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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7화

이때의 이태호는 아직 자신이 허지아와 대결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잔잔한 호수면 위에 폭탄을 투하한 것처럼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가 허지아의 도전을 받은 후 곧바로 요광섬 내에 돌아왔다.

허지아가 도전장을 내밀 때 자신의 숨결을 은닉하지 않았기에 섬에 있는 신수민, 백지연 등 여인들도 그녀의 말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이태호가 마당에 도착하자 남두식 등은 바로 그를 둘러쌌다.

남두식의 늙고 거친 얼굴에 어두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다소 무거운 말투로 먼저 침묵을 깨뜨렸다.

“태호야, 이 도전을 받아들이지 말아야 했네. 그 허지아는 제6봉 봉주 윤하영의 직계 제자로서 단도에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고 하더군. 네 천부도 뒤떨어지지 않고 심지어 더 강하다는 걸 알고 있어.”

남두식은 잠시 말을 멈추고는 천천히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네가 종문에 들어온 후, 불과 반년 만에 명성이 점점 커졌어. 이번 대결에서 자네가 허지아를 이긴다면 필연코 진전 제자들의 눈엣가시로 될 것이네!”

이태호가 도전을 받아들이는 것이 한스러운지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때 옆에 있는 대장로도 잇달아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 수심이 가득했다.

“그래. 지금 태호는 실력을 숨기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대장로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차분하게 분석을 시작했다.

“자네가 지난번에 랭킹에서 허지아를 제친 후 이번에 너에게 도전을 제기한 것은 분명 불복하기 때문에 그래. 지금 쟤가 너에게 도전할 자신이 있다는 건 봉주인 스승에게서 어떤 가르침을 받았을 거야. 네가 무모하게 도전을 받아들여서 이기면 다행이지만 진다면 진전 제자의 자리를 빼앗길 수 있어.”

여기까지 말한 대장로의 노쇠한 얼굴은 근심걱정으로 가득 찼고 눈썹을 찌푸렸다.

그들은 태일종에 온 지 어느덧 반년이 되었다. 그동안 그들은 종문 내의 천교들에 대해 아주 잘 안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태일종 아홉 봉우리의 정예 천재 제자들에 대해 대충 알고 있다.

허지아의 명성은 5대 진전 제자보다 높지 않지만 제6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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