 든 밀크티를 마시기 시작했다.이태호는 재빠르게 상대방의 빨대를 빼앗았다."진짜야, 10분도 안 돼서 생리가 올 것이니 생리대를 준비하지 안았다면 빨리 사러 가!""너 정말 왜 그래. 아까 네가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난 정말 화를 냈을 거야. 생리가 언제 오는지 내가 왜 모르겠니?헛소리 하고 있네."백지연은 이태호의 눈을 흘겨보며 이태호에게 "빨리 빨대를 줘!"라고 말했다.이태호는 어이가 없었지만 빨대를 상대방에게 주었다. "나는 유명한 의사이다. 네가 내 말을 믿지 않는다면 나도 어쩔 수 없다!"백지연은 이태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돌아서서 떠날 준비를 했다.그러나 그는 몇 걸음 걷지도 못한 채 눈살을 찌푸리며 "망했다. 설마 진짜 생리가 온 거 아니야?"라고 말했다."저기 잘생긴 오빠. 빨리 도와줘. 저기 공중화장실이 있어. 생리대 좀 사줘. 부탁이야. 나 먼저 화장실가서 기다리고 있을게!"백지연은 배를 움켜쥐고 손에 든 밀크티를 이태호에게 건네주며 한마디 던져놓고 멀지 않은 공중화장실 쪽으로 갔다."내가..."이태호는 손에 들고 있는 두 잔의 밀크티를 바라보며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 사내더러 그런 것을 사오라고 하다니.하지만 상대방은 이미 화장실에 갔고 만약 도와주지 않으면 상대방도 난처해질 것이다."이 여자 어이가 없네. 집 나갈 때 준비도 안 하고 나왔나!"이태호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물고 결국 머뭇거리며 멀지 않은 슈퍼마켓으로 향했다.이태호는 마트 안을 몇 바퀴 돌다가 사람이 별로 없자 그제야 생리대 두 봉지를 들고 재빨리 계산대로 달려가 판매원에게 건넸다.판매원은 중년 부녀인데 이상한 표정으로 이태호의 두 눈을 쳐다보고 나서 생리대를 이태호에게 건넸다.다행히 상대방이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아준 덕분에 이태호의 마음이 조금 덜 불편했다. 이태호는 돈을 지불하고 봉
하지만 밀크티 한 잔을 들고 마시던 이태호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백지연에게 준다는 것을 말해주지 못했네."그 여자는 화장실에 들어간 후에도 누구에게 줄지 몰라서 "저기요. 남자친구가 사준 생리대를 가져왔는데 어디 계신가요?"라고 물었다."남자친구?"백지연은 이 말을 듣자 눈살을 찌푸리더니 "여기요. 감사합니다."라고 재빨리 대답했다.몇 분이 지나서 백지연은 공중화장실에서 나왔다.밖에서 그녀를 기다리던 이태호를 보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붉은 입술을 깨물고 속으로 기뻐하며 이태호한테 이렇게 말했다. "저기, 아까 정말 고마웠어! 네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난 오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네"이태호도 그제서야 "아이고, 네 안색을 보니 생리가 올 것 같았어.10분 안에 올 것 같았는데 나도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어!"라고 말했다."신이구나. 당신 정말 대단하네!"백지연은 이태호를 바라보며 "정말 유명한 의사네. 내 안색만 봐도 다 알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나!"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이태호에게 "네가 두 번이나 나를 도와줬으니 우리 이제 친구인 거지?"라고 말했다.이태호는 상대방이 자기 팔을 잡고 있는 것을 바라보다가 깜짝 놀라서 "무엇을 하려는 것이냐?"라고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 우리 서로 전화번호 교환하자. 나중에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내가 꼭 도와줄게!"백지연은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연락처를 달라고 하면 좀 촌스럽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앞에 있는 남자는 돈을 좋아하지 않고 남을 돕는 것을 좋아한다. 게다가 얼굴도 잘생겼다. 이렇게 특별한 남자인 이태호는 그녀의 마음에 들었고 그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전화번호를 달라고 한 것 또한 처음이었다."미안해. 그쪽이 나한테 도와줄 만한 일은 없을 거야!"이태호는 웃으며 상대방을 향해 정중하게 말했다. "이 팔 놔. 다른 사람이 보면 좋지 않아. 이게 무슨 꼴이야!""나..."백지연은 어이가 없었다."나는 백씨 집안의 아가씨이고 얼굴도 희고 다리도 곱게 생겼는데
