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다른 세력에게는 부담이 배로 될 수밖에 없었다.속으로 아쉬워한 풍민국은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하늘에서 내려왔다.그는 이태호를 향해 포권을 하였다.“하하... 태호 도우는 역시 태일종에서 파격적으로 지정한 여섯 번째 진전 제자답군. 오늘 보니 정말 명불허전이군.”한편으로 조광학도 덩달아 말했다.“태호 씨는 명실상부의 대종문 천교이지! 7급 존황의 내공으로 8급 존황의 공격을 저지했으니! 정말 대단해!”멀지 않은 곳에 있는 심운은 이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었고 안색이 점점 안 좋아졌다.이태호는 심운이 불쾌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즐겼고 담담하게 말했다.“천교란 호칭은 과찬이네. 나의 내공은 볼만하지만, 그 누구처럼 세력으로 남을 내리누르지는 못하네.”이태호의 말을 들은 심운은 벌레를 먹은 것처럼 표정이 일그러졌다.금제 진법이 곧 풀어져서 천재지보를 빨리 뺏으려고 하지 않았더라면 심운은 바로 영보를 꺼내서 고작 7급 존황의 경지밖에 안 된 놈에게 진정한 천교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었다.풍민국과 조광학은 심운의 안색이 무섭게 어두워진 것을 보자 이태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 뒤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자리를 찾아서 가부좌 자세로 앉았다.동시에 근처에 있는 동문 제자들에게 소식을 보내서 빨리 오라고 다그쳤다.이를 본 이태호는 수호용의 곁에 온 후 얼굴이 사색인 동문 제자들을 보면서 물었다.“괜찮아? 상처는 좀 안정적으로 되었어?”치료용 단약을 먹은 서호영은 이때 탁한 기운을 깊이 내뱉었다.“태호 사형 덕분에 상처가 안정적으로 되었어요. 다만 완쾌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겁니다.”이 말을 들은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었다.서호영은 겨우 내공을 완성한 6급 존황 경지이라 실력이 그다지 강한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8급 존황인 심운을 상대로 싸우면 당연히 이길 수가 없었다.지금 상처를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동문 제자들에게서 시선을 거둔 후 이태호는 신수민 등 아내들의 곁으로 돌아갔고 가부좌 자세
같은 시각.심운, 풍민국과 조광학이 이 금지구역의 산 중턱에 이른 후 갑자기 사방팔방에서 푸른색 안개가 몰려왔다.이런 안개는 마치 우뚝 솟은 산처럼 엄청나게 무거운 힘을 내뿜으면서 사람들의 앞길을 막았고 체내의 영력이 다소 정체되게 하였다.원래 허공에서 날던 세 사람은 이 안개 속으로 들어간 후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순식간에 하늘에서 떨어졌다.푸른 안개 속에서 어마어마한 위압이 전해오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날지 못하게 되었고 걸어서 산을 오를 수밖에 없었다.이어서 그들의 뒤를 따라서 산 중턱까지 온 이태호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이 푸른 안개가 수상해!”짙은 안개에 들어간 이태호는 바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경계하기 시작했다.푸른 안개는 신식을 방해하지 않지만, 오히려 육신으로 하여금 마치 큰 산을 짊어지는 것처럼 이동하기가 매우 어렵게 하였다.산꼭대기와 가까울수록 그는 점점 더 강한 위압감을 느꼈다.현재 이태호는 내공을 완성한 7급 존황의 경지일지라도 산 중턱에서 십 장의 거리를 날다가 너무 힘들어서 할 수 없이 내려와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이 작은 산의 높이는 기껏해야 수백 장밖에 되지 않았다.존황 경지의 수사는 물론이고 존왕 경지의 수사도 단숨에 산꼭대기로 올라갈 수 있는 높이였다.그러나 이태호 등이 이곳에 들어간 후 어깨에 산봉우리들을 짊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예 날 수는 없었다.이런 상황에 이태호는 표정이 바꾸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이곳의 금제 진법이 완전히 해제되지 않는 것 같군.’ 다행히도 이런 보이지 않는 압력은 이태호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가장 먼저 이 금지구역으로 들어온 심운, 풍민국 등도 지금 그와 똑같은 상황에 부닥쳤다. 다만 그보다 십여 장의 거리를 앞서고 있을 뿐이다.심운 등은 산꼭대기에 다가갈수록 더욱 강렬한 위압감을 느껴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게 되었다.산꼭대기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짙은 향기를 풍기는 영약을 보자 심운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는 주변에서 바짝 뒤좇아 오고 있
