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생님?’‘이 선생은 바로 이강현인가? 설마 쓰레기 같은 이강현이 무슨 뒷배가 있나?’칼형을 이렇게 놀라게 할 수 있는 배경은 틀림없이 보통 뒷배가 아니다.남검봉은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칼형에게 물어보려던 찰나 최순은 고운란과 이강현을 데리고 나왔다.이강현이 오는 걸 보고 남검봉은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을 수밖에 없다.“운란아, 너는 조수석에 가서 앉아라.”최순은 고운란에게 눈짓했다.고운란은 못 본 척하고 뒷좌석 문을 열었다.최순은 화가 나지만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조수석에 앉았다.남검봉은 백미러를 통해 뒤에 앉아 있는 고운란과 이강현을 보고 냉소를 지었다.“어머님, 제 친구는 강산그룹의 HR, 즉 인력개발원에 있습니다. 그래서 잘 될 겁니다. 비록 경비원이지만 강산그룹이라서 미용실보다 훨씬 더 많이 벌 거에요.”남검봉은 자신의 인맥과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솔직히 말하면 강산그룹의 직장을 소개하는 것은 확실히 대단하다.최순은 웃었다.“검봉이 참 대단하네. 강산그룹에 들어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 경비원도 엘리트만 받는다고 들었어.”“이강현, 이 등신아, 빨리 감사해라. 검봉이 없으면 너 아직도 쓰레기야!”“엄마,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고운란이 말했다.“넌 아직도 이런 말 하냐? 약 먹었니!”최순은 큰 소리로 외쳤다.“아, 제발 좀 그만 하세요요. 강현이도 고생을 많이 했다구요……”고운란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흥!”최순은 화가 나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남검봉은 백미러를 통해 얌전히 있는 이강현을 보고 마음속에서 냉소를 지었다.곧 강산그룹 본사에 도착했다.차를 세운 후 남검봉은 회사 카운터에서 방문객 등록을 했다.남검봉이 등록할 때 카운터 직원은 이강현이 매우 낯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계속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남검봉과 이강현이 떠난 후 직원은 전화를 걸었다.직원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회~회~회장님, 회장님이 말씀하신 도련님이 오셨습니다.”회장사무실안에 있던 강운은 전화를 받고 놀
‘설마!! 하지만 그것도 말이 안 돼. 만약에 그렇다면 그냥 자기한테 전화하면 될 것을…….’강운은 이강현이 왜 왔는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오케이! 알았어, 너 이번에 일 잘 했어. 내가 확인한 후에 너를 사장사무실로 승진시켜 월급을 올려줄 게.”강운이 말했다.“회장님 감사합니다!”카운터 직원은 전화를 내려놓고 날아갈 듯 기뻤다.강운은 망설이다가 옷을 정리했다.‘그래도 도련님을 만나러 가야 한다. 그러나 이 상황을 보면 도련님이 신분을 드러내고 싶지 않으신 것 같아.’강운은 강현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를 고민했다.……남검봉은 이강현과 최순 그리고 고운란을 데리고 백자호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두 사람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미소를 지었다.백자호는 남검봉의 베프다.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안다.“검봉이 왔구나, 어서 앉아라.”그는 고운란을 바라보고 이강현을 보았다.남검봉은 이강현을 가리키며 웃으며 말했다.“바로 이 녀석이야. 학력도 없고 군대도 가지 않았어. 지금은 미용실에서 일하고 있어. 하도 불쌍해서 널 찾아왔지.”“아이고, 그러면 아주 쓰레기네. 우리 강산그룹은 쓰레기는 받지 않아. 심지어 경비원이라도 엘리트만 받아서 이거 내가 아주 곤란한데…….”백자호는 이강현을 경멸하듯 말했다.“맞습니다. 부장님. 강현이는 그냥 우리 집안의 쓰레기입니다. 잘하는 건 하나도 없고, 우리 운란이가 그냥 돌보고 키우고 있습니다.”최순은 분노하며 말했다.이강현은 세 사람을 바라보며 점점 웃음을 지었다.이강현이 웃는 거 보고 백자호는 조금 놀랐고 곧이어 무시하며 말했다.“지금 웃음이 나와? 우리 강산그룹 경비원들은 다 UFC파이터급이야. 너 같은 사람은 원서를 넣을 자격도 없어.”백자호는 계속 무시하며 말했다.“자호야, 좀 도와주라. 뭐든지 해도 되니까 집에 있는 거보다 낫잖아.”남검봉은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야근해도 상관없고 근무 시간이 좀 길어도 상관없어요.”최순은 이강현이 밖에서 일을 한다면 남검봉에게 기
