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윤은 참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봐봐, 이게 차이지. 어떤 사람들은 운이 좋아도 아무 소용 없어. 결정적인 순간에 겁을 먹어서 소리조차 내지 못한다니까."“그러게 말이야. 어떤 사람들은 중요한 순간에 아무것도 못하지. 그런 남자는 전혀 믿을 수 없어. 남편을 고를 때는 눈을 똑바로 뜨고 봐야 해."고청아는 비꼬는 듯이 말했다.남검봉의 태도에 이들은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마치 그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최순은 기쁘게 남검봉을 바라보며, 그가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 같았다.‘이강현보다 천배, 만배로 좋지.사위를 바꾸어야겠네!’한편, 남검봉도 매우 기뻤다.고씨 가문 식구들이 이강현을 무시할수록, 그는 속으로 깨고소 했기 때문이다.일어나서 옷을 정리하고, 남검봉은 방문으로 걸어갔다.그리고 미소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황 아저씨, 저 남검봉이에요. 아버지는 남천성이고, 이전에 아버지와 함께 방문한 적이 있어요.""음?"황문현은 잠시 생각하다, 냉소하며 말했다."아, 너구나. 그럼 룸을 빨리 바꿔!”남검봉은 당황했다.‘아버지 이름까지 밝혔는데도 이렇게 무례하다니.'고청아, 고흥윤 등은 그 말을 듣고 화가 났다.방금 이강현때문에 체면이 깍혔고, 그들은 화풀이 대상을 찾으려고 했던 시점에 황문현이 남겅봉에게 무례하게 대하자, 참을 수 없어 몇 마디 하기 시작했다.“야, 이 새끼야! 검봉 오빠가 너에게 예의 있게 대하니까, 뵈는게 없어?"“정말 뻔뻔스럽네. 우리 검봉이가 우스워 보이나? 검봉이를 건드리고 무사할 줄 알아?”"빨리 꺼져. 죽기 싫으면. 시골뜨기 주제에. 이곳은 관인당이야. 너 같은 놈이 소란을 피울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고흥윤 등이 말할수록 황문현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내가 이런 모욕을 당한적이 있던가?’전에 유명한 가수가 콘서트를 열려고 했는데, 황문현이 그를 좋아했다.그녀와 함께 한 달을 잠자리를 보낸 후, 결국 그 가수의 후원자가 나서서야 일이 해결되었다.황문현
황문현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남검봉을 빼고, 여기에 그 누구도 없었다.하지만 남검봉이 허세를 부리기 위해, 황문현의 정체를 명확히 알려주지 않아, 이제는 고청아 등 사람들 때문에 호미난방의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한편으로는 고건민 일 가족을 기쁘게 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흉악한 황문현을 대처해야 해서, 남검봉은 정말 미칠것만 같았다.하지만 어려움을 겪어도 도전해야 하고, 여자를 얻기 위해서라면 모든 희생이 가치가 있는 법.이미 사과할 말을 준비한 남검봉이 말을 하려고 했을 때, 고흥윤이 불시에 욕설을 퍼부었다."무슨 개 같은 사장님이야, 이제는 누구나 사장이 될 수 있나? 내 밑에 유령 회사가 많아! 사장님의 자리는 열다섯 개나 될 수 있어. 어때?”자랑스럽게 말하는 고흥윤.그의 말을 듣고,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비웃기 시작했다.고운란은 미묘하게 눈살을 찌푸렸고, 친척들의의 태도에 불만이 있었지만, 그들이 그런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막지 못했다.이강현은 깊게 한숨을 쉬고 머리를 흔들었다."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고운란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나는 사람들의 마음이 무엇인지, 왜 그들이 남을 비웃고 있는지 생각하고 있어. 관인당에 올 수 있는 사람들은 일반인이 아닐 거야."이강현이 무표정하게 말했다."하하하."고청아는 크게 웃고서 이강현을 냉소하며 바라보았다."겁쟁이. 검봉 오빠가 우리를 지키고 있는데 뭐가 두려워? 한성에서 검봉 오빠를 굴복시킬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없을 거야."“흥, 부끄러운 줄 알아! 지금 룸을 바꾸면 너의 장인의 체면이 깍이는 줄은 몰라? 우리는 너를 도와주려고 하는 거야! 주제도 모르는 놈.”고흥윤도 따라 이강현을 비난하기 시작했다.황문현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고, 그의 손은 이미 꽉 쥐어져 있었으며, 분노가 마음속에서 불 타오르고 있었다.남검봉은 더욱 당황하고 무고한 표정으로 황문현을 바라보았다.남검봉은 마음속에서 울부짖기 시작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오해가 커지는 것 같
