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저는 꼭 이길 겁니다!”태일종 제6봉의 단도 천재, 권민정 아래의 단도 이인자로 불렸던 허지아는 권민정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권민정은 만목지체가 없었더라면 진전 제자는 그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아무튼 어디를 가든 그녀는 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는 눈부신 존재였다.며칠 전에 단탑에서 이태호를 만나기 전까지는 이랬다. 하지만 이태호가 그녀를 추월한 후부터 과거의 자부심과 자존심은 모두 산산조각으로 깨졌다.이로써 난생처음 좌절을 겪은 허지아는 그대로 주저앉게 되었다.허지아의 눈에 뜨거운 불꽃이 번뜩이는 모습을 본 윤하영은 속으로 묵묵히 생각하였다.‘이번 실패를 겪은 후 지아는 예전에 안하무인이던 나쁜 버릇을 고칠 수 있겠지.’윤하영은 어릴 때부터 키워온 제자 허지아의 성격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허지아는 단도 천교로 자부하고 때로는 권민정을 업신여겼는데 권민정은 운이 좋아서 진전 제자로 된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진전 제자로 될 수 있는 자는 천부적인 재능이 없더라도 실력이 없을 수 있겠는가?“자신감이 있는 것은 좋아. 우선 며칠 동안 내가 준 연단 심득을 터득하고 있어. 6층 관문을 통과한 후 도전해도 늦지 않아.”이 말을 들은 허지아는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었고 아주 강인한 눈빛을 드러냈다.성자 경지이고 7급 연단사인 윤하영의 연단 심득을 가진 후 허지아가 단도에서의 경험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불과 이틀 만에 그녀는 단탑 5층을 통과하였고 랭킹이 이태호와 같은 3위로 올라갔다.그래서 자신감이 크게 높아진 허지아는 바로 요광섬으로 날아가서 이태호에게 도전장을 내던지려고 하였다....한편.마당에서 쉬고 있는 이태호의 신식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무지갯빛이 요광섬의 밖에 멈추는 것을 보았다.하얀 장삼을 입고 매혹적인 몸매와 하얀 피부, 아름다운 용모를 가진 여인이 나타났는데 바로 그와 일면식이 있는 허지아였다.이태호는 그녀가 무슨 일로 요광섬에 찾아왔는지 궁금했다.사실 그는 제6봉의 단도 천교에 대
이는 허지아가 종래로 체험해 본 적이 없는 느낌이었다.그녀가 태일종에 입문하고 제6봉의 제자로 되고 나서 뛰어난 연단 천부로 수많은 찬사를 받았고 제6봉의 연단 천재로 칭송받았다.5대 진전 제자 중의 하나인 권민정도 연단 천부가 높은 것이 아니라 특수한 보체인 만목지체를 가져서 진전 제자로 뽑힌 것이라고 생각했다.자신도 이런 최상급의 보체를 각성했다면 진전 제자로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게다가 허지아는 용모가 출중해서 평소에 동문 제자들의 여신으로 추앙받았다. 그리고 스승 윤하영이 살뜰하게 보살펴줘서 그녀는 갈수록 안하무인이 됐다.지난번에 단탑 랭킹에서 이태호에게 추월당한 후 허지아는 열심히 따라잡으려고 했으나 5층의 관문이 너무 어렵고 또 마음이 다급해서 여러 차례 시도해도 실패했다. 예전에 좌절을 겪어 본 적이 없는 그녀에게 있어서 이번의 실패로 이태호는 점차 그녀의 심마로 되었다.며칠 전에 연단할 때 윤하영이 아니었다면 아마 그녀는 아직 실의에 빠져있을 것이다.윤하영이 준 6급 단약 비방과 단탑 심득 덕분에 그녀는 순조롭게 6층까지 올라갔고, 요광섬에 찾아와서 이태호에게 도전장을 내밀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정정당당하게 연단 대결을 통해 이태호를 이겨서 지난 실패로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으려고 한 것이다.하지만 이태호가 대결 도전을 거절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허지아는 진전 제자 중의 권민정, 고준서 등보다 못하지만 그래도 제6봉의 연단천재로 종문 내에서 명성을 크게 얻었고 종문 천교 랭킹에서도 9위를 차지했다.이태호가 폐관 수련한다는 거절 이유은 너무 어처구니없었다.그녀가 아는 바에 의하면 이태호는 며칠 전에 방금 5급 존황을 돌파해서 이렇게 이른 시일에 다시 돌파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었다.이태호가 자신을 얕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어찌 화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면서 냉랭한 한기를 풍기며 마치 털을 곤두세운 고양이와 같은 허지아를 보며 이태호는 왠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는 허