“일자리를 줘도 난리야. 쓰레기 따위가 지 주제도 모르면서. 검봉이가 찾아오지 않았다면 내가 너랑 말이라도 섞겠어?”“잘 난 척을 아주 잘하네. 당장 무릎 꿇고 사죄하라. 그렇지 않으면 여기에서 성하게 걸어 나가지도 못 할 줄 알아!”백자호는 분노했다. 요 몇 년 동안 감히 그에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특히 백자호가 인력자원부 부장이 된 후에 주위 사람들은 아첨하기만 했다.“무서워라. 자기가 무슨 강산그룹의 회장인 줄.”이강현은 담담하게 말했다.고운란은 재빨리 낮은 소리로 말했다.“이강현, 마음에 안들면 그냥 가자. 싸울 필요 없어.”최순은 화가 나서 고운란을 노려본 뒤 이강현에게 엄하게 소리쳤다.“빨리 백 부장님에게 사과해라! 너 주제파악도 안되니? 사과하지 않으면 오늘 내 집에 들어올 생각 하지 마라!”백자호는 냉소하며 말했다.“도와줘도 고마운 줄 모르네. 정말 쓰레기들은 징그럽다.”“자호야, 화내지 마. 이 찌질한 놈하고 싸울 필요 없어. “남검봉은 즐겁게 말했다.쾅-사무실의 문이 세게 열리자 강운은 백자호를 노려보았다.원래 문밖에서 도련님이 도대체 뭐 하는 지 들으려고 했는데…… 강운은 충격을 받았다.‘도련님, 왜 이러십니까?’‘왜 저희 회사에 와서 일반인인 척하십니까?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며 강운은 백자호를 가리켰다.“백자호, 너 이 새끼 뭐 하는 거야?!”백자호는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졌다. 틀림없이 자신이 이강현에게 일자리를 준 것이 강운의 귀에 들렸다. “회장님, 제가 잘못했습니다.”백자호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하게 모른다.남검봉은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강 회장님, 저는 정흥투자회사의 남검봉입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강운은 남검봉을 보고 나서 남검봉이 이강현과 무슨 관계인지 고민하고 있다.‘보아하니 남검봉은 이강현이 도련님인 것을 모르고 있는 건데…… 그러면 저 놈은 도련님의 적이다!’강운은 아주 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남검봉? 네깟 놈이 뭔데 감히 여기서 말
강운은 이강현의 웃음을 보고 긴장이 풀렸다. 올바른 판단을 해서 다행이다!“백자호, 니 놈 방금 이 선생님에게 무슨 일자리를 안배해 드렸냐?”강운은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회~회 회장님, 제가 창고에 경비원으로 안배했습니다. 아주 작은 일자리라서 회사의 규칙을 어기지도 않을 겁니다.”백자호는 말하면서 강운을 힐끔 힐끔 눈치를 살폈다.그러나 백자호는 강운의 노기어린 모습에 매우 놀랐다!“이 미친놈! 너 미쳤냐? 넌 이제 인력자원부 부장하지 말고 내일부터 당장 네가 말한 창고에 가서 경비원을 해라!”강운이가 외쳤다!백자호는 뻥졌고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지 못했다.‘인력자원부 부장 보고 창고의 경비원을 하라는 건 또 무슨 소리인가?’백자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강운은 계속 말했다.“너는 앞으로 이직할 꿈도 꾸지 마라! 강산그룹에서 떠난다면 내가 전국의 모든 회사에 공지를 올릴 거야. 앞으로 너를 고용할 회사는 세상에 하나도 없도록 만들 거야.”“회장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저는 하버드 석사에, 인력 관리의 인재입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백자호는 반박했지만 소용이 없다.강운은 몸을 굽혀 이강현에게 인사했다.모두 매우 놀라 충격적인 눈빛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남검봉은 이제야 강운이 이렇게 한 이유가 이강현의 화를 풀게 하기 위해서인 것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이 쓰레기 이강현이 이런 능력이 있었다고?강운은 한성에서도 아주 뛰어나고 존귀한 인물이다!“백자호씨는 경비원 옷이 아주 어울리겠는데?”이강현은 차분하게 말했다.“백자호, 얼른 이 선생님에게 감사해라!”강운은 굳은 얼굴로 백자호를 보고 있다.백자호는 순식간에 멘탈이 터졌다. 이 원수 같은 놈한테 오히려 감사를 하라고?“감사합니다. 이 선생님 감사합니다. 꼭,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백자호는 말하면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좋아, 너의 태도는 아주 바람직하고 좋아, 앞으로 열심히 일해.”이강현은 마치 그룹의 회장처럼 말했다.강성은 기뻐하며 말했다.
