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 차는 도심 밖의 편벽한 폐건물 안으로 들어갔다.“두식아, 가지고 놀고 싶은 거라면 기회가 있을 거야. 둘째 주인님이 싫증이 나면 네가 데리고 놀고 싶다고 말해봐. 어차피 둘째 주인님 성격이라면 싫증이 난 뒤 죽여버릴 거니까. 아예 죽여버려야 증거가 남지 않으니 말이야.”차가 멈춰 선 뒤 운전하던 남자가 대머리 남자를 향해 히죽대며 말했다.대머리 남자는 그 말을 듣고 씩 웃었다.“그러면 그때 가서 물어봐야겠어. 둘째 주인님이 내게 기회를 줬으면 좋겠네.”말을 마친 뒤 그는 이윤설의 인중을 눌렀고 이윤설은 이내 잠에서 깼다.“이거 놔. 빌어먹을 놈들. 난 이씨 집안 아가씨야. 우리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당신들을 용서치 않을 거야.”이윤설은 두 사람에게 끌려가 위층으로 향했다. 그녀는 두려운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두식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하하, 네 엄마 아빠가 알 수 있을까? 오늘 밤 우리 둘째 주인님이 널 가지고 놀고 나면 넌 한밤중에 숲속에 있는 늑대에게 잡아 먹힐 텐데 말이야. 네 엄마 아빠가 네가 돌아오지 않은 걸 발견했을 때면 이미 늦었지.”다른 남자가 말했다.“그리고 너에게 알려줘도 상관없어. 이씨 집안이 도산당을 상대할 수 있겠어? 하하, 너희 엄마 아빠가 알게 된다고 해도 널 구할 방법은 없다고, 알겠어?”“어차피 곧 죽을 사람이니 그냥 얘기해줄게. 하하!”그들은 이윤설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고 이내 3층에 도착했다.그곳에는 살집이 두툼한 남자가 허겁지겁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는 그들이 이윤설을 데려오길 기다리고 있었다.아까 오는 길에 네 사람은 그에게 성공했다고 얘기했었다. 그래서 도산당의 둘째 주인은 흥분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그들은 이태호가 이미 아래층에 도착했음을 몰랐다.“이거 놔, 망할 놈들. 내, 내 남자친구는 남군 군주야. 당신들이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이윤설은 끊임없이 저항했다. 뭔가를 떠올린 그녀가 상대방을 위협했다.“하하, 남자친구가 있
이윤설은 한결 누그러진 어조로 이태호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애원했다.“이태호 씨, 저 좀 구해줘요. 제발요!”이태호는 이윤설이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달리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팔짱을 두른 채로 이윤설에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내가 왔으니 이 사람들 전부 빠짐없이 죽을 테니까요.”“이 자식 아까 도망가지 않았어? 감히 몰래 따라와?”두식은 이태호를 보자 주먹을 움켜쥐었다.“죽고 싶은가 보네.”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내가 아까 그렇게 한 이유는 누가 이윤설 씨에게 손을 쓰려는 건지 알아보기 위해서였어. 이제 알겠네. 도산당의 둘째 주인이라고? 하하.”“알면 뭐? 네가 뭘 어쩔 수 있는데?”둘째 주인은 이태호가 안중에도 없었다.그러나 이태호는 그와 쓸데없이 얘기를 나누지 않고 눈 깜짝할 사이에 주먹을 휘둘러 네 남자를 죽였다.“뭐야!”둘째 주인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가 보냈던 네 명의 부하는 약한 편이 아니었다. 1급 무왕 2명에 2급 무왕 두 명이니 3급 무왕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그들을 빨리 죽일 수는 없었다.그러니 이태호는 적어도 4급 무왕이었고 심지어 그보다 더 강할 수도 있었다.“이 자식, 내가 널 얕봤어!”둘째 주인은 주먹을 움켜쥐며 강한 기세를 내뿜었다. 체내의 영기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와 그의 주먹을 감쌌다.“6급 무왕, 쯧쯧, 내공이 약하지 않네!”이태호는 그를 보며 감개했다.그 말을 들은 상대방은 득의양양해져서 웃으며 말했다.“하하, 이제 좀 두려워? 하지만 지금 와서 두려워해봤자 아무 소용 없어. 넌 반드시 죽을 거니까.”“하하, 그래?”이태호는 크게 웃었다. 그는 좀 놀아줄 생각인지 영기 보호막을 전부 펼쳤다.“영기 보호막? 이, 이럴 수가! 너 9급 무왕이야?”9급 무왕만 시전할 수 있는 영기 보호막을 보게 된 남자는 겁을 먹어 목소리마저 떨렸다.그는 살면서 9급 무왕의 내공을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그 정도 내공이면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셈이었고 용성연합국에서도 9급 무왕은 정말 보
