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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그녀는 눈을 감고 깊이 숨을 들이쉰 뒤 천천히 상자를 닫았다.

아랫배에 손을 얹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아무도 우리를 사랑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잘 살 수 있어.”

“아가, 걱정하지 마. 엄마는 언제나 널 사랑해. 잘 자랄 수 있을 거야.”

그녀는 숨 막히는 공간을 나와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집안은 난방이 충분히 들어오고 있었는데도 그녀는 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았다.

마지막 계단을 내려갈 때쯤 갑자기 익숙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온다연은 이내 몸을 돌려 마치 다시 다락방으로 올라가려는 척했다.

이때, 유강후의 훤칠한 기럭지가 문 앞에 나타났다.

다락방으로 올라가려는 것 같은 온다연의 모습에 유강후는 얼굴이 굳어지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올라가라고 했어?”

온다연은 눈을 내리깐 채 담담하게 대답했다.

“문이 열려 있어서 닫으려고 했어요.”

유강후는 미간을 찡그리며 차갑게 말했다.

“장 집사가 알아서 할 거야. 넌 올라가지 마. 공기도 안 좋고 난방도 안 돼.”

온다연은 피식 웃음을 흘리더니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거기에 뭐가 있어요? 항상 문이 닫혀 있어서 궁금했거든요. 중요한 물건이라도 있나요?”

유강후는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냥 옛날 물건들이야. 중요한 것들도 있지만 너랑 아무 상관 없으니까 올라가지 마.”

확실히 옛날 물건이었고 중요하기도 했다.

온다연은 심장이 조여오며 막심한 고통을 느꼈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몸이 안 좋아서 먼저 가서 쉴게요.”

유강후는 그제야 창백해진 그녀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바짝 다가가 그녀의 이마에 손을 대며 물었다.

“왜 이렇게 차가워?”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으려는 순간 온다연은 바로 피했다.

“괜찮아요, 창문이 제대로 안 닫혀서 그런 것 같아요.”

그녀는 그를 피해 앞으로 걸어갔다.

유강후의 눈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그녀의 손을 잡아챘다.

“아직도 나은별 때문에 화 난 거야?”

온다연은 그의 손을 가볍게 뿌리치며 말했다.

“아니에요.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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