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향금의 물음에 이태호는 순간 대답이 떠오르지 않아 분위기가 어색해졌다.지켜보던 신수민은 빙긋 웃고는 왕향금을 보며 답했다. "그런 건 아니에요, 위층에 방들이 다 비어 있으니까 너무 허전해 보일 까봐 어쩌다 한 번 사용하고 있는 것 뿐이에요." 이어 신수민은 이태호를 팔짱을 끼고 왕향금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을 덧붙였다. "평소에는 태호가 저랑 한 방 사용하고 있어요, 맞지?"이태호는 신수민이 자신의 어색함을 무마시켜주며 이렇게 눈치가 빠른 여인이라는 게 너무 뜻밖이었다. 그는 신수민의 허리를 감싸고 담담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럼, 제 와이픈데 당연히 매일 밤 같이 자야 되는 거 아닌가, 어쩌다 의술을 연구하다 보니까 아내에게 방해될 까 혼자 독방을 쓰는 거지 뭐."이태호의 품에 안긴 신수연은 가슴이 쿵쾅거리고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그, 그럼요."신수민도 그를 따라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왕향금은 입을 가린 채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내가 오해를 한 거였네, 부부 사이가 너무 달콤해서 닭살이 돋을 지경이네요, 방해 그만하고 저는 가서 쉬겠습니다, 두 분도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말을 마친 왕향금은 반대편에 있는 방으로 걸어 갔다."자기야, 시간이 많이 늦었어, 얼른 들어가서 씻고 자야지."신수민을 품에 안은 채 방에 들어선 이태호는 이내 방문을 닫아 버렸다."보는 사람도 없는데 손 좀 놓지 그래?"방에 들어선 신수민은 이태호를 눈으로 흘기며 말했다.이태호는 그제서야 감싸고 있던 손을 아쉬워하며 풀어 주었다. "아까는 자기 덕분에 의심 받지 않고 잘 넘겼어, 우리 둘이 각방 쓰는 걸 친척들한테 알려지면 좀 창피하긴 했을 거야.""쳇, 그래도 허리를 그렇게 있는 힘껏 감싸 안으면 어떡해? 게다가 그냥 있으면 몰라, 손으로 내 허리를 만지작거리기까지 했잖아, 나쁜 놈."입이 뾰로통이 튀어나온 신수민은 다시 한번 이태호를 눈으로 흘겼다. 허나 이건 분명 연인간의 사람싸움이지 진심으로 그한테 따지는 태도가 아니었다."그게 문제
"알았어."신수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야 자리를 물러났다.이태호는 재빠르게 잠옷을 챙겨 왔고 신수민 역시 원피스 잠옷과 속옷을 다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내가 먼저 샤워하고 난 후에 너가 들어가서 샤워해."신수민은 챙겨 놓은 옷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방 안에 화장실이 있을 정도로 방은 아주 넓었다.이태호는 아름다운 몸매를 지닌 신수민을 보고는 침을 삼키며 물었다. "자기야, 우리 같이 샤워하지 않을 래? 외롭지도 않고 좋을 것 같은 데?""꿈 깨셔"신수민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화장실로 들어선 후 이내 문을 잠궜다.마지 못해 침대에 누워 있던 이태호는 화장실에서 콸콸거리는 물소리를 듣고 있었다.들려 오는 그 소리와 함께 유리문 불빛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그녀의 몸매 실루엣으로 인해 이태호는 다시 한 번 숨을 삼켰다."그래, 너무 조급하게 밀어붙이진 말자, 한 방을 쓰는 것까지 허락을 했으니 이만하면 그래도 많이 가까워진 거니까, 우리 자기가 나에 대한 믿음이 생길 수 있도록 더욱 많이 노력해야지 뭐, 그때면 우리 자기랑 애기 한 명 더 낳아야지,"멍청하게 웃으며 신수민은 몰래 미래를 그려 보고 있었다.그 사이 샤워를 마친 신수민은 머리가 젖은 상태로 섹시한 슬립 원피스 잠옷을 입고는 화장실 문을 나왔다.그녀의 섹시하고 매혹적인 모습에 신수민은 다른 남자였으면 아마 지금쯤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고 바로 덤벼들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정신을 차린 이태호는 신수민에게 미소를 짓고는 샤워하러 들어갔다.이태호가 샤워를 끝내고 나왔을 땐 머리를 드라이로 잘 말리고 얇은 침대 시트를 덮고 있는 신수민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무심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 보곤 신수민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침대 시트 하나 더 챙겨 놨으니까 그건 너가 덮고 자면 될 거야, 다른 이상한 생각은 금지야, 한 침대에서 같이 잘 수 있게 하는 것만도 감지덕지니까, 알았어?""