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의 연장안은 한 자루 절세의 신검처럼 그의 숨결이 연무대 위의 진법을 뚫고 무항시 전체를 뒤덮었다. 연장안 주변에 검빛이 나타났다. 그는 냉랭하게 이태호를 쳐다보면서 수중의 장검을 가볍게 던지자, 그 장검은 천천히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장검의 나는 속도는 빠르지 않았고 심지어 매우 느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장검이 앞으로 조금 날아갈 때마다 검신의 일부가 사라지면서 장검 주변에서 일장(一丈) 넘은 검빛을 형성하였다. 검신이 조금 조금씩 사라지면서 검빛은 바람을 맞으면 성장하는 것처럼 점차 커졌다. 검빛이 이태호와 점점 가까워지자, 장검은 마침내 백 장까지 커졌다. 연무대 전체가 위에 있는 장검의 허영에 뒤덮었고 이태호는 장검 아래에서 한 마리의 개미처럼 보였다. “빛 좋은 개살구 같으니!”곧 떨어지는 장검의 허영을 바라보면서 이태호는 담담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그의 두 주먹은 태양처럼 눈부신 빛을 내뿜었다. 곧이어 그는 한주먹을 쿵 하고 백 장의 높이까지 날리자, 작은 산과 같은 주먹 자국에서는 무서운 굉음이 폭발하였다. 주먹의 빛과 검의 그림자가 서로 부딪치자 섬뜩한 여세가 순식간에 연무대 전체를 평지로 만들었고 커다란 구덩이를 만들었다.깊은 구덩이의 중심에 이태호는 허공에서 머리를 들고 우뚝 서 있으며 앞에는 장검이 공중에 떠 있다. 그리고 그의 맞은편에 있는 연장안의 옷은 폭발할 때 충격파에 의해 까맣게 타서 구멍이 생겼으며 몸에 있는 상처도 더 심해졌다. 그는 무사한 이태호를 보자 두 눈이 동그래졌고 참지 못해 비명을 질렀다.“말도 안 돼!”“불가능이란 없죠.”이태호는 차분하게 말하였다.자신이 시전한 최강의 일격에 이태호는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는 걸 보자, 연장안은 엄청난 좌절감을 느꼈다.이것은 그 비장의 카드였다.그는 입가에 흘러내리는 피를 훔친 후 억장이 무너진 듯한 표정으로 이태호에게 말했다.“나 졌소!”연장안은 말을 마치고 비틀거리면서 연무대를 떠났다. 그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이태호의 시
공중에 떠 있는 이태호는 성주 조구윤이 경기가 종료됐고 자신이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나서야 마음이 놓였다. 이태호는 옆에 단상에 있는 조구윤과 태일종의 장로인 나봉을 향해 각각 포권례를 행하였다. 나봉은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손을 휘젓자 공중에 손바닥만 한 크기의 13개 영패가 나타났다. 그가 손을 뒤집자, 영패는 흘러가는 빛으로 변해서 이태호 등의 손에 떨어졌다. 이태호에게 영패를 준 후 나봉은 허허 웃으면서 설명하였다.“이건 성호에 가는 증표이네. 위에 당신들의 이름을 새기면 순조롭게 성호에 들어갈 수 있네.”이에 이태호는 다급히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다.“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는 눈앞의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동안과 백발인 중년 남자는 일반인이 아니라 천남 정도 종문의 우두머리인 태일종의 장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봉은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허허. 고맙긴.”“젊은 나이에 대단한 전력을 가졌고 검의 경지까지 터득했고, 또 연달아 유명한 천재인 조헌과 연장안까지 이긴 걸 봐서는 당신은 이 작은 무항시에 갇혀 있을 사람이 아니야.”나봉은 단상에서 공중으로 올라갔다. 그는 이태호에 대해 높은 평가를 주었고 더구나 눈에는 아주 마음에 들어 한다는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당장이라도 이태호를 태일종에 끌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나봉도 조급하면 되는 일이 없다는 도리를 알기에 적어도 이태호가 순조롭게 존황 경지에 돌파한 다음에 다시 말하기로 결정했다. 해마다 태일종은 성호에서 일부 괜찮은 인재들을 발굴하였다. 이태호는 아직 존황 경지를 돌파하지 않아서 수위가 좀 뒤떨어진 편이다. 9급 존왕과 존황은 한 발자국의 차이인 것 같지만 양자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이고 둘 사이에 하나의 심연이 가로놓여 있는 것 같다. 이때의 이태호는 나봉의 눈에 들었지만, 태일종에 들어가려면 존황 경지의 수위가 있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그 미친 어르신과 수련하였고 후에 하산하여 십이당주를 찾으면서 온갖 차갑거나 따뜻한 인정을 겪은 이태
