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란이 강현의 손을 굳게 잡았다. “큰아버지, 우리가 그들에게 사과해도 그들은 고씨 가문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물론 이해 못 하시겠지만.”“개소리!”고민국은 분노하여 탁자를 치며 강현과 운란을 향해 소리쳤다.“너희 둘만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지금 네 말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거야? 꿈 깨!”“너희 둘, 핑계 대지 말고 빨리 박 선생에게 사과해. 더 이상 말해봤자 소용없어. 박 선생에게 손을 댔으니 사과하는 게 맞아!”“고운란, 너 설마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가진 거야? 이강현이 뭐가 대수라고 걔 편을 드는 척하고 있어. 넌 박 선생이나 잘 모시고 이강현 저 쓰레기 같은 놈은 버려!”고운란은 고청아를 쏘아보며 치를 떨며 화를 냈다.“너 그만 헛소리해! 나는 그런 적 없어!”“무슨 없다고,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야. 네가 이전에 어떤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는지, 모두가 잘 알고 있어, 그리고 이 선생과도 잤지? 정말 저질이네!”고청아는 분노하여 욕설을 퍼부었다, 계속해서 고운란의 스캔들을 지어냈다.이 말을 들은 이강현이 고청아에게 다가갔다. 고청아는 고흥윤 뒤에 숨었다.고흥윤이 성난 목소리로 소리쳤다.“이 무능한 놈이 뭘 하려고 그래! 청아가 말한 건 모두 사실이잖아! 여기서 허세 떨지 말고 빨리 박 선생에게 사과해!”“비켜요, 감히 내 아내를 모욕하다니, 오늘은 누가 와도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 할것입니다.”이강현이 차갑게 말했다.고운란이 마음이 급해져 이강현을 잡으며 말했다.“그녀를 신경 쓰지 마, 그녀는 그냥 그런 미친년이야.”“너야말로 그런 사람이지. 너뿐만 아니라 네 집안 모든 사람이 미친놈이지. 네가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가진 적이 없다고? 누가 알아! 이강현 너는 그냥 아내 하나 지키지 못하는 무능한 놈일 뿐이야!”고청아가 매섭게 말했다.고민국과 고건강은 모두 차가운 얼굴로 강현을 바라보며 일이 해프닝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강현, 무릎을 꿇어, 박 선생에게 무릎을 꿇으
“내가 아닌 네가 죽겠지. 박 선생이 사람까지 데리고 왔는데 네가 무사할 것 같냐!”고흥윤은 강현의 손목을 잡고 두손으로 강현의 손목을 힘껏 비틀었지만 조금의 미동도 없었다.순간, 고흥윤은 피가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그제야 강현이 혼자서 납치범과 대전한 일이 생각났다. 고흥윤은 자신이 아무리 애를 써도 강현을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다시 한 변 자신에게 눈짓하는 고건강을 바라보자, 고흥윤이 자기 피가 얼음조각으로 굳어지는 것 같았다. 고흥윤은 함정에 빠진 것이다. 그는 손도 대지 않았어!“강현, 이건 집안을 위한 일이니 무릎을 꿇어, 모두를 난처하게 하지 말고!”고흥윤이 벌벌 떨며 말했다.강현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고흥윤을 뿌리쳤다. 그러고는 고흥윤의 뺨을 갈겼다.뺨을 맞은 고흥윤은 종이처럼 날아갔다. 벽에 부딪힌 후 천천히 벽을 따라 미끄러져 떨어졌다.심한 통증으로 고흥윤은 그 자리에서 바로 기절했다.이강현의 강인한 모습을 본 고건강은 침을 꿀꺽 삼키며 자신이 손대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결과는 고흥윤와 같았을 것이다.고민국의 얼굴이 보기 흉 해졌다. 매를 맞은 사람은 제 아들이니 말이다.“강현! 너 이 쓸모없는 놈, 어디서 나온 배짱이야! 운란이 언제까지 너를 보호해 줄 거라고 생각하니! 너희 부부 오늘 여기서 끝장날 줄 알아!”강현은 고민국을 전혀 상대하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고청아를 바라보았다.고청아가 놀라서 온몸을 벌벌 떨었다. 박성재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물러났다.“박 선생, 저 좀 살려줘요. 빨리 사람들을 시켜 저놈을 없애줘요.”고청아는 당황한 듯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박성재의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강현의 이런 행위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이번에는 강형을 정리하기 위해 온 것이지만, 이 끔찍한 놈이 자신의 앞에서 반항하다니, 정말 참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어디서 온 자신감이야? 네가 생각하기에 네 뒤에 아직도 호건빈과 정중천이 있다고 생각해? 그 둘은 너
