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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두 경호원은 차가 떠나가는 것을 보자마자 따라갔다.

그러나 택시 기사는 영원 토박이였고, 또 택시 운전을 몇십 년 하고 있었던지라 빠르게 뒤따라오는 경호원의 차를 따돌렸다.

곧 영원을 벗어날 것으로 보이자 기사는 다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아가씨, 아까 그 사람들은 누구예요? 덩치가 참 크던데, 아가씨가 나온 그 호텔에 경원에서 온 엄청난 인물이 머물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거든요.”

온다연은 담담하게 답했다.

“전 잘 몰라요. 제가 저 사람들 돈 좀 빌렸거든요. 그래서 도망치고 있었던 거예요.”

기사는 더는 묻지 않았다.

한참 지나자 온다연이 갑자기 물었다.

“기사님은 아이가 있으세요?”

기사는 웃으며 답했다.

“당연히 있죠. 자식이 둘이에요. 큰아이는 경원에서 대학교 다니고 있고, 작은 아이는 아직 중학교 다니고 있어요. 주머니 사정이 빠듯하지 않았다면 이런 위험한 일은 하지 않았을 거예요.”

온다연은 손을 배에 올리며 작게 말했다.

“아이가 있다는 기분은 어떤 기분이에요?”

기사는 백미러로 그녀를 힐끗 보았다.

“혹시 임신했어요?”

온다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기사는 눈치챈 듯 한숨을 내쉬었다.

“임신한 거라면 낳아요. 아이가 있는 생활도 나쁘지 않으니까. 아이는 아가씨를 더 오래 살게 해줄 수 있는 버팀목 같은 존재예요. 아이가 있음에 삶에 동력이 생기고 희망도 생기게 되는 거죠. 어쨌든 나는 그랬어요.”

그의 말에 온다연은 다소 경직되었다. 평평한 배를 만지던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그녀는 어디로 가야 할지, 뭘 해야 할지도 몰랐다. 다만 유강후는 분명 이 아이를 원치 않을 것이다.

환영받지 못하는 아이였던지라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그녀를 제외하고 누구도 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길 바라지 않을 거다.

그녀는 순간 배 속에 있는 아이가 자신보다 더 불쌍하게 느껴졌다. 적어도 자신의 배 속에 있는 시간만큼은 기대를 받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만약 누군가 그녀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억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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