이태호는 그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오늘 연거푸 여러 차례의 랭킹 끝에 완벽히 완성된 내공을 갖고 있는 9급 존왕 이태호랄 지라도 조금 견디기 힘들었는지 피곤한 몸을 이끌며 즉시 신수민과 그의 딸을 데리고 주씨 가문으로 돌아갔다.광장에 모여 있던 관중들은 이태호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그제야 정신을 되찾았는지 웅성거렸다.“이번 성호 랭킹에 이런 다크호스가 나타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뢰영체인 조헌과 검도의 천재 연장안을 연달아 이겨 이태호가 1등이라니 이게 말이 돼?”“그래. 총 15명의 자리 중 13명을 이 사람이 도맡았고 나머지 가문은 한 명도 얻은 사람이 없으니, 아마 우리 무항시의 역사를 깨뜨렸을 것이다.”“참 부럽네. 방금 나봉 장로가 이태호에 대한 관심을 보았어? 만약 나의 추측이 맞다면 이태호는 성호에 들어간 후에야 비로소 자신의 진정한 실력을 드러내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나는 시작일 것이야!”“안 되겠어! 난 어서 주씨 가문에 선물을 보내러 가야겠네.”“...”수많은 사람들은 이번 성호 랭킹의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떠올리며 여전히 마음속으로부터 강렬한 충격을 느끼고 있었다.평소에 주씨 가문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몇몇 가문들은 주씨 가문 사람들이 이태호더러 자기에게 골칫거리를 만들어 주라고 했을까 봐 속이 조마조마하여 불안에 떨고 있었다. 그래서 서둘러 가문 사람들에게 호화로운 선물을 준비하여 나중에 이태호와 주 씨 가문에게 보내주라고 했다.자신이 주씨 가문과 사이가 꽤 괜찮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마음 한편으로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이번에 주씨 가문이 이태호에게 기대어 덕을 보았으니 한 사람이 득세하면 그 주변 사람도 그 덕을 본다고 주씨 가문은 벼락출세할 날이 머지않았다.또 이태호가 주서명에게 성호에 들어갈 자리를 주었다는 사실도 모두가 기억하고 있었다.이 자리가 있으므로 해서 주씨 가문은 머지않은 미래에 반드시 존황이 탄생할 것이었다.지금이 그들에게 잘 보이지 않으면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있겠는가?그래서
정원에서.주서명은 하인에게 각종 아름답게 포장한 선물 상자를 조심스럽게 이태호의 방문 앞에 놓아두라고 분부하고는 흔들의자에 누워 쉬고 있는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이태호 장로, 이것은 황씨 가문에서 보낸 9급 영기 두 자루와 단약입니다. 저쪽은 황씨 가문과 진씨 가문의 물건...”정원에서 무공을 연마하던 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여기 두시면 됩니다.”이태호는 한번 크게 명성을 떨치면 온 세상 사람들이 순식간에 다 알게 된다는 것을 마침내 절실히 깨달았다.그는 단지 서열 1위를 막 차지했을 뿐, 존황을 돌파하기도 전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앞다퉈 그에게 잘 보이려고 선물을 한가득 보내오다니...황씨 가문에서 선물한 9급 영기도, 5급 고급 단약도 다른 9급 존왕급 수사의 눈에 들면 그들의 시샘만 살 뿐이었다.이 하나하나의 선물들은 무게와 가치가 모두 상당했다.옆에 있던 신수민와 그의 딸, 그리고 남두식 등 몇 명마저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그들은 같은 9급 존왕으로서 지금까지도 8급 영기를 쓰고 있는데 말이다.주서명은 물건은 내려놓은 후 다소 겸연쩍게 웃으며 말했다.“헤헤, 이태호 장로의 공헌에 감사의 마음을 보여드리자 하여 내가 직접 분부해서 주 씨의 보물 창고에 천년 묶은 영약 두 포기와 9급 영기 두 자루, 그리고 일만 개의 영석을 꺼내었다네!”주서명은 가는 게 없다면 오는 것도 없다는 도리를 잘 알고 있었고 세상 물정이 밝은 사람이었기에 주씨 가문 가주라는 직책을 도맡게 되었다.주서명이 보낸 물건은 다른 가문들이 보낸 것만큼 귀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주씨 가문의 성의와 태도를 뜻하는 바람이었다.이 물건들을 그가 직접 사용할 수 없더라도 신수민과 남두식 등 몇 명에게 쓰일 수는 있기 때문이다.이태호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신경을 많이 쓰셨군요.”이태호의 칭찬을 들은 후 주서명은 바보 같은 웃음을 하며 공손히 말했다.“이태호 장로, 난 이만 가보겠네. 앞뜰에는 아직 많은 사람
곧이어 그는 손을 한번 크게 휘젓더니 9급 영기 한 자루와 지품 중급 무기 한 가지를 손에 넣었다.대장로, 나장로 몇 명도 각자 자신에게 유용한 것을 골라 가졌다.다음은 신수민과 그의 딸 차례인데 여전히 모두 많은 수확을 하였고 거의 모든 사람이 9급 영기를 한 자루씩 가지고 있었다.“이틀 동안 다들 실력을 늘이는 셈으로 어서 각자의 영기를 단련하시지요.”사람들이 저마다 물건을 챙겨가는 걸 마치자, 이때 이태호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입을 열었다.“우리는 이제 태일종 지계의 성호로 가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니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강대함만이 믿음직하다는 걸 알아둡시다.”태일종의 성호는 천남의 모든 9급 존왕 수사들이 자신을 돌파하는 곳이다.무항성 같은 작은 곳만 해도 성호로 갈 수 있는 자리가 열다섯 명이나 되는데 무항성보다 실력이 더 강한 곳은 어떠하겠는가?