하리춘들의 한바탕 조롱 후, 박성재의 인내심이 바닥났다.“너희 고씨 집안도 너무 쓰레기야, 이 쓰레기 같은 놈은 우리 스스로 처리하는 게 낫겠어.”고민국과 고건강의의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 강현의 비협조적인 태도 때문에 두 사람은 심한 위기감을 느꼈고, 박성재가 이강현을 처리한 후에는 더 가혹한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렇게 되면 고씨 집안의 재산이 남에게 넘어갈 것이다. 그러나 고민국과 고건강에게는 어떠한 방법도 없었다. 만약 강현을 화나게 한다면, 강현에게 한 대만 맞아도 고민국과 고건강의 나머지 인생은 아마 침대에서 보낼 것이다. 박성재 같은 사람들은 화가 나 있고, 고씨 가족은 무력하다. 경호원들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강현을 주시하고 있다. 이때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발걸음 소리가 어찌나 큰지, 많은 사람이 이쪽으로 오는 것 같았다. 박성재는 눈살을 찌푸리며, 정중천이 사람을 보낸 건가 생각했다. 그러나 아닌 것 같았다. 정중천은 방금 공격을 받았고, 운 좋게도 목숨을 건졌겠지만 좀 회복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그럼 정중천이 아니면 또 누가 사람을 데리고 올까?고민국과 고건강은 서로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누가 왔는지 모르지만 기회라고 생각했다.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려올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만만치 않은 사람일 것이다. 호랑이를 몰아내고 늑대를 삼키든, 방법을 강구하여 세력을 빌리든, 오늘 반드시 이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눈빛이 주고받은 고민국은 고건강과 함께 회의실을 뛰쳐나와 손님을 맞이했다.“저는 고씨 집안의 고민국이라고 합니다. 지금 어느 분이 여기로 오고 계시는 겁니까?”고민국이 마주 오는 검은 정장의 보드가드를 향해 말했다.“비켜!”경호원이 차갑게 소리쳤다.그러자 고민국은 뻔뻔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저는 고씨 집안의 관리인이며 고씨 집안의 대소사는 모두 제가 승인해야 진행되죠. 그러니 무슨 일이 있으면 저에게 말하세요.”대오 중간에 서 있던 남문무는 고민국을 한 번 보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남문무의 말을 들은 고민국과 고건강은 멍해졌다.남문무라고?전설의 서울 남씨 집안 주인!서울 엔터업계의 절반을 책임지는 남씨 가문!그런데 남씨네 집주인이 왜 강현에게 사죄하지?강현은 여자 등쳐먹고 사는 놈인데, 어떻게 남씨네 집주인이 친히 여기까지 와서 사죄한다는 말인가!고민국과 고건강은 휘청이었다. 눈앞의 상황은 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벗어나 있다. 그들이 상상 불가능한 것들이었다.“남, 남씨 가주, 당신, 당신이 어떻게 강현에게 사죄하는 것입니까, 그는, 강현은 그냥 쓰레기일 뿐입니다.”고건강의 말투가 시원찮았지만 참지 못하고 물었다.“흥!”남문무는 콧방귀를 뀌며 고건강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만약 다른 장소에서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묻는다면 남문무는 경호원을 시켜 그자를 때려죽일 것이다.그러나 이곳은 다르다. 오늘은 강현에게 사죄하러 온 것이다. 만약 도를 넘는 행위로 강현을 화나게 한다면 남씨 집안은 잿더미가 될 것이다.고건강은 목을 움츠리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박성재와 하리춘은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파악하느라 머릿속이 윙윙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서울 남씨 집안,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집안이다.그런데 서울 남씨네 집주인이 강현에게 사죄하는 건 무엇인가!자신과 마찬가지로 강현에게 복수하러 왔다면 이해하겠는데 이게 무슨 상황인가!박성재는 자신의 영민한 두뇌가 과부하가 왔다고 생각했다. 남문무가 왜 사죄하러 왔는지, 그것도 이강현 같은 쓰레기한테 사죄하러 왔는지 당최 이해하기 어려웠다.고청아의 증오하는 눈빛으로 강현과 고운란을 바라보았다. 박성재가 곧 손을 대려는 것 같았고, 그녀는 이 쓰레기 같은 두 사람에게 모욕감을 주기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서 가문의 주인이 나타났다. 혹시 이강현이 고용한 엑스트라가 아닐까?“이강현! 너 이 쓸모없는 놈 아까 나가더니 연기해 줄 사람 찾으러 간 거였어, 정말 교활하네!”고청아가 몹시 화난 목소리로 외쳤다. 그 한 마디에 꿈속에 있던 사람을 깨우듯,
“말도 안 돼, 모든 게 우연이야.”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고민국과 고건강은 놈들의 말을 듣고 남문무를 바라보는 시선이 변했다. 눈앞의 남문무가 가짜일 수도 있다고 의심했다.“너 정말 강현이가 데려온 엑스트라야? 정말 연기를 잘하네. 강현이가 너희들에게 얼마를 주었는지 말해봐. 내가 두 배로 줄게. 네가 사실만 폭로한다면.”고민국이 웃으며 말했다.“어떻게 우리 할아버지께 말씀을 드리지! 죽고 싶은 건가!”남문무의 조수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사죄하러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굴욕적이지만, 아직 사죄도 하지 않았는데 생뚱맞은 사람들에게 조롱받다니. 남문무의 부하들을 모두 화가 났다.이때 남문무가 손짓하자 조수는 고개를 숙이고 말하지 않았다.“서울 남씨네 남문무, 이 선생에게 사죄하기 위해 만남을 요청하는 바입니다.”회의실의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아직 강현의 허락을 받지 못했다. 남문무는 회의실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는 규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허락 없이 들어가는 것은 강현에게 도전하는 것과 같다. 이런 규칙은 고민국 등은 알지 못하지만 남문무는 잘 알고 있다.남문무가 문밖에서 말만 하고 들어가지 않는 것을 보고 박성재 등은 이 사람들이 모두 강현이 고용한 엑스트라라고 확신했다.“이놈 정말 계획적이네, 네가 부른 그 엑스트라들 좀 데려와서 우리한테 보여줘. 우리는 남씨 가주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사진으로는 많이 봤으니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어. 얼마나 비슷하게 연기하는지 우리가 대신 확인해 줄게.” 박성재는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이강현을 조롱하려고 했고, 바로 이강현을 처치하려는 것은 서두르지 않았다. 이강현은 냉소적으로 웃었다.“남문무, 들어와. 들어올 때 굴러서 들어와야 해.” “아이고, 웃겨 죽겠네, 이 녀석 정말 자기를 대단한 인물로 생각하는 거 같아, 남씨 가문 주인보고 굴러서 들어오라니, 굴러들어 오는 사람이 진짜 남씨 가주라면, 내가 여기서 주인이라면, 나는 실시간으로 똥을 먹겠어.”“바보를
