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있던 미녀는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지면서 이태호에게 "그럴 리가?적어도 일주일은 있어야 올 텐데, 헛소리 하지 마!"라고 말했다.말을 한 후 그녀는 손에 든 밀크티를 마시기 시작했다.이태호는 재빠르게 상대방의 빨대를 빼앗았다."진짜야, 10분도 안 돼서 생리가 올 것이니 생리대를 준비하지 안았다면 빨리 사러 가!""너 정말 왜 그래. 아까 네가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난 정말 화를 냈을 거야. 생리가 언제 오는지 내가 왜 모르겠니?헛소리 하고 있네."백지연은 이태호의 눈을 흘겨보며 이태호에게 "빨리 빨대를 줘!"라고 말했다.이태호는 어이가 없었지만 빨대를 상대방에게 주었다. "나는 유명한 의사이다. 네가 내 말을 믿지 않는다면 나도 어쩔 수 없다!"백지연은 이태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돌아서서 떠날 준비를 했다.그러나 그는 몇 걸음 걷지도 못한 채 눈살을 찌푸리며 "망했다. 설마 진짜 생리가 온 거 아니야?"라고 말했다."저기 잘생긴 오빠. 빨리 도와줘. 저기 공중화장실이 있어. 생리대 좀 사줘. 부탁이야. 나 먼저 화장실가서 기다리고 있을게!"백지연은 배를 움켜쥐고 손에 든 밀크티를 이태호에게 건네주며 한마디 던져놓고 멀지 않은 공중화장실 쪽으로 갔다."내가..."이태호는 손에 들고 있는 두 잔의 밀크티를 바라보며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 사내더러 그런 것을 사오라고 하다니.하지만 상대방은 이미 화장실에 갔고 만약 도와주지 않으면 상대방도 난처해질 것이다."이 여자 어이가 없네. 집 나갈 때 준비도 안 하고 나왔나!"이태호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물고 결국 머뭇거리며 멀지 않은 슈퍼마켓으로 향했다.이태호는 마트 안을 몇 바퀴 돌다가 사람이 별로 없자 그제야 생리대 두 봉지를 들고 재빨리 계산대로 달려가 판매원에게 건넸다.판매원은 중년 부녀인데 이상한 표정으로 이태호의 두 눈을 쳐다보고 나서 생리대를 이태호에게 건넸다.다행히 상대방이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아준 덕분에 이태호의 마음이 조금 덜 불편했다. 이태호는 돈을 지불하고 봉
하지만 밀크티 한 잔을 들고 마시던 이태호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백지연에게 준다는 것을 말해주지 못했네."그 여자는 화장실에 들어간 후에도 누구에게 줄지 몰라서 "저기요. 남자친구가 사준 생리대를 가져왔는데 어디 계신가요?"라고 물었다."남자친구?"백지연은 이 말을 듣자 눈살을 찌푸리더니 "여기요. 감사합니다."라고 재빨리 대답했다.몇 분이 지나서 백지연은 공중화장실에서 나왔다.밖에서 그녀를 기다리던 이태호를 보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붉은 입술을 깨물고 속으로 기뻐하며 이태호한테 이렇게 말했다. "저기, 아까 정말 고마웠어! 네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난 오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네"이태호도 그제서야 "아이고, 네 안색을 보니 생리가 올 것 같았어.10분 안에 올 것 같았는데 나도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어!"라고 말했다."신이구나. 당신 정말 대단하네!"백지연은 이태호를 바라보며 "정말 유명한 의사네. 내 안색만 봐도 다 알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나!"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이태호에게 "네가 두 번이나 나를 도와줬으니 우리 이제 친구인 거지?"라고 말했다.이태호는 상대방이 자기 팔을 잡고 있는 것을 바라보다가 깜짝 놀라서 "무엇을 하려는 것이냐?"라고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 우리 서로 전화번호 교환하자. 나중에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내가 꼭 도와줄게!"백지연은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연락처를 달라고 하면 좀 촌스럽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앞에 있는 남자는 돈을 좋아하지 않고 남을 돕는 것을 좋아한다. 게다가 얼굴도 잘생겼다. 이렇게 특별한 남자인 이태호는 그녀의 마음에 들었고 그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전화번호를 달라고 한 것 또한 처음이었다."미안해. 그쪽이 나한테 도와줄 만한 일은 없을 거야!"이태호는 웃으며 상대방을 향해 정중하게 말했다. "이 팔 놔. 다른 사람이 보면 좋지 않아. 이게 무슨 꼴이야!""나..."백지연은 어이가 없었다."나는 백씨 집안의 아가씨이고 얼굴도 희고 다리도 곱게 생겼는데