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것은, 무항성 같은 작은 곳만 해도 실력이 만만치 않은 조헌과 연장안 같은 천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만약 곤란한 경지에 처했다면 그들 열 몇 명은 그래도 한데 모여서 손을 잡고 함께 이겨나갈 수 있었다.이태호의 말을 들은 후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뜻했다. 이번에 성호로 가는 길은 어떤 도전과 골칫거리가 닥칠지 모르니 대충대충 하는 마음가짐으론 부족했다.모두 자신의 물건을 챙긴뒤 각자 집으로 돌아가 9급 영기를 단련하기 시작했다....이틀이라는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곧 나봉과 약속한 성호로 출발하는 날이 다가왔다.이날 이태호는 아침 일찍 일어나 개운하게 씻고 옷차림에 조금 신경을 써준 다음 아침밥을 먹은 뒤 신수민과 몇 딸을 데리고 곧장 성주부로 향했다.주씨 가문의 성호 진입 자리에 관한 결정은 치열한 토론 끝에 결국 주서명에게 떨어졌다.그는 지금 6급 존왕의 내공을 가지고 있었고 어제 단약을 삼킨 후 7급 존왕을 돌파하였다.주씨 가문의 현재 최고 내공을 지닌 자로서 그를 뽑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그들
비행선 위.그들이 탑승한 비행선은 사방에 무섭게 휘몰아치는 광풍을 꿰뚫고 끊임없이 빠른 속도로 구름을 스치며 그들이 익숙했던 땅을 뒤로하고 무항성은 대지 위의 작은 점으로 되어 이태호 등 사람들 시선 속에서 사라졌다.앞쪽에서 비행을 조종하던 나봉은 껄껄하고 큰소리로 웃으며 모두에게 말했다.“안심하지. 이 비행선에는 외부 공기를 차단할 수 있는 보호 캡이 있어 떨어질 염려가 없다네.”나봉의 야유 소리를 듣고 모두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무항성에서 성호로 떠나는 사람은 그들 14명뿐이었는데 조구윤의 딸, 조민서만 제외하고는 모두 서로 잘 알고 있었다.자연히 얼마 지나지 않아 비행선 안은 시끌벅적해졌다.정신 집중하여 비행선을 조종하고 있는 나봉을 지켜보던 이태호는 일단 나봉으로부터 성호에 관해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성호에 들어서서까지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면 말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생각을 마친 후 이태호는 나봉을 향해 공손히 인사드리고는 물었다.“나 장로님, 이번에 성호에 들어갈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나봉은 듣더니 왼손을 등지고 오른손으로 턱의 희끗희끗한 수염을 만지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많지는 않아, 천남 전체에선 아마 수만 명의 수사들이 있을 것이다.”옆에서 소식을 들은 남두식 등은 놀란 나머지 아연실색하였다.“수만 명?!”과연 어떤 대단한 곳이기에 수만 명의 9급 존왕들이 함께 존황을 돌파하러 온다는 것인가?이태호는 이처럼 속으로 감탄을 자아낸 후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나봉을 향해 물었다.“나 장로님, 이 성호가 다른 곳과 무엇이 다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이태호의 호기심 어린 모습에 나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너희들도 이젠 존왕과 존황의 차이를 알고 있을 것이다. 존황이 그렇게 강한 이유는 존황 수사들이 원신을 제련하여 무혼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이태호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었다. 존황은 영혼을 원신으로 응집시켜 체질을 강화하였고 원신이 탄생했기 때문에 이 경지의 내공은 무
“심상한 공간에도 천지의 힘이 존재하지만, 존황이라도 이를 쉽게 포착할 수 없기 때문에 존황으로 돌파하려면 반드시 성호에 들어가 수련을 완성해야 한단다.”나봉은 입을 열어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손바닥 위의 그 머리털과도 같은 무명한 빛을 입으로 삼켰다.“성호는 전체 천남에서 단 하나뿐인 천지의 힘이 짙고 그윽하게 깃든 곳이자 이 또한 우리 태일종과 청허파 등 4대 종문의 소유이다.”나봉의 해석을 들은 이태호는 비로소 성호의 특별한 곳을 깨닫게 되었다. 존왕을 돌파하려면 천지의 힘을 몸소 느끼고 정신력을 가다듬어 원신을 탄생시켜야 하는 것이었구나!그리고 성호는 태일종이 독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4대 종문의 공동 소유인데 태일종의 실력이 그중에서 가장 강하기 때문에 더 많은 자리를 차지했을 뿐이었다.이 많은 소식을 알게 된 이태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가 말하려고 할 때 나봉은 마침 다시 입을 열어 계속해서 말했다.“참, 이번 성호가 열릴 때쯤 4대 종문에서도 마침 제자를 받는 날 일 거다. 만약 너희들이 성공적으로 존황을 돌파하고 또 마침 운이 좋아 어떠한 영맥을 각성하거나 무혼이 출중하면 4대 종문에 들어갈 기회가 있을 것이다.”이 말을 듣자, 이태호는 몸이 움찔했다. 그는 현재 나봉이 자기들한테 이런 말을 해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러므로 그는 얼른 답례의 인사를 올리었다.“나 장로께서 우리에게 이런 귀중한 정보를 알려주시다니 정말 감사드립니다!”이태호의 고마움에 나봉은 손을 내저으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허허, 아직 나한테 고마워할 필요 없어. 종문에 들어갈 수 있는지 없는지는 너희들의 자질이 어떠한가에 달렸다네.”이태호는 머리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그전까지 이태호는 존황을 돌파한 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었는데 나봉의 한 마디가 그를 단번에 깨우쳤다.비록 그는 존황을 돌파한 후 남두식과 십여 명의 대장로들과 함께 아무 곳이나 찾아 자유로운 개인 수련을 할 수 있었지만, 수행계
