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노형원은 잠시 멈추었다. "오늘 아침 일찍 보내지 않았나요?"노대표님, 그 에센셜 오일은 품질이 좋지 않아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품질이 안 좋다고요? 실험실에서 바로 끌고 갔는데, 지금 나한테 품질이 안 좋다고 하는거에요?" 그는 거실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초조하기 짝이 없었다. "혹시 그쪽에서 문제가 생겨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에요?“그럴 리가요. 대표님. 최근 주문이 늘어서 공장 직원들도 모두 야간 작업을 합니다. 저희들은 절차에 따라 일을 합니다. 더군다나 공장에는 생산 라인이 있는데 어떻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까? 아니면 직접 와서 보시겠어요?"공장 쪽도 나름 억울했다. 문제가 생겼으니 생산도 지연될 것이고, 납품이 일단 지연되면 결과도 매우 심각해진다."네, 지금 바로 갈게요."노형원은 전화를 끊고 바로 옷을 입고 출발하려고 하는데 강시유는 잠옷 차림으로 눈을 비비며 방에서 나왔다. 그녀는 이런 모습을 보고 입을 삐죽 내밀었다. "한밤중에 어디 가요? 누구 전화예요?"고개를 돌려 그녀를 한 번 쳐다본 후, 노형원은 무슨 생각이 난 듯 말했다. "옷을 갈아입고 나랑 같이 가요. 어서요!""나요?!" 강시유는 자신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녀는 잠을 다 깼으며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보고 어디 간다고요?""공장으로 가요! 오일에 문제가 생겼어요!"강시유가 아무리 내키지 않아도 결국 노형원에게 끌려 공장까지 왔다.공장 안은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공장 담당자는 그들을 보자마자 달려왔다. "노대표님, 드디어 오셨군요. 와서 보세요!"코너에 에센셜 오일이 한 박스가 놓여 있었다. 노형원은 한 병을 꺼내서 눈썹을 지푸리고 가까이 향을 맡았다. "문제없는데요!"담당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완제품을 가져다 건네주며 "이것도 한번 보세요."라고 말했다."컹컹…." 노형원은 자극적인 냄새에 기침을 몇 번 하고 코를 가렸다. "왜 이렇게 지독하지, 희석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 아니
그녀는 두 번 가볍게 기침을 한 후, 다시 말을 바꾸었다. "제 말은 레시피에 문제가 있을 수 없다는 거에요! 그러니 제 문제는 아니에요.”이어 공장 담당자를 바라보며 "실험실 제품들은 항상 레시피를 엄격히 따라서 만들었는데 문제가 있다면 예전부터 문제가 있었을 텐데 하필 이제서야 문제가 생긴 거죠. 그러니까 실험실에서 문제 생길 일이 없고 분명 공장 쪽에서 문제 생겼을거에요. 다른 성분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작업할 때 잘못 한 것인지 조사해 보세요. 문제가 생기면 회피할 생각만 하지 말고요.""총감독님, 그런 식으로 얘기하시면 곤란하죠. 책임을 회피한다니요? 저희는 문제를 발견하고 가장 먼저 노대표님께 보고한 것도 원인을 찾으려는 겁니다. 지금 저희가 조사를 해봤는데 오일 문제인거 같습니다. 만약 총감독님이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그쪽은 전문가이시니까 저희를 도와서 문제의 원인을 찾읍시다. 저희도 방안을 조정해서 가능한 한 빨리 생산에 들어갈 것입니다.”상대방의 말에 강시유는 바로 화를 냈다. "저보고 문제의 원인을 찾는데 도와달라는 것은 또 무슨 말이에요? 제가 한가해 보여요? 문제가 생겼으면 빨리 처리하지 않고, 저까지 끌어들이려고요. 분명 얘기하는건데 실험실에 절대 문제 없으니까 그쪽에서 알아서 해결해요!”그녀가 무례하게 나오니까 공장 담당자도 화가 나서 노형원을 보면서 말했다. "노대표님, 기왕에 오셨으니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요즘 주문이 너무 많아서 생산기간이 촉박한데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계약 기간 내에 납품할 수 없을 겁니다.""아, 납품시간을 맞추기 힘드니까 일부러 핑계를 대고 책임을 회피하는거네요. 당신들의 부주의로 생긴 문제를 실험실에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고 하는군요. 내가 보기에 당신들은….""그만해!" 노형원이 갑자기 호통을 치자 강시유는 멍하니 입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금이 어느 때인데 여기서 누구의 책임인지 따지는 게 의미가 있나요?” 그는 얼굴을 굳힌 채 강시유의 손에 오일 한 병을 집어 넣었다. "