남검봉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황문현은 눈을 부릅뜨고 그를 밀며, 엄숙하게 말했다."우리 사장님께서 이미 도착했어요. 모두 입을 조심하세요. 누가 다시 불쾌한 말을 한다면, 저 황문현이 가차 없이 대할 것입니다."방금까지 활기차게 사람을 비하하던 고흥윤 등이 갑자기 굳어버렸고, 분노한 황문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황…… 황문현? 한성의 호랑이 황문현?"고흥윤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이마에서 땀이 솟아났다. ‘황 아저씨'라는 사람이 한성의 호랑이 황문현일줄은 생각지도 못했으니까.그는 정성국제 그룹의 제1강자. 정성국제 그룹이 성장할 때, 모든 일은 황문현이 처리했다고 하며, 잔인하기로 이름났다고 한다.그의 명성과 지위는 한성의 4대장보다 한 단계 낮을 뿐이었다."젠장, 한성의 호랑이가 왔다니,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지하세계의 강자들도 모두 그에게 공경하게 대하는데, 왜 그는 이미지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할까?”"아마도 정성국제 그룹의 황 사장님께서 이 룸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일 것이야. 그렇지 않으면 황문현은 방금 그처럼 공손하지 않았을 것이다. 남검봉도 그래. 왜 그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는지…… 이제 우리는 큰일났어."룸안의 사람들은 모두 얼굴이 창백해졌다.황씨 가문을 건드리면, 한성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한성에서 멀리 떨어져야만 정성국제 그룹의 그림자를 피할 수 있으니까.고청아는 이미 구석에 몸을 움츠렸고, 이 시점에서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은 황보경이다.만약 황보경이 작은 도련님의 태도를 이어간다면, 고청아는 이 룸에서 첫 번째로 곤경에 처할 사람이니까.최순은 온몸이 떨고 있었다.황문현이 그의 이름을 밝혔을 때, 최순은 이미 두려움에 머리가 텅 비었고, 공포에 휩싸였다.고건민은 이미 가슴을 쳐대고 있었다.생일 파티를 즐기려다가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고, 남검봉을 마음속에서 탓하기 시작했다.이강현은 여전히 차분하게 앉아 있었다.이미 떨고
황보경이 불만스러운 표정을 드러내자, 남검봉은 즉시 당황했다.옆에 있는 황문현의 눈빛에는 이미 사나운 빛이 흘러나왔다.마치 사냥을 준비하는 호랑이처럼, 황보경이 명령만 내리면, 룸 안의 모든 사람을 없애버릴 것이다.고건민 등은 더욱 더 떨고 있었다.마치 양떼가 사자를 보는 것처럼, 이미 손과 발이 부들부들 떨고, 혀까지 무겁게 느껴져서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 몰라했다.그들의 수준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황보경이 코를 훌렁거리는 소리만으로도, 방 안의 모든 사람들이 겁에 질려했다.남검봉은 이미 120도로 굽어진 허리를 더 굽혔고, 두려움에 말했다."황 사장님, 저는 이 룸이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알았다면, 저는 이미 양보했을 것입니다. 지금 양보할테니, 용서해 주세요.”"흠, 이제 겁이 났어? 방금 전 그 오만방자한 태도는 어디로 갔지?"황문현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방금 일 때문에 황문현이 매우 화가 났던 것이었다!한성의 호랑이는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고, 그런 사람들은 이미 지옥으로 갔으니까.황보경은 방 안의 모든 사람을 훑어보았다.이강현은 머리를 숙이고 황보경을 등지고 있어서, 황보경은 이강현을 알아보지 못했다.방 안의 사람들이 모두 배경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고, 황보경은 황문현에게 손을 흔들었다."그들은 모두 일반인이야. 모두 데리고 나가."황문현의 모습을 보고, 황보경은 황문현이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알았다.화가 나면 반드시 풀어야 한다.게다가 황문현은 그의 직계 심복이다.황보경은 당연히 그의 편을 들어야 했다.황문현에게 그들을 죽이지 않는 것만 해도, 황보경은 자신이 자비로웠다고 생각했다.황문현은 미소를 지었다.황보경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가 자기를 위해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흐흐, 알겠습니다, 사장님. 걱정하지 마세요."잔인하게 웃으며 말하는 황문현.고건민은 마음속에서 생일 파티가 장례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매우 슬퍼했다.하지만 이미 이
