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연은 문득 멋쩍게 웃었다.신수민은 신은재의 내공을 보더니 기뻐하며 말했다.“은재야, 너가 6급 무왕으로 돌파했어? 또 진보하다니, 정말 잘 됐어.” 신은재는 웃으며 대답했다.“헤헤, 제 경지가 안정됐으니 당연히 충격을 줘야죠.”신은재는 또 말했다.“엄마, 염설아 아주머니한테 가서 놀아도 돼요?”지금의 신은재는 염설아와 사이가 엄청 좋아 그 둘은 서로가 일이 없을 때면 상대방을 찾아다니면서 자주 놀곤 한다.신수민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가. 하지만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꼭 돌아와야 해.”“고마워요, 엄마. 알겠어요. 걱정 마세요. 어두워지기 전에 반드시 돌아올게요.”신은재는 빙그레 웃더니 날아올라 멀지 않은 곳을 향해 날아갔다.“우리 은재가 왔구나.”“은재야, 요 며칠 동안 어디 갔었어, 왜 안 보이나 했어.”여기 사는 사람들은 모두 여자 연단사들이기 때문에 귀여운 꼬마 신은재가 온 것을 보고 모두 기뻐하며 신은재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신은재는 이미 이곳의 재롱둥이가 되어 여제자들의 총애를 많이 받고 있었다.신은재는 순진한 표정으로 말했다.“요 며칠 폐관 수련하느라 바빴어요. 지금은 6급 무왕으로 돌파했는걸요. 헤헤, 꼴찌 내공은 아니죠?”신은재는 기존의 기명제자 될 수밖에 없었던 사실이 매우 신경 쓰였는지 꼴찌가 아닌 지금의 6급 내공으로 돌파한 후 그의 말 사이사이에는 자신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묻어났다. “은재 재능이 너무 좋아, 이미 6급 무왕이 되었어.”“그러니까. 무엇보다 부모님도 천부적인 재능이 좋으셔서 신은재의 천부적인 재능도 자연스레 나쁘지 않을 것이고 게다가 아빠가 중급 4급 연단사라는 이런 가정에서 태어나 얼마나 행복하겠어.”“맞아, 적어도 은재는 수련을 도울 단약이 부족하지는 않을 거야.”연단사들도 하나같이 신은재를 부러워하며 그를 향해 엄청나게 칭찬했다.“은재 이 계집애야, 관문에서 나온 걸 보니 또 돌파한 모양이지?”염설아는 밖의 시끌벅적한 소리를 듣고 나와 보더니 신은재임을 알아
눈 깜짝할 사이 8일이 지났다.8일 후 이태호는 대장로와 나장로 등 사람들을 찾았다.두 장로가 정자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데 이때 뜻밖에도 이태호가 찾아왔다.“하하, 이태호 장로. 며칠 동안 얼굴도 안 비추더니 오늘은 어떻게 나오셨어요?”대장로는 이태호가 온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하하 웃었다.“이태호 장로님, 오랜만입니다.”나장로 역시 허허 웃으며 인사를 했다.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저는 연단 때문에 바빴어요. 이것은 최근 정제한 단약예요. 조금 남겨두었고 나머지는 당신들이 가져가서 이에 맞는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세요.”그렇게 말을 마치고 이태호는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탁자 위에 도자기 병 여러 개가 나타났다.“감사합니다. 이태호 장로님, 속도가 정말 빠르시네요.”대장로는 보지도 않고 웃으며 말했다.이태호는 일어나서 말했다.“바둑 두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게요. 저는 계속하여 영초를 받으러 갈게요.”말을 마친 이태호는 몸을 돌려 날아가 영초를 받던 다락방으로 향했다.“설마, 또 받으러 가는 거에요? 이 단약들은 대체 얼마나 되는 거예요?”나장로도 어리둥절하더니 정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태호 장로는 지난번에 이미 단약을 많이 수령하지 않았나? 왜 계속해서 단약을 수령하러 가지?”대장로 또한 의심스러운 얼굴로 도자기 병을 한 병 들어 열어 보더니 갑자기 숨을 들이마셨다.“맙소사, 이 도자기 병에 단약들이 꽉 차 있어. 그것도 모두 중급 4급 단약이야.”나장로도 즉시 다른 병 몇 개를 열어 보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설마... 다른 병들도 다 꽉 차 있어요. 세상에, 이 단약들을 합치면 이천 개가 넘어요. 그가 이렇게 많은 단약을 한꺼번에 가져올 줄은 줄은 정말 몰랐어요.”대장로는 잠시 후 자기도 모르게 하하 웃었다.“이 녀석, 정말 대단해. 요즘 우리 종문의 단약 배포 속도가 별로여서 많은 이들이 단약이 모자랐는데 이태호가 이렇게나 많은 단약을 가져오다니. 우리 제자들도 드디어 단약을 빨리 가지게 될수 있게
“뭐라고? 단약을 받으러 가라고?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5급 존자 내공의 엘리트 제자가 있는데 그는 단약을 오랫동안 수령하지 못했다. 하급 4급 단약라서 그에게는 작용을 크게 발휘할 수 없지만, 심지어 몇 알 받아야 돌파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단약을 수령하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 왜냐하면 하급 4급 단약은 주로 1급 혹은 2급 존자 내공의 제자들에게 공급되었고 또 그래야 만이 단약의 최고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요 몇 년 동안 중급 4급의 단약이 부족했기 때문에 종문에는 4급과 5급, 그리고 6급 존자 내공의 제자들이 많아졌다. 이 제자들의 내공이 다시 돌파되려면 난도가 무척 더뎌질 것이다.이들이 내공을 돌파하려면 그 속도는 매우 느릴 것이다.