넵, 자기가 말하면 무조건 들어야지요."실실 웃으며 이태호는 신수민의 옆자리에 누웠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이태호는 신수민이 침대 시트를 걷어차고 나서 자신의 몸에 걸쳐있는 섹시하고 뽀얀 다리를 발견했다.게다가 그녀는 한 손을 그의 목에 걸친 채 엎드려서 자고 있었다, 보아하니 밤에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잠버릇이 있는 모양이다.섹시한 그녀의 다리에 그나마 본인의 통제력이 강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이태호는 심장 박동수가 급격히 빨라지고 헛된 상상에 어쩔 바를 모르고 있었다.때 마침 천천히 눈을 뜨던 신수민은 순간 깨달았다."야, 지, 지금 뭐하는 거야?"깜짝 놀란 신수민은 진정하고 나서야 어젯밤 자신이 이태호를 방에 남겼다는 기억이 떠올라 얼굴이 붉어지더니 황급히 그에게 걸쳐 있던 손과 다리를 치워 버렸다. 그 후 조금 올라가 있던 잠옷 치마를 아래로 내리며 이태호 이 놈이 뭘 본 건 아닐까 하고 의심을 하고 있었다.억울했던 이태호는 쓴 웃음을 지었다. "하하, 단정하게 잠을 잘 자고 있던 사람이 깨어 보니까 누가 날 감싸고 있는데 지금 물어볼 사람은 나 아닌가? 그래도 그렇지 자기 잠버릇이 전혀 얌전하지 않은 것 같아?"뺨이 붉어져 있던 신수민은 오히려 이태호를 수줍게 흘기고는 말했다. "나? 내 잠버릇이 뭐 어때서? 너가 일부러 내 다리에 손 댄 거 아니야? 본인 방으로 빨리 돌아가기나 해, 나 옷 갈아 입어야 되니까.""알았어."신수민의 수줍은 모습을 보며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방 문을 나섰다."휴."방 문이 닫히자 신수민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고 뜨거워진 자신의 뺨을 만지고 있었다."태호야, 이제야 일어난거야?"이태호가 문을 나서자마자 맞은 편 복도에서 걸어오는 왕향금을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다. 잠옷을 입고 있는 이태호의 모습에 왕향금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그러게요."웃음으로 넘긴 후 이태호는 본인 방에 들어가 옷을 갈아 입었다.그 후 아래층으로 내려와 소파에 앉아 있던 왕향금을 향해 이태호는 "누나, 같이 나갑시다, 그 사람들한테 돈도 갚아 줘야 하니까." 라고 말했다."그래."그 놈
적어도 전에는 그랬었다."호호, 들어가도 되긴 하는데 이 남잔 누구야? 이 남자는 못 들어가."다른 한 놈이 히죽거리며 옆에 서 있는 이태호를 보고 말했다.왕향금은 다급히 해명하기 시작했다. "제 사촌 동생이에요, 제 사촌 동생이 저 대신에 돈 갚아 줄려고 방금 출금하고 오는 길이에요.""사촌 동생."그 남자는 돈을 채운 것 같은 검은 봉투를 손에 쥐고 있는 이태호를 보며말을 덧붙였다. "유감스럽네, 향금 씨, 이 분은 외부인이라 출입 금지야, 밖에서 기다리라고 해."안색이 어두워진 왕향금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전에는 안 된다고 한 적 없잖아요.""하하, 오늘 새로 정한 룰이야, 뭐 불만 있어?"그 남자는 깔깔 웃고 있었다.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 이태호는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답했다. "우리 돈 갚으러 온 거야, 누나가 혼자 들어가면 내가 걱정이 많이 돼서 그러니까 그냥 같이 들어가게 하지.""걱정? 하하, 걱정할 일이 없을 거니까 안심해."그 남자는 비웃으며 말했다. "임마, 우리 룰이라고, 넌 그냥 밖에서 기다리기나 해."뭔가 이상한 느낌새에 왕향금은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혹시 어젯밤 일로 그 놈들이 호형님한테 일러바친거 아니면 왜 오늘 혼자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하는 거지?허나 다른 수가 없는 그녀는 천 이백만 원만 다 갚으면 하늘을 찌르는 이자를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생각을 마친 왕향금은 마음속으로 굳은 결심을 하고 몸을 돌려 검은 봉투를 본인 손에 짊어 지고 이태호에게 말했다. "태호야, 밖에서 기다려 줘, 그냥 돈만 갚으러 가는 거니까 뭐 어쩌지는 못할 거야, 십분 정도만 머물다 나올 거니까 걱정하지 마."얼굴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이태호는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조심히 다녀 오세요."왕향금도 고개를 끄덕인 후 신속히 몸을 돌려 별장 안으로 걸어갔다.왕향금의 걸어가는 뒷모습을 지켜보던 두 노랑 머리 경비원들은 재차 낄낄거리고 있었다.아무리