비행선 위의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았다.햇빛 아래서 반짝반짝 아름답게 빛나는 수십 리 넓이의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사람들은 마치 인간계의 선경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을 느꼈다.“헐... 이곳의 천지 기운은 바깥세상의 백배보다 더 많아!”“공기 속의 천지의 힘의 농도는 바깥세상과 비교조차 할 수 없어!”“이게 바로 전설의 성호란 말이야? 뭐가 이렇게 커?”“하하, 드디어 성호에 도착했어! 난 반드시 이곳에서 존황을 돌파하고야 말겠어!”“...”뱃머리에 서서 비행선을 몰던 나봉은 가볍게 웃기만 했다.그는 성호 지계에 들어서자마자 보물의 비행 속도를 빨리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 상공에 다다랐다.이 떠 있는 섬 상공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돼 이태호가 먼 하늘가를 바라보자 여러 개의 흐름 빛이 하늘에 줄을 그으며 스쳐 갔다.이 흐름 빛들 가운데는 거대한 비검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마치 산처럼 생긴 구리 방울과 천 척이나 되는 한 마리의 교용이 있었다.하지만, 이 모든 것 위에 사람들이 가득 서 있다는 것은 틀림없었다.이태호는 아마 이번에 성호에 들어오게 된 다른 사람들이라고 예상했다.아니나 다를까, 그 거대한 비검이 섬 상공에 이르자, 우렁차고 기세가 넘치는 목소리가 즉시 사람들의 귓전에 울렸다.“너희들 어서 내려가 성호의 부공섬에서 수행을 완성하도록 해라. 성호는 석 달 후에 닫힐 것이다!”비행선을 몰던 나봉도 이때 잠시 뒤돌아서서 사람들에게 말했다.“너희들도 가봐,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걸 잊지 말거라. 3개월밖에 안 돼. 3개월이 지나면 돌파를 못 했더라도 꼭 당장 나와야 한다.”“또한 너희들은 자신의 옥패에 새겨진 이름을 따라 각자의 동부를 찾아야 한단다. 만약 싸움이 벌어지기라도 하면 내가 직접 그 사람을 여기로부터 쫓아낼 것이다.”나봉은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성호의 기본 규칙을 몇 번이고 강조했다.나봉의 훈계에 사람들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감히
호족은 이번에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몰래 그 지도를 통해 기연을 찾으려고 했는데 성공 전장에 들어서자마자 여경구를 만났고 그에게 빼앗겼다.여경구는 지도를 얻은 후 3대 성역에 들어가서 찾으려고 했지만 청구 호족의 추격을 받게 되었다.여경구의 말을 들은 후 이태호는 여경구의 폭발적으로 좋은 운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아무나 만난 요족 수사에게서 이런 기연을 얻을 수 있으니.그를 더욱 흥분하게 만든 것은 여경구의 말에 따르면, 이 기연은 수백 년 전에 창란 세계를 뒤흔든 신비로운 산수가 남긴 것이라는 것이었다.그는 태일종에서 나봉과 얘기할 때 수백 년 전에 창란 세계를 뒤흔든 신비로운 산수가 바로 그의 스승인 미친 어르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그는 자신과 대장로 등을 데리고 창란 세계에 온 소흑초도 아마 이 성공 전장에서 나온 것이고 심지어 선계와 관련이 있을 것이고 의심했다.이런 생각에 이태호는 지체할세라 이 자주색 옥간을 이마에 바짝 대고 지도에 있는 정보를 확인하였다.잠시 후에 이태호의 입술을 타고 짙은 숨결이 흘러나왔다.옥간 위에 새겨진 글씨체를 보자, 그는 단번에 이 옥간은 확실히 어르신이 남긴 필기라는 것을 알아챘다.옥간의 기록에 따르면 어르신은 북두 고성(北斗古星)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을 찾을 수 있는 물건을 두었다고 한다. 당시에 그는 바로 이 물건을 빌어 기연을 얻고 신선으로 비승했다는 것이다.“북두 고성, 성공 고전... 보아하니 성공 전장에 많은 비밀이 숨어 있군.”이태호는 머리를 흔들고 사색을 멈춘 후 정중하게 옥간을 사물 반지에 넣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상처를 치료 중인 여경구를 보면서 차분하게 말했다.“확실히 큰 기연이네요. 여 사제, 빨리 상처를 치료하고 같이 북두 고성으로 갑시다. 보물을 발견하면 한몫 챙겨줄게요.”이태호는 절대로 탐욕스러운 사람이 아니었다. 천재지보를 발견하면 자기는 큰 몫을 챙기고 채유정과 여경구에게는 작은 몫이라도 챙겨줄 것이다.이 기연은 여경구가 발견한 것이고 자
