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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유강후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연아, 나은별이 조금 철이 없을 수 있지만 지나치게 잘못한 건 없어. 날 봐서라도 은별이랑 다투지 않을 수 있어?”

온다연은 가슴 속에서 실망이 솟구치며 공허함과 아픔을 느꼈다.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그렇게 나은별을 믿어요? 나은별이 나쁜 짓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유강후의 목소리는 가라앉은 채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들렸다.

“너무 지나치지 않는다면...”

“아저씨!”

온다연은 그의 말을 가로챘다.

“만약 나은별이 날 다치게 했다면?”

유강후는 몸이 뻣뻣해지더니 자세를 바로잡고 온다연을 바라보았다.

“나은별이 너한테 무슨 짓 했어?”

온다연은 잔뜩 긴장한 유강후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그래, 믿지 않겠지.’

그는 나은별과 함께 자란 어린 시절의 친구로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분명했다. 게다가 지독히도 얽혀있을 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구해준 은혜도 있었다.

나은별을 믿지 않고 그녀를 믿을 리 없었다.

마치 그녀가 주한만 믿는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손을 내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손가락, 나은별이 밟아서 부러졌어요.”

그녀는 반쯤 감긴 눈으로 무심하게 말했다. 보기엔 거짓말하는 듯한 기색이 없었다.

하지만 유강후는 되레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손을 잡은 채 새끼손가락에 가볍게 입을 맞추더니 말했다.

“내가 그런 거잖아. 다연아, 귀여운 농담하지 마.”

온다연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유강후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는 천천히 길게 내려온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꽤나 진지하게 말했다.

“앞으로 나은별이 네 앞에 나타나지 않도록 할게, 그럼 되겠어?”

온다연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그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서 차오르는 실망감에 유강후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는 온다연의 손을 꼭 잡은 채 말했다.

“지난번에 나은별이 호텔에서 구월이를 다치게 한 건 사실이야. 하지만 오늘 너도 복수했잖아. 은별이도 얼굴이 긁혔으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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