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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아! 내 손! 손이 부러졌어!”

이강민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손에 들고 있던 총을 땅에 떨어뜨렸다. 이 순간 그는 영후의 말을 믿었다.

하지만 지금 믿기에는 너무 늦었다.

두 명의 총잡이가 고통을 참으며 왼손에 총을 넘겼지만 둘 다 현명하게 총을 다시 들지 않았다.

해바라기씨로 손목을 찌르는 이강현의 몸짓은 서로의 차이가 하늘과 땅임을 말해주었다.

총이 있다고 해도 이강현의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총은 그야말로 장난감 같은 물건이었다.

“형, 이제야 절 믿으시겠죠, 제가 안 하는 게 아니라 상대할 수 없어요.”

영후가 배를 움켜쥐고 바닥에 누운 채 말했다.

용도의 얼굴 빛은 어두웠다. 영후를 한 방에 걷어차서 죽여 버리고 마음이다. 하필이면 이때 그 말을 하니까 말이다.

“내가 잘못했어요, 네가 시키는 대로 할 게요.”

이강민은 빠르게 패배를 인정했다. 목숨만 지킬 수 있으면 그 따위 자존심은 버릴 수도 있었다.

“너희들 한성 사람 아니지, 근데 여기는 왜 왔어?”

이강현이 해바라기씨를 까먹으며 물었다.

“그, 그게, 임시현이 왔잖아요, 그래서 임시현 따라 장사나 해볼까 하고 왔죠.”

이강민은 거짓말까지 지어내려 했지만, 이강현의 날카로운 눈빛을 보고 속마음이 들킨 것 같아 더 이상 숨기지 못하고 자신의 뜻을 털어놓았다.

“또 임시현이야? 이 자식 사람을 귀찮게 하네, 언제 만나기로 한 거야? 나도 같이 가봐야 겠어.”

임시현을 어디에 가서 찾아야 하는지 한창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타이밍이 맞았다.

뿌리를 뽑아야 하는 법이다.

용도는 의아한 눈빛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왜 이렇게 재수없어, 이강현을 만난 것도 모자라 이강현과 함께 임시현을 찾아가야 하다니, 나중에 임시현한테 쫓기면 어쩌라고.’

“아니면 임시현 번호 가르쳐줄까요? 애들은 제가 바로 데리고 갈 거고, 앞으로는 한성에 한발짝도 들여놓지 않을게요.”

이강민은 이강현과 임시현 사이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 두 사람이 어떻게 되든 간에 자기한테 불꽃이 튀니까 지금이라도 빨리 도망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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