이태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채유정의 말에 동의하였다.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담담하게 말하였다.“채 도우의 말에 일리가 있어요. 지금은 요족 수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방금 여경구가 신선으로 비승하는 기연이 있다는 말에 이태호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참,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요족 수사의 추격까지 받았어요?”옆에 있는 채유정도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그녀는 전에도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았는데 이태호의 도움으로 살아났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이미 죽었을지 모른다.그녀가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은 이유는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우연히 지난번에 성공 전장이 열릴 때 들어온 명씨 가문 제자가 남긴 사물 반지를 발견했고 그중에서 유리선금과 관련된 단서를 얻었기 때문이다.성왕급 대능력자도 눈독을 들이는 유리선금이기에 채유정은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게 된 것이다. 지금 눈앞의 여경구도 분명히 그때의 자기와 비슷한 상황이었다.그녀는 속으로 여경구가 발견한 기연이 자기가 당시에 얻은 유리선금과 관련된 기연과 크게 뒤지지 않으리라고 추측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요족이 끈질기게 추격하지 않았을 것이니까.더더욱 살신 이태호을 알아보고도 이태호에게 여경구를 내놓으라는 압력을 넣지 않았을 것이다.여경구는 자신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시선을 느끼자 바로 사물 반지에서 옥간 하나를 꺼냈다.그는 공손히 이 자주색 옥간을 이태호에게 주면서 말했다.“태호 사형, 제가 성공 전장에 들어올 때 우연히 뇌택의 땅에서 온 요족 수사를 만났어요. 그 수사는 내공이 높지 않지만 많은 보물을 가지고 있어서...”이태호는 여경구의 이야기를 통해 이 옥간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여경구의 운도 정말 폭발적으로 좋았다.그가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우연히 우시월이란 요족 수사를 만났는데 뇌택의 땅에 있는 청구 구미호 일족의 소주였다.뇌택의 땅에서 사는 요족은 인간 세계와 완전히 다른 질서를 갖고 있다.그쪽은 혈맥의 힘을 가장 중요시했
이태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우여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고 벌레를 먹는 것처럼 괴로워했다.“좋아요. 이 도우가 저런 사람을 위해 우리 요족과 척지겠다고 하니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요.”그녀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쏘아붙였다. 가슴이 오르내리는 것이 분명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분노를 꾹 참고 있는 것이었다. 다만 이태호의 무서운 전투력 때문에 덤비지 못하고 으름장만 놓을 수밖에 없었다.“우리 요족과 원수가 되면 제명에 죽지 못할 거예요.”말을 마친 우여진은 결인을 하자 크기가 산만 한 성공 거수는 곧바로 멀리 날아갔다.잠시 후에 그녀와 성공 거수는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우여진이 떠난 것을 보자 얼굴이 백지장처럼 새하얗고 입가에 피를 흐르며 생명이 위태로워진 여경구는 탁한 기운을 내뱉은 후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원래 이태호가 자기를 구하기 위해 요족과 같은 대세력과 척지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다.그와 이태호는 친분이 별로 없는 일반 사형제의 관계였으니까.허무맹랑한 신선으로 될 수 있는 기연이라도 자신이라면 심사숙고했을 것이다.정신을 차린 여경구는 이태호를 향해 공손하게 포권을 취하면서 허리를 굽혔다.“목숨을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형이 나서지 않았다면 지금 저는 백골로 되었을 겁니다.”여경구는 거짓이 아닌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우여진의 내공이 자기보다 두 경지나 높은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또 두 부하와 성공 거수가 옆에 있어서 이제 내공을 완성한 2급 경지인 그로서는 절대로 반항할 수 없었다.여경구의 감사에 이태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상대방을 향해 손을 휘젓자 보이지 않는 힘이 허리를 굽힌 여경구를 부축해서 일으켰다.“괜찮소. 같은 동문 사형제 사이에 상부상조해야죠.”이태호는 미소를 머금고 사물 반지에서 상처 치료용 단약 두 알을 꺼내고 여경구에게 던졌다.이태호의 단약을 받은 여경구는 바로 입에 넣었다.순식간에, 순수한 약효가 팽배한 영력으