남문무가 회의실로 굴러들어 왔다. 비록 굴욕적이었지만 강현의 앞에서는 미소를 지으며 치욕스러운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정말로 사람이 굴러들어 오는 것을 보고, 박성재 등 사람들은 다소 당황했으나, 곧이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이 병신같은 놈아, 어디서 이런 배우를 찾았어. 정말 연기를 잘하네. 정말로 굴러들어 왔어. 나중에 나도 이런 배우 몇 명 고용해야겠다, 허세 부리기 딱 좋은 파트너들이네.”“돈 때문에 이렇게 체면을 구기는 것도 좀 너무한 거 아냐? 이런 겁쟁이가 어떻게 남씨가주가 될 수 있지? 정말 웃겨 죽겠네.” “이 배우는 얼마에 고용한 거야? 10배의 가격을 낼 테니 기어 오면서 개 짖는 소리 좀 내봐.”박성재 등 사람들은 남문무를 농담으로 삼았고, 남문무의 마음속 분노는 박성재에게 향했다.“이 선생님, 구르면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이 선생님께 불경스럽게 대하네요. 제 부하들이 선생님을 위해 복수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남문무는 계속 구르는 자세를 유지하며,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이강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태도가 나쁘지 않군. 일어나. 그들은 네가 처리하도록 하지.” “이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일을 반드시 잘 처리하고 그들에게 제대로 된 교훈을 줄 것입니다.” 남문무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이강현의 태도를 보았을 때, 충분히 성의를 보이기만 하면 이강현이 용서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일어난 남문무는 차가운 눈빛으로 박성재 등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때야 박성재 등 사람들은 남문무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남문무의 얼굴이 점점 박성재 등 사람들의 기억 속 남문무의 사진과 일치한 것을 본 그들은 깜짝 놀랐다. 구르며 들어온 이 사람이 진짜 남씨 가주라니!“남, 남, 남문무, 정말 남씨네 집주인 남문무! 그, 그럴 리가 없어! 틀림없이 내가 헷갈린 거야!”“저도 남문무인 것 같은데, 혹시 그 쓸모없는 놈이 남문무와 매우 닮은 사람을 찾은 건가? 진짜 남씨네 집주인이라면 구르
“남씨 가주님, 우리가 잘못했음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우리를 마음대로 교육해도 좋지만, 이 재앙이 가족에게까지 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부탁드립니다, 우리를 교육한 후에는 우리 가족은 손대지 마십시오.”남문무가 냉소적으로 웃더니 갑자기 알랑거리는 웃음으로 싹 바꾸고 강현에게 말했다.“이 선생, 그들을 어떻게 처리할까요? 싹을 자르라고 하셨는데, 선생님께서 말 한마디만 하신다면 즉시 다른 사람에게 그들의 집안까지 풍비박산 내겠습니다.”박성재와 다른 사람들은 몸서리를 치며 울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원래 위엄을 좀 보여주려 했더니만, 누가 알았겠어, 이런 분을 만나게 될 줄은.“남씨 가주님, 굳이 끝까지 쫓아가서 모두 죽이실 필요는 없지 않나요, 이강현, 당신…….” 박성재는 뒤의 말을 다 하지 못했다. 이강현과 그렇게 큰 원한을 맺고서 어떻게 지금 원수에게 간청하겠나? 박성재는 할 수 없었다.이강현은 고운란과 함께 앉아서 천천히 말했다. “당신이 어떻게 교육하든 상관없어요. 단, 당신의 진심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남문무는 이 일을 반드시 잘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만약 강현의 뜻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남씨 집안도 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그들을 잡아, 호되게 족쳐라!”남문무는 엄하게 소리쳤다.보디가드들은 분분히 앞으로 나가 박성재와 다른 사람들을 한바탕 가격했다. 박성재의 보디가드들은 모두 모퉁이에 웅크리고 있어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고민국, 고건강, 고청아는 모두 놀라서 눈이 동그래졌다. 방금 강현과 운란에게 협박한 것을 생각하니 이강현이 남문무를 시켜 자신들을 해코지라도 할까 봐 걱정이 들었다.“강현과 남씨 집안이 무슨 관계인가? 남씨 가주가 직접 달려와 사과까지 하는데 무슨 일이 이렇게 흘러가?”“이걸 누가 믿겠어, 난 꿈 꾸고 있는 것 같아. 설마 강현이 우리를 해치려 하지는 않겠지?”고청아는 믿기지 않아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입술이 다 터졌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만큼 긴장했다. 고청아는 강현이