"괘씸해. 내가 이렇게 예쁘게 생겼는데 거절당하다니, 전화번호 달라는 데도 주지 않네."백지연는 분했다. 만약 아는 사람이 이 사실을 안다면 창피해 죽을 것 같았다.백지연은 많은 재벌 2세들이 선망하는 상대였다. 젊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엄청난 부자이다.그런데 오늘 이태호에게 거절당하다니.그녀는 발을 동동 구른 뒤 다시 주먹을 불끈 쥐며 "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널 꼭 잡아낼 거야. 난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나 백지연이 가지지 못하는 남자가 있다니!"라고 말했다.이태호는 손에 들고 있던 밀크티를 다 마신 후 또 한 잔을 마셔서 배가 불렀다."에이, 출근 안 하니 진짜 심심하네."이태호는 "영감님이 8월 15일에 용신도에 가면 큰 인연이 있다고 하셨는데, 아직 20여 일이나 남았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이태호가 심심해 하고 있을 때 용의당의 범용한테서 전화가 와서 찻집에서 만나기로 했다.이태호는 바로 찻집에 도착했고 종업원의 안내로 범용이가 있는 룸에 도착했다."신전 주인님!"이태호가 온 것을 보고 범용과 태수는 즉시 일어나 공손히 인사를 했다.이태호는 웃으며 한쪽으로 가서 앉더니 그제서야 두 사람을 향해 "너희 둘이 무슨 일로 나를 찾아온 것이냐?"고 물었다.범용은 고개를 끄덕이며 "신전 주인님, 저희 걱정이 있습니다. 우리가 향무당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 규모가 커졌고 청운당은 우리를 두려워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쪽의 사람이 들은 정보에 의하면 청운당의 사람들이 성주부의 사람들과 연락하고 있다네요. 그래서…."라고 말했다.이태호는 이 말을 듣고 범용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았다. "청운당이 성주부 사람들과 연합하여 당신들을 괴롭힐까봐 두려워?"범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전 주인님의 말씀이 맞아요. 우리의 규모가 커지면서 성주부에게 위협을 주었습니다. 성주부는 강성에서 가장 큰 세력입니다. 비록 성주부는 예전부터 우리 같은 지하 세력과 일부 세가 사이의 일을 묻지 않았지만 저는 여전히 걱정이 됩니다."이태호는 담담하게
그러니 실력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이태호가 무방비 상태에 있을 때 그를 암살하는 것은 너무 쉬울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안타깝게도 그는 이태호를 너무 과소평가했다. 그의 비수가 이태호의 등을 찌르려고 할 때 이태호는 손을 뒤로 돌려 상대방의 손을 힘껏 잡았다."아!"이태호가 손을 살짝 잡자 선글라스를 낀 남자는 순간 비명을 질렀다. 손에 들고 있던 비수는 바닥에 떨어졌고 뼈가 부러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 프로 킬러인 그도 참지 못할 정도였다."펑!"이태호는 또 다시 발로 찼다. 상대방은 바닥에 드러누웠고 입에서 피가 흘러내렸다.이태호는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 상대방의 가슴을 밟았다."말해, 누가 시켰어?""흥!"상대방은 콧방귀를 뀌었다. 입에서는 피가 솟구쳤으며 혀를 깨물고 자결했다."프로페셔널하네."이태호는 이미 죽은 킬러를 바라보며 예상하고 있었던 듯 차갑게 웃으며 발길을 돌렸다.그날 오후 누군가가 이 시체를 발견했고, 조사해보니 사람을 많이 죽인 살인자였다.다음 날 아침 이영호에게서 문자 한 통이 왔다."도련님, 큰일 났어요. 실패했어요. 2급 킬러가 임무에 실패했어요!"문자는 그 경호원이 보낸 것이다."2급 킬러인데도 이렇게 믿을 수가 없어?"이영호는 화가 나서 욕을 하려고 했다.이영호는 바로 전화를 걸어서 서문옥과 하현우등을 불러냈다.하현우는 비록 기분이 나빴지만 자신이 이영호에게 미움을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참을 수밖에 없었다.다시 호텔에 앉은 그는 이영호를 향해 히죽히죽 웃으며 "이씨 도련님, 우리 왜 부르셨어요? 설마 무슨 좋은 소식이 있는 건 아니겠지요?"라고 물었다.이영호는 "내가 지난번에 그랬지. 이태호를 죽이려면 3급 킬러가 있어야 한다고. 너희들 돈 아끼기 위해 2급 킬러를 썼는데 임무에 실패했어. 오히려 킬러가 죽었지."라고 말했다."설마!"이영호는 돈이 아까웠다. 지난번에 그와 서문옥 두 사람이 한 사람당 250만 위안을 냈던 것이다.그는 잠깐 생각하더니 "이씨 도련님. 임무에 실패