이태호에게 아무 수단도 방법도 통하지 않는 것을 보자 우여진의 마음이 무거워졌다.그녀는 종래로 실패한 적이 없는 매혹술이 효과가 없는 걸 알아채자 가련한 척한 표정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고 냉혹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그녀는 어두운 안색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다시 성공 거수의 등 위에 서서 말했다.“이 도우, 정말 저런 2급 성자급 때문에 우리 요족과 적이 될 생각이에요? 이 도우가 명해성을 죽인 후 지금 명씨 가문에서 이미 추살령을 내렸어요. 심씨 가문도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황천성지에서 이 도우가 그들의 진전 제자 주용수를 죽인 것을 알고 엄청나게 진노했다는 말도 있다고요.”우여진은 여경구를 내놓으라고 이태호를 설득하려고 애썼다.여경구가 가진 그 지도는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가 남긴 전승과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공 고전(古殿)을 여는 단서와도 관련이 있으며 신선을 비승하는 기연과도 관련이 있다.이 지도를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요족 성녀의 자리를 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반대로 이 지도를 가지지 못하고 요족으로 돌아가면 벌을 받을 수 있다.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발밑에 있는 성공 거수는 갑자기 난폭하게 포효를 하였고 천둥과 같은 포효소리가 별하늘에 울려 퍼졌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경구는 우여진의 말을 듣고 온몸이 경직해졌다.‘내가 무슨 말을 들은 거지? 이태호가 명씨 가문의 소주 명해성과 황천성지의 진전 제자 주용수를 죽였다고? 이 두 사람은 모두 5급 성자급 천교가 아닌가? 이태호가 언제 이런 강자들을 죽일 수 있는 실력을 가지게 되었지? 성공 전장에 들어올 때 기껏해야 3급 성자 경지 초기가 아니었나?’속으로 이렇게 구시렁대는 여경구는 매우 곤혹스러웠다. 그러나 우여진의 표정을 보면 거짓은 아닌 것 같아서 그는 7~8할 정도는 믿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이 이태호를 본 순간 그렇게 당황하고 대경실색하지 않았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여경구의 마음에 거센 파도가 일어났고 호흡도 멈춘 듯하였다. 그는 눈을
여경구라도 친분이 별로 없는 동문 제자를 위해 선뜻 나서서 남과 싸우지 않을 것이다.이런 생각에 여경구는 가슴이 무거워졌다.‘이 지도를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것 같군. 신선으로 되는 기연은 역시 2급 성자급 수사인 나에게 너무 과분해...’지금 목숨을 부지하려면 오직 이 물건을 이태호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어쩌면 동문의 정을 봐서 조금이라도 챙겨주겠지.그는 속으로 결정을 내린 후 고개를 들고 이태호에게 말했다.“태호 사형, 절대로 저 요녀의 말을 믿지 마세요.이 기연을 사형에게 드리겠어요.”우여진은 여경구의 말을 듣자 눈살을 찌푸렸고 눈에서 날카로운 살기를 내뿜었다.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지금 여경구는 이미 우여진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 죽었을 것이다. 우여진은 속으로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라서 바로 여경구를 찢어버리고 상대방의 정신기를 깡그리 빨아먹고 고통스럽게 죽이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이태호가 바로 앞에 있어서 그런 용기가 없었다.여경구의 말을 들은 이태호의 마음이 흔들렸다.‘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 요족이 이렇게 중요시하고 기어코 뺏겠다는 물건이니 정말 비승하는 것과 관련된 기연이 아니더라도 높은 가치가 있겠지.’우여진은 이태호의 약간 관심이 생기는 듯한 표정을 보자 불시에 조급해졌고 아련하고 불쌍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도우, 소주와 성녀는 제가 임무를 완성하지 못하면 요골을 뽑아버리고 만 개의 화살로 가슴을 뚫는 가혹한 벌을 주겠다고 하셨어요... 이자를 저에게 넘기면 여진이는 이 도우의 어떤 부탁이라도 들어줄 수 있어요...”마지막에 우여진은 유혹적인 말을 하면서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이태호를 향해 쑥스러운 듯한 미소를 날렸다.안타깝게도 이태호는 오랫동안 신수민, 백지연과 같은 절세의 미인과 같이 지내서 이미 미색에 대해 면역력을 갖고 있었다.우여진의 가식적인 모습은 그의 눈에는 방탕한 여우에 불과했다.이태호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는 표정으로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내 앞에서 불쌍한 척하지 마오.