그의 말을 들은 왕향금의 얼굴에는 먹구름이 끼고 있었다.멍하니 있던 그녀는 고개를 들어보니 그 호형이라는 사람 뒤로 어젯밤 이태호에게 두들겨 맞은 세 놈이 서 있는 걸 발견했다.그 놈들은 분노에 차 있는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그놈들 중 서열이 가장 높은 지강은 한 발 앞장서며 입을 열었다. "왕향금 씨, 우리가 이렇게 빠르게 만나게 될 줄이야, 우리가 그쪽한테 맞았으니 대가를 치르게 해 주겠다고 호형이 장담하셨거든, 너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될 거야."왕향금은 순간 호형을 바라보며 애원했다. "오빠, 어젯밤에 제가 손을 댄 것도 아니잖아요, 오빠의 부하들이 저한테 못된 짓을 하려고 하니까 일이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건데 왜 제 탓을 하고 그러세요?"호형은 태연한 태도로 답했다. "왜 니 탓을 하면 안 되는데? 너가 우리한테 빚진 돈을 제때에 갚질 않으니까 너 찾아 다니느라 내 부하들이 얼마나 고생이 많았는데 너한테서 쌓인 피로를 풀려고 한 게 뭐 잘못된 일이야?"호형은 곧장 말을 이어 갔다. "그리고 너가 소리만 안 질렀어도 누가 널 구하려고 들어오기나 했겠어? 당연히 아무도 몰랐을 테고 내 부하들도 얻어 터지진 않았을 테니까 안 그래? 들어와서 때린 그 놈, 너하고 아무 관련 없다고 맹세할 수 있어?""이건 너무 막무가내잖아요, 불릴대로 불려진 이자 때문에 내가 미친듯이 일하면서 갚아 나가는데도 줄어들기는 커녕 숫자가 점점 커지는 데 제가 뭘 어떻게 더 해야 돼요? 게다가 당신들이 서류에 명백하게 쓰여 있는 오프로의 이자를 마음대로 수정했으면서 뭘 그렇게 나몰라라 하시는 거예요?"너무 화가 난 나머지 눈시울이 붉어진 왕향금은 이를 악물며 괴롭히는 걸 즐거움 삼아 사는 그 놈들을 노려 보았다.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던 왕향금은 곧장 검은 봉투를 테이블에 올려 놓고 봉투를 펼치며 말했다. "여기 봉투 안에 있는 돈은 전에 빌린 돈 천 백만원 정도에 조금 더 보탠 천 이백만 원이에요. 이젠 모든 빚을 다 갚았으니까 이만 가 볼게요."꿍꿍
쓰레기 같은 이 놈들 앞에서 오늘 정말 옷을 벗고 그녀가 소중히 여기는 첫날밤까지 빼앗기면 차마 견딜 수가 없었던 왕향금은 거절의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게다가 아무리 순순히 그의 말을 들어 준다 하더라도 앞으로 또 무슨 일로 걸고 넘어질지 누구도 모르는 일이었다."참나, 육 천만 원을 너가 어떻게 갚을 건데? 어디서 감히 허풍을 떨고 있어!"지강은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오늘 가져온 천 이백만 원도 어디서 빌려온 거 같은데 육 천만원을 너가 어떻게 갚을 건데? 넌 돈 많은 친철들도 없잖아, 내가 보기에 너 지금 여기서 나갈려고 구라 치는 거지!""순순히 벗기나 해, 내 인내심엔 한계가 있어."대꾸하는 것도 귀찮은 호형은 보면 볼수록 왕향금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와의 잠자리에 치를 떨며 육 천만 원을 꼭 갚으려는 그녀의 행동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이다."빨리 벗어.""빨리.""얼른 벗기나 해."본인이 직접 달려들 진 못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했던 어젯밤 그 놈들은 하나같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게다가 나중에 그녀를 위협하려고 몰래 카메라도 설치해 놓은 상황이었다. 이 동영상만 있으면 언제든, 어디에 있던, 그녀를 불러 즐길 수 있으니 그녀는 앞으로 더 이상 이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씨발, 벗기는 개뿔."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던 이태호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 대문을 걷어차고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넌 누구야?"이태호를 보는 순간 호형은 낯빛이 흐려졌다. "지금 감히 내 별장에 허락도 없이 쳐들어 온거야?""경호원, 경호원, 외부인이 침입했잖아, 너희들은 밖에서 순찰하면서 사람 하나 못 잡아?"그들 중 노란 머리 한 놈이 밖으로 뛰쳐나가 사람들을 불러 왔다.순간 멍해져 있던 지강은 곰곰이 생각하다 숨을 들이마시곤 호형에게 알려 주었다. "형님, 저 기억이 떠올랐어요, 바로 저 놈이 어젯밤 저희를 부상 입혔던 그 놈이에요.""태호야, 너가 왜 여기에 있어? 내가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이태호는 뒤에 서 있는 스무여 명을 둘러 보곤 담담한 표정으로 답했다. "에이, 기껏해야 스무명밖에 안 되는 거야? 