돌아가는 길에 노형원은 강시유에게 실험실의 모든 직원들을 소집하라고 지시했다.이른 아침에 날이 밝기도 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둘러 왔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긴급 소집하는 것을 봐서는 큰일 터진 것이라고 짐작을 했다.사태가 심각해졌다는 것을 인지하고 강시유도 정신 차리고 공장에서 가져온 에센셜 오일을 열심히 다시 분석하고 레시피와 반복적으로 비교했지만 도대체 왜 완제품이 그렇게 큰 차이가 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는 지난 2년 동안 태만했지만, 기본 실력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그녀가 확실한 것은 안에 있는 성분에 문제가 없다. 도대체 무엇이 잘 못 되었을까?오일 및 완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에 대해 노형원은 실험실 직원에게 알리지 않고 그냥 회사가 새로운 임무를 수행하는데 현 직원들 상대로 평가 및 조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평가내용은 오일 성분에 대한 분석이며 기존 오일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찾아내는 것이다.이 평가에 대해 실험실 직원들은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그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 같다.사실, 노형원은 마음속으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현재 실험실 직원들은 대부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이고 예전에는 모든 일에 한소은이 있으니까 전략적 인재 육성을 서두르지 않았다.게다가, 인재 육성은 돈이 많이 들뿐, 조향사는 원래 뛰어난 사람이 드물며 실력을 갖춘 사람은 몸값도 만만치 않다. 그의 회사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닌데, 쓸데없이 여기에 투자할 필요가 있나, 그리고 한소은이 있는데 공짜에 실력도 있으니 충분했다.그가 이미 손아귀에 쥔 줄 알았던 그 여자가 떠날 줄 누가 알았을까?!몇 개의 실험실을 둘러본 후, 그는 계속 미간을 찌푸리고 있으면서 시간이 촉박한데 만약 서둘러서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공장에서 납품할 수 없고, 제품샘플도 불합격되면, 그때 계약 위반으로 손해배상해야 한다.강시유의 실험실 입구까지 도착해서 그는 안을 들여다보니 그녀
오이연은 그를 쳐다보다가 다시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아직 이른데요, 저 늦지 않았어요.”"회사에서 실험실의 모든 직원에게 즉시 실험실로 집합하라고 공지했는데, 당신은 어디에 있었어요?" 노형원은 이를 악물며 얼굴이 새파랗게 돼서 물었다."집에서 잤죠." 오이연은 더 당당하게 대답했다. "무슨 공지요? 저는 못 봤어요! 더군다나 근무시간이 아니면 업무 관련된 메시지를 안 봐요.""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요? 지금 다들 회사를 위해 목숨 걸고 일하고 있는데, 당신 꼴을 좀 봐요? 당신이 원로라고 내가 어떻게 못할거라고 착각하지 말아요. 내가 보니까 예전에 한소은이 당신을 이렇게…" 그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회사에서 한소은은 그야말로 금기시되는 이름이 되었다."됐어요. 당신은 지금 실험실에 가서 그 안에 있는 오일이 예전과 차이가 있는지, 어디에 차이가 있는지 봐요. 잘하면 지각을 문제 삼지 않을테니까요."노형원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한소은 외에 답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오이연 뿐이다.그녀는 줄곧 한소은의 조수로 따라다녔고 제조, 레시피, 그리고 다른 절차도, 여기에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그녀 뿐이다. 다만 지금 오이연의 마음도 한소은을 따라 떠나려고 하니, 아마 신생으로 이직할 가능성이 크다.다행히 그녀가 한소은과 다른 점은, 그녀의 고용계약서가 아직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수리하지 않으면 그녀를 한동안 더 붙잡아 둘 수 있다는 것이다."오일요? 대표님이 모든 레시피를 가지고 있지 않으세요? 문제 생길 일이 뭐가 있겠어요!" 그녀는 천천히 가방을 내려놓고 웃으면서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강시유가 고개를 돌려 쳐다보자 말을 걸었다. "게다가 우리 대단한 총감독님이 여기 계시잖아요. 여기서 중심을 꽉 잡고 있는데 제가 할 일이 있겠어요?"그녀의 비아냥거림에 강시유는 체면을 잃고 화를 냈다. "오이연! 이상한 소리 하지마요! 지금 회사에서 당신들을 평가하고 있는데, 당신이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인가요? 당신이 누군 줄 알아요!