우여진은 그냥 한 인간을 추격해서 죽이려고 했는데 이태호란 살신(殺神)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명해성이 죽었다는 소식이 온 성공 전장에 퍼진 후 모두 이태호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다. 3급 성자 경지의 내공으로 5급 성자 경지의 명해성을 격살해서 명씨 가문에서 추살령까지 내렸다고 한다.그래서 수많은 내공이 5급 성자 경지의 천교들은 모두 암암리에 옆에 있는 호위나 부하들에게 절대로 이유 없이 이태호와 맞서 싸우지 말라고 분부했다.5급 성자 경지였던 명씨 가문의 소주 명해성도 단숨에 이태호에게 격살당했으니 자기와 같은 보잘것없는 실력으로 더더욱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차분한 표정으로 허공에 서 있는 이태호가 여경구를 도와주려고 작심을 한 듯 여경구의 앞에 막아섰다. 이를 본 우여진의 아름다운 얼굴에 처음으로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뇌택의 땅에 있는 요족 수사로서 그녀는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지만 성공 거수를 조종하는 능력 덕분에 5급 성자 경지 수준의 전투력을 가졌다. 일반 적수라면 그녀는 절대로 안중에도 두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하필이면 눈앞의 상대가 이태호였다.최근 이태호의 명성에 대해 이미 족인들을 통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우여진은 떨리는 가슴을 추스리고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고 나서 고개를 들고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도우, 저는 뇌택 구미호 일족의 성녀예요. 도우의 사제는 저희 호족의 중요한 보물을 빼앗아 갔으니 돌려주셨으면 좋겠어요.”그녀는 명성이 자자한 살신 이태호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거세게 몰아붙이지 못했다.게다가 방금 이태호가 눈앞의 여경구가 그의 동문 사제라고 하였다.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표정이 약간 어색한 우여진을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음, 내 사제가 요족의 무슨 보물을 빼앗아 갔단 말이오?”이에 우여진은 그대로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한 지도 때문에 여경구를 쫓아다닌 것이었다.그 지도는 200년 전에 그 신비로운 산수(散修)가 신선으로 비승한 후 성공
여경구는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을 찾기 위해 일찌감치 북두 성역에 들어온 것이었다.그러나 요족 수사들은 그의 일거일동을 진작에 주시하였고 그의 뒤를 밟고 북두 성역에 들어온 후 즉시 내공을 완성한 3급 성자 경지의 실력을 가진 성공 거수를 조종해서 그를 공격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여경구가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실력이 다소 강해졌지만 기껏해야 내공을 완성한 2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니 어찌 성공 거수의 상대가 될 수 있겠는가?더군다나 성공 거수의 등위에 있는 요족 수사 세 명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그는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한편으로 요족 수사들은 이미 궁지에 몰린 여경구를 보고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이 세 요족 수사 중, 우두머리는 녹색 장포를 입고 음산하면서도 아름다운 봉안을 가진 소녀였다. 그녀의 보라색 긴 머리카락은 바람에 휘날렸고 연보라색 눈동자는 차갑고 매혹적이었다.분명히 소녀인데 지극히 요염해 보였고 심지어 몸에서 기녀보다 더 음란한 기운을 풍겼다.우여진은 담담하게 말했다.“항복해. 그 기연을 내놓으면 목숨을 살려 줄게! 물론 죽을죄를 면할 수 있지만 벌은 피할 수 없지. 나와 하룻밤만 보내면 돼.”그녀는 말을 잠시 멈추고 농염한 붉은 입술을 핥으면서 유혹하였다.여경구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눈앞의 요족 수사들을 노리면서 냉소를 머금었다.“꿈 깨!”그동안 이 요족 수사들의 추격을 받으면서 그가 어찌 이들의 정체를 모를 수 있겠는가?모두 여우였다.눈앞에 있는 여우와 하룻밤을 지내다가 정기가 모두 빨려서 죽을지도 모른다.그런 괴롭힘에 시달리다 죽는 것보다 통쾌하게 죽는 것이 더 낫겠다.여경구의 말을 들은 우여진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흥! 주제넘은 놈!”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녀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해서 성공 거수에게 여경구를 죽이라는 지시를 내렸다.바로 이때, 그녀는 수상한 기운을 느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두 줄기의 빛이 빠르게 이