노 사자처럼 포효하는 남문무를 보면서 박성재와 다른 사람들은 조금도 반항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만약 정중천이 여기에 있었다면 박성재 그 무리는 또 반항했을 것이다. 애석하게도 그들이 직면한 건 남씨네 집주인이었으니 운도 없었다.“머리 박아, 힘껏 박아!”박성재가 이를 악물고 주변의 하리춘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하리춘들은 박성재와 함께 강현의 방향을 향해 힘껏 머리를 박았다. 이마를 땅에 부딪혀 둥둥 소리를 냈다.한 번 또 한 번, 박성재 등의 이마는 이미 피투성이가 되었고, 바닥에 얼룩덜룩한 핏자국이 묻어났다.고민국 등 사람들은 가슴이 두근거려 강현을 위아래로 쉴 새 없이 보고 있었다. 그들은 마음속으로 강현과 남문무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추측하고 있었다.남문무는 강현에게 30도 굽은 자세로 공손하게 대했다. 마치 대신들이 황제를 대하는 것처럼 말이다.고운란은 마음속에 끊임없이 추측했다. 남문무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틀림없이 진성택과 관련된 일일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진성택과 강현은 또 어떤 관계지?아무리 고운란이 총명하더라도 강현과 진성택 관계를 파악할 수 없었다.박성재와 다른 사람들은 너무 많이 머리를 박아 눈앞이 번쩍거리고, 머릿속이 윙윙거리며, 머리를 들이받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고운란은 박성재와 다른 사람들이 머리가 부딪쳐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되었다. 그런데 만약 현장에서 죽게 된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강현의 옷소매를 가볍게 잡아당겼다.강현이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만해.”박성재와 다른 사람들의 대뇌는 이미 작동하지 않았다. 강현의 말을 전혀 듣지 못하고 계속 머리를 박고 있었다.남문무는 볼에 경련을 일으키며 박성재 등을 향해 소리쳤다.“귀가 먹었나! 이 선생님이 너희들에게 그만하라고 하잖아!”노호하는 소리에 박성재 등은 정신을 차렸다. 머리가 어지러운 박성재는 강현을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남문무의 분노의 외침이 마치 선음처럼 들렸다.“감사합니다. 용
“무슨 소리야! 이강현 그 자식 내 손자 발 뒤꿈치에도 못 가! 딴 소리 말고 그냥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해.”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분노에 찬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고운란이 이강현의 감언이설에 속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저 역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강현이 한 말이 바로 제 뜻이예요.”“너 정말! 나 너 같은 손녀 없어, 너희들 우리 고씨 집안 자식 아니야!”어르신이 소리를 지른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화가 나서 고건민에게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할 때 고건강은 어르신을 힘껏 잡아당겼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몸이 상해요, 진정하세요.”고건강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만약 고씨 집안이 무너지면 고운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잡아 잘 보이려고 하였다.어르신은 고건강을 노려보며 고건강까지 욕하려고 하였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형님한테 끌려가면 안 돼요. 큰 형이 둘째 형한테 원한이 많은 거 아시잖아요.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그게 큰 형이 바라는 거예요.”“근데 지금 둘째 형 쪽이 대세인데 앞으로 그쪽한테 기대할 지도 모르니까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도 득 볼 게 없어요. 일단 넘어가세요.”이득 외에 고건강 눈에는 도덕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충분한 이득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고건강은 자기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고민국 생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르신도 늙은 여우라 고건강 말을 듣고 속으로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방금 화가 난 김에 하마터면 일을 그를 칠 번 했다. 지금 고운란의 위세든, 이강현이 말한 진성택과의 관계든 두 사람의 세력이 강해짐을 보여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고나서 어르신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건강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셋째야, 네 말이 맞아, 방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어.”“잘 생각했어요. 이럴 때 강력하게 나가면 두 쪽 다 다치게 돼요.”어르신 표정이 느긋해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현의 손에서 득을 못 보게 될 것을 알아차리고 어르신은 즉시 전략을 바꿔 고운란을 찾기로 하였다.