원영단을 얻을 수만 있다면 6급 존황의 경지로 돌파하는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다.이런 생각에 이태호는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초롱초롱 빛나는 새까만 눈동자로 허지아를 바라봤다.“사실입니까?”허지아가 창피함을 무릅쓰고 도전장을 내밀 때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이태호가 보상이 있다 하니 태도가 돌변했다.이에 그녀의 안색은 어두워지면서 이를 까드득 까드득 갈았다. 이태호는 절대로 일부러 그녀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서이다.열불이 나서 속 터지기 일보 직전인 허지아는 어두운 표정을 지으면서 차갑게 말했다. “원영단과 고급 6급 단약 비방 뿐만 아니라 저를 이기면 시녀처럼 부려도 원망하지 않을 겁니다.”그녀는 말을 멈추다가 굳은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당신이 진다면 진전 제자의 자리를 내놓아야 합니다. 감히 도전을 받아들이겠습니까?”허지아는 말하고 나서 강인한 시선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매혹적인 눈에서는 투지가 넘쳐흘렀다.이와 동시에 이태호는 그녀의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판이 이렇게 커졌어?그는 거절하고 싶지만,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고 고집이 세 보이는 허지아를 보고 거절의 말을 삼켜버렸다.지난번에 단탑 랭킹에서 서열이 자기에게 밀려서 도전을 제기한 것으로 짐작이 된다.이태호는 폐관 수련해서 경지를 돌파하려고 했는데 허지아는 그의 계획을 중단시켰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매우 단호하게 말한 허지아를 보고 이태호는 어깨를 으쓱했다.자신이 다시 거절하면 허지아는 기죽지 않고 매일 찾아와서 도전장을 던질 것 같았다. 이에 이태호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잠시 생각을 하고 나서 그녀의 도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좋아요! 그럼 내 시녀로 될 각오를 하시죠.”말을 마친 이태호는 처소로 돌아갔다.공중에 떠 있는 허지아는 이태호의 회답을 받았지만, 마지막 한마디를 들은 후 표정이 어두워졌고 분노로 눈썹을 세웠다.그녀는 콧방귀를 뀌고 나서 한 줄기의 빛으로 변해서 하늘가로 사라졌다.허지아가 이태호와 대결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순식간에 태
이 대결은 제자들 사이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많은 장로의 주목도 받았다.이태호가 태일종에 입문한 후 선우정혁이 파격적으로 그를 종문 창건한 후 종래로 없었던 여섯 번째 진전 제자로 삼았다. 그때 이에 대해 많은 장로가 직접 선우정혁을 찾아가서 항의하였다.그것은 태일종이 창건된 지 거의 만년이나 되었으나 여섯 번째 진전 제자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두 진전 제자가 다섯 명만 있는 상황에 익숙했다.불쑥 등장한 이태호는 당시 종문 내에서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나봉이 성호에서 돌아온 후에야 장로들은 이태호에게 비범한 자질을 가지고 있어 어떤 최상급 신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지못해 그의 진전 제자의 신분을 받아들였다.그리고 후에 이태호가 폐관 수련을 마친 후 허준의 도전을 받아들이고 짧은 시간 내에 천교 랭킹에서 10위를 차지한 제자를 격패시켰다. 당시 3급 존황의 경지로 5급 존황의 내공을 완성한 수사를 물리쳐서 이태호가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로부터 점점 많은 장로가 이태호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그의 진전 제자의 신분을 인정해 주었다.이태호의 명성이 진정으로 태일종의 모든 장로의 귀에 들어가게 된 계기는 얼마 전에 그가 단탑에서 통관한 랭킹 순위가 허지아를 앞질렀을 때이다.허지아는 종문에서 권민정 아래의 단도 천교이고 제6봉의 수석 정예 제자가 아닌가. 그리고 그녀는 6급 존황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서 절대로 약하지 않았다.물론 그녀의 실력은 정예 제자 중에서 그냥 뛰어나다고 할 수 있지만 단도에서는 매우 훌륭한 천부를 가지고 있어서 많은 장로의 사랑을 받았다.그래서 이태호가 허지아를 제치고 단탑 랭킹 3위로 되었다는 소식이 종문에서 퍼지자 적지 않는 장로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마찬가지로 이태호의 명성이 점점 더 커졌고 심지어 똑같은 진전 제자이면서 단도 천교인 권민정의 명성을 따라잡을 추세였다.이번에 또 이태호가 7일 후에 허지아와 연단 대결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찌 장로들의 주목을 받지 않을 수
설악산은 자신을 반박하는 장로를 보고 눈을 부라리며 화를 냈다.“황도헌! 말이야 쉽지, 그때 가서 자네 제7봉이 성공 전장에 나갈 거야?”황도헌이라는 남자는 이 말을 듣고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우리 제7봉에 천교가 없네.”황도헌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빙그레 웃었다.“다만, 요광섬의 이태호 진전은 최근에 종문 내에서 명성이 자자하다고 들었네. 7일 후에 허지아와 대결한다는 소식이 온 종문에 퍼졌어. 이런 천교를 잘 키운다면 내년에 성공 전장에서 눈부신 활약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그의 말이 끝나자, 나머니 장로와 봉주들도 잇달아 논의하기 시작했다.이들도 봉주로서 당연히 이태호를 알고 있다.