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얘기했다.“2급 존자가 두 명 있다는 거로 우리랑 싸우려고 하는 거예요? 우리의 제자와 내공은 단풍종과 비슷한데, 우리가 죽기 살기로 싸우면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를 텐데요.”백서웅은 그제야 얘기했다.“대놓고 전쟁을 선포하지는 않았어. 하지만 단풍종 종주의 아들이 너를 마음에 들어 해서 울면서 종주한테 너를 꼭 가져야겠다고 했단다.”백정연은 울지도 웃지도 못해서 얘기했다.“내가 태호 씨랑 결혼할 걸 아시면서 얘기하지 않은 거예요?”백서웅이 얘기했다.“말했지. 하지만 상대는 내공이 높아져서 우리를 무시하고 있어. 게다가 나한테 너더러 얼른 돌아오라고 했어. 7일 후에 너와 결혼식을 올리겠대. 네가 돌아오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으면 우리 종문과 싸우겠다고 했어.”“이 자식들... 너무 나대는 거 아닌가요?”그 말을 들은 이태호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마음속에 분노가 들끓었다.“죽고 싶어서 작정했구나. 감히 내 아내를 빼앗으려고 하다니. 정말 말이 안 통하는 자식들이네.”백지연이 화를 내면서 얘기했다.신수민은 백정연을 보면서 얘기했다.“정연아, 걱정하지 마. 태호가 있으니 그 사람들은 이제 죽음뿐이야.”“그러고 보니 아가씨, 아가씨 남편의 내공은 어느 정도입니까? 우리는 요 며칠 단약을 써서 내공을 높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단풍종과 싸우죠.”대장로가 생각하다가 백정연을 향해 물었다.이태호는 웃으면서 대답했다.“내공이 아주 높은 건 아닙니다. 그래도 3급 존자의 내공에 도달했기에 단풍종의 종주를 쓸어버리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3급 존자라니. 정말 몰랐네요. 이렇게 젊은데 내공이 이리 높다니.”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우리는 단약을 만드는 데 집중하느라 내공이 높지 않아요. 연단에 시간이 많이 드니까. 하지만 당신은 연단하면서도 내공이 이렇게 높다니. 연단과 수련, 다 소홀히 하지 않았네요. 그럼에도 3급 존자인 것은 놀랄만하네요.”큰 태상장로가 얘기했다.두 태상장로의 내공은 다 백서웅과
그는 어색했지만 웃으면서 얘기했다.“장인어른, 농담이 과하십니다. 그러니 선배라는 말은 얼른 취소해 주세요. 제가 어찌 감히 그런 호칭을 가지겠습니까.”“하하, 마음에 드네. 나처럼 유머러스한 게 참 마음에 들어.”백서웅은 소리 내 웃으면서 여러 장로와 태상장로를 보면서 얘기했다.“됐습니다. 내가 보기에 오늘의 회의는 더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다들 나한테서 3급 고급 단약을 받아 가세요. 그리고 저녁에는 다 같이 술이나 합시다. 내 사위가 온 것을 축하할 겸 말입니다. 내일 아침이면 폐관 수련에 돌입해 내공을 높이는 것에 집중합시다.”말을 마친 그는 또 이태호를 보면서 얘기했다.“자, 우리 사위. 내일에는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없을 것 같네. 그래도 정연이가 있으니 시름은 놓았어. 정연이가 묵을 곳까지 데려다줄 거야. 내일이면 종문이나 이 부근을 돌아다녀도 괜찮아. 나중에 시간이 되면 나랑 같이 술이나 하지. 그러니 여기 오래 머무르다가 떠나게.”이태호가 웃었다.“네. 올 기회가 흔하지 않은 데다가 처음 온 거니까 오래 놀다가 가겠습니다. 요 며칠 동안 수련에 집중하세요. 저는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아버지, 혼수는 만족해요?”백정연이 뒷짐을 쥐고 장난스레 물었다.“만족하고말고. 만족하지 않을 수가 없지. 이렇게 많은 단약을 내가 싫어하겠니?”백서웅은 수염을 매만지며 웃었다. 잠깐 생각하던 그는 또 눈썹을 까딱였다.“다만 사급 하급 단약이 있으면 더욱 좋을 텐데.”“너무 욕심쟁이 아니에요? 4급 단약은 존자도 없어서 못 먹는 거잖아요.”백정연이 웃으면서 얘기한 후 이태호 등 사람들에게 얘기했다,“가요. 내가 데리고 갈게요. 먼저 묵을 곳까지 데려다줄게요. 시간이 늦었으니까요.”“들었어? 우리 아가씨가 남편을 데리고 돌아오셨대. 심지어 그 남자의 세번째 부인이래!”종문 안에서는 많은 제자들이 백정연이 남자를 데려온 일에 대해 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다.“그, 그럴 리가! 세번째 아내가 되셨다고?!”뚱보 육명준은 그 소