뭐라해도 자기 친 손녀인데 할아버지가 부탁하면 아무리 싫어도 자기 말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어르신이 좀 지나치시다고 생각했다. 할말 못할 말 다 했는데 늙은 티를 내면서 덕 좀 보려고 하니 어이없었다.“할아버지, 상황은 다 얘기했고, 계속 고집부리시겠다면 운란에게 전화하세요.”“보자 보자하니,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너는 그냥 이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야!”고민국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허허.”이강현은 가볍게 웃으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너 무슨 태도야! 거기 서!”고민국은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강현을 혼내려고 하였다.고건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형님, 말로 하시죠, 화내지 마시구요.”“흥! 쟤 말 잘하는 거 좀 봐? 너무 건방지잖아!”어르신이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입 다 다물어, 운란이한테 전화할 거야!”고민국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강현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이강현은 차가운 눈으로 구민국을 바라보았다. 고민국은 뒷머리가 섬뜩한 것을 느끼며 이강현의 눈빛에 완전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렸다.“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내 명령없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고민국은 겁을 누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전화가 연결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빨리 돌아와, 할 말이 있어.”고운란이 어리둥절했다. 지금은 손님을 접대해야 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이강현이 돌아가지 않았나요? 무슨 일 있으세요?”“이강현 그 새끼 얘기 꺼내지도 마! 그 자식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 있어. 너 지금 원일그룹 사장 아니야? 집안 사업 망하게 생겼어, 원일그룹이 사라고 해.”고운란이 듣던 중 자기 할아버지 상업도덕에 어긋하는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할아버지, 지금 손님을 접대해
어르신은 전혀 놀라지 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이강현을 보고 있는데 마치 금덩어리를 발견한 눈빛이었다.“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고민국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고 어르신 귀에 대고 말했다.“아버지, 이 쓰레기랑…….”“흥!”건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사람을 잡아먹는 듯한 매서운 눈빛으로 고민국을 노려보았다.“쓰레기는 네가 아니야?! 회사를 너한테 맡기고 나서 지금 무슨 꼴이야!”“아버지,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아무 쓸모 짝도 없어, 이강현을 봐봐, 이게 진정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어르신은 말하면서 고민국에게 눈짓을 했다.이강현 때문에 들어온 오더이니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때 좋은 말 몇 마디로 이강현을 안정시키면 잃어버린 오더를 모두 찾아올 수 있고, 고씨 집안 사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아, 네네, 이강현 너 얼른 할아버지 옆에 앉아, 내가 의자 가져다 줄게.”고민국은 의자를 들고 어르신의 옆에 놓았다. 의도적인 호의였다. 이강현은 의자에 앉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갔다.“큰 아버지가 들어온 의자 제가 감히 어떻게 앉겠어요. 할아버지의 뜻도 이해합니다. 근데 고씨 집안 제품을 사면 진성택도 돈을 내면서 받는 거니까 저도 진성택이 계속 손해보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어르신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강현이 한 마디로 그가 곧 꺼낼 말을 막아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색하게 웃고 나서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진성택이 어떻게 손해를 봐, 그 사람 돈 많잫아.”“돈은 많는데 손해보면서 우리를 돕는 건 사실이잖아요. 전에 저를 도와준 건 갚을 게 있어서 그랬고, 지금 약속한 시간이 되었으니 거두어들여도 당연한 거죠.”이강현은 그들을 돕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이 상황에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술궂게 굴어 이강현으로 하여금 그들을 도울 생각을 단념하게 했다.만약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다면 도와줄 수도 있었다. 고씨
