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전의 경기가 끝난 후 높은 단상에 앉은 성주 조구윤은 일어서서 진급 명단을 발표하였다.이번 제2차전에서 진급한 수사들은 이태호, 남두식 등 7명, 그리고 연씨 가문의 대장로 연경명과 연장안이었다.조씨 가문은 운이 안 좋아서 그런지 진급한 자는 한 명도 없었고 도리어 성주부의 객경 장로 한 명이 진급하였다.이태호 등이 진급했다는 소식을 발표하자 온 장내는 발칵 뒤집어졌고 사람들이 끊임없이 왁자지껄하였다. “저 주씨 가문은 무슨 개똥 같은 운이 들었는지 7명이나 진급했구려!”“그 남두식을 비롯한 객경 장로들은 모두 이태호의 친척 아니면 친구라 하더군!”“씁…저 사람들은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어떻게 모두 이렇게 강하냐고!”“이제 제2차전이 끝났는데 정원 7명의 자리를 차지했다니. 이태호가 1등이라도 하면 주씨 가문은 정원 11명의 자리를 가지게 되잖아?”“흥, 이태호의 실력은 아주 강하지만 1등을 노린다는 건 헛된 망상일세!” “연씨 가문에 천재 연장안이 있다는 걸 잊었어? 아직 두 사람은 마주친 적이 없잖아!”“…”광장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낮은 소리로 의논하였다.이태호 등 7명이 성공적으로 진급했다는 소식을 듣고 운이 좋은 주씨 가문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고, 또 이태호가 랭킹 1위를 할 수 있다고 좋게 봐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좋지 않게 보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이런 의논들은 곧 다가올 제3차전을 막을 수는 없었다. 제3차전은 제2차전과 달랐다. 이는 1~3위를 놓고 다투는 대결이었다!이번에 성호 랭킹에 진입할 수 있는 정원은 총 15명이지만 제2차전에서 10명만 진급할 수 있다.랭킹 1위는 정원 4명의 자리를 가질 수 있고, 2위는 정원 3명의 자리를 가질 수 있다. 1위와 2위는 가장 매력적이어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태호는 계산해 봤는데 지금 그를 포함해서 성호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총 7명이었다.그들 일행은 신은재까지 포함하면 12명이 있고 또 주씨 가문에게 정원 1명의 자리를 준다고 약
그가 똥줄 빠지게 노력해서 간신히 연씨 가문으로 하여금 두 명을 제3차전에 진급시킬 수 있게 하였다. 그런데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상대방이 제비뽑기를 그렇게 잘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태호와 연씨 가문의 장로 연경명의 대결에서 이태호가 이기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이태호는 조헌을 이긴 강자였으니까.그리고 연장안 자신도 성주부의 객경 장로와의 대결에서는 이길 자신은 있었다.다시 말하면, 다음 경기에서 그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이태호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연장안은 어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는가?아무리 화가 나도 연장안은 여전히 연무대에 올라가서 그 성주부의 객경 장로와 대결을 진행해야 했다.그자도 눈치가 있는지라 정원 자리를 얻은 후에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상대가 연장안이라는 것을 알고 바로 패배를 인정하였다.이어서 이태호가 연무대에 올라섰는데 그의 상대도 패배를 인정하였다.이태호가 떠나려고 할 때 갑자기 연무대 아래서 연씨 가문의 연장안이 이태호를 향해 차갑게 말하였다.“저 사람들은 모두 당신의 사람들이니 제비뽑기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제가 올라가서 당신과 한판 대결을 해서 이긴 자가 1등으로 합시다. 이 제안을 받을 배짱이 있습니까?”그의 말에 이태호는 냉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못할 게 뭐가 있습니까?”연장안은 경기의 진도를 빨리 진행하고자 직접 그와 1등을 놓고 대결하자고 하였다. 이태호도 똑같은 생각을 했다. 장내의 수많은 관중은 두 사람의 대화로 인해 순식간에 떠들썩했다. “어머나, 이태호가 받아들였어.”“이 세기의 대전에서 누가 1등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내가 보기에 연장안이 좀 더 강해. 이 자는 청허파의 천재이고 검도의 천부적 재능도 훌륭해서 방금 9급 경지를 돌파한 내공으로 9급 존왕 내공을 완성한 8, 9명의 수사들을 격살하지 않았는가? 방금 돌파한 존황마저 감히 그의 앞에서 큰소리를 칠 수가 없다 하더라!”“쳇, 허풍은 누가 못 하나. 내가 보기엔 이태호가