특히 최근에 명성이 자자해서 태일종의 어디를 가든 이태호의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선우정혁이 이 소식을 들은 후 자신이 이태호란 천재를 발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듯이 입꼬리가 올라갔다.선우정혁은 허허 웃으면서 말했다.“그럴 가능성도 있을 수 있지. 이 아이는 혼돈신체라 자질이 준서보다 조금 더 좋네. 성공 전장이 열릴 때는 아마 5급 성자의 경지로 돌파했을지도 모르지.”종주까지 이렇게 말하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일부 봉주와 장로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몇몇 봉주들은 직접 이태호란 천교가 대결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구경하러 가겠다고 떠들었다.같은 시각.제6봉의 다른 쪽, 권민정이 폐관하는 곳.방금 폐관 수련을 마친 권민정은 이태호가 곧 허지아와 연단 대결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소 의아스러워했다.지난번에 이태호가 단탑 랭킹에서 허지아를 제치고 3위의 자리를 차지한 후 그는 꼭 떠오르는 샛별로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당시 그녀는 사람을 보내서 요광섬의 이태호에게 축하의 선물도 전달했다.하지만 이 두 사람이 이렇게 빨리 연단 대결을 진행할 줄은 몰랐다.권민정도 제6봉에서 살고 있기에 허지아의 속내를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그리고 허지아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자신에
이때의 이태호는 아직 자신이 허지아와 대결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잔잔한 호수면 위에 폭탄을 투하한 것처럼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그가 허지아의 도전을 받은 후 곧바로 요광섬 내에 돌아왔다.허지아가 도전장을 내밀 때 자신의 숨결을 은닉하지 않았기에 섬에 있는 신수민, 백지연 등 여인들도 그녀의 말소리를 들었다.그래서 이태호가 마당에 도착하자 남두식 등은 바로 그를 둘러쌌다.남두식의 늙고 거친 얼굴에 어두운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다소 무거운 말투로 먼저 침묵을 깨뜨렸다.“태호야, 이 도전을 받아들이지 말아야 했네. 그 허지아는 제6봉 봉주 윤하영의 직계 제자로서 단도에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고 하더군. 네 천부도 뒤떨어지지 않고 심지어 더 강하다는 걸 알고 있어.”남두식은 잠시 말을 멈추고는 천천히 이어서 말했다.“하지만 네가 종문에 들어온 후, 불과 반년 만에 명성이 점점 커졌어. 이번 대결에서 자네가 허지아를 이긴다면 필연코 진전 제자들의 눈엣가시로 될 것이네!”이태호가 도전을 받아들이는 것이 한스러운지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옆에 있는 대장로도 잇달아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 수심이 가득했다.“그래. 지금 태호는 실력을 숨기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대장로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차분하게 분석을 시작했다.“자네가 지난번에 랭킹에서 허지아를 제친 후 이번에 너에게 도전을 제기한 것은 분명 불복하기 때문에 그래. 지금 쟤가 너에게 도전할 자신이 있다는 건 봉주인 스승에게서 어떤 가르침을 받았을 거야. 네가 무모하게 도전을 받아들여서 이기면 다행이지만 진다면 진전 제자의 자리를 빼앗길 수 있어.”여기까지 말한 대장로의 노쇠한 얼굴은 근심걱정으로 가득 찼고 눈썹을 찌푸렸다.그들은 태일종에 온 지 어느덧 반년이 되었다. 그동안 그들은 종문 내의 천교들에 대해 아주 잘 안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태일종 아홉 봉우리의 정예 천재 제자들에 대해 대충 알고 있다. 허지아의 명성은 5대 진전 제자보다 높지 않지만 제6봉의
예전에 이태호가 방금 창란 세계의 무항시에 올 때 이미 고급 5급 연단사였다. 후에 6급 단약 비방을 어렵게 구했지만 수십 차례나 실패하고 수많은 천재지보와 천년 영약을 낭비했으나 여전히 고급 5급 연단사의 경지에 정체되어 발전하지 못했다.연단사가 돌파하는 것은 큰 경지를 돌파할 때 대량의 단약을 먹는 것보다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이태호가 단탑의 관문을 통과할 때까지 유지되었다. 그는 6층에서 가상 연단을 함으로써 6급 단약을 정제하는 경험을 누적하였다. 그제서 성공적으로 6급 연단사로 돌파한 것이다.이태호의 위로가 도움이 되었는지 사람들의 수심에 깃든 표정이 조금 밝아졌다.하지만 대장로는 여전히 이태호는 도전을 받아들이지 말고 실력을 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근데 너 정말 방심해서는 안 된다. 곧 반년 있으면 종문 대회가 열릴 거야. 이 대회는 어떤 비경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이 있네. 네 명성이 너무 커지면 일찍이 5대 진전의 주목을 받게 되어 너에게 불리할 수 있네.”전설의 코빼기도 안 보인 5대 진전 천교에 대해 대장로는 마음속으로 경외심을 갖고 있다. 