연공방에서 이태호는 단전 속의 삼색 연꽃을 바라보면서 거기서 발산한 파멸의 기운을 느꼈고 마음은 기쁨과 흥분으로 가득 찼다.청련 신통을 소성의 경지로 수련함으로써 위력도 한 단계 더 높아졌다.지금 비장의 무기가 하나 더 추가되어 이태호는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곧 열릴 성공 전장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예전에 종문의 전적이나 몇몇 장로를 통해 성공 전장의 잔혹함에 대해 들었다.창란 13주에서 천남, 서역, 동황 등은 인간들의 집거지이고 만리빙원 등 극한 지대에도 생명체가 존재하였다.그러나 유독 성공 전장은 천하의 금지 구역이라고 불리며 살아있는 인간은 없고 생명체는 모두 멸종되었다.이곳은 옛날 상고 시대의 진선이 대전을 진행하고 나서 형성된 폐허 유적지로 수많은 깨진 규칙 조각과 허공 난류가 들어있다.성자급 수사라도 자칫하면 끝없는 허공에 빨려 들어갈 수 있었다.물론 위험은 흔히 기연과 병존한다. 성공 전장은 생명의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안에는 상상할 수 없는 절세의 보물들도 있다.게다가 신선으로 되는 비밀이 들어있다는 소문도 있다.수만 년 전부터 신선으로 되는 길이 점점 모호해졌고 신선으로 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졌으며 수많은 성황급 수사는 필사적으로 족쇄를 끊고 비승하려고 하였다.그래서 각 세력은 각자의 제자들을 파견해서 성공 전장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서 신선으로 되는 비밀을 찾도록 하였다. 적어도 일부 절세의 보물을 찾아서 수명을 연장하려고 하였다.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성공 전장에서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고 잔인해졌다.전에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서 천남 지역의 젊은 세대들을 제압할 수 있지만 진정한 성지의 천교들에 비하면 여전히 뒤떨어져 있었다.중주 성지의 성자, 동황 상고 세가의 신자, 북해 만족 황금혈맥(黃金血脈)의 소주, 대리황조의 황자, 서역 뇌음사(雷音寺)의 불자, 뇌택의 땅의 요족(妖族) 소주 등은 모두 천교 중의 천교라고 할 수 있다. 절대로 천남과 같은 작은 곳의 천재가 비교할 수 있
선우정혁이 손을 들고 금제 진법을 향해 한 줄기의 현광을 내뿜었다. 금제가 풀리자 그는 극빙염을 꺼내서 이태호의 앞에 내밀었다.물빛 화염이 허공에서 일렁이는 물결과 같은 파동을 일으킨 것을 보고 선우정혁은 이영화의 유래를 천천히 설명하였다.“이 극빙염은 2천여 년 전에 우리 태일종의 한 장로가 북해에서 유력할 때 우연히 얻은 것인데 종문 내에 불속성의 공법과 신통을 수련한 자가 없어서 계속 보물 창고에 보관되었어.”태일종의 제자들은 주로 수련한 태일보서는 가장 중정평화(中正平和)한 특성이 있으며 천품 무기 신통들도 위력이 대단한 대현황경금 검기와 같은 것들이었다.그래서 불속성 공법을 수련한 제자가 없는 상황에 이 극빙염은 계속 보물 창고에 둘 수밖에 없었다.이번에 선우정혁이 이태호가 천지의 영화를 찾고 이화 성왕의 불속성 신통을 수련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이 극빙염은 아마 계속 보물 창고에 있을 것이다.눈앞에 있는 극빙염을 보자 이태호는 사양하지 않고 손을 휘젓자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뿜어내면서 지극히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영화를 손에 넣었다.극빙염이 손에 들어오자마자 이태호는 주변의 영기가 타오르는 것을 느꼈고 이윽고 극한의 추위가 덮쳐오면서 그가 영화를 들고 있는 손이 순식간에 시퍼렇게 얼어버렸고 체내의 영기마저 약간 정체된 것 같았다.그래서 이태호는 두말없이 몸에서 2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해서 단번에 극빙염을 진압하였다.그는 주변의 영력이 모조리 태워버릴까 봐 재빨리 천지의 힘으로 극빙염을 감싸서 단전 내에 집어넣었다.이태호가 극빙염을 제압한 것을 본 선우정혁은 여유롭게 턱밑에 자란 희끗희끗한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됐네. 물건을 모두 너에게 줬으니 빨리 돌아가서 흡수해서 단련해. 네가 극빙염과 융합한 후 성공 전장에서 빛을 발하고 우리 태일종의 이름을 날렸으면 좋겠어.”그는 이태호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이에 이태호는 곧바로 포권을 취하고 공손히 말하였다.“종주님, 감사합니다. 지금 당장 돌아가서 극빙염