이태호는 그 성공 거수를 조종한 자가 바로 요족 수사라고 확신하였다.요족 수사들의 기운은 모두 약하지 않았고 심지어 4급 성자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그들의 외모도 인류와 별반 다름이 없었다.하지만 이태호는 신식으로 상대방의 기운에서 요수, 흉수와 비슷한 혈맥의 기운을 감지했다.이들은 뇌택의 땅에서 온 요족임이 틀림없었다.뇌택의 땅은 동황 북쪽의 북해에 있으며 해외에 고립된 구역이었다.그들은 북해의 만족과 함께 북해 구역을 다스렸다.소문에 따르면, 뇌택의 땅에 있는 요족은 한때 창란 세계를 지배했던 패자(覇者)였는데 원고시대에 수많은 요족이 온 창란 세계를 통치했다고 한다.그때 인간은 미개했고 방금 야만적인 생활을 마쳤다. 연약한 인족(人族)은 강한 요족과 마주하면 당연히 저항할 힘도 없어서 요족의 먹이로 될 수밖에 없었다.후에 수련하는 인간이 많아졌고 점점 많은 인간이 수련을 통해 강대한 전투력을 가지게 되었다. 인족과 요족은 수차례의 대전을 진행하여 창란 세계는 쑥대밭으로 되었다.결국 기고만장했던 요족의 수가 급감했고 환경이 험악한 북해 경내에 있는 뇌택의 땅으로 물러가게 되었다.현재 창란 세계에서 요족 수사가 가장 적었는데 심지어 마문의 제자들보다 적었다.마문은 그래도 두 성지가 있고 건주, 나주 등 구역을 가지고 있으며 수많은 후손을 양성했다.이태호는 머릿속에 있는 요족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돌이켜 보면서 미간이 점점 좁아졌다.솔직히 말해서 여경구가 그들의 추격을 받은 것은 그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두 사람은 모두 태일종 출신의 동문 수사이지만 그가 모른 척하고 강 건너 불구경해도 상관이 없었다.그러나 북두 성역에 들어온 후 이태호는 기타 구역의 천교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지금 옆에 채유정 한 사람만 있어서 기세가 다소 약했다.반대로 중주, 동황 등 지역에서 온 대세력의 천교들은 많은 제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이런 생각에 이태호는 순식간에 결정을 내렸다.‘그래. 독불장군이 되면 홀로 기연을 차
이때, 이태호는 별하늘에서 가장 눈에 띈 한 줄기의 별빛을 포착했는데 바로 자기의 앞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거기서 발산한 빽빽한 별빛이 지극히 밝았다.특히 중심부에 있는 7개 별은 태양처럼 강렬하고 뜨거운 빛으로 주변 수만 리의 구역을 비추었다.무시무시한 구천강풍과 공간 난류도 그것의 눈부신 빛을 막을 수 없었다.이태호는 이곳이 바로 북두 성역의 중심, 북두칠성(北斗七星)이라는 것을 알았다.이 7개의 큰 별은 북두 성역에서 가장 유명한 별이었다. 그것이 발산한 별빛으로 인해 북두 성역에 성신신철과 같은 특수한 천재지보가 많이 생겼다.성공 전장이 열릴 때마다, 북두 성역은 많은 천교가 쟁탈전을 벌이는 주요 지점이었다.이렇게 많은 허공 틈새에서 시공의 도운을 깨달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귀한 성신신철을 얻을 수 있다. 운이 정말 좋으면 성황급 대능력자도 갖고 싶은 선금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흥분한 기색이 역력한 이태호는 다소 지쳐 보이는 채유정을 보자, 그제야 상대방의 상처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그래서 그는 다정하게 말했다.“채 도우, 우리 이미 북두 성역에 도착했어요. 잠시 좀 쉬세요.”어차피 지금 북두 성역에 도착했으니 급히 기연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이에 채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이 도우, 감사합니다.”그러고 나서 두 사람은 급히 북두 성역의 중심 구역으로 날아가서 근처에 있는 큰 별에 잠시 머물려고 하였다.그러나 두 사람이 막 날아가다가 계속 주변의 환경을 주시하고 있던 이태호는 갑자기 근처에서 전해온 치열한 전투의 여파를 느꼈다.그와 채유정의 몸이 즉시 굳어졌고 몰래 체내에 있는 천지의 영기를 운행하면서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는 곧 칼집에서 나올 신검(神劍)처럼 온몸에 수많은 날카로운 검의를 담았다.이태호는 신식을 방출해서 전투 여파가 전해온 곳을 탐사하였다.그는 신식을 통해 백여 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전투를 구경하였다.어느 한 큰 별 옆에 몸집이 산처럼 웅장하고 가죽이 검은 갑옷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