엘리트 제자는 생각해 보더니 눈에서 빛이 반짝거렸다.“하하, 보아하니 이태호 장로가 대장로 그들에게 단약을 좀 주신 거겠지? 정말 중급 4급의 단약인지 모르지만 말이야.”소식을 전하러 온 여제자는 웃으며 대답했다.“사형, 제가 듣기로는 중급 4급의 단약을 받으러 간다고 들었어요. 빨리 가보세요. 이런 기회는 우리도 샘이 나는걸요.” 말을 마친 여제자는 몸을 돌려 날아갔다.“저는 또 다른 사형 사저들에게 알리러 가야 해요.”엘리트 제자가 이 말을 듣자 격분하기 시작했다.“정말로 중급 4급의 단약인 거야? 만약 중급 4급의 단약이면 내가 6급 존자의 내공을 돌파할 수 있을걸? 정말 잘 됐어.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단약을 기다리는데 대장로 그들은 오히려 나를 선택해 주다니, 난 참 운이 좋아.”말을 마친 엘리트 제자는 곧바로 단약을 수령하는 광장으로 날아갔다.다만 그는 길을 떠나다가 얼굴을 찡그리며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장로에게 물어봤던 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대장로는 자신 앞에 아직 300여 명 이상의 제자들이 줄을 서 있으니 계속 기다리라고 하셨다.더구나 이번에 수령하는 것은 무려 하급 4급 단약이 아닌 중급 4급
“2000여 개나요? 제가 잘못 들은 거 아니죠? 그렇게나 많이?”임천우는 숨을 들이마시면서 혹시 자신이 잘못 들은 것 아닌가 싶었다. 이렇게 나 많은 4급의 단약들 중에 하급 4급과 중급 4급 단약이 각각 천여 개씩이나 되는 것은 종문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하하, 정말 그렇게 많이 있어. 봐봐, 다들 하나씩 받고 있잖아. 참, 장로님께서 단약을 손에 넣은 사람은 스스로 내공을 잘 수련하여 내공을 돌파하라고 하셨어. 우리 종문에 중급 4급 연단사가 나타나는 일이 생겼으니 최대한 비밀을 지키도록 해야 해. 일부 종문들이 샘 낼수 있으니까.”이호 역시 하하하 웃으며 말했다.“이태호 장로님은 정말 대단하셔. 그분이 계신다면 우리 종문은 분명 강해지는 속도가 더 빨라질 거야”“맙소사, 종문에 오신 지 열흘쯤 됐을걸요? 이제 겨우 며칠 지났다고 그렇게 많은 단약을 한꺼번에 꺼내다니. 단약을 만드는 속도가 너무 무섭지 않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그분은 밤에도 많이 쉬지 못하시고 열심히 연단하실 걸요.”임천우는 무척 놀라웠다. 그리고 종문의 모든 엘리트 제자는 이 단약들이 이태호가 연단한 단약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태호라는 이 새로 온 장로에 대한 숭배심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시간이 조금씩 흘러갔다. 범용과 전창민 등 사라들도 모두 열심히 돌파하고 있었다. 이제 겨우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장청아 등 자들은 이미 일급 존자 내공을 돌파했다.내공이 더 높은 김석현과 류서영은 드디어 3급 존자 내공으로 돌파했다.그중 연희와 서중산은 2급 존자의 내공을 넘어섰고 내공이 낮은 부소연도 8급 무황으로 돌파했으며 내공이 가장 낮았던 백남수도 이젠 7급 무황에 도달했다. 불과 한 달 만에 모두의 내공은 놀랍게도 질적인 성장을 이루었다.이때의 백지연도 이미 7급 무황 내공으로 돌진했고 신수민은 8급 무황 내공으로 돌파했다. 백정연은 1급 존자에서 4급 존자까지 이루어 많은 제자가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신은재의 내공도 많이 진보되어 무려 9급 무
이태호는 하하하 웃으며 말했다.남유하는 웃으며 더 말했다.“태호 오빠는 당연히 큰 공신이에요. 오빠가 최근에 이렇게 많은 단약을 종문에 넘겼는데 하급 4급인 세 장로분도 모두 오빠가 이렇게 부지런한 것을 보고 많이 부끄러워하고 있어요. 요즘도 열심히 연단하기 시작하고 있어요. 하하, 역시 오빠 실력은 끝내주네요.”“참, 신수민 그분들은요?”남유하는 잠깐 이야기를 나누다가 신수민 그녀들이 보이지 않자 궁금해하며 물었다.이태호는 웃으며 대답했다.“그들은 모두 수련하느라 바빠요. 그들의 경지가 조금 안정되자마자 또 수련하러 갔어요. 그녀들은 비경에 들어갈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모두 호기심에 더 열심히 내공을 제고해 때 되면 같이 따라 들어갈 타산이에요.”남유하가 이를 듣더니 웃으며 물었다.“지금 별로 일이 없을 것 같으신데 같이 산책이나 할까요?”이태호는 살짝 놀랐다. 어쨌든 남유하는 전설 속의 종문의 제일 미녀이고 또 종문안에서도 제일 도도한 존재였다. 강선욱과의 혼약 때문에 평소 수련 외에는 거문고를 연주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들었는데 이런 그녀가 다른 남자 제자들과 접촉하기는커녕 쇼핑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런데 이때 남유하가 다가와 같이 산책하자고 초대하다니, 오히려 이태호는 과분한 총애를 받는 느낌이다. 사실 그날 밤 이후로, 이태호의 마음속에는 남유하의 첫 번째를 빼앗은 것 같아 미안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책임지고 싶었다.하지만 최근 연단으로 바쁜 데다 그녀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이유를 찾지 못해 계속 아무것도 못 하고 있던 참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먼저 신청했으니 적어도 남유하가 그를 싫어하지 않을뿐더러 심지어 약간의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그러자 이태호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좋아요. 오늘 날씨도 좋은데 여러 군데 다니면서 산책이나 해요.”남유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태호와 함께 청석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갔다.한참을 걷다가 이태호는 고민하다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유하 동생