어쨌든 수많은 제자 중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사람은 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창란 세계는 천청종 그런 작은 곳과 달리 존왕은 개만 못한 존재로 되었고 존황 수사들이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대장로는 전임 천청종의 장로로서 문파 안의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들이 방금 태일종에 와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안정감을 유지하는 것이다.이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어깨를 들썩거렸다.“대장로, 내가 태일종에 들어와서 여섯 번째 진전 제자로 된 순간부터 이미 그들의 주목을 받았소...더구나 이번에 이기면 고급 6급 단약 비방, 원영단 두 개를 받을 수 있고, 지더라도 무승부라 할 수 있기에 손해 볼 일이 없죠.”사실 이태호는 아직 다하지 못한 말이 있다.허지아가 자신을 이겨서 진전 제자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해도 선우정혁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농담이
7일 후.아침 해가 하늘로 떠오르자 눈부신 황금빛 햇살이 대지를 비추었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요광섬 내에서 이태호도 폐관 수련을 마쳤다. 그는 옷을 갈아입고 세수를 마친 후에 마당에 왔다.남두식과 신수민 등도 모두 마당에 나와 있었고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이태호가 나타나자, 신수민은 앞으로 다가가서 다정하게 그의 옷자락을 정리해 주고 나서 말하였다.“태호야, 우리 가자.”이태호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었다.“갑시다. 걱정하지 마오. 당신들의 남편은 절대로 지지 않을 거요.”말을 마치고 나서 이들은 하늘로 솟아올라서 무지갯빛으로 되어 제6봉의 단탑을 향해 날아갔다.제6봉의 단탑 상공에 이르자 이태호는 광장에 수천 명의 제자가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이들은 이태호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여기저기서 함성을 질렀다.“어서 봐! 태호 사형 오셨어!”“선우정혁 종주님이 괜히 사형을 여섯 번째 진전 제자로 삼겠어? 단도에서도 이런 출중한 재능을 갖고 있잖아!”“사형 너무 멋있다. 신체를 각성했을 뿐만 아니라 단도 쪽으로도 허지아보다 뒤떨어지지 않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인파 속에서 적지 않은 여제자들이 준수하게 생긴 이태호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녀들은 이태호에게 홀딱 반했다. 이태호처럼 실력이 있고 재능이 있으며 잘생긴 자는 어찌 여제자들의 사랑을 받지 않겠는가!하지만 그들은 이태호의 곁에 있는 신수민 등 네 명의 여인을 발견한 후 스스로 부끄럽게 여겼다.신수민 등 여인들은 오늘 각자 다른 옷차림을 하였으나 모두 잘록한 허리에 사뿐사뿐 걸었으며 하얀 손목에 가벼운 면사를 걸쳤고 발에 비단 신발을 신고 있었다. 그리고 비녀로 머리카락을 고정했고 손가락은 희고 가늘며 입술이 붉고 아름다우며 봉안에 늘 잔잔한 물결 같은 파동이 일어나는데 마치 그림 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와 같아서 현장에 있는 수많은 여제자의 부러움과 질투를 자아냈다.이태호 등 일행이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어 공중에서 빛줄기가 떨어지더니 청색 장삼
이태호는 고개를 들고 유난히 조용한 별하늘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부드러운 별빛과 달빛이 사면팔방에서 휩쓸려 왔고 그의 몸을 감쌌다.그가 숨을 깊이 들이마시자 몸은 수많은 별빛의 세례를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고 체내에 있는 천지의 힘도 많이 증가하였다.이런 상황에 이태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이곳이 바로 성공 전장이지? 별빛과 달빛의 힘이 정말 강하군.’만면에 희색을 띤 이태호는 이 성공 전장에서 수련하면 수많은 별빛과 달빛에서 발산한 힘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외부보다 몇 배나 빠르게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성공 전장은 이태호가 그동안 접촉했던 다른 비경 동천 유적지와 완전히 달랐다. 이곳은 하나의 공간, 하나의 세계로 간주할 수 있다.그는 고개를 흔들면서 올라오는 잡생각을 억누른 후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 환경을 둘러보았다.바로 이때 그는 원래 자기의 앞에 있었던 고준서, 채유정 등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그의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생각에 잠긴 듯이 말했다.“보아하니 성공 옛길을 통과한 후 모두 격리당한 것 같아.”그는 이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육성훈과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바로 싸울지도 모르니까.