고흥윤은 떠넘기기가 장기였고, 특히 이번에는 남검봉에게 떠넘기는 것이 분명했다.고청아는 이미 등을 벽에 꽁꽁 붙어 숨어있었고, 이전의 거만한 기세는 완전히 사라졌다.이강현은 모두의 표정을 관찰하며, 마음속에서 웃음이 나왔다.‘이들은 그저약한 자를 업신여기고 강한 자를 두려워하는 사람일 뿐, 진짜 큰 인물을 만나면 찍 소리도 못하지.’가볍게 고운란의 손을 잡고, 이강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두려워하지 마, 문제 없을 거야."고운란의 예쁜 눈썹은 이미 굳게 찡그려져 있었고,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얼굴이 약간 창백해졌다.“너나 잘 해. 말을 헛되게 하지 말고."고운란은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일이 이렇게 커진 상황에서 어떻게 문제가 없을 수 있지?’이강현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결국 문제는 행동으로 해결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말이 아무리 많아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팍!황문현이 또 남검봉의 뺨을 때렸다.남검봉의 볼은 드디어 좌우 대칭이 되었고, 양쪽 볼이 모두 부어올랐다."잘 때렸어요, 제가 잘못했습니다."남검봉은 이를 악물며 말했지만, 마음속에서는 피눈물을 흘렸고, 그가 세심하게 만들어온 이미지는 완전히 무너졌다.고건민은 이렇게 가다간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특히 오늘은 그의 생일날이었고, 만약 일이 터지면, 나머지 인생은 모두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니까."황 사장님, 저는 고씨 가문의 고건민입니다.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방금 전에 검봉이가 일을 제대로 못 했기 때문에 약간의 오해가 생겼습니다. 우리가 룸을 내주겠으니,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고건민이 말을 시작하자, 고흥윤 등은 모두 이해했다.이 시점에서는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옛말에 따르면, 웃는 얼굴에게 손을 대지 않는다고, 먼저 사과하면, 아마도 맞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미안합니다. 방금 전에 당신을 알아보지못해, 좋지 않은 말을 했습니다. 황문현 씨, 용서해 주세요."“문현 씨, 당신은 큰 인물이니 너그러이 용서해 주
이강현은 몇 글자만 말했지만, 마치 폭탄처럼 모두의 머릿속에서 터져버렸다.고건민, 남검봉 등은 이강현을 바라보며,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다.‘이런 때에 이런 말을 하면, 모두를 죽음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이 아닌가!’고운란은 더욱 놀라워했다.이강현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황보경의 태도가 금방 풀어졌는데!'황문현의 눈에는 분노가 불타오르고 있었다.방금 가라앉은 기분이,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리고 가장 놀란 사람은 황보경이었다!그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황보경은 머리를 들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이강현을 봤다.순간, 그는 미쳐버릴것만 같았다.‘작은 도련님!’‘용문의 작은 도련님이 여기에 있다니!’‘내가 방금 무슨 짓을 했지?’‘용문 작은 도련님의 룸을 차지하려했고, 황문현에게 그 분의 친척들을 때리라 했다니!’‘이건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라고!’용문은 황보경에게 있어서, 정말 산처럼 컸다.모든 것을 걸고 부딪쳐도, 용문의 대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황보경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그가 사과하려고 할 때, 불시에 일어난 고씨 가문 식구들!방금까지는 황보경의 눈치를 보며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았던 고청아는 이제는 완전히 이성을 잃었고, 앞장서 욕하기 시작했다.이강현의 한마디로, 자신이 빠져나갈 수 있는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았기 때문이다!"이강현! 너 이 빌어먹을 놈! 왜 우리를 끌어들이려고 해! 죽고 싶으면 혼자 죽으란 말이야!”고청아는 분노하며 소리쳤다!고흥윤은 더욱 화가 나서 손을 들어 이강현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너 이 쓰레기야, 황 사장님이 룸을 쓰려는 건 우리의 영광이야, 너 같은 놈이 무슨 자격으로 내주지 않겠다고 말하는 거지? 너는 그럴 자격이 없어!”고흥윤은 소리를 지르며 발을 굴렸다!"이강현, 빨리 무릎을 꿇고 황 사장님에게 사과해, 만약 황 사장님께서 너를 용서하지 않으면, 무릎을 꿇고 죽을 때까지 머리를 조아려!"최순은 화가 나서 소리쳤고, 그녀