앞에 있는 남유하를 바라보며 이태호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망설였다.그는 한참 생각하다가 말을 건넸다.“동생 생각이 맞아요. 마음에 두지 않으면 금방 지나갈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에 끌리기 마련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새로운 일에 끌릴 거야.”남유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이유는 제가 화를 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일은 창명종 사람들이 퍼뜨린 것으로 추정돼요. 심지어 이렇게 빨리 퍼지는 것을 보면 대부분 그들이 저를 고의로 상처받게 하려고 고의로 퍼뜨린 짓이 분명해요.”남유하는 한참 후에야 말을 이어갔다.“이렇게 된 것도 어쩌면 좋은 일일 수도 있어요. 적어도 후회할 일은 없어요. 강선욱이 소인배라는 것밖에 설명이 안 돼요. 저는 지금 그와 혼인 안 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저는 평생 행복하지 않았을 거예요.”이태호가 말을 듣자, 마음이 조금이나마 떨렸다.남유하 역시 좋은 여인이야. 게다가 가치관도 올바르고 말이야.그는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 이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용기를 내어 남유하의 손을 잡았다.“유하 동생, 당신은 정말 좋은 여인이에요. 만약 당신 생각에 제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면 나와 사귀어 볼래요? 저가 꼭 행복하게 해줄게요.”“태호 오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세요?”남유하는 깜짝 놀라 얼굴이 붉어지더니 황급히 이태호의 손에서 자기 손을 뺐다.그녀의 가슴은 계속 두근거렸다. 남유하가 이태호를 찾아온 이유는 이태호가 천재이자 좋은 남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태호는 이전에 그녀를 위로하고 그녀로 하여금 모든 것을 똑똑히 알게 해줬기 때문에 이렇게 빨리 실연의 고통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다만 이태호가 그녀에게 직접 고백할 줄은 몰랐으니, 그녀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유하 씨, 제가 말한 모든 말은 진심이에요. 당신이 고려해 주셨으면 해요. 급하게 대답할 필요 없어요. 그저 제가 당신을 사모하는 마음만 알고 있으면 돼요.”이태호는 진지
남유하는 문득 말했다.“네, 태호 오빠가 연단하는 데 방해할까 봐 얘기 좀 하다가 그는 연단하러 갔어요.”남유하는 대충 얼버무리고는 방으로 들어갔다.남두식은 문을 나서자 그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태호 이 자식, 돌대가리 아니야? 내 딸이 그렇게 예쁜데도 불구하고 먼저 찾아갔는데, 이건 분명 정을 붙일 기회인데도 말이야. 매일 연단만 하고 말이야. 반나절 쉬면서 내 딸과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아?”그는 한참 생각하다가 이태호를 찾아가 물어보기로 했다.남두식이 이태호의 숙소로 왔을 때 이태호도 마침 밖에서 숙소 마당으로 돌아왔을 때였다.“사숙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남두식이 온 것을 보고 이태호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남유하가 가자마자 남두식이 온 것을 보면 남유하가 집에 돌아가 내가 자기를 괴롭힌다고 말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니면 남두식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수도 없었으니 말이다.“방에 들어가서 얘기해!”남두식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곧 두 사람은 숙소 안으로 들어갔고 이태호가 방문을 닫은 뒤에야 남두식이 그에게 물었다.“묻고 싶은 말이 있네.”“사숙님, 말씀하세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자네에게 묻겠네. 지난번에 자네가 우리 딸에게 잘해주겠다고 한 말이 사실이야? 지금 유하가 약혼자도 없으니 나는 자네 둘이 함께 있기를 바라네.”남두식은 직설적으로 말했다.“하지만 나도 자네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아. 필경 지난번에 내가 태호 너에게 유하의 생명을 구하라고 강요해서 동의한 거잖아. 만약 자네가 우리 유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는 자네가 죄책감 때문에 내 딸과 함께 있는 것을 원하지 않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나는 태호가 정말 내 딸을 진심으로 좋아해서 유하를 따랐으면 좋겠어.”이태호는 이마에 땀을 흘리며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내가 고백한 일을 이렇게 빨리 사숙한테 알린 건 아니겠지?”그는 남두식을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사숙님, 걱정 마세요. 저도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에요. 처음에는
