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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다락방은 항상 잠겨 있었다.

이 집에서 꽤 오래 살았지만 온다연은 처음으로 다락방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았다.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유강후는 잠겨있는 곳 빼고는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했다.

아마도 이 다락방이 유강후가 말했던 갈 수 없는 곳인 듯 했다.

반쯤 열린 문 사이로 온다연은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다.

방은 별로 크지 않았지만 엄청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바닥과 가구에는 먼지 한 점 없었다.

누군가 자주 청소하는 게 확실했다.

다만 이 방에 있는 모든 물건은 다소 오래되어 보였다. 왠지 어린 소녀가 좋아할 만한 것들이었다.

혹시 유연서가 남긴 물건일까?

온다연은 다락방 중앙에 서서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녀는 하얀 천으로 덮여있는 이젤 앞으로 다가갔다.

천천히 천을 벗기자 안에는 채 완성되지 않은 유화였다.

끝없는 해바라기 꽃밭에 두 명의 소년 소녀가 앉아 있었다.

그 소년은 유강후와 많이 닮았고 소녀는 그날 사진 속 인물과 닮아 있었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매우 다정한 모습이었다.

온다연은 손을 뻗더니 한쪽 모서리를 만졌다.

거기에는 강후와 연서는 영원히 함께라고 쓰여 있었다.

지금의 필체처럼 강렬하진 않지만 나름 풍모가 엿보였다.

아마도 유강후가 어렸을 때 쓴 것 같았다.

그녀는 글자를 잠시 바라보다가 천을 다시 덮고 책상 앞으로 다가갔다.

책상 위에는 오래되어 보이는 사진첩 몇 개가 놓여 있었다.

온다연은 가장 위쪽의 사진첩을 펼쳤다.

잘 보관된 사진들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변함없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녀는 작은 소년의 등에 업힌 채 환하게 웃고 있었다.

사진을 찍을 때 바람이 불었는지 두 사람의 옷자락은 바람에 휘날리며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을 자아냈다.

온다연은 멍하니 그 사진을 바라봤다.

어쩌면 이게 바로 그들의 정일까.

사진을 펼쳐보며 그녀의 마음은 점점 더 아파졌다.

오른쪽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유일한 사랑 연서라고 적혀 있었다.

유일한 사랑 연서.

유일하게 사랑하는 연서.

유강후 같은 사람이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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