고운란이 조급한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며, 원망스럽게 말했다."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아직도…….”고운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강현은 가볍게 그녀의 손등을 두드리며, 그녀에게 안심하라는 눈길을 보냈다.“황 사장님은 큰 인물이시죠. 큰 인물들은 모두 사리를 알고 예의를 알아요. 그들은 절대로 이런 짓을 하지 않습니ㅣ다. 게다가 황 사장님은 우리 한성에서 상위권의 상인 거물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으니, 강제로 빼앗아 가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죠, 황 사장님?"이강현이 미소를 띄며 공손한 말을 했다.그 말의 의미는 단 하나, 황보경에게 빨리 꺼져라는 것이다.고운란은 이강현을 놀랍게 바라보았다.‘이 시점에서도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하다니, 힘 앞에서 모든 예의와 도덕은 허공이라는 것을 모르나?’고건민은 분노에 빠져 자신이 미쳐버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강현 이 빌어먹을 놈은 분명히 미쳤어! 이건 우리 모두를 함께 망하게 만들려는 거야!"한편의 최순은 이미 기력이 빠져나간 공기 공처럼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있었다.그는 지금 죽을가봐 매우 두려워했기 때문이다.고흥윤, 고청아 등 사람들은 모두 분노한 눈으로 이강현을 바라보며, 미친개로 변신하여 이강현을 찢어버리고 싶어했다.황보경은 당연히 이강현의 의도를 이해했고, 그가 자신의 신분을 폭로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아냈다.그래서 그의 얼굴에는 교훈을 받은 듯한 표정이 드러났다."맞습니다. 제가 생각이 부족했네요. 개인의 이익을 위해 당신들의 룸을 차지하려고 했던 것은 제 잘못이었습니다. 옛말에 '삼인이 행하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라고 했죠. 스승님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황보경은 말을 마치고 90도로 인사를 하며, 이강현에게 머리를 숙였다.급박한 상황에서, 황보경은 너무 좋은 변명을 생각해내지 못했다.하지만 이 변명은 이미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 변명으로 용문의 작은 도련님을 스승으로 인정할 수 있었다.그러면, 다음에
황보경은 황문현과 함께 부하들을 이끌고, 고건민 등의 혼란스러운 시선 속에서 룸을 떠났다.멀어진 후, 황문현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사장님, 그 젊은이는…….”팍!큰 소리와 함께, 뺨을 맞은 황문현.“그분은 나의 스승님, 앞으로 그분을 만나면 최대한 공손하게 대해. 알겠어?”황문현은 완전히 붕괴했다.‘그럼 나는 그의 손자가 된 셈이잖아?’“오도문에게 다시 룸을 준비하게 해. 앞으로 스승님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겠지?"황보경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알겠습니다, 앞으로 그분은 나의 친할아버지입니다.”황문현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황보경은 만족스럽게 끄덕이며, 사람들을 이끌고 멀어져 갔다.방 안에서, 고건민, 남검봉 등 사람들은 모두 조용히 이강현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위기가 이렇게 기묘하게 해결되었다니, 모두들 마음에 묘한 맛이 들었다.‘황보경이 이강현을 두려워하나?’‘웃기지 마라, 이강현 같은 찌질이를 왜 두려워 해?’이것은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이렇게 생각한 후, 모두들 황보경이 고결한 인품을 가지고 있음을 느꼈다.그렇지 않으면 방금 전의 상황을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순간적으로 남검봉, 고흥윤 등 사람들의 마음은 후회로 가득 찼다.그들은 방금 전에 자신들이 겁을 먹지 않았어야 했다고 생각했다.만약 처음부터 이야기를 하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면, 주목받는 것은 자신들이었으니까!“황 사장님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그렇게 겸손한 사람일 줄 몰랐어요.""맞아요, 큰 인물들은 모두 겸손하지. 황문현은 안 돼, 방금 전에 황 사장과 제대로 이야기를 했다면, 그렇게 긴장감 넘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그렇다면, 어떤 운 좋은 놈이 기회를 잡아서 뭐해. 오히려 자기가 찌질이라는 것을 증명했을 뿐이야."누군가 이야기를 이강현에게 돌렸다.그러자 불시에 화가 난 고청아.방금 전에 이강현이 갑자기 말을 하자, 상황이 긴장되어 고청아는 하마트면 오줌을 쌀 뻔했으니까."