이태호는 이 말을 듣더니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처럼 소견이 짧은 사람은 멀리 가지 못할 거에요.”“좋아, 그럼 방해되지 않게 이만 갈게.”남두식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이곳을 떠났다.놀랍게도 남두식이 떠나자 백지연, 백정연 그리고 신수민이 함께 그의 방으로 다가왔다.“어? 너희는 수련이 없어?”이태호는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다. 세 사람이 함께 오니 마치 약속을 한 것과 같았다.백지연은 웃으며 말했다.“우리는 수련을 마치고 옆방에서 이야기를 나누려던 참이었는데 마침 종주님께서 찾아오시니 궁금해서 잠깐 들었어요.”이태호는 얼굴이 붉어지며 말했다.“너희들, 무례하게 나와 사숙님의 대화를 엿듣다니.”백정연은 웃으며 말했다.“어쩔 수 없었어요. 게다가 두 분이 큰 소리로 말하니 듣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훗, 사숙님께서 딸을 당신과 맺어주려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게다가 당신도 유하 씨를 좋아하고 있고, 우리가 보기에도 유하 씨는 좋은 분이야.”신수민은 헤헤 웃으며 말했다.“예전부터 유하 씨가 불쌍했어. 낯선 남자에게 처녀의 몸을 빼앗기고 또 사랑하는 남자에게 버림을 받은 데다 소문까지 퍼뜨려 상처를 받았으니 얼마나 힘들겠어. 우리는 좋은 남자가 그녀에게 잘 해줬으면 하고 바랐어. 보아하니 좋은 남자가 나타났어.”“맞아요. 보아하니 넷째 동생이 곧 생기려나 봐요.”백지연도 기뻐하며 말했다.백정연은 생각해 본 후 이태호를 보며 말했다.“태호 씨, 우리 생각에는 유하 씨는 좋은 분이에요. 단지 당신이 그녀를 개의치 않으신지 모르겠어요. 이미 다른 남자에게 처녀의 몸을 빼앗겼으니 많은 남자가 이 부분에 대해 신경 쓸 거예요.”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나는 괜찮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과거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것이야.”이 말을 들은 세 사람은 이태호를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그러나 그들이 생각지도 못하게 이태호가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참, 아직 발설해서는 안 돼. 아직 유하 씨에게 말할
한편으로. 조정운이 이태호와 선우정혁의 대화를 들은 후 울화가 치밀어 올라서 얼굴이 시뻘겋게 되었고 두 눈이 혈안이 되었다.이태호를 위해 추궁하겠다고?우리 조씨 가문에서 천교와 성자급 장로들이 죽어서 천남 수사들의 웃음거리로 되었는데 우리 가문에게 추궁하겠다니!조정운은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었다. 이렇게 파렴치한 애송이는 난생처음 봤다.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선우정혁을 보면서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선우 종주, 고작 성자 경지의 애송이를 위해 우리 조씨 가문과 적이 되겠단 말입니까?”말을 마친 후 그는 섬뜩한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태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태호가 죽지 않으면 조씨 가문의 체면이 설 수가 없었다.조정운의 말을 들은 선우정혁은 표정이 변하지 않은 채 침착하게 말했다.“조정운, 조씨 가문과 적이 되겠다는 말이 무슨 뜻이지? 내가 자네 집에 찾아가기 전에 먼저 우리 태일종 앞에 와서 행패를 부려? 내가 만만해 보여?”여기까지 말한 선우정혁의 안색이 금세 어두워졌고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로워졌으며 온몸에서 발산한 기운에 주변 공간이 뒤틀어진 것 같았다.조정운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면서 어이없는 듯이 웃었다.“무슨 뜻이죠?”선우정혁은 귀를 후비면서 전혀 개의치 않는 듯이 말했다.“무슨 뜻이라고? 우리 태일종의 천교가 백수산맥에서 그쪽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들의 포위 공격을 받았고 후에 9급 성자 경지 장로의 습격을 받아서 요행히 도망쳤는데, 조씨 가문은 무슨 낯짝으로 사람들을 데리고 태일종에 와서 행패를 부려?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군.”이 말을 들은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피를 뿜을 뻔했다.그는 난생처음 이렇게 염치없고 적반하장한 사람을 봤다.죽은 것은 분명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들인데 이태호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되었다. 그럼 모두 조씨 가문의 잘못이란 말인가?조씨 가문이 백수산맥에 가야 하지 말아야 했고 이태호와 충돌하지 말아야 했으며 후에 또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을 파견해서 이태
