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왔을 땐 이미 날이 저문 후였고 집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니 그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하면서도 든든했다.방에 들어가면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김서진은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다가 그녀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는 TV를 껐다. 그러고는 일어나서 부엌으로 가 끓고 있는 뜨거운 국물을 한 그릇 담았다. 그녀가 신발 갈아 신고 들어오면 딱 마실 수 있게 해두었다.“춥죠?” 김서진이 말했다.“괜찮아요.” 요영 여사의 차에서 내리고 나니 위치가 애매했다. 택시 잡는 것도 나쁘진 않았지만, 집에서 그다지 멀지도 않은 거리였기에 시간이 좀 더 걸리긴 했지만 걸어왔다.국물을 조금 마시니 감칠맛이 점점 몸 안에 퍼지면서 그녀를 만족시켜주었다.김서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긴 속눈썹이 내려앉아 있고 입을 조금 벌린 채 국물을 마시자 작은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녀의 목은 가늘고 길었으며 전설 속에서 등장할 법한 새하얀 백조만큼 피부가 새하얗다.까만 머리카락을 느슨하게 묶어 올리고 평소의 장난기가 사라지자 그녀의 여성스러움이 더해졌다. 그녀는 자신이 아는 것보다 훨씬 아름다웠다.“뭘 보고 있는 거예요?” 한소은은 국을 반 정도 마신 뒤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예뻐서요.” 김서진이 말했다.그의 눈이 반달처럼 휘어진 채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도 그릇을 내려놓고 그의 얼굴을 감싸 쥐며 열정적으로 말했다. “당신도 예뻐요!”손에 여전히 국그릇의 열기가 남아있어 그의 뺨이 따뜻해졌다.김서진은 손으로 그녀의 손을 덮으며 그녀의 표현을 바로잡았다. “전 남자예요. 남자한테 그런 식으로 표현하면 안되죠.”“누가 안된다고 하던가요! 당신 예뻐요. 가장 예뻐요!” 그녀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주물렀다.김서진은 약간 힘을 줘서 그녀의 손을 잡은 채 움직이지 못하게 하였고 몸의 방향을 바꾸어 소파 쪽으로 그녀를 밀었다.그녀는 소파에 기댄 채 눈을 깜빡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김서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가 반문하듯 물었다.말을 마친 뒤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왜 제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저 의심하는 건가요?” 그는 매우 영리했기에 곧 일련의 일들을 떠올렸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반박하려 했지만, 머뭇거리다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네, 당신이 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당신의 인맥과 능력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당신이 아니라고 하면 전 믿을 거예요.”그녀의 눈에는 믿음이 가득 차 있었고 김서진도 그녀의 말이 그를 달래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아니에요.” 김서진이 말했다.부인할 가치가 없을 만큼 작은 일이었기에 그는 사실대로 말했다.다만 그녀의 이러한 언급은 그를 조금 불편하게 했다.“걱정했나요?” 담담하게 묻는 것 같았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질투심은 숨길 수 없었다.함께한 지 정말 오래되었기에 한소은은 듣기만 해도 그가 질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제가 걱정했다면 이런 식으로 아무렇게나 묻지 않았을 거예요. 단지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좀 의외여서 그랬어요.”“그런 사람한테는 어떤 일이 생겨도 상관없어요.” 그녀의 말은 그를 달래고 있었지만 김서진의 질투를 가라앉히기엔 쉽지 않았다. 김서진의 말투에는 비아냥거림이 섞여있었다.잠시 후 그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내일 사람을 시켜서 알아보도록 할게요.”질투는 하더라도 만약 그녀가 그의 행방을 알고 싶어 한다면 그녀를 도울 의향이 있었다.“아니에요.” 한소은은 고개를 저었다. “그가 실종된 건지 아닌지도 확실하지 않고 만약 정말 실종되었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신고했겠죠. 이런 실종 사건은 경찰에게 맡기는 것이 좋아요. 당신이 나설 필요는 없어요.”“제 능력을 믿지 못하는 건가요?”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그는 기쁘면서도 일부러 의심하는 척하면서 그녀를 놀렸다.한소은은 두 팔을 벌려 그의 목을 감쌌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단지 그 사람 때문에