“진성택과 제 관계는 말할 필요 없고, 말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다고 아시면 돼요.”이강현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어 상위권의 기세를 보여주었다.이강현의 도도한 모습에 고민국과 고건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진성택이 왜 네 말을 들어, 네가 뭐라고!”고건강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강현은 고건강을 상대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르신만 바라보았다.어르신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고민국에게 말했다.“전화해서 진성택 지시 맞는지 확인해봐.”“아버지! 그걸 왜 물어봐요. 순전히 허튼소리예요! 믿을 필요 없어요!”“하라면 하지, 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어르신의 표정이 더욱 언짢아졌다.고민국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어 마지못해 휴대전화를 꺼내 바이어들의 전화를 뒤지기 시작했다.고건민은 그 틈을 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솔직히 말해 봐, 진성택이랑 무슨 관계야?”“제가 진성택 손자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운란이 힘들어 하니까 그냥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고건민은 눈알을 굴리더니 이강현을 깊이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건민의 속으로 이강현의 해명을 믿지는 않았지만 진성택이 이강현의 지시를 따른 다른 말은 믿었다.예전에 왕씨 어르신 생신 때 진성택이 이강현을 데리러 차를 몰고온 장면이 떠올리고 고건민은 이강현과 진성택 사이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더욱 깊이 믿었다.그러나 지금 고건민은 깊이 따질 마음은 없고, 오히려 고민국과 고건강이 망신을 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였다.몇 년 동안 고건민은 고민국과 고건강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으며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 그들이 좌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더없이 기쁜 일이다.고민국이 건넨 전화는 이미 상대방에게 연결되었고, 연결된 후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형님, 저 민국이예요.”“어 그래, 나 지금 회의 들어가봐야
“운란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도우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도움을 수 있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족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이강현이 말을 마치자 그들 모두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체면이 깎인 어르신은 고민국을 매섭게 노려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를 원망했다.고민국은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나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래도 운란이 우리 회사 제품 독점판매해서 도와줄 수 있잖아!”“그건 돕는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죠, 그럼 한 달도 못 버티고 쫓겨날 건데 그걸 바라세요?”이강현이 되물었다.할 말을 잃은 고민국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말해, 우리 제품 사다가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팔면 되잖아, 실적도 올리고!”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국의 말에 동의하였다.“민국이 말이 맞아, 회사 제품을 사가서 다시 팔면 문제없어.”“허허.”이강현은 약간 경멸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왜 오더가 빠지는지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기술, 생산라인, 원가 아무 것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 누가 사겠어요?”“전에 장사가 잘 됐다는 얘기하지 마시구요, 그건 제가 받아온 오더예요! 운란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제가 진성택에게 사람을 시켜 오더 내리라고 부탁했어요!”이강현의 말이 나오자 방 안의 사람들 모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사실 그들도 회사 제품이 가격이 높지만 그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란이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미모로 고객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강현이 한 말은 그들의 생각을 뒤엎었다.이강현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 너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진성택을 찾아? 