지금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으니 이태호는 바로 전에 선우정혁이 준 옥간을 꺼냈다.그는 신식으로 옥간을 훑어보자 순식간에 그의 머릿속에 수많은 정보가 떠올랐고 허황한 성공 전장의 지도도 나타났다.잠시 후에 이태호는 천천히 눈을 떴고 그의 눈에서 예리한 빛이 번쩍거렸다.그는 고개를 들고 주변의 환경을 살펴본 후 하늘에 나타난 별자리에 따라 지금 자기가 있는 위치를 대략 확정했다.“여기서 나와 가장 가까운 기연은 성신신철(星辰神鐵)이 탄생한 곳이야!”성신신철은 아주 진귀한 보물로서 오로지 별빛의 힘이 짙은 곳에서만 나타났다. 만 년 이상 구천 강풍의 교란과 공간 난류가 스쳐 지나가면서 달빛과 별빛의 힘이 점차 응집되어 금속과 유사한 물건을 형성하였다.창란 세계에서 대부분의 영보에 흔히 이 물건을
무릇 서역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수사이라면 천남 지역에 있는 같은 세대의 수사들보다 많이 강했다.서역 지역에서 시선을 거둔 후 이태호는 중주의 북쪽을 바라보니 끝없는 파도가 출렁거리는 광경을 발견했는데 이곳이 바로 유명한 북해(北海)라는 것을 알아챘다.북해의 만족(蠻族)은 신혼을 수련하는 것이 아니라 육신만 수련하였으며 토템의 법술을 사용해서 진선(眞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하였다.이태호는 북해 옆에서 예전에 전적의 지도에서만 볼 수 있던 뇌택대지, 만리빙원, 나주와 건주 등을 발견하였다...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니 창란 세계는 그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넓었다.“웡웡!”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이태호는 환경이 크게 변했고 머리 위에 하늘을 가득 메운 별하늘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별하늘에서 옛길이 드러나면서 수많은 구천 강풍(九天罡風) 과 공간 난류를 일으켰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이것이 바로 성공 전장으로 가는 옛길이겠지?’성공 전장의 첫 관문이 바로 성공 옛길을 통과하는 것이었다.무릇 성공 옛길에 오른 자는 의지력이 굳건하지 않으면 결국 헤어 나오지 못하고 죽게 된다.그는 사색을 마친 후 이미 성공 옛길에 오른 채유정 등을 바라보고 여유롭게 옛길을 따라서 걸었다.이태호가 옛길에 올라서자마자 눈앞에 석벽이 나타났고 그 석벽에 수많은 신공(神功)과 선법(仙法)이 새겨져 있었다.이런 신공과 선법에 반짝이는 도운 규칙이 담겨져 있는데 마치 어떠한 마력이 있는 것처럼 그의 신혼을 뒤흔들었다.그는 흥분하게 숨을 내쉬면서 석벽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곧 석벽에 이르렀을 때 이태호의 원신이 움찔거렸고 마치 앞으로 더 가면 무슨 공포스러운 일이 발생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 순간, 이태호는 제정신으로 돌아왔다.“수상해!”그가 정신을 차린 후 보니 한쪽 발이 이미 성공 옛길에서 벗어났고 발밑에 수많은 구천 강풍과 공간 난류가 휘몰아치고 있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
이태호는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얼굴에 희색이 넘쳐흘렀다.옥부는 7급 성자급 수사의 전력 공격을 방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공 전장의 지도가 들어있다니!이는 그가 성공 전장을 탐색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종주님의 깊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신식으로 전음한 후 사양하지 않고 옥부를 잘 보관하였다.그러고 나서 그는 허공을 딛고 성공 전장의 통로 안으로 날아갔다.그가 방금 통로에 들어가자 주변에 팽배한 힘이 넘쳐흐르는 것을 느꼈는데 천지의 규칙처럼 저항하기 어려웠다.이런 힘에 이끌어 그는 끊임없이 위로 날아올랐다. 위로 올라갈수록 그는 발밑에 있는 산맥이 점점 작아졌고 마지막에 까만 점으로 작아진 것을 느꼈다.까만 점의 주변에 용이 엎드리고 있는 듯한 산맥을 보면서 이태호는 이 산맥들이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다음 순간, 그는 알아챘다.“이것은 창망산맥이고 그것은 백수산맥이야!”이태호는 올라갈수록 발밑의 산맥이 점점 작아진 것을 보았고 그의 시야에 물빛 바다의 연선이 나타났다.이 광경을 본 이태호는 놀라워했다.“이... 이것이 바로 천남의 전경인가?”그는 지금 올라온 높이에 따라 천남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느꼈다.찬란한 별빛과 달빛에 이끌어 이태호는 광활한 성공 전장을 향해 날아갔다. 그는 드디어 천남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을 보게 되었다.“그쪽이 대리(大離)인가?”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렸다. 백수산맥의 왼쪽 하단에 있고 천남과 인접한 곳에서 천남 지역과 면적이 비슷한 지역을 발견했다.그곳에는 짙은 황도(皇道)의 기가 있고 구름 사이로 금룡이 날아오르고 있었다.창란 세계에서 대리는 인족 황조(皇朝)가 있고 경내의 대리 황실의 실력은 성지 못지않으며 수만 년 동안 전승되었다고 한다. 이태호는 계속해서 천남에서 백수산맥의 밖으로 가로지르는 지역을 바라보았다. 그곳의 중앙에 거대한 영토가 있는데 천남보다 몇 배나 컸다.‘여기가 중주일 거야...’이태호는 묵묵히 생각하면서 마음이 설렜다.그는 만