“무슨 소리야! 이강현 그 자식 내 손자 발 뒤꿈치에도 못 가! 딴 소리 말고 그냥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해.”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분노에 찬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고운란이 이강현의 감언이설에 속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저 역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강현이 한 말이 바로 제 뜻이예요.”“너 정말! 나 너 같은 손녀 없어, 너희들 우리 고씨 집안 자식 아니야!”어르신이 소리를 지른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화가 나서 고건민에게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할 때 고건강은 어르신을 힘껏 잡아당겼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몸이 상해요, 진정하세요.”고건강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만약 고씨 집안이 무너지면 고운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잡아 잘 보이려고 하였다.어르신은 고건강을 노려보며 고건강까지 욕하려고 하였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형님한테 끌려가면 안 돼요. 큰 형이 둘째 형한테 원한이 많은 거 아시잖아요.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그게 큰 형이 바라는 거예요.”“근데 지금 둘째 형 쪽이 대세인데 앞으로 그쪽한테 기대할 지도 모르니까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도 득 볼 게 없어요. 일단 넘어가세요.”이득 외에 고건강 눈에는 도덕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충분한 이득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고건강은 자기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고민국 생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르신도 늙은 여우라 고건강 말을 듣고 속으로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방금 화가 난 김에 하마터면 일을 그를 칠 번 했다. 지금 고운란의 위세든, 이강현이 말한 진성택과의 관계든 두 사람의 세력이 강해짐을 보여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고나서 어르신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건강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셋째야, 네 말이 맞아, 방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어.”“잘 생각했어요. 이럴 때 강력하게 나가면 두 쪽 다 다치게 돼요.”어르신 표정이 느긋해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현의 손에서 득을 못 보게 될 것을 알아차리고 어르신은 즉시 전략을 바꿔 고운란을 찾기로 하였다.뭐라해도 자기 친 손녀인데 할아버지가 부탁하면 아무리 싫어도 자기 말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어르신이 좀 지나치시다고 생각했다. 할말 못할 말 다 했는데 늙은 티를 내면서 덕 좀 보려고 하니 어이없었다.“할아버지, 상황은 다 얘기했고, 계속 고집부리시겠다면 운란에게 전화하세요.”“보자 보자하니,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너는 그냥 이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야!”고민국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허허.”이강현은 가볍게 웃으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너 무슨 태도야! 거기 서!”고민국은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강현을 혼내려고 하였다.고건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형님, 말로 하시죠, 화내지 마시구요.”“흥! 쟤 말 잘하는 거 좀 봐? 너무 건방지잖아!”어르신이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입 다 다물어, 운란이한테 전화할 거야!”고민국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강현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이강현은 차가운 눈으로 구민국을 바라보았다. 고민국은 뒷머리가 섬뜩한 것을 느끼며 이강현의 눈빛에 완전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렸다.“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내 명령없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고민국은 겁을 누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전화가 연결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빨리 돌아와, 할 말이 있어.”고운란이 어리둥절했다. 지금은 손님을 접대해야 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이강현이 돌아가지 않았나요? 무슨 일 있으세요?”“이강현 그 새끼 얘기 꺼내지도 마! 그 자식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 있어. 너 지금 원일그룹 사장 아니야? 집안 사업 망하게 생겼어, 원일그룹이 사라고 해.”고운란이 듣던 중 자기 할아버지 상업도덕에 어긋하는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할아버지, 지금 손님을 접대해