진성택이 무슨 사람인데 네가 부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고민국은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어르신의 엄격한 말투에 고건민의 마음은 두려웠다.“그래요 아버지, 운란이 사장이라도 아버지 손녀딸이에요.”“흥!”어르신이 콧방귀를 뀌며 눈을 지긋이 감고 말했다.“사장이라고 집 장사도 잊은 게야?! 있는 지분을 다 팔았다고 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그게…… 일도 그만뒀는데 그럴 명분이 안 되죠.”고건민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운란이 나가고 나서 오더 크게 줄었다고 들었어, 네 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별말 없이 지분 팔 때 알아봤다니까, 갈 곳을 찾아두고 가족 사업 망치려고 작성한 거 맞죠.”고건강이 따라 말했다.그들의 비난에 고건민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꼈다.이미 마음속 선입견을 두어 고건민이 뭐라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고건민도 지금 말하고 있는 이유 모두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인정 못하겠어? 너희들 정말 이렇게까지 비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족 사업 망치고 나서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고민국이 노호했다.얼굴이 하얗게 변한 고건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아니요, 집안에 해가 되는 일 정말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 믿어주세요.”“다른 말은 필요 없고, 원일그룹도 의약업을 하고 있지, 운란이 집안 사업에 도움을 보태라고 말해, 오더도 주고, 지금 그만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어르신이 이제서야 용건을 말했다. 고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목이 쉬어 말했다.“운란이 사장이지만 아직 막 부임해서 너무 티 내서 하면 안 돼요, 그보다 지금 회사일 운란이 한 마디로 움직이는 거 아니잖아요.”“그래서 안 하겠다는 거야? 눈뜨고 집안 사업이 망하는 거 보고싶어? 너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고건민을 노려보며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고건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빨리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다.“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건민은 이런 대우에 푹 빠졌다. 마치 제왕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다리를 꼬이고 흔들면서 고건민 머리를 쳐들고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누구겠어! 네 형이지!”고민국이 화 내며 소리쳤다.고건민은 귓가에 있는 전화를 내려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고민국 번호이다.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고민국 전화를 받은 고건민은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었다.“아, 제가 지금 바빠서 누구 전화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어요. 무슨 일이예요?”“아버지가 널 찾아, 빨리 돌아와.”고민국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요? 아버지가 왜요? 혹시 몸이…….”“닥쳐! 아직 건강해, 돌아오라고 하면 빨리 돌아와!”고건민의 마음이 비로소 놓였다.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잖아.’‘근데 이때 왜 날 불러, 왠지 수상해.’“네, 곧 돌아가겠습니다.”전화를 끊고 고건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강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고운란은 한성 거물들을 모시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강현을 찾아갔다.“아까 본가에서 연락이 왔어, 나보고 어르신 만나러 가래.”고건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할아버지도 뵐 겸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게…….”잠시 머뭇머뭇하다가 고건민은 이강현이 따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강현이 따라가면 번거로운 부분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 그럼 지금 출발하자.”“네.”이강현은 고건민과 함께 차를 몰고 어르신의 집으로 향했다.곧 두 사람은 어르신의 집에 도착했다.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의 싸늘한 눈빛에 고건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건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방금 밖에서 산 과일과 영양제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어르신 앞으로 걸어갔다.“아버지, 저 왔어요.”“흥! 날 잊은 건 아니고?”어르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제가…….”“뭘 말하고 싶은데?! 네 딸이 사장이 됐다며, 이제 고씨 집안과도 인연을 끊을 거야?!”고건민의 이마에 식은