윤설아는 그를 상대하지 않고 눈을 내리깔고 눈앞에 있는 물건을 보았다.“내가 말 안 했다고 하지마. 이런 물건은 너희 같은 여자들한테 좋지 않아. 너 그거 가지고 뭐 하려고?” 노형원은 몸을 일으켜 그녀를 항해 걸어왔다.“넌 일에만 신경 써, 다른 것엔 신경 쓸 필요 없어.” 세어보니 물건은 많지 않았지만, 양은 충분할 것 같았다.노형원은 그녀의 앞에 서서 입꼬리를 히죽거렸다. “왜, 나를 도구로 생각하는 거야?”“네가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 윤설아는 물건들을 챙기는 그의 모습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다른 일은?”“내가 말할 필요 없이 너도 잘 알지 않아?” 노형원은 비아냥거리는 듯한 웃음을 보였다. 겉으로는 그녀에게 모든 권력을 넘겼지만, 사실 어떻게 완전히 손을 뗄 수 있단 말인가. 그녀에게 보고하는 사람은 물론, 모든 사람이 그녀의 명령에 따랐지만 꼭두각시에 불과했다.솔직히 말하자면, 그녀는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그를 대신해 책임을 져줄 사람일 뿐이다. 이 여자는 그의 이복동생이다.“여기서 이상한 소리 할 필요 없이, 협력하고 싶지 않으면 언제든지 떠나도 좋아.” 그녀는 대수롭지 않은 듯이 말했다.“내가 간다고 했었나? 난 네가 나에게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고마워!” 노형원은 곧바로 핸드폰을 들고 사진 한 장을 보냈다. “네가 찾고 있는 사람이야. 곧 해성에 도착할 거야. 시간은 아마 다음 주,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확인되면 보내줄게,”“알았어.” 윤설아는 핸드폰의 사진을 보면서 말했다.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연락하지마. 일이 있으면 내가 찾아올 거야.”그녀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노형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네가 이 일 하고 있는 거, 엄마는 모르시지?”그녀는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가 돌아보지 않은 채 차갑게 말했다. “네가 상관할 일 아니잖아.”그녀는 말을 마친 후 떠났다.재미있군!이 여동생과 같이 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그녀는 정말
“우연아 너 정말 할 거야? 너... 그 사람 절대 협박 같은 거에 넘어갈 사람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어?” 윤설아는 그녀를 떠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협박은 안 통해도 자기 선은 지키는 사람이야.” 허우연은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그 사람 곁에 있던 몇 년 동안 그는 줄곧 자제했었고, 어떤 스캔들도 만들지 않았어. 나 때문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고 절대로 한 발자국도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해왔지만, 만약 나를 건드린다면 반드시 책임져야 할 거야!”그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이 점을 잘 이용하려 하고 있다.당연히 그녀도 잘 알고 있다. 이 일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와 그녀의 사이는 새로운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악화할지, 아니면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지 알 수 없지만. 그녀는 지금 도박을 하려고 한다.“그 사람이 너를 책임질 수도 있지만, 만약에 네가 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 어떻게 하려고?” 윤설아는 다시 한번 언급했다. “그 사람이 널 싫어해도 상관없어?”“나도 무서워!” 허우연은 심호흡을 한 뒤 그 가능성을 떠올렸다. 그녀는 몸을 떨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두렵더라도 해야 돼! 설아야, 그 사람이 날 싫어하는 건 두렵지 않아. 가장 두려운 것은 그 사람의 눈에 내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거야. 그렇게 되면 언젠가는 나를 잊을 거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차라리 그 사람이 날 싫어하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윤설아는 그녀에게서 설명할 수 없는 눈빛을 읽을 수 있었다. 그녀는 한숨을 쉰 뒤 말했다. “좋아, 네가 이미 결정했다면 난 널 응원해 줄 거야. 네 꿈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고마워. 항상 옆에서 응원해 주고, 격려해 주고, 조언해 줘서 고마워!” 허우연은 간절한 표정으로 두 손을 그녀의 어깨에 얹었다. “설아야, 넌 정말 가장 좋은 친구야!”그녀는 문득 무엇인가 떠오른 듯 말했다. “맞다, 그리고 파파라치 그쪽, 절대 잊지 마, 10시야. 30분 전에 다시 한번 얘기해 줘.”“걱정하지 마, 기억하고 있어