소기철은 방금 1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풍민국 보다는 이태호와 육성훈 두 사람이 더 신경이 쓰였다.묘음문의 채유정과 남궁월은 풍민국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오히려 3급 성자 경지의 육성훈이 아주 열정적으로 방금 도착한 풍민국을 맞이했다.그는 허허 웃으면서 말했다.“풍 도우, 어서 이쪽으로 오게.”풍민국은 현장에 있는 다른 천교들은 자기를 안중에 두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아첨하는 얼굴로 육성훈에게 말했다.“성훈 형님, 성공 전장에서 잘 부탁드릴게요.” 이에 육성훈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허허. 걱정하지 말게. 다만 중요한 일을 잊지 않으면 되네.”육성훈은 이렇게 말하면서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이태호를 힐끔 바라보았다.그의 눈에 은근히 차가운 살기가 숨어있었다.풍민국은 육성훈의 말을 듣자 정신이 번쩍 들었고 숨을 들이마시면서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이번에 신소문 덕분에 자기가 일찍이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었고 성공 전장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신소문이 그를 도와주는 조건은 아주 간단했다. 성공 전장에서 육성훈을 도와 이태호를 제거하면 되었다.창망산맥의 이화 성왕 유적지에서 이태호의 기세등등한 모습을 떠올리자 풍민국은 몸이 움찔했다.그는 이번 이태호와의 대결은 목숨이 달려 있고 자기는 이미 신소문와 같은 배에 올라탔고 배에서 내려올 수 없었다.일단 신소문에게 해를 끼치면 가장 먼저 죽은 자가 바로 자신일 수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풍민국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초조하고 불안했지만 묵묵히 육성훈의 옆에 서서 성공 전장의 통로가 완전히 안정적으로 열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잠시 후, 높은 하늘에서 허공 통로가 갑자기 눈부신 별빛을 발산하였다.허공에 생긴 소용돌이가 점점 커지면서 일장이나 높은 허공 통로가 완전히 안정적으로 열리게 되었다.통로에서 발산한 밝은 빛을 통해 이태호는 옛날의 별하늘을 보는 것 같았다.별하늘의 별들이 반짝이면서 찬
이윽고 하늘에서 갑자기 산산조각으로 깨진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곧이어 청색 장포를 입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풍민국을 데리고 나타났다.허공의 틈새 내에서 이 노인은 주변에 있는 각 대종문의 성왕들을 눈여겨본 후 웃으면서 말했다.“여러분, 우리 풍씨 가문이 늦었소?”이 노인이 바로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이었다. 그는 말하면서 풍민국을 데리고 허공 통로를 나와서 현장에 이르렀다.풍석천은 눈앞에 있는 4대 종문의 성왕급 수사를 보자 조금 두려워했다. 이번에 풍씨 가문은 육무겸의 도움을 받고 성공 전장에 올 수 있었다.지난번에 육무겸이 조정운과 논의한 후 이번 성공 전장에서 이태호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하지만 조씨 가문은 조광학이 죽어서 성공 전장으로 보낼 수 있는 적합한 제자가 없었다.그래서 육무겸은 어쩔 수 없이 천교 풍민국을 가진 풍씨 가문을 끌어들이기로 하였다.풍민국의 내공이 높지 않지만 그래도 성공 전장에 들어가면 육성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논의한 결과, 육무겸은 7급 파경단 두 알을 풍씨 가문에게 주고 풍민국이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게 하였다.풍석천을 보자 육무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허허, 풍 가주, 마침 잘 왔네.”육무겸의 기쁜 표정을 보자 풍석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풍민국은 원래 성자 경지를 돌파하지 못해서 성공 전장에 들어가기 어려웠다. 육무겸이 7급 파경단을 주지 않았더라면 풍민국은 언제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을지도 몰랐을 것이다.바로 이러한 이유로 풍씨 가문은 육무겸 편에 서기로 결심한 것이었다.육무겸이 먼저 인사를 건네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청허파의 문주 맹호식도 풍석천에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인사하였다.맹호식은 싱긋 웃으며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풍 가주, 마침 잘 왔소. 성공 전장의 통로가 아직 열리지 않았소.”맹호식과 풍석천은 천남의 몇 명밖에 안 된 성왕급 수사로서 서로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다. 