서문옥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 우리가 돈 절약할 생각을 하면 안 돼. 지난번에 돈 절약하기 위해 2급 킬러를 쓴건데, 돈만 팔고 이태호는 멀쩡히 살아있잖아!"자신이 뺨을 맞고 무릎까지 꿇은 것을 생각하니 서문옥은 화가 났다. 당장 이태호를 죽이고 싶었다."그래, 그래, 그래, 서문옥의 말이 맞아. 킬러를 쓰는데 돈을 아끼면 안 돼지. 돈 아끼려다가 오히려 돈을 낭비하는 꼴이 돼."그러자 이영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참, 또 좋은 소식이 있어. 지금 킬러 조직에서 10주년 기념행사를 하고 있어. 그래서 세일해. 3급 킬러의 돈을 주고 4급 킬러를 쓸 수 있어.""진짜요?"그 말을 듣자 하현우도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으며 세일을 하면 가성비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정말이지. 이제 2천만 위안이면 4급 킬러를 쓸 수 있는 거야. 2천만 위안을 써서 4급 킬러를 쓸까?"이영호는 다시 그들을 부추겼다.하현우가 안 된다고 할까 봐 이영호는 "이렇게 하자. 오늘 밥은 내가 살게. 그리고 너희들 한 사람당 천만 위안을 내서 킬러를 고용해!"라고 말했다.서문옥은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는 이영호가 중간에서 돈을 해 먹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들었다. 킬러를 고용하는 일은 모두 그가 연락하고 있었다.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상대방에게 돈만 주었던 것이다. 누구도 그가 도대체 얼마를 썼는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상대가 2류 세가의 도련님이라 감히 그의 미움을 사지도 못하고, 상대방에게 물어보기도 민망했다. 너무 많이 물어보면 상대방이 오히려 기분이 나빠질까 봐 두렵기도 했다."천만 위안이요."하현우는 이를 악물었으며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에게 천만 위안은 너무 많은 돈이었다.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아버지가 이태호에게 미움을 살까 봐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약 그렇게 많은 돈을 쓰려면 회사 돈을 몰래 빼돌릴 수밖에 없었다.서문옥은 잠깐 생각하더니 하현우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하씨 도련님, 그 자식이 아니었다면 도련님 손가락 하나
서문옥은 바로 이영호에게 "이씨 도련님, 우리가 이렇게 많은 돈을 냈는데, 이번에는 그 킬러를 만나볼 수 있을까요? 킬러가 과연 그럴 능력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라고 말했다.하현우도 "그래요. 이씨 도련님, 그 킬러 좀 봅시다. 그래야 우리도 마음이 편안해지지요!"라고 말했다."너희들 4급 킬러의 실력을 못 믿나?"이영호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갑자기 얼굴이 싸늘해졌다.서문옥은 "그런게 아니라 2천만 위안이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니까 우리가 고용주로서 킬러를 한번 보는 것은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이영호는 그들의 태도가 단호한 것을 보자 이렇게 말했다. "그래, 그럼 내가 자리를 마련할게. 킬러가 도착하면 연락할게!""자, 그럼 수고하세요!"서문옥은 웃으며 말했다.그들은 식사를 마친 후, 킬러를 고용할 돈을 이영호에게 주고 떠나갔다.돌아가자마자 이용호는 킬러 조직과 연락하는 경호원 가이를 방으로 불러들였다.가이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이영호에게 링크를 보냈다. "도련님, 제가 링크를 보냈습니다. 클릭해 보세요.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킬러를 선택해 여기서 바로 주문을 할 수 있습니다. 킬러 리스트도 있습니다. 하지만 킬러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은 비싸요. 이분들은 모두 참용궁이라는 킬러 조직 내부의 고수들입니다!"이영호는 링크를 열고 4급 킬러를 선택해 그들의 소개글을 보았다. "4급 킬러, 천만 위안이나 하네. 그들이 나한테 2천만 위안을 줬으니 내가 천만 위안을 쓰면 천만 위안 밖에 못 버네. 그럼 돈 많이 못 벌잖아."가이는 이영호가 하현우의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을 알아채고 웃으면서 말했다. "아이고, 이씨 도련님. 그럼 3급 킬러 한 명만 쓰세요. 3급 킬러도 강해요. 500만 위안밖에 안 하잖아요. 그러면 500만 위안을 더 벌 수 있어요."하지만 이번에는 이영호가 고개를 죄우로 저으며 "그건 안돼. 3급 킬러가 이태호를 죽이지 못할 것 같아. 어쨌든 나도 그놈이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으니까!"라고 말했다.이영호는 잠깐 생