육명준의 마음을 백서웅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의 안색이 안 좋은 걸 봐선 이 녀석이 매우 불쾌한듯했다. 하지만 백서웅은 이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어쨌든 이태호와 비기면 육명준의 재능은 정말 평범했고 이태호의 연단 기술은 두 명의 태상 장로보다도 뛰어났는데 육명준은 심지어 연단하는 재능도 없었으니 말이다.육명준은 옆에 앉았다. 며칠 전에 부사장님으로 승진해서 기분이 마냥 좋았는데 지금은 기분이 낭떠러지로 떨어졌다.육명준은 앉아서 생각에 잠기다가 한 참이 지난 후에야 백서웅한테 물었다.“그런데 종주님, 그 자식은 개인 수련하는 정도인데 왜 정연이를 그런 사람한테 시집 보낸 건가요? 다른 종주님들의 아드님이나 우리 종문 안에 재능이 뛰어난 젊은이들도 괜찮았을 텐데, 이런 자식이랑 결혼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비웃지 않을까요?”백서웅이 말이 없자 육명준은 멈칫거리더니 다시 말문을 열었다.“제일 중요한 건, 그 사람은 이미 아내가 둘이나 있는데, 만약 정연이가 이 자식 곁에 있는다면 그저 첩 신분뿐이지 않겠어요? 정연이의 성질이나 신분, 지위를 보아서는 후에 많은 억울함을 당하지 않을까요?”하지만 백서웅은 웃으며 말했다.“난 이미 그 사람을 보았어, 재능이든 인품이든 문제없어. 게다가 그의 내공은 아주 높았어, 이 점이 나는 더욱 마음에 들었지. 그리고 그도 연단사였어, 더 이상 뭐가 필요한가.”백서웅은 여기까지 말하고 나서야 멈칫거리더니 하던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 둘이 이제 함께 있다는 것이야,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내가 보기엔 정연이도 행복해하니 이걸로 됐어. 그리고 그들 여자 셋이 서로 언니 동생으로 화목하게 잘 지내는 걸 봐서는 억울함 따위는 없는 곳이란 말이지. 그걸로면 됐어.”“그 자식이 이태호 맞으시죠?”자신이 싫어하는 놈이라는 것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는 참지 못하고 한 마디 물었다.백서웅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그 사람은 연단사야, 그것도 3급 연단사 말일세. 이 재능이면 충분히 사
자기가 살던 마당으로 돌아가자 육명준은 혼자 술을 벌컥벌컥 들이키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지고서 강선욱은 육명준 앞으로 다가와 물었다.“사형, 어떻게 됐어요? 이태호 맞아요?”육명준이 차갑게 씩 웃고는 말했다.“그 자식 빼고 더 있겠어?”말을 마친 후 육명준은 또 손에 든 술을 벌컥 삼키고는 절망의 얼굴로 말했다.“그 사람 연단사 3급이야, 내공이 나보다도 높다고. 내가 무슨 수로 그 자식을 이길 수 있겠어? 그리고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나도 어떻게 할 수 없어. 종주님도 그 자식 엄청 마음에 들어 하시잖아.”“어휴, 그 자식의 연단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을 줄 누가 알았겠어. 벌써 연단사 3급까지 도달하다니. 그나저나 하급 연단사 3급인지 중급 연단사 3급인지 모르겠네. 다만 어느 쪽이든 종주님은 보물을 얻은 것처럼 소중히 여기면서 데릴사위를 예뻐하시겠지? 그 자식에게서 3급 단약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야.”강선욱이 생각하고는 쓴웃음을 지었다.“사형, 그냥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사형도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어요. 우리 종문에 여제자도 많아요. 예쁘게 생긴 애들도 많고요. 굳이 정연 선배 한 사람 때문에 모든 걸 포기할 필요는 없잖아요.”“하지만 난 정연이를 최소 10년 동안 좋아했어. 정연이랑 같이 자란 거나 다름없다고. 난 줄곧 정연이를 좋아했어. 그러니까 지금 내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아?”육명준은 이미 많은 술을 마셨기에 감정이 복받쳐 올라 흥분한 것 같았다. 그리고 분명 사랑하는 여자가 뺏긴 마음이 들 것이다.“휴, 그럼 어떻게 해요? 지금 별다른 방법도 없잖아요.”강선욱이 한숨을 푹 쉬고는 말했다.“그 이태호라는 자식 정말 어마어마하네요. 벌써 연단사 3급이라니. 사형보다도 높은 내공을 가지고 있으니 어쩐지 종주님께서 그렇게 기뻐하시더라니. 길에서 활짝 웃고 있던 종주님을 목격한 사람도 있어요.”그 얘기를 들은 육명준은 울화가 치밀어 올라 술을 더 거침없이 들이켰다