“그래서 조씨 가문의 성왕이 직접 나섰고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기세등등한 태도이군.”권민정은 자신과 이태호 간의 격차가 점점 커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이와 동시에 제5봉의 한 영도에서.한용운은 사건의 경위를 들은 후 어안이 벙벙해졌다.이태호가 종문에 들어온 지 1년 넘었다. 그동안 그는 종문 내에서 명성을 크게 얻었고 창망산맥에서 신소문의 천교를 죽였고 조씨 가문의 천교의 팔을 잘라버렸으며 지금은 9급 성왕의 손에서 도망치기까지 하였다. 한용운은 이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종문 밖에 있는 사람이 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가 아니었다면, 이태호가 특별히 찾아온 바람잡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한용운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중얼거렸다.“이태호야, 이태호. 조씨 가문의 장로들만 죽여도 되는데 왜 저쪽 천교까지 죽였냐?”지금 종문 밖에 있는 조정운의 모습을 보니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았다.같은 시각에 제2봉의 한 영도에서.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여경구는 천천히 눈을 뜨고 믿기지 않은 표정으로 종문 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특히 이태호가 조씨 가문과 어떻게 원한을 맺게 된 자초지종을 들은 후 여경구는 입이 떡 벌어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번 겨루기 대회에서 이태호가 전력을 다하지 않았군...”검으로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이고 조씨 가문의 2급, 3급 성자 경지의 장로 3명을 격살했으며 심지어 조씨 가문 대장로 조시환의 손아귀에서 도망쳤다니.천남에서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일들이었다.겨루기 대회에서 자신이 이태호와 원한을 맺지 않는 것 같아서 여경구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다른 한편으로. 자주색 빛이 흐르는 섬에서 방금 상처를 회복한 고준서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 나타난 기묘한 기운을 느낀 고준서는 속으러 매우 놀라워했다.잠깐의 충격에서 정신을 차린 후 고준서의 얼굴에 음침하고 섬뜩한 웃음을 지었고 이를 갈면서 말했다.“이태호! 이번에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종문 앞.허공에 선 선우정혁은 온몸에서 기운이 들끓었고 그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은 저절로 펄럭거리면서 휘날렸다. 그는 10리 밖에서 멈춰선 작은 산만한 은백색 비행선을 바라보았다.비행선에 있는 조정운은 선우정혁이 나타난 것을 보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포권을 취하고 나서 말했다.“선우 도우를 뵙습니다.”조정운은 성왕 경지의 대능력자이지만 4급 성왕 경지라 선우정혁보다 한참 뒤떨어져서 예를 갖추고 먼저 인사했다.비행선에 있는 수십 명의 살기등등한 조씨 가문의 장로들을 보자 선우정혁은 그들이 찾아온 이유를 모른 척하면서 물었다.“어쩐 일로 왔지? 우리 태일종과 싸우러 왔는가?”조정운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이태호가 자기 가문의 천교와 장로를 죽인 사실을 곧이곧대로 말했다. 그러고 나서 조정운은 당연하듯이 말했다.“선우 도우, 저는 그냥 이태호 저놈만 원합니다. 저놈을 죽이지 않으면 한을 풀 수가 없습니다!”그의 말은 곧바로 태일종 내에서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특히 종문 제자들이 이태호가 조씨 가문의 천교와 몇몇 성자급 장로를 죽였고 마지막에 9급 성자 경지인 조시환의 손아귀에서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자 태일종이 발칵 뒤집어졌다.“헐! 이 장로의 실력이 대체 얼마나 강하신 거야?”“성자급 장로를 세 명이나 격살한 후 마지막에 내공이 9급 성자인 조시환의 손에서 도망쳤다고?”“와, 이 사형은 정말 괴물 따로 없네. 이제 얼마 지났다고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마저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한 거지?”“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까지 찾아와서 2급 성자 경지인 이 사형을 처치하려고 하다니. 이건 천남 수행계에서도 전혀 없었던 일 거야.”“...”경악을 금치 못한 제자들에 의해 종문이 떠들썩해졌다.요광섬에서.신수민 등 여인들은 연공방에서 폐관 수련 중인 이태호를 바라본 다음 종문의 고공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놀라움에 할 말을 잃었다.그녀들은 이태호가 며칠 전에 천지의 영화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간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사건이 있