이태호는 그들을 전부 죽인 뒤 그들의 사물 반지를 주워 안에 들어있는 영초나 영석들을 챙겨 자신의 사물 반지 안에 넣었다.일을 마친 뒤 그는 여전히 충격에 빠져 있는 이윤설의 앞에 섰다. 그는 이윤설을 바라보며 웃었다.“이윤설 씨, 조금 전엔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야 배후가 누군지 알 수 있었으니까. 날 탓할 생각은 아니죠?”이윤설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그녀는 이태호를 흘겨보며 말했다.“방법은 문제없었지만 적어도 미리 제게 언질을 주면 안 돼요? 전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었어요. 정말 기절할 뻔했다고요.”이태호는 어깨를 으쓱였다.“내가 미리 얘기했다가 당신이 연기를 망치면요? 내가 알려주지 않아서 더욱 진실한 반응이 나왔잖아요.”이윤설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진실한 반응이 나온 건 맞았지만 심장이 버티질 못할 것 같았다.결국 그녀는 이태호에게 말했다.“어쨌든 고마워요. 적어도 배후를 찾아냈으니까요. 이제 전 안전하겠죠.”거기까지 말한 뒤 이윤설은 잠깐 생각하더니 이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런데 조금 걱정되네요. 도산당 사람이 시비를 걸지는 않을지 말이에요.”이태호는 미간을 구겼다.“그들의 둘째 주인이 이렇게 더러운 짓을 하고 다니는데, 얼마나 뻔뻔하면 이윤설 씨에게 시비를 걸 수 있겠어요? 그리고 내가 죽인 건 둘째 당주예요. 그런데 그들의 첫째 주인이 감히 죄를 물으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는 자신이 내 상대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한 당파의 둘째 주인이라면 그 실력이 첫째 주인과 비슷한 정도일 테니 말이에요.”이윤설은 잠깐 생각한 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는 말이네요. 이 일을 아는 사람은 거의 다 죽었고 날 찾아내는 것도 힘들겠죠. 그리고 우리 이씨 집안에서 그들의 둘째 주인을 죽일 능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을 거고요.”“어머, 조금 전에 한 가지를 잊었네요.”그때 이태호는 자기 이마를 찰싹 때리며 아쉬운 얼굴로 말했다.이윤설은 이태호의 호들갑에 깜짝 놀라 황급히
이준표는 작게 기침을 두 번 하고는 암시하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이윤설은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아버지, 그냥 괜찮은 사람이 아니라 저랑은 안 어울리는 사람이에요. 아버지는 저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그의 진짜 신분을 아세요?”이준표는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신분이라니? 뭔가를 알게 된 거야?”이윤설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버지, 이태호 씨는 남군 군주예요. 전 오늘 저녁 밥 먹으러 나갔다가 알게 되었어요. 오늘 저녁에 있었던 일을 얘기해 드릴게요...”이윤설은 한참 동안 오늘 저녁에 있었던 일을 이준표에게 상세히 얘기해줬다.이준표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쯧쯧, 전왕을 만났다니. 그리고 서 전왕이 이태호 씨를 정중하게 대했다고? 참 대단하네.”이준표는 감개하며 고개를 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그가 도산당의 둘째 주인을 죽일 줄은. 게다가 9급 무왕 내공이라고? 세상에, 딸아. 네가 직접 내게 이 일을 얘기해주지 않았더라면 난 네가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 의심했을 거야. 어쩌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거야.”이윤설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버지, 말도 마세요. 전 아직도 오늘 저녁에 있었던 일들이 꿈 같아요. 특히 이태호 씨가 두말하지 않고 일어나서 도망쳤을 때는 정말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일부러 절 납치하게 놔둬서 배후를 찾은 거더라고요.”딸이 화를 내면서도 헛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고 있던 이준표는 웃으며 말했다.“하하, 그런데 맞는 말이야. 그렇게 해야 누가 널 납치하려고 했는지 알 수 있으니 말이야. 그리고 미리 너한테 얘기했다면 아마 그쪽에서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지.”“상대방이 바로 절 죽이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어서 그럴 수 있었던 걸 거예요.”이윤설은 기지개를 켜더니 뭔가 떠올린 건지 단약 하나를 꺼내며 말했다.“아버지, 이것 보세요. 이건 이태호 군주가 준 거예요. 1품 고급 단약이에요. 헤헤, 이 단약이 있으면 내공이 2급이나 3급 정도 향상할