백자호와 남검봉은 모두 멍해졌다. 지금 두 사람은 이강현이 도대체 누구인지 궁금하다.최순은 받은 충격이 너무 커서인지 아직도 꿈인지 생신지 모르고 있다.“강 회장님, 진심이세요?”고운란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만약 이강현이 강산그룹의 경영진에 들어간다면 이제 고 씨 가문도 대박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당연히 진심이죠. 이 선생님이 안 오실 까봐 그게 더 걱정입니다.”강운이 공손하게 말했다.“왜? 아니 도대체 왜?!”최순은 물었다.이런 상황이 최순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원래 이강현을 놀리려고 했건만 이제 자신이 오히려 더 창피하다.남검봉, 백자호, 고운란도 궁금했다.강운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이 선생님은 저의 은인이십니다. 제가 저번에 길거리에서 심장마비가 왔을 때 다행히도 이 선생님이 약을 먹여 주셔서 제가 목숨을 건졌습니다.”“당시 주위에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단 한 명도 저를 도와주지 않았어요. 이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전 벌써 죽은 목숨이지요.”강운의 연기력이 아주 뛰어나다.고운란은 의심스럽게 이강현을 보았다. 이번에는 강운을 구했고, 저번에는 황 회장의 손자를 구했고…… 무슨 재벌들만 구해주나?게다가 이런 재벌들이 사고가 날 때마다 이강현이 옆에 있었다고?이강현은 강운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제가 아직 일이 서툴러서…… 마음만 받겠습니다.”강운은 다소 실망했다. 이강현이 강산그룹에서 일한다면 강산 그룹은 대박 날 것이다.“그럼 나중에 생각을 바꾸신다면 언제든지 연락해 주십시오.”강운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저와 연이 닿을 일이 있을 때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먼저 갈게요.”이강현이 일어나 밖으로 나가자 경비원 마냥 강운은 얼른 사무실 문을 열었다.남검봉과 백자호는 자신이 강운을 살려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고운란은 표정이 어둡던 최순을 끌고 사무실에 나갔다.“검봉아, 너 때문에 내가 경비원이 됐잖아!”백자호는 화가 나서 남검봉을 바라보았다.그저 친구를 돕고 싶었던 백자호는 자신이
강운이 방금 협박했기 때문에 백자호는 이직도 못한다. 이직하자마자 백수가 될 것이다.남검봉도 백자호한테 매우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친구야, 일단은 참아. 내가 이강현을 처리하면 되니까.”“그럼 빨리 처리해 줘. 오래는 못 참아.”백자호는 어쩔 수 없었고 남검봉이 이강현을 빨리 처리하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다.이때 이강현은 이미 강운의 차에 탔다.“이 선생님, 앞으로 언제든지 자주 오세요. 저희 강산그룹은 선생님을 영원히 환영합니다.”강운은 웃으며 말했다.“네, 시간 있으면 들리겠습니다.”이강현이 뒷좌석에 앉자 강운은 정성스럽게 차 문을 닫고 손을 흔들었다.도중에 최순은 무슨 말을 해야 해야할 지를 몰랐다.집에 돌아오자 최순이 말했다.“이강현,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 봐!”“방금 강 회장이 말했잖아요.”이강현이 말했다.“강 회장님과 무슨 관계야! 회장님이 너한테 태도가 왜 저러는 거야!”최순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이강현이 설사 강운을 구했다 하더라도 강운이 그에게 이렇게 대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저는 그냥 우연히 강 회장을 구했을 뿐입니다. 그 당시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다 가만있길래 제가 나선 거죠”이강현은 해명했다.“강 회장님을 구해줬어도 강산그룹의 직위까지 마음대로 고르라고 할 리가 없잖아!”최순은 여전히 이강현의 말을 믿지 않았다. 만약 자기가 강운이라면 기껏해야 돈을 줄 것이다.“하하, 그냥 예의상 하는 소리입니다. 제 화를 풀어주려고 얘기한 것뿐입니다.”최순이 말을 듣자 침묵했다. 이렇게 설명하면 합리적이다.“엄마, 강현의 말은 일리가 있어요. 게다가 그는 강산그룹에서 일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요.”고운란이 말했다.최순은 화가 나서 이강현을 노려보며 매섭게 말했다.“빨리 밥이나 해라, 쓰레기 같은 놈!”“네.”이강현은 고개를 숙이고 부엌으로 들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운란도 부엌으로 들어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방금 말한 거 다 사실이야? 거짓말 아니지?”“물론 정말이지! 나 능
299화이와 동시에.호형은 얼굴이 부은 채 고흥윤 앞에 바짝 엎드려 애절한 눈빛으로 고흥윤을 바라보았다.“제가 못한 게 아니라 상대가 너무 강해서 그래요. 제 상처를 보세요.”호형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고흥윤은 화가 나서 돈 한 묶음을 꺼내 호형 앞에 던졌다.“등신들아, 가져가서 상처나 치료해.”호형은 돈을 받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갔다. 고흥윤은 그런 호형의 뒷모습을 보며 담배를 물고 고봉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전화를 열 몇 통 해도 연결되지 않았다.“이 개자식! 이 새끼가 배신했네!”첫 번째 계획이 실패한 것을 직감한 고흥윤은 두 번째 계획을 집행하기로 했다. 어쨌든 원료에 문제가 생기게 해야 한다.“벽력형, 우리가 전에 얘기한 대로 내일 공장으로 가는 길목을 막아줘. 공장으로 드나드는 모든 차들이 꼼짝 못하게 다 막아줘. 잘할 수 있지?고흥윤은 다른 곳에 전화를 걸었다.“안심해라. 개미 한 마리도 못 빠져나갈 거다.”