이태호가 넋을 놓고 보고 있을 때 옆에 있는 선우정혁이 움직였다.그는 손을 내밀고 푸른색 방패를 향해 손가락을 오므리자 방패가 날아왔다.방패를 잡은 선우정혁은 이태호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이 청광순(靑光盾)은 유성선금(流星仙金)에 후토정기(厚土精氣), 그리고 여러 가지 정금(精金)을 혼합해서 만들었어. 상급 영보에 속하고 방어력이 좋은 편이야.”이에 이태호는 손을 내밀어서 청광순을 받고 신식으로 천천히 훑어보니 확실히 선우정혁의 말대로 뛰어난 품질을 갖고 있었다.실제로 방어형 영보는 공격형 영보처럼 보편적이지 않았다.일반적으로 방어형 영보를 정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공격형 영보에 비해 훨씬 비싸고 수량도 매우 적었다.“좋네요.”청광순을 자세히 살펴본 후 이태호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를 본 선우정혁은 웃으면서 말했다.“이건 상급 영보에 불과하지만 천지의 힘을 주입한 후 형성한 후토 방어막은 9급 성자 경지의 수사라도 당장 뚫기 어려울 거야.”“종주님의 깊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보답할 길은 없지만 이번 성공 전장에서 꼭 태일종의 체면을 세워주겠습니다!”이태호는 기쁜 마음으로 청광순을 사물 반지에 넣자 선우정혁은 눈을 부라리면서 호통을 쳤다.“이 영보를 가져가려면 7급 파경단을 두 번 정제해야 할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기가 막혀서 할 말을 잃었다.선우정혁이 눈을 부릅뜨고 말하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어이없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종주님이 생각보다 쪼잔하시네요. 저는 공짜로 주신 줄 알았어요.”이 말을 들은 선우정혁은 얼굴을 실룩거리다가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는 이태호를 노려보고 말했다.“상급 영보가 흔한 줄 알아? 네가 종문의 천교 제자이고 방어 영보가 박살 나지 않았다면 네 요구를 들어줄 것 같아?”종문은 자선당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제자의 영보가 망가졌더라도 새것으로 바꾸려면 동등한 가치의 영석(靈石)이나 보물을 내놓아야 했다.이번에 이태호가 곧 성공 전장에 들어간다길래 할 수 없이
반대로 이태호가 말썽을 잘 일으켜서 골치가 아팠다.이제 입문한 지 1년밖에 안 되었는데 그는 동문의 기성우를 비롯한 여러 명의 천교를 격살했다. 선우정혁이 강력하게 지지하지 않았다면 이태호는 벌써 몇 번이나 죽었을 것이다.화를 잠시 멈추고 선우정혁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종문의 보물 창고에 확실히 상급 방어 영보가 하나 있어. 하지만 종문에서 공짜로 못 주지.”그는 말을 잠시 멈추고 잠깐 망설인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넌 단당 장로로서 강의를 한 번만 했고 연단 임무를 한 건도 완성하지 않았어. 이번에 반드시 7급 파경단을 많이 만들어서 교환해야 할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7급 파경단을 정제하는 것이 조금 어렵지만 지금의 그에게는 까다로운 요구가 아니었다. 방어 영보와 교환할 수만 있다면 된다.그래서 이태호는 흔쾌히 받아들였다.“좋아요. 저에게 이틀만 주시면 7급 파경단을 정제해 드리겠습니다.”중급 7급 연단사로 진급한 후 그의 단도 경지가 많이 높아져서 중급 7급 단약의 성공률이 7할 이상으로 되었다.7급 파경단은 중급 7급 단약이지만 얼마 전에 이태호가 한번 정제한 경험이 있었다.이태호가 두말없이 받아들이자 선우정혁은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고 일어섰다.“그럼 날 따라서 종문의 보물 창고에 가자.”말을 마친 선우정혁은 이태호를 휙 훑어보고 말했다.“마침 종문의 보물 창고에 한 송이의 극빙염(極氷焰)이 있어.”극빙염?이태호는 한순간에 멍해졌다.극빙염은 영화 랭킹에서도 18위를 차지한 천지 영화로서 북해(北海)의 깊숙한 곳에서 자라며 지극히 차가우면서도 지극히 뜨거운 특성을 갖고 있다.지극히 차가울 때는 원신을 동결할 수 있고 내공을 녹아버릴 수 있으며 수명의 유실을 멈추고 시간의 흐름을 피할 수 있었다.그러나 지극히 뜨거울 때는 원신을 불태울 수 있다. 용천혈 아래서 타오르기 시작해서 니환궁까지 침투하여 오장육부가 재로 되고 사지가 모두 부패하게 할 수 있었다. 극빙염은 서열이 구유이화보다 높은