비록 풍씨 가문이 이번에 성공 전장에 참가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준서는 멍하니 허공에 우뚝 서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충격, 부러움, 질투, 심지어 살의가 들어 있었다.옆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경구는 육성훈이 밀린 것을 보자 예전에 이태호와 원한을 맺지 않는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와... 이 사형의 실력이 이미 육성훈을 뛰어넘었다니!’몇 달 전에 진행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이태호가 방금 성자의 경지로 돌파했는데 불과 두 달 만에 이미 육성훈을 격패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그러니 여경구가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 순간, 현장의 분위기가 갑자기 이상해졌다. 모든 사람은 말없이 묵묵히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기세 싸움에서 져서 체면이 구겨진 육성훈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는 잠시 숨을 돌린 뒤 온몸의 기운을 폭발적으로 내뿜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이렇게 큰 망신을 당한 적이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불길이 불같이 타올랐고 체내의 영기를 바로 발동시켜서 넘쳐흐르는 살기를 주체할 수 없었다.“네놈을 죽여버릴 거야!”말을 마친 뒤, 육성훈의 주변에서 신성한 빛을 발하였고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이때 신소문의 문주 육무겸은 미간을 찌푸리고 대갈일성 하였다.“그만해!”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서 이성을 잃은 육성훈은 자기 아버지의 호통소리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는 달가워하지 않는 눈빛으로 이태호를 힐끔 쳐다보고는 발산한 신성한 빛을 수렴하였다.육무겸은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은 후 선우정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선우 도우, 축하하오. 태일종에 이런 대단한 천교가 있으니 앞으로 꼭 성황 경지로 돌파해서 천남에서 이름을 떨칠 것이오.”이에 선우정혁은 담담하게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훗날의 일은 누가 알겠소?”성황 경지의 장벽이 너무 높아서 선우정혁은 8급 성왕 경지라도 자기가 죽기 전에 성황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육무겸이 이태호를 너무 높이 치켜세운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허공에서 육성훈의 기선 제압에 이태호는 한쪽 팔을 흔들면서 온몸의 기혈을 거세게 발산하였다. 그러자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고 부서지면서 고대 신산(神山)과 같은 웅장한 기운이 곧바로 육성훈을 향해 덮쳤다.이런 거세게 덮친 기운에 육성훈은 아연실색하면서 반응할 겨를도 없이 큰 타격을 받았다.육성훈의 입가에서 빨간 피가 흘러내렸고 그는 뒷걸음질을 치면서 몸에 들끓은 기운이 한순간에 떨어졌다.현장에 있는 모든 천교는 어안이 벙벙해졌다.잠시 후, 정신을 차린 몇몇 천교들은 육성훈이 이번 기세 싸움에서 패배한 것을 눈치채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청허파의 안재남은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쟤... 쟤가 이겼다고?”안재남이 보기엔 이태호가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기간이 너무 짧고 저력이 부족해서 육성훈과의 기세 싸움에서 이기기 어려웠다.그러나 결과는 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고 육성훈의 부상으로 끝났다.그러니 안재남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안재남의 옆에 있는 검은 장포를 입고 장검을 멘 소기철의 동공이 축소되었고 얼굴에 경악의 기색이 역력했다.충격에서 제정신으로 돌아온 소기철은 이태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이태호가 육성훈을 이겼다니. 성공 전장에서 절대로 이태호와 다투면 안 돼!’육성훈은 지금 천남 천교 중의 일인자로 기세 싸움에서 이태호에게 밀리고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했다. 이에 소기철은 이태호의 실력에 놀라워하면서도 경계를 갖게 되었다.같은 시각에 묘음문의 일행에서 남궁월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에 박힌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불시에 동그랗게 되었고 작은 입이 살짝 벌어졌다.“육성훈이 밀렸다니!”놀란 남궁월은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허공에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녀의 가을 호수와 같은 눈망울에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옆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우아한 긴 치마를 입고 벽옥 비녀를 꽂고 연꽃처럼 아름다운 그림 속의 선녀와 같은 채유정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놀라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전에 남궁월이 몰래 그녀에게 신식