노형원은 잠깐 망설이다가 말했다. "그것도 괜찮겠네!"한소은에게 전화를 할려면 휴대폰을 빌려서 해야 통화 가능하다. 그녀는 두 사람을 차단시켰다.전화를 받았을 때 한소은은 마침 실험실에서 나오는 길이었고 모든 연구 분석 데이터도 나왔고, 자세한 기록도 다 작성했으니 이제 바로 조현아에게 전달하면 된다. 그녀는 또 앞당겨서 완성했다.이 정도 작업은 그녀에게 정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쨌든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지난 몇 년 동안 거의 매일 실험실에서 지내왔으며 이제 매우 익숙해졌다.작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실험 기지에는 샤워실이 마련되어 있어 한소은은 시원하게 샤워를 끝내고 옷을 입고 머리를 닦고 있을 때 벨소리가 울렸다."여보세요?" 한소은은 머리를 닦으면서 스피커폰으로 물었다.“한소은, 나에요.” 노형원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누구요?" 한소은은 머리에 큰 수건을 감싸고 있어서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았고 머리카락 하나도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해야 했다. 김서진이 자신의 몸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노형원: "…."그녀는 일부러! 일부러 그런 것이 틀림없다! 이제 얼마 안 됐는데, 벌써 그를 모른 척하고 싶은걸까?그는 휴대폰을 꽉 잡고 쉽게 화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한소은, 노형원이에요. 당신과 할 얘기가 있는데 만날 수 있어요?"노형원이라는 세 글자를 듣고 그제서야 한소은은 휴대전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까 모르는 번호였는데 아마 번호를 바꿔서 걸어온 것 같았다."아니요." 한소은은 매우 단호하게 거절하고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잠깐만요!" 노형원은 뭔가를 눈치채고 성급하게 말했다. "당신과 만나자고 한 것은 단지 당신과 얘기를 잘 나누고 싶을 뿐이에요. 우리가 이 지경까지 왔는데, 설마 다 죽어야 속 시원하겠어요? 그래도 한 때 친구였는데 오해가 있으면 같이 풀어나가는게 좋지 않을까요?”"친구요?" 한소은은 일어서자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노대표님은
"고맙습니다." 그녀는 겸손한 인사 대신 예의 바르게 감사를 표했다.그녀의 업무는 확실히 훌륭하게 완성하였으니 일부러 겸손할 필요가 없으며 그녀도 자신에 대해 충분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한소은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조현아는 오기만만한 얼굴에 끝내 웃음을 지으며 옆에 있는 캐비닛에 기대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처음부터 당신이 표절자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한소은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아무말 하지 않았다.사실 조현아가 솔직하게 말하지 않아도 한소은은 그녀가 처음부터 자신에 대해 불신하고 경멸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의 눈빛은 아주 명백하게 쓰여 있었다. 당신은 표절자! 도둑이다!그녀가 변명하지 않는 이유는 근거없는 변명은 언제나 무기력하고 실력과 시간으로만 자신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녀가 말을 이어가지 않자 조현아는 계속 말했다. "어쨌든 강시유는 이 업계에서 꽤 유명한 편이에요. 지난 2년 동안 나타난 다크호스이고 크고 작은 상도 많이 받았잖아요. 그리고 시원웨이브가 이 업계에서 급부상할 수 있었던 것도 그녀가 상 받은 몇가지 상품들과도 큰 관련이 있어요. 당신 같은 무명인을 믿기에는 ㅎㅎ......"그녀는 가볍게 웃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그녀의 웃음소리에 비웃음도, 경멸도 없었고, 다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가벼웠다."이대로 저를 믿어주시는 건가요? 만약 제가 진짜 표절했다면요?" 한소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조현아를 바라보면서 마침내 입을 열었다.그러나 조현아는 오히려 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당신은 정말 먼지가 쌓인 보석이고, 잘못된 길로 들어선거네요! 당신의 재능과 실력으로 스스로 잘 해내면 반드시 성과가 있을 텐데, 굳이 남의 것을 베낄 필요가 있겠어요. 그리고 이젠 나는 당신이 표절하지 않았다고 믿어요!"그녀의 이런 확신하고 믿음직한 눈빛은 한소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줬다."감사합니다.” 이 말은 진심이었다.조현아는 사실 한소은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해서 처음에는 적