연무대에 선 두 사람의 몸에서 검의 경지가 윙윙 울렸고 눈부신 빛이 나타났다. 날카로운 검기가 주변의 공기를 가르는 것이 멀리 떨어져 있는 관중들도 피부를 에이는 듯한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연무대 중앙에서 연장안은 무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장검을 가볍게 휘둘렀다. 화려한 검기가 없고 찬란하고 신비스러운 빛도 없었다. 연장안은 큰 소리를 지르며 온몸의 영력을 장검에 주입한 다음, 이태호를 향해 휙 하고 세게 내리쳤다.“단해식!”소박하고 꾸밈이 없는 일격이었다.그러나 이 일격은 지극히 빨랐고 마치 공간을 모두 가르는 것처럼 검의 주변에 갑자기 어두운 조각 허공이 나타났다!이를 본 이태호는 눈빛이 굳어졌고 태연한 표정도 마침내 사라졌다.연장안은 검도의 천재로서 실력이 꽤 있다고 할 수 있다.그가 뽑아 든 장검은 검기가 없지만 지극히 빠른 일격에는 극에 이른 날카로운 검의 경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살의가 깊이 숨어 있다.다른 사람이라면 반응도 하기 전에 바로 그 일격에 죽었을 것이다.죽지 않더라도 검의 경지에 있는 웅장한 산과 바다와 같은 의지로 인해 크게 다칠 것이다.하지만 이태호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연장안이 장검을 휘두르는 것을 본 순간에 그의 몸에서 즉시 굉음과 같은 검의 기운이 뿜어 나왔다. 콰앙!!순간, 이태호의 온몸에서 맹렬한 기세가 폭발하여 하늘로 치솟았다. 넘쳐흐르는 검의 경지가 땅 위로 솟아올라, 한 줄기의 맑은 검기로 변해 하늘을 찔렀다. “촤르륵!”하늘에서 이러한 굉음이 폭발하였다. 높디높은 허공의 구름층이 누군가가 힘껏 찢어놓은 것 같았다. 다음 순간, 온 무항시의 천지가 색이 변하였다.모든 수사들의 귓가에 장검의 쟁쟁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곧이어 성안의 장검들이 일제히 챙 소리를 내면서 각자 주인의 손에서 벗어나려는 듯하였다. 무서운 위세가 주변의 공기를 억압하여 연장안의 그 지극히 빠른 일격마저 없애 버렸다. 이런 이상한 현상은 순식간에 장내의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이…이게 검
그 전에 나봉은 이번 무항시의 성호 랭킹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태호가 압도적인 기세로 먼저 조씨 가문의 조경림을 처치하고, 이어서 조헌을 격패한 후에서야 그의 주목을 받았다. 같은 시각에 이태호의 몸에서 나온 기세가 변하였고 강과 바다를 뒤엎을 듯한 넘쳐흐르는 검의 경지는 자연스레 같은 검수인 연장안의 주의를 끌었다. “이런 비장한 무기가 있어서 감히 저와 대결을 진행한 것이군요.”연장안은 검수로서 이태호의 몸에서 뿜어 나오는 검의 경지가 매우 비범하고 천지를 뒤집는 기세가 있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마치 수만 개의 검 속에 둘러싸인 것처럼 느꼈다. 연장안은 놀란 나머지 흥분하기도 했다. 연장안이 검의 경지를 터득한 후 한 걸음 더 나아가려고 했지만 엄청나게 어려웠다. 온 천남에서 검의 경지를 터득한 수사가 극히 드물었고 태일종, 청허파 등 4대 종문에서도 같은 또래의 젊은이가 없었다. 예전에 연장안은 검도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싸움을 통해서 끊임없이 갈고 닦았다. 하지만 오늘은 그처럼 검의 경지를 가진 이태호를 만났으니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예전에 그는 이태호를 그저 실력만 있고 그와 성호 랭킹 1위를 다투는 적수로 봤다면, 지금의 이태호는 그가 검도에서 만난 상대였다!이때의 연장안은 온몸의 피가 점차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전의를 뿜어내는 눈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말하였다.“하하하, 대단합니다! 오늘 당신은 내가 검도를 연마하는 디딤돌로 될 겁니다!”이에 이태호는 냉소를 지으면서 말했다.“흥! 날 디딤돌로 삼겠다고요? 당신에게 그런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까?”강선욱처럼 그를 디딤돌로 삼으려는 사람은 많았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모두 그의 발밑에 밟혀 있지 않은가.이태호의 냉소에 연장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림자를 먼저 움직였고 온몸에는 눈부신 빛을 내뿜었다.“참(斬)!”연장안이 짧게 내지른 소리와 함께 그는 들고 있는 장검을 맹렬하게 휘둘렀다. 삽시간에 연무대 위의 허공에서 길