이태호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맞아요!”그는 태일종의 종주 선우정혁에게 숨기지 않고 스스럼없이 말했다.아니나 다를까 선우정혁은 이태호가 신통을 수련해서 이상 현상을 일으킨 것을 알게 된 후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넌 정말 운이 좋군. 이화 성왕의 무기(武技)를 성공적으로 수련했다니.”감개무량한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눈앞의 이태호가 얼마나 대단한 괴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이화 성왕의 청련 신통은 하늘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불길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것은 과거에 천남을 뒤흔든 무기로서 천품 무기 중에서도 최상급 존재였다.만 년 전에 이화 성왕이 성황 경지로 돌파할 때 실패하고 좌화한 후로부터 수많은 수사가 기대를 가득 품고 이 공법을 찾으려고 애썼다.당시 성왕급 수사도 청련 신통이 탐내서 찾아다녔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무도 이화 성왕이 좌화한 동부의 입구를 찾지 못했다.얼마 전에 창망산맥에서 이상 현상이 나타나면서 성왕의 유적지가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났다.이 유적지에서 이태호가 공법을 전승받은 후 지금까지 몇 달밖에 안 되었다.며칠 전에 이태호가 종문의 미션궁에서 천지의 영화를 찾는다는 소식을 발표한 사실도 선우정혁은 알고 있었다. 지금 보니 그때가 바로 이태호가 청련 신통을 수련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선우정혁의 칭찬을 들은 이태호는 수줍게 웃으면서 대전에 안내하였고 시녀에게 따뜻한 차를 올리라고 하였다.반듯하게 의자에 앉은 이태호는 따뜻한 차 한 모금을 마신 후 말했다.“종주님께서 무슨 일로 요광섬에 오셨나요?”이에 선우정혁은 수염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우리 이태호 천교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 현상을 일으켜서 어떻게 된 일인지 보러 왔지.”선우정혁의 말에 이태호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선우정혁이 무슨 요건이 있어서 찾아온 줄 알았는데 이상 현상 때문에 올 줄이야.그는 웃으면서 말머리를 돌려서 10일 후에 열릴 성공 전장을 언급했다.“종주님, 성공 전장이 곧 시작하는데 제가 조씨 가문과 깊은
“후~ 이것이 바로 청련 신통인가?”이태호는 채색 청련을 바라보면서 탁한 기운을 길게 내뱉었다.그는 4급 성자 경지의 수사일지라도 청련 신통의 일격을 맞으면 중상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지금 다시 조광학, 조해룡 등과 마주하게 된다면 혼돈 검영을 사용할 필요 없이 청련 한 송이만 던지면 그들을 재로 태워버릴 수 있다.이태호는 흥분한 심정을 가라앉히고 나서 입을 벌리자 채색 청련이 순식간에 작아져서 그의 입으로 날아들어 단전 내로 돌아왔다.그러고 나서 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두 가지 영화만 융합했는데 4급 성자 경지의 수사를 다칠 수 있는 수준이니 세 번째 영화와 융합하면 위력이 더 대단하겠지? 그때 가서 5급 성자 경지의 수사라도 무서워할 필요가 없을 거야!’그는 벌떡 방석에서 일어나서 손가락을 짚으면서 성공 전장이 열릴 시간을 계산하였다.“아쉽지만 성공 전장이 열릴 시간이 며칠밖에 안 남아서 세 번째 영화를 찾을 겨를이 없네.”며칠의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수 있기에 새로운 영화를 찾기엔 부족했다.