한소은이 말없이 웃기만 하는 걸 본 조현아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됐어요. 은근 비밀이 많은 스타일이라니까. 그럼 난 먼저 가볼게요. 조심해서 들어가요.”그렇게 조현아와 한소은은 회사 건물 앞에서 헤어졌다.잠시 후, 주차장에서 차를 운전하고 나오던 조현아는 회사 건물을 힐끗 바라보았다.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는 한소은을 향해 말을 걸려던 찰나, 한소은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르더니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조현아는 일부러 차 속도를 늦추었다. 하지만 선팅이 너무 짙게 된 탓에 운전석에 탄 사람의 얼굴은 확인할 수 없었다.“어휴, 이 죽일 놈의 호기심.”헛웃음과 함께 고개를 저으며 다시 속도를 높이려던 그때, 한소은이 탄 차량이 조현하의 차량을 앞질렀다.“뭐? 마이바흐?!”“오늘은 냄새 괜찮죠?”한소은의 덜 마른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던 김서진이 싱긋 미소 지었다.“씻었어요?”“네.”한소은도 자연스럽게 김서진의 어깨에 기댔다.“머리만 세 번 감았다니까요.”한소은이 더 편하게 기댈 수 있도록 자세를 고친 김서진은 그녀의 머리카락에 코를 묻고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그래요? 냄새 좋네요!”“아, 그리고 나 테스트 통과했어요. 이제 정식 사원이라고요.”엄격한 조현아의 인정을 받았다는 생각에 한소은 얼굴에 걸린 미소가 점점 더 짙어졌다. 노형원의 회사에서 일할 때는 항상 그의 뒤에서 내조를 하는데 힘쓰느라 다른 사람은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고 최근에는 소송이네 표절이네 나쁜 뉴스로만 얼굴을 알린 터라 심신이 잔뜩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런 그녀에게 조현아의 인정은 가뭄이 든 땅에 내린 빗줄기처럼 달콤했다.물론 그녀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김서진 덕분이긴 했지만.하지만 한소은의 말을 들은 김서진은 미간을 찌푸렸다.“정식 사원이요? 입사 절차는 진작 끝마친 거 아니었어요? 차 대표가 이제야 결제해 준 겁니까?”“그게 아니라요! 직속 상사의 인정을 받았다고나 할까요?”조현아의 인정을 받았으니 회
갑작스러운 키스에 한소은의 눈이 커다래졌다.뭐야, 좀 신호라도 주든가...한편, 짧은 키스로 끝내려던 김서진이었지만 그녀와 입술이 닿은 순간 또다시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고 말았다.그렇게 한참 동안 서로를 탐하고 한소은은 넓은 김서진의 어깨에 기대 가쁜 숨을 쉬웠다.그 모습에 김서진이 푸흡 웃음을 터트리더니 그녀의 등을 두드려주었다.“아직도 어색한가 봐요? 이렇게 오랫동안 키스하는 거.”그녀의 어색한 혀놀림과 키스가 끝난 뒤 숨을 헐떡이는 모습 모두 김서진의 마음을 간질거리게 만들었다.노형원과 오랫동안 사귄 걸로 아는데 스킨십을 할 때마다 쑥스러워하고 어색한 그녀의 모습은 누가 봐도 연애 초짜였다.바보 같은 자식.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자를...한편, 김서진이 장난스러운 말투에 한소은이 발끈했다.“숨 쉴 틈을 줘요 쉴 거 아니에요!”말을 마친 한소은은 아직도 콩닥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아, 그러고 보니까 내 실수였네요. 그럼... 우리 한 번 더 할까요?”말을 끝나기 바쁘게 김서진의 얼굴이 바로 다가오고 한소은은 본능적으로 뒤로 얼굴을 뺐다.“아, 아니에요. 얼른 집에 가야죠.”이 상태에서 또 키스를 했다간 정말 심장이 터져버릴지도 모른다.농담을 날릴 때마다 확실한 리액션을 보여주는 한소은의 모습에 김서진은 웃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지만 일부러 굳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설마 벌써 내가 질린 거예요?”완벽한 이목구비에 우울한 표정이 실리고 시무룩한 모습까지 보여주니 한소은은 오히려 자기가 잘못한 건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아니, 그게 아니라... 난 그냥...”“쪽.”그리고 다음 순간, 다시 다가온 김서진의 입술이 아주 가볍게 한소은의 입술과 맞닿았다. 한소은의 가슴은 또다시 콩닥거리기 시작했고 분명 빨갛게 달아올랐을 게 분명한 얼굴을 손으로 애써 가려보았다.이 남자, 왜 이렇게 섹시한 걸까?차 안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 그때, 한소은의 휴대폰이 다시 한번 울렸다.하지만 액정에 뜬 전화번호를 확인한 한소은은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