"아이고. 당신 정말 왜 그래요. 태호가 경호원을 고용하는 건 우리를 위해서에요. 나도 익숙하지 않지만 우리 함께 천천히 익숙해집시다. 알겠어요?"옆에 있던 연초월은 "당신 옆에 경호원 두 명이 없으면 아이가 밖에서 마음이 놓이지 않잖아요. 예전에 우리는 하현우가 보낸 사람들한테 늘 괴롭힘을 당했잖아요. 이제 경호원이 있으니 그렇게 무섭지 않잖아요."라고 말했다."아이고,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불편해!"이태식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고 마음속으로는 어이가 없었다. 외출할 때마다 젊고 예쁜 두 미녀가 곁에 있어서 그는 매우 불편했다."좋아요. 그럼 이렇게 해요. 제가 아버지를 보호할 수 있는 남자 경호원 몇 명을 고용할게요. 이러면 돼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돈을 더 낭비하는 거잖아?"이태식은 잠깐 생각을 하더니 돈이 아까웠다."아버지,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좀 더 센 남자 경호원 두 명을 고용할게요. 돈 문제는 신경 쓸 필요 없어요!"이태호는 이렇게 말했다. 이때 퇴근한 신수민이 돌아왔고, 그녀의 뒤에 역시 경호원이 따라다녔다.신수민은 돌아온 뒤 웃으면서 말했다. "어머님 아버님. 모레 소요 지역 프로젝트 개막식이 있으니 그때 함께 가요."그러자 연초월은 손사래를 치며 "됐어. 나랑 너희 아버지는 안 갈 거야. 그런 활동 우리랑 안 어울려."라고 말했다.이태식도 "그래. 너희 부부가 가면 돼지. 우리가 가면 좋지 않아!"라고 말했다.신수민은 잠깐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할머니가 그날 저녁 호텔에서 밥을 사주신다고 하셨어요. 어머님 아버님은 활동에 참석하지 않아도 저녁에 밥 먹으러 꼭 오세요.""그래, 그래!"연초월은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며느리가 갈수록 마음에 들었다.이때 한 술집에서 장봉과 그의 남자 제자 백림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한 사람당 두 명의 미녀를 끌어안고 있었으며 아주 즐거워 보였다.그런데 그들이 술집에서 나오자 그 여자 제자가 따라나왔
장봉은 그 말을 듣고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응, 마홍 너 잘했어. 그럼 내일 오전에 이태호를 죽이자. 개막식이 끝날 때 쯤 가장 긴장이 풀릴 때야. 그때 너희 둘에게 단련할 기회를 주겠어. 같이 올라가서 바로 그놈을 죽여라. 너희가 상대할 수 없으면 내가 나서마."마홍과 백림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은 종사의 수련이 끝난 후 언제부터 연습할 사람을 찾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기회가 없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왔다.차에 타자 백림은 앞에서 차를 몰았고 마홍과 장봉은 뒤에 앉았다.술을 좀 마신 장봉은 저도 모르게 옆에 앉은 마홍의 허벅지를 보았다.검은색 스커트를 입고 하얀 허벅지가 드러난 그녀의 몸매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설렜다.장봉은 또 몰래 마홍의 옆얼굴을 들여다보고 정색해서 말했다. "마홍, 오늘 조사 아주 잘했어. 이따가 호텔로 돌아간 후 내 방에 한 번 오거라. 마침 권법을 하나 배워왔으니 너에게 전수해줄 수 있어. 너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해!"마홍은 듣자마자 기뻐하며 "사부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차는 아주 빨리 달렸다.호텔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홍은 장봉의 방문을 두드렸다.문을 열자 장봉은 미소를 지으며 방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사부님, 무슨 권법이세요? 엄청 센 건가요 ?"마홍은 웃으면서 물었다.그러자 그는 뒤에서 그녀를 껴안고 "권법이 어디 있어? 오늘 밤 네가 정말 예쁘구나. 난 너에게 상을 줄게. 앞으로 나랑 같이 있으면 넌 점점 더 대단해질 것이야. 내 말만 잘 들으면 앞으로 어떤 권법을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있어!"라고 말했다."사부님, 싫어요!"마홍은 깜짝 놀랐다. 장봉 이 자식이 자기의 미모를 노리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몸부림치기 시작했다.그러나 장봉은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그때 스승이 구하지 않았더라면 넌 진작 죽었을 텐데, 나에게 보답해야 하지 않겠어."라고 말했다.이 말을 들은 마홍은 그제서야 반항하지 않고 "그럼 사부님 앞으로 저에게 좋은 생활을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