4대 종문과 3대 가문은 천남 지역의 패주로서 그들의 제자를 감히 건드리는 자가 거의 없었다.실력이 동등한 세력이라도 상대방이 소속된 세력의 체면을 어느 정도 봐줄 것이다.이로써 조씨 가문의 가주 조정운이 자기 가문의 천교와 몇몇 장로들이 죽은 소식을 듣고 얼마나 화났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깊은 숨을 들이쉬고 눈썹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종주님, 조씨 가문에게 이 일은 그냥 오해라고 설명하면 안 될까요?””그가 말하자마자 제6봉의 봉주 윤하영은 벌떡 일어나서 패기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종주님, 저희 태일종은 태일성지의 하급 세력이고 천남의 우두머리인데 조씨 가문을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요? 그냥 무시하세요.”옆에 있는 제5봉의 연태건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전에 창망산맥에 갔을 때 이태호는 신소문의 천교를 격살해서 우리 태일종은 신소문과 이미 원수를 맺었는데 이번에 또 조씨 가문을 건드렸습니다. 조씨 가문과 신소문의 성왕이 손을 잡으면 큰 문제가 될 겁니다.”연태건의 말을 들은 맹동석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연 봉주, 무슨 말이야? 그럼 조씨 가문의 성왕이 찾아온다면 우린 제자를 순순히 내줘야 한단 말인가?”맹동석에게 꾸중을 들은 연태건도 난감한 기색을 띠면서 급히 손사래를 쳤다.“그런 뜻은 아니네. 다만 실사구시대로 얘기할 뿐이야. 만일 그 조씨 가문의 성왕이 정말 직접 나서서 신소문과 손을 잡으면 우리 태일종이 아마...”연태건은 뒷말을 잇지 않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뜻을 알아챘을 리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이태호가 상대방을 죽인 행위가 너무 무모했다고 여겼다. 그냥 상대방이 다치게 했으면 종문에게 이렇게 큰 폐를 끼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기는커녕, 이태호가 성공 전장에 들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조씨 가문의 성왕이 그렇게 만만한가?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연태건의 말에 안색이 어두워졌다.특히 이태호와 같은 배
잠시 후, 조씨 가문의 상공에서 조정운은 음침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꼿꼿이 비행선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출발 준비를 한 수십 명의 조씨 장로들을 바라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나와 같이 태일종에 갑시다.”지금 조정운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조씨 가문의 체면은 이번에 백수산맥에서 발생한 일로 인해 완전히 구겨졌다.천교뿐만 아니라 장로 세 명이나 죽었다.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조씨 가문은 천남 4대 종문과 같은 최정상 세력이 아니지만 그래도 성왕급 수사가 있는 대가문이었다. 온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계속 이태호에게서 낭패를 보았다.지난 창망산맥에서 이태호는 조광학의 팔을 잘랐다. 이에 조씨 가문은 화났지만 동부 유적지에서 일어난 일은 젊은 세대들 간의 싸움이기에 성왕급 수사가 관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조씨 가문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했다.이번에도 가만히 있으면 앞으로 개나 소나 조씨 가문의 머리 위에서 날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조정운은 태일종에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비행선을 몰고 별똥별처럼 하늘을 스쳐 지나가면서 그의 눈에 섬뜩한 살기를 띠었다....이와 동시에.태일종의 제1봉 대전에서 선우정혁은 상석에 앉았고 그의 좌우 양쪽에는 9대 봉주들이 모였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선우정혁의 정중한 표정과 동료들이 모두 모인 것을 보고 무슨 심각한 일이 일어났음을 눈치챘다.왜냐하면 대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종주는 9대 봉주를 이곳에 불러서 논의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맹동석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종주님, 종문에 무슨 큰일이 생겨서 저희를 이곳이 부르신 겁니까?”맹동석의 말에 주변에 있는 다른 봉주들도 일제히 선우정혁을 바라보았다.그들도 속으로 똑같은 의문을 품었다.의자에 앉은 선우정혁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이번에 확실히 큰일이 있어서 자네들을 부른 거네.”그러고 나서 그는 이태호가 백수산맥에서 천지의