어르신은 전혀 놀라지 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이강현을 보고 있는데 마치 금덩어리를 발견한 눈빛이었다.“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고민국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고 어르신 귀에 대고 말했다.“아버지, 이 쓰레기랑…….”“흥!”건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사람을 잡아먹는 듯한 매서운 눈빛으로 고민국을 노려보았다.“쓰레기는 네가 아니야?! 회사를 너한테 맡기고 나서 지금 무슨 꼴이야!”“아버지,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아무 쓸모 짝도 없어, 이강현을 봐봐, 이게 진정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어르신은 말하면서 고민국에게 눈짓을 했다.이강현 때문에 들어온 오더이니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때 좋은 말 몇 마디로 이강현을 안정시키면 잃어버린 오더를 모두 찾아올 수 있고, 고씨 집안 사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아, 네네, 이강현 너 얼른 할아버지 옆에 앉아, 내가 의자 가져다 줄게.”고민국은 의자를 들고 어르신의 옆에 놓았다. 의도적인 호의였다. 이강현은 의자에 앉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갔다.“큰 아버지가 들어온 의자 제가 감히 어떻게 앉겠어요. 할아버지의 뜻도 이해합니다. 근데 고씨 집안 제품을 사면 진성택도 돈을 내면서 받는 거니까 저도 진성택이 계속 손해보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어르신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강현이 한 마디로 그가 곧 꺼낼 말을 막아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색하게 웃고 나서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진성택이 어떻게 손해를 봐, 그 사람 돈 많잫아.”“돈은 많는데 손해보면서 우리를 돕는 건 사실이잖아요. 전에 저를 도와준 건 갚을 게 있어서 그랬고, 지금 약속한 시간이 되었으니 거두어들여도 당연한 거죠.”이강현은 그들을 돕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이 상황에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술궂게 굴어 이강현으로 하여금 그들을 도울 생각을 단념하게 했다.만약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다면 도와줄 수도 있었다. 고씨
“진성택과 제 관계는 말할 필요 없고, 말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다고 아시면 돼요.”이강현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어 상위권의 기세를 보여주었다.이강현의 도도한 모습에 고민국과 고건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진성택이 왜 네 말을 들어, 네가 뭐라고!”고건강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강현은 고건강을 상대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르신만 바라보았다.어르신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고민국에게 말했다.“전화해서 진성택 지시 맞는지 확인해봐.”“아버지! 그걸 왜 물어봐요. 순전히 허튼소리예요! 믿을 필요 없어요!”“하라면 하지, 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어르신의 표정이 더욱 언짢아졌다.고민국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어 마지못해 휴대전화를 꺼내 바이어들의 전화를 뒤지기 시작했다.고건민은 그 틈을 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솔직히 말해 봐, 진성택이랑 무슨 관계야?”“제가 진성택 손자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운란이 힘들어 하니까 그냥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고건민은 눈알을 굴리더니 이강현을 깊이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건민의 속으로 이강현의 해명을 믿지는 않았지만 진성택이 이강현의 지시를 따른 다른 말은 믿었다.예전에 왕씨 어르신 생신 때 진성택이 이강현을 데리러 차를 몰고온 장면이 떠올리고 고건민은 이강현과 진성택 사이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더욱 깊이 믿었다.그러나 지금 고건민은 깊이 따질 마음은 없고, 오히려 고민국과 고건강이 망신을 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였다.몇 년 동안 고건민은 고민국과 고건강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으며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 그들이 좌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더없이 기쁜 일이다.고민국이 건넨 전화는 이미 상대방에게 연결되었고, 연결된 후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형님, 저 민국이예요.”“어 그래, 나 지금 회의 들어가봐야
“운란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도우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도움을 수 있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족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이강현이 말을 마치자 그들 모두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체면이 깎인 어르신은 고민국을 매섭게 노려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를 원망했다.고민국은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나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래도 운란이 우리 회사 제품 독점판매해서 도와줄 수 있잖아!”“그건 돕는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죠, 그럼 한 달도 못 버티고 쫓겨날 건데 그걸 바라세요?”이강현이 되물었다.할 말을 잃은 고민국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말해, 우리 제품 사다가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팔면 되잖아, 실적도 올리고!”