육성훈은 신소문의 천교로서 실력은 천남 3대 천교 중에서 1위를 차지해서 천남의 수많은 천교가 우러러보는 존재였다.전투력을 비교하면, 이태호가 8급 존황 경지의 내공으로 9급 존황 경지의 심운을 죽인 적이 있지만 육성훈도 과거에 9급 존황 경지 때 성자급 수사를 참살했던 화려한 전적을 가지고 있었다.천부적 재능을 비교하면, 이태호는 신체를 각성했지만 육성훈도 마찬가지로 신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덟 살 때 이미 신소문의 진파 무기인 자소신뢰를 수련했다.영보를 비교하면, 이태호가 최상급 영보를 가졌지만 신소문의 문주 육무겸의 아들인 육성훈이 없을 리가 있겠는가?어떤 면을 보든 육성훈은 이태호에 비해 뒤처지지 않았고 심지어 더욱 강했다.물론 이태호가 태일종의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고준서를 격패했고 백수산맥에서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를 격살할 수 있는 것은 약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하지만 안재남이 보기엔 이태호의 수련 시간이 너무 짧았고, 육성훈과 같은 오래된 천교에 비하면 아직 조금 부족했다.이태호와 육성훈이 같은 경지에 있다고 해도 이번 기세 싸움에서 안재남은 여전히 육성훈이 이길 것이라고 믿었다.한편으로 소기철은 담담한 태도로 현장의 기세 싸움을 구경하였다.소기철의 내공이 그다지 높지 않고 이태호와 접촉한 적이 없지만 종문 장로에게서 이태호에 대한 칭찬과 감탄을 자주 들었다.청허파의 제일 천재로서 소기철의 실력이 약하지 않았다. 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졌고 검도에서 깊은 조예가 있었다.그는 육성훈의 몸에서 내뿜은 공포스러운 기운을 분명히 느낄 수 있어서 약간 숨이 막힌 느낌이 들었다. 육성훈과 기세 싸움을 하는 이태호를 보면서 소기철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자가 너무 현명하지 못하네.’멀지 않은 곳에 있는 묘음문의 채유정과 남궁월은 이태호 쪽을 바라보았다.특히 채유정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이태호를 쳐다보았다.최근 몇 달 동안 그녀는 이태호의 이름을 들은 바가 있었다.얼마 전에
이태호는 적의를 드러낸 육성훈을 보면서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쪽도 만만치 않네. 역시 명성이 자자한 천교답네.”육성훈의 내공은 성자 3급 중기 경지에 이르러서 현장에 있는 모든 천교 중에서 일인자라고 할 수 있었다.명실상부 신소문의 보배 제자이고 천남 3대 천교 중의 하나였다.그러나 이태호의 눈에는 그저 그랬다.육성훈의 내공은 현장에 있는 젊은 세대 중에서 가장 높지만 내공이 높다고 해서 전투력이 높은 것이 아니었다.모두 최상급 보체나 신체를 가진 천교로서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으며 자기보다 경지가 높은 상대와 싸울 수도 있었다.육성훈은 이태호의 무심한 태도를 보자 마음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라오면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이태호가 그의 사제인 신소문의 천재 제자 심운을 죽여서 신소문의 장로들은 이 원한을 늘 마음에 두었다.선우정혁이 없었다면 육무겸은 진작에 태일종에 쳐들어가서 이태호의 죄를 추궁했을 것이다.천남 4대 종문에 윗세대는 젊은 제자 간의 싸움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러나 육성훈은 신소문의 소주이고 육무겸의 아들로서 태어날 때보다 신체 자질을 가졌고 타고난 기운(氣運)을 지녔으며 여덟 살에 이미 신소문의 지보(至寶) 뇌못에서 자소신뢰를 수련해서 같은 세대의 수사들을 뛰어넘었다.이번에 그의 목적은 성공 전장에서 자신의 기연을 찾는 것 외에도 심운을 위해 이태호를 죽여서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육성훈은 물끄러미 이태호를 쳐다보았다. 그의 몸에서 내뿜은 2급 성자 경지의 기운은 지면의 황사를 휘날리고 칼날처럼 예리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자네가 성공 전장에 들어가서도 이렇게 태연자약할 수 있는지 볼 거야.”육성훈의 기선 제압에 이태호는 냉소를 흘렸다.그가 손을 휘젓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매우 공포스러운 칼날과 같은 바람이 그의 앞에서 산들바람으로 되어 얼굴을 스쳐 지났다.이태호가 자기의 기세를 쉽게 막아낸 것을 보자 육성훈의 눈에서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그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