전화기 너머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그럼 됐어, 내일 아침에 시작하자!”고흥윤는 전화를 끊고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흥, 벽력형은 사람도 죽여봤는데…… 이번에 어떻게 되는지 한번 지켜보자.’……다음 날 아침, 전화벨 소리가 고운란을 깨웠다.비몽사몽이었던 고운란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고 사장님, 사고가 났어요. 우리의 출고 운송차량을 누가 막아 서고 있어요. 협상할 사람을 보냈는데 그 놈들한테 맞고 돌아왔어요.” 고봉아는 초조하게 말했다.“누가 막았는데?”고운란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황급히 침대에서 내려왔다.“벽력형이라고, 이 근처에서 유명한 깡패입니다. 신고했는데 경찰이 일반 다툼이라고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고봉아가 대답했다.“먼저 가서 뭘 원하는지 물어봐. 만약에 돈 필요하다면 주고, 너무 많이 요구하면 나한테 다시 전화해.”말을 마친 후 고운란은 급히 일어나 외출 준비했다.이강현은 고운란을 보면서 자신이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옷을 다 입은 이강현은 장
“사과해라.”이강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서 있던 몇몇 깡패들이 이강현을 바라보며 웃기 시작했다.“사과하라고? 네가 누군데 우리보고 사과하래!”“잔소리하지 말고 그냥 묻어버려!”외곽에 서 있던 몇몇 놈들이 이강현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뒈지고 싶은가 보군!”이들은 벌을 받아야 한다.퍽- 퍽-이강현은 매우 빠른 속도로 깡패들의 팔을 분질러 버렸다.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자 그들은 하나같이 비명을 질렀다.“앗! 내 팔…… 내 팔이 부러졌어!”“내 손도 부러졌어, 도대체 이 새끼 뭐야?!”“형님, 누가 쳐들어왔어요!”이 사람들은 이강현의 실력을 알았기 때문에 더 이상 이강현과 맞서지 않았다.운전기사를 둘러싸고 있던 깡패들도 다가왔다.온몸의 근육에 아홉 마리의 용을 문신한 벽력형이 칼을 들고 다가왔다.“꼬마야, 뒈지러 왔나?”그는 크게 외쳤다.“사과하라고!”이강현은 벽력형을 보면서 벽력형의 말을 완전히 무시했다.“사과? 웃기고 자빠졌네. 내 부하들은 남에게 사과같은 건 하지 않어. 알아들었어? 근데 니 놈 이름은 뭐냐?”벽력형은 이강현이 이렇게 냉정한 것을 보고 그가 보통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만약 이강현의 배경이 엄청나다면 대책을 잘 생각해야 한다.“너는 내 이름 알 가치도 없는 놈이야. 딱 10초 줄 테니까 사과해라. 그렇지 않으면 오늘 나한테 죽는다.”이강현이 말했다.벽력형 부하들이 이 말을 듣고는 노발대발했다.“잘 난 척 그만하고…… 우리 형님이 물어보시잖아. 빨리 대답이나 해라.”“힘 좀 세다고 깝치지 마라, 우리 쪽 머릿수가 이렇게 많은데 너 진짜 뒈졌어.”“형님, 이 자식의 옷차림을 보니 그냥 거지새끼 같은데요.”벽력형도 이강현의 옷차림을 보았다.옷차림만 봐도 이강현의 신분이 그다지 높지 않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거지가 아니면 누가 이렇게 입고 다니는가!“X발! 이 새끼한테 속을 뻔했다.”벼락형은 열 받아 중얼거리며 이강현을 쳐다보며 말했다.“무릎 꿇고 사죄하면 용서해 준
“무슨 소리야! 이강현 그 자식 내 손자 발 뒤꿈치에도 못 가! 딴 소리 말고 그냥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해.”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분노에 찬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고운란이 이강현의 감언이설에 속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저 역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강현이 한 말이 바로 제 뜻이예요.”“너 정말! 나 너 같은 손녀 없어, 너희들 우리 고씨 집안 자식 아니야!”어르신이 소리를 지른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화가 나서 고건민에게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할 때 고건강은 어르신을 힘껏 잡아당겼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몸이 상해요, 진정하세요.”고건강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만약 고씨 집안이 무너지면 고운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잡아 잘 보이려고 하였다.어르신은 고건강을 노려보며 고건강까지 욕하려고 하였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형님한테 끌려가면 안 돼요. 큰 형이 둘째 형한테 원한이 많은 거 아시잖아요.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그게 큰 형이 바라는 거예요.”“근데 지금 둘째 형 쪽이 대세인데 앞으로 그쪽한테 기대할 지도 모르니까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도 득 볼 게 없어요. 일단 넘어가세요.”이득 외에 고건강 눈에는 도덕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충분한 이득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고건강은 자기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고민국 생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르신도 늙은 여우라 고건강 말을 듣고 속으로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방금 화가 난 김에 하마터면 일을 그를 칠 번 했다. 