고민국과 고건강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어르신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위급한 상황에서 어르신이 나서야 했다.두 사람이 상의를 마친 후 급히 어르신 거처로 달려갔다.의자에 누워 라디오를 끌어안고 듣고 있던 어르신은 두 아들이 황급히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너희 둘 무슨 일로 왔어? 할말 있으면 그냥 말해.”어르신은 이미 알아차렸다는 듯이 바로 말했다.고민국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헤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니 아버님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세요.”“내가? 집안일에만 손댈 수 있는 노인한테 경영은 아니지.”어르신이 눈을 감았다.“집안일 맞아요. 둘째가 경영에서 물러났잖아요. 저랑 건강이 2억으로 그 지분을 사들이고 나서 고운란도 회사에서 퇴직한 거 아버지도 알고 있죠.”“맞아, 그건 나도 알고 있어, 2억이면 은혜를 셈이지.”일찍이 고건민 집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어르신이라 그들이 경영에서 물러난 것도 바라는 바이다.고민국은 조금 난처한 듯 고건강을 쳐다보고는 고건강에게 계속 말하라고 눈길을 주었다.“운란이가 회사 업무 쪽 일을 맡았잖아요, 그래서 걔가 퇴사한 후 원래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해서 회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요. 근데 운란이가 원일그룹 사장이 된 거 있죠!”눈을 감고 있던 어르신이 눈을 번쩍 뜨며,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뭐?! 고운란이 어떻게 원일그룹 사장이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야, 이제 겨우 몇 살인데, 어떻게 사장이 될 수 있어?”“정말이예요, 아까 티비에도 나왔다니까요, 한성에 이름을 댈만한 사람들이 다 참석했어요. 고운한 그 년이 분명 무슨 거래를 한 게 분명해요.”“콜록콜록.”고건강 말이 빗나간 것을 보고 고민국은 힘껏 기침을 두 번 했다.“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운란이 보고 원일그룹 오더를 우리한테 넘기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기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어르신은
“작은 좌절일 뿐이야, 이겨내야 해! 고운란이 없으면 회사가 망해? 예전에도 힘든 적이 있었잖아!”고민국은 책상을 힘껏 치며 소리내어 말했다.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건강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상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난국도 고운란이 해결한 거잖아요, 잊었어요?”빵!구건국의 주먹이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무슨 뜻이야?”“솔직히 말해 지금 이 상황 고운란과 관련이 있는 거 분명해요. 그 바이어들은 대부분 고운란이 데려온 겁니다, 형님, 잘 생각해보세요.”고민국이 아무 말없이 의자 등받이에 힘없이 기대어 앉았다.사실 고민국도 생각을 못한 바는 아니다. 바이어 주문 취소가 고운란 퇴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미 구운람을 쫓아냈고, 지분까지 헐값에 사들였는데 지금 후회하여 고운란을 모셔온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tv 속 화면은 원일그룹 정문 앞으로 옮겨졌고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되었다.센터에는 고운란과 이강현이 서 있었고, 기타 한성 거물들도 모두 테이프 커팅식 대열에 포함되었다.곧바로 원일그룹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됩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원일그룹 고운란 사장이 서 있고…….”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고민국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두 손으로 가슴을 꽉 쥐었다.고건강은 부러운 듯 질투의 눈빛으로 센터에 선 고운란을 바라보며 그 자리가 자기 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품었다.수천억의 대그룹을 손에 넣는 기분 정말 상상할 수 없었다.“푹!”고건강이 한창 부러워하고 있을 때 고민국이 피를 토했다.피가 멀리 뿜어져 나와 TV의 스크린에 튀어 스크린에 핏기를 보였다.“형,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왜 피를 토해요!”고건강이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해하였다.고민국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 피를 토하고 나니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난 괜찮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고운란이 원일그룹을 사장이 될 줄은, 그러면 우리 고씨 가문에게도 얼마간 혜택을 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