바쁘게 짐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김서진은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말했다. “아니면 우리 같이 갈까요?”비록 이번엔 해외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프랑스에서 그 사건 이후 그는 그녀가 출장을 갈 때마다 본능적으로 걱정을 했다. “아니면 그냥 가지 말까요?”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정말요?!” 김서진의 눈에서 갑자기 빛이 나며 목소리도 높아졌다.“바보!” 그녀는 웃으며 그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허리를 숙이고 짐을 챙겼다. “단지 이틀 가는 것뿐이에요. 금방 돌아올게요.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이번엔 출국이 아니라 제성으로 가는거 예요. 코앞에서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하시는 거예요?”“걱정돼요!” 그는 그녀에 대한 자신의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그녀의 말도 맞는 말이었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를 걱정하며 잠시도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한소은은 약간 몸이 경직되었다. 그녀는 그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그녀에 대한 걱정을 표현할 줄 몰랐다. 그녀는 짐 챙기던 것을 멈추고 돌아서서 그를 안았다. “바보, 전 스스로 절 지킬 수 있어요!”그는 그녀가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돌아온 이후 그는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다.비록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납치범들은 보통의 조폭들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런 환경에서도 버텼고 거의 다치지 않았다. 운이 좋았다고 하기엔 믿기 어려웠다.당연히 그녀도 말하지 않았고, 김서진도 그렇게 자세히 묻지는 않았다. 다만 그녀는 차 씨 가문 사람이었고 어릴 때부터 무술을 연마했을 것이다. 그녀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는 그도 알 수 없었다.“당신이 차 씨 가문에서 어느 정도 배운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 세상에서 사람을 해칠 수 있는 것이 주먹과 발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해요. 어떤 것들은 보이진 않지만, 주먹이나 발에 수천 배에 효과에 달하는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것 명심해요.”그는 자신의 감정을 정리한 뒤 그녀를 바라보며
“왜 뭐냐고 안 물어봐요?” 그녀는 그의 망설이지 않는 모습에 참지 못하고 불만을 터뜨렸다.“어떤 것이든 간에 다 동의할게요!”그는 그녀의 부탁이라면 무엇이든 다 들어준다.이렇게 나오면 그녀가 어찌 요구할 수 있겠는가?이미 그가 이렇게 말했으니 자신도 사양할 이유가 없었다.“그럼 제가 환아 전부를 갖고 싶다고 하면요?” 그녀는 농담조로 말했다. 그녀의 눈빛은 도발하는 듯한 눈빛이었고, 그 눈빛으로 인해 그들의 모습은 보통의 남녀가 연애하는 듯한 모습이 되었다.“그렇게 해요!”그는 눈썹 하나 찡그리지 않고 두 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말했다. “당신이 힘들어하지 않고 관리할 수 있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절차를 밟을 수 있어요.”“...” 한소은은 그가 이렇게 진지하게 말을 하자, 그에 대응하여 계속해서 말했다. “누가 힘들게 관리를 해요! 제가 물려받으면 바로 팔 거예요. 그럼 정말 많은 돈이 생길 거잖아요!”그녀는 말을 마친 뒤 곁눈질로 그의 반응을 기다렸지만 그는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돼요! 정말 큰돈이에요. 적어도 우리, 아니 우리 아이까지 평생 걱정할 필요 없을 거예요. 당신이랑 세계 일주를 할 수도 있어요.”한소은: “...”“하지만...” 갑자기 말을 바꾸려 하자 한소은이 재빨리 물었다. “하지만 왜요?”“하지만 그러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후회한 거지? 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역시 받아들이지 못할 줄 알았어요. 과연 말로는 누구나 다 할 수 있죠, 뭐.”“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수지 타산에 맞지 않아요.”그는 침대에 기대어 서있는 자세가 불편했는지 침대에 앉았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를 안은 손은 풀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환아를 판 돈은 정말 큰돈이고 당신과 제가 살기에 충분하지만, 우리의 손자와 후손들에게는 부족할 수도 있고 편히 살기에도 모자랄 수 있어요. 우리 후손들을 위해 환아를 남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관리하는 게 힘들다고 하는데 관리도 제