지금 고운란의 위세든, 이강현이 말한 진성택과의 관계든 두 사람의 세력이 강해짐을 보여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고나서 어르신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건강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셋째야, 네 말이 맞아, 방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어.”“잘 생각했어요. 이럴 때 강력하게 나가면 두 쪽 다 다치게 돼요.”어르신 표정이 느긋해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현의 손에서 득을 못 보게 될 것을 알아차리고 어르신은 즉시 전략을 바꿔 고운란을 찾기로 하였다.뭐라해도 자기 친 손녀인데 할아버지가 부탁하면 아무리 싫어도 자기 말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어르신이 좀 지나치시다고 생각했다. 할말 못할 말 다 했는데 늙은 티를 내면서 덕 좀 보려고 하니 어이없었다.“할아버지, 상황은 다 얘기했고, 계속 고집부리시겠다면 운란에게 전화하세요.”“보자 보자하니,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너는 그냥 이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야!”고민국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허허.”이강현은 가볍게 웃으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너 무슨 태도야! 거기 서!”고민국은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강현을 혼내려고 하였다.고건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형님, 말로 하시죠, 화내지 마시구요.”“흥! 쟤 말 잘하는 거 좀 봐? 너무 건방지잖아!”어르신이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입 다 다물어, 운란이한테 전화할 거야!”고민국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강현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이강현은 차가운 눈으로 구민국을 바라보았다. 고민국은 뒷머리가 섬뜩한 것을 느끼며 이강현의 눈빛에 완전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렸다.“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내 명령없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고민국은 겁을 누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전화가 연결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빨리 돌아와, 할 말이 있어.”고운란이 어리둥절했다. 지금은 손님을 접대해야 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이강현이 돌아가지 않았나요? 무슨 일 있으세요?”“이강현 그 새끼 얘기 꺼내지도 마! 그 자식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 있어. 너 지금 원일그룹 사장 아니야? 집안 사업 망하게 생겼어, 원일그룹이 사라고 해.”고운란이 듣던 중 자기 할아버지 상업도덕에 어긋하는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할아버지, 지금 손님을 접대해
어르신은 전혀 놀라지 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이강현을 보고 있는데 마치 금덩어리를 발견한 눈빛이었다.“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고민국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고 어르신 귀에 대고 말했다.“아버지, 이 쓰레기랑…….”“흥!”건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사람을 잡아먹는 듯한 매서운 눈빛으로 고민국을 노려보았다.“쓰레기는 네가 아니야?! 회사를 너한테 맡기고 나서 지금 무슨 꼴이야!”“아버지,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아무 쓸모 짝도 없어, 이강현을 봐봐, 이게 진정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어르신은 말하면서 고민국에게 눈짓을 했다.이강현 때문에 들어온 오더이니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때 좋은 말 몇 마디로 이강현을 안정시키면 잃어버린 오더를 모두 찾아올 수 있고, 고씨 집안 사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아, 네네, 이강현 너 얼른 할아버지 옆에 앉아, 내가 의자 가져다 줄게.”고민국은 의자를 들고 어르신의 옆에 놓았다. 의도적인 호의였다. 이강현은 의자에 앉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갔다.“큰 아버지가 들어온 의자 제가 감히 어떻게 앉겠어요. 할아버지의 뜻도 이해합니다. 근데 고씨 집안 제품을 사면 진성택도 돈을 내면서 받는 거니까 저도 진성택이 계속 손해보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어르신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강현이 한 마디로 그가 곧 꺼낼 말을 막아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색하게 웃고 나서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진성택이 어떻게 손해를 봐, 그 사람 돈 많잫아.”“돈은 많는데 손해보면서 우리를 돕는 건 사실이잖아요. 전에 저를 도와준 건 갚을 게 있어서 그랬고, 지금 약속한 시간이 되었으니 거두어들여도 당연한 거죠.”이강현은 그들을 돕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이 상황에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술궂게 굴어 이강현으로 하여금 그들을 도울 생각을 단념하게 했다.만약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다면 도와줄 수도 있었다. 고씨