조씨 가문의 산소에 사람들이 모였는데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조정운은 조시환의 보고를 들은 후 손을 세게 의자의 손잡이에 내리치자 손잡이는 순식간에 가루로 부서졌다.“간덩이가 부었군!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세 명이나 참살하고 도망쳤다니! 우리 조씨 가문은 안중에도 없군!”의자에 앉아 있는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자기의 아들이 격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그는 가장 먼저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 그리고 10여 명의 장로를 파견했다. 이태호를 추격하고 포위했지만 이태호가 마지막에 도망쳤다.그야말로 조씨 가문에게 극심한 모욕감을 안겨 주었다.조정운이 어찌 화나서 펄펄 뛰지 않을 수 있겠는가?주변에 모인 장로들은 그의 말을 듣고 모두 이태호에 대한 적개심이 불타올랐다.“가주님, 우리 직접 태일종에 찾아가서 선우정혁보고 이태호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정운아, 소주와 몇몇 장로들이 이대로 헛되이 죽게 할 수 없네!”“가주님, 차라리 태일종과 싸웁시다! 전에 태일종이 신소문의 천교도 죽였으니 마침 우리는 이 기회에 신소문과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지지하는 자도 있고 반대하는 자도 있었다.바로 이때 7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한 노인이 일어서서 말했다.“가주님, 심사숙고하셔야 합니다. 대장로의 보고에 따르면 이태호는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쳤습니다. 천남의 각 종문에는 이런 보물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태호는 태일종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했으니 중주 성지에 있는 천교라 할지라도 이자보다 더 뛰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허공전송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중주의 성지, 아니면 동황의 세가들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셋째야, 남의 사기를 부추기고 자신의 기세를 꺾지 마!”성격이 불같은 장로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소. 삼장로는 이태호에게 놀라서 정신이
천리 밖에 있는 한 고요한 평원의 상공에서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번쩍거렸고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높이가 1장 되는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 이윽고 한 청년 남자가 그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이 청년 남자가 바로 이태호였다. 그는 나오자마자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의 지형을 관찰하였다.다행히 대허공전송부는 그를 낯선 곳으로 전송하지 않았다.눈앞에 있는 이 평원은 그가 알고 있는 곳으로 태일종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는 재빨리 사물 반지에서 영단 두 알을 꺼내서 입에 넣었다. 강력한 약효는 영기로 변해서 그의 육신에 퍼졌고 어긋난 오장육부와 파손된 경맥을 회복시켰다.“아까 정말 위험했어. 하마터면 조시환의 손에 죽을 뻔했네.”이태호는 신식을 체내에서 거둔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9급 성자 경지의 실력이 정말 강대했다. 조시환의 일반 공격에 그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고 심지어 전송부를 부숴버리고 꽁무니를 뺄 수밖에 없었다.이런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보물을 아직 실컷 구경도 못했는데 바로 조시환의 앞에서 사용했다.“빌어먹을 조씨 가문!”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파서 욕설을 퍼부었다.“앞으로 조씨 가문보고 천배 갚게 할 거야.”대허공전송부는 성왕급 대능력자가 제련한 옥부였다. 천남 지역뿐만 아니라 중주의 많은 산수(散修)들도 얻기 힘든 보물이었다.그러니 이태호가 어찌 조씨 가문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체내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이태호는 잡생각을 그만두었다.‘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쫓아올 수 있으니 일단 종문으로 돌아가자.’그는 하늘로 솟아오르고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두 시진 후, 이태호는 태일종의 산문 앞에 도착했다. 태일종은 구름을 꿰뚫고 우뚝 솟은 첩첩산중에 자리 잡고 있으며 웅장하고 험준하며 영기가 그윽했다.태일종의 구역에 들어선 이태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곧바로 요광섬으로 돌아갔다.요광섬에