조광학의 보호막은 햇빛처럼 주변의 어두컴컴한 짙은 안개를 몰아냈다. 그는 앞으로 발을 내디디면서 유유히 산꼭대기를 향해 걸어갔다.옆에 있는 풍민국 등이 각자 신통을 시전해서 안개를 통과하는 것을 보자 이태호도 질세라 체내의 영력을 폭발적으로 내뿜었다. 그의 거센 기운은 하늘로 치솟아 올라갔고 체내의 검의는 굉음을 냈다.검의가 파죽지세로 주변의 안개를 몰아내자, 이태호는 가까스로 보이지 않는 위압감을 다소 제거했다.그는 어깨에 만근의 산을 짊어진 것처럼 한 걸음 한 걸음 산꼭대기를 향해 걸어갔다.네 사람이 한 발짝 앞서갈 때마다 발밑의 대지는 요란스럽게 뒤흔들었고 발을 동동 굴면 마치 대지진이라도 일어난 것 같았다.이태호 등은 산꼭대기에 다가갈수록 감당해야 할 위압감이 점점 강해졌다는 것을 느꼈다.이제 백 장만 더 가면 산꼭대기에 도달할 수 있는 심운의 이마에는 이미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고 보이지 않는 힘에 눌려서 등을 굽히게 되었다.지금 그가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한번 쉬고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다. 좀 전의 여유를 찾아볼 수 없었다.산꼭대기에서 수십 장의 거리가 남은 것을 본 심운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졌다. “이곳의 위압감이 너무 무서워. 마치 살아있는 성왕을 마주 보는 것 같아!”그는 이제서야 비로소 왜 성왕을 대능력자 등급의 강자로 불리는지 알았다.이화 성왕은 죽은 지 만 년이 지났어도 그가 배치한 금제 진법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이 푸른 안개 속에 있는 어떤 특별한 천지의 힘이 등산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의 세상을 짊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그래도 심운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힘겹게 손을 들고 이마의 땀방울을 닦은 뒤 계속 달아오른 얼굴을 들고 천천히 올라갔다.한편으로 풍민국과 조광학도 모두 푸른 안개의 공포스러운 기운에 눌려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그들은 8급 존황 경지가 아니고 강한 실력을 갖춘 대가문 출신의 천교가 아니었다면, 산중턱에서 푸른 안개에 들어갈 때부터 이미 기
화봉설련은 8급 영약이다.무릇 6급 이상의 영약은 천재지보라고 할 수 있다.성자 경지부터 성자에게 유용한 7급 이상의 단약은 천지의 힘이 포함되어 있다.7급 단약을 정제하는 영약에도 반드시 천지의 이치가 내포되어 있어야 한다.태일종처럼 유구하고 만년이나 된 오랜 역사를 가진 대종문에도 7급 영약이 몇 개밖에 없다.전설 속의 8급 영약은 8급 단약을 정제하는 천재지보이다.이것을 외부에 내놓으면 온 천남의 성자, 심지어 성왕 경지의 수사들도 매우 놀라게 된다.마지막으로 8급 영약이 세상에 나타날 때는 수백 년 전의 일이었다.눈앞의 이 화봉설련은 보통 영약이 아닌 8급 파왕단을 정제할 수 있는 주요 영약이다.성자 경지의 수사가 파왕단을 먹으면 성왕 경지로 돌파할 수 있는 성공률이 8할이나 추가된다.천재지보 중에서도 지극히 귀중한 존재이다.이것은 천혜의 영약으로써 생으로 먹고 단련하면 이태호는 바로 성자의 경지로 돌파할 자신이 있다.운이 좋으면 이 화봉설련이 가진 천지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 이는 성왕 경지로 돌파해야 터득할 수 있는 대도의 참뜻이다!이 영약이 자기와 불과 몇 장 거리밖에 남지 않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감격스러웠다.그는 이를 악물고 체내의 혈자리들은 일제히 굉음을 내면서 영력이 화려한 비단처럼 폭발적으로 방출되었다.이로써 이태호는 더 빨리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이 광경을 본 뒤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는 심운 등 세 사람도 각자 다리에 힘을 주고 서로 앞을 다투어 나아갔다.이와 동시에 산기슭에서 대종문 수사들과 산수들은 저 모습을 보고 너도나도 나지막한 소리로 논의하였다.“야...저 여섯 번째 진전 제자는 정말 강하군. 가장 먼저 산꼭대기에 올라갔어.”“산꼭대기에 있는 그 천재지보는 어느 천교가 가질까?”“결국은 신소문의 심운이 그 보물을 가질 것 같네. 어쨌든 그중에서 실력이 가장 강하니까.”“그야 모르지. 저 산꼭대기의 안개가 꽤 이상하더라고. 방금 내가 날아서 산으로 올라가려고 했는데 산 중턱에서 큰 산이