“진성택과 제 관계는 말할 필요 없고, 말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다고 아시면 돼요.”이강현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어 상위권의 기세를 보여주었다.이강현의 도도한 모습에 고민국과 고건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진성택이 왜 네 말을 들어, 네가 뭐라고!”고건강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강현은 고건강을 상대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르신만 바라보았다.어르신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고민국에게 말했다.“전화해서 진성택 지시 맞는지 확인해봐.”“아버지! 그걸 왜 물어봐요. 순전히 허튼소리예요! 믿을 필요 없어요!”“하라면 하지, 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어르신의 표정이 더욱 언짢아졌다.고민국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어 마지못해 휴대전화를 꺼내 바이어들의 전화를 뒤지기 시작했다.고건민은 그 틈을 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솔직히 말해 봐, 진성택이랑 무슨 관계야?”“제가 진성택 손자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운란이 힘들어 하니까 그냥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고건민은 눈알을 굴리더니 이강현을 깊이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건민의 속으로 이강현의 해명을 믿지는 않았지만 진성택이 이강현의 지시를 따른 다른 말은 믿었다.예전에 왕씨 어르신 생신 때 진성택이 이강현을 데리러 차를 몰고온 장면이 떠올리고 고건민은 이강현과 진성택 사이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더욱 깊이 믿었다.그러나 지금 고건민은 깊이 따질 마음은 없고, 오히려 고민국과 고건강이 망신을 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였다.몇 년 동안 고건민은 고민국과 고건강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으며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 그들이 좌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더없이 기쁜 일이다.고민국이 건넨 전화는 이미 상대방에게 연결되었고, 연결된 후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형님, 저 민국이예요.”“어 그래, 나 지금 회의 들어가봐야
“운란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도우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도움을 수 있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족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이강현이 말을 마치자 그들 모두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체면이 깎인 어르신은 고민국을 매섭게 노려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를 원망했다.고민국은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나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래도 운란이 우리 회사 제품 독점판매해서 도와줄 수 있잖아!”“그건 돕는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죠, 그럼 한 달도 못 버티고 쫓겨날 건데 그걸 바라세요?”이강현이 되물었다.할 말을 잃은 고민국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말해, 우리 제품 사다가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팔면 되잖아, 실적도 올리고!”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국의 말에 동의하였다.“민국이 말이 맞아, 회사 제품을 사가서 다시 팔면 문제없어.”“허허.”이강현은 약간 경멸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왜 오더가 빠지는지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기술, 생산라인, 원가 아무 것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 누가 사겠어요?”“전에 장사가 잘 됐다는 얘기하지 마시구요, 그건 제가 받아온 오더예요! 운란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제가 진성택에게 사람을 시켜 오더 내리라고 부탁했어요!”이강현의 말이 나오자 방 안의 사람들 모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사실 그들도 회사 제품이 가격이 높지만 그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란이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미모로 고객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강현이 한 말은 그들의 생각을 뒤엎었다.