저녁에 이태호는 편안하게 잠을 잤다. 이씨 가문과 방씨 가문, 그리고 장규성의 장씨 가문이 모두 사람을 보내 구의당에 관한 일을 알아보게 한다고 해도 2, 3일은 걸릴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뜻밖에도 다음 날 아침, 그가 막 식사를 마치고 위층에 가서 연단을 만들려 할 때, 이윤설이 찾아왔다.“이태호 오빠, 아니 이태호 군주님!”이윤설은 이태호 앞에 다가왔다. 이태호의 정체를 알게 된 후, 그녀는 부르는 것조차 어색해졌다.이태호는 시큰둥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냥 오빠라고 부르면 돼요. 어딜 가도 이태호 군주님이라고 부르니 오히려 어색해요.”이윤설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입을 열었다.“태호 오빠, 그 방씨 가주가 방씨 도련님을 데리고 왔어요. 지금 아버지가 그들을 접대하고 계시는데 오빠한테 알리라고 했어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자 눈을 반짝였다.“설마, 벌써 소식이 있는 건 아니겠죠?”이태호는 이윤설을 따라 곧바로 내려갔다.그때 이준표는 방씨 가문의 사람이 찾아와서 그에게도 매우 공손하게 대해 줄 줄 몰랐다. 이에 그는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그러나 그는 방지혁 등이 이윤설이 이태호의 여자친구라고 생각해서 이씨 가문의 비위를 맞추려 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심지어 그들은 앞으로 일부 프로젝트에서 이씨 가문과 더 많은 협력을 할 계획이었는데, 이 관계를 통해 앞으로 이태호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준표와 방지혁이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이태호가 이윤설과 함께 걸어 들어왔다.“하하, 방 성주님, 우리가 이렇게 빨리 다시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이태호가 들어오자 웃으며 말했다.방지혁 등은 즉시 일어서서 공손한 표정을 지었다.방지혁은 허리를 숙이고 나서 말했다.“이태호 군주님, 우리가 어제 돌아간 후 여기저기 알아보았는데 정말 구의당에 관한 정보를 조금 알아냈어요.”“그래요? 구의당은 지금 어디에 있어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즉시 상대방에게 물었다.그러나 방지혁은 조금
방씨네 사람들은 놀라서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이 도산당은 정말 호락호락하지 않아요.”이준표가 황급히 말했다.“이태호 군주님, 저희가 도와드릴까요?”“우리도 도울 수 있어요!”충성을 표하기 위해 방지혁도 다급히 말했다.이태호는 시큰둥하게 웃으며 거절했다.“괜찮아요, 나 혼자 가면 돼요. 많은 사람을 죽일 필요도 없거든요. 그들의 파벌과 높은 내공을 가진 장로 몇 명을 죽이면 파벌이 이렇게 흩어질 거예요.”“하지만, 이태호 군주님, 이렇게 큰 파벌이 뿔뿔이 흩어지면, 그 산하에 아직도 많은 산업이 있을 것입니다!”이준표는 뭔가 생각하다가 말했다. 조금이라도 이득을 볼 수 있는지 알아보려는 속셈이 분명했다.이태호는 이준표와 방지혁을 번갈아 보았다. 어쨌든 방씨 가문이 도와서 구의당의 정보를 알아낸 것도 공로가 있다고 생각해서 잠시 생각한 후에야 말을 이었다.“이렇게 해요, 이씨 가문에게 다 넘겨줘도 아마 못 먹을 거예요. 내가 여기서 나가면 당신들도 위험해요. 방씨 가문과 이씨 가문이 똑같이 나누죠.”“감사합니다, 이태호 군주님!”방지혁은 이 말을 듣자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연신 허리를 굽신거렸다.“감사합니다, 이태호 군주님!”이준표도 마음속으로 기뻐하는데, 이건 정말 엄청난 이익을 얻는 것으로 생각했다.이렇게 되면, 그들 이씨 가문은 일류 가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태호가 모든 산업을 그들에게만 주지 않은 것에 관해 이준표는 이 방법도 매우 현명하다고 생각했다.지금 그들 이씨 가문과 방씨 가문은 이 떡을 나눠 가졌으니 다른 세력들도 당연히 이씨 가문 뒤에 방씨 가문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들 이씨 가문을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다.이태호는 싱겁게 웃으며 말했다.“자, 같이 한번 가보자고요. 나는 그들의 본부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어요.”“문제없습니다, 이태호 군주님, 지금 바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그러자 방지혁이 말했다.“맞습니다.”방씨네 두 장로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는데 얼굴에 기쁨이 넘쳤다.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