단약을 받아 가란 말에 강선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고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정말이야? 대장로님께서 정말 단약을 나눠주고 계셔?”“네, 사실입니다. 두 분 모두 단약을 하나 받을 수 있어요. 얼른 가세요.”여제자가 활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하지만 육명준은 미간을 구겼다.“이상한데? 어제 오후에 3급 연단사가 제련한 단약 30개를 나눠주지 않았어? 그때 대장로님께서 단약은 다 나눠줬고, 나머지도 없어 조금 기다리라고 하셨잖아. 그런데 왜 갑자기 단약이 생긴 거지? 설마 태상 장로께서 또 단약을 제련한 건가?”그 얘기를 듣던 여제자가 웃으며 대답했다.“이번에 나눠주는 단약은 하급 연단사가 만든 단약이 아닌 중급 단약이에요. 백 알이나 나눠준다고 하니 두 분 얼른 가서 받아 가세요.”“3급 중급의 단약이라고? 설마 태상 장로님의 제련 내공이 벌써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하신 건가? 그래도 이상한데?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어떻게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단약을 제련할 수 있겠어?”육명준은 술에 취했는지 3급 중급 단약이라는 말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이런 단약이 있다면 종문 장로들도 사용하기 위해 따로 남겨뒀을 텐데 말이다.설마 갑자기 백 알이 넘은 단약이 생겼단 말인가?여제자가 미소를 짓고는 싱글벙글한 채로 말했다.“대장로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아가씨 애인이 연단사셔서 단약을 모두 그분이 제련하셨다고 해요. 짧은 시간 안에 다들 빨리 내공을 올릴 수 있게 단약을 제련하셨답니다.”“이태호? 그 자식이 중급 연단사 3급이었어? 어쩐지 종주님께서 그렇게 좋아하시더라니. 그 자식이 엄청나게 많은 단약을 선물한 거였네.”육명준은 이태호가 단약을 제련했다는 걸 알고 화가 치밀어 올라 주먹을 꽉 쥐었다.단약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것도 3급 중급의 단약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는 전혀 신이 나지 않았다.“쯧쯧, 자그마치 백 알이 넘는 3급 중급 단약이라니. 그 단약을 먹으면 바로 내공이 두 급이나 오를 수 있겠는데요? 우리 종문에서 무황 내공을 가지고
육명준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래도 희망이 그리 크지 않은 건 사실이야. 우리 종문에도 2급 존자 내공까지 이른 사람이 있으면 몰라도, 사실상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하지. 하지만 이 단약이 있으면 우리의 전투력을 높이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될 거야. 단풍종을 너무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고.”두 사람이 한참 얘기를 나누고는 단약을 받으러 대장로를 찾아갔다.단약을 받은 후 강선욱은 거처로 돌아가 내공을 올리기 위해 다시 수련을 시작했다.그와 달리 단약을 받고 마당으로 돌아온 육명준은 계속 술을 쭉쭉 들이켰다.취할 때까지 술을 마신 육명준은 수련할 마음도 없어 집 안으로 들어가고는 잠을 청했다.그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아침이었다.그는 마당에서 한참 앉아있다가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참, 정연이가 시집을 간다면 종주님은 분명 아쉬워하실 거야. 단풍종 종주의 아들은 뚱뚱한 데다가 못생기기까지 했잖아.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것도 아니고.”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계속 혼자 중얼거렸다.“하지만 단풍종 종주가 정연이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되면 단풍종에서 그렇게 오래까지 기다릴 수 있을까? 열불나서 당장 찾아오겠지. 그러면 종주님은 종문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이태호 그 자식을 단풍종에 넘길 거야. 종문을 위해서라면 별다른 방법이 없거든. 그래, 이렇게 하는 거야. 우리 종문이 이렇게 많은 단약을 받은 사실은 단풍종에서도 분명히 모르고 있을 거야. 그러면 약속한 날이 오면 우리 종문은 결국 단풍종에 밀리지 않는 전투력을 가지고 있겠지. 그러면 상대도 포기하고 되돌아갈 수 있단 말이야. 그래, 이 기회에 이태호를 먼저 없애버리는 거야.”생각을 정리한 육명준은 하늘을 날아오르더니 빠르게 단풍종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두 종문은 그렇게 먼 거리를 두고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2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육명준은 단풍종에 도착해 단풍종 종주와 장로를 만나게 되었다. 물론 그중에는 단풍종 종주인 김천수의 아들, 김대준도