아주 다들 수준 이하의 양아치들 같아 보이는 구만, 여기 있는 애들 상대하는데 준비 운동하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야."그의 말을 듣고 기절초풍이었던 왕향금은 이태호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태호야, 저 놈들 아주 무서운 놈들이야, 자꾸 자극하지 말고 그냥 호형한테 사과하고 빨리 여기서 나가자.""사과?"어리둥절해진 이태호는 왕향금에게 물었다. "사과하면 저 양아치들이 뭐 그냥 순순히 보내줄 거 같아?"이태호가 말을 꺼낸 지금 무릎 꿇고 절을 하며 싹싹 빌어도 호형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 왕향금은 말문이 막혔다."하, 좋아,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놈인지 어디 한 번 지켜보지."호형은 부하들에게 달려 들라는 명령으로 손을 흔들었다.이태호는 주먹을 불끈 쥐고 달려드는 양아치들을 시큰둥한 눈빛으로 쳐다보곤 빛의 속도로 돌진했다.그의 주먹다짐과 날려차기는 마치 무림 고수마냥 속도가 빨랐고 적들이 날아갈 정도로 파급력이 강했다.날려차기에 한 놈, 주먹 치기에 한 놈으로 특별한 수법없이 이십초도 채 되지 않아 전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허나 중점 대상이었던 어젯밤 그놈들에게는 더욱이 힘을 실어 다리에 박차를 가하여 평생 휠체어에서만 지내게 만들어 버렸다. 현재 상황을 지켜 보던 호형은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열명정도는 쉽게 상대할 수 있는 그한테 있어서 스무명도 넘는 적들을 이렇게 순식간에 퇴치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태호야, 너, 너 싸움 존나 잘한다! 이런 모습 처음 보는 거 같아, 너무 멋있어."겁에 질려 멍해있던 왕향금은 한참 후에야 이태호에게 달려가 존경어린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이태호는 쓴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누나, 말 좀 예쁘게 해, 우아하고 예쁜 누나 입에서 존나가 뭐야 존나가?""아무튼 존나 멋있어."호형이란 놈에게 더 이상 겁나지 않은 왕향금은 이태호를 흘기고는 호형을 위아래로
그 순간 눈빛이 날카로워진 당호는 이를 악물고 이태호를 향해 한 발 내디디며 돌려차기를 할 계획이었다. 비록 이태호의 전투력에 압도되긴 했었지만 당호의 싸움 실력 또한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게다가 소파에 앉아 있는 이태호에게 공격을 가하더라도 반격할 수도 없을 테고 중상만 입힐 수 있다면 이태호는 오늘부로 끝장을 내 줄수 있으니까 말이다."습격?"이태호 눈에 보이는 그의 공격은 슬림모드로 천천히 들어오고 있었다. 이태호는 손쉽게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향해 가해지는 발공격을 물리치고는 몸을 비틀어 적의 가랑이 사이로 걷어차는 반격을 가했다."으악."눈 깜짝할 사이 거꾸로 날아간 당호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얻어맞은 부위를 감싸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그는 마비된 본인이 내시가 될 것만 같았다."너, 이, 이 자식, 내가 꼭 후회하게 만들어 줄거야."느껴지는 고통스러움에 당호는 이마에 핏줄이 불끈 솟아난 상태로 이태호를 매섭게 쏘아 봤다.느릿느릿 자리에서 일어난 이태호는 당호를 향해 걸어가 거만한 태도로 내려 보며 말했다. "방금 제대로 사과만 잘 했어도 이 억정도만 받고 끝낼려고 했는데 습격까지 가하는 걸 보니 아직 정신을 못 차렸네, 이 억으로는 모자라겠어, 적어도 육 억은 줘야 내가 기분이 가라앉을 것 같네, 어때, 당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스럽지 않아?"뒤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왕향금은 너무 놀라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그녀는 사촌 동생인 이태호가 당호를 쓰러뜨린 것도 모잘라 육 억원을 배상하라고 명령을 하다니 육 천만원도 아닌 육 억원이라는 게 믿겨지지가 않았다.상황이 이렇게 발전해 나가다간 당호의 배후 세력들이 이태호를 가만두지 않을 텐데!"딱 십 초의 시간을 주도록 하지, 그 시간내 내가 원하는 답을 안 주면 넌 오늘 내 손에 죽게 될 거야."협박이 서린 어조로 이태호는 담담하게 말했다."똑바로 들어, 내 이름은 당호야, 죽는 것 따위 하나도 무섭지 않거든, 근데 나 당호 배후에 있는 세력들을 건드렸다간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