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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욕조는 이미 따뜻한 물로 가득 차 있었고 그 위에는 붉은 장미 꽃잎들이 둥둥 떠다니며 은은한 장미 향이 공기 중에 서서히 퍼지고 있었다. 모든 것이 마치 평온하고 고요한 한순간처럼 느껴졌다.

온다연은 아직도 어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는데 옷을 벗고 나서야 무릎이 까져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피가 옷감에 달라붙어 있었고 그것을 떼어낼 때 피부까지 벗겨져 나갔다.

하지만 온다연은 아무런 감각이 없는 듯 물에 몸을 담그며 잠시 얼굴을 찡그렸을 뿐이었다.

유강후는 온다연의 다른 부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다행히도 새로운 상처는 무릎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했다.

유강후는 온다연을 욕조 가장자리에 앉힌 뒤 부드러운 수건과 특제 오일로 천천히 온다연을 씻기기 시작했다.

온다연의 피부는 하얗고 머리카락은 유난히 검었다. 젖은 머리카락이 온다연의 하얀 목과 볼에 찰싹 달라붙으니 그 이목구비가 더욱 섬세해 보였고 눈빛도 한층 더 순수해 보였다.

온다연이 그렇게 유강후를 바라보자, 유강후의 몸은 점점 긴장으로 굳어갔다.

샤워를 끝내기도 전에 욕실 안의 공기는 이미 묘하게 변해버렸다.

애매한 숨소리가 이어졌고 한참 후에야 유강후는 온다연을 욕실에서 안고 나왔다.

식탁 위에는 온다연이 좋아하는 요리들이 여러 가지 놓여 있었고 여전히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온다연은 여전히 구월이를 걱정하며 다른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기에 몇 입만 먹고는 수저를 내려놓았다.

유강후는 온다연 앞에 있는 계피향이 나는 달콤한 국물을 밀어주며 말했다.

“이거라도 조금 먹어.”

온다연은 온몸이 아파서 거의 부서질 것 같았고 기운도 없었다. 겨우 두 입을 먹고는 다시 멈췄다.

유강후는 온다연의 지친 모습을 보고 방금 일이 너무 지나쳤음을 깨달았다.

유강후는 온다연의 아직 다 마르지 않은 머리카락을 만지며 물었다.

“많이 아파?”

온다연은 고개를 숙이고 손에 든 은색 작은 숟가락을 툭툭 건드리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엔 그렇게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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