한편, 조시환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어? 아직 안 죽었네?”그는 9급 성자급 수사로서 지금은 성왕 경지의 문턱에 이르렀다.조시환의 육신은 이미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갔다. 그의 혈액은 황금색으로 되었고 육신의 힘은 진룡과 견줄 수 있으며 태산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다. 조시환은 조씨 가문의 대장로로서 과거에 수많은 2급 성자급 수사를 참살하였다.이태호가 태일종의 진전 제자이고 천교일지라도 기껏해야 3급 성자급 수사와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호가 그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조시환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시환은 놀라움을 뒤로 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이태호를 비웃었다.“이제 또 무슨 수단이 있는지 보자!”이제 방어 영보의 도움이 없는 이태호는 조시환에게 있어서 덩치가 조금 큰 개미에 불과했다. 그가 힘을 쓰면 바로 짓밟아 죽일 수 있었다.이와 동시에.힘겹게 조시환의 치명적인 공격을 막아낸 이태호도 상황이 안 좋았다. 그의 몸은 큰 산에 부딪힌 것처럼 아팠고 오장육부의 위치가 어긋났으며 피를 토하였다. 그는 심각한 내상을 입어서 체내의 영기가 거의 정체되었다.이태호는 전송부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그는 당장 전승부를 부숴버렸고 원신으로 주변에 있는 천지의 힘과 연결하였다.대허공전송부가 부서진 순간에 주변의 공간이 파멸되면서 공간 통로가 생겼다.주변의 공간이 불안정해졌고 이태호의 앞에 수상한 현상이 나타난 것을 본 조시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이태호가 방금 부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아챘다.그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소리를 질렀다.“대… 대허공전송부?!”조시환은 깜짝 놀랐지만 이태호를 향해 주먹 공세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그러나 이미 허공의 힘에 감싼 이태호는 곧장 주변의 공간을 찢어서 산골짜기의 상공에서 사라졌다.이태호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이 믿기지
순식간에 주변 10여 리에 있는 허공에서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났고 수많은 거미줄 같은 공간의 틈새가 나타났다.깨진 틈새에서 지수풍화(地水風火)가 쏟아져 나왔고 그중에서 어둡고 허무한 공간을 드러냈다.조시환의 눈에서 서늘한 빛이 번뜩거렸고 살기가 극에 이르렀다. 이태호의 종적을 알게 되고 나서 조시환은 곧바로 날아왔다. 그러나 그가 도착하자마자 조보성이 격살당하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엄청난 충격을 받은 조시환의 분노가 최고조로 차올랐고 이태호에 대한 살기가 더욱 깊어졌다.조보성이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인데 또 이태호의 손에 죽다니!조시환의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그는 강렬한 살의를 품은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네 이놈! 오늘 내가 꼭 네 놈을 죽일 거야!”조시환은 이를 갈면서 노기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는 9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으면서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팽배한 영기가 빛기둥처럼 뿜어져 나왔고 허공에서 공포스러운 굉음을 냈다.격렬한 충격파는 주변의 모래와 자갈을 휩쓸고 화살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이태호가 반응하기도 전에 격렬한 음폭 소리가 들려왔다.위기가 다가온 것을 느낀 이태호는 주저 없이 단전 내의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바로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주입하였다.손바닥만 한 현황종이 ‘땡’ 소리를 내면서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우렁찬 종소리를 냈고 사방에서 들끓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은 순식간에 진압되어 가루로 되었다.이어서 수많은 현황의 기운이 내려오면서 이태호의 주변에 보호캡을 형성했다.“펑!”조시환이 날린 주먹 공격들이 현황종의 보호캡에 부딪히면서 보호캡이 흔들렸고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은 이태호를 훨씬 능가했기 때문이다.보잘것없는 중급 영보는 그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현황종에서 도자기에 금이 가는 소리처럼 청아가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이태호는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균열이 촘촘히 난 것을 발견했고 수시로 깨질 것처럼 보였다. 그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