콰르릉!연무대 위의 이태호와 연장안이 맞붙을 때마다, 공기에서 굉음을 폭발하는데 마치 커다란 청동 종이 귓가에서 울리는 듯하였다!두 사람은 모두 실력이 대단한 검수였다!매번 부딪칠 때 일어난 충격파는 두 검선이 싸우고 있는 것처럼, 공포스러운 검빛이 주변의 허공을 가르고 진법은 무너질 듯 허청거렸다. 나봉이 직접 연무대 위의 진법을 받쳐주지 않았더라면 아마 또 무너졌을 것이다.연장안은 싸울수록 온몸의 피가 뜨겁게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그의 눈에는 전의로 가득 찼다. “하하, 통쾌하구나!”연장안의 몸 주변에는 바람이 일어났고 검의 경지가 울렸고 그는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말이 떨어지자마자 그의 온몸의 영력은 미친 듯이 장검 속에 주입하였다. 삽시간에 섬뜩한 빛이 사방을 비추었고 살벌한 한기가 퍼졌다. 이어서 연장안은 수중의 장검을 휙 휘두르면서 이태호를 향해 내리쳤다. “촤르륵!”길이가 백 장이나 되는 맹렬한 검빛은 흰빛을 내면서 공간을 가르는 듯이 소리를 내면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 이를 본 이태호는 몸을 높이 솟구치고 신속히 날아오는 검빛을 피했다. “펑!”그의 발밑에 있는 연무대의 청석이 검빛에 의해 깊이가 백 장이나 되는 구덩이를 찍어냈다. 잔여의 검기는 구덩이에 남아 있는데 끊임없이 주변의 공기를 갈기갈기 찢고 있었다. 연장안의 공격에 이태호는 당연히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허공을 밟고 온몸에서 빛을 드러내면서 장검이 손에서 벗어났다. 장검은 끊임없이 그의 앞에서 빙빙 돌자, 한 송이 한 송이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장미꽃비는 공기를 가르고 격렬한 소리를 내면서 온 장내에서 요란스럽게 울렸고 공포스러운 폭풍이 연장안을 향해 날아갔다. 그가 날린 이 일격의 속도는 극에 이르렀다. 연장안은 제때 반응했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다. 수십 송이의 장미꽃 모양의 검기가 연장안의 몸에 있는 영력 보호막을 호되게 강타하였다.“펑펑펑!”격렬한 폭발음이 쉴 새 없이 울리면서 연장안 앞에 있는 영력 보호막이 순식간에 부서졌다. 그
이때의 연장안은 한 자루 절세의 신검처럼 그의 숨결이 연무대 위의 진법을 뚫고 무항시 전체를 뒤덮었다. 연장안 주변에 검빛이 나타났다. 그는 냉랭하게 이태호를 쳐다보면서 수중의 장검을 가볍게 던지자, 그 장검은 천천히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장검의 나는 속도는 빠르지 않았고 심지어 매우 느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장검이 앞으로 조금 날아갈 때마다 검신의 일부가 사라지면서 장검 주변에서 일장(一丈) 넘은 검빛을 형성하였다. 검신이 조금 조금씩 사라지면서 검빛은 바람을 맞으면 성장하는 것처럼 점차 커졌다. 검빛이 이태호와 점점 가까워지자, 장검은 마침내 백 장까지 커졌다. 연무대 전체가 위에 있는 장검의 허영에 뒤덮었고 이태호는 장검 아래에서 한 마리의 개미처럼 보였다. “빛 좋은 개살구 같으니!”곧 떨어지는 장검의 허영을 바라보면서 이태호는 담담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그의 두 주먹은 태양처럼 눈부신 빛을 내뿜었다. 곧이어 그는 한주먹을 쿵 하고 백 장의 높이까지 날리자, 작은 산과 같은 주먹 자국에서는 무서운 굉음이 폭발하였다. 주먹의 빛과 검의 그림자가 서로 부딪치자 섬뜩한 여세가 순식간에 연무대 전체를 평지로 만들었고 커다란 구덩이를 만들었다.깊은 구덩이의 중심에 이태호는 허공에서 머리를 들고 우뚝 서 있으며 앞에는 장검이 공중에 떠 있다. 그리고 그의 맞은편에 있는 연장안의 옷은 폭발할 때 충격파에 의해 까맣게 타서 구멍이 생겼으며 몸에 있는 상처도 더 심해졌다. 그는 무사한 이태호를 보자 두 눈이 동그래졌고 참지 못해 비명을 질렀다.“말도 안 돼!”“불가능이란 없죠.”이태호는 차분하게 말하였다.자신이 시전한 최강의 일격에 이태호는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는 걸 보자, 연장안은 엄청난 좌절감을 느꼈다.이것은 그 비장의 카드였다.그는 입가에 흘러내리는 피를 훔친 후 억장이 무너진 듯한 표정으로 이태호에게 말했다.“나 졌소!”연장안은 말을 마치고 비틀거리면서 연무대를 떠났다. 그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이태호의 시