이강현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 너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진성택을 찾아? 진성택이 무슨 사람인데 네가 부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고민국은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어르신의 엄격한 말투에 고건민의 마음은 두려웠다.“그래요 아버지, 운란이 사장이라도 아버지 손녀딸이에요.”“흥!”어르신이 콧방귀를 뀌며 눈을 지긋이 감고 말했다.“사장이라고 집 장사도 잊은 게야?! 있는 지분을 다 팔았다고 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그게…… 일도 그만뒀는데 그럴 명분이 안 되죠.”고건민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운란이 나가고 나서 오더 크게 줄었다고 들었어, 네 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별말 없이 지분 팔 때 알아봤다니까, 갈 곳을 찾아두고 가족 사업 망치려고 작성한 거 맞죠.”고건강이 따라 말했다.그들의 비난에 고건민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꼈다.이미 마음속 선입견을 두어 고건민이 뭐라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고건민도 지금 말하고 있는 이유 모두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인정 못하겠어? 너희들 정말 이렇게까지 비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족 사업 망치고 나서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고민국이 노호했다.얼굴이 하얗게 변한 고건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아니요, 집안에 해가 되는 일 정말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 믿어주세요.”“다른 말은 필요 없고, 원일그룹도 의약업을 하고 있지, 운란이 집안 사업에 도움을 보태라고 말해, 오더도 주고, 지금 그만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어르신이 이제서야 용건을 말했다. 고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목이 쉬어 말했다.“운란이 사장이지만 아직 막 부임해서 너무 티 내서 하면 안 돼요, 그보다 지금 회사일 운란이 한 마디로 움직이는 거 아니잖아요.”“그래서 안 하겠다는 거야? 눈뜨고 집안 사업이 망하는 거 보고싶어? 너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고건민을 노려보며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고건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빨리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다.“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건민은 이런 대우에 푹 빠졌다. 마치 제왕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다리를 꼬이고 흔들면서 고건민 머리를 쳐들고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누구겠어! 네 형이지!”고민국이 화 내며 소리쳤다.고건민은 귓가에 있는 전화를 내려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고민국 번호이다.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고민국 전화를 받은 고건민은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었다.“아, 제가 지금 바빠서 누구 전화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어요. 무슨 일이예요?”“아버지가 널 찾아, 빨리 돌아와.”고민국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요? 아버지가 왜요? 혹시 몸이…….”“닥쳐! 아직 건강해, 돌아오라고 하면 빨리 돌아와!”고건민의 마음이 비로소 놓였다.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잖아.’‘근데 이때 왜 날 불러, 왠지 수상해.’“네, 곧 돌아가겠습니다.”전화를 끊고 고건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강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고운란은 한성 거물들을 모시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강현을 찾아갔다.“아까 본가에서 연락이 왔어, 나보고 어르신 만나러 가래.”고건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할아버지도 뵐 겸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게…….”잠시 머뭇머뭇하다가 고건민은 이강현이 따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강현이 따라가면 번거로운 부분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 그럼 지금 출발하자.”“네.”이강현은 고건민과 함께 차를 몰고 어르신의 집으로 향했다.곧 두 사람은 어르신의 집에 도착했다.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의 싸늘한 눈빛에 고건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건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방금 밖에서 산 과일과 영양제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어르신 앞으로 걸어갔다.“아버지, 저 왔어요.”“흥! 날 잊은 건 아니고?”어르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제가…….”“뭘 말하고 싶은데?! 네 딸이 사장이 됐다며, 이제 고씨 집안과도 인연을 끊을 거야?!”고건민의 이마에 식은
