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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8화

이윤설의 입가가 심하게 떨렸다. 그녀는 양진서가 함정을 파놓을 줄은 몰랐다.

그녀는 곧바로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진서야,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너희는 내 친구지, 태호 씨 친구가 아니잖아. 태호 씨는 오늘 너희를 처음 만났으니까 이건 내가 사야지.”

이윤설이 제지하자 양진서와 장규성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들은 눈앞의 이태호라는 남자가 잘생기기만 했지 돈은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윤설이 자기가 계산하겠다고 나설 리가 없기 때문이다.

장규성이 바로 말했다.

“윤설아, 겨우 밥 한 끼잖아. 설마 그 정도도 살 수 없는 거야? 그리고 두 사람 정말 사귀는 사이라면 네 친구가 저 사람 친구 아니야? 둘 사이에 그런 것까지 철저히 계산하는 거야?”

장형서도 나서서 말했다.

“장규성의 말이 맞아. 축하 파티라고 생각해. 남자친구가 네 친구들 밥 사주는 게 뭐 어때서? 결혼했으면 몰라도 지금은 그냥 사귀는 사이잖아. 이렇게 쪼잔하게 굴 거면 연애는 왜 한대?”

이윤설은 순간 어떻게 대꾸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단지 장규성이 자신을 포기하길 바라서 이태호에게 남자친구인 척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이태호가 이렇게 난처한 상황에 부닥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태호는 덤덤히 웃었다.

“저 사람들 말이 맞아요. 가요, 이곳에서 사면 되는 거죠?”

“밥 사줘서 고맙네요. 하지만 잠시 뒤에 그쪽이 돈이 없어서 계산하지 못할까 봐 걱정되네요. 그러면 너무 뻘쭘하잖아요. 정말 돈이 없으면 괜히 있는 척하지 말아요!”

양진서는 기지개를 켜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돈은 내게 숫자에 불과해요.”

이태호는 덤덤히 웃었다. 그가 보기에 그들은 광대와 다름없었다.

레스토랑 안에 들어가자 그들은 이태호를 데리고 2층 룸으로 향했고 끊임없이 주문하기 시작했다.

요리든 술이든, 양진서와 장형서 등은 전혀 사양하지 않고 가장 비싼 것만 골라서 시켰다. 의도가 아주 뚜렷했다.

“진서야, 너무 많이 시킨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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