게다가 천지의 영화는 수량이 적고 형성한 조건도 까다로워서 창란 세계에서 보기 드문 영물이었다.과거에 천남을 주름잡던 이화 성왕 같은 성왕급 대능력자도 겨우 네다섯 가지 영화만 융합하였고 청련 신통을 대성의 경지까지 수련하지 못했다.그러나 이태호는 자기에게 충분한 시간을 준다면 청련 신통을 천지를 파멸시킬 수 있는 대성 경지까지 수련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그는 이미 두 가지 영화를 융합하였기에 이제부터 다른 영화를 천천히 찾으면 된다.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이태호는 문을 열고 정원으로 나왔다.그가 나오자마자 신수민, 대장로 등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요광섬에 있는 이들은 당연히 방금 나타난 이상 현상을 보았다.이태호가 폐관해서 청련 신통을 수련하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었다. 이상 현상이 나타난 것은 그가 성공적으로 청련 신통을 수련했고 실력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대장로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말했다.“태호
이와 동시에 제1봉, 제2봉, 제3봉에서...지금 아홉 봉우리의 대전 내에서 9대 봉주들은 연달아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들고 하늘에 나타난 이상 현상을 바라보았다.제7봉의 맹동석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경탄을 금치 못했다.“설마 이 도우가 또 돌파한 건가?”지난번에 요광섬에서 천지의 이상 현상이 나타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 또 나타나서 맹동석은 이태호가 천도(天道)의 아들이 아닌가는 의심까지 들었다.제6봉의 윤하영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아름다운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정말 괴물 같은 녀석이야. 어떻게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 현상을 일으킬 수 있지?”사실 윤하영은 이태호가 상고 시대의 진선(眞仙)이 인간계로 내려와서 환생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이태호가 입문한 지 1년밖에 안 되었는데 이미 네다섯 번의 이상 현상을 불러일으켰으니까.이태호가 신체(神體)를 각성했지만 신체가 돌파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눈앞에 펼쳐진 천리까지 뒤덮을 수 있는 이상 현상을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역시 잘난 사람과 비교하면 화가 날 수밖에 없다.윤하영은 과거에 자기가 돌파할 때 나타난 상황을 돌이켜 보니, 성자 경지로 돌파할 때 천둥번개를 일으킨 것 외에 모두 정상이었다.이태호처럼 자주 하늘을 가득 찬 이상 현상을 일으킨 적이 없었다.충격을 받은 9대 봉주들은 정신을 차린 후 모두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부러운 눈빛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한편으로 제1봉의 대전 내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선우정혁은 눈을 꼭 감고 있었고 그의 주변에 있는 공간이 어렴풋이 뒤틀어져 있었으며 그의 청색 장포는 광풍에 휩쓸 듯 팽팽하게 펄럭거렸다.두 갈래의 하얀 안개가 선우정혁의 앞에서 소용돌이치면서 허공의 틈새에서 드러난 지수풍화(地水風火) 등 원소를 삼키고 토해내면서 신기한 광경을 이루었다.그는 갑자기 눈을 번쩍 뜨고 고개를 들었다. 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허공을 꿰뚫어 볼 수 있듯이 만리나 높은 고공에서 발생한 자주색 기운의 이상 현상을 바라보았다