고민국과 고건강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어르신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위급한 상황에서 어르신이 나서야 했다.두 사람이 상의를 마친 후 급히 어르신 거처로 달려갔다.의자에 누워 라디오를 끌어안고 듣고 있던 어르신은 두 아들이 황급히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너희 둘 무슨 일로 왔어? 할말 있으면 그냥 말해.”어르신은 이미 알아차렸다는 듯이 바로 말했다.고민국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헤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니 아버님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세요.”“내가? 집안일에만 손댈 수 있는 노인한테 경영은 아니지.”어르신이 눈을 감았다.“집안일 맞아요. 둘째가 경영에서 물러났잖아요. 저랑 건강이 2억으로 그 지분을 사들이고 나서 고운란도 회사에서 퇴직한 거 아버지도 알고 있죠.”“맞아, 그건 나도 알고 있어, 2억이면 은혜를 셈이지.”일찍이 고건민 집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어르신이라 그들이 경영에서 물러난 것도 바라는 바이다.고민국은 조금 난처한 듯 고건강을 쳐다보고는 고건강에게 계속 말하라고 눈길을 주었다.“운란이가 회사 업무 쪽 일을 맡았잖아요, 그래서 걔가 퇴사한 후 원래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해서 회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요. 근데 운란이가 원일그룹 사장이 된 거 있죠!”눈을 감고 있던 어르신이 눈을 번쩍 뜨며,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뭐?! 고운란이 어떻게 원일그룹 사장이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야, 이제 겨우 몇 살인데, 어떻게 사장이 될 수 있어?”“정말이예요, 아까 티비에도 나왔다니까요, 한성에 이름을 댈만한 사람들이 다 참석했어요. 고운한 그 년이 분명 무슨 거래를 한 게 분명해요.”“콜록콜록.”고건강 말이 빗나간 것을 보고 고민국은 힘껏 기침을 두 번 했다.“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운란이 보고 원일그룹 오더를 우리한테 넘기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기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어르신은
“작은 좌절일 뿐이야, 이겨내야 해! 고운란이 없으면 회사가 망해? 예전에도 힘든 적이 있었잖아!”고민국은 책상을 힘껏 치며 소리내어 말했다.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건강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상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난국도 고운란이 해결한 거잖아요, 잊었어요?”빵!구건국의 주먹이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무슨 뜻이야?”“솔직히 말해 지금 이 상황 고운란과 관련이 있는 거 분명해요. 그 바이어들은 대부분 고운란이 데려온 겁니다, 형님, 잘 생각해보세요.”고민국이 아무 말없이 의자 등받이에 힘없이 기대어 앉았다.사실 고민국도 생각을 못한 바는 아니다. 바이어 주문 취소가 고운란 퇴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미 구운람을 쫓아냈고, 지분까지 헐값에 사들였는데 지금 후회하여 고운란을 모셔온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tv 속 화면은 원일그룹 정문 앞으로 옮겨졌고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되었다.센터에는 고운란과 이강현이 서 있었고, 기타 한성 거물들도 모두 테이프 커팅식 대열에 포함되었다.곧바로 원일그룹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됩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원일그룹 고운란 사장이 서 있고…….”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고민국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두 손으로 가슴을 꽉 쥐었다.고건강은 부러운 듯 질투의 눈빛으로 센터에 선 고운란을 바라보며 그 자리가 자기 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품었다.수천억의 대그룹을 손에 넣는 기분 정말 상상할 수 없었다.“푹!”고건강이 한창 부러워하고 있을 때 고민국이 피를 토했다.피가 멀리 뿜어져 나와 TV의 스크린에 튀어 스크린에 핏기를 보였다.“형,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왜 피를 토해요!”고건강이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해하였다.고민국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 피를 토하고 나니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난 괜찮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고운란이 원일그룹을 사장이 될 줄은, 그러면 우리 고씨 가문에게도 얼마간 혜택을 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