극지 감옥!이 감옥은 북극에서도 가장 북쪽에 자리 잡고 있고 그 깊이가 족히는 500미터를 넘었다.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흉악함 범죄자들이 모인 곳으로 수감자들 모두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전과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감옥이 세워진 이후로 이곳에서 탈옥을 성공한 범죄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이때, 지하에서 출발한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지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윽고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리자 동양인의 외모를 지닌 남자가 남루한 옷차림과 함께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왔다.“출소했다, 축하한다!”이곳을 지키는 우람한 교도관이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볼륨감 넘치는 섹시한 몸매의 중년 여성이 고요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보며 말했다.“저기 저 대문을 넘어서면 넌 자유의 몸이 된다.”전방에 있는 대문을 보는 이태호의 심경이 복잡했다.“이곳을 떠나고 싶었다면 진작에 도망쳤어!”중년 여성은 그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반박할 수가 없어 입만 뻥긋거렸다.지하에 갇혀 있는 흉악범들, 요원, 군벌, 심지어 조폭 두목까지 이태호 앞에선 순한 양이 되기 때문이다. 밖에서 이름을 떨치던 신 같은 존재들도 그의 앞에선 입을 떼지 못한다.3년 전, 용성연합국에서 전란이 일어났고 용성연합국은 결국 외부의 침입을 막지 못해 정부는 4명의 젊은이를 파견하여 갓 출소한 이 남자한테 배움을 얻도록 했다.반년 후, 다시 용성연합국으로 돌아간 네 젊은이는 곧바로 전세를 역전시켰고 그 후 그 네 젊은이는 용성연합국에서 모두가 아는 군신이 되었다.대문 앞에 도착한 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뒤쪽에 성루 같은 커다란 건물을 유심히 쳐다봤다. 그러다가 갑자기 건물을 향해 무릎을 꿇더니 ‘쿵’ 소리가 나도록 땅에 머리를 박았다.“어르신! 먼저 갑니다! 5년 동안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이 감옥에 왔을 때 그는 한 백발의 늙은이를 알게 되었다. 늙은이가 남한테 괴롭힘을 당하며 다른 죄수들한테 밥을 빼앗겼을 때 이태호가 먼저 다가가 그한테 밥 절반을 나누어
펑!침실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에 침대 위에 있던 두 사람이 깜짝 놀랐다. 특히 남자는 당황함을 금치 못하고 얼른 이불로 자기 몸을 가렸다. 여자 역시 깜짝 놀라 이불을 뺏으며 몸을 가렸다.“누구야? 거지야?”남루한 옷차림의 이태호를 본 하현우가 흠칫 놀랐다.“10년이라도 기다리겠다더니 고작 5년이 지났는데...”이태호가 주먹을 꽉 쥐자 뼈마디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고 이마에서 핏줄이 꿈틀거렸으며 표정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다.“이...태호?”정희주는 눈을 비비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쳐다봤다.“네, 네가 왜 여기에...”이태호는 심장이 쪼그라드는 듯 아팠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자기를 비웃듯 피식 웃었다.“이 자식이랑 같이 사는 거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어떻게 이놈이랑 같이 있는 거야?”하현우는 거지 같은 몰골의 남자가 이태호란 걸 발견하고 순식간에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바지를 챙겨 입으며 말했다.“왜? 이 몸이 희주랑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거야? 난 권세와 돈을 모두 잡고 있어. 거지처럼 차려입은 너보단 훨씬 나아!”이태호는 눈에 핏발이 빨갛게 섰지만 그를 쳐다보지 않고 정희주만 노려봤다.“하하, 진짜 웃겨. 이제 돌아와서 너한테 모든 걸 주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심지어 애당초 널 폭행한 남자한테 들러붙어?”이태호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말을 이어갔다.“날 기다리지 않았더라도 네 탓을 하지 않았을 거야. 근데 이런 놈이랑 붙어있을 줄 몰랐어.”그의 말에 정희주가 가운을 두르며 벌떡 일어나 당당하게 말했다.“웃기지 마, 나한테 모든 걸 준다고? 거렁뱅이인 네가 나한테 뭘 준다는 거야? 넌 하현우 같은 재벌한테 비비지도 못해! 지난번에 현우가 나한테 사준 백이 천만 원이 넘어! 네가 지금 나한테 해줄 수 있는 게 뭔데?”말을 마친 그녀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다리를 꼬며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너 같은 병신이랑 있다간 나만 손해야. 하지만 하현우는 날 평생 누릴 수 있게 해줘