소성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 회의 만찬은 여전히 열기가 뜨거웠다. 각 업계의 뛰어난 인재들이 참석하였다. 이 회의는 올해 협력했던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친목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잠재 고객을 발굴하고 더 좋은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이 만찬에서 김서진은 여전히 많은 주목을 받고 있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환아와 협력하거나 투자하고 싶어 했기에 모두 그에게 환심을 사려고 하고 있다. 허우연은 술잔을 쥐고 긴장한 채 한참을 기다렸지만 그를 많은 사람들 속에서 끌어낼 기회를 찾지 못했다.“시간이 늦었어.” 윤설아는 그녀에게 다가와 앞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소리가 크지 않았기에 두 사람만 들을 수 있는 정도였고, 물론 그녀 둘만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알겠어.” 허우연이 말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어.”“기다리는 것만이 방법이 아니야. 더 끌었다가는 오히려 떠날 것 같아.” 윤설아는 고개를 숙인 채 가볍게 술을 마셨다. 그녀는 여전히 얕은 웃음을 띈 채 주변에 눈인사를 보냈다.허우연은 사실 마음속으로 갈등하고 있었다. 오늘 꼭 실행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조금은 두려워하고 있었다.김서진은 그녀가 줄곧 사랑하면서도 두려워했던 사람이고 오랫동안 사랑했지만, 그를 마주할 때는 자신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그녀는 술을 한 모금 들이키고 마음을 다잡았다. “우리가 얘기했던 거 기억해!”그녀는 이 말을 던지고 김서진 쪽으로 성큼성큼 나아갔다.거의 다 왔을 때 웨이터의 쟁반에서 술 두 잔을 들고는 눈앞의 남자를 쳐다보았다. 많은 사람들을 해치며 사람들에게 둘려져있던 김서진에게 다가갔다. “오빠...”김서진이 뒤를 돌아 그녀를 바라보았다.“오빠, 전에는 내가 철이 없었나 봐. 충동적으로 오빠 화나게 했어, 용서해 줘.” 그녀는 그에게 술 한 잔을 건네며 진심으로 말했다. “대인배로써 예전의 일은 잊어줬으면 좋겠어.”김서진은 그녀를 보고 예의를 갖추며 술잔을 받았지만 마시지는 않았다
그는 고개를 들며 잔을 비웠고 빈 잔을 들어 보였다. “됐지?”“그, 그래.”그녀 자신은 의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오히려 그가 술을 마시면서 그녀의 가슴은 더 안심하지 못한 채 빨리 뛰었다.‘마셨어, 정말로 마셨어. 모든 것이 내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어. 곧 가장 중요한 단계야.’ 그녀는 이번 단 한 번의 기회가 잘못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시간은 9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저녁 만찬의 분위기는 한창 무르익었다. 물론 몸이 피곤한 몇몇 사람들은 먼저 방으로 돌아갔다.허우연은 줄곧 김서진의 동선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이미 15분 전에 연회장을 떠나 쉬러갔다.그녀는 이미 방 열쇠를 확보한 상태였다. 1808호. 약 효과가 이미 충분히 돌았을 것이다. 그녀는 윤설아에게 눈짓을 하고 조용히 엘리베이터로 향했다.윤설아는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베란다 밖으로 나가 전화를 걸었다. “지금 하면 될 것 같아.”전화를 끊은 뒤 노형원은 사전 계획에 따라서 파파라치에게 소식을 전했다. 클라우드 호텔 1808호에 정말 놀랄만한 소식이 있다. 확실하지 않은 정보이지만 파파라치들은 이런 소식들에 대해 매우 민감했다. 그들은 냄새를 맡고 움직인다.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일단 움직이고 봐야 한다.사실, 노형원도 어떤 소식인지 정확히 몰랐다. 단지 윤설아의 말에 따라서 행동한 것뿐이다.윤설아에게 협조하는 동안, 그는 왜 자신이 실패했는지 깨닫고 있었다.그는 너무 단순했다. 그는 자신이 황새인 줄 알고 있었지만 사마귀에 불과했다. 그는 한소은을 자신이 쥐고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녀는 잠시 힘을 비축하고 있는 상태에 불과했다. 그녀는 힘을 모으자마자 날아가 버렸다.그는 근래 들어 시원 웨이브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윤 씨 가문 전체를 장악하면 그는 김서진과 충분히 맞설 수 있었다. 만약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을 수 있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필요가 없었다. 예전의