공중에 떠 있는 이태호는 성주 조구윤이 경기가 종료됐고 자신이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나서야 마음이 놓였다. 이태호는 옆에 단상에 있는 조구윤과 태일종의 장로인 나봉을 향해 각각 포권례를 행하였다. 나봉은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손을 휘젓자 공중에 손바닥만 한 크기의 13개 영패가 나타났다. 그가 손을 뒤집자, 영패는 흘러가는 빛으로 변해서 이태호 등의 손에 떨어졌다. 이태호에게 영패를 준 후 나봉은 허허 웃으면서 설명하였다.“이건 성호에 가는 증표이네. 위에 당신들의 이름을 새기면 순조롭게 성호에 들어갈 수 있네.”이에 이태호는 다급히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다.“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는 눈앞의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동안과 백발인 중년 남자는 일반인이 아니라 천남 정도 종문의 우두머리인 태일종의 장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봉은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허허. 고맙긴.”“젊은 나이에 대단한 전력을 가졌고 검의 경지까지 터득했고, 또 연달아 유명한 천재인 조헌과 연장안까지 이긴 걸 봐서는 당신은 이 작은 무항시에 갇혀 있을 사람이 아니야.”나봉은 단상에서 공중으로 올라갔다. 그는 이태호에 대해 높은 평가를 주었고 더구나 눈에는 아주 마음에 들어 한다는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당장이라도 이태호를 태일종에 끌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나봉도 조급하면 되는 일이 없다는 도리를 알기에 적어도 이태호가 순조롭게 존황 경지에 돌파한 다음에 다시 말하기로 결정했다. 해마다 태일종은 성호에서 일부 괜찮은 인재들을 발굴하였다. 이태호는 아직 존황 경지를 돌파하지 않아서 수위가 좀 뒤떨어진 편이다. 9급 존왕과 존황은 한 발자국의 차이인 것 같지만 양자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이고 둘 사이에 하나의 심연이 가로놓여 있는 것 같다. 이때의 이태호는 나봉의 눈에 들었지만, 태일종에 들어가려면 존황 경지의 수위가 있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그 미친 어르신과 수련하였고 후에 하산하여 십이당주를 찾으면서 온갖 차갑거나 따뜻한 인정을 겪은 이태
이태호는 그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오늘 연거푸 여러 차례의 랭킹 끝에 완벽히 완성된 내공을 갖고 있는 9급 존왕 이태호랄 지라도 조금 견디기 힘들었는지 피곤한 몸을 이끌며 즉시 신수민과 그의 딸을 데리고 주씨 가문으로 돌아갔다.광장에 모여 있던 관중들은 이태호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그제야 정신을 되찾았는지 웅성거렸다.“이번 성호 랭킹에 이런 다크호스가 나타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뢰영체인 조헌과 검도의 천재 연장안을 연달아 이겨 이태호가 1등이라니 이게 말이 돼?”“그래. 총 15명의 자리 중 13명을 이 사람이 도맡았고 나머지 가문은 한 명도 얻은 사람이 없으니, 아마 우리 무항시의 역사를 깨뜨렸을 것이다.”“참 부럽네. 방금 나봉 장로가 이태호에 대한 관심을 보았어? 만약 나의 추측이 맞다면 이태호는 성호에 들어간 후에야 비로소 자신의 진정한 실력을 드러내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나는 시작일 것이야!”“안 되겠어! 난 어서 주씨 가문에 선물을 보내러 가야겠네.”“...”수많은 사람들은 이번 성호 랭킹의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떠올리며 여전히 마음속으로부터 강렬한 충격을 느끼고 있었다.평소에 주씨 가문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몇몇 가문들은 주씨 가문 사람들이 이태호더러 자기에게 골칫거리를 만들어 주라고 했을까 봐 속이 조마조마하여 불안에 떨고 있었다. 그래서 서둘러 가문 사람들에게 호화로운 선물을 준비하여 나중에 이태호와 주 씨 가문에게 보내주라고 했다.자신이 주씨 가문과 사이가 꽤 괜찮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마음 한편으로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이번에 주씨 가문이 이태호에게 기대어 덕을 보았으니 한 사람이 득세하면 그 주변 사람도 그 덕을 본다고 주씨 가문은 벼락출세할 날이 머지않았다.또 이태호가 주서명에게 성호에 들어갈 자리를 주었다는 사실도 모두가 기억하고 있었다.이 자리가 있으므로 해서 주씨 가문은 머지않은 미래에 반드시 존황이 탄생할 것이었다.지금이 그들에게 잘 보이지 않으면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있겠는가?그래서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