“왜요?당주님!”여진영을 바라보던 대장로는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어쨌든 그들의 손실은 보통이 아니니, 이건 당주의 스타일이 아니었다.여진영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여러분도 둘째 두목의 내공과 그의 전투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런 그가 죽임을 당했어요. 이 백산시에서 그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 사람은 일류 세가에서 온 것이 아니면 성주부에서 온 것일 것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누가 그랬는지 알아낸다고 해도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요? 찾아갈 수도 없지 않겠어요?”이번에는 전에 상대방을 죽이겠다고 으르렁대던 장로들이 순식간에 김이 빠져 입을 다물어버렸다. 상대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들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턱턱!”그런데 이때 한 차례의 싸움 소리가 나더니 여러 명의 경호원이 그대로 날아들어 바닥에 떨어져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이태호가 한가로이 걸어 들어오며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바로 너희가 찾는 원수다. 수고스럽게 나를 찾을 필요 없이 내가 직접 찾아왔어.”“이 자식, 담이 크군, 감히 우리 본부로 쳐들어오다니!”한 무리의 고수들이 순식간에 이태호를 둘러쌌다.“누구지? 왜 여태껏 본 적이 없는 거지?”잘 모르는 사람을 보자 대장로는 미간을 찌푸리고 의심스러운 듯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는 덤덤하게 웃으며 사람들에게 말했다.“나를 산수로 생각해. 왜냐하면, 내가 누구인지는 너희들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거든!”“하하, 어느 큰 세력 안에 있는 장로가 아니니 오늘은 우리 두목의 원수를 갚아야겠다.”여진영은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얼굴에 희색을 띠었다.어쨌든 이태호가 일류 가문이나 성주부의 장로가 아닌 그냥 산수일 뿐이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태호를 포위 공격을 한다면 승산이 매우 크리라 생각했다. 이렇게 되면 그들은 둘째 두목을 위해 복수하고, 군심을 안정시킨 셈이 된다.“하하, 너희가 둘째 두목의 복수를 하든지, 아니면 내가 나의 구의당을 위해 복수하든지
“대장로님!”다른 도산당의 강자들도 이 상황을 보고 하나같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고, 얼굴빛이 난감해 보였다.“이놈의 수완은 틀림없이 매우 높을 것이니, 우리 함께 달려드는 게 좋겠어요!”여진영은 곧 나서서 사람들에게 말했다.“맞아요, 같이 맞서야 해요!”둘째 장로 역시 곧 여럿이 한 명을 상대하는 것이 창피한 일이 아니라는 듯 말했다.“허허, 같이 왔어야지!”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손바닥을 뒤집더니 얼마 전에 얻은 영기 보검을 꺼냈다.“이 자식, 네가 무기 한 자루를 꺼내면 우리 여섯 명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냐?”둘째 장로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대장로가 곧 그들에게 주의를 시켰다.“여러분, 방심하지 마십시오, 이 자식이 가지고 있는 보검은 일반적인 법기가 아니라 영기입니다.”“이 자식, 이런 보물이 있다니!”여진영은 보는 순간 눈이 반짝였다.“죽어라!”사람들은 곧 이태호에게 공격을 가했다.“허허, 장미꽃비!”이태호는 그저 허허 웃으며 보검에 영기를 불어넣어 단번에 검을 휘둘렀다.갑자기 장미꽃잎 한 조각이 날아가니 너무도 현란하고 아름다웠다.장미 꽃잎은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도는 전혀 느리지 않았고, 이런 장미 꽃잎은 100장 이상에 달했다.이태호는 7급 무황의 내공을 지닌 강자의 공격을 손쉽게 제압했던 사람인데 앞에 있는 이 여섯 무왕이 어떻게 막아낼 수 있단 말인가?그들의 공격은 그의 눈앞에서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처럼 부서졌다.“아니, 말도 안 돼. 이 꽃잎이 그렇게 많은데 벌써...”“빌어먹을, 이게 무슨 무기야? 정말 요상하고 대단해!”“망했다, 죽었어!”여섯 명의 강자들이 절망에 찬 비명을 질렀다.“쾅쾅쾅!”그러나 꽃잎은 이미 그들의 몸에 달라붙어 폭발음을 냈고, 결국 모두 바닥에 쓰러져 죽을 수밖에 없었다.“설마 당주님...”나머지 도산당의 오합지졸들은 이 광경을 보고 모두 놀라 멍해졌고, 심지어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그들의 대단한 당주와 내공이 높은 다섯 명의 장로들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