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국의 말에 동의하였다.“민국이 말이 맞아, 회사 제품을 사가서 다시 팔면 문제없어.”“허허.”이강현은 약간 경멸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왜 오더가 빠지는지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기술, 생산라인, 원가 아무 것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 누가 사겠어요?”“전에 장사가 잘 됐다는 얘기하지 마시구요, 그건 제가 받아온 오더예요! 운란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제가 진성택에게 사람을 시켜 오더 내리라고 부탁했어요!”이강현의 말이 나오자 방 안의 사람들 모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사실 그들도 회사 제품이 가격이 높지만 그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란이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미모로 고객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강현이 한 말은 그들의 생각을 뒤엎었다.이강현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 너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진성택을 찾아? 진성택이 무슨 사람인데 네가 부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고민국은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어르신의 엄격한 말투에 고건민의 마음은 두려웠다.“그래요 아버지, 운란이 사장이라도 아버지 손녀딸이에요.”“흥!”어르신이 콧방귀를 뀌며 눈을 지긋이 감고 말했다.“사장이라고 집 장사도 잊은 게야?! 있는 지분을 다 팔았다고 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그게…… 일도 그만뒀는데 그럴 명분이 안 되죠.”고건민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운란이 나가고 나서 오더 크게 줄었다고 들었어, 네 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별말 없이 지분 팔 때 알아봤다니까, 갈 곳을 찾아두고 가족 사업 망치려고 작성한 거 맞죠.”고건강이 따라 말했다.그들의 비난에 고건민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꼈다.이미 마음속 선입견을 두어 고건민이 뭐라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고건민도 지금 말하고 있는 이유 모두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인정 못하겠어? 너희들 정말 이렇게까지 비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족 사업 망치고 나서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고민국이 노호했다.얼굴이 하얗게 변한 고건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아니요, 집안에 해가 되는 일 정말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 믿어주세요.”“다른 말은 필요 없고, 원일그룹도 의약업을 하고 있지, 운란이 집안 사업에 도움을 보태라고 말해, 오더도 주고, 지금 그만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어르신이 이제서야 용건을 말했다. 고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목이 쉬어 말했다.“운란이 사장이지만 아직 막 부임해서 너무 티 내서 하면 안 돼요, 그보다 지금 회사일 운란이 한 마디로 움직이는 거 아니잖아요.”“그래서 안 하겠다는 거야? 눈뜨고 집안 사업이 망하는 거 보고싶어? 너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고건민을 노려보며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고건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빨리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다.“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건민은 이런 대우에 푹 빠졌다. 마치 제왕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다리를 꼬이고 흔들면서 고건민 머리를 쳐들고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누구겠어! 네 형이지!”고민국이 화 내며 소리쳤다.고건민은 귓가에 있는 전화를 내려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고민국 번호이다.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고민국 전화를 받은 고건민은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었다.“아, 제가 지금 바빠서 누구 전화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어요. 무슨 일이예요?”“아버지가 널 찾아, 빨리 돌아와.”고민국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요? 아버지가 왜요? 혹시 몸이…….”“닥쳐! 아직 건강해, 돌아오라고 하면 빨리 돌아와!”고건민의 마음이 비로소 놓였다.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잖아.’‘근데 이때 왜 날 불러, 왠지 수상해.’“네, 곧 돌아가겠습니다.”전화를 끊고 고건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강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고운란은 한성 거물들을 모시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강현을 찾아갔다.“아까 본가에서 연락이 왔어, 나보고 어르신 만나러 가래.”고건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할아버지도 뵐 겸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게…….”잠시 머뭇머뭇하다가 고건민은 이강현이 따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강현이 따라가면 번거로운 부분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 그럼 지금 출발하자.”“네.”이강현은 고건민과 함께 차를 몰고 어르신의 집으로 향했다.곧 두 사람은 어르신의 집에 도착했다.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의 싸늘한 눈빛에 고건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건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방금 밖에서 산 과일과 영양제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어르신 앞으로 걸어갔다.“아버지, 저 왔어요.”“흥! 날 잊은 건 아니고?”어르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제가…….”“뭘 말하고 싶은데?! 네 딸이 사장이 됐다며, 이제 고씨 집안과도 인연을 끊을 거야?!”고건민의 이마에 식은