연초월은 조폭의 등장에 소스라치게 놀랐고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잠시만요, 잠시만요. 제가 당장 돈을 드릴게요!”그녀는 바로 집안으로 달려들어 갔다가 조금 낡은 봉지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봉지에는 천 원짜리와 오천 원짜리 잔돈이 가득했고 동전도 수북했지만 만 원과 오만 원권은 몇 개 없었다.“에이 진짜, 또 이래요?”조폭 두목 장준혁은 잔돈들을 보며 짜증을 냈고 옆에 있는 졸개를 보고 말했다.“야, 이거 세봐.”“100만 원인데 이거 언제 다 셉니까?”지목당한 졸개는 전혀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연초월한테 다가갔다.“잠시만! 우리 엄마가 언제 빚을 진 거야?”이태호가 졸개의 앞길을 막으며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뭐야? 밥 빌어먹으러 온 거지인 줄 알았네. 너 예전에 술병으로 하현우 도련님 머리를 내려쳤던 골통 아니야?”장준혁은 그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도발했다.“이태호! 맞아, 이태호! 벌써 출소했어? 너도 참 대단해. 하현우 도련님이 어떤 사람인 줄 알면서도 머리를 내리친 거잖아.”이태호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이미 지나간 일이야. 그리고 난 후회하지 않아.”이태호도 장준혁의 눈을 노려보며 봉지에 든 돈을 가리켰다.“왜 이 돈을 줘야 하는지 설명해봐.”이에 장준혁이 피식 웃었다.“칫,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하현우 도련님을 때렸으면 배상을 해야 할 거 아니야! 하씨 가문이 배상금으로 3억을 요구했어. 네 신혼집을 2억에 팔았으니까 아직도 1억을 줘야 해.”그는 턱을 괸 채 말을 이어갔다.“네 부모가 지난 5년 동안 대략 4천만 원을 줬으니까 아직 6천만 원이 남았지. 네가 어떻게 조기 출소했는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잘 됐어. 너도 돈 벌어 갚아야지.”땅에 쪼그려 앉아 돈을 세고 있던 졸개가 갑자기 짜증을 냈다.“매번 잔돈을 이렇게 주니까 한참을 세잖아!”“셀 필요 없어요. 안에 도합 78만 원이 들어있어요.”연초월이 겁을 먹은 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젠장! 또 모자라!”땅에 쪼그려 앉아있던 졸개의 어깨
이태호가 다시 집으로 돌아갔을 때 연초월이 대문 앞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아들을 보자마자 그한테 달려가 그의 손을 잡고 다급하게 물었다.“태호야, 괜찮아? 저놈들이 때리지 않았어?”이태호는 엄마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안 때렸어요. 방금 나머지 돈을 다 줬으니까 다시는 여기 오지 않을 거예요.”“진짜야? 나 속이는 거 아니지? 어디서 난 돈이냐? 6천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잖아!”연초월은 당연히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방금 감옥에서 출소한 그한테 돈이 있을 리가 없었으니 말이다.이에 이태호가 답했다.“엄마, 너무 신경 쓰지 마요. 감옥에서 귀인을 만났고 제가 감옥에서 출소할 때 그분께서 저한테 돈이 든 카드를 줬어요. 6천 만 원을 주고도 많이 남았어요.”“그래? 그럼 다행이다, 다행이야!”연초월은 감격을 금치 못했다.“그런 분한테는 어떻게든 보답해야 해, 알겠지?”“알아요.”이태호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제가 조기 출소할 수 있었던 것도 귀인의 도움 덕분이에요.”그는 자세히 설명할 수 없어 간단하게 말했다. 그 미친 어르신이 진정 그의 귀인이었으니 말이다.“아이구, 저 깡패놈들이 다시는 안 온다니 마음이 놓이는구나. 이제 너도 돌아왔으니까 일자리도 찾고 정직하게 살아. 그럼 나랑 네 아빠도 걱정하지 않을 거야.”연초월이 한숨을 길게 푹 내쉬었다.“그런데 그 희주 말이야, 좋은 애는 아니더라. 네가 감옥에 들어간 지 반년도 안 되었을 때 하현우라는 사람과 사귀기 시작했어. 그리고 네 신혼집도 헐값에 팔아버렸어... 우리도 모아둔 돈이 없으니까 네가 빨리 일자리를 찾아야 해. 너 이제 스물여덟인데 얼른 돈을 벌어서 색시를 얻어야지.”그녀는 동시에 감개무량하기도 했다.“5년이나 먼저 나왔으니 참 다행이야. 만기 출소했다면 네 나이가 서른셋이야. 그럼 색시 찾기도 더 어려워져.”“엄마, 저 아직 젊고 멋져요. 아내 찾기 어렵지 않다고요.”이태호는 활짝 웃으며 장난쳤다.“근데 아빠는 어디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