육명준은 김천수와 김대준 두 사람을 보며 대답했다.“이번에 백정연이 돌아올 때 애인도 같이 데리고 왔습니다. 그 자식 이름이 이태호입니다.”그 말을 들은 김대준은 잔뜩 화가 나 눈을 부릅뜬 채 분노의 목소리로 말했다.“그게 무슨 뜻이지? 백서웅이 백정연에게 말하지 않았나? 여섯 날이 지난 후 백정연이 나에게 시집오지 않으면 분명 풍월종을 공격한다고 했는데.”사실 단풍종 사람들은 풍월종을 공격할 계획이 없었다. 그들은 풍월종을 조금만 협박해도 종문의 판국을 위해서 백서웅은 분명 딸을 넘길 거로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두 종문 사이의 관계는 진일보 가까워질 것이고 그들의 종문은 점점 더 강성해질 것이다.그들의 예상처럼 백정연이 돌아오긴 했으나 애인을 데리고 왔다니.김천수도 주먹을 꼭 쥐며 말했다.“젠장. 백서웅은 우리 단풍종을 정말 우습게 생각하나?”두 사람 모두 단단히 화가 났고, 옆에 있던 장로들도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분노의 얼굴을 보였다.그 광경을 지켜보던 육명준은 남모를 희열을 느꼈다.그는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고는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그러게 말입니다. 저마저 종주님의 입장에 몰입하게 되어 화가 나네요. 이태호는 개인 수련을 하는 보잘것없는 놈입니다. 그런 놈이 어떻게 우리 아가씨에게 어울리겠습니까? 우리 아가씨는 반드시 도련님 같은 분에게 시집을 가야 하는데 말입니다.”김대준은 흠칫하더니 육명준을 보며 물었다.“정말?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정말 정연 씨와 내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육명준이 바로 대답했다.“당연하죠. 도련님 같은 신분을 지녀야 정연 아가씨에게 걸맞은 분이시죠. 저도 막 도련님 대신 화가 나네요. 우리 아가씨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저는 두 분께 이 얘기를 알려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김천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육명준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구겼다.그는 분명 육명준의 말을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누가 위험을 무릅쓰고 얘기를 전하러 오겠는가?만약 풍월종에서 이 일을 알게 된다면 분
김천수가 또 말했다.“백서웅이 무슨 생각으로 개인 수련을 한 놈을 받아줬는지 몰라. 딸이 개인 수련을 한 놈에게 시집가는 걸 막지 않았다니, 설마 그놈의 내공이 훌륭한가?”육명준이 곧바로 대답했다.“그놈이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건 사실입니다. 내공도 저보다 높고요. 아마도 6급, 또는 7급 무황의 내공을 가지고 있을 듯합니다.”그 얘기를 들은 단풍종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개인 수련을 한 사람이 그 정도 내공을 가진 거면 확실히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다고 말할 수 있었다. 아니면 백서웅은 진작 반대했을 것이다.하지만 육명준이 곧이어 뱉어낸 말은 그들을 더 놀라게 했다.“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놈은 중급 연단사 3급입니다. 이번에 올 때 얼마나 많은 단약을 가지고 왔는지 백서웅에게 3급 중급 단약을 백 알이나 선물했지요. 그래서 백서웅에게도 일말의 희망이 생긴 거고요.”단풍종의 장로까지 된 마당에 육명준은 풍월종을 끝까지 배신하기로 했다.김대준은 백정연을 그렇게 마음에 들어 하니 만약 두 종문에서 전투가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단풍종 사람들은 절대 백정연을 죽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태호와 백서웅이 죽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자신이 백정연을 가질 수 없으니 이태호도 못 가지게 할 속셈이었다.만약 백정연이 나중에 김대준에게 시집온다면 단풍종 사람들은 백정연을 다스리기 위해 그녀의 내공을 모두 없애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는 단풍종에서 충분히 백정연을 가질 기회를 엿볼 수 있었다.“뭐? 중급 연단사 3급?”김천수는 화들짝 놀랐다.“3급 중급 단약 백 알이면 풍월종 자제들의 내공을 충분히 많이 끌어올리겠는데?”김천수가 생각하고는 또 물었다.“그 단약을 언제 나눠줬는가?”단약 한 알이 몸에 스며드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아니었다. 내공이 대단한 사람들은 하룻밤이면 충분했다.육명준이 미간을 구기더니 대답했다.“어젯밤에 나눠줬어요.”“뭐?”김천수의 안색이 한껏 어두워졌다.“어젯밤에 단약을 받아놓고 왜 이제야 찾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