고민국과 고건강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어르신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위급한 상황에서 어르신이 나서야 했다.두 사람이 상의를 마친 후 급히 어르신 거처로 달려갔다.의자에 누워 라디오를 끌어안고 듣고 있던 어르신은 두 아들이 황급히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너희 둘 무슨 일로 왔어? 할말 있으면 그냥 말해.”어르신은 이미 알아차렸다는 듯이 바로 말했다.고민국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헤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니 아버님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세요.”“내가? 집안일에만 손댈 수 있는 노인한테 경영은 아니지.”어르신이 눈을 감았다.“집안일 맞아요. 둘째가 경영에서 물러났잖아요. 저랑 건강이 2억으로 그 지분을 사들이고 나서 고운란도 회사에서 퇴직한 거 아버지도 알고 있죠.”“맞아, 그건 나도 알고 있어, 2억이면 은혜를 셈이지.”일찍이 고건민 집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어르신이라 그들이 경영에서 물러난 것도 바라는 바이다.고민국은 조금 난처한 듯 고건강을 쳐다보고는 고건강에게 계속 말하라고 눈길을 주었다.“운란이가 회사 업무 쪽 일을 맡았잖아요, 그래서 걔가 퇴사한 후 원래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해서 회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요. 근데 운란이가 원일그룹 사장이 된 거 있죠!”눈을 감고 있던 어르신이 눈을 번쩍 뜨며,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뭐?! 고운란이 어떻게 원일그룹 사장이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야, 이제 겨우 몇 살인데, 어떻게 사장이 될 수 있어?”“정말이예요, 아까 티비에도 나왔다니까요, 한성에 이름을 댈만한 사람들이 다 참석했어요. 고운한 그 년이 분명 무슨 거래를 한 게 분명해요.”“콜록콜록.”고건강 말이 빗나간 것을 보고 고민국은 힘껏 기침을 두 번 했다.“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운란이 보고 원일그룹 오더를 우리한테 넘기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기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어르신은
“작은 좌절일 뿐이야, 이겨내야 해! 고운란이 없으면 회사가 망해? 예전에도 힘든 적이 있었잖아!”고민국은 책상을 힘껏 치며 소리내어 말했다.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건강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상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난국도 고운란이 해결한 거잖아요, 잊었어요?”빵!구건국의 주먹이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무슨 뜻이야?”“솔직히 말해 지금 이 상황 고운란과 관련이 있는 거 분명해요. 그 바이어들은 대부분 고운란이 데려온 겁니다, 형님, 잘 생각해보세요.”고민국이 아무 말없이 의자 등받이에 힘없이 기대어 앉았다.사실 고민국도 생각을 못한 바는 아니다. 바이어 주문 취소가 고운란 퇴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미 구운람을 쫓아냈고, 지분까지 헐값에 사들였는데 지금 후회하여 고운란을 모셔온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tv 속 화면은 원일그룹 정문 앞으로 옮겨졌고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되었다.센터에는 고운란과 이강현이 서 있었고, 기타 한성 거물들도 모두 테이프 커팅식 대열에 포함되었다.곧바로 원일그룹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됩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원일그룹 고운란 사장이 서 있고…….”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고민국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두 손으로 가슴을 꽉 쥐었다.고건강은 부러운 듯 질투의 눈빛으로 센터에 선 고운란을 바라보며 그 자리가 자기 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품었다.수천억의 대그룹을 손에 넣는 기분 정말 상상할 수 없었다.“푹!”고건강이 한창 부러워하고 있을 때 고민국이 피를 토했다.피가 멀리 뿜어져 나와 TV의 스크린에 튀어 스크린에 핏기를 보였다.“형,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왜 피를 토해요!”고건강이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해하였다.고민국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 피를 토하고 나니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난 괜찮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고운란이 원일그룹을 사장이 될 줄은, 그러면 우리 고씨 가문에게도 얼마간 혜택을 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