각 종문의 천교가 의식적으로 수련 속도를 늦추고 기초와 육신을 단련하려면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그러나 지금 이태호는 시간을 낭비하면서 기초를 단련하고 영기를 정제할 필요가 없었다.그가 청련 신통을 입문 수준으로 수련하기만 하면 시시각각 육신과 영기를 정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흥분한 마음을 더 이상 주체하지 못하고 곧바로 신식을 조종하면서 두 영화를 융합시키려고 노력했다.잠시 후에 두 영화가 마침내 사라졌고 오직 다채로운 빛을 발산한 채색 청련만 남아서 단전 내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순식간에 이 채색 청련에서 거대한 힘을 내뿜으면서 단전을 뒤흔들었고 파도가 높이 치솟게 하였다.“드디어 입문했다!”채색 청련이 형성된 것을 본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 그는 입문 후 외부의 하늘에 있는 무수한 천지의 힘이 밀물처럼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이런 팽배한 천지의 힘은 그의 경맥을 따라 움직였고 혈자리를 지나면서 사지로 퍼졌고 마지막에 그의 단전 내로 흘러 들어왔다.몇 주천(周天)을 운행한 사이에 그는 내공이 조금 늘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이에 이태호는 미친 듯이 기뻐하였다.“신통이 입문된 후 천지의 힘에 대한 깨달음과 흡수도 더욱 빨라졌어!”청련 신통은 천지의 영화를 흡수해서 수련한 것이고 천지의 영화는 천지 간에 탄생한 영물로서 자체의 도운과 규칙을 가지고 있었다.그래서 이태호가 천지의 영화를 흡수한 후, 천지의 힘에 대한 깨달음이 빨라졌다고 할 수 있다. 기쁨을 금치 못한 이태호는 가볍게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손가락을 오므리자 고온의 불꽃을 타오르는 채색 청련이 곧바로 그의 앞에 나타났다.청련 위에는 허공을 태울 수 있는 듯한 기류가 거세게 일렁거렸다. 바로 이때 요광섬의 상공에서 천지가 불시에 변색했다.허공에서 혼돈이 열리지 않는 상태에서 수많은 금련이 피어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이어서 하늘에서 꽃이 우수수 떨어졌고 금련이 솟아났으며 노을빛이 하늘에 가득 찼고
이를 본 이태호는 매우 기뻐했다.지금 구유이화와 대일진화는 이미 서로 융합하려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 머지않아 진정으로 천품 신통을 입문 수준으로 수련할 수 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면서 흥분한 마음을 진정시킨 다음 묵묵히 공법을 운행하면서 수련하기 시작했다.청련 신통은 이화 성왕이 창조한 것으로 천품 무기(武技)에 속한다.더욱 중요한 것은 이 신통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천지의 영화를 삼키고 흡수하기만 하면 허공을 파하고 천지를 뒤집히며 별과 달을 딸 수 있는 경지로 수련할 수 있다.과거에 이화 성왕이 바로 이 신통으로 천남 지역을 주름잡았고 중주 지역의 수사도 그의 명성에 대해 들은 바가 있었다.이화 성왕은 성황 경지로 돌파하다가 실패해서 마지막에 좌화(坐化)하였다. 만일 그의 자질로 성황급 수사로 되었다면 아마 명성이 창란 세계에 널리 알려졌을 것이다.이런 천품 무기 신통의 위력은 지극히 공포스러웠다. 심지어 이태호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한 비장의 무기인 혼돈 검영도 대적할 수 없었다.그의 혼돈 검영은 자체의 혼돈 검의와 대현황경금 검기가 융합하였고 수많은 천지의 힘의 도움을 받아서 탄생한 것이다. 이태호의 내공이 높아짐에 따라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이제 2급 성자 경지라 혼돈 검영의 위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다.다시 말하면, 혼돈 검영의 위력은 이태호의 내공 경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의 실력이 강할수록 혼돈 겸영의 위력도 강해진다.그러나 청련 신통은 이와 달리 천지의 영화를 많이 흡수할수록 위력도 강해진다.단전 내의 두 가지 영화가 서로 융합하자, 그가 가까스로 입문 경지에 수련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청련에서 무시무시하게 강렬한 기운을 발산하였다.시간의 흐름에 따라 두 가지 영화가 서로 융합하면서 금청색의 연꽃을 형성하였다. 그의 중급 영보와 비교할만한 육신은 지금 단전 내의 청련에 의해 단련